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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08 지식의 저주 (The curse of knowl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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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의 저주    

 

'무지는 죄악'이라는 명제에 관해 이의를 달 사람은 하나 없을 듯합니다. 

거기(무지)에다 탐욕까지 갖추었다면… 이는 또 완벽한(?) 저주를 받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이에 관해서는 더 왈가왈부할게 없겠지요. 

 

무지는 죄악, 셰익스피어

 

'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 등등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격언은 많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무지는 신이 내린 저주이며, 지식은 우리가 하늘로 오르게 하는 날개'라는 금언까지 있겠습니까.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려 노력함은 당연지사인데, 차고 넘쳐서 지나침 또한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질에서든 정신에서든 별반 차이가 없는 듯싶습니다. 즉, 사치, 화려함, 분수 없음, 허영심, 공명심 따위가 다 조심하고 경계할 대상이 아니던가요? 

아는 것이 많다고 과연 하늘에 오를 수 있을지 의문 들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아는 것이 많으면 분별력과 안목과 지혜 같은 덕목을 싹 틔우고 가꾸는 데 도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데 세상사라는 것이 참 오묘해서, 아는 것이 너무 많을 때,

특히 어떤 분야에서 소위 전문가 소리를 들을 때, 자칫 잘못하면 외려 <소통에 장애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왜?'를 알아보기 전에 한 가지 실험 사례를 소개하지요.

 

<실험>

스탠퍼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한 졸업생이 1990년 아주 단순한 게임을 하나 했다고 합니다.

즉,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 쪽은 <Happy birthday> 같이 누구나 잘 아는 여러 노래의 리듬을 두드리게 하고, 다른 쪽은 그 리듬을 주의 깊게 들으면서 그게 무슨 노래인지 알아맞히는 것.

결과가 어땠을까요?

이 실험에서 한 그룹의 tapper들이 두드린 리듬의 노래는 모두 120개인데, 청자들이 정확하게 알아맞힌 곡은 3개였다는군요. 성공률 2.5%.

 

그런데…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청자들이 리듬만 듣고 어떤 노래인지 정확하게 짐작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는 질문에 tapper들은

"50%는 될 거야"

하고 응답했고 합니다. 달리 말해, 

리듬을 두드리는 사람들은 자기네 메시지가 둘에 하나는 (50%는) 제대로 전달될 것이라고 예상(기대)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 메시지는 40개 가운데 한 개 꼴에 (2.5%) 불과했던 겁니다. 

 

바로 이 대목이 중요해요.

누구나 다 잘 아는 노래의 리듬을 두드리는 이들은 그렇게 두드리면서 그 노래의 멜로디며 노랫말까지 속으로 떠올립니다. 당연하지요? 그러면서 '에이, 이런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그 리듬이 청자들에겐 해괴한 모스 부호처럼 들릴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

 

지식의 저주 모스 부호

 

제가 설명을 잘 했는지 모르겠으나, 전문 용어를 남발하는 전문가들 대다수가 저 tapper들과 같은 심리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 그렇습니다.

'에이, 이 정도를 설마 모를까. 이런 용어야 다들 웬만큼은 알겠지'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지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것과도 조금은 비슷할지 모르겠어요. 혹은, 역지사지가 부족한 탓일 수도 있을 거예요.

혹은, 더 나아가자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도…

그래서 본래 메시지를 잘 전달하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소통에 장벽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현상에 <지식의 저주>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배음, 언어 호흡>

 

지식의 저주

제 경우에도 '아, 내가 지식의 저주를 받은 모양이야' 하고 느낀 경우가 제법 됩니다.

이를테면, <소통과 보이스, 스피치 세미나>에서 멤버들과 함께 얘기 나눌 때 그런 경우가 있어요.

"이완하고 진동과 공명을 통해 여러 배음(倍音)을 키워야 합니다" 혹은 

"목소리를 제대로 내려면 먼저 언어 호흡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한데, 나중에 어떤 회원들이 그럽니다. 

"아, 난 배음이 배에서 나오는 소리인 줄 알았어요."

"언어 호흡이란 말은 머리털 나고 처음 들어 봐, 그게 뭐야?"

물론,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면 "아아, 그거?" 하고 이해들 하지만, 처음엔 사실 저한테도 '이 정도는 누구나 웬만큼 아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어서 가볍게 지나친 경우가 있다는 얘깁니다. ㅜ.ㅜ

 

<여러 분야에서>

'고객 만족!'이나 '효율성 100% 달성!' 같은 훌륭한 경영 전략도

실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두루 알리고 교육하지 않는 한,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힘들 겁니다.

비즈니스에서, 경영진과 일반 직원들은, 홍보자들과 고객들은, 본부와 현장 직원들은, 다 나름의 정보에 의지하지만 정보 불균형이 심한 탓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 실험에서 tapper들과 청자들 경우처럼 말이죠.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예를 들어, 건축가나 회계사, 엔지니어, 의사, 학자, 법률가들이), 전문 용어를 좀 입에 올려야 신뢰를 더 키울 수 있지 않겠는가, 중요한 개념들의 격이 살지 않을까, 내가 좀 더 '폼이 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실 지식이 저주가 되는 까닭은,

전문 분야에서 새로운 영감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 잘 떠올릴수록, 그것을 명쾌하게 전달하기가 더 힘들다는 데 있어요.

하지만 힘들다는 것일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지식의 저주를 떨치는 방법>

 

1. 나에게 지식의 저주가, 그런 인간적인 취약함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인정하기.

 

2. (말하기에서) 다방면으로 질문을 적극 장려한다.

사람들이 쓰는 단어를 주의 깊게 듣는다. 명료하고 단순한 질문에 명료하고 단순하게 대답하는 방법을 궁리한다. 전문용어가 과다하게 나올 때, “그걸 다른 식으로 어떻게 말할 수 있나요?” 하고 물으라. 혹은 “그 단어를 쓸 수 없다면, 어떻게 말했겠어요?”

 

3. 스토리텔링을 적극 장려한다.

우리 뇌는 이야기에 접속이 잘 되기 때문에, 스토리가 사실과 숫자보다 기억하기 더 쉽다. 실제 인물에 관해 실제 스토리를 동원하여 (구체적인 단어들로) 설명한다. (혹은 가공의 인물이 있는 가설적 상황을 이용해도 좋다.)

 

4. 독창적인 은유와 비유를 찾는다. 

비유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낯선 개념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해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아아, 이건 (내가 알고 있는) 그것과 비슷해, 이제 감을 잡겠어.'

 

5. 스피치 원고를 저런 식으로 작성한 뒤에 소리 내어 읽어 본다.

 

6. 원고를 목표하는 청중 가운데 누군가에게 주어 읽은 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물어보게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겪지요?

외지인에게 길을 알려줄 때도, 어쩌면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을 겁니다. 

 

길을 묻고 알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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