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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22 프로이트의 실언 (4)
Communication/언어 심리2019. 3. 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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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실언  

 

어떤 실언은 악의가 전혀 없고 순진해 보이기도 한다.

어떤 단계에서 뇌가 한순간 잘못 작동하면서 그 사람의 컨트롤도 아이처럼 약해지기에 떠오르는 것을 그냥 입에 올리게 된다. 

가끔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은밀한 생각까지 튀어나온다. 더 동요하고 억제하고 뭔가를 감추려 들수록… ‘어쩌다 내뱉는 말’의 개연성이 더 커진다. 속내가 더 빨리 드러난다. 

 

뇌, 뇌파

 

프로이트는 실언을 무의식적인 욕구와 충동과 갈망의 표출로 간주했다. 이는 일상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사람을 괴롭히며 압박하는 내적 갈망과 생각이 삐져나온 것. 실언은 실착 행위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서 

1) 생각한 단어와 전혀 다른 단어를 말하거나 

2) 의미가 아주 분명한 단어들을 왜곡하기 같은 이유에서 나온다. 

 

실언의 유형

심리언어학에서는 말실수를 이런 유형으로 분류한다. 

처음 말 재료에 자기 생각을 집어넣기 (예, ‘너’ 대신에 ‘너와 나’)
문장 일부 전치, 단어들 순서 바꾸기 (‘독서를 위한 책’ - ‘책을 위한 독서’)
단어에서 음절이나 형태소 자리 바꾸기 (‘바쁜 꿀벌은’ - ‘바쁜 벌꿀은’)
한 단어와 전체 단어들의 중요한 부분 빼먹기
어휘 선택 실수 (맥락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 사용)
조음과 발음의 잘못
말장난 (또는, 신소리. *프로이트는 ‘위트’ 같은 것도 slips의 일종이라고 보았다.)

 

특정 범주에 넣기 곤란한 형태의 말실수도 많다. 그런 것들 대부분은 몇몇 그룹에 다 해당되겠다. 언어학과 심리학에서는 다른 형태로 분류하기도 한다. 우리네 정신에서 단어들이 바뀌는 데 두 가지 요소가 일정한 역할을 하는 듯싶다.

1) 눈길 끌기

2) 심리 문제와 연관된 내적 요소.

단순하게 깜빡하는 것 이외에 또 감정이나 욕구의 억제 때문에 생기는 망각도 있다.

프로이트는 사회나 주변에서 용납하지 않는 생각과 소신이 무의식에서 억제돼 있다가 실언으로만 나온다고 보았다. 

 

의식의 언어화 - 흰곰 실험 

 

의식의 언어화 - 흰곰 실험

무의식적인 생각이나 심지어 억눌린 생각이 실언을 통해 나올 수 있다는 프로이트의 견해는 이후 몇몇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  

전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그것과 연관된 실언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쁜 여성 실험자 곁에 있는 남자들이 역시 그 여성의 매력과 관련된 실언을 더 많이 했다. (모틀리 & 비어스, 1979)

고전적인 실험에서 하버드 심리학자 Daniel Wegner가 피험자들에게 생각나는 것을 전부 5분 동안 말하게 했다. (의식 흐름의 언어화 verbalization of the stream of consciousness). 사람들이 떠오르는 것을 죄다 말했는데, 단, 조건이 하나 있었으니, "흰곰을 생각하지는 마세요~" 하고 실험자가 당부한 것. 피험자들은 흰곰을 떠올릴 때마다 벨을 울려야 했다.

그리고 실험 와중에 발견된 사실… 흰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당부를 들은 이들이 흰곰을 평균 1분에 한 번씩 떠올리더라. 이 결론에 의거하여 웨그너는 역설적 과정 이론을 만들었다. 어떤 특정한 생각을 억누르는 것이 왜 힘들 수 있는지.

알고 보니… 

 

우리네 의식의 일부가 어떤 생각을 억누르는 동안, 다른 일부가 정말 그것이 억제되고 있는지, 생각하지는 않는지,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확인'하는 것이었다. 
즉, 우리가 떼어내려는 생각이 우리 마인드를 차지한다. 이 얼마나 역설적인 현상인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멀리하고, 부정적 어법을 삼가라는 것!)

 

거의 늘 뭔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더 힘쓸수록 그것이 더 자주 뇌리에서 어른거린다. 그리고 그 '더 자주 어른거리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말로 표현하는 (드러내는, 내보이는) 경향이 사람들한테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실언'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접근 

현대 과학은 실언을 뇌의 '순간적인 실수, 고장, 정지, 결함 등'이라 부르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말하기에서, 의미며 어휘며 음운 체계 등의 연속성이 일시적으로 파괴된 것. 그렇다 하여 실언한 사람에게 정신 분석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 만약 새로 사귀는 연인 앞에서 실수로 이전 연인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면, 이전 관계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피로하다는 뜻일 수 있다. 어떤 무의식적 과정이 은밀하게 작동한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을 두고 현대 연구자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실언과 관련된 감정이나 느낌에 귀 기울여 보세요. 그러면 세상 질서를 더 널리 이해하고 자신과 다른 이들을 신뢰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실언과 무의식이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주장을 현대 심리학자들이 전부 수긍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말실수란 별의별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는 것.  

부주의, 방심, 정신 산란, 지식 부족 (무지)
상투적인, 틀에 박힌 말을 쓰다가 삐끗거리기 

흥분이나 동요 같이 지나치게 달아오른 감정 상태의 후과 
청자 쪽의 문제 (잘못 들었으면서도, 외려 상대의 말실수로 치부하기) 

청중의 눈길을 끌기 위해 일부러 말을 비틀기 (이건 특히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수법. 예, 1930년 미국 대선 주자 한 사람은 normalcy (normality, 정상 상태)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프로이트의 주장도 맞고, 현대 일부 심리학자들 얘기도 맞다. 실언에도 참으로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까. 하지만, 정말 흥미로운 것은 프로이트의 이론이 아닌가 싶다. 

 

우리 한국 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터지는, 이른바 공인이며 유명인들의 '막말 파동' 가운데는 그냥 사과하고 어물쩡 넘어갈 수 없는 것들이 적지 않다. 왜? 왜냐하면, 그런 실언과 '막말'에서 드러난 그들의 의식과 생각, 가치관 등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예를 들어,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정치 무대에 더 이상 머물 수 없을 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던 유명 연예인이라면 활동을 접어야 할 만큼) 편협한, 비뚤어진, 이기적인, 배타적인... 관점인 경우에 그러하다. 

다음 5편에서 우리가 접하는 사례 가운데 그런 실언과 막말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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