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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14 아이의 얘기를 다른 식으로 듣기 (6과 최종.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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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과 최종) 

 

아이의 얘기를 다른 식으로 듣기

 

아이들이 상상하기를 즐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동화를 듣거나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상상의 세계에 푹 빠지며, 현실 세계 못지않게 그 세계에서도 충만하게 산다. 

아이의 꿈과 판타지 속에서 함께 놀면서 아이가 품는 이 상상의 세계에 합류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아이가 정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다. 

 

두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잠자리에서 투정을 부리는 아이와 달래는 엄마

엄마가 철수를 침대에 눕히자 아이가 떼를 쓴다.

철수: 싫어, 안 잘래. (침묵) 아빠는 언제 와? 기다리다가 지쳤어. (아빠는 장기 출장을 떠나 금방 돌아오지 않는다.) 

엄마: 넌 아빠가 무척 보고 싶구나. 

철수: 응, 많이.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엄마: 나도 그렇단다. 그럼, 아빠가 오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어떻게 오실까? 

철수 (생기가 돌면서): 기차역에서 내린 뒤 전화를 걸어 “벌써 역에 내렸어, 곧 집에 도착할 거야!” 하고 알리지. 

엄마: 그래, 우린 아주 기뻐서 집 청소를 시작하고…

철수: 아니야, 우리는 청소를 벌써 끝냈는걸, 엄마가 특별히 갈비찜도 만들어 놓고. 

엄마: 아, 그렇지. 우린 식탁을 차리는 거야, 밥을 소복이 담고 국과 반찬도 내놓지. 

철수: 난 내 ‘차고’에서 새 장난감 자동차를 꺼내고, 탱크를 그린 앨범도 꺼내 놓아요. 

엄마: 아, 문 앞에서 벌써 발소리가 들리고, 벨이 울리네…

철수: 내가 달려가서 문을 열고 “아빠!” 하고 안기면, 아빠가 웃으면서 나를 안아서 들어 올리고…

 

대화가 몇 분 더 이어진다, 그다음에 아이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잠이 든다. 

 

***

다른 예는 많은 이들이 흔히 접하는 경우이다.  

초콜릿을 사달라고 하는 딸과 상상의 나래를 펴는 아빠

영희: 아빠, 초콜릿 먹고 싶어, 사 줘요.

아빠: 엄마가 어제 사준 거 같은데.

영희: 한 개만, 작은 걸로.

아빠: 근데 넌 많이 원하는구나. 

영희: 응, 많이 많이. 

아빠: 열 개, 아니, 스무 개가 더 좋겠다. 

영희 (게임을 가로채서): 아니, 백 개, 천 개야!!!

아빠: 그래, 우린 초콜릿을 천 개 사서 꽃마차에 싣고 집으로 옮기는 거야.

영희 (웃으면서): 사람들이 놀라서 “이 많은 초콜릿이 어디서 생겼어요?” 하고 물어봐요.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나눠주지요. 

 

아이와 부모가 함께 꿈을 품을 때, 아이는 자기의 감정을 어른이 듣고 함께 나눔을 알게 된다. 

 

* * * 

이번 레슨의 결론으로 실제 대화를 하나 더 인용하고 싶다.

이건 부모들이 <적극적 듣기> 방법을 얼마나 충분히 습득하는지 보여준다. 이것도 한 엄마의 기록이다. 

딸이 유치원에서 찍은 사진을 엄마와 함께 보면서...

우리는 딸이 유치원에서 단체로 찍은 사진을 본다. 딸이 여교사를 가리킨다. (사진의 교사 얼굴이 긁혀 있다.)

딸: 저 선생님 꼴도 보기 싫어!

나: 넌 이 선생님을 보는 게 싫구나.

딸: 응, 아주 못됐어.

나: 네 마음을 아프게 했구나. 

딸: 응, 나를 사냥개라고 욕하고 또 내가 훔치면 그때는…

나: 그러면 선생님이 뭔가를 하겠다고…

딸: 응.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어. 

나: 넌 이 얘기를 예전에 하고 싶지 않았구나. 

딸: 응, 난 무서웠거든. (울먹거린다.) 

내가 아이의 손을 쥔다.

 

이 대화에서 이 엄마는 이미 첫 번째 말에서 자동적으로 나올 수 있는 오류를 피했다.

즉, ‘교육적’ 지적이나 촌평을 범하지 않았다.

흔히 하는 실수대로 하자면, 선생님을 두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하고 대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대신에 이 엄마는 아이의 감정에 ‘공명/화답하고’, 아이의 감정을 함께 나누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그리하여 딸은 그동안 숨겨두었던 두려움과 속상함에서 벗어나기가 한결 쉬워졌다. 여기서 아이가 글썽인 눈물은 안도의 눈물이다.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과제 1

다음 대화에서 부모의 응답이 어떤 유형의 잘못된 말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라. (열쇠는 이 수업 끝에 있다.) 

치과에 안 가겠다고 하는 딸에게 엄마가 훈계

딸: 치과에 다시는 안 갈래!

엄마: 그런 소리 마라, 내일 예약돼 있으니까 다른 치아를 마저 다 손봐야지. (1)

딸: 더 못 참겠어. 얼마나 아픈지 알아요?!

엄마: 그렇다고 죽지는 않았잖니. 살다 보면 참아야 할 때가 종종 있단다. 그리고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이가 다 빠질 거야. (2)

딸: 말이야 쉽지, 엄마한테 드릴을 대지 않았으니까! 엄마는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아!

 

* * *

축구부에서 후보자로 빠졌다고 불평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조언

아들: 내가 마지막 훈련을 두 번 빼먹었더니, 코치가 오늘 나를 후보지 명단에 넣었어요. 

엄마: 아, 괜찮다. 네가 아니라면 누군가가 어차피 후보자 명단에 있어야 하잖아. 그리고 이번엔 네가 잘못했네. (3)

아들: 벤치에는 다른 애한테 앉아 있으라고 하면 돼, 난 싫어. 이건 불공평해. 철수는 나보다 실력이 약한데 경기에 내보냈어요. 

엄마: 그애 실력이 너보다 못하다는 걸 넌 어떻게 아니? (4)

아들: 당연히 알지! 우리 팀에서 내가 최고에 드는걸.

엄마: 내가 너라면 자리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을 거야, 좀 더 겸손할 필요가 있다. (5)

아들 (짜증을 내며): 엄마랑은 무슨 얘길 못하겠어,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 * *

남동생이 인형을 망가뜨렸다고 하소연하는 여섯 살 딸과 아빠

여섯 살 된 소녀가 아버지에게 (울면서): 저 애가 (3살 남동생이) 내 인형을 어떻게 했는지 봐요! 이제 다리가 덜렁거려. 

아빠: 그래, 어쩌다 그랬니? (6)

딸: 내가 어떻게 알아! 내 인형, 아-앙!

아빠: 진정해라, 뭔가 생각해 보자꾸나. (7)

딸: 진정할 수 없어, 난 몰라, 내 인형이…

아빠 (기쁜 표정으로): 아, 묘안이 떠올랐다! 인형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리를 다쳤다고 상상하는 거야, 이렇게 멋지게 말이야. (미소 짓는다.) (8)

딸 (더 크게 운다): 그런 상상은 싫어… 웃지 마. 저 애를 다음에 죽일 거야!

아빠: 무슨 말을 하는 거니?! 그런 말을 다시는 하지 마라! (9)

딸: 아빠는 나빠, 엄마한테 갈래. 엄마, 이것 좀 봐…

 

과제 2

그림 6.1, 6.2를 보고 과제 1처럼 어른들의 응답이 어떤 유형의 오류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라. 

뛰어놀다가 물웅덩이에 빠져 홈빡 젖은 아이와 부모, 조부모의 대화

그림 6.1 

수업시간에 쫓겨났다고 하는 아들에게 부모와 조부모가 한마디씩 건넨다.

그림 6.2 

 

과제 3 

아이와 대화하면서 잘 관찰해 보라. 특히 아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순간에 아이의 상태며 당신의 반응과 응답을 정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대화와 당신의 반응에 12가지 유형의 오류 가운데 어떤 것이 들어 있나?

<적극적 듣기>를 계속 훈련하라. 

이걸 습득하지 않고서는 우리 레슨을 더 이어가기가 힘들 것이다. 

 

과제 4

자녀에게 어떤 지적도 꾸지람도 하지 말고 하루를 보내 보라. 

지적이나 꾸지람 대신 적절한 계기가 생기면 (혹은 그런 계기가 없다 해도) 아이를 인정하고 장려하고 응원하는 말을 건네 보라. 

그리고 아이의 반응을 관찰해 보라. 

 

부모들의 질문 

 

문: 아이한테 질문도 하지 않고 조언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답: 다시 강조하건대, <적극적 듣기>에 장애가 되고, 그래서 피해야 한다고 정리해 놓은 12가지 자동적인 응답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 만약 아이가 차분한 상태에 있거나 아이와 이미 교감이 있다고 느낀다면, 더 자유로이 대화할 수 있다.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열 가지 말 가운데 질문 하나 넣는다고 해서 일이 잘못될 리는 거의 없다. 

어떤 부모들은 <적극적 듣기> 방법을 곧이곧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이 더 유용할 때가 있음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이와 소통의 새로운 스타일이 옛것과 그리 다르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낡은, 습관적인' 말을, 어구를, 표현을 알아두고, 그것이 자동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 아이가 불가능한 것을 계속 조르면서 울거나 심하게 보챈다면 어떻게 하나? 이럴 때는 듣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답: 그래도 아이가 하는 말을 적극적으로 듣도록 하라. 아이가 자기 마음을 알아준다고 느낄 만한, 당신의 처음 몇 마디가 예리한 상황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다음에 그 불가능한 것을 두고 아이와 함께 꿈을 품도록 하라. (<다른 식으로 듣기 두 번째 사례 참조) 

 


 

과제 1의 열쇠 

(1) 지시 (2) 논거, 위협 (3) 충고, 훈계, 지적 (4) 질문 (5) 조언, 비판 (6) 캐묻기 (7) 조언, 충고  (8) 조언, 농담 (9) 교화, 도덕적 훈계, 위협.

 

과제 2의 열쇠 

그림 6.1. (1) 지시 (2) 지레짐작, 추측 (3) 지적 (4) 겁주기 

그림 6.2. (5) 조언 (6) 빈정거림, 놀리기 (7) 설교, 훈계 (8) 캐묻기.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6과. 아이의 얘기에 귀기울이지 못하는 이유 (18)

<적극적 듣기> 기법의 실제 적용 (17)

5과. 아이의 얘기를 귀기울여 듣는 방법 (14)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외적 수단으로 아이의 일을 돕기 (10)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2과. 부모의... 도움인가, 간섭인가 (4)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사람과 물건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관계에 고요와 평정의 공간 들이기 위해 경청을. 50

소통에서 말투의 중요성

참을성 테스트

순한 사람조차 화나게 하는 말

소통 법칙 (2)

소통 법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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