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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누구인가?  >  3부. 마인드의 환상  > ... )

 

  13. 자유의지라는 환상 (2)  

 

 

벤자민 리베트의 실험  

 

앞에서 우리가 거론한 것은 전부 주관적인 세계의 수준에서 자유의지가 실제로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의식에서 일어나는 여러 과정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하는 것을 찾아내려 했다

이제 이 물음을 과학의 관점에서, 혹은 객관적 현실에 대한 설명에서 살펴보자. 

 

자유의지란 환상인가?

 

벤자민 리베트가 20세기 중반 한 실험에서 의식적인 결정과 이 결정에 관련된 뇌 활동의 관계가 시간상 어떤지 알아보려 했다.

실험의 골자는 이렇다. 

뇌의 여러 부위의 활동을 측정하는 감지기를 피험자에게 착용시켰다.

그리고 5, 10, 15, … 55, 60의 12개 숫자가 시계처럼 표시된 숫자판을 피험자 앞에 놓았다.

바늘이 보통 초침보다 25배쯤 빠른 속도로 숫자판을 회전했다.

피험자는 자기가 결정하는 순간 아무 때나 버튼을 누르고 바늘이 가리킨 숫자를 적으면 됐다.

이때 뇌파도가 기록됐다. 

결국, 뇌파도와 결정 내린 시간이라는 두 지표를 비교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버튼을 누르겠다고 결정하기 0.5초쯤 전에 뇌 일정 부위에서 활동성이 높아진 것이 뇌파도에 기록됐다. 
뇌는 의식적인 결정이 나오기 전에 이미 활동이 증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먼저 뇌에서 활동성이 만들어지고, 그다음에 의식에서 사람이 버튼을 누르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 동영상을 보라. 이 실험을 어떻게 실행하는지 알 수 있다.

원한다면, 비디오에서 숫자판의 회전 바늘을 가리킬 때, 어떤 순간을 택하고 그 순간에 바늘이 가리킬 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

당신이 어떻게 하는지에 주목하라. 당신은 왜 다른 순간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을 선택하게 되는가? 

 

 

신경과학과 자유의지 - 리베트의 실험 (Neuroscience and Free Will) 

 

이 실험은 많은 과학도에게 자유의지의 존재에 관해 생각하게 했다.

알고 보니, 이런저런 행동을 하겠다고 결정 내리는 것은 뇌이고, 사람의 주관적 세계에서 의식적인 결정이란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의 결과일 뿐이더라.

이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의식적인 결정 채택을 포함해 우리 주관적 세계가 드러내는 것은 전부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의 반영이 아니던가. 이 문제가 비록 더 복잡하긴 해도 말이다.

이것은 주관적 세계와 객관적 세계의 상호관계에 관한 문제이다. 이것을 지금은 건드리지 말자. 

 

모든 일은 그냥 일어난다 

 

우리가 세상과 어떻게 서로 작용하는지 살펴보자.

누가 혹은 무엇이 우리 행동의 근원인가?

우리가 자기 행동의 주체가 아니라면, 이 행동을 무엇이 일으키나?

이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런 실험을 해 보자. 

눈을 감고 몇 분 동안 자신의 내면세계를 관찰하라. 

눈앞의 검은 화면을 보면서 뭔가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라. 

어떤 목소리나 다른 음향이 들리나? 

내부 화면에 어떤 이미지들이 나타나나? 

당신 마인드가 당신에게 내면세계를 어떻게 만들어 주는지 관찰하라. 

 

그렇게 실험해 보면, 이제 이어지는 서술을 이해하기 쉽다.

그렇게 자기 내면세계를 제법 오랫동안 관찰할 때, 어떤 현실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이미지와 소리 따위가 내부 화면에 거의 무질서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옆집 마당의 개 이미지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혹은 문득 직장 상사의 목소리를 듣거나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마도 어떤 복잡한 문양이나 생명체가 나타날 것이다.

그건 다 예측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제 눈을 뜬 상태에서 실험을 하나 더 하라. 

당신 의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당신의 주의가 어디로 쏠리는지,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있는지 등을 그냥 지켜보기만 하라.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앉아 있으라. 

당신 의식에서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기록하기만 하라. 

필요하면 머리와 눈을 움직일 수 있지만, 일어서거나 어디로든 가지는 말라. 

 

어떤가? 혼돈이 있지 않나?

관찰한 결과, 어떤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하려고 뭔가 할 필요가 전혀 없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생각이 저절로 나타난다.

갈망이 저절로 나타난다.

당신의 주의는 한 대상에서 다른 것으로 그렇게 건너뛴다.

이를테면 커다란 고함이 당신의 주의를 끌 수 있다. 정상적인 모드에서 주의는 (관심은, 마음속 눈길은)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그냥 건너뛸 것이다. 뭔가를 보면, 그것과 관련된 생각이 생기고, 그 생각에 이어지는 생각이 또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주의가 (눈길이) 티브이로 향했다.

그러면 ‘아, 자연 다큐를 봐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저절로 생길 수 있다. 지금 하는 연습을 그만두고 티브이를 켜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당신은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한다. 당신 주의가 머릿속의 느낌으로 전환되고, 다음엔 벽 너머에서 나는 목소리로 옮겨가며, ‘옆집에서 또 싸우네’ 하는 생각이 금방 나타나는 식이다. 

 

모든 게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라.

당신이 과연 이 과정을 관리했을까? 다 저절로 일어났다.

때로는 연상에 의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예를 들어, 의자 등받이 곡선에 주의를 돌렸더니, 이건 여성의 멋진 몸매 곡선을 상기시키고, 다음에 머릿속에서 좋아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식이다. 주의가 제멋대로 왔다 갔다 한다. 연상도 저절로 생긴다. 연상을 당신이 선택하지 않는다. 모든 게 저절로 일어난다. 

 

내가 하려는 말이 그것이다.

일상에서 주의력과 욕망, 생각 등도 같은 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다. 그건 어디서 생겼나? 몰라. 어쩌면 뭔가가 상기시켰거나 어쩌면 저절로 생겼을 수도 있다. 욕망이 생겨났고, 이에 관해 당신은 뭔가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앞에서 알아봤듯이, 이 선택 과정 역시 저절로 일어난다

당신이 그런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옆집 사람이 큰 소리로 당신에게 설탕이 있는지 물었다. 당신은 좋은 이웃답게 그에게 응답하는데, 이건 어른들한테서 배운 행동 프로그램의 하나에 따라 일어난다. 이웃과 좀 얘기 나눈 뒤 당신은 ‘설탕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상점으로 향해 나섰다. 가는 동안, 아침에 라디오에서 들은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선율은 저절로 나타났다. 당신이 불러들인 게 아니야. 게다가 그걸 쉽게 떨칠 수도 없다. 

 

모든 게 대개 그런 식으로 일어난다.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머리에 떠오른다.

이것이 당신 마인드에서 선택 과정을 가동한다.

생각이나 갈망을 일으킬 수 있는 영향이 외부 환경에서 비롯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주의가 (관심이, 눈길이) 예쁜 꽃이나 아리따운 여성에게 끌렸다. 이제 당신 주의는 온통 거기에 있다. 그리고 그것이 회상과 생각과 욕망을 낳는다. 

 

온종일 자신을 관찰해 보라. 

무엇이 당신을 끌어들였는지, 무엇이 당신에게 어떤 행동을 하게 했는지 추적하라. 

지금 당장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이 글을 읽고 있을 것이다. 

당신 엉덩이는 무엇을 깔고 앉아 있나? 

당신은 지금 막 자기 엉덩이나 엉덩이가 걸친 것에 주의를 돌렸을 것이다. 

지금 막 무슨 일이 일어났나?

‘당신 엉덩이는 무엇 위에 있나?’ 하는 질문 형태의 외부 영향을 받아 당신은 내가 가리킨 곳으로 저절로 주의를 돌렸다. 

 

지금 당신의 주의는 무엇에 쏠려 있나? 왜? 

당신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여러 문장으로 당신 머릿속에 이미지와 장면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나? 안 그럴 수가 없다.

글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단어들의 의미를 재현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하면 당신 마인드에서 여러 장면이 저절로 나타난다.

이제, 이런 영향이 있다는 점을 내가 막 밝힘으로 인하여, 당신에겐 이에 관한 생각이나 느낌 혹은 다른 뭔가가 또 생길 수 있다.

 

이제 본질로 넘어가자. 

한동안 자신을 관찰하면, 모든 것이 마치 저절로 일어나는 듯함을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삶이 당신을 거쳐 흐르며, 당신은 이 삶이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물론 당신이 과정을 통제하려 들 수 있지만, 이 컨트롤 역시 당신을 거치는 삶의 흐름일 것이다. 삶은 다른 사람들과 동물들, 사물과 현상도 바로 그렇게 거쳐서 흐른다. 

그리고 당신에게 일어나는 것은 전부 더 큰 그림의 한 부분이다. 당신 행동은 당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과정에 새겨져 있다. 모든 것이 그냥 일어난다. 일어나는 대로 그렇게 일어난다. 

이것이 삶의 흐름이다. 
이것이 삼라만상에 내재하는 삶의 흐름이다. 
꽃, 당신, 고양이, 티브이, 구름, 아내, 웅덩이에 있는 삶의 흐름이다. 
이 모든 것이 지금 당장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큰 그림이다. 

 

한데 당신은 무엇을 하나?

당신은 이것을 그저 관찰만 한다.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보고 보지 못하는 모든 것을 통해 일어나는 이 모든 삶의 흐름이 당신 안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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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자 느낌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건 다 알겠어. 하지만 어떤 행동은 내가 한다는 느낌이 나에겐 강하거든. 모든 행동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닐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일부 행동은 나 자신이 한다는 느낌이 분명해.” 

맞는 말씀. 어떤 행동을 다른 누군가나 무엇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한다는 이 느낌을 우리는 ‘행위자 느낌’이라 부른다.

이건 아주 견고한 느낌이다.

이건 시간과 마찬가지로 환상이다. 그러나 역시 시간과 마찬가지로 아주 현실적이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없음을 아는 것이 행위자 느낌과 어떻게 결합될 수 있나?

아주 간단하다. 행위자 느낌이란 몸과 정신의 어떤 행동의 주체라는 특별한 느낌이고, 이 느낌은 우리가 세상과 서로 잘 작용할 수 있게끔 우리 마인드가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것은 전부 미리 정해져 있다. 한데 <행위자 느낌> 덕분에 우리가 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이에 관해 아주 좋은 예가 있다. 2014년 <로보캅> 영화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로보캅은 인간의 마인드를 기반으로 만든 로봇이다. 즉, 절반 사람이고 절반 로봇이다. 그의 행동 일부는 사람한테서, 다른 일부 행동은 로봇에게서 나온다. 즉, 컴퓨터로 프로그램돼 있다. 로보캅은 법을 준수하고 경찰로 일한다. 

 

개발자들은 로보캅의 행동에 그의 인간적인 부분이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끔 해놓았다. 즉, 인간적인 면을 더 많거나 적게 작동하거나, 아예 꺼 버릴 수 있게 했다. 개발자들이 로보캅의 인간적인 부분이 작동을 중지하면, 그의 몸과 행동 전부를 그의 로봇 부분을 대표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제어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로보캅의 인간적인 부분이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게 하려고, 자유의지의 환상이라는 기능을 만들었다.

그들은 사실상 기계에 ‘행위자 느낌’을 집어넣은 것이다.

내장된 컴퓨터가 생성하는 행동 프로그램을 로보캅의 로봇 부분이 실행하기 시작하면, 이것이 컴퓨터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라고 믿게 하는 신호가 로보캅의 인간적인 부분에 전달된다. 즉, 로보캅의 인간적인 부분이 보기에는 이 행동이 전부 자신의 것이라는 환상이 만들어진다. 실제로는 전부 컴퓨터가 수행하는 것인데. 

 

 

행위자 느낌은 어떻게 생긴 것인가?

내가 뭔가를 한다는 느낌이 있으려면, 주변 세상과 구별된 개인으로서의 ‘나’가 있어야 한다.

세상과 별개의 존재로서 ‘나’라는 느낌이 나타나자, 이 몸체가 수행하는 행위를 나의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자신을 별개의 존재로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에고’를 다루는 대목에서 따로 살펴보겠다.

<에고>란 바로 세상과 별개의 존재로 자신을 느끼는 것이다.

한데, 자신을 별개의 존재로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은 환상이다.

이 환상이 자유의지라는 환상을 낳는다,

왜냐면 몸이며 정신과 함께 일어나는 행동을 에고가 사실상 제 것으로 삼으니까. 

앞에서 우리가 몇 번 확인했듯이, 우리 행동은 우리의 갈망에 따라 일어날 뿐 아니라 수많은 요소에도 기인하고 사실상 환경의 영향과 우리 정신의 작용에도 영향을 받는다.

한데, 자신을 이 행동들의 유일한 주체로 삼는 것이 바로 행위자 느낌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아함카라로 불린다. 

 

행위자 느낌이 왜 우리한테 부여됐나?

이 느낌은 우리가 자기 삶의 창조자라는 느낌을 준다. 내가 내 행동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껴야만 이 세상을 어떻게든 바꿀 수 있다. 또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난 세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어.

이 자유의지의 느낌이 (행위자 느낌이) 우리를 창조자로 만든다.

세상에 자유로이 영향 미치고 자기 행동에 대해 세상의 반응을 얻으면서, 우리는 뭔가를 배우고 경험하고 세상을 안다. 이것이 삶이다. 

 

자유의지의 느낌과 함께 우리에겐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이란 개념이 나타난다.

만약 내가 내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이제 나는 내가 만든 삶에 책임이 있다. 이제 나는 기계 부품이 아니라 이 세상의 적극적인 기원이요 신과 더불어 우주의 창조자인 것이다. 

 

숙명론이나 예정론, 자유의지의 환상, 행위자 느낌 등은 다 게임이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행동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묘사돼 있다. 우리는 앞으로 빨리 돌려서 5분 뒤 그가 무엇을 할지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영화를 볼 때는, 주인공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 같고, 어려운 상황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취할지 몰입하여 본다. 우리한테는 흥미롭다. 왜냐하면, 영화의 결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주인공의 행동으로 결정되는 줄거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하기 때문에 흥미롭다.

 

우리네 삶도 대략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주인공이 (당신이) 선택하고 줄거리를 발전시키는 영화처럼 말이다.

이야말로 흥미롭지 않은가?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나? 

 

행위자 느낌이나 자유의지가 환상이라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고 이해하나?

우리의 선택이 다 미리 정해져 있다는 점을 알면,

한때 우리가 잘못했다고 생각한 것을 두고 더 이상 자책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바라던 사람이 되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을 비난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상처를 준 듯 보이는 사람의 행동이 그가 익숙해진 행동 패턴과 그가 사는 형편에 의해 결정되는 것임을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때, 그를 비난할 일이 전혀 없음을 알게 된다. 살면서 그가 하는 모든 선택과 그의 지금 행동과 그의 지금 상태는 전부 또 그의 행동 프로그램에 의해 완전히 결정된다. 그의 선택은 전부 자동적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를 비난하나? 그는 달리 행동할 수 없었을 텐데

 

이와 관련해 아주 좋은 우화가 하나 있다. 

 

선의 수행자가 강에서 쪽배를 타고 명상하기로 했다.
그가 쪽배에 올라 강 뒤쪽 조용한 곳을 찾아 명상에 들어갔다.
이미 아주 평온한 상태에 이르렀을 즈음, 갑자기 다른 쪽배가 와서 부딪는 바람에 명상이 깨졌다.
수행자가 자기도 모르게 바짝 화가 났다. 

노여움에 정신이 나가 ‘누가 감히 방해하는 거야? 단단히 혼내야겠어!’ 하고 별렀다.
그리고 호통을 치려고 몸을 돌렸는데 부닥친 쪽배에는 아무도 없었다. 쪽배는 텅 비어 있었다. 
그 순간 그의 분노가 헛헛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퍼뜩 깨달은 것이 있었으니…
그에게 불안을 안긴 것은 쪽배가 아니라, 분노를 일으킨 자기 마인드의 자동 작용이었다

 

강변에 쪽배

 

실제로 이 빈 쪽배는 우리를 불안케 하는 타인의 비유이다. 
그것이 텅 비었다는 것은 이 쪽배가 삶의 흐름 이외에 그 무엇에도 통제되지 않음을 뜻한다. 
우리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쪽배를 몬다고 생각하는 한, 우리는 그를 비난하고 화를 내며 분개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이 텅 빈 쪽배처럼 행동한다는 점을 깨닫는 즉시,
즉,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자동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을 알게 되는 즉시…
우리는 아무도 비난하지 않게 된다.
텅 빈 쪽배를 어떻게 비난할 것인가?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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