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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5.12 (54)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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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발음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뛰어난 사람들 가운데서 명예로운 자리를 갈망하는 이는 

힘든 과제를 택하는 것이지만, 그건 언제나 사회의 지복을 위한 것이다. 

한데 변변치 못한 자들 가운데서 특별한 인물이 되려고 

머리 굴리는 자는 당대의 수치이다. 

프랜시스 베이컨 (영국의 철학자, 역사가, 정치가)

 

프랜시스 베이컨, 영국 경험론의 시조

 

깨끗한 말을 이루는 좋은 호흡과 발성, 목소리, 올바른 발음(딕션)은

정말 중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로써 작용하기’에 소중한 조건들이요,

청자들을 설득하고 들끓게 만들고 행동에 나서도록 해야 하는 화자에게는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언젠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라디오로 EBS 영어 강좌를 들었어요. 

목소리 예쁘고 영어 발음과 억양 나무랄 데 없고 우리말 설명도 활기찬 것이, 진행하는 여성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wash your hands… 여기서 wash 발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입술을 ‘오’에 가깝게 모아야겠지요? [ɔː], 따라해 보세요, [ɔː]… 네, 좋아요, wash your hands… 네, [ɔː], 이렇게 발음해야 합니다. 잘 익혀 두세요.”

그런데… 

“그래요, 손을 [깨끄치] 씻어야 하겠지요? [깨끄치] 씻는 겁니다…” 

이 대목에서 그만 실소를 금치 못했어요. 왜? 

왜냐하면, 남의 말 발음에는 그렇게나 신중하고 조심스레 대하면서, 왜 우리말 발음에는 무심할까, 이 무슨 모순인가, 싶었던 겁니다

 

주석: 이 책을 쓰던 몇 년 전에 비해, 지금 (2019년) EBS 영어 강좌를 진행하는 이들은, 특히 여성들은, 거의 모두 우리말 구사에도 거의 흠 잡을 데가 없. 아침마다 한두 시간씩 청취하면서 매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국내의 웬만한 아나운서들보다 더 낫다. 그 비결을 알 법도 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거나 아니면 그저 대화하는 중에도 발음이 좋지 않아 애먹는 이들이 제법 있더군요. 발음이 명료하지 않아서 웅얼거리듯이 말하면 내용이 잘 전달되지 못해요. 대화중이라면 재차 물어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음절들의 경계가 불명료한 말이 계속 되다 보면 듣는 사람의 인내가 고갈됩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화자 본인도 짜증날지 몰라요. 자기 말을 다른 이들이 자꾸 가로막으면서 한 말을 또 하라고 하니까.

 

여러 번 강조하다시피, 우리말 발음에서는 특히 모음의 장단을 잘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의미가 확 달라지니까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 장단 발음을 잘 지켜 활용하면, 더 듣기 좋게, 감성적으로, 물 흐르듯이 말하기가 쉬워집니다.

왜냐하면,

리듬을 타니까 가락이 생기고,

가락을 타면 밋밋하게 말하는 것보다 발음하기가 더 편해서 더듬지도 않고 말에 생기가 더 돌게 되니까요.

물론 듣는 쪽에서도 알아듣기가 더 쉽고, 듣는 자체가 즐거울 수 있어요.

 

예전에는, 예를 들어

“눈(目)에 눈(雪)이 들어가니 눈물이냐, 눈물이냐”

같은 말놀이를 하면서 장단 발음을 익혔습니다. 장단 발음은 귀찮더라도 사전에서 단어마다 찾아 확인하고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현복이 지은 <한국어 표준발음 사전> 같은 것을 곁에 두고 자주 들춰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세요.)

 

어떤 이들은 “표준어 발음에서 모음의 장단 발음 구분이 사라지고 있으며, 이런 규정은 사전에나 있는 것일 뿐 평범한 표준어 화자들 가운데 모음 장단을 구별해 발음하고 알아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해요.

하지만 실제로 그런 현상이 있다 해도,

그래서 장단 발음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건 지극히 소극적인 자세이고 우리말을 지키는 게 아니라 파괴하는 생각이 아닌가 싶네요.

왜냐하면, 그런 현상은 주로 우리말 교육이 부실했고 부실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 영어에서 악센트 규정을 지키지 않고 사람들이 각자 내키는 대로 강세를 두어 말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즉각 소통에 혼란이 빚어질 겁니다. 안 그렇겠어요? 우리말에서 모음의 장단 발음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역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말법이 문법보다야 좀 (혹은, 훨씬) 덜 엄격한 규정이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입니다. 약속은 지킬 때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그저 ‘사전에서나 하는 규정’ 정도로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

 

발음 얘기가 나오면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일화가 있지요? 

“[애무 장간]은 [애무]나 열심히 하시오!” 

흠,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이대한 강간] 한국도 세워 보려 했던 YS는 발음 면에서 [학실히] 많은 얘깃거리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건 그냥 씁쓸하게 웃고 넘길 일이 아닌 듯싶어요.

어떤 장삼이사가 그런 식으로 발음하고 말한다면, 아, 말공부가 좀 부족하구나,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대통령의 말은 나라를 대표하는 말이고 국민을 대신하는 말이지 않습니까? 일개인의 말이 아니잖아요? 존경과 사랑을 받아야 할 인사가 어떤 트위터 이용자의 말마따나 발음 같은 문제 하나로 세간의 웃음을 사서야 될 말입니까? 

“발음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ㅋㅋ” 

 

더욱이 대통령의 잘못된 말하기는 국민 다수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 발음을 엉망으로 해도 대통령이 되는구나. 제대로 말하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는 출세에 지장이 없나 봐!’

이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그 동안 우리네 말하기 교육이 홀대를 받고, 사람들이 거기에 크게 눈길 돌리지 않을 만도 했어요. 

 

앞에서도 소개했다시피, 같은 경상도 출신의 허웅 선생은 “명색이 국어학자이기에 노력하여 발음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합니다. 국어학자이니까 그렇게 애쓰는 게 당연하지만, 대통령직에 있는 사람은 올바르고 상쾌한 우리말과 상관없다? 그런가요?

외려 국어학자보다 더 노력해야 하는 건 아닌가요?

왜?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고 대신하는 대통령이니까! 

미국을 포함해 선진 여러 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어떤지 가만히 살펴보세요. 목소리며 발음, 억양, 표정, 제스처, 나아가 구사하는 어휘까지 말입니다. 한 국가의 진정한 리더요 대표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무엇을 갖춰야 할지 당신도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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