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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과 규율 세우기, 최종)

*   *   *

그럼에도 말을 안 듣고 나쁘게 행동하는 진짜 원인을 알아내기란 상당히 간단하다. 이 방법이 역설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으나, 부모가 자기감정에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다

 

아이가 자꾸 말을 안 듣고 고집만 부릴 때 당신에게 어떤 감정적 반응이 생기는지를 살펴보라. 원인이 다양하면 이 반응도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으니...

부모가 겪게 되는 심적 체험은 바로 아이가 품고 있는 감정 문제를 고대로 반영한다는 점!  

부모의 어떤 감정적 반응이 (앞에서 알아본, 아이가 비뚤어지게 행동하는) 네 가지 원인 각각에 상응하는지 살펴보자. 

아이가 관심 끌려고 하면서 말을 안 듣거나 당돌한 언행을 보인다면... 부모에게는 짜증이 생겨. 
만약 고집스레 말을 듣지 않는 배경이 부모 의지에 맞서는 것이라면... 부모에겐 분노가 생겨. 
말을 듣지 않는 은밀한 원인이 보복심이라면... 이에 대해 부모한테 생기는 감정은 모욕감.
끝으로, 아이가 자신의 안 좋은 상태에 깊이 묶여 있을 때... 부모는 무망함을 느끼거나, 때론 에 사로잡힌다.  

보다시피, 아이가 말 안 듣고 속썪일 때 부모에게 상응해 일어나는 감정은 여러 가지다. 개중에 어떤 것이 당신 경우에 해당하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이 물론 가장 중요한 물음이다.  

이에 대한 첫 번째이자 일반적인 답변은...

그동안 해오던 식으로, 달리 말해, 아이가 당신에게 기대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왜 이렇게 해야 하냐면...

아이가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대로 반응하는 경우 악순환이 생기니까. 즉, 부모가 (짜증내고 화를 내고 모욕감 느끼고 낙담하는 등) 불만에 더 크게 사로잡힐수록, 아이는 자기의 목적이 이뤄졌다고 더 크게 확신하면서 저 앞의 4가지 형태의 언행을 더 열심히 가열차게 반복할 테니까 말이다.  

이런 점을 알아차렸다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불순종에 이전과 같이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아이의 기대와 예상에 부응하지 않음으로써) 악순환을 깨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가 물론 쉽지는 않다.

짜증을 억누르고 화를 참고 모욕감이나 무망함을 숨기기가 보통사람으로는 쉽지 않다. 특히 자녀와 갈등이 오래 되고 깊은 것이라면, 부모의 대응 감정이 거의 자동으로 터지기 쉽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 해도...

소통 성격을 바꿀 수는 있어감정이 드러남을 자제할 수 없다면, 적어도 감정 뒤에 따라붙는 지적이나 비판, 벌을 주는 행동 등은 다 자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당신이 느낀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게 된다면, 아이의 문제도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아하, 내 아이는 지금 (앞의 4가지 원인 가운데) 무엇무엇 때문에 이렇게 부모 말을 안 듣고 대드는구나.'

렇게 제대로 짐작한 뒤에는 교정이나 제재의 입장에서 도움의 입장으로 전환하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 * *

아이가 말을 안 듣게 된 원인에 따라 부모의 돕는 방식도 물론 다르리라.  

 

1. 만약 관심 끌기 싸움이 벌어진다면, 아이에게 당신의 긍정적인 관심 보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건 서로를 귀찮게 하지 않고 서로에게 화내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차분한 순간에 하는 게 더 좋다. 어떻게 하는지를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뭔가 함께 하는 활동이나 놀이나 산책을 생각해 내는 것. 그렇게 한번 해 보면,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고 고마워하는지 보게 될 것. 

아이와 함께 할 일이나 놀이를 생각해 내기,

 

그러면서도 아이가 (이미 웬만큼 습관이 되어 여전히) 말을 안 듣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 시기에는 거기에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놔두는 것이 최선이다. 얼마 지나면, 불순종이나 어깃장  놓는 방식이 먹혀들지 않음을 아이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또 그렇게 할 필요성 자체가 부모의 긍정적인 관심 덕분에 사라지고 만

참고: "그냥 한번 해 보시라!..“
아이들에겐 더 엄격하게 대하는 것이 더 좋다고 여기는 부모들이 있다. 정말 그런지 살펴보자. 
‘나사 조이기’ 방법이 규율을 달성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나? 

한 실험에서 유치원 상급반 아이들에게 아주 멋있고 값비싼 로봇을 리모컨과 함께 보여주었다. 그리고 어른이 같이 있지 않을 때는 이 로봇을 가지고 놀지 말라고 했다. 
이 '금지'를
아이들 절반에게는 1) 아주 엄격하고 단호한 말투로 전달하면서 어길 경우 큰 벌이 따를 것이라고 당조짐했다.
다른 절반 아이들에게는 2) 역시 아주 분명하지만 그래도 더 부드러운 말투로 금지했다. 

두 그룹의 아이들이 요구에 순종하여 교사가 없을 때는 로봇에 다가가지 않았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로봇을 보여주다

몇 주일 지난 뒤 같은 아이들이 그 로봇이 있는 방에서 놀게 됐다. 이번엔 교사가 다른 사람으로서, 이전의 금지 사항을 전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 교사가 아이들만 놀게 하고는 곧 방을 나갔다.
이제 아이들은 로봇을 어떻게 할까? 이것이 심리학자들의 관심사였다

알고 보니...
어길 경우 벌을 주겠다는 위협과 함께 아주 엄중한 금지를 지시받았던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 18명 가운데 14명이 교사가 나가자마자 로봇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
이와 달리, 부드러운 말투로
금지 지시를 받았던 두 번째 그룹의 아이들은 2/3가 교사가 자리를 뜬 뒤에도 이전처럼 로봇에 다가가지 않았다. 

 

이 차이를 심리학자들은...
두 번째 그룹 아이들의 행동은 (어른이 없을 때) 로봇 장난감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그들 스스로 의식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한다. 어른이 곁에 없을 때는 로봇을 갖고 놀지 말라는 교사의 '외적 요구'가 그 부드러운 말투 덕분에 아이들의 '내적 행동 규칙'이 되었다. 스스로 만든 이 '내적 행동 규칙'을 그 아이들은 금지 지시가 따로 없었던 두 번째 경우에서도 준수한 것이다. 

이 실험과 또 다른 많은 비슷한 실험에서 도출된 실제 결론은...
우리가
아이에게 규율과 규율 준수를 심어주고 싶어 한다면, 아이가 옳은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아이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몫을 느낄 만큼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규칙 세우는 데 함께 참여하게 하고, 규칙을 실행함에 아이의 '내적 동의'를 구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은 규율 문제에서도 <근접 발달 영역> 법칙의 놀라운 힘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3과 참조).  

다그치고 닦달하고 위협하는 <나사 조이기> 전략은 기대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아주 많다. 아이들이 반항하고, 이런저런 규칙이 처음부터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2. 부모 자녀 간 갈등의 원천이 아이의 독자성과 자기주장, 자기 확인을 위한 투쟁이라면, (1번 경우와 달리) 외려 아이의 일에 부모의 통제나 간섭, 참견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우리가 이미 여러 번 얘기했다시피, 스스로 결정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아이들한테는 엄청나게 중요하다. 그 결정으로 실패하는 한이 있어도 그렇다!  

자녀와 좋은 관계를 세우는 과도기에는 당신 보기에 아이가 실행하지 못할 요구를 삼가라. 이와 반대로 <매칭>이라 부를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좋은데, 이건 아이가 도달한 결론이나 내린 결정에 당신이 가타부타하지 않고 그걸 실행하는 구체적인 조건을 아이와 합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불필요한 지시와 압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고집과 방자함이 당신을 짜증나게 하는 요청 형식이지만 “이제라도 내 생각과 뜻에 따라 살게 해 주세요” 하는 요청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3. 만약 당신이 아이한테 모욕감을 느낀다면, 이런 점들을 자문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왜 나에게 모욕감을 안기게 됐나? 아이의 아픔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아이한테 상처를 주었나, 혹은 늘 아프게 하나?'

그런 자문에 답이 나왔다면, 원인을 알고 나면, 물론 그걸 제거하려고 노력해야 하겠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잃은 아이를 대하는 방법

 

4. 부모는 아이를 포기하고 아이는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믿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이런 경우 부모의 현명한 행동은...

그동안 아이에게 걸고 있던 기대를 일단은 접는 것.

부모 자신의 기대와 주장을 제로로 만들 필요가 있다. 당신 아이는 분명 뭔가를 할 수 있고 뭔가에는 심지어 아주 뛰어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 당신에게 보이는 아이는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과제를 찾으라. 이것을 교두보 삼아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일이나 활동을 조만들라. 아이는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때 아이에게 그 어떤 지적이나 비판을 가하면 안 돼!

 

무엇이든 아이를 격려할 계기를 찾는다.

무엇이든 아이를 격려할 계기를 찾아내라. 아주 작은 것부터 무엇이든 아이가 잘 해낸 것을 알아주라. 

아이를 잘 보살펴 의기소침과 자포자기 상태에서 벗어나게 도우라. 유치원과 학교의 교사들과 아이에 관해 얘기 나누고 그들을 동맹자로 만들 필요가 있다. 작은 것들에서 성공을 거둔 아이는 곧 고무되어 힘을 낼 것이다. 

 


 

결론에 이르러 몇 가지 사항을 추가한다. 

가정에서 평화와 규율을 세우려는 노력이 단번에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멀고 힘든 길이 예정돼 있으며, 이 길은 당신에게 적잖은 인내를 요구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얘기를 통해 당신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짜증, 분노, 모욕감, 실망 등을) 건설적 행동으로 돌리는 데 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맞아, 어떤 의미에서는 (아이를 바꾸기 전에, 바꾸는 대신) 자신을 바꿔야 할 것이다. 당신에게 이른바 '문제아'가 있고 다루기 힘든 아이가 있다면, 이것이 아이를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다

 

마지막으로 알아둬야 할 아주 중요한 것 하나. 관계를 개선하려는 당신의 시도 초기에 아이가 나쁜 행동이나 '못된' 짓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 아이는 당신 의도의 진정성을 단번에 믿지 못하고, 확인하려 들 것이다. 그러니 이 중대한 시험을 견뎌내야 한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8과. 자녀와 갈등 해소 방법 (27)

부모의 부정적 감정 발생 예방 (25)

소중한 일은 절대 미루지 말아요. 야쉰

아이를 칭찬하지 말라(?) (20)

아이에 대한, 어른들의 자동적 반응 12가지 (19)

5과. 아이의 얘기를 귀기울여 듣는 방법 (14)

부정적 경험 맛보게 하기 (13)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4. 카를손이 내기를 걸다 (2-2)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사람과 물건

루덩의 악마들 7-1편 1

돌아가신 할아버지

(4) 감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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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행동을 하는 원인 4가지, 9과 계속) 

 

*  *  *

부모 말을 듣지 않아서 생기는 조건부 후과 같은 것에 어떻게 대해야 하나?

어쨌든 그런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처벌을 적용할 때 아주 중요한 법칙 하나를 견지하는 게 좋다. 

 

법칙 6.  아이를 나쁘게 만들면서 벌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아 벌하는 게 더 낫다. 

 

달리 말해,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가기보다 플러스에서 제로로 향하면서 벌하는 게 더 낫다. 여기서 제로는 부모와 자녀 두 사람의 중립적이고 평탄한 관계를 뜻한다. 

그럼, 플러스는 무슨 뜻?  

 

예를 들어, 일요일마다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낚시에 가기, 혹은 엄마가 맛있는 과자를 구워 주거나 다 함께 산책하러 나가기 등이 이 가족의 일이다. 아이들은 그런 가족 행사를 대체로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 부모가 아이에게 각별한 관심을 돌리고 아이와 함께 흥미로운 시간을 보낸다면... 이건 아이에겐 진짜 축제이다.  

 

일요일마다 엄마가 맛난 케이크를 만들어 주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 말을 안 듣거나 나쁜 짓을 하게 되면, 그날이나 그 주간에 이 ‘축제’는 취소된다.

"아, 그걸 어떻게 처벌이라 할 수 있나?" 의문을 품게 되나?

하지만 이건 아이한테 상당히 뼈저린 처벌이다! 더욱이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지도 않고 아이를 비하하지도 않는 처벌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사실 아이들은 어떤 것이 공정한지 아닌지를 잘 느낀다. 부모가 속상하거나 화가 났기 때문에 자기 시간을 내주지 않을 때, 이건 공정하다고 인정한다. 

 

한데 만약 부모가 늘 바쁘고 모든 양육이 요구와 지적과 ‘마이너스’ 처벌로 국한된다면, 어떻게 되겠나?

이런 경우 통상 규율 확립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부모를 경원시하며 겉으로 맴돌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 상호 불만이 생겨 쌓이고 결국 부모와 자녀가 갈라지게 된다.  

 

부모가 늘 바쁘고 아이에겐 주로 요구와 지적과 의구심을 표명할 때...

 

실질적인 결론은 무엇인가? 이미 짐작했을 터인데, 가능한 한 크고 작은 축제를 자꾸 만들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낼 필요가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활동이나 작업, 즐거움이 생기는 가족 행사 등을 궁리하라. 

개중 몇 가지를 정기적으로 실행하면서, 아이가 그걸 기다리고, 아이가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그 행사를 꼭 치르게 된다고 알게 하라. 

아이가 정말 말을 안 듣거나 못된 짓을 저질러 당신 속을 뒤집는 경우에만 그 이벤트를 취소하라. 

하지만 자잘한 것들로 행사를 (이벤트, 축제를) 취소한다고 위협하지는 말라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의 영역은 당신 삶의 ‘황금 펀드’이다. 

그건 동시에 아이의 근접 발달 영역이며, 아이와 당신의 우의적 소통의 기반이요 갈등 없는 규율의 담보이다. 

 

* * *

 

이제 우리에겐 가장 어려운 경우들을 얘기하는 것만 남았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다룰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아이가 말을 안 듣고 규율 때문에 일어나는 충돌이 예외보다는 더 자주 일어나는 경우 말이다. 십대 아이들이 상대하기 더 ‘힘든’ 법이지만, 연령대와 무관하게 아이들이 다 그럴 수 있다. 

 

기펜레이터 여사는, 아이와 소통이 기쁨보다 걱정과 비탄을 더 안기고 나아가 소통 절벽에 이르렀다 해도 낙담하지 말라고 격려한다.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특별한 작업이 필요하다. 

 

소위 '문제아'라는 아이를 이해하기

 

먼저, 부모나 교사들도 다 알지는 못하는 것 한 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말 안 듣는 아이들, 이른바 ‘불량한’ 아이들을 흔히 비난한다. 그들에게서 악의적인 의도나 나쁜 유전자 등을 찾는다.

실제로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특히 민감하고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이다. 그들은 더 안정적인 아이들보다 삶의 부담과 힘겨움에 훨씬 더 일찍 강하게 반응하면서 이른바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다.

이런 면을 생각하면 여기서 나오는 결론도 확실하다.

즉, 소위 ‘문제아’라는 아이들에겐 오로지 도움만 필요할 뿐, 어떤 경우에도 비난과 처벌은 필요가 없다

 

아이가 한사코 말 안 듣는 원인을 아이의 심리 깊은 곳에서 찾아야 한다. 아이가 ‘그냥 말을 안 듣거나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 것 등은 표면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며, 실제로는 다른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대체로 이성적인 게 아니라 감정적인 것이다. 게다가 이 원인을 어른도 아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원인을 알아야 하며, 이제 우리는 그걸 다룰 것이다. 

 

* * *

아이들이 비뚤어진 행동을 보이는 주요 원인 네 가지를 심리학자들이 밝혀냈다. 

 

1) 첫째 원인 – 관심 끌기 위한 투쟁

만약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감정적으로 평온해질 만큼 (이에 관해 우린 이미 많이 얘기했어) 관심을 얻지 못하면, 아이는 나름대로 그것을 얻을 방법을 찾는다. 바로, 부모의 말을 안 듣기. 불순종. 

그러면 부모는 자기가 하던 일을 잠시 그만두고 지적을 퍼부어… 이것이 아이한테 기분 좋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부모의 관심은 얻었다! 관심과 눈길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그런 것이라도 있으면 더 좋아.

 

부모의 관심과 눈길 끌기

 

2) 둘째 원인 – 부모의 지나친 파워와 간섭에 맞서서 자기주장과 독자성을 위한 투쟁 

세 살쯤에 아이에겐 뭔가를 ‘스스로 직접’ 하려는 욕구가 아주 커지는데, 이것이 유년기 내내 간직되며 십대에 이르러 특히 두드러진다. 이 욕구와 갈망의 침해나 손상에 아이들은 아주 민감하다. 그러나 부모가 지시나 지적, 의구심 등을 주로 표명할 때 아이들은 특히 더 힘들어한다. 부모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에게 올바른 습관을 들이고 규율을 가르치고 실수를 경고하면서 교육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런 교육은 정말 필요해, 한데 문제는 그걸 어떻게 하느냐 하는 점이다. 지적과 잔소리, 충고가 지나치게 잦으면, 지시와 비판이 지나치게 격하면, 염려가 지나치게 과장되면... 아이가 들고일어나기 시작한다. 

 

아이가 독자성과 자기주장을 고수하려는 갈망

 

아이는 양육자를 상대로 완강하게 고집부리고 제멋대로 굴고 어깃장을 놓는다. 아이로서는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자기 일을 자신이 결정할 권리를 지키고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임을 내보이는 것. 아이의 결정이 때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고 심지어 잘못된 것이라 해도,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대신 그게 자신이 내린 결정이라는 점, 이게 중요해! 

 

3) 셋째 원인 – 보복하고 싶은 마음

아이들은 부모에게 자주 삐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할 수 있어. 부모가 동생에게 더 관심 보인다, 엄마가 아빠와 헤어졌다, 집에 계부가 나타났다, 아이를 가족과 떼어놓았다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할머니한테 보내), 부모가 늘 싸워… 

 

동생을 편애한다고 여겨서 보복심이 일어나는 아이

 

 

개인적인 이유로 삐치고 화가 나기도 한다. 날카로운 지적, 지키지 않은 약속, 불공정한 처벌. 그러면 또 마음속 깊이 아이는 불안하고 고통을 겪는데,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반항, 말 안 듣기,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가 하는 ‘나쁜’ 행동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당신들이 나한테 나쁘게 했어, 그러니까 당신들도 나쁘게 당해 봐!..”

 

4) 끝으로 네 번째 원인은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 상실

아이가 어떤 한 생활 영역에서 문제를 겪는데, 전혀 다른 영역에서 실패하거나 낭패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급에서 다른 아이들과 관계가 안 좋을 수 있는데, 그 결과 수업을 빼먹는 것. 또는 학교에서 원만치 못한 생활함이 집에서 반항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아이의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 쓰라린 실패 경험과 자신에 대한 비판을 쌓으면서 아이는 자신감을 아예 잃는다. 그리고는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어, 그래봤자 되는 건 하나도 없을 거야’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건 마음가짐에서 그렇고, 외적 행동으로 내보이는 것은 “어차피 나한텐 똑같아”, “나쁘게 되라고 해”, “난 나빠질 거야!” 같은 외침이다. 

 

자신의 성공에 대한 믿음 상실

 

이른바 ‘다루기 힘든’ 아이들의 갈망이 아주 긍정적이고 온당하며, 그들은 부모의 따스함과 관심을 자연스레 요구하며 자기 인격을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하며 공정함과 성공을 갈망한다. 그렇지 않은가?

소위 ‘문제아’라 불리는 아이들의 재앙은

1) 이 갈망이 실현되지 못하고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서 날카롭게 고통받고

2) 이 결핍을 아무것도 채우지 못하는 방법들로 채우려고 시도하면서 고통받는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왜 그렇게 ‘비합리적’인가?

왜냐하면, 그걸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아이들의 크게 비뚤어진 행동은 전부 도와 달라는 신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으로 우리한테 “난 힘들어! 안 좋아! 날 좀 도와줘요!” 하고 외치는 것이다. 

 

그때 부모가 아이를 도울 수 있을까? 실제에서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단지, 그러려면 아이가 말을 안 듣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네 가지 감정적 문제 가운데 어떤 것이 아이가 정상적으로 존재하기를 방해하는지 밝혀내고, 그에 걸맞게 부모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다. 

 

원인을 알아내기가 얼핏 보기엔 간단치 않다. 사실 여러 원인이 밖으로야 똑같이 드러나지 않는가. 예를 들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부모의 관심 끌려는 욕구와도, 남의 의지에 매이지 않겠다는 갈망과도, 부모에게 ‘보복하려는’ 시도와도, 또 자기 힘의 믿음 상실과도 다 관련되지 않는가. 

 

* * *

그럼에도 말을 안 듣고 나쁘게 행동하는 진짜 원인을 알아내기란 상당히 간단하다. 이 방법이 역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부모가 자기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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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과. 자녀와 갈등, 건설적 해결 방법 계속)

부모들의 질문 

 

문: 우리 가정에서는 자녀와 갈등을 해소하는 데 비생산적인 방법 2가지만 주로 이용해 왔다. 건설적인 방법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답: 가족이 차분한 환경에서 다 함께 모여 대화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서로의 생각과 요구와 주장을 조율하고 ‘합의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하, 이 방법대로 같이 해보자고 이끌라. 어른들은 아이가 하는 말을 정말 잘 들어보겠다고 마음가짐을 분명히 갖춰야 한다.

다시 강조하건대, 당신의 주된 도구요 조력자는 바로 <적극적 듣기>이다.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염소 두 마리가 서로 자기 길을 고집하다.

문: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답: 권위권위주의라는 두 개념의 차이를 이야기해 보자.

파워를 지향하고 힘을 이용하여 다른 이들을 종속시키려는 사람을 권위주의자 혹은 독재적인 사람이라고 부른다. 권위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능력이나 공정성 등 개인적 자질을 인정함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친다.

 

어린애한테 부모란... 아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존재이다. 

어린애 눈에 아빠는... 가장 강하고 가장 현명하고 가장 공정한 사람이며, 엄마는 가장 예쁘고 가장 다정하고 가장 멋진 사람이다. 부모들이 아이한테 이런 권위를 지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어른인데, 아이는 아직 작고 어리고 능력 없고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권위가 생후 처음 몇 해 아이에게 아주 많은 것을 준다. 아이는 행동거지, 말투, 입맛, 관점, 가치관, 도덕규범 등 모든 것을 부모한테서 무의식적으로 흡수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힘의 균형이 달라진다. 아이들과 부모들의 가능성이나 능력이 필연적으로 균등해진다. 아들이 처리하는 과제를 어떻게 하는지 이젠 아빠가 모를 수 있고, 엄마가 딸만큼 책을 많이 읽지 못할 수가 있다. 

먼저 인생을 살고 여러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형성된, 부모의 권위가 토대를 잃게 될 때 위기 순간이 찾아든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나나?

 

부모들은 합당한 권위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극적인 선택에 직면한다. 

권위주의의 길은 완전히 막다른 길이다. 무조건적인 복종과 처벌 위협으로 꾸려 오던 파워가 작동하기를 멈춘다. 아이가 조만간 자신의 독자성을, 자신의 욕구와 목적 실현 권리를 위한 투쟁에 나서면서 젊은 에너지를 다 동원하여 싸운다. 부모 자식 간에 간혹 노골적인 전쟁에 이르기도 한다. 이 길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되돌아가기가 불가능하다는 느낌.   

 

우리가 보기에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어떤 선택이냐고? 

아이를 윽박지르고 억누르는 방법은 희망이 없고 조만간 관계 결렬로 이어진다. 만약 금지와 압박, 지시에 의존하기 시작한다면, 그렇게 하는 어른은 (아이가 어렸을 때 누리던) 권위를 잃는다. 만약 힘과 연륜의 모델로 남는다면... 그러나 지시하는 힘이 아니라 정신적인 힘, 또 기계적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지혜로운 행동으로 이뤄지는 연륜의 모델로 남는다면... 그 어른은 권위를 계속 유지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본 방법은 당신과 자녀가 힘겨운 상황에 처했을 때 지혜를 드러내게 돕는 동시에, 당신을 권위주의라는 위험한 굴레에 빠지지 않게 한다. 

 

문: 갈등의 건설적 해결 과정에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드는 것은 아닌가? 

 

답: 사실 여기서는 ‘군대식으로’, 명령 하나로 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10분이든 때론 30분이든 시간을 들여야 된다. 그러나... 

1) 이 시간이 공연히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얻는 시간임을 알도록 하라. 아이들과 온 가족이 이 시간에 소중한 소통의 경험을 얻는다. 

2)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건 언제고 (다시) 불거질 것이다. 그때 결실 없는 입씨름과 언쟁에 들어가는 시간은 그 합리적 해결에 필요한 시간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3) 많은 부모들이 주목하는 사실이 있다. 즉, 올바른 방법을 적용하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갈수록 줄어들고 더 빨리 해결되기 시작한다

낫이 돌에 부닥치다.

문: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답: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할까 하는 우려는 대체로 확인된 바 없다. 이런 우려가 생기는 것은 사실 자연스럽다. ‘낫이 돌에 부닥치는’ 것을 외부에서 관찰한다면 걱정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 방법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관심사를 전제하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려고 서로 자극 받으며 창의성을 발휘하려 든다.  

 

문: 아이가 위험에 처해 있는데도 자기주장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하나? 그래도 끝까지 함께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나? 

 

답: 아이의 생명이 당신 행동의 긴급성에 달려 있다면, 당연히 반박을 허용하지 말고 강력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이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위험을 예방하는 주요 수단으로서 지시와 금지는 적합하지 않다. 

 

다음과 같은 물음을 두고 종종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다. 즉, "안 돼" 하고 금지해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뜨거운 촛불로 자꾸 손을 뻗는다면, 어떡해야 하나? 어떤 부모들은 억지로라도 손을 못 뻗게 해야 한다고 여기고, 또 어떤 부모들은 정 그렇다면 아이가 뜨거운 맛을 좀 보도록 놔둬야 한다고 여긴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지 않나? 그런데 아이가 더 커갈수록, 어떤 (특히 쓰라린) 경험을 얻는 데 드는 대가가 더 비싸게 먹힌다는 점은 분명한 듯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가? 

 

여기에 보편적인 답은 물론 없다. 그러나 아이를 당장의 위험에서 든든히 보호하는 바람에 우리는 어쩌면 아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무슨 소리냐고? 바로...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아이가 자기 행동에 책임질 기회를 빼앗는 셈이니까 말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갈등의 해결책을 아이와 함께 건설적으로 이끌어내서 잘 실천한다면, 그 자체로 아이한테는 경계심과 조심성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 아이들 사이에서 갈등이 달아오르면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답: 아이들이 서로 고함 지르면서 다툴 때 부모가 덩달아 “당장 그만두지 못해?!”, “둘 다 이제 따끔하게 혼내야겠어!” 하고 목소리 높이는 것이 가장 나쁘다. 또 대개는 더 어린 아이를 역성들기 쉬운데, 이건 더 나쁠 것이다. 왜냐하면 자꾸 그렇게 하다 보면 동생은 버릇이 나빠지고 형이나 언니는 질투와 원망을 품을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싸우는 경우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알고 상황을 파악하게끔 놔두는 게 나쁘지 않다. 이런 식으로 <나-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집안에서 그런 고함이 터지는 것을 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이 자기네 일을 스스로 다루고 해결하는 걸 좋아해."

 

하지만 아이들 갈등 해결에 부모가 중재자로 끼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때 건설적인 방법이 아주 유용하게 작동한다. 물론 먼저 양측의 얘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즉, 그 순간 당신이 한 아이의 얘기를 듣고 그 아이의 문제를 당신이 잘 알게 됐음을 그 아이가 감지하게 했다면, 다른 아이한테도 곧 그의 얘기 역시 주의 깊게 들을 것임을 어떤 식으로든 알게 하라

다른 아이는 당신 대화의 톤을 아주 예민하게 살피면서 당신 목소리에 나무라는 기색이 없고 음색이 다정하다면 당신이 자기의 ‘적수’에게 공감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음에 조심하라. 따라서 한 아이의 심적 체험을 경청하면서, 다른 아이에게는 눈길이나 고갯짓, 터치 등으로 “네가 있는 것도 알아, 곧 네 얘기를 주의 깊게 들을 거야” 하는 비언어적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좋다.  

 

오누이가 욕실을 더럽혔다고 서로 다투는 걸 아빠가 듣는다.

아이들과 그런 대화 사례를 살펴보자. 

아빠: 얘들아, 내가 지금 욕실을 쓰려고 보니까 정말 어수선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수건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바닥에 물이 흥건하고 욕조도 닦지 않고… (<나-메시지>).

영애: 그건 다 철수가 그런 거야. 얘는 치우고 정리하는 법이 없어요!

철수 (화가 나서): 아니야, 니가 거기다 다 늘어놨잖아!

영애: 아니, 니가 그랬다!

철수: 아니, 너야!

다투는 오누이한테 엄마가 다가온다.

 

엄마: 이런 장면은 내 마음에 안 든다. (<나-메시지>). 영애야, 네가 쓰고 난 뒤에는 욕실이 깨끗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구나. (적극적 듣기

영애: 아,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철수가 쓰고 난 뒤 같지는 않았어. 

철수: 바로 그거야,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다’는 거야!

 

엄마: 철수야, 이제 네 얘기를 들어보자꾸나. 그러니까 너도 뭔가를 치우지 않았다는 뜻이구나. (계속 적극적 듣기

영애: 응, 뭔가를 안 치웠을 거야. 

엄마 (철수에게): 철수야, 너한테 모든 걸 다 떠넘기면 화가 나겠지. (철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즉, 각자 조금씩 어지럽혔다고 인정한 것으로 난 이해했다. (들은 얘기를 엄마가 요약한다.) 이제 아빠가 욕실 들어가시기에 기분이 안 좋아 (아빠 이야기의 적극적 듣기), 나도 그렇고 (<나-메시지>). 자, 그럼 이제 어떡하지? (서로의 이야기를 다 듣고 열기가 좀 가라앉을 때 핵심 질문). 

철수: 각자가 자기 것을 치우게 해요. (엄마는 아이들 중 누군가가 뭔가를 제시하기를 기다렸다.) 

엄마: 그러면 널린 양말과 철벅이는 물에 ‘철수’와 ‘영애’ 이름을 붙일까? (유머감각은 상황을 푸는 데 흔히 크게 도움 돼.) 

철수 (웃으면서): 아, 그 정도는 아니고.

영애: 내가 바닥과 욕조를 닦겠어, 철수가 나머지를 다 치우라고 하지. (또 하나의 제시).

철수: 좋아, 난 동의해.

엄마: 흠, 이 결정에 다들 만족하는 것 같구나. 그럼, 언제 할래, 지금? 아니면 저녁 먹고 나서? (해결책/결정의 구체화

철수: 뭐, 지금 당장 하자. (영애가 고개 끄덕인다.) 근데 ‘나머지를 다 치운다’는 게 무슨 뜻이야?

엄마: 가서 보자꾸나. (다 함께 간다.) 네가 보기에 여기서 뭘 해야겠니? 

철수: 수건, 양말들… 또 비누와 목욕 타월… (해결책의 구체화.)

 

오누이가 서로 이해하고 함께 청소한다.

아이들이 욕실 청소를 금방 마치고 사이좋게 저녁을 먹는다.

자칫 소란을 일으킬 뻔한 사건은 잊히고, 아이들은 갈등을 윈윈으로 해결하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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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갈등, 해소 방법 5단계) 

 

* * *

 

갈등을 잘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알고 보니, 그 어느 쪽도 졌다는 느낌에 시달릴 필요 없이 양측이 다 승리하는 길이 있다. 

 

이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자. 

자녀와 갈등 - 부모와 자녀가 다 이기는 방법
자녀와 갈등을 생산적으로 해소하는 방법 - 부모와 아이, 양측이 다 이기는 것.

 

이 방법은 두 가지 소통 기법을 기반으로 한다. 적극적 듣기와 <나-메시지>.

그런 만큼 앞의 레슨에서 우리가 다룬 것을 전부 확실히 습득하는 게 중요하다. 

갈등이 없고 덜 복잡한 상황에서... 아이의 얘기를 잘 들을 수 있는지, 당신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부터 한 뒤에 좀 더 복잡한 상황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방법에는 몇 가지 연속적인 단계가 전제된다.

이 단계를 먼저 열거한 뒤, 각 단계를 하나씩 자세히 알아본다. 

1. 갈등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2. 여러 제안을 취합하기
3. 취합한 제안들을 평가하여 채택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을 선택
4. 해결책이나 결정을 세부적으로 구체화
5. 결정 사항을 실행하고 확인.

 

1단계: 갈등 상황 규명 

 

먼저 부모가 아이의 얘기를 듣는다. 아이의 문제가 무엇인지, 즉,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원치 않는지,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중요한지, 아이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등을 알아본다. 

부모는 이걸 적극적 듣기 스타일로 수행한다. 즉, 아이의 바람이나 요구, 어려움에 반드시 공명(鳴)한다. 그 뒤 부모가 (엄마나 아빠가) 자신의 바람이나 요구, 문제를 밝히는데, <나-메시지> 형식을 이용한다. 

 

앞의 사례 가운데 딸에게 식빵 사다 달라는 상황을 다시 보자. 

 

엄마: 영희야, 가게에 가서 식빵 좀 사다 주렴. 손님들이 곧 오는데 내가 할 일이 많구나!

딸: 아, 엄마, 난 지금 동아리에 나가야 돼!

엄마: 모임이 있는데, 늦고 싶지 않구나. (적극적 듣기)

딸: 응, 이제 워밍업이 시작되는데, 그걸 놓치면 안 돼.

엄마: 넌 늦으면 안 되는구나… (적극적 듣기). 한데 나도 지금 힘든 상황이니… 손님들은 이제 막 도착할 텐데, 빵이 없네! (<나-메시지>) 어떡하지? (2단계로 전환.) 

 

다시 강조하건대, 아이의 얘기를 경청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당신이 아이가 처한 상황과 문제를 잘 듣고 있음을 아이가 확인하게 되면, 아이는 당신 얘기를 훨씬 더 잘 받아들일 마음을 가지며 또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들게 될 것이다. 

 

어른이 아이의 얘기를 적극적으로 듣기 시작하는 순간, 그렇지 않은 경우 자칫 커질 수 있는 충돌의 예리함이 곧 무뎌지는 경우가 많다. 적극적으로 듣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아망'으로 치부하던 것을 부모가 이젠 눈길 돌릴 만한 (아이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며, 이때 비로소 아이와 접촉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새해 전날 아빠와 열네 살 된 아들이 언쟁을 벌였다. 섣달그뭄 저녁이며 겨울방학 일부가 망쳤다. 발단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아빠가 샤워를 하라고 하는데 아들이 거부한 것. 

  

아들에게 샤워하라고 하는데 아들이 거부하다.

 

샤워하라는 말을 안 듣는 아들을 아빠가 억지로 욕실에 밀어넣다.

  

이 충돌을 나중에 얘기하면서 아빠는 당혹스러워했다. 

그런 일이 우리집에서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뭔가가 매끄럽지 못했지요. 글쎄, 내가 지나치게 엄하게 지시를 했나? 아니면 적절하지 못한 순간에 그렇게 했나?
어떻든 그 다음엔 아이가 안 하겠다고 버티면서 성질도 부렸는데, 내가 보기엔 그게 다 괜한 오기인 듯해서 나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이를 억지로 욕실에 집어넣고 한 시간 동안 문을 잠갔어요. 아이가 물론 씻긴 했지만, 그 뒤 며칠 동안 우린 서로 소 닭 보듯이 했어요. 

 

자신의 독자성을 지키고자 하는 아들의 갈망을 아빠는 (나중에!) 정확히 짚었다. 그리고 아들의 독자성을 간과하여 불거진 갈등을 (일단은 부모가 이기는) 비생산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말았다. 

– 그 순간 아들 얘기를 적극적으로 들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 아, 그러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겠지요. 아이가 그렇게 고집 부리지 않았을 테고, 나도 아이를 그다지 심하게 윽박지르지 않았을 거예요. 

 

여러분이 기억하다시피, 아이 얘기를 적극적으로 듣고 나서 부모의 바람이나 요구, 문제를 아이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부모가 처한 상황과 겪고 있는 심적 체험을 아이가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아는 것은... 당신이 아이의 그것을 그렇게 하는 것 못지않게 아주 중요하다. 

 

당신의 언급이 <너-메시지>가 아니라 <나-메시지> 형식을 띠었는지 확인해 보라. 예를 들어,

– 집안일을 나 혼자 꾸리기가 힘들고 속상해요. (“남편과 아이들은 모든 걸 나한테 떠넘겼어” 대신) 

– 난 그렇게 빨리 걷기 힘들어. (“넌 왜 나보다 한참 앞서 가니, 넌 왜 그렇게 빨리 걷니” 대신).

– 이 프로그램을 난 목이 빠지게 기다렸단다. (“이걸 내가 매일 본다는 걸 넌 모르냐?” 대신).

 

갈등 상황에서 정확한 <나-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도 중요하다. 즉, 어른은 자신의 어떤 욕구가 아이의 행동이나 갈망 실현 때문에 침해당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용돈을 모아 캔디를 사려는 아들에게 부모가 다른 물건을 사라고 강요하다.

예를 들어, 철수는 부모가 준 용돈을 착실히 모았고, 이제 그 돈으로 캔디와 우표를 사기로 했다. 하지만 부모는 캔디 대신에 배드민턴 채 같이 다른 물건을 사라고 한다. 아이와 부모가 각각 제 주장을 고집한다. 결국 서로 질책하고 상처 주고 말다툼으로 끝났다. 

 

부모가 옳았을까? 아니다!

물어보자, 철수가 캔디와 우표를 산다고 해서 부모의 어떤 욕구가 침해되나? 아니다!

즉, 갈등의 근거가 전혀 없는데 불필요하게 갈등을 일으킨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이가 뭔가를 하려 할 때, 하고 싶어 할 때,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하는 생각에 빠져서 일방적으로 금하거나 반대하는 부모가 상당히 많다. 안 되는 이유를 아이가 묻거나 궁금하게 여기면,

“너한테 일일이 설명할 의무는 없어!”

하고 마무리 짓는다

 

한데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 설명해 본다면? 그러면...

이 “안 돼” 하는 말 이면에는 부모의 파워를 과시하거나 부모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려는 욕망 이외엔 아무 것도 없음이 드러날 것이다. 파워와 권위에 대해서는 잠시 뒤 질의응답에서 얘기 나누고 지금은 이 방법의 여러 단계를 계속 분석하자. 

 

2단계: 여러 제안을 취합하기 

 

이번 단계는 이런 물음으로 시작된다.  

"그럼, 우린 어떡하지?"

"우리가 무엇을 궁리해야 하나?"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런 물음이 나온 뒤 반드시 기다리면서 아이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하고, 그다음에 비로소 당신의 버전을 내놓아야 한다. 이때 아이가 내놓은 해결책이 당신에겐 아주 터무니없어 보이는 것이라 해도 그 자리에서 부정하거나 반박하거나 거부해서는 안 된다. 일단은 갖가지 제안을 모아 ‘바구니’에 담아 둔다. 제안이 많다면, 기록해도 좋겠다.  

 

우리 세미나에서 한 부인이 들려준 사례.

엄마가 아들이며 아들 친구와 상의하다.

퇴근하여 집에 와 보니 12세 아들 철수가 친구 영호와 같이 공부하고 있었다. 두 아이가 엄마에게 밤 11시에 시작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재미있으니까 보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영호의 부모는 아이가 친구 집에서 자는 걸 허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아주 피곤해서 10시에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마침 티브이가 엄마 방에 있었다. 게다가 아이들은 아침에 학교에 가야 하고, 밤 늦은 시간에 티브이를 보느라 생활 리듬을 깨뜨리면 안 될 듯싶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엄마는 갈등 상황을 건설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 얘기를 주의 깊게 듣고... 자신의 우려를 얘기하고 나서... “그럼, 어떻게 하지?” 하고 물었다.  

 

두 아이가 해결책을 몇 가지 내놓았다. 

1. 영호 집에서 티브이 보게 허락해 달라고 영호 부모에게 부탁하기

2. 함께 티브이를 본 뒤 영호가 집에 가기

3. 엄마와 철수가 방을 바꾸면 아이들이 엄마 방해 안 되게 티브이를 볼 수 있다. 

4. 11시까지 같이 놀다가 잠자리에 들기. 영호도 자기 집으로 안 가고 남는다. 

 

엄마의 제안은 이랬다. 

5. 아이들이 10시까지 놀다가 함께 잠자리에 든다. 

6. 아이들이 영호네 집에 가서 묵는다. 

7. 각자 자기 집에서 잔다. 

8. 아이들이 10시에 잠자리에 들지만, 엄마가 아이들이 책을 읽게 허락한다. 

 

아이들의 제안 가운데 어떤 것은 (예를 들어, 2번은) 처음부터 엄마가 보기엔 적절하지 않은데, 그럼에도 엄마가 그걸 지적하고 싶은 유혹을 꾹 참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제안을 다 모은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3단계: 취합한 제안들을 평가하여 채택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을 선택

 

이번 단계에서는 여러 제안을 함께 의논한다. 이때 양측은 상대의 이해관계를 이미 알고 있으며, 앞의 두 단계를 거치는 동안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우리가 살펴보는 사례에서 이 3단계는 이렇게 진행됐다. 

 

1번 제안은... 영호 부모가 반대했기에 저절로 무효가 됐다. 

2번 제안은 엄마가 일방적으로 물러서야 하니까 바람직하지 못해. 

3번 제안대로 하면 엄마가 아주 불편해진다. 자기 침대에서 자는 데 익숙해졌으니까. 게다가 엄마는 잠들기 전에 책을 읽는 편인데 철수 방에는 스탠드가 없어. 불이 환하게 켜진 전체 조명에서는 엄마한테 두통이 생겨. 곁들여서 철수가 영호에게 말하길, "밤늦게 티브이 앞에 있다 보면 난 잠들 거야." 

4번 제안에 엄마가 반대하지 않는다. 철수가 티브이를 자기 방으로 가져오자고 자기 생각을 키운다. 영호가 "그래, 그리고 우린 이어폰을 끼는 거야" 하고 맞장구를 친다. 

 

5번 제안대로 하면, 아이들 뜻이 다 꺾인다. 

6번 제안은... 영호가 자기 부모에게 전화해서 물었더니, 엄마가 밤늦게 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7번 제안에는 아이들이 불만이다. “우린 함께 있고 싶어요.” 

8번 제안에 아이들의 반응. "그렇게 할 수야 있지만, 책을 읽는 대신 철수 방에서 노는 게 더 좋겠어요." 

 

세 사람이 이리저리 의논 끝에 결국 4번 제안이 선택된다. 

만약 (이 경우처럼) 최선책 선택 과정에 여러 사람이 참여한다면 만장일치 채택이 가장 좋다. 

이 사례는 이 엄마가 건설적인 갈등 해결 방법을 처음 적용해 본 것인데, 상당히 잘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하자. 

 

이 세 사람이 합의한 결정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건 아이들이 늦게 잠자리에 든다는 뜻이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는 이 해결책이 좋은지 여부를 따지지는 말자. 그보다는 이 결정에 이른 과정을 주목하고, 여기서 몇 가지 긍정적인 면을 도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1) 참여자들이 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했음이 보인다. 
2) 다들 다른 사람의 제안을 잘 이해했다. 
3) 당사자들 간에 짜증이나 서운함이 생기지 않았어. 그 반대로,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됐다. 
4) 아이들이 자기네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새삼 인식하게 될 기회가 주어졌다. 예를 들어, 알고 보니 둘에게는 티브이 보는 것보다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끝으로 5) ‘자칫 충돌하고 어느 한쪽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는, 까다로운’ 문제를 어떻게 함께 해결하는지, 아이들이 아주 잘 배웠다. 

 

이런 상황을 반복하면...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아이들이 익숙해진다는 것을 여러 부모의 실전이 잘 보여주고 있다.  

 

4단계: 해결책이나 결정을 세부적으로 구체화

  

이렇게 가정해 보자. 아들이 혼자 일어나고 아침 먹고 학교에 갈 만큼 이미 컸다고 가족이 결정했다. 그러면 엄마가 이른 아침부터 허둥대지 않고 느긋하게 좀 더 잠을 잘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결정했다고 해서 나머지 다른 일이 다 저절로 이뤄지거나 해결되는 건 아니다. 아이에게 자명종 사용법을 가르치고, 음식이 어디에 놓여 있으며 어떻게 데워야 하는지 등을 알려줘야 한다

 

5단계: 결정 사항을 실행하고 확인

 

이런 예를 들자. 엄마의 가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식구들이 집안일을 조금씩 더 많이 나누어 하기로 결정했다. 앞에서 알아본 단계를 다 거쳐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 사항을 종이에 적어 벽에 붙여 두면 좋을 것이다. (4단계 참조)

큰아들은 쓰레기통 비우기, 저녁마다 설거지하기, 자기 방 청소하기, 동생을 유치원에서 데려오기 같은 일을 맡았다고 가정하자. 만약 큰아들이 이런 일을 예전에 해본 적이 많지 않다면 처음엔 잘 안 될 수도 있다. 

 

의논 끝에 내린 결정 사항을 아이가 실행하도록 지켜보고 격려한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잘 안 될 때마다 아이를 탓하지는 말라. 며칠 기다리는 게 더 좋다. 그리고 아이와 당신에게 시간이 있고 서로 마음 편한 순간에 물어보라. “일이 어때? 잘 되고 있니?” 

잘 되지 않는 것을 아이가 스스로 말한다면, (부모 입에서 나오는 지적보다) 훨씬 더 좋아. 

어쩌면 잘 안 된 일이 아주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아이 생각에 무엇 때문에 그런지 원인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또 어쩌면 뭔가를 아직 익히지 않았거나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혹은 아이가 다른, ‘더 책임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할 수도 있겠다.  

 

결론적으로 다시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방법은 부모와 자녀 그 누구에게도 일방적으로 물러서거나 진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외려 맨 처음부터 구성원들이 서로 협조하게 되어 결국엔 다 승리자가 된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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