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래? 목소리를 잘 조율하고 소통과 스피치의 각종 스킬을 부지런히 실습해서 갖추기만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거야?!"
이런 의문을 품다 보면, 뭔가 채워야 할 과제가 더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뭔가 부족한 듯싶어요.
기법은 기법일 뿐, 그것 하나로는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기 힘들 겁니다. 아니, 그것 하나에만 능통하다면 외려 세상을 더 어지러운 것으로 만들게 될지도 모르죠.
왜냐구요?
왜냐하면, 궤변과 윤색이 판치게 될 수도 있을 테니까.
"아, 말만 빤지르르하게 잘 하는 사람은 싫어!"
이런 평판은 "No, thank you~" 아니겠어요?
잘 다듬은 목소리, 소통과 스피치의 테크닉 이외에 세상을 바꾸는 데 정녕 무엇이 필요할까요?
당신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그거에요!
세상을, 사회를, 사물을, 사안을, 사람을 보는 눈! 올바른 안목, 아니겠습니까?
우리 주변에서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필요가 있어요.
그런 일이 왜 벌어졌는지, 어떤 쪽으로 전개되며 어떤 귀결로 이어질지, 짐작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국제 관계 분야에 대한 글이며 뉴스 따위에 눈길 돌리는 이유와 목적은 딱 한 가지…
'두루 안목을 넓히기 위함'입니다! (물론, 관점은 저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또, 그게 바람직한 양상일지도 모르겠구요.)
또 고전이며 교양 서적 등에 눈길 돌리는 것도 결국엔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에요!
프랑스에서 사회적으로 합의된, 중산층 기준의 요소는 이렇다고 합니다.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영국에서도 비슷해요.)
1. 악기를 하나쯤 프로 뺨치게 다룰 줄 아는가. 2. 운동을 하나쯤 프로 뺨치게 할 줄 아는가. 3. 집으로 지인들 초대해서 대접할 만한 요리 솜씨 하나쯤 확실히 갖추었는가. 4. 외국어를 한두 가지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아는가. 5. 어떤 곳에서 어떤 이들과 어떤 주제로든 막힘 없이 대화할 수 있는가. (독서, 경험, 사색 등)
(아파트 평수, 연봉, 현금 보유액 따위) 우리 한국의 중산층 기준을 이 자리에서 들먹이고 싶진 않습니다, ㅎㅎ (거기 어느 한 가지, 사람 냄새 풍기는 게 있나요?) 우리 사이트에서는 신언서판과 Mind stalking 이외에도 사회 현안에 관한 글을 자주 올리고 함께 생각함으로써 올바른 안목의 형성과 확장을 꾀하고자 합니다.
이것을 달리 말하자면, 저 프랑스 중산층 기준 요소에서 5번 항목에 해당하는 내공을 키우기 위함이라고 보면 딱 맞을 거예요. ^^
이런 내공은 우리 사회에서 다가올 대격변 시기를 크게 흔들림 없이, 평온하게 헤쳐 나아가는 데도 크게 도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더 나은 쪽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우리도 한몫을 거들 수 있겠지요!
"사람은 삶의 첫 부분을 죽은 이들과 대화하는 데 쓰고, 둘째 부분을 산 사람들과 대화에, 끝으로 셋째 부분을 자기 자신과 대화에 써야 한다."
누가 이런 말을 했나요? (죽은 이들과 대화란 독서를 가리킵니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말이 아닌가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금 당신은 <내 사랑 로고스: 대화와 사색을 통한 Public speaking 길잡이>를 막 펼쳤군요.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나요?
(Public speaking이란 공중/公衆을 상대로 하는 연설, 강연, 발표, 구연, 이야기 따위를 뜻하는데, 우리는 간단히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정도로 이해합시다.)
당신은 사람들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말하는 법을 익히고자 하는군요.
청자들을 겁내지 않고, 자신 있고, 재미나게, 감정을 넣어서, 공감이 일도록 발언하는 방법을 습득하고자 하는군요.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설득하는 기법도 갖추고 싶어 하겠지요.
그런 갈망과 욕구는 아주 온당하고 긴요한 겁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특히 그렇습니다.
즉, 몇 백 년 전, 중세 시대 사람들이 평생 겪던 정도의 소통을 현대인들은 일주일이면 다 소화한다지요? 소통 빈도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소통 기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증했지만 소통 기술은 그 옛날에 비해 달라진 게 별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어때요,일리가 있나요?
안타깝지만,이건 사실이에요.
더욱이 서구와 비교할 때 우리 한국 사회의 소통과 말하기 수준은 유치원 수준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소통 기량과 말하기 기법에 눈길을 돌리게 됨은,
생활과 일의 모든 분야에서 향상과 성공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갈구하는 현상입니다.
어떤 이들이 지금 이 글을 읽는지 나는 모릅니다.
교사, 강연자, 아나운서, 방송기자, 배우, 가수, 정치인, 사회운동가, 변호사, 기업인, 세일즈맨, 가정주부, 혹은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어떤 이가 됐든 상관없습니다. 만남이 소중할 뿐이지요.
이 책은 당신과 나 사이에 벌어지는 대화이자 주고받는 생각입니다.
정체불명의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과 접하고 대화하기가 언제나 더 편하지 않겠어요?
우리는 서로 인사를 나눠야 하고, 그래서 저를 소개합니다.
오십대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때까지 삶의 많은 시간을 방송 활동에 들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MBC에서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이후 SBS에서 특파원도 하고 뉴스앵커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인 저로서 특파원 활동은 성취감과 보람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였어요. 기자와 뉴스앵커 일도 나름대로 의미가 컸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나를 괴롭힌 것은 소통에서 빚어지는 마찰이었어요.
표현이 좀 추상적인가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별것도 아닌 주제를 두고 밤새워 목이 터져라 논쟁을 벌이고, 그래서 자신의 마음이 상하고, 무엇보다도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따위 말입니다. 젊었을 적에는 그런 짓을 참 많이 저질렀어요.
그러고는 또 자괴감에 휩싸입니다.
왜 상대방 말에 더 귀 기울이지 않고, 상대를 더 이해하지 못하고, 설령 상대의 말이 이치에 닿지 않는다 해도 그냥 부드럽게 웃어넘기지 못했을까? 더군다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인데…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야겠지요?
소통과 스피치, 실용심리학, 뇌 연구, NLP, 이른바 자기계발 분야의 자료와 서적들을 지난 몇 해 어간에 백여 권은 좋이 읽고, 몇몇 세미나에도 좀 기웃거렸어요. 깨달음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많이 배우고 배운 것을 두루 전파할 때, 그 삶의 의미가 더 커진다는 말이 있습니다.나를 고뇌하게 했던 문제에서 나 하나 웬만큼 벗어나는 것으로도 족하겠으나, 그런 고민에 알게 모르게 시달리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소통의 세계는 참으로 넓어서 알고 행해야 할 것도 많은데, 기본은 아무래도 구두 언어, 입말이에요.
사람들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말하기에서 대부분 소통은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지 두 해를 넘겼습니다. 물론 그 동안에도 스피치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회원들과 함께 실습하고 대학 등 외부 강연을 나가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소통과 스피치 관련 코너도 맡고 있어요. 그러면서 나 자신도 끊임없이 개선해 나아가는 중이에요. 방송과 번역, 저술에 시간을 다 쏟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배움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심금을 건드리며 깔끔하게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나?
대답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모든 유익한 것들을 습득할 때와 마찬가지로 인내와 끈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우리 대화를 통해 제가 제시하는 과제를 꾸준히 수행하면, 사람들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말하는 능력이 상당히 커질 겁니다.
이 책에서 간혹 비슷한 내용이 시각을 달리해 두세 번 반복되는 것을 보겠지만, 그건 당신의 단련을 도우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되풀이 자체가 말하기의 중요한 기법들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강조하게 됩니다.)
그저 책장을 넘기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일상에서 실제로 적용하며 익히도록 애쓰십시오.
그러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될 겁니다. 이건 기대나 전망이 아니라 확신이에요!
당신의 언어 재능은 눈에 띄게 커지고, 풍부한 어휘와 유머 등을 동원하여 더 명확하고 더 설득력 있고 더 생생하고 더 감성적으로 말하게 되고, 그 결과 어떤 형태의 소통에서도 매끈하고 유연하고 품위 있게 대처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게 당신과 처음 대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인사말이자 당부입니다.
우리의 성공 여부는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언어생활과 오랜 연구와, 또 우리 스피치 강좌 회원들과 함께 나눈 실제 작업의 결산에서 나온 산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