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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14 루덩의 악마들 4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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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그 다음에 일어난 사건은, 이 기나긴 시리즈에서 결국 주임신부를 파멸로 이끈 결정적 사건은, 다소 터무니없는 장난이었다. 이 장난은 젊은 수녀들과 상급 학생 몇몇이 어린 학생들과 독실하고 순진한 늙은 수녀들을 놀래 주려고 꾸민 것으로, 핼러윈 때 흔히 볼 수 있는 유령과 폴터가이스트[각주:1]가 등장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앞에서 살펴봤듯이 수녀들과 기숙학생들이 살고 있는 건물은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에 싸여 있었다. 그런 까닭에 늙은 영적 지도자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연 수의를 둘러쓴 형체가 수녀원 숙사 복도에서 배회하는 장면이 목격됐을 때, 거기 거주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란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 

 

  유령이 처음 출현한 뒤 문마다 빗장이 단단히 걸렸다. 그러나 유령들은 길잡이를 따라 창을 통해 방으로 들어오거나 방안에 있는 제 5열의 도움으로 숨어들었다. 한밤중에 침대 욧잇들이 벗겨지고 자고 있는 얼굴들을 얼음장 같은 손길이 더듬었다. 머리 위 다락방에서 신음소리와 쇠사슬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소녀들이 비명을 내지르고 존중받는 수녀들이 성호를 그으며 성 요셉을 불렀다. 그래봤자 소용없었다. 유령들은 이삼일 잠자코 있다가 또 나타나는 것이었다. 기숙학교와 수녀원 전체가 패닉에 휩싸였다

 

  참사회 위원 미뇽은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훤히 알고 있었다. 장난에 참여한 여학생들이 고해 시간에 죄다 밝혔으니까. 침실에 나타나는 인큐버스, 기숙사를 배회하는 유령들, 다락에 숨어든 몹쓸 장난꾼들… 그 정체를 훤히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줄기 빛이 퍼지고 섭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퍼뜩 깨단했다. 

  그래, 이야말로 최상의 조건이군! 이걸 이용하면 되겠어! 

 

  그가 장난꾼들을 꾸짖고는, 이 몹쓸 짓에 관해 누구한테든 절대 얘기하지 말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그 장난질의 희생자들한테는 그들이 본 게 유령이 아니라 악마들임에 틀림없다고 말함으로써 새로운 공포를 불어넣었다. 또 외설스러운 환영에 시달리는 원장수녀와 수녀들한테는 밤마다 찾아오는 방문객이 꿈이 아니며 실제로 사탄의 물리적인 희롱이 분명하다고 확실하게 설명했다

 

  그 뒤 그가 주임신부의 강력한 적대자 네댓 명과 함께 시내에서 5킬로쯤 떨어진, 트렌캉의 교외 저택에 모였다. 그 전략협의회 자리에서 미뇽은 수녀원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지 설명하고, 이 상황을 잘만 이용하면 그랑디에한테 강력한 타격을 안길 수 있겠다고 선동했다. 서로 머리를 맞댄 결과 비밀 병기들과 심리전과 초자연적 정보부 따위를 죄다 갖춘 작전계획이 수립됐다. 음모자들이 희희낙락했다. 

  그자가 아무리 용을 써도 이번에는 절대 못 빠져나갈 게야! 

 

  작전 계획에 따라 미뇽이 카르멜회 수도원을 찾아갔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유능한 엑소시스트. 

  수도사들 중에 적임자 한 분 안 계시겠습니까? 

  수도원장이 적극 천거하고 나섰다. 한 사람이 아니라 세 사람을 추천해 주었다. 성 미셸의 요셉 수사, 성 샤를의 피에르 수사, 앙투안 수사. 

 

   미뇽의 주도로 그들이 간단치 않은 작업에 즉각 착수했다. 그들 작전은 아주 성공적이어서 불과 며칠 만에 아주 늙은 두셋을 제외하고 수녀들이 모두 밤마다 주임신부 형상의 악마를 보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이 수녀원 밖으로 새나가기 시작했다. 소도시 주민들이 다들 수군댔다. 

  아, 글쎄, 그 착한 수녀들이 다 악마에 씌웠다지 뭐야. 그 악마들이 저 도깨비 같은 그랑디에의 사주를 받아서 수녀들을 꼼짝 못하게 한다지? 

  당연히 프로테스탄트들이 가장 좋아했다. 

  저런, 저런, 로마교황의 성직자가 우르술라회 수녀원 전체를 타락시키려고 사탄과 밀통하다니! 라 로셸을 무참히 함락시키니까 이런 변이 생기는 거야! 

 

  한데 당사자는 그런 수군거림에 그저 어깨 한 번 추썩이는 것으로 반응하고 말았다. 나로서야 원장수녀나 그녀의 정신 나간 자매들을 한 번 본 적도 없는 걸. 그 실성한 여인들이 나에 관해 무슨 얘기를 지껄이든, 그건 그들 정신질환의 소산일 뿐이오. 그러니까, 님포마니아[각주:2]와 결합된 멜랑콜리라는 질환이야. 남자들과 접촉 차단된 가엾은 여인들이 인큐버스와 교접한다고 상상할 만도 하지. 

 

  그런 촌평을 전해 듣자 미뇽이 미소만 가볍게 지으며 덧붙였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짜 웃는 게야. 

 

우르술라회 수녀원에서 엑소시즘을 집행하다

 

  몇 달 동안 악마들과 영웅적으로 씨름하면서도 마귀 들린 여인들한테서 퇴마 작업이 아주 힘겨운데다 성과가 별로 없자 미뇽이 지원군을 요청하게 됐다. 

  먼저 부름받은 사람은 피에르 랑지에, 베니에 교구의 주임신부. 그는 교구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주교의 앞잡이라는 사실 때문에 다들 꺼려했다. 참사회 위원 미뇽이 일부러 랑지에를 초빙한 것은 상부에서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면 마귀 들림과 엑소시즘이 다 공식적이고 교규에 합당한 작업이 되겠지. 

 

  랑지에한테 다른 신부가 또 합류했는데, 그는 기질이 전혀 달랐다. 인근 시농 도시에 있는 생 자크 교구의 주임신부인 바레는 하나님보다 악마를 훨씬 더 실제적이고 흥미로운 존재로 보는 부정적인 기독교인 축에 들었다. 그는 모든 것에서 ‘갈라진 발굽’[각주:3] 자국을 보았으며 인간 삶에서 유별나거나 파멸을 초래하거나 지나치게 즐거운 사건은 죄다 사탄의 짓으로 인식했다. 무엇보다도 사악한 벨리아르바알세불과 맞서 드잡이하기를 즐겼고, 그래서 날이면 날마다 하는 짓이 악귀 들린 사람들을 조작해 내고는 엑소시즘을 펼치는 것이었다

  이 사람의 수고 덕분에 시농 도시에는 광란하는 처녀들이며 마법에 걸린 아낙네들이며, 또 어떤 마법사들의 악의적인 주문 때문에 부부간 의무를 수행할 수 없는 남편들로 득실거렸다. 그의 교구에서는 그 누구도 삶이 따분하다고 불평할 수 없었다. 교구 주임신부와 악마가 있는 한 지루한 순간이란 결코 없었으니까

 

  미뇽의 초대를 바레가 잽싸게 수락했다. 며칠 뒤 제 교구의 가장 광적인 신도들로 구성된 행렬을 이끌고 바레가 루덩에 도착했다. 지금까지는 문을 다 닫아 걸고 엑소시즘이 진행됐다는 얘기를 듣고 몹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성스러운 작업을 어떻게 많은 사람한테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게요! 군중이 다 보고 신앙심을 더욱 굳힐 기회를 왜 안 주는 거요? 

  그래서 우르술라회 수녀원 문들이 활짝 열리고, 호기심에 끌린 무리가 우르르 몰려들었다. 

 

  이미 세 번째 시도에서 바레는 원장수녀를 심각한 발작 상태로 몰아가는 데 성공했다. ‘이성과 범절을 상실한’느가 마룻바닥에서 대굴대굴 굴렀다. 구경꾼들이 매우 즐거워했다. 특히 양쪽 허벅지가 허옇게 드러날 때 더 그랬다. 

 

엑소시스즘 때 바닥에 뒹구는 잔느

 

  많은 ‘격한 몸짓과 저주와 으르렁거림과 입안 뒤쪽 이빨 두 개가 부러질 정도로 이빨 갈기’가 끝난 뒤 마침내 악마가 신부의 명령에 순종하여 제물을 평온하게 놔두었다. 원장수녀가 기진하여 누워 있고, 바레가 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이어서 참사회 위원 미뇽의 차례가 되어 클레어 수녀를 택했다. 또 요셉 수사가 보조 수녀를, 랑지에 신부가 가브리엘 자매를 맡았다. 퍼포먼스는 해가 떨어져서야 끝났다. 구경꾼들이 가을 석양 속으로 우르르 몰려 나갔다. 다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야아, 지난번에 난쟁이 둘과 조련된 곰들을 데리고 이동 서커스단이 다녀간 이래로 우리 한적한 루덩 시에서 이렇게 멋진 쇼를 본 건 처음이야! 

  암, 그렇고말고, 게다가 서커스와 달리 여기서는 구경꾼들한테 땡전 한 닢 안 받잖아? 

  아, 그래, 그들이 헌금 쟁반을 들고 다니긴 했지만, 은화 대신 동화를 던진다고 해서 뭐라고 하지도 않는 걸. 

 

  이틀 지나 1632년 10월 8일 바레가 처음으로 큰 승리를 거뒀다. 불쌍한 원장수녀 육신에 똬리를 튼 일곱 악마들 가운데 하나인 아스모데우스를 내쫓은 것이다. 귀신들린 여인의 입을 통해 아스모데우스는 그녀 아랫배에 단단히 숨어 있었노라고 털어놓았다. 그건 바레가 악마와 두 시간 넘게 사투를 벌인 끝에 올린 전적인데, 그 과정은 이랬다. 

 

  수녀원 숙사 아치 밑에서 라틴어가 연신 낭랑하게 울렸다. 

  "Exorcise te, immuundissime spiritus, omnis incursio adversarii, omne phantasma, omnis legio, in nomine Domini nostri Jesus Christi; eradicare et effugare ab hoc plasmate Dei.”[각주:4]

  이어서 성수를 듬뿍 뿌리고, 고통 받는 여인에게 두 손을 얹고, 영대로 덮고, 성물들을 접하게 하고, 라틴어 기도문이 다시 울렸다. 

 

  "모든 산 자와 죽은 자의 심판관 이름으로, 너의 조물주와 세상의 조물주 이름으로, 너를 지옥 불구덩이로 내던질 권세를 지닌 이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너, 케케묵은 뱀아, 교회 품으로 돌아가야 할 이 주님의 종복한테서 두려움과 환난을 다 끌어안고 속히 물러가거라.” 

  그러나 아스모데우스가 물러가기는커녕 깔깔대며 신을 모독하는 말을 몇 마디 지껄였다. 다른 사람이라면 패배를 인정했겠지만 바레는 달랐다. 원장수녀를 제 독실로 옮기라 이르고 급히 사람을 보내 약제사를 데려오게 했다. 

 

관장기는 17세기에 주요 의료도구

 

  아담이 제 직업의 고전적 상징인 관장기를 들고 달려왔다. 그렇게 커다란 구리 관장기를 오늘날에는 몰리에르 코미디에서나 볼 수 있는데 17세기에는 주요 의료 도구였다. 아담이 관장기에 성수를 가득 채운 뒤 원장수녀가 누워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아스모데우스가 제 마지막 순간이 다가옴을 감지하고 히스테리를 부렸다. 하지만 헛수고. 원장수녀의 두 팔과 두 다리가 묶이고 뒤틀리는 몸통을 강한 손들이 억눌렀다. 아담이 상당한 기술을 발휘하여 그녀 몸에 이적을 행하는 기구를 집어넣었다. 2분 뒤 아스모데우스가 고분고분 사라졌다.[각주:5]

 

  몇 해 지나 쓴 자서전에서 잔느 수녀는 뭔가에 들씌운 처음 몇 달은 정신이 하도 혼란스러워 저한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고 단언한다. 그 진술이 정말일 수 있다. 혹은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가 잊고자 하여 억누르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더 생생하게 뇌리에 남는 것들이 많이 있는 법이니까. 예를 들면, 아담이 사용한 관장기 같은… 

 

  지나치게 과장된 자아에서 완전한 자기비하로 넘어가는 길은 많다. 천사들의 수녀 잔느는 타고난 에고이즘과 실망스러운 환경 여건에 억눌리면서 자기초월의 갈망을 더욱 키웠다. 만년에 그녀는 영적인 삶으로 들어가는 상향적 자기초월을 달성하려 노력하는 척했고 실제로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 시절 그녀에게 유일한 탈출 방법은 성적 관심으로 하향하는 것뿐이었다. 처음에는 일부러 상상에 잠겨서, 개인적으론 모르는 사이지만 성적 자극을 일으키기로 소문난 그랑디에와 음탕한 장면을 마음속에서 조심스레 그렸다. 그러나 조심스레 가끔 하던 탐닉이 시간이 흐르면서 습관으로 변했다. 그리고 습관은 성적 판타지를 이제 절실한 요구로 바꿔 놓았다. 환영들이 그녀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어른거렸다. 제 상상의 주인이 되는 대신 그녀는 이제 그 노예가 됐다

 

  노예 상태는 인간을 굴욕적으로 만들고, 제 생각과 행동을 제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인식은 ‘나’라는 자아의 경계를 파괴한다. 하지만 이때 자기초월 충동은 애석하게도 자아를 위로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아래로 끌어내린다. 잔느는 스스로 불러들인 색정적 이미지들의 예속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녀가 얻은 자유는 스스로 혐오하는 자신이 되는 자유였다. 악습과 중독이라는 지하 감옥으로 점점 더 떨어지기만 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내면에서 분투하던 중에 이제 무지막지한 바레의 수중에 들게 된 것이다. 하향적 자기초월이라는 판타지가 짐승 같은 현실로 바뀌었으니, 그는 그녀를 인간 이하의 뭔가로 다루었다. 재주 부리는 원숭이처럼 어중이떠중이한테 보여주기 위한 짐승으로 다루었다. 그저 고함치고 조종하고 반복하는 암시에 고분고분 따라서 히스테리를 부리기도 하고 혼절하기도 하다가, 결국엔 그나마 남아 있던 의지에 반하고 그나마 남아 있던 수치심에도 불구하고 중인환시 하에 강제로 결장 세척까지 당하고 말았다. 바레와 그의 조수들이 그녀에게 행한 짓은 공중화장실에서 범한 강간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 저자 주 ☞ 17-18세기 의술에서 관장기는 오늘날 피하주사기만큼이나 흔하게 쓰였다

  로버트 버튼의 기록을 보면… 「관장기는 인기가 좋다. 트린카벨리[각주:6]는 그걸 일급 치료 수단으로 꼽고, ‘작센의 헤라클레스’[각주:7]는 관장기의 효용성을 한층 더 두둔한다. 그는 건강을 염려해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이 관장기 한 번 사용으로 치료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말한다.」 버튼은 이렇게도 썼다. ‘관장기를 잘만 사용하면 대부분 질환에서 아주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네 선조들은, 물론 의사나 약제사를 부를 형편이 되는 계층이라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커다란 관장기와 좌약에 익숙했다. ‘카스티야 비누, 진하게 끓인 꿀, 혹은 더 강한 것으로는 메꽃이나 크리스마스로즈 같은 약초 우린 물’ 따위를 누구나 상당히 많이 직장에 집어넣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잔느 수녀와 동시대인인) 부샤르가 어린 시절 제 누이들한테 어린 친구들이 놀러오던 때를 회상하면서 당시 사내애들과 계집애들이 ‘의사 놀이’를 하는 중에 관장기 삼아 작고 부드러운 막대기를 서로 집어넣었다고 말하는 것도 그리 놀랍지 않다. 유년기 기억은 평생 간다. 그렇기 때문에 약제사의 괴물 같은 관장기는 많은 이들에게 관능적인 상상을 계속 어른거리게 했다. 

 

  바레의 영웅적인 행위 이후 150년이 지나서 사드 후작[각주:8]의 주인공들은 성적 쾌감을 키우기 위해 엑소시스트의 이 비밀 병기를 자주 이용했다. 

  후작보다 한 세대 이전에 프랑수아 부셰[각주:9]는 당대의, 어쩌면 모든 시대의, 가장 멋진 핀업 걸(Pin-up Girl)을 만들어냈는데, 이 그림의 제목이 <관장기를 기다리며>이다. 

 

부셰의 Pin-up Girl 관장기를 기다리며

 

  비루한 음란물이며 고급진 포르노에서 라블레 식의 재미와 끽연실 조크까지는 한 발짝에 불과하다. 볼테르의 <캉디드>에서 걸쭉한 농담 던지는 노파를 우리는 다 기억한다. 몰리에르의 <억지 의사>에서 사랑에 빠진 스가나렐이 떠오르는데, 그는 자클린에게 키스가 아니라 ‘아담하고 부드러운 관장기’를 간청한다. 

 

  바로 그렇게 아담하며 (여기서는) 신성한 관장기를 성수를 채워 바레가 집어넣은 것이다. 이 과정에 부여된 성례의 의미와 상관없이 그건 결국 수녀원장에게는 관능적 체험이며, 수치심에 대한 폭압이며, 포르노 식의 체험으로 농축된 심벌임이 확실하다.] 

 

  (한때 천사들의 수녀 잔느요, 이제 루덩의 우르술라회 수녀원 책임자인 사람의 인격이 완전히 짓밟히고 파괴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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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2)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1)

 

 

 

  1. poltergeist - 떠들썩한 장난꾸러기 요정. 소리를 내거나 물건을 움직여서 자기 존재를 알림. [본문으로]
  2. nymphomania - 여자색정증(色情症) - 여성의 비정상적인 성욕 항진증. [본문으로]
  3. 갈라진 발굽 - 악마의 본성, 사악한 의도, 악마의 간계 등을 의미함. 성서에서 정결한 동물과 불결한 동물을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이 바로 갈라진 발굽. 어떤 문화에서는 악마와 연관돼, 예를 들어, 기독교 미술과 저술에서 사탄은 종종 갈라진 발굽으로 묘사된다. “새김질하는 짐승이나 굽이 갈라진 짐승이라도 다음과 같은 것은 먹지 못한다. 낙타는 새김질은 하지만 굽이 갈라지지 않았으므로 부정한 것이다.” (레위기 11:4) [본문으로]
  4.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너, 더러운 귀신아, 악의 사절아, 물러가라, 너희 군대야 썩 물러가라, 어서 냉큼 달아나 이 신의 종복을 평온하게 내버려 두어라.” [본문으로]
  5. 바레가 그렇게 급진적인 퇴마 방법을 처음 고안한 것은 아니다. 이 사례 이전에도 프랑스의 한 귀족이 그런 식으로 악마를 물리쳤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에도 남아프리카 몇몇 부족은 세례식에 성수가 담긴 관장기를 이용한다. - 저자 주. [본문으로]
  6. Vittore Trincavelli (1496-1568) - 이탈리아의 저명한 외과의. 그리스 고전의 편집자. [본문으로]
  7. Hercules of Saxonia (1670-1733) - ‘괴력의 아우구스투스’라 불리기도 했다. 1694년부터 작센의 선거후, 1697년부터 폴란드 왕, 리투아니아 대공. 스웨덴과 맞선 북방전쟁(1700-1721)에서 표트르 1세의 동맹자. [본문으로]
  8. Marquis de Sade (1740-1814) - 프랑스의 귀족, 혁명적 정치가, 철학자, 작가. 도덕과 종교, 법률로도 구속받지 않는 절대 자유를 주창. 그의 이름에서 나중에 ‘사디즘’ 용어가 나왔다. [본문으로]
  9. François Boucher (1703-1770) - 프랑스 로코코 시대의 화가, 판화가, 장식미술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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