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갈등 없는 규율' 태그의 글 목록
728x90

'갈등 없는 규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8.26 비뚤어진 행동을 하는 원인 4가지 (33)
  2. 2019.08.25 부모의 제한과 금지. 체벌에 대해 (32)
728x90

 

(비뚤어진 행동을 하는 원인 4가지, 9과 계속) 

 

*  *  *

부모 말을 듣지 않아서 생기는 조건부 후과 같은 것에 어떻게 대해야 하나?

어쨌든 그런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처벌을 적용할 때 아주 중요한 법칙 하나를 견지하는 게 좋다. 

 

법칙 6.  아이를 나쁘게 만들면서 벌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아 벌하는 게 더 낫다. 

 

달리 말해,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가기보다 플러스에서 제로로 향하면서 벌하는 게 더 낫다. 여기서 제로는 부모와 자녀 두 사람의 중립적이고 평탄한 관계를 뜻한다. 

그럼, 플러스는 무슨 뜻?  

 

예를 들어, 일요일마다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낚시에 가기, 혹은 엄마가 맛있는 과자를 구워 주거나 다 함께 산책하러 나가기 등이 이 가족의 일이다. 아이들은 그런 가족 행사를 대체로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 부모가 아이에게 각별한 관심을 돌리고 아이와 함께 흥미로운 시간을 보낸다면... 이건 아이에겐 진짜 축제이다.  

 

일요일마다 엄마가 맛난 케이크를 만들어 주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 말을 안 듣거나 나쁜 짓을 하게 되면, 그날이나 그 주간에 이 ‘축제’는 취소된다.

"아, 그걸 어떻게 처벌이라 할 수 있나?" 의문을 품게 되나?

하지만 이건 아이한테 상당히 뼈저린 처벌이다! 더욱이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지도 않고 아이를 비하하지도 않는 처벌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사실 아이들은 어떤 것이 공정한지 아닌지를 잘 느낀다. 부모가 속상하거나 화가 났기 때문에 자기 시간을 내주지 않을 때, 이건 공정하다고 인정한다. 

 

한데 만약 부모가 늘 바쁘고 모든 양육이 요구와 지적과 ‘마이너스’ 처벌로 국한된다면, 어떻게 되겠나?

이런 경우 통상 규율 확립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부모를 경원시하며 겉으로 맴돌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 상호 불만이 생겨 쌓이고 결국 부모와 자녀가 갈라지게 된다.  

 

부모가 늘 바쁘고 아이에겐 주로 요구와 지적과 의구심을 표명할 때...

 

실질적인 결론은 무엇인가? 이미 짐작했을 터인데, 가능한 한 크고 작은 축제를 자꾸 만들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낼 필요가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활동이나 작업, 즐거움이 생기는 가족 행사 등을 궁리하라. 

개중 몇 가지를 정기적으로 실행하면서, 아이가 그걸 기다리고, 아이가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그 행사를 꼭 치르게 된다고 알게 하라. 

아이가 정말 말을 안 듣거나 못된 짓을 저질러 당신 속을 뒤집는 경우에만 그 이벤트를 취소하라. 

하지만 자잘한 것들로 행사를 (이벤트, 축제를) 취소한다고 위협하지는 말라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의 영역은 당신 삶의 ‘황금 펀드’이다. 

그건 동시에 아이의 근접 발달 영역이며, 아이와 당신의 우의적 소통의 기반이요 갈등 없는 규율의 담보이다. 

 

* * *

 

이제 우리에겐 가장 어려운 경우들을 얘기하는 것만 남았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다룰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아이가 말을 안 듣고 규율 때문에 일어나는 충돌이 예외보다는 더 자주 일어나는 경우 말이다. 십대 아이들이 상대하기 더 ‘힘든’ 법이지만, 연령대와 무관하게 아이들이 다 그럴 수 있다. 

 

기펜레이터 여사는, 아이와 소통이 기쁨보다 걱정과 비탄을 더 안기고 나아가 소통 절벽에 이르렀다 해도 낙담하지 말라고 격려한다.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특별한 작업이 필요하다. 

 

소위 '문제아'라는 아이를 이해하기

 

먼저, 부모나 교사들도 다 알지는 못하는 것 한 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말 안 듣는 아이들, 이른바 ‘불량한’ 아이들을 흔히 비난한다. 그들에게서 악의적인 의도나 나쁜 유전자 등을 찾는다.

실제로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특히 민감하고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이다. 그들은 더 안정적인 아이들보다 삶의 부담과 힘겨움에 훨씬 더 일찍 강하게 반응하면서 이른바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다.

이런 면을 생각하면 여기서 나오는 결론도 확실하다.

즉, 소위 ‘문제아’라는 아이들에겐 오로지 도움만 필요할 뿐, 어떤 경우에도 비난과 처벌은 필요가 없다

 

아이가 한사코 말 안 듣는 원인을 아이의 심리 깊은 곳에서 찾아야 한다. 아이가 ‘그냥 말을 안 듣거나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 것 등은 표면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며, 실제로는 다른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대체로 이성적인 게 아니라 감정적인 것이다. 게다가 이 원인을 어른도 아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원인을 알아야 하며, 이제 우리는 그걸 다룰 것이다. 

 

* * *

아이들이 비뚤어진 행동을 보이는 주요 원인 네 가지를 심리학자들이 밝혀냈다. 

 

1) 첫째 원인 – 관심 끌기 위한 투쟁

만약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감정적으로 평온해질 만큼 (이에 관해 우린 이미 많이 얘기했어) 관심을 얻지 못하면, 아이는 나름대로 그것을 얻을 방법을 찾는다. 바로, 부모의 말을 안 듣기. 불순종. 

그러면 부모는 자기가 하던 일을 잠시 그만두고 지적을 퍼부어… 이것이 아이한테 기분 좋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부모의 관심은 얻었다! 관심과 눈길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그런 것이라도 있으면 더 좋아.

 

부모의 관심과 눈길 끌기

 

2) 둘째 원인 – 부모의 지나친 파워와 간섭에 맞서서 자기주장과 독자성을 위한 투쟁 

세 살쯤에 아이에겐 뭔가를 ‘스스로 직접’ 하려는 욕구가 아주 커지는데, 이것이 유년기 내내 간직되며 십대에 이르러 특히 두드러진다. 이 욕구와 갈망의 침해나 손상에 아이들은 아주 민감하다. 그러나 부모가 지시나 지적, 의구심 등을 주로 표명할 때 아이들은 특히 더 힘들어한다. 부모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에게 올바른 습관을 들이고 규율을 가르치고 실수를 경고하면서 교육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런 교육은 정말 필요해, 한데 문제는 그걸 어떻게 하느냐 하는 점이다. 지적과 잔소리, 충고가 지나치게 잦으면, 지시와 비판이 지나치게 격하면, 염려가 지나치게 과장되면... 아이가 들고일어나기 시작한다. 

 

아이가 독자성과 자기주장을 고수하려는 갈망

 

아이는 양육자를 상대로 완강하게 고집부리고 제멋대로 굴고 어깃장을 놓는다. 아이로서는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자기 일을 자신이 결정할 권리를 지키고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임을 내보이는 것. 아이의 결정이 때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고 심지어 잘못된 것이라 해도,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대신 그게 자신이 내린 결정이라는 점, 이게 중요해! 

 

3) 셋째 원인 – 보복하고 싶은 마음

아이들은 부모에게 자주 삐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할 수 있어. 부모가 동생에게 더 관심 보인다, 엄마가 아빠와 헤어졌다, 집에 계부가 나타났다, 아이를 가족과 떼어놓았다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할머니한테 보내), 부모가 늘 싸워… 

 

동생을 편애한다고 여겨서 보복심이 일어나는 아이

 

 

개인적인 이유로 삐치고 화가 나기도 한다. 날카로운 지적, 지키지 않은 약속, 불공정한 처벌. 그러면 또 마음속 깊이 아이는 불안하고 고통을 겪는데,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반항, 말 안 듣기,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가 하는 ‘나쁜’ 행동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당신들이 나한테 나쁘게 했어, 그러니까 당신들도 나쁘게 당해 봐!..”

 

4) 끝으로 네 번째 원인은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 상실

아이가 어떤 한 생활 영역에서 문제를 겪는데, 전혀 다른 영역에서 실패하거나 낭패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급에서 다른 아이들과 관계가 안 좋을 수 있는데, 그 결과 수업을 빼먹는 것. 또는 학교에서 원만치 못한 생활함이 집에서 반항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아이의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 쓰라린 실패 경험과 자신에 대한 비판을 쌓으면서 아이는 자신감을 아예 잃는다. 그리고는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어, 그래봤자 되는 건 하나도 없을 거야’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건 마음가짐에서 그렇고, 외적 행동으로 내보이는 것은 “어차피 나한텐 똑같아”, “나쁘게 되라고 해”, “난 나빠질 거야!” 같은 외침이다.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 상실

 

이른바 ‘다루기 힘든’ 아이들의 갈망이 아주 긍정적이고 온당하며, 그들은 부모의 따스함과 관심을 자연스레 요구하며 자기 인격을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하며 공정함과 성공을 갈망한다. 그렇지 않은가?

소위 ‘문제아’라 불리는 아이들의 재앙은

1) 이 갈망이 실현되지 못하고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서 날카롭게 고통받고

2) 이 결핍을 아무것도 채우지 못하는 방법들로 채우려고 시도하면서 고통받는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왜 그렇게 ‘비합리적’인가?

왜냐하면, 그걸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아이들의 크게 비뚤어진 행동은 전부 도와 달라는 신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으로 우리한테 “난 힘들어! 안 좋아! 날 좀 도와줘요!” 하고 외치는 것이다. 

 

그때 부모가 아이를 도울 수 있을까? 실제에서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단지, 그러려면 아이가 말을 안 듣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네 가지 감정적 문제 가운데 어떤 것이 아이가 정상적으로 존재하기를 방해하는지 밝혀내고, 그에 걸맞게 부모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다. 

 

원인을 알아내기가 얼핏 보기엔 간단치 않다. 사실 여러 원인이 밖으로야 똑같이 드러나지 않는가. 예를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부모의 관심 끌려는 욕구와도, 남의 의지에 매이지 않겠다는 갈망과도, 부모에게 ‘보복하려는’ 시도와도, 또 자기 힘의 믿음 상실과도 다 관련되지 않는가. 

 

* * *

그럼에도 말을 안 듣고 나쁘게 행동하는 진짜 원인을 알아내기란 상당히 간단하다. 이 방법이 역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부모가 자기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8과. 자녀와 갈등 해소 방법 (27)

Procrastination 질질끄는 버릇

소중한 일은 절대 미루지 말아요. 야쉰

<나-메시지>의 장점 (24)

6과. 아이의 얘기에 귀기울이지 못하는 이유 (18)

부정적 경험 맛보게 하기 (13)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4. 카를손이 내기를 걸다 (2-1)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바람의 방향을...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루덩의 악마들 6편 2

수다쟁이 어린 딸

자장가 (a lullaby)

산중 메아리 (echo)

엄마 말 안 듣는 아이

아이들의 스피치 준비

728x90
728x90

 

(9과 <규율에 대하여> 계속)

 

법칙 4. 

(제한, 요구, 금지 등의) 규칙은 어른들 간에 합의된 것이어야 한다. 

엄마 말이 다르고 아빠 말이 다르고, 때론 할머니 말이 다른 경우가 잦은가? 이런 식이다. 

 

새로 산 예쁜 구두를 신고 유치원 가겠다는 딸과 허락하지 않는 엄마

 

순이에게 예쁜 구두를 새로 사 주었더니, 다음 날 아침 그걸 신고 유치원에 가고 싶어 한다. 
순이: 새 구두를 신을래요. 
엄마: 아니야, 그건 특별한 날이나 손님으로 갈 때 신으려고 산 거야. 
순이: 싫어, 오늘 신고 싶단 말이야! (징징대기 시작해.)
아빠: 걱정 마라, 방법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아내에게) 오늘 하루만 신게 하면 안 될까?
엄마: 아니, 안 돼요. 아이들은 값비싼 물건을 소중히 다룰 줄 알아야 돼! 
순이 (눈물을 더 흘리면서): 그럼, 유치원에 안 갈래!
(이때 나타난) 할머니: 또 뭔 일이여? 아침부터 애를 울리고 그래?! 얘야, 이리 오렴, 왜 속이 상한 거니. 아, 구두 때문에? 내가 오늘 다른 걸 사줄 테니, 신고 싶을 때마다 그걸 신어라. 

 

새 구두를 신고 유치원에 가겠다는 딸과 허락 않는 엄마, 중재하는 아빠, 손녀 역성을 드는 할머니.

이런 경우 아이가 규칙을 습득하고 규율에 적응하기 어렵다.

아이는 어른들 의견을 갈라놓으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얻는 데 익숙해진다.

그 결과 집안에서 어른들 간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게 된다.  

 

아이를 앞에 두고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다른 쪽의 요구와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순간엔 침묵했다가 나중에 아이가 없을 때 이견을 의논하고 합의에 이르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좋다

 

규칙을 일관성 있게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만약 9시에 잠자리에 드는 아이를 이틀 연달아 9시가 아니라 10시에 잠자게 했다면, 셋째 날에는 제 시각에 재우기 힘들 것이다. 아이가 "어제 그제는 10시에 자도 좋다고 허락했잖아요" 하고 이의를 제기할 게 분명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어떤 요구가 얼마나 확실한지 늘 시험하면서 정말 확고부동한 것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간과하면, 아이가 고집부리고 징징대며 떼쓰는 법을 배우게 된다. 

 

법칙 5. 요구나 금지를 전하는 말투는 명령조가 아니라

친근하고 설명하는 식이어야 한다.

 

부모가 뭔가를 하지 못하게 할 때 아이는 대체로 힘들어하기 마련이다.

한데, 그 금지가 짜증 묻어 있거나 고압적인 어조로 나온다면, 부모 요구대로 하기가 아이에겐 두 배로 어려워진다. 

우리가 앞에서 알게 된 것을 상기하자면, 

“왜 안 돼요?” 하고 묻는 아이에게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렇게 해야 되니까”,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같은 대답은 삼가야 한다. 
간략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미 늦었어”, “이건 위험해”, “깨지기 쉬우니까…" etc.

 

설명은 간략하게 한 번만 해야 한다.

아이가 또 “왜?” 하고 묻는다면, 이건 아이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금하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을 금방 떨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당신이 예를 들면 <적극적 듣기> 같은 방법을 이미 습득하고 훈련했다는 것이 도움 된다.

지시나 명령조, (부정적인) <너-메시지>는 아이의 반항을 키울 뿐이다. 

 

부모인 당신이 규칙을 얘기할 때는 무인칭 형식으로 말하는 게 더 좋다. 이를테면...  

“라이터를 갖고 놀면 안 돼” 대신 “아이들은 라이터를 갖고 놀지 않는단다.” 
“당장 초콜릿을 제 자리에 갖다 놔!” 대신 “초콜릿은 대개 식사 후에 먹는다.” 
“고양이를 못살게 굴지 마라!” 대신 “고양이 꼬리는 잡아당기라고 있는 게 아니란다.” 

 

같은 상황에서 엄마와 자녀들의 대화 형식 두 가지를 보자. 전자는 실패, 후자는 성공적인 대화가 됐다. 

 

재미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잠잘 시간이 됐다고 알리는 엄마

 

아이들이 놀이에 정신 팔려 있다. 
엄마: 됐어, 이제 그만 끝내라! (지시)
아들: 네? 왜 그만둬야지요?
엄마: 왜 그런지 잘 알잖아. 너희가 잠잘 시간이야. (<너-메시지> 형식의 지시
딸: 어, 벌써 자야 돼요?
엄마: 그래, 이미 시간 됐어! 딴 소리 하지 마라! (지시) (놀이를 중단시키고, 아이들은 기분 상하고 화가 난다.) 

 

엄마의 첫마디부터 다르게 대화한다면 훨씬 더 좋다. 

엄마: 얘들아, 이제 그만 끝낼 시간이 됐다. (무인칭 형식)
아들: 네? 왜 그만둬야지요?
엄마: 자러 갈 시간이야. (무인칭 형식)
딸: 어, 벌써 자야 돼요?
엄마: 놀이가 재미있어서 그만두기 힘든 것 같구나. (적극적 듣기)
딸: 네, 아주 재미있어! 봐요, 이제 금방… 5분이면 끝날 거야!
엄마: 좋아, 5분은 길지 않으니까, 약속한 거야. 
아이들: 네, 네. 끝내고 우리가 다 치울게요.  

 

보다시피, 여기서 엄마는 다정한 말투를 취하면서 아이들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했다. 이 때문에 규율이 흔들리지 않았다. 외려 아이들이 놀이 뒤 정리할 책임을 스스로 떠맡았다. 

 

부모의 요구를 아이가 즉각 전적으로 실행하기 힘들어할 것을 예견하여, 그 요구 사항을 아이와 미리 의논하면 아주 좋다. 예를 들어,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가 늦은 시간에 끝나는데 아이가 시작 부분이라도 꼭 봐야겠다고 한다면, 중간에 그만 보게 될 것이라고 미리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경고하면서 동시에 다른 것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잠자기 전에 재미난 놀이를 하기 혹은 책을 읽어 주기. 그래도 아이가 ‘미련 버리지 못한, 힘든’ 버전을 택하면, 합의를 실행하고 아이가 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늦은 시간 티브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할 때

 

이 합의 사항을 지정된 시간 5분 전에 아이한테 부드럽게 상기시키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조건을 지키도록 돕는 '조력자'가 된다. 시간이 다 되어 불시에 재촉하고 닦달하는 ‘경찰’이 아니라. 그러면 아이는 갈등 없는 규율의 경험을 작게나마 또 얻는 것이다.  

 

*  *  *

규율에 관한 얘기는 처벌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방법을 다 써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이 얘기로 들어가기 전에 내가 장담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 즉, 여러 규칙에 관한 법칙 5가지와 또 앞의 여덟 수업에서 알아보고 습득한 것을 전부 준수할 때, 자녀가 말을 안 듣는 경우가 (아예 없어지진 않는다 해도) 몇 배는 줄어들 것이라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명백히 나쁜 행동에 당신이 반응하게 될 순간이 닥칠 수 있다. 

 

체벌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나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반대한다.

체벌을 받은 아이들은 겁먹고 적개심을 품게 되며 수치심을 겪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그렇게 해서는 긍정적인 효과는 적고 부정적인 후과가 더 크게 마련이다.

부정적인 후과 없이 신체에 작용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황하고 흥분하여 어쩔 줄 모르는 아이를 억제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런 장면을 목격했다.

열세 살 된 존이 집 옆에 세워둔 자동차에서 엄마를 기다리다가 호기심에 시동을 걸었다. 드라이브 상태로 있던 자동차가 (아이는 이걸 못 봤어) 급격히 움직이면서 울타리를 부수고 나무에 충돌했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아이가 기겁하여 차에서 나와 집으로 뛰어들었다. “큰일 났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이동생이 이 광경을 창문 너머로 보고는 들어오는 오빠에게 뭐라고 쓴소리를 하자, 오빠가 그냥 밀치는 바람에 넘어졌다. 

 

십대 소년의 엄마의 자동차를 나무에 들이박다.

 

딸의 비명에 엄마가 나타났다. 아들의 상태를 보더니 손을 잡아 얼른 소파에 앉혔다. 

– 이거 놔요. - 존이 자기 손을 잡아 뺐다. 

– 아니야. - 엄마가 단호하게 말했다. - 네가 진정될 때까지 너를 꼭 붙잡고 있겠어. 

– 싫어, 놔 줘요. – 존이 버텼다. - 이럴 수 없어! 이건 폭력이에요!

– 아니야, 존 – 엄마가 아이를 계속 붙잡은 채 차분하면서도 귀에 와닿게 말했다. - 지금 널 놓아줄 수 없단다. 네가 자신을 통제하게 되면 놔주겠어. 한데 넌 지금 그럴 수 없잖니.

– 하지만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엄만 몰라! (그때 엄마는 주변에서 오가는 짤막한 얘기들을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있었다.)

안다, 얘야. 네가 자동차로 울타리를 부수고 나무에 들이박았어. 그러나 이건 중요하지 않아. 나한테 지금 중요한 것은 네가 진정하는 거야. 난 너를 벌하지 않을 거야, 네가 마음을 추스르도록 도울 거야. 네가 진정되면, 그때 자동차 얘기를 하자

 

당황하고 흥분한 십대 아들을 엄마가 소파에 앉히고 두 손을 꼭 잡고 있다.

 

그 사건을 나는 긴박한 상황에서 엄마가 지혜롭고 품위 있게 십대 아들을 대하는 교훈으로 기억해 왔다. 혹시 누군가는 "잘못했으면 벌을 줘야 하는데, 여기엔 처벌이 전혀 없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소개한 장면에서는 부모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처벌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십대 아이는 일어난 사건에 의해 이미 벌을 받은 셈이고, 엄마는 아들이 그 교훈에서 뭔가 얻도록 돕는 것을 자기 역할이라고 본 것이다. 

 

자, 우리는 아이가 저지른 부정적 결과에 관한 문제에 다시 부닥쳤다. 

그런 것을 허용해도 되나? 허용하면 안 되나? 

저 앞의 레슨에서 우리는 아이가 이런저런 실수를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게끔 허용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 이제 거기에 덧붙일 수 있어. 아이가 규율 존중하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도 뭔가 실수하고 잘못 행동할 수 있다고 우리는 보는 것이다.  

 

*  *  *

부모나 인생 선배, 선생 등말을 듣지 않아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후과 그 자체가 삶에서 나오는 징벌의 한 형태이다. 게다가 그런 경우 아이는 자신 이외에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기 때문에 그 후과가 소중한 징벌이기도 하다.  

 

고양이 발톱에 긁힌 딸, 공부 안 한 과목에서 낙제점 받은 아들

 

고양이 발톱에 심하게 긁힌 아이나 공부하지 않은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은 학생은 그 후과로 인해/덕분에 어쩌면 부모가 하는 요구의 중요성과 생생한 필요성을 처음으로 느낄지도 모른다. '아, 그 말씀이 옳았어!' 

 

그런 경험 하나가 말로 하는 열두 가지 지시나 훈계보다 더 값지다.

게다가 우리는 아이가 갈 수 있는 곳 어디나 다 쫓아다니면서 자리를 깔아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 대신 나중에 아이가 실패할 때 적극 도울 수 있다. 

 

여기서 <적극적 듣기>가 꼭 필요하다

다시 강조하건대, 이 방법은 아이가 어떤 결론을 스스로 내리게 돕는다. 

아이가 뭔가 실수하거나 잘못 했을 때 부모로서

"내가 진작 너한테 경고했지…", "엄마 말을 안 들으니까 그런 거야, 다 네 탓이다"

같이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 죽을 지경인 경우가 더러 있다 하더라도, 그런 말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까닭은...

1) 아이는 부모의 경고를 잘 기억하며 

2) 아이는 지금 속상하고 풀이 죽어서 어떤 합리적인 지적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 

3) 자기 실수를 인정하기 힘들고, 당신의 (올바른) 지적이나 핀잔에 덤벼들 준비가 돼 있으니까. 

 

(인생 자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징벌보다) 두 번째 처벌 유형이 더 익숙한데, 이건 부모한테서 나온다.

“네가 만약 …하면/이면, … 될 거야”

같은 경고에서 시작되어 경고 약속의 집행으로 끝난다. 예를 들어...

“계속 그렇게 버릇없이 굴면, 너를 방구석에 세워 놓겠어.” 

"네 방을 청소하지 않으면, 놀러 나갈 생각도 하지 마라."

 

이런 처벌은 불복종의 조건부 후과라고 불린다.

왜냐하면, 이건 아이 행동에서 자연스레 비롯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재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니까.  

 

* * *

불복종의 조건부 후과 같은 것에 어떻게 대해야 하나? 어쨌든 그런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처벌을 적용할 때 아주 중요한 법칙 하나를 견지하는 게 좋다. 

 

법칙 6.  아이를 나쁘게 만들면서 벌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으면서 벌하는 게 더 낫다. 

달리 말해,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가기보다 플러스에서 제로로 향하면서 벌하는 게 더 낫다. 여기서 제로는 모와 자녀 두 사람의 중립적이고 평탄한 관계를 뜻한다. 

그럼, 플러스는 무슨 뜻?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8과. 자녀와 갈등 해소 방법 (27)

7과. 부모의 감정은 어떻게 하나? (23)

<나-메시지>의 장점 (24)

소중한 일은 절대 미루지 말아요. 야쉰

6과. 아이의 얘기에 귀기울이지 못하는 이유 (18)

<적극적 듣기> 특성과 대화 규칙 (15)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5. 카를손의 장난 (2-1)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사람과 물건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루덩의 악마들 7-2편 4

루덩의 악마들 4편 1

루덩의 악마들 (1편 1)

루덩의 악마들 9편 3

대화에서 피해야 할 표현들

유념해야 할 일상 메타 표현

소통 법칙 14가지 (1. 오디오) - 호메로스, 소크라테스, 파스칼

17-1. 동일시가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정서적으로 성숙한 사람의 징표 11가지 (1)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