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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과. 우리의 감정 항아리, 계속)  

 

“저리 꺼져, 이 멍청이야!”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미 ‘좋은/똑똑한’ 아이나 ‘나쁜/멍청한’ 아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이것이 한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한 심리학자가 평범한 초등학교 두 학급의 수업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교사에게 아이들 행동을 관찰한다고 설명하고 맨 뒷줄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실제로 그의 관심은 교사가 이른바 ‘우등생들’과 ‘열등생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각 학급에서 각 그룹의 학생을 서너 명씩 점찍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른바 ‘우등생’으로 평가된 아이들한테는…
“잘했어”, “훌륭해”, “좋아”, “(다른 아이들에게) 이 애를 본받아라”, “넌 벌써 다 공부했지”, “늘 잘 해내는구나”
같이 긍정적인 말을 하루 평균 23번 건넸
.
그리고 부정적인 말은 하루에 한두 번만 했다. 

 

우등생을 칭찬하는 교사

한데 이른바 ‘열등생들’의 경우엔 완전히 정반대였다.
(“또 너로구나!”, “하는 짓이 어째 그 모양이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 같으니!”, “널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등) 나무라고 지적하고 혼내는 말을 하루에 평균 25번이나 하고
, 긍정적인 말이나 중립적인 말은 아예 하지 않거나 어쩌다가 한 번이었다. 

 

학교에서 이른바 '열등생'을 대하는 교사의 모습

교사의 이런 태도는 급우들에게도 전염됐다.

아이들은 휴식 시간에 이 심리학자를 둘러싸고 얘기를 나누곤 했다. 그들은 최대한 더 가까이 다가들어 이 사람의 손을 잡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등 호감을 드러내곤 했다. 그런데 둘러싼 이 아이들 틈으로 이른바 ‘열등생’이 끼어들려고 하자, 아이들은 “저리 꺼져, 이 멍청이야!” 하면서 그애를 몰아낸 것이다

그 아이의 입장이 됐다고 생각해 보자.
권위 있고 존경받는 사람들한테서 꾸중이나 지적, 비판의 소리를 하루 평균 25번이나(!) 들으면서, 그렇게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간다고 상상해 보라! 게다가 수업 중간중간 휴식 시간엔 또래의 급우들한테서 배척을 당한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될까? 견딜 수 있겠나? 버텨 내겠는가? 

 

이 연구를 소년 교정시설에서 계속한 결과 아이들이 어떻게 ‘생존하는지’ 분명해졌다.

알고 보니… 거기에 수용된 미성년자들의 98%가 이미 초등학교 1, 2학년 때부터 또래들과 교사들에게 배척된 경험을 안고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이른바 '열등생'을 따돌린다.

 

이제 우리는 감정 ‘항아리’를 이용하여 각각의 경우에서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수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앞에서 다룬 답변을 죄다 복습하고 체계화할 것이다.

 

* * *

1. 아이가 엄마한테 화를 낸다. “엄마는 나빠, 난 엄마 미워해!”

그렇게 화를 내는 이면에 아픔과 서운함 등이 숨어 있음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이런 경우 그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아이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헤아려 짚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의 태도에 대응하여 나무라고 벌주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의 부정적인 심적 체험만 더 깊어질 수 있으니까. (게다가 당신의 감정도 나빠지고.) 상황이 가라앉고 당신의 말투가 다정하게 될 때까지 훈계나 설교조의 말을 삼가는 게 더 좋아. 

 

2. “넌 (마음이) 아프구나.” 

만약 아이가 고통이나 서운함, 두려움 등에 시달리는 게 확실히 보인다면, 적극적 듣기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 방법은 우리 도표의 2층에 있는 여러 심적 체험을 위한 것이다. 

만약 부모가 같은 감정을 맛본다면, 그것을 <나-메시지> 형식으로 드러내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때 만약 아이의 ‘컵’도 가득 차 있다면 아이가 당신 얘기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기억하고, 먼저 아이의 얘기를 듣는 것도 괜찮다. 

 

3. 아이한테 무엇이 부족한가? 

아이의 불만이나 아픔이 같은 이유로 반복된다면, 만약 늘 징징대고 같이 놀자거나 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면, 혹은 그 반대로 늘 말을 안 듣고 싸우고 거칠게 군다면… 원인은 아이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도표의 3층). 아이에게 당신의 눈길이나 관심이 부족하거나, 거꾸로 자유와 독자성의 느낌이 부족할 수 있어, 아이가 학교생활이 좋지 못하거나 학습이 부진해서 고통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적극적 듣기 하나로는 충분치 못해. 사실 그것으로 시작할 수는 있지만, 그다음엔 그래도 내 아이한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애써야 한다. 만약 아이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아이의 학습이나 활동에 더 자주 관심 기울이고, 또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이상 통제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아이를 실제로 돕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앞에서 얘기 나눈 것처럼, 아주 효율적인 방법 하나는... 아이의 욕구에 거스르지 않고, 반대로 그에 화답하는 조건과 환경과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이가 많이 움직이고 싶어 할 때 안전하고 열린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될 것이고, 물웅덩이에 호기심을 보이고 철벅거리고 싶어 한다면 장화를 신기면 될 테고, 벽에 그림을 그리고 낙서하고 싶어 한다면 값싼 벽지를 발라 주면 되지 않겠는가.  

물살을 따라 노를 젓는 것이 거슬러 올라가기보다 더 쉽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 

 

아이의 바람과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라.

 

아이의 욕구를 이해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당신의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이의 얘기를 가장 폭넓게 적극적으로 듣는다는 뜻부모의 이런 능력은 적극적 듣기 기법을 더 많이 실천하면서 발달된다. 

 

4. “넌 나에게 소중하단다, 네가 하는 일은 다 잘 될 거야!”

우리 항아리 도표의 층을 따라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아이와 소통하는 스타일이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좋은, 소중한, 재능 있는, 혹은 나쁜, 쓸모없는, 실패한 사람인지를) 아이는 오로지 어른들한테서, 특히 부모한테서 알게 될 것. 

아빠가 아이에게&#44;

만약 가장 깊은 층이 (즉, 감성적인 자아감이) 부정적인 심적 체험으로 이뤄져 있다면, 아이의 여러 생활 분야가 어지러워진다. 아이는 자기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루기 힘든’ 골칫덩이가 된다. 그런 경우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부모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가장 많고,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트레이닝이 아주 효율적이다

 

아이가 자기 자신이며 주변 세계와 불협화음을 크게 만들지 않게 하려면, 아이의 자존감을 늘 북돋울 필요가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다시 살펴보자.

► 아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

► 아이의 심적 체험과 욕구를 적극적으로 듣기

► 함께 있기 (책 읽기, 놀기, 작업하기) 

 

► 아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에 간섭하지 않기 (독자성 존중)

► 아이가 요청할 때 도와주기 (근접발달 영역 법칙)

► 아이가 하는 일이 잘 되게끔 지지하기 

 

► 자신의 여러 감정을 나누기 (즉, 아이를 신뢰하기).

►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일상 소통에서 다정한 어구를 이용하기. 예를 들어, 

너랑 같이 있으니까 좋구나. 널 보니까 기쁘단다. 

네가 집에 오니까 좋다. 

네가 ... 하는 게 난 좋단다. 

엄마는 네가 보고 싶었단다. 

자, 함께 (해볼까, 앉자꾸나 등등.)

넌 당연히 해낼 거야. 잘 처리할 거야. 

네가 우리한테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 하루에 최소한 4번 포옹하기, 8번이면 더 좋아. 

 

아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시간 보내고 다정한 말투를 쓰고...

저런 방법 이외에도 자녀에 대한 사랑과 직관이 당신에게 알려줄 방법이 또 많이 있다.

비록 갈등과 충돌로 한숨과 탄식이 생긴다 해도, 그런 것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또 많이 있다.  

그러니 늘 희망을 품고 차분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꾸준히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 

행운과 마음의 안녕이 당신께 (모든 부모에게) 깃들기를!                    

(자녀와 소통 1부 끝)  

 

관련 포스트: 

아이 넷을 키우는 엄마의 카툰

기쁨과 슬픔 - 칼릴 지브란

아이들의 행동 영역 4가지 (31)

자녀와 갈등, 건설적 해결 방법 5단계 (28)

<나-메시지>의 장점 (24)

<적극적 듣기>의 주요 성과 세 가지 (16)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루덩의 악마들 3-1편

도웰 교수의 머리 4장

삶의 법칙 30가지 (2-1)

인지 편향 - 편승 효과 Bandwagon Effect

(61) 소통에서 삼가야 할 표현들

퍼블릭 스피킹(60) 소통 원칙 몇 가지

퍼블릭 스피킹(59) 유쾌한 대화 상대

(74) 조곤조곤 말하기

달과 아빠

엄마 말 안 듣는 아이

어린 아들 딸과의 대화

당신의 경청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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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과 규율 세우기, 최종)

*   *   *

그럼에도 말을 안 듣고 나쁘게 행동하는 진짜 원인을 알아내기란 상당히 간단하다. 이 방법이 역설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으나, 부모가 자기감정에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다

 

아이가 자꾸 말을 안 듣고 고집만 부릴 때 당신에게 어떤 감정적 반응이 생기는지를 살펴보라. 원인이 다양하면 이 반응도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으니...

부모가 겪게 되는 심적 체험은 바로 아이가 품고 있는 감정 문제를 고대로 반영한다는 점!  

부모의 어떤 감정적 반응이 (앞에서 알아본, 아이가 비뚤어지게 행동하는) 네 가지 원인 각각에 상응하는지 살펴보자. 

아이가 관심 끌려고 하면서 말을 안 듣거나 당돌한 언행을 보인다면... 부모에게는 짜증이 생겨. 
만약 고집스레 말을 듣지 않는 배경이 부모 의지에 맞서는 것이라면... 부모에겐 분노가 생겨. 
말을 듣지 않는 은밀한 원인이 보복심이라면... 이에 대해 부모한테 생기는 감정은 모욕감.
끝으로, 아이가 자신의 안 좋은 상태에 깊이 묶여 있을 때... 부모는 무망함을 느끼거나, 때론 에 사로잡힌다.  

보다시피, 아이가 말 안 듣고 속썪일 때 부모에게 상응해 일어나는 감정은 여러 가지다. 개중에 어떤 것이 당신 경우에 해당하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이 물론 가장 중요한 물음이다.  

이에 대한 첫 번째이자 일반적인 답변은...

그동안 해오던 식으로, 달리 말해, 아이가 당신에게 기대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왜 이렇게 해야 하냐면...

아이가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대로 반응하는 경우 악순환이 생기니까. 즉, 부모가 (짜증내고 화를 내고 모욕감 느끼고 낙담하는 등) 불만에 더 크게 사로잡힐수록, 아이는 자기의 목적이 이뤄졌다고 더 크게 확신하면서 저 앞의 4가지 형태의 언행을 더 열심히 가열차게 반복할 테니까 말이다.  

이런 점을 알아차렸다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불순종에 이전과 같이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아이의 기대와 예상에 부응하지 않음으로써) 악순환을 깨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가 물론 쉽지는 않다.

짜증을 억누르고 화를 참고 모욕감이나 무망함을 숨기기가 보통사람으로는 쉽지 않다. 특히 자녀와 갈등이 오래 되고 깊은 것이라면, 부모의 대응 감정이 거의 자동으로 터지기 쉽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 해도...

소통 성격을 바꿀 수는 있어감정이 드러남을 자제할 수 없다면, 적어도 감정 뒤에 따라붙는 지적이나 비판, 벌을 주는 행동 등은 다 자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당신이 느낀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게 된다면, 아이의 문제도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아하, 내 아이는 지금 (앞의 4가지 원인 가운데) 무엇무엇 때문에 이렇게 부모 말을 안 듣고 대드는구나.'

렇게 제대로 짐작한 뒤에는 교정이나 제재의 입장에서 도움의 입장으로 전환하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 * *

아이가 말을 안 듣게 된 원인에 따라 부모의 돕는 방식도 물론 다르리라.  

 

1. 만약 관심 끌기 싸움이 벌어진다면, 아이에게 당신의 긍정적인 관심 보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건 서로를 귀찮게 하지 않고 서로에게 화내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차분한 순간에 하는 게 더 좋다. 어떻게 하는지를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뭔가 함께 하는 활동이나 놀이나 산책을 생각해 내는 것. 그렇게 한번 해 보면,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고 고마워하는지 보게 될 것. 

아이와 함께 할 일이나 놀이를 생각해 내기,

 

그러면서도 아이가 (이미 웬만큼 습관이 되어 여전히) 말을 안 듣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 시기에는 거기에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놔두는 것이 최선이다. 얼마 지나면, 불순종이나 어깃장  놓는 방식이 먹혀들지 않음을 아이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또 그렇게 할 필요성 자체가 부모의 긍정적인 관심 덕분에 사라지고 만

참고: "그냥 한번 해 보시라!..“
아이들에겐 더 엄격하게 대하는 것이 더 좋다고 여기는 부모들이 있다. 정말 그런지 살펴보자. 
‘나사 조이기’ 방법이 규율을 달성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나? 

한 실험에서 유치원 상급반 아이들에게 아주 멋있고 값비싼 로봇을 리모컨과 함께 보여주었다. 그리고 어른이 같이 있지 않을 때는 이 로봇을 가지고 놀지 말라고 했다. 
이 '금지'를
아이들 절반에게는 1) 아주 엄격하고 단호한 말투로 전달하면서 어길 경우 큰 벌이 따를 것이라고 당조짐했다.
다른 절반 아이들에게는 2) 역시 아주 분명하지만 그래도 더 부드러운 말투로 금지했다. 

두 그룹의 아이들이 요구에 순종하여 교사가 없을 때는 로봇에 다가가지 않았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로봇을 보여주다

몇 주일 지난 뒤 같은 아이들이 그 로봇이 있는 방에서 놀게 됐다. 이번엔 교사가 다른 사람으로서, 이전의 금지 사항을 전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 교사가 아이들만 놀게 하고는 곧 방을 나갔다.
이제 아이들은 로봇을 어떻게 할까? 이것이 심리학자들의 관심사였다

알고 보니...
어길 경우 벌을 주겠다는 위협과 함께 아주 엄중한 금지를 지시받았던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 18명 가운데 14명이 교사가 나가자마자 로봇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
이와 달리, 부드러운 말투로
금지 지시를 받았던 두 번째 그룹의 아이들은 2/3가 교사가 자리를 뜬 뒤에도 이전처럼 로봇에 다가가지 않았다. 

 

이 차이를 심리학자들은...
두 번째 그룹 아이들의 행동은 (어른이 없을 때) 로봇 장난감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그들 스스로 의식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한다. 어른이 곁에 없을 때는 로봇을 갖고 놀지 말라는 교사의 '외적 요구'가 그 부드러운 말투 덕분에 아이들의 '내적 행동 규칙'이 되었다. 스스로 만든 이 '내적 행동 규칙'을 그 아이들은 금지 지시가 따로 없었던 두 번째 경우에서도 준수한 것이다. 

이 실험과 또 다른 많은 비슷한 실험에서 도출된 실제 결론은...
우리가
아이에게 규율과 규율 준수를 심어주고 싶어 한다면, 아이가 옳은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아이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몫을 느낄 만큼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규칙 세우는 데 함께 참여하게 하고, 규칙을 실행함에 아이의 '내적 동의'를 구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은 규율 문제에서도 <근접 발달 영역> 법칙의 놀라운 힘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3과 참조).  

다그치고 닦달하고 위협하는 <나사 조이기> 전략은 기대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아주 많다. 아이들이 반항하고, 이런저런 규칙이 처음부터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2. 부모 자녀 간 갈등의 원천이 아이의 독자성과 자기주장, 자기 확인을 위한 투쟁이라면, (1번 경우와 달리) 외려 아이의 일에 부모의 통제나 간섭, 참견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우리가 이미 여러 번 얘기했다시피, 스스로 결정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아이들한테는 엄청나게 중요하다. 그 결정으로 실패하는 한이 있어도 그렇다!  

자녀와 좋은 관계를 세우는 과도기에는 당신 보기에 아이가 실행하지 못할 요구를 삼가라. 이와 반대로 <매칭>이라 부를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좋은데, 이건 아이가 도달한 결론이나 내린 결정에 당신이 가타부타하지 않고 그걸 실행하는 구체적인 조건을 아이와 합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불필요한 지시와 압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고집과 방자함이 당신을 짜증나게 하는 요청 형식이지만 “이제라도 내 생각과 뜻에 따라 살게 해 주세요” 하는 요청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3. 만약 당신이 아이한테 모욕감을 느낀다면, 이런 점들을 자문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왜 나에게 모욕감을 안기게 됐나? 아이의 아픔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아이한테 상처를 주었나, 혹은 늘 아프게 하나?'

그런 자문에 답이 나왔다면, 원인을 알고 나면, 물론 그걸 제거하려고 노력해야 하겠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잃은 아이를 대하는 방법

 

4. 부모는 아이를 포기하고 아이는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믿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이런 경우 부모의 현명한 행동은...

그동안 아이에게 걸고 있던 기대를 일단은 접는 것.

부모 자신의 기대와 주장을 제로로 만들 필요가 있다. 당신 아이는 분명 뭔가를 할 수 있고 뭔가에는 심지어 아주 뛰어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 당신에게 보이는 아이는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과제를 찾으라. 이것을 교두보 삼아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일이나 활동을 조만들라. 아이는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때 아이에게 그 어떤 지적이나 비판을 가하면 안 돼!

 

무엇이든 아이를 격려할 계기를 찾는다.

무엇이든 아이를 격려할 계기를 찾아내라. 아주 작은 것부터 무엇이든 아이가 잘 해낸 것을 알아주라. 

아이를 잘 보살펴 의기소침과 자포자기 상태에서 벗어나게 도우라. 유치원과 학교의 교사들과 아이에 관해 얘기 나누고 그들을 동맹자로 만들 필요가 있다. 작은 것들에서 성공을 거둔 아이는 곧 고무되어 힘을 낼 것이다. 

 


 

결론에 이르러 몇 가지 사항을 추가한다. 

가정에서 평화와 규율을 세우려는 노력이 단번에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멀고 힘든 길이 예정돼 있으며, 이 길은 당신에게 적잖은 인내를 요구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얘기를 통해 당신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짜증, 분노, 모욕감, 실망 등을) 건설적 행동으로 돌리는 데 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맞아, 어떤 의미에서는 (아이를 바꾸기 전에, 바꾸는 대신) 자신을 바꿔야 할 것이다. 당신에게 이른바 '문제아'가 있고 다루기 힘든 아이가 있다면, 이것이 아이를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다

 

마지막으로 알아둬야 할 아주 중요한 것 하나. 관계를 개선하려는 당신의 시도 초기에 아이가 나쁜 행동이나 '못된' 짓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 아이는 당신 의도의 진정성을 단번에 믿지 못하고, 확인하려 들 것이다. 그러니 이 중대한 시험을 견뎌내야 한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8과. 자녀와 갈등 해소 방법 (27)

부모의 부정적 감정 발생 예방 (25)

소중한 일은 절대 미루지 말아요. 야쉰

아이를 칭찬하지 말라(?) (20)

아이에 대한, 어른들의 자동적 반응 12가지 (19)

5과. 아이의 얘기를 귀기울여 듣는 방법 (14)

부정적 경험 맛보게 하기 (13)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4. 카를손이 내기를 걸다 (2-2)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사람과 물건

루덩의 악마들 7-1편 1

돌아가신 할아버지

(4) 감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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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on 4 계속. 규칙 3, 4) 

 

* * *

우리 레슨에서는 어른들이 아이들과 같이 해야 할 (혹은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제시할 뿐 아니라, 또한 부모들의 자기 연마도 제시한다는 점을 독자 여러분은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논의할 다음 규칙은

부모들이 자신을 어떻게 추스르고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할지에 관한 것이다. 

 

적절한 순간에 ‘핸들을 놓아줄’ 필요성, 즉, 이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아이 위해서 아이 대신에 하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이미 얘기했다. 하지만 이 규칙은 실제로 아이의 여러 일과 작업에 당신이 관여하여 지도하거나 안내하는 행위를 점차 줄이는 것과 관련된다. 이제 그 방법을 알아본다. 

 

중요한 질문 - 이것은 누가 신경 써야 하는 일인가? 물론 처음엔 부모들이 할 일인데, 시간이 흐르면? 

자기네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 학교에 가고, 스스로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고, 날씨에 맞게 스스로 옷을 갖춰 입고, 제 시각에 잠자리에 들고, 알려주지 않아도 서클이나 트레이닝에 알아서 나가고…

이런 것을 간절히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나? 

 

하지만 이런 일들을 많은 가정에서 여전히 부모가 신경 써서 하고 있다. 

부모의 몫으로 남아 있다. 

아침마다 아이를 깨워야 하고, 그 와중에 또 아이와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 당신에게도 익숙한가? 

엄마는 왜 나한테 …을 (챙겨주지, 꿰매주지, 알려주지) 않았어?!” 같이 아들이나 딸이 늘어놓는 불평과 비난을 듣는 데 당신은 익숙한가? 

 

그런 일이 당신 가정에서 일어난다면, <규칙 3>에 특히 주목하라. 

규칙 3:
아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아이의 개인적인 일의 보살핌과 책임을 
점차 꾸준히 자신에게서 떼어내 아이한테 넘겨준다. 

 

보살핌을 점차 줄인다’는 말에 놀라지 마시라.

이건 당신의 소중한 딸이나 아들의 성장과 성숙을 가로막는 자잘한 보살핌, 끝없이 늘어질 수 있는 후견에 관한 얘기이다.

아이들의 일과 행위에 대한 책임을, 또 나중엔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을 아이들 자신에게 넘겨주는 것은 

아이에게 당신이 내보일 수 있는 최대의 보살핌이다.

이건 지혜로운 보살핌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가 더 강하고 더 자신감 넘치게 되고, 당신과 아이의 관계가 더 평온하고 기쁘게 된다. 

 

이 대목에서 기펜레이터 여사는 자신의 생활 경험을 털어 놓는다. 

오래 전 이야기.
대학을 막 졸업하고, 첫애가 태어났다. 어려운 시기,
 일하는 대가는 적었다. 부모가 더 많이 벌었어, 평생 일했으니까. 
한번은 나하고 대화하면서 아버지가 말하시길,
긴급한 경우 너를 물질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단다. 하지만 늘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면 외려 너에게 해를 끼치는 꼴일 테니까.” 

아버지의 이 말씀을 난 평생 기억했어,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나한테 생긴 감정도 늘 잊지 않았다. 이렇게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맞아, 옳은 말씀이야. 저를 그렇게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살아남도록 애쓰고, 잘 해낼 거예요.’ 

한데 이제 되돌아보면 나는 아버지가 뭔가 더 큰 것을 말하셨다고 깨닫는다.
넌 네 힘으로 설 만큼 충분히 강해졌다, 이제 스스로 나아가라, 너한테 나는 더 이상 필요치 않구나.”
아주 다른 말로 표현된,
아버지의 이 믿음이 나중에 많은 어려운 상황에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아이의 일에 대한 책임을 아이 자신에게 넘기는 과정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소한 것들조차도 부모 입장에서는 크게 걱정될 수 있다. 이해가 된다.

사실 자기 아이의 한시적 안녕이 위험해질 수도 있지 않은가.

이런 반박이 가능하다. 

 

어떻게 잠을 깨우지 않을 수 있겠어? 분명히 늦잠을 잘 테고, 그러면 학교에 가서 큰일이 날 텐데?” 

혹은 

억지로라도 공부하게 하지 않으면, ‘낙제 점수를 받을 텐데!” 

 

여기서... 좀 역설처럼 들릴지 몰라도...

그러나 당신 아이에겐 부정적 경험이 필요하다.

물론, 그런 경험이 아이의 생명이나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다면, 그렇다. (이 부분을 9과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 

이 진리를 <규칙 4>로 적을 수 있다.

규칙 4:
당신의 자녀가 자기 행위의 (혹은 무행위의) 부정적 후과를 맛보도록 하라. 
그래야만 아이가 성숙하고 ‘의식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의 <규칙 4>는 ‘실수하면서 배운다’는 속담과 같은 말이다.

부모들은 용기를 내서 아이들이 실수하도록 의식적으로 판을 꾸밀 필요도 있겠다. 실수를 통해 아이가 안목을 키우고 자립적인 사람이 되는 걸 배우도록.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과제 1

당신이 보기에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고 해야 할 어떤 일들을 두고 아이와 마찰이 있는지, 살펴보라. 그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서 한동안은 아이와 함께 하라. 

당신과 함께 할 때 아이가 더 잘 했는지 보라. 그렇다면, 다음 과제로 넘어가라. 

 

과제 2 

아이의 어떤 일에서 당신의 개입을 (당신의 지시나 알림의 말을) 대신할 수 있을 외적 수단을 궁리하라. 자명종, 서면 규칙이나 약속, 알림 그림, 도표 등이 가능하다. 

이 보조 수단을 아이와 함께 의논하고 다듬으라. 

아이가 이 외적 수단을 잘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라. 

 

과제 3 

종이를 수직으로 반으로 접으라. 왼쪽에 <스스로>, 오른쪽에 <엄마와 함께>라고 적으라. 왼쪽에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수행하는 일들을, 오른쪽에는 대개 당신이 관여하는 일들을 적으라. (도표를 아이와 함께 합의하여 채우면 좋다.) 

그 다음에 <함께> 목록에서 지금이나 머지않아 <스스로> 목록으로 옮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보라. 

그런 이동 하나하나가 아이의 성장에 중요한 단계임을 알아두라. 이 이동이 곧 아이의 성장이고 성공인데, 이 성공을 꼭 주목하라. 그런 도표의 사례를 소개한다. 

 

엄마와 11세 딸이 함께 작성한 <스스로 – 함께> 도표의 사례

아이가 스스로 할 일과 엄마와 같이 할 일 목록

자녀가 많은 가정에 딸이 있다면, 그 아이는 이미 상당히 자립적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엄마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일은 있게 마련이다. 오른쪽의 1번에서 4번 항목이 곧 왼쪽으로 옮겨지기를 기대한다. 그것들은 이미 절반은 가 있는 셈이다. 

 

부모들의 질문  

 

문: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전혀 없다면? 아이가 이전처럼 아무것도 원치 않고 하지 않으며 부모한테 대들고, 그런 걸 부모가 견디지 못한다면? 

 

답: 그런 힘겨운 상황에 대해 우리는 앞으로 많이 얘기 나눌 것이다. 우선은 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

부디 참을성 있게 대하세요!” 

만약 우리가 정리한 <규칙>들을 기억하고 가정에서 할 과제를 수행하면서 실천하려고 정말 애쓴다면, 반드시 성과를 거두게 된다. 하지만 그리 빨리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때론 며칠, 몇 주일, 때론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사안에 따라 심지어 한두 해가 걸릴지도 모른다. 당신이 뿌린 어떤 씨앗은 결실을 맺으려면 땅속에 더 오래 있어야 한다. 물론 그동안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땅을 계속 일궈야 하겠지. 단, 씨앗들의 성장 과정은 이미 시작됐음을 기억하시라

 

아이와 소통에서는 참을성이 중요해

 

문: 과연 아이의 일을 늘 도울 필요가 있을까? 내 경험상, 때론 누군가가 그저 곁에 앉아서 귀를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답: 전적으로 옳은 말씀! 사람은 다, 더욱이 아이는, 일이나 작업에서 도움뿐 아니라 말의 도움도 필요로 한다. 심지어 침묵이 도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제 우리는 바로 그 <듣고 이해하는 기법>으로 넘어갈 것이다.   (Lesson 4 끝)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4과. 아이가 원치 않을 때는? (9)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규칙 2를 지키지 않을 때 어떤 현상이? (7)

3과. "우리, 함께 해 볼까?" (6)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아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 (5)

부모의... 도움인가, 간섭인가 (4)

'무조건 수용'을 가로막는 원인 (3)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8. 카를손이 생일에 오다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사람과 물건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유념해야 할 일상 메타 표현

소통 법칙 14가지 (1. 오디오) - 호메로스, 소크라테스, 파스칼

15. 당신은 당신 세계 안에 있다

우리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과학 실험 3가지

유머, 금언, 경구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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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규칙 2>는 아이가 어렵게 여기는 일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설명한다. 

다음 사례는 이 규칙의 보충 사항들이 뜻하는 바를 더 세세하게 보여준다. 

 

* * *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봤을 것이다.

대개는 아이가 안장에 앉은 뒤 균형 잃어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지 않게 버티는 것부터 시작된다. 당신은 한 손으로 핸들을 쥐고 다른 손으로 안장을 잡고 자전거가 똑바로 서게 한다. 

이 단계에서는 거의 모든 것을 당신이 직접 한다. 당신이 자전거를 끌고 아이는 그저 서툴고 조급하게 페달을 돌리려고 할 뿐. 하지만 얼마 지나서 아이 스스로 핸들을 조작하는 것을 보게 되고, 그때 당신은 핸들을 쥔 손에서 서서히 힘을 뺀다.

아이한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를칠 때 처음엔 아빠가 핸들과 안장을 잡는다.

또 얼마큼 시간이 흐르면 당신은 핸들을 놓고 안장만 붙잡은 채 바로 뒤에서 쫓아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끝으로 당신은 안장을 잠깐 놓아서 아이가 스스로 몇 미터쯤 가도록 할 수 있다고 느낀다, 비록 언제든 다시 아이를 붙잡아 줄 준비가 돼 있긴 하지만. 

마침내 아이가 스스로 자신 있게 타는 순간이 온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 싶을 때 아빠는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에서 다 손을 뗄 수 있다.

아이가 부모 도움으로 습득하는 새로운 일들을 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자전거 타기와 비슷한 면이 많을 것이다.

흔히 아이들은 적극적이어서, 부모가 하는 것을 자기도 해보려고 늘 덤벼들게 마련이다.

만약 어린 아들과 전기 기차를 가지고 놀면서 아빠가 처음에 레일을 깔고 기관차를 작동시켰다면, 그다음 얼마 뒤에는 아이가 그 일을 다 스스로 하려고 든다. 게다가 이제는 레일도 자기 나름대로 설치한다. 

 

만약 예전엔 엄마가 어린 딸에게 밀가루 반죽을 떼어 주고 딸이 서툴지만 나름대로 과자나 빵을 만들게 했다면, 이제 어린 딸은 자기가 반죽을 빚어 덩어리를 자르고 싶어 한다. 

새로운 일들의 ‘영역’을 습득하려는 아이의 갈망은 아주 중요하며, 부모는 그걸 아주 소중히 지켜줘야 한다.

이젠 아이가 직접 반죽을 빚고 자르고 싶어 한다.
…아이들은 적극적이야, 당신이 하는 것을 늘 자기도 해보려고 든다.

 

* * *

이제 우리는 아마도 가장 미묘한 순간에 이른 듯하다. 즉,

아이의 자연스러운 적극성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나?

그걸 어떻게 죽이지 않고, 어떻게 무뎌지지 않게 해야 하나?

알고 보니, 부모들은 여기서 이중의 위험성에 시달린다.  

첫 번째 위험은...
자신의 몫을 너무 일찍 아이한테 떠넘기는 것. 자전거 사례로 보자면, 이건 5분 지나서 핸들과 안장에서 손을 다 떼는 것과 같다. 그런 경우 아이가 넘어질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되면 아이는 자전거 타려는 의욕을 아예 잃거나 내팽개칠 수 있다.
두 번째 위험은...
함께 하는 일에서 거꾸로 부모가 너무 오랫동안 집요하게 관여하는 것, 이른바
지루한 리더십 혹은 관리. 앞의 자전거 사례에서 이게 어떤 실수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상상해 보자. 부모가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을 쥐고서 아이와 함께 첫날부터 계속 일주일 이상 아이 곁에서 달리곤 한다면… 아이가 스스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게 될까? 거의 그렇지 못할 것이다. 이 무의미한 작업을 (학습을) 십중팔구 아예 지겨워할 것이다. 곁에 어른이 계속 들붙어 있는 것에도 물론 그렇고!

 

앞으로 몇 가지 레슨에서 우리는 일상사를 둘러싸고 아이들과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다룰 것이다.  

이제 가정학습으로 넘어가자.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과제 1

먼저 아이가 잘 못하거나 하기 힘들어하는 어떤 일을 고르라. 

“자, 이제 우리가 함께 해 볼까?” 하고 아이에게 제의하라. 

아이의 반응을 살피라. 

아이가 응한다면, 함께 그 일을 하라. 

당신의 개입을 줄일 수 있는 (핸들을 놓는) 순간을 주의 깊게 추적하라. 하지만 그걸 너무 빠르거나 급하게 하지 말라. 

아빠가 자전거 핸들을 너무 일찍 놓으면 아이가 넘어져.

사소한 것일지라도 아이가 처음 혼자 힘으로 거두는 성공을 반드시 눈여겨보라. 그걸 축하하라. (동시에 자신도!)

 

과제 2

아이가 (부모와 함께, 부모한테 배워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두어 가지 고르라. 

과제 1과 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라. 

그리고 아이와 자신에게 성공을 다시 축하하라.

 

과제 3

하루 동안 아이와 함께 같이 놀고 수다 떨면서 정성껏 대화하라. 당신과 함께 보낸 시간이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기억되게끔.

 

부모들의 질문 

 

문: 늘 그렇게 함께 뭔가를 하면서 아이가 버릇없게 크는 건 아닌가? 모든 걸 다 부모한테 넘기게 되지 않을까.

답: 그렇게 걱정할 만하다. 여기서 아이가 하거나 해야 할 일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이 떠맡을지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렸다. 

 

문: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전혀 없다면 어떡하나?

답: 내가 알기에, 당신에겐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일인지는 당신 자신이 선택하는 것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이 알고 있는 한 사실이 중요도의 선택에 도움 될 것이다. 즉, 아이들 양육과 교육에서 놓친 것을 수정하고 채우는 데 나중에는 열 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문: 아이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서도 내 도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답: 이건 당신과 자녀의 상호관계에 감정적 문제가 드리운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를 우리는 다음 레슨에서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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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서 침묵하는 이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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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모의 이른바 (잘못된) '교육적인 고려'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하는 영역에 아이를 혼자 놔두는 것이 왜 큰 실수인지 이제 분명히 이해됐으리라.

이건 아이의 발달에서 중요한 심리적 법칙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지금 자기한테 필요한 것을 잘 느끼며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이 이런 말을 꺼내면서 얼마나 자주 부모에게 요청하는가. 

“같이 놀아요”, 

“놀러 나가요”, 

“함께 만들어요”, 

“나도 데리고 가”, 

“나도 있어도 돼요?” 등등. 

 

만약 당신에게 정말 거부하거나 미뤄야 할 심각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대답은 언제나 “그래, 그러자꾸나!”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그런 요청을 부모가 잘 들어주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나?

한 심리 상담에서 오간 대화를 예로 들자. 

 

엄마가 집안일로 분주한데 아이가 놀아 달라고 청한다.

엄마: 우리 애는 좀 이상해요, 정상이 아닌가 봐요. 얼마 전 남편과 식탁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데, 막대기를 들고 나한테 다가오더니 대뜸 찌르지 뭐에요

상담사: 당신은 아이와 시간을 주로 어떻게 보내나요?

엄마: 아이하고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구요? 같이 보낼 시간이 어디 있어요?! 집에서 난 집안일로 늘 바쁜걸요. 한데 아이가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나랑 놀아 줘” 하고 조르지요. 그러면 난 “그만해라, 혼자 놀아, 장난감이 다 있잖아?” 하고 응답하구요.

 

상담사: 그럼, 남편은 아이하고 놀아주나요?

엄마: 무슨 말씀을! 퇴근해서 돌아오면 소파에 누워 티브이에 목을 빼는데…

상담사: 아이가 아빠한테 잘 다가가나요?

엄마: 물론, 다가가지요, 하지만 남편이 아이를 내밀어요. "봐라, 난 피곤하다, 엄마한테 가 보렴!”  

 

아빠가 퇴근해서 티브이 앞에 앉아 있고 아이가 놀아 달라고 청했지만 거부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애정 욕구가 충족되기는커녕 마음 상한 아이가 ‘물리적인 행동 방법’으로 돌아선 것이 과연 놀라운 일일까?

아이의 공격성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비정상적 소통 스타일에 대한 반응, 정확히 말해 불통에 대한 반응이다.

그런 소통 스타일은 아이의 발달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때로는 정서상의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하기도 한다.

 

*     *     *

이제 <규칙 2>를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인 사례에서 살펴보자.

 

알려지다시피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들은 당연히 속이 상해서 아이가 책과 친해지게 하려고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지만, 그래도 여의치 않다.

 

내가 아는 어떤 부모 역시 아들이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부모는 아이가 교양 있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 크기를 원했다. 부모는 무척 바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야 ‘가장 흥미로운’ 책들을 사다가 아들 책상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물론 아이한테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고 당부도 하고 요구하기도 했어. 하지만 사내애는 흥미진진한 모험이나 판타지 소설들은 무심하게 잔뜩 쌓아둔 채, 아이들과 공놀이나 하려고 밖으로 나가곤 했다.

 

부모가 재미난 책들을 사다가 책상에 놓아두지만 아이는 밖으로 나돌기만 한다.

이런 상황의 타개책으로 부모들이 예전부터 알아냈고 또 늘 새로이 알아차리는 더 미더운 방법이 있다.

바로, 아이와 함께 책 읽기

많은 가정에서 아직 글자를 모르는, 취학 전 아이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 준다.

그러나 어떤 부모들은 아들이나 딸이 이미 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계속 그렇게 한다.

“이미 글자를 깨친 아이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책을 읽어야 하나요?”

하는 질문에는 일관되게 대답하기가 불가함을 먼저 밝힌다. 

독서의 자율화 속도가 아이들마다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건 아이들 대뇌의 개별적 특성과 관련된다). 그렇기 때문에 책 읽기 습관이 굳어지지 않은 시기에는 아이가 책 내용에 흠뻑 빠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이 참석하는 한 세미나에서 어떤 엄마가 아홉 살 된 아들에게 책 읽기에 어떻게 흥미를 일으킬 수 있었는지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철수는 책을 썩 좋아하지 않고 읽어도 게으름 피우면서 느릿느릿 뜨문뜨문 읽었어요. 읽어 내는 분량이 적기 때문에 빨리 읽기도 배울 수 없었구요. 악순환 같은 것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갖게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재미난 책들을 골라서 밤에 아이에게 읽어 주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잠잘 시간쯤 되면 아이가 침대에 들어가서 내가 집안일을 마저 끝낼 때까지 기다렸어요. 

우린 책을 읽으면서 줄거리에 흠뻑 빠졌습니다. 다음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이미 불을 끌 시간이 됐는데도 아이는 “엄마, 한 쪽 더 읽어 주세요!” 하고 청합니다.
그리고 나한테도 궁금한 건 마찬가지이고…
그러면 “5분만 더 읽자”고 확실하게 약속한 뒤에 마무리를 짓습니다. 

엄마가 저녁마다 아이가 잠자리에 들 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자 아이는 다음 날 저녁이 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곤 했어요.
때론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이야기를 끝까지 다 읽더군요. 특히 남은 대목이 얼마 안 될 때 말이지요.
지금은 외려 아이가 나한테
“오늘 저녁에도 책을 꼭 읽어 주세요!”
하고 먼저 당부를 합니다. 나 역시 새로운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책을 다 읽으려고 애쓰곤 했지요. 그렇게 아이가 점차 책을 손에 쥐더니, 이제는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게 됐어요.

 

이 스토리는 엄마가 아이에게 근접 발달 영역을 어떻게 만들고 습득하도록 도왔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엄마의 도움과 가이드 덕분에 아이가 이미 그 나이에 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의 수준에 오르게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기술한 규칙에 맞게 부모가 행동할 때 아이와 좋은 관계를 얼마나 쉽게 맺고 유지할 수 있는지를 이 사연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제 <규칙 2>를 더 구체적으로 적어 보자. 

만일 아이가 힘들어하고 당신 도움받을 준비가 돼 있다면, 반드시 도우라.
이때...
►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없는 것만 당신이 하고, 나머지는 아이 스스로 하도록 맡긴다. 
► 아이가 새로운 행동을 습득함에 따라 그것을 점차 아이한테 넘긴다. 

 

보다시피, <규칙 2>는 아이가 어렵게 여기는 일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설명한다.

다음 사례는 이 규칙의 보충 사항들이 뜻하는 바를 더 세세하게 알려준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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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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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작업을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규칙 2. <근접 발달 영역> 법칙. 
이 법칙을 고려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책 읽기의 사례
설명이 있는 규칙 2. 
자전거 타기 학습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부모들의 질문

 

엄마와 아이가 모자이크를 함께 한다.

앞선 레슨에서 우리는,

아이가 뭔가를 스스로 하기 원하고 즐거이 그렇게 한다면 아이를 가만 놔두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규칙 1).

그런데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없을 만큼 큰 어려움에 부닥쳤다면, 이건 다른 문제이다. 이때는 불간섭 원칙이 바람직하지 않으며, 그렇게 한다면 해만 초래할 수 있다.

 

한 사례로서 11세 소년의 아빠가 전하는 얘기를 들어본다. 

아들 생일에 우리부부는 조립 블록을 선물했어요.
아이가 아주 좋아하면서 그걸 가지고 놀기 시작했지요. 
일요일이라서 난 어린 딸과 거실 카펫 위에서 놀고 있었는데, 5분쯤 지나
“아빠, 여기가 조립이 잘 안 되는데 도와줘요”
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나는
“네가 어린애니? 스스로 해보렴” 하고 대꾸했어요. 

아이가 블록 조립을 힘들어하여 아빠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거절당하다.

근데 그 말에 아이가 금방 풀이 죽더니 블록을 걷어 치우고 말더군요.
그리고 그 뒤로는 그걸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도와주기를 거부당한 아이가 토라지다.

많은 부모들이 왜 툭하면 이 소년의 아빠처럼 대응하나?

속마음으로는 가장 좋은 의도에서 그럴 것이다. 즉, 아이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겁내지 않고 스스로 극복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유도하려는 마음에서 말이다. 물론 다른 이유나 동기도 있겠다. 시간이 없다거나 아이한테 무관심해서, 혹은 부모가 그 작업을 할 줄 몰라서... 

이런 식으로, 좋은 의도에서 부모 나름대로 생각하는 ‘교육적 고려 사항’과 피치 못할 이유들이 전부 우리의 <규칙 2>를 실행하는 데 주된 장애가 된다.

이 규칙을 먼저 일반적인 형식으로 적고, 다음에 더 자세히 설명을 달아 보자. 

 

규칙 2: "만일 아이가 힘들어하고 도움받을 준비가 돼 있다면, 반드시 도우라."

 

“우리, 함께 해 볼까?”

하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 아주 좋다.

이 놀라운 말이 아이한테 새로운 기량과 지식, 몰입의 분야로 나아가는 문을 열어 준다. 

 

언뜻 보기에 규칙 1과 2는 모순되는 듯싶다.

하지만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는 상황이 다르다.

규칙 1이 적용된 상황에서는 아이가 도움을 청하지 않고 심지어 도와주려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아이가 직접 도움을 청할 때는 당연히 규칙 2가 적용된다. 또 “뭔가 잘 안 돼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하소연하거나 시작한 일을 몇 번 실패한 끝에 아예 포기하는 경우에도 규칙 2가 적용된다.

그런 현상 자체가 도움이 아주 필요하다는 신호니까.

아이가 혼자 손을 씻으려 하는데 좀 어려워 보인다.

                

아이 손 씻는 것을 엄마가 도와준다.

우리의 <규칙 2>는 그냥 쓸만한 조언이 아니다.

 

이건 저명한 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Vygotsky)가 발견한 심리 법칙에 근거를 둔다. 이것을 그는 <아동 근접 발달 영역 (Zone of proximal development)> 법칙이라 불렀다.

부모라면 누구나 이 법칙을 당장 알아야 한다. 간략히 알아보자. 

근접발달 영역, 아이 혼자 할 수 있는 영역, 아이가 할 수 없는 영역

알려지다시피, 아이들에겐 각 연령대에서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의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넘어선 일들은 어른이 개입해야 할 수 있거나 (어른의 도움과 안내가 있어도) 아예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취학 전 아이는

이미 스스로 단추를 채우고 손을 씻고 널려 있는 장난감을 치우고 정돈할 수 있지만,

하루 동안 해야 할 여러 일을 잘 조직할 수는 없다.

바로 이 때문에 취학 전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들이 이런 말을 자주 입에 올리는 것이다. 

“자, 이젠 우리 철수가 ...을 할 때야”, 

“이제 우린 ...을 할 거란다”, 

“먼저 식사하고 그다음에는...”

 

간단한 도식을 그려 보자. 원 안에 또 다른 원이 들어 있다.

작은 원은 아이가 스스로 처리하는 일들을 표시하고, 작은 원과 큰 원 사이의 영역은 아이가 어른과 함께 해낼 수 있는 일들을 표시한다. 큰 원 바깥에는 아이 혼자서는, 또 어른과 함께라도, 지금은 할 수 없는 과제들이 있다. (그림 3.1).

 

부모와 함께, 스스로. 부모와 함게 하는 영역이 클수록 (근접발달 영역이 클수록) 나중에 아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범주가 커진다.

그림 3.1

 

이제 비고츠키가 발견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가 성장하고 발달하면서 스스로 수행하기 시작하는 일의 범위가 확장되는데, 이건 다 그 이전에 어른들과 함께 수행한 것들 덕분에 그렇다. 달리 말해, 아이가 오늘 엄마와 함께 수행한 것을 내일은 아이 스스로 할 것이다.

바로 ‘엄마와 함께’ 한 덕분에! 

 

함께 하는 영역은 아이의 가까운 앞날에 드러나고 발휘될, 아이의 잠재력이다.

이 때문에 이걸 근접 발달 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이라 부른 것이다

앞의 그림 3-1을 잘 살펴보면,

A의 경우 근접발달 영역이 넓다. 즉, 부모가 아이와 함께 많은 것을 한다. 그러면 조만간 아이는 더 많은 일을 (부모와 함께 해 봤던 일을) 스스로 해낼 수 있게 된다.

B의 경우 근접발달 영역이 좁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일을 부모가 함께 하기보다는 아이한테 떠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중에 아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의 범주도 A의 경우보다 더 좁다. 

 

결론: 

앞의 아이가 더 빨리 발달하고,

자신감이 더 크고,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더 많고,

삶과 하는 일에서 더 행복하게 느낄 것이다. 

식탁 차리는 것을 아이가 거들어주도록 엄마가 도와준다.

   

아이가 쿨컵을 갖고 오는 걸 엄마가 알려주고 돕는다.

 

부모의 좋은 의도 때문에, 이른바 <교육적인 고려>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하는 곳에 아이 혼자 놔두는 것이 왜 큰 실수인지 이제 분명히 이해됐으리라.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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