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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1 퍼블릭 스피킹(26) 감정 넣어 텍스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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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15 (텍스트를 감정 넣어 읽기)  

 

읽기를 잘 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말하기도 잘 합니다.
그러나 읽기가 서툴면서 말을 잘 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거예요.
읽기 훈련과 능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즉, 표현력 있고, 논리적으로 의미를 살리고, 가락이 정확하게, 목소리를 최대한 이용해서 읽기!
여기서 표현력 풍부하게 말하기가 시작됩니다. 

 

<Enemy at the gates>라는 영화를 혹시 보셨나요? 

스탈린그라드라는 전략 요충지를 놓고 점령하려는 독일군과 사수하려는 소련군의 치열한 전투를 배경으로, 소련군의 저격수를 둘러싼 이야기가 긴장과 흥미를 돋우면서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지 않습니까? 

이 전투에서 패함으로써 독일은 2차 대전에서 패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는데, 그 이면에 자이쩨프라는 걸출한 스나이퍼가 있었음은 물론이지만 동시에 그를 전쟁 영웅으로 만든 프로파간다 전략이 큰 몫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히틀러의 정예 군대는 싸울 의욕을 잃었고, 반면에 지원병들로 채워진 소련군은 물자 부족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사기(士氣)가 드높았습니다. 

 

세기의 목소리 유리 레비탄
“뛰어난 배우는... 전화번호부조차 다들 숨죽이고 듣게끔 읽을 줄 알아야 해요!” - 유리 레비탄 (1914-1983, 러시아 아나운서. 인민예술가)


그는 전쟁 기간 내내 일선의 전황과 정부의 대응 소식 등을 라디오로 전달했는데, 그의 목소리와 파토스가 군인들과 국민에게 불굴의 정신력을 일깨우고 승전 희망을 무한히 고취시켰습니다. 나중에 소련군의 한 장군은 회고록에서 레비탄의 목소리는 1개 사단의 무력과 맞먹는 것이었다고 적습니다. 

영화에서는 군대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정훈장교가 동분서주했다면, 독일군의 침공 이후 내내 후방에서 그런 일을 도맡은 이가 있었습니다. 앞의 제사(題詞)에서 소개한 레비탄이라는 아나운서. 

 

레비탄의 전달 기법과 그에 따른 영향력을 히틀러도 높이 평가했어요. 물론, 이를 갈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레비탄을 자신이 개인적으로 응징해야 할 적수 1호라고 공표하고, 독일군이 모스크바를 점령하는 즉시 가장 먼저 처단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리고 이 아나운서의 목에 25만 마르크라는 현상금이 걸리게 될 정도였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1941년 독일군의 침공을 알리고, 이에 대응하여 선전포고를 하는 라디오 방송입니다.) 

 

 

뛰어난 배우는 전화번호부조차 다들 숨죽이고 듣게끔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하고 강조한 레비탄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와 거리가 좀 멀게 느껴지나요?

그렇다면 우리와 더 가까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경우를 하나 들겠습니다.

바로 북조선 중앙 텔레비전방송의 리춘희 방송원 (아나운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주체 100년 12월 17일 여덟 시 삼십 분 현지 지도의 길에서 급병으로 서거하시었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알리는 그녀의 전달에 파토스는 차고 넘쳤습니다. 

비록 우리가 보기에는 파토스가 지나치고, 그래서 작위적이고 과장된 면이 강하다 싶지만, 그런 면을 감안하더라도 그이의 파토스가 우리에게도 밀려오는 것을 전부 뿌리치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트위터 이용자한테서 이런 글이 나오겠지요? ‘김정일 사망 소식에 아나운서의 울먹이는 목소리, 저토록 슬픈 보도는 처음이네. 호~’ 

 

아래 동영상은 그 뒤 은퇴했다가 다시 등장한 리춘희 방송원이 모습인데, 이 자체가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었지요?  

 

 

이미 국내 언론에서 많이 보도했다시피, 리춘희 아나운서에게는 ‘독특한 화술’이 있어요.

그이가 강조하는 면을 볼까요?

방송할 때 가장 유의하는 것은 보도 성격에 따라 억양과 소리 빛깔, 화술 방법을 바꾸는 것기본은 인민들이 받아들이기 쉽고 그들의 사상 감정에 맞는, 그들이 좋아하는 화술 방법으로 보도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에 관련된 보도를 할 때는 “한없이 경건한 마음을 안고 정중히 보도”하고 “원쑤들을 칠 내용과 관련한 보도를 할 때는 증오심을 갖고 언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앞에서 알아본 파토스요, 파토스를 키우는 방법이요, 파토스를 청자들과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전달 내용 이해,

목소리, 어조,

어감,

휴지,

눈빛,

자세,

제스처,

분위기,

의상… 

 

우리는 누구나 다 레비탄이나 리춘희처럼 텍스트를 파토스가 넘치게끔 읽는 솜씨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읽기를 익히고 난 뒤에는, 자신의 이야기도 더 감성적으로 말하고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게, 즉 자기 말의 영향력을 키우게 될 겁니다. 

 

- 과연 그럴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좋아하는 산문 작품에서 한 대목을 고르세요.

이왕이면 <춘향전>이나 <심청전> 같은 고전과 오랜 기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들을 권합니다. 이기영, 홍명희, 이문구, 박경리, 최명희, 조정래, 조세희, 김주영, 최인훈… 또 좋은(!) 번역 작품도 괜찮아요. 

 

그걸 하루 반시간이라도 소리 내어 읽으세요. 녹음해야 합니다. 

길지 않은 대목을 한 번 읽고 들어봤어요? 

그러면 곧 두 번째 읽고 다시 들으세요. 

이어서 다음 대목을 읽고 들어요. 

한 번 더 녹음하고 들으세요. 

마침표, 쉼표, 인용부 같은 문장 부호를 잘 지키면서 읽도록 하세요. 

각 문구에서 핵심 단어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논리적인 읽기를 익히기 위해, 어떤 단어를 강조할지 텍스트에 미리 표시해 두세요. 

그리고 각 단어의 발음에서 장단을 구분하세요. 

 

우리말을 더듬지 않고 정확하면서도 가락을 실어 맛깔나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이 장단 발음을 확실히 구분하고 잘 지키는 것이 지극히(!) 중요합니다!!

 

언론인 강상헌 씨는 이렇게 지적하는군요. 

「“이 회사는 사원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힘을 썼습니다.” TV 방송 여자 진행자의 말, 뭔가 이상하다. 똑똑해 보이던 그 예쁜 얼굴이 달리 보인다. ‘사기’라는 단어의 발음 때문이다. 사기가 가득할 때 개인이나 조직은 성공한다. 한자로는 士氣, 읽을 때는 [사:기]로 ‘사’자를 길게 발음한다. ‘사’를 짧게 발음하면 바로 ‘사기 친다’는 詐欺가 된다. 그 MC는 [사:기]로 읽어야 할 사기(士氣)를 [사기]로 읽어 사기(詐欺)와 헷갈리게 한 것이다.」

 

흠, 맞는 지적입니다. 맞고말고요!

안타까운 마음에서 ‘똑똑하고 예뻐 보이던 얼굴이 달리 보인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는데, 앞에서 우리가 나눈 식으로 얘기하자면 그 여성 진행자는 자기 블라우스에 벼룩을 한 마리 달고 있는 꼴이 되네요.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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