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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과. 우리의 감정 항아리, 계속)  

 

“저리 꺼져, 이 멍청이야!”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미 ‘좋은/똑똑한’ 아이나 ‘나쁜/멍청한’ 아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이것이 한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한 심리학자가 평범한 초등학교 두 학급의 수업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교사에게 아이들 행동을 관찰한다고 설명하고 맨 뒷줄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실제로 그의 관심은 교사가 이른바 ‘우등생들’과 ‘열등생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각 학급에서 각 그룹의 학생을 서너 명씩 점찍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른바 ‘우등생’으로 평가된 아이들한테는…
“잘했어”, “훌륭해”, “좋아”, “(다른 아이들에게) 이 애를 본받아라”, “넌 벌써 다 공부했지”, “늘 잘 해내는구나”
같이 긍정적인 말을 하루 평균 23번 건넸
.
그리고 부정적인 말은 하루에 한두 번만 했다. 

 

우등생을 칭찬하는 교사

한데 이른바 ‘열등생들’의 경우엔 완전히 정반대였다.
(“또 너로구나!”, “하는 짓이 어째 그 모양이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 같으니!”, “널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등) 나무라고 지적하고 혼내는 말을 하루에 평균 25번이나 하고
, 긍정적인 말이나 중립적인 말은 아예 하지 않거나 어쩌다가 한 번이었다. 

 

학교에서 이른바 '열등생'을 대하는 교사의 모습

교사의 이런 태도는 급우들에게도 전염됐다.

아이들은 휴식 시간에 이 심리학자를 둘러싸고 얘기를 나누곤 했다. 그들은 최대한 더 가까이 다가들어 이 사람의 손을 잡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등 호감을 드러내곤 했다. 그런데 둘러싼 이 아이들 틈으로 이른바 ‘열등생’이 끼어들려고 하자, 아이들은 “저리 꺼져, 이 멍청이야!” 하면서 그애를 몰아낸 것이다

그 아이의 입장이 됐다고 생각해 보자.
권위 있고 존경받는 사람들한테서 꾸중이나 지적, 비판의 소리를 하루 평균 25번이나(!) 들으면서, 그렇게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간다고 상상해 보라! 게다가 수업 중간중간 휴식 시간엔 또래의 급우들한테서 배척을 당한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될까? 견딜 수 있겠나? 버텨 내겠는가? 

 

이 연구를 소년 교정시설에서 계속한 결과 아이들이 어떻게 ‘생존하는지’ 분명해졌다.

알고 보니… 거기에 수용된 미성년자들의 98%가 이미 초등학교 1, 2학년 때부터 또래들과 교사들에게 배척된 경험을 안고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이른바 '열등생'을 따돌린다.

 

이제 우리는 감정 ‘항아리’를 이용하여 각각의 경우에서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수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앞에서 다룬 답변을 죄다 복습하고 체계화할 것이다.

 

* * *

1. 아이가 엄마한테 화를 낸다. “엄마는 나빠, 난 엄마 미워해!”

그렇게 화를 내는 이면에 아픔과 서운함 등이 숨어 있음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이런 경우 그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아이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헤아려 짚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의 태도에 대응하여 나무라고 벌주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의 부정적인 심적 체험만 더 깊어질 수 있으니까. (게다가 당신의 감정도 나빠지고.) 상황이 가라앉고 당신의 말투가 다정하게 될 때까지 훈계나 설교조의 말을 삼가는 게 더 좋아. 

 

2. “넌 (마음이) 아프구나.” 

만약 아이가 고통이나 서운함, 두려움 등에 시달리는 게 확실히 보인다면, 적극적 듣기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 방법은 우리 도표의 2층에 있는 여러 심적 체험을 위한 것이다. 

만약 부모가 같은 감정을 맛본다면, 그것을 <나-메시지> 형식으로 드러내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때 만약 아이의 ‘컵’도 가득 차 있다면 아이가 당신 얘기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기억하고, 먼저 아이의 얘기를 듣는 것도 괜찮다. 

 

3. 아이한테 무엇이 부족한가? 

아이의 불만이나 아픔이 같은 이유로 반복된다면, 만약 늘 징징대고 같이 놀자거나 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면, 혹은 그 반대로 늘 말을 안 듣고 싸우고 거칠게 군다면… 원인은 아이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도표의 3층). 아이에게 당신의 눈길이나 관심이 부족하거나, 거꾸로 자유와 독자성의 느낌이 부족할 수 있어, 아이가 학교생활이 좋지 못하거나 학습이 부진해서 고통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적극적 듣기 하나로는 충분치 못해. 사실 그것으로 시작할 수는 있지만, 그다음엔 그래도 내 아이한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애써야 한다. 만약 아이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아이의 학습이나 활동에 더 자주 관심 기울이고, 또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이상 통제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아이를 실제로 돕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앞에서 얘기 나눈 것처럼, 아주 효율적인 방법 하나는... 아이의 욕구에 거스르지 않고, 반대로 그에 화답하는 조건과 환경과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이가 많이 움직이고 싶어 할 때 안전하고 열린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될 것이고, 물웅덩이에 호기심을 보이고 철벅거리고 싶어 한다면 장화를 신기면 될 테고, 벽에 그림을 그리고 낙서하고 싶어 한다면 값싼 벽지를 발라 주면 되지 않겠는가.  

물살을 따라 노를 젓는 것이 거슬러 올라가기보다 더 쉽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 

 

아이의 바람과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라.

 

아이의 욕구를 이해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당신의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이의 얘기를 가장 폭넓게 적극적으로 듣는다는 뜻부모의 이런 능력은 적극적 듣기 기법을 더 많이 실천하면서 발달된다. 

 

4. “넌 나에게 소중하단다, 네가 하는 일은 다 잘 될 거야!”

우리 항아리 도표의 층을 따라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아이와 소통하는 스타일이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좋은, 소중한, 재능 있는, 혹은 나쁜, 쓸모없는, 실패한 사람인지를) 아이는 오로지 어른들한테서, 특히 부모한테서 알게 될 것. 

아빠가 아이에게&#44;

만약 가장 깊은 층이 (즉, 감성적인 자아감이) 부정적인 심적 체험으로 이뤄져 있다면, 아이의 여러 생활 분야가 어지러워진다. 아이는 자기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루기 힘든’ 골칫덩이가 된다. 그런 경우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부모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가장 많고,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트레이닝이 아주 효율적이다

 

아이가 자기 자신이며 주변 세계와 불협화음을 크게 만들지 않게 하려면, 아이의 자존감을 늘 북돋울 필요가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다시 살펴보자.

► 아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

► 아이의 심적 체험과 욕구를 적극적으로 듣기

► 함께 있기 (책 읽기, 놀기, 작업하기) 

 

► 아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에 간섭하지 않기 (독자성 존중)

► 아이가 요청할 때 도와주기 (근접발달 영역 법칙)

► 아이가 하는 일이 잘 되게끔 지지하기 

 

► 자신의 여러 감정을 나누기 (즉, 아이를 신뢰하기).

►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일상 소통에서 다정한 어구를 이용하기. 예를 들어, 

너랑 같이 있으니까 좋구나. 널 보니까 기쁘단다. 

네가 집에 오니까 좋다. 

네가 ... 하는 게 난 좋단다. 

엄마는 네가 보고 싶었단다. 

자, 함께 (해볼까, 앉자꾸나 등등.)

넌 당연히 해낼 거야. 잘 처리할 거야. 

네가 우리한테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 하루에 최소한 4번 포옹하기, 8번이면 더 좋아. 

 

아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시간 보내고 다정한 말투를 쓰고...

저런 방법 이외에도 자녀에 대한 사랑과 직관이 당신에게 알려줄 방법이 또 많이 있다.

비록 갈등과 충돌로 한숨과 탄식이 생긴다 해도, 그런 것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또 많이 있다.  

그러니 늘 희망을 품고 차분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꾸준히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 

행운과 마음의 안녕이 당신께 (모든 부모에게) 깃들기를!                    

(자녀와 소통 1부 끝)  

 

관련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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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경청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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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행동을 하는 원인 4가지, 9과 계속) 

 

*  *  *

부모 말을 듣지 않아서 생기는 조건부 후과 같은 것에 어떻게 대해야 하나?

어쨌든 그런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처벌을 적용할 때 아주 중요한 법칙 하나를 견지하는 게 좋다. 

 

법칙 6.  아이를 나쁘게 만들면서 벌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아 벌하는 게 더 낫다. 

 

달리 말해,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가기보다 플러스에서 제로로 향하면서 벌하는 게 더 낫다. 여기서 제로는 부모와 자녀 두 사람의 중립적이고 평탄한 관계를 뜻한다. 

그럼, 플러스는 무슨 뜻?  

 

예를 들어, 일요일마다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낚시에 가기, 혹은 엄마가 맛있는 과자를 구워 주거나 다 함께 산책하러 나가기 등이 이 가족의 일이다. 아이들은 그런 가족 행사를 대체로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 부모가 아이에게 각별한 관심을 돌리고 아이와 함께 흥미로운 시간을 보낸다면... 이건 아이에겐 진짜 축제이다.  

 

일요일마다 엄마가 맛난 케이크를 만들어 주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 말을 안 듣거나 나쁜 짓을 하게 되면, 그날이나 그 주간에 이 ‘축제’는 취소된다.

"아, 그걸 어떻게 처벌이라 할 수 있나?" 의문을 품게 되나?

하지만 이건 아이한테 상당히 뼈저린 처벌이다! 더욱이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지도 않고 아이를 비하하지도 않는 처벌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사실 아이들은 어떤 것이 공정한지 아닌지를 잘 느낀다. 부모가 속상하거나 화가 났기 때문에 자기 시간을 내주지 않을 때, 이건 공정하다고 인정한다. 

 

한데 만약 부모가 늘 바쁘고 모든 양육이 요구와 지적과 ‘마이너스’ 처벌로 국한된다면, 어떻게 되겠나?

이런 경우 통상 규율 확립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부모를 경원시하며 겉으로 맴돌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 상호 불만이 생겨 쌓이고 결국 부모와 자녀가 갈라지게 된다.  

 

부모가 늘 바쁘고 아이에겐 주로 요구와 지적과 의구심을 표명할 때...

 

실질적인 결론은 무엇인가? 이미 짐작했을 터인데, 가능한 한 크고 작은 축제를 자꾸 만들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낼 필요가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활동이나 작업, 즐거움이 생기는 가족 행사 등을 궁리하라. 

개중 몇 가지를 정기적으로 실행하면서, 아이가 그걸 기다리고, 아이가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그 행사를 꼭 치르게 된다고 알게 하라. 

아이가 정말 말을 안 듣거나 못된 짓을 저질러 당신 속을 뒤집는 경우에만 그 이벤트를 취소하라. 

하지만 자잘한 것들로 행사를 (이벤트, 축제를) 취소한다고 위협하지는 말라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의 영역은 당신 삶의 ‘황금 펀드’이다. 

그건 동시에 아이의 근접 발달 영역이며, 아이와 당신의 우의적 소통의 기반이요 갈등 없는 규율의 담보이다. 

 

* * *

 

이제 우리에겐 가장 어려운 경우들을 얘기하는 것만 남았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다룰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아이가 말을 안 듣고 규율 때문에 일어나는 충돌이 예외보다는 더 자주 일어나는 경우 말이다. 십대 아이들이 상대하기 더 ‘힘든’ 법이지만, 연령대와 무관하게 아이들이 다 그럴 수 있다. 

 

기펜레이터 여사는, 아이와 소통이 기쁨보다 걱정과 비탄을 더 안기고 나아가 소통 절벽에 이르렀다 해도 낙담하지 말라고 격려한다.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특별한 작업이 필요하다. 

 

소위 '문제아'라는 아이를 이해하기

 

먼저, 부모나 교사들도 다 알지는 못하는 것 한 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말 안 듣는 아이들, 이른바 ‘불량한’ 아이들을 흔히 비난한다. 그들에게서 악의적인 의도나 나쁜 유전자 등을 찾는다.

실제로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특히 민감하고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이다. 그들은 더 안정적인 아이들보다 삶의 부담과 힘겨움에 훨씬 더 일찍 강하게 반응하면서 이른바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다.

이런 면을 생각하면 여기서 나오는 결론도 확실하다.

즉, 소위 ‘문제아’라는 아이들에겐 오로지 도움만 필요할 뿐, 어떤 경우에도 비난과 처벌은 필요가 없다

 

아이가 한사코 말 안 듣는 원인을 아이의 심리 깊은 곳에서 찾아야 한다. 아이가 ‘그냥 말을 안 듣거나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 것 등은 표면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며, 실제로는 다른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대체로 이성적인 게 아니라 감정적인 것이다. 게다가 이 원인을 어른도 아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원인을 알아야 하며, 이제 우리는 그걸 다룰 것이다. 

 

* * *

아이들이 비뚤어진 행동을 보이는 주요 원인 네 가지를 심리학자들이 밝혀냈다. 

 

1) 첫째 원인 – 관심 끌기 위한 투쟁

만약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감정적으로 평온해질 만큼 (이에 관해 우린 이미 많이 얘기했어) 관심을 얻지 못하면, 아이는 나름대로 그것을 얻을 방법을 찾는다. 바로, 부모의 말을 안 듣기. 불순종. 

그러면 부모는 자기가 하던 일을 잠시 그만두고 지적을 퍼부어… 이것이 아이한테 기분 좋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부모의 관심은 얻었다! 관심과 눈길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그런 것이라도 있으면 더 좋아.

 

부모의 관심과 눈길 끌기

 

2) 둘째 원인 – 부모의 지나친 파워와 간섭에 맞서서 자기주장과 독자성을 위한 투쟁 

세 살쯤에 아이에겐 뭔가를 ‘스스로 직접’ 하려는 욕구가 아주 커지는데, 이것이 유년기 내내 간직되며 십대에 이르러 특히 두드러진다. 이 욕구와 갈망의 침해나 손상에 아이들은 아주 민감하다. 그러나 부모가 지시나 지적, 의구심 등을 주로 표명할 때 아이들은 특히 더 힘들어한다. 부모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에게 올바른 습관을 들이고 규율을 가르치고 실수를 경고하면서 교육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런 교육은 정말 필요해, 한데 문제는 그걸 어떻게 하느냐 하는 점이다. 지적과 잔소리, 충고가 지나치게 잦으면, 지시와 비판이 지나치게 격하면, 염려가 지나치게 과장되면... 아이가 들고일어나기 시작한다. 

 

아이가 독자성과 자기주장을 고수하려는 갈망

 

아이는 양육자를 상대로 완강하게 고집부리고 제멋대로 굴고 어깃장을 놓는다. 아이로서는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자기 일을 자신이 결정할 권리를 지키고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임을 내보이는 것. 아이의 결정이 때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고 심지어 잘못된 것이라 해도,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대신 그게 자신이 내린 결정이라는 점, 이게 중요해! 

 

3) 셋째 원인 – 보복하고 싶은 마음

아이들은 부모에게 자주 삐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할 수 있어. 부모가 동생에게 더 관심 보인다, 엄마가 아빠와 헤어졌다, 집에 계부가 나타났다, 아이를 가족과 떼어놓았다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할머니한테 보내), 부모가 늘 싸워… 

 

동생을 편애한다고 여겨서 보복심이 일어나는 아이

 

 

개인적인 이유로 삐치고 화가 나기도 한다. 날카로운 지적, 지키지 않은 약속, 불공정한 처벌. 그러면 또 마음속 깊이 아이는 불안하고 고통을 겪는데,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반항, 말 안 듣기,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가 하는 ‘나쁜’ 행동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당신들이 나한테 나쁘게 했어, 그러니까 당신들도 나쁘게 당해 봐!..”

 

4) 끝으로 네 번째 원인은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 상실

아이가 어떤 한 생활 영역에서 문제를 겪는데, 전혀 다른 영역에서 실패하거나 낭패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급에서 다른 아이들과 관계가 안 좋을 수 있는데, 그 결과 수업을 빼먹는 것. 또는 학교에서 원만치 못한 생활함이 집에서 반항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아이의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 쓰라린 실패 경험과 자신에 대한 비판을 쌓으면서 아이는 자신감을 아예 잃는다. 그리고는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어, 그래봤자 되는 건 하나도 없을 거야’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건 마음가짐에서 그렇고, 외적 행동으로 내보이는 것은 “어차피 나한텐 똑같아”, “나쁘게 되라고 해”, “난 나빠질 거야!” 같은 외침이다.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 상실

 

이른바 ‘다루기 힘든’ 아이들의 갈망이 아주 긍정적이고 온당하며, 그들은 부모의 따스함과 관심을 자연스레 요구하며 자기 인격을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하며 공정함과 성공을 갈망한다. 그렇지 않은가?

소위 ‘문제아’라 불리는 아이들의 재앙은

1) 이 갈망이 실현되지 못하고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서 날카롭게 고통받고

2) 이 결핍을 아무것도 채우지 못하는 방법들로 채우려고 시도하면서 고통받는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왜 그렇게 ‘비합리적’인가?

왜냐하면, 그걸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아이들의 크게 비뚤어진 행동은 전부 도와 달라는 신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으로 우리한테 “난 힘들어! 안 좋아! 날 좀 도와줘요!” 하고 외치는 것이다. 

 

그때 부모가 아이를 도울 수 있을까? 실제에서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단지, 그러려면 아이가 말을 안 듣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네 가지 감정적 문제 가운데 어떤 것이 아이가 정상적으로 존재하기를 방해하는지 밝혀내고, 그에 걸맞게 부모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다. 

 

원인을 알아내기가 얼핏 보기엔 간단치 않다. 사실 여러 원인이 밖으로야 똑같이 드러나지 않는가. 예를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부모의 관심 끌려는 욕구와도, 남의 의지에 매이지 않겠다는 갈망과도, 부모에게 ‘보복하려는’ 시도와도, 또 자기 힘의 믿음 상실과도 다 관련되지 않는가. 

 

* * *

그럼에도 말을 안 듣고 나쁘게 행동하는 진짜 원인을 알아내기란 상당히 간단하다. 이 방법이 역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부모가 자기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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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규칙 2>는 아이가 어렵게 여기는 일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설명한다. 

다음 사례는 이 규칙의 보충 사항들이 뜻하는 바를 더 세세하게 보여준다. 

 

* * *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봤을 것이다.

대개는 아이가 안장에 앉은 뒤 균형 잃어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지 않게 버티는 것부터 시작된다. 당신은 한 손으로 핸들을 쥐고 다른 손으로 안장을 잡고 자전거가 똑바로 서게 한다. 

이 단계에서는 거의 모든 것을 당신이 직접 한다. 당신이 자전거를 끌고 아이는 그저 서툴고 조급하게 페달을 돌리려고 할 뿐. 하지만 얼마 지나서 아이 스스로 핸들을 조작하는 것을 보게 되고, 그때 당신은 핸들을 쥔 손에서 서서히 힘을 뺀다.

아이한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를칠 때 처음엔 아빠가 핸들과 안장을 잡는다.

또 얼마큼 시간이 흐르면 당신은 핸들을 놓고 안장만 붙잡은 채 바로 뒤에서 쫓아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끝으로 당신은 안장을 잠깐 놓아서 아이가 스스로 몇 미터쯤 가도록 할 수 있다고 느낀다, 비록 언제든 다시 아이를 붙잡아 줄 준비가 돼 있긴 하지만. 

마침내 아이가 스스로 자신 있게 타는 순간이 온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 싶을 때 아빠는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에서 다 손을 뗄 수 있다.

아이가 부모 도움으로 습득하는 새로운 일들을 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자전거 타기와 비슷한 면이 많을 것이다.

흔히 아이들은 적극적이어서, 부모가 하는 것을 자기도 해보려고 늘 덤벼들게 마련이다.

만약 어린 아들과 전기 기차를 가지고 놀면서 아빠가 처음에 레일을 깔고 기관차를 작동시켰다면, 그다음 얼마 뒤에는 아이가 그 일을 다 스스로 하려고 든다. 게다가 이제는 레일도 자기 나름대로 설치한다. 

 

만약 예전엔 엄마가 어린 딸에게 밀가루 반죽을 떼어 주고 딸이 서툴지만 나름대로 과자나 빵을 만들게 했다면, 이제 어린 딸은 자기가 반죽을 빚어 덩어리를 자르고 싶어 한다. 

새로운 일들의 ‘영역’을 습득하려는 아이의 갈망은 아주 중요하며, 부모는 그걸 아주 소중히 지켜줘야 한다.

이젠 아이가 직접 반죽을 빚고 자르고 싶어 한다.
…아이들은 적극적이야, 당신이 하는 것을 늘 자기도 해보려고 든다.

 

* * *

이제 우리는 아마도 가장 미묘한 순간에 이른 듯하다. 즉,

아이의 자연스러운 적극성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나?

그걸 어떻게 죽이지 않고, 어떻게 무뎌지지 않게 해야 하나?

알고 보니, 부모들은 여기서 이중의 위험성에 시달린다.  

첫 번째 위험은...
자신의 몫을 너무 일찍 아이한테 떠넘기는 것. 자전거 사례로 보자면, 이건 5분 지나서 핸들과 안장에서 손을 다 떼는 것과 같다. 그런 경우 아이가 넘어질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되면 아이는 자전거 타려는 의욕을 아예 잃거나 내팽개칠 수 있다.
두 번째 위험은...
함께 하는 일에서 거꾸로 부모가 너무 오랫동안 집요하게 관여하는 것, 이른바
지루한 리더십 혹은 관리. 앞의 자전거 사례에서 이게 어떤 실수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상상해 보자. 부모가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을 쥐고서 아이와 함께 첫날부터 계속 일주일 이상 아이 곁에서 달리곤 한다면… 아이가 스스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게 될까? 거의 그렇지 못할 것이다. 이 무의미한 작업을 (학습을) 십중팔구 아예 지겨워할 것이다. 곁에 어른이 계속 들붙어 있는 것에도 물론 그렇고!

 

앞으로 몇 가지 레슨에서 우리는 일상사를 둘러싸고 아이들과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다룰 것이다.  

이제 가정학습으로 넘어가자.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과제 1

먼저 아이가 잘 못하거나 하기 힘들어하는 어떤 일을 고르라. 

“자, 이제 우리가 함께 해 볼까?” 하고 아이에게 제의하라. 

아이의 반응을 살피라. 

아이가 응한다면, 함께 그 일을 하라. 

당신의 개입을 줄일 수 있는 (핸들을 놓는) 순간을 주의 깊게 추적하라. 하지만 그걸 너무 빠르거나 급하게 하지 말라. 

아빠가 자전거 핸들을 너무 일찍 놓으면 아이가 넘어져.

사소한 것일지라도 아이가 처음 혼자 힘으로 거두는 성공을 반드시 눈여겨보라. 그걸 축하하라. (동시에 자신도!)

 

과제 2

아이가 (부모와 함께, 부모한테 배워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두어 가지 고르라. 

과제 1과 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라. 

그리고 아이와 자신에게 성공을 다시 축하하라.

 

과제 3

하루 동안 아이와 함께 같이 놀고 수다 떨면서 정성껏 대화하라. 당신과 함께 보낸 시간이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기억되게끔.

 

부모들의 질문 

 

문: 늘 그렇게 함께 뭔가를 하면서 아이가 버릇없게 크는 건 아닌가? 모든 걸 다 부모한테 넘기게 되지 않을까.

답: 그렇게 걱정할 만하다. 여기서 아이가 하거나 해야 할 일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이 떠맡을지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렸다. 

 

문: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전혀 없다면 어떡하나?

답: 내가 알기에, 당신에겐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일인지는 당신 자신이 선택하는 것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이 알고 있는 한 사실이 중요도의 선택에 도움 될 것이다. 즉, 아이들 양육과 교육에서 놓친 것을 수정하고 채우는 데 나중에는 열 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문: 아이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서도 내 도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답: 이건 당신과 자녀의 상호관계에 감정적 문제가 드리운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를 우리는 다음 레슨에서 다룰 것이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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