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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7 호흡 체계와 호흡 조절
  2. 2019.07.18 루덩의 악마들 9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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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흡 정리 4 

 

4. 호흡 메커니즘 

 

들숨과 날숨 

 

이산화탄소가 혈액으로부터 폐포의 공기로 계속 들어가고 산소가 혈액에 흡수되어 소비되는 만큼, 폐포의 가스 구성을 위해서는 폐포의 공기가 순환되어야 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 덕분에 폐포에서 환기가 이뤄진다. 

폐 자체에는 근조직이 없어서 공기를 압축하거나 폐포에서 내보낼 수 없다. 폐는 흉강의 크기 변화를 수동적으로 따를 뿐이다. 

폐와 흉강 벽 사이의 틈새 같은 공간인 흉막강의 압력이 폐의 공기압보다 더 작은 만큼, 폐는 항상 흉강 벽에 붙어서 흉강 모양의 변화를 고대로 따른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흉막은 벽쪽흉막의 형태를 반복하면서 그걸 따라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들숨은, 횡격막이 내려가면서 복강의 장기를 밀어 내리고 늑간근이 흉곽을 위로 앞으로 사방으로 들어 올리면서, 일어난다. 흉강이 확장하는데, 폐에 있는 가스가 폐를 벽쪽흉막으로 밀어붙이는 만큼 흉강의 확장을 폐가 따라간다. 폐도 확장된다. 그 결과 폐포 내부 압력이 떨어지고 바깥 공기가 폐포로 들어간다. 즉, 들숨이 생긴다

 

날숨은, 늑간근이 이완하면서 시작된다. 중력의 영향으로 흉벽이 가라앉고, 늘어난 복벽이 복강의 장기를 압박하고 장기가 횡격막을 압박하는 만큼 횡격막이 올라간다. 흉강이 줄어들고, 폐가 수축하고, 폐포의 공기 압력이 대기압보다 더 높아지면서 공기 일부가 폐포에서 나간다. 즉, 날숨이 생긴다

 

이건 다 차분하게 호흡할 때 일어난다. 심호흡에서는 복근과 어깨 근육, 그 외 몇몇 근육이 추가로 작동한다. 

 

5. 호흡 조절 

 

호흡의 신경 조절

호흡 중추, 연수

 

들숨과 날숨의 리듬을 조절하고 몸 상태에 따라 호흡 성격을 바꾸는 호흡 중추연수에 위치한다. 

호흡 중추에는 들숨 중추와 날숨 중추가 있어서, 이것들이 호흡근 작업을 조절한다. 

 

호흡의 빈도와 깊이가 호흡 중추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된다. 즉, 어떤 외부 작용이 없이도 자극이 생긴다. 

숨을 들이쉬면서 폐가 확장하는 동안 폐포의 수용체 일부가 자극을 받고, 날숨에서 폐가 수축하는 동안 폐포의 다른 수용체들이 자극을 받는다. 

이 자극이 수용체들에서 호흡 중추로 전달되고, 거기서 또 늑간근과 횡격막으로 전달된다. 들숨과 날숨이 반사적으로 일어난다. 

 

숨을 멈출 때는 들숨과 날숨의 근육이 동시에 수축하여, 흉곽과 횡격막이 같은 위치에 유지된다. 

 

호흡 중추의 작업에는 대뇌피질에 있는 것들을 비롯해 다른 중추들도 영향을 끼친다. 

이 중추들의 작용 덕분에 우리는 음식을 삼키거나 말하거나 노래할 때 그에 적절하게 호흡 횟수를 임의로 바꿀 수 있다. 운동하면서 호흡 리듬을 의식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호흡의 강도는 몸을 쓸 때만이 아니라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바뀐다. 

 

☞ 참조:

 

☞ 연수 – 척추동물 뇌의 최하부에서 척수 윗부분으로 이어지는 부분. 뇌줄기의 일부로서, 대뇌와 중뇌, 소뇌 및 척수에서의 신경 섬유가 통하며, 일부 신경은 이곳을 중계점으로 한다. 심장 활동, 호흡 운동, 혈관의 수축 확장, 타액 분비, 기침, 재채기의 반사 등을 지배하는 중추가 있다.

 

기침과 재채기 

 

먼지나 불쾌한 냄새로 코점막이 자극되면, 호흡이 잠깐 멈추고 성문(聲門)이 닫히게 된다. 

그 뒤에 강한 (억제하기 힘든) 날숨이 시작된다. 

공기압이 높아지고, 맞붙은 성대주름 사이를 헤치고 공기가 터져 나가는 순간이 온다. 이때 성문을 뚫고 나가는 공기 흐름의 속도는 50–120m/s에 이른다. 

공기 흐름이 밖으로 향하면서 독특한 재채기 소리가 난다. 

공기며 점액과 함께, 점막을 자극한 물질도 배출된다. 

 

기침 때도 재채기 때와 같은 과정이 벌어지는데, 단지 공기 대부분이 입으로 나가는 것일 뿐이다. 기침은 비강이나 폐, 기관지, 기관, 후두 또 흉막 등의 점막이 자극받으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재채기나 기침은 보호 성격을 띤다. 

 

호흡의 체액 조절 

 

(혈액, 림프액, 조직액 등) 체액의 주요 조절자는 이산화탄소이다. 

체액 조절은 호흡의 깊이와 빈도를 통제하니, (예를 들어, 근육을 쓸 때 산화 과정이 커져서) 혈액 속에 СО2가 과다하면 호흡이 빨라지고 부족하면 느려진다. 

이산화탄소가 과다한 혈액이 호흡 중추에 이르면, 중추가 자극을 받아 활동성이 커진다. 

그러면 호흡이 더 깊거나 더 잦아지고, 그 결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산소 부족이 보충된다. 

 

 

만약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면, 호흡 중추의 작업에 제동이 걸리고 자기도 모르게 숨을 멈추게 된다. 신경 조절과 체액 조절 덕분에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농도는 어떤 조건에서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니코틴이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 

 

담배의 니코틴 같은 중독 물질은 신진대사에 끼어들어 신경 조절과 체액 조절 등을 방해한다. 게다가 담배 연기에 들어있는 물질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함으로써, 점액을 더 많이 쏟아내게 된다. 따라서 흡연자들은 자주 기침하게 되는데, 그리하여 흡연의 해로운 작용에서 폐가 보호된다. 

 

흡연자의 폐는 신축성을 잃어 잘 확장되지 못하며 활력이 떨어지며, 혈액과 폐포 간의 가스 교환이 나빠지고 타르로 인해 폐암이 생길 수 있다. 

 

흡연은 목소리 생성에도 영향 미친다. 

연기와 온도 변화로 인해 성대주름이 붓게 되며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나온다

담배를 처음 피우게 된 사람들이 자칫 잘못 여기는 점이 하나 있다. 즉, 담배 연기를 깊이 빨아들이지 않으면 폐포에만 흡수되기 때문에 몸에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니코틴을 비롯해 여러 물질이 이미 구강에서 흡수되기 때문이다. 

연기를 코로 내보내면 비강에서도 흡수될 수 있다. 

게다가 니코틴과 많은 담배 성분은 침에 녹아서 장에서도 흡수된다. 

 

6. 실내 공기 환경과 그 보호 

 

대기 중에는 산소가 21%, 질소가 78%, 이산화탄소가 0.03%, 기타 가스가 1%쯤 들어있다. 사람의 날숨에 포함된 산소량은 16.3%까지 떨어지고, 이산화탄소 함량이 (3~4%) 늘어난다. 

 

아주 답답한 실내에서도 산소 함량은 약간 감소하지만 이산화탄소 농도는 급속히 증가한다. 게다가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담배 연기나 과음 뒤의 구취 또 기타 해로운 물질들도 몸에 악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답답한 실내에 있으며 두통과 무기력감이 생기고 작업 능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탄을 피우는 곳에는 공기 중에 일산화탄소(CO) 혼합물이 있을 수 있는데, 이건 독성이 매우 강하다. 혈액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쉽게 카르복시헤모글로빈을 만든다. 일산화탄소를 취한 헤모글로빈 분자는 오랫동안 폐에서 조직으로 산소를 전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혈액과 조직에 산소가 부족해져 뇌와 다른 장기의 작동에 영향을 미친다. 

 

카르복시헤모글로빈 - 혈액에서 일산화탄소와 헤모글로빈이 결합한 것. 헤모글로빈은 산소보다 일산화탄소에 대한 친화력이 크기 때문에 혈액 속에 일산화탄소가 침입하면 헤모글로빈과 결합하고 있던 산소는 일산화 탄소로 쉽게 치환된다. 이렇게 되면 산소 전달 능력이 떨어져 일산화 탄소 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두통과 메스꺼움이 생긴다. 구토나 경련, 의식 상실이 생기고 심한 경우 질식사도 우려된다. 

응급처치 때는 피해자를 얼른 신선한 대기로 내놓고 더 깊이 숨 쉬게 하며 암모니아수를 냄새 맡게 한 다음 뜨거운 차를 마시게 해도 좋다. 의식을 잃고 호흡이 정지된 경우엔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많은 지역에서 음식 조리에 가스레인지를 사용한다. 가정용 가스 중독은 여러 면에서 일산화탄소 중독과 비슷하다. 응급처치 방식은 같다. 

 

실내에서 가스 냄새가 감지되면 즉각 문을 다 열고 가스 누출 원인을 찾아 차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한다. 가스 혼합물이 폭발할 위험이 있기에, 실내에서 불을 붙이거나 전등을 켜면 안 된다. 

 

 먼지와의 싸움 

 

공기 중에 포함된 먼지의 유해성 

1) 폐포와 기도의 벽을 기계적으로 손상할 수 있다.

2) 폐에서 가스 교환을 방해

3)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 

4)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먼지 입자에 들러붙어 감염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5) 납이나 크롬의 입자가 먼지와 함께 신체에 들어와 화학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대기 오염의 원천으로는 차량 배기 가스, 산업적 유해 물질 배출, 농업에 사용하는 농약과 광물성 비료 등을 꼽을 수 있다. 작업 중에 먼지를 막기 위해 가스 마스크나 거즈 마스크를 착용하면 좋다. 호흡 중에 먼지 입자가 거즈에서 걸러진다. 오염 정도에 따라 마스크를 바꿔야 한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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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올더스 헉슬리 만년

 


 

  수렝이 원장수녀에게 엑소시즘을 시작하자 일이 분 뒤 발람이 나타났다. 사지를 뒤틀고 경련을 일으키고 하느님을 거세게 모욕하는 말이 나오고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잔느의 배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더니 곧 임신 막달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어서 가슴도 복부만큼이나 산더미처럼 부풀었다. 엑소시스트가 각 부위에 성유물을 대자 부풀어 오른 게 가라앉았다. 

  킬리그루가 한 발짝 다가서서 수녀의 손을 쥐어 보니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맥박을 짚어 보니, 느리고 희미했다. 원장수녀가 그를 밀치고는 제 두건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거의 배코 치다시피 한 머리가 금방 드러났다. 그녀가 두 눈알을 굴리며 혀를 쑥 빼물었다. 혀는 엄청나게 부풀었는데 색깔이 검으며 모로코가죽처럼 바닥이 우둘투둘했다. 수렝이 발람에게 성체에 경배하라 이르면서 그녀를 풀어주었다. 잔느가 장의자에서 마룻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오랫동안 발람이 완강하게 버텼지만, 결국에는 소정의 의식을 이행했다. 킬리그루의 기록을 계속 보자. 

 

  「그러고는 바닥에 눕자 허리를 뒤로 활처럼 꺾고 발뒤꿈치와 배코 친 맨머리로 몸을 지탱하면서 탁발수사를 따라 마룻바닥을 돌아다녔다. 또 다른 기이하고 부자연스러운 포즈들도 많이 취했는데, 그런 자세를 난 여태 본 적도, 사람이 할 수 있다고 여긴 적도 없었다. 게다가 이건 잠깐 취하다 만 동작이 아니라 한 시간 넘게 계속됐다. 그럼에도 그녀는 호흡 하나 흩트리지 않고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내내 혀를 밖으로 빼물고 있었는데, 그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팽창돼 한순간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마치 그녀를 산산조각 내는 듯한 공포의 비명이 나온 뒤 줄곧 한 단어만 읊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건 바로 “요셉”이었다. 그 소리에 성직자들이 다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이건 신의 표시야, 저 자국을 봐!” 

  그녀가 내뻗은 손을 보면서 한 수도사가 자국을 찾았다. 몬태규 씨와 나도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그녀 손바닥에서 다소 불그레한 색깔이 짙어지며 정맥을 따라 1인치쯤 반점들이 나타나더니 글자가 뚜렷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건 그녀가 읊조린 것과 같은 단어, ‘요셉’이었다. 이 자국은 악마가 약속한 것이라고, 예수회 수사가 말했다. 떠날 때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는…」 

 

  엑소시즘 과정은 아주 상세하게 기록됐으며 매번 담당 엑소시스트가 그 문건에 서명했다. 그런 문건에 몬태규가 영어로 추신을 달고, 거기에 그와 킬리그루가 자기네 이름을 적었다. 사실, 킬리그루는 서신을 유쾌한 문투로 맺는다. 

  「이런 일을 자네가 다 믿을 것이라 기대하네. 세상에는 자네의 겸손한 친구 토마스 킬리그루보다 더 뻔뻔한 자들과 허풍쟁이들이 많이 있으니 말일세.」 

 

  시간이 흐르면서 손바닥에는 요셉 이외에 예수, 마리아, 살레의 프랑수아 이름자도 나타났다. 처음 나타날 때는 발갛던 이름자들이 한두 주일 지나면 희미해지지만, 그때마다 잔느의 천사가 다시 또렷하게 만들곤 했다. 

  이 현상은 1635년 겨울에 시작돼 1662년 성 요한의 날까지 불규칙하게 계속됐다. 그리고 그날 이후 수렝이 기록한 것처럼 「그걸 보려고 끈질기게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주님께 열중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건져 달라고 원장수녀가 정성껏 기도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아무도 모를 이유로」 이름자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수렝과 동료 몇몇, 또 대다수 일반 구경꾼들은 이 기발한 성흔 형태를 전능자께서 내린 특별한 은혜라고 믿었다. 하지만 더 교육받은 동시대인들은 이 기적에 의문을 품었다. 애초부터 마귀 들림이라는 것도 믿지 않은 마당에 이제 신비한 철자들의 거룩한 근원 따위는 더더욱 안 믿었다

  그들 중 몇몇은, 예를 들어 존 메이틀랜드 같은 이는, 이름자를 산성 물질로 손바닥에 새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다른 이들은 색깔 넣은 전분으로 표면에 선을 넣을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많은 이들은 철자들이 양손이 아니라 왼손에만 나타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오른손잡이가 써 넣기에 더 편하지 않겠어? 

 

  잔느 수녀의 전기를 펴낸 가브리엘 레게 박사와 질 투레트 박사는 둘 다 샤르코[각주:1]의 제자인데, 자기암시에 의해 손바닥에 글자가 생겼다고 믿는 편이며 히스테릭한 낙인의 현대적인 사례 몇몇을 인용하여 그런 관점을 옹호한다. 여기서 덧붙일 것은 많은 히스테리 환자의 피부는 특별한 민감성을 지닌다는 점. 그런 사람의 피부는 손톱으로 살짝 긁기만 해도 붉은 자국이 생겨서 몇 시간이고 없어지지 않는다. 

  자기암시에 의한 것이든 의도적인 속임수이든 혹은 그 둘의 혼합이든 우리에겐 각자 나름대로 선택할 자유가 있다. 내 경우로 말하자면, 그 두 가지가 다 섞인 쪽으로 기운다. 낙인 혹은 성흔은 잔느 스스로도 진정 기적 같은 것이라 여기기에 충분할 만큼 자연스레 생겼을 터이다. 만약 그게 진짜 기적이었다면 대중에게 더 교훈이 되고 그녀 자신에게는 더 신뢰할 만한 것이 되게끔 그 현상을 개량해도 무리가 없었을 텐데. 

  그녀 손바닥에 나타난 거룩한 이름자들은 월터 스코트의 장편소설들과 비슷한 것이었으니, 달리 말하면, 사실에 기초하되 상상력과 가공 기법에 훨씬 더 많이 신세진 것이었으리라.

 

  (내막이야 어떠하든) 잔느 수녀는 이제 본인만의 고유한 이적의 소유자가 됐다. 그건 그냥 개인 차원의 것이 아닐 뿐더러 장기간에 걸친 것이었다. 거룩한 이름자들이 희미해지면 그녀의 천사가 나타나서 즉각 또렷하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명한 방문객들이나 이적에 갈급한 보통 구경꾼들한테 언제든 보여줄 수 있었다. 이제 그녀 자신이 걸어 다니는 성물이 됐다

 

  이사카론이 1636년 1월 7일 그녀를 떠난 뒤 베게모트만 남았다. 그러나 이 신성 모독의 악령은 다른 악마들을 다 합쳐 놓은 것보다 더 억척같았다. 엑소시즘도 고행도 묵상기도도 다 소용없었다

  의지가 없고 훈련되지 않은 정신에 신앙이 강요되다 보니 역작용이 나타났다. 즉, 정신이 감응(유도)적인 반발을 일으킨 결과 외려 거칠고 충격적인 불신앙으로 접어들었고, 그리하여 그 인격에 강요된 진리들을 다 부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부정과 저항은 악령이 되어 잔느의 무의식에 둥지를 튼 채 혼란과 스캔들을 일으키며 떠나지 않으려 했다

 

악령을 내쫓는 엑소시즘 시행 하의 수녀

 

  수렝이 열 달 넘게 씨름한 끝에 마침내 10월에 베게모트를 완전히 격퇴했다. 수도회 관구장이 그를 보르도로 소환하고, 다른 예수회 수도사가 원장수녀를 감독하게 됐다. 

 

  레쎄 수사는 이른바 ‘단순한 엑소시즘’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잔느 수녀 말에 따르면, 그는 엑소시즘 중에 악마들이 성체를 우러러 받드는 장면을 가장 좋아했다. 수렝이 ‘말을 공격해서 기사를 끌어내리려 했다’면 레쎄는 기사를 직접 대놓고 공격했다. 말의 감정에 개의치 않고, 말을 달래려는 시도도 전혀 하지 않고

  원장수녀의 기록을 보면 「어느 날 저명인사들이 모이자, 수도사가 그들의 영적 복리를 위해 엑소시즘을 시행하기로 했다.」 원장수녀가 자기는 몸이 아픈데 엑소시즘을 거치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영적 지도자에게 말했다. 「그러나 엑소시즘을 시행하고 싶어 안달이 난 수사는 나한테 용기를 내고 하나님을 믿으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엑소시즘을 시작했다.」 그녀가 평소에 하던 묘기를 잘 해냈는데, 그 결과 고열에 허리 통증이 심하게 도져서 자리에 눕게 됐다.

 

  위그노이지만 도시에서 최고로 꼽히는 의사 팡통을 불렀다. 그녀한테 사혈을 세 번 하고 약제를 주었다. 효과가 있어서 병자가 「속을 다 비우고 더러운 피를 쏟았다. 그게 이레나 여드레쯤 갔다.」 상태가 호전됐다가 며칠 지나 다시 악화됐다. ‘레쎄 수사는 엑소시즘을 재개할 만하다고 여긴 모양이지만 난 극심한 구역질과 구토에 시달렸어.’ 열이 다시 오르고 옆구리 통증이 극심해지고 각혈이 시작됐다. 

  다시 부름 받은 팡통이 흉막염이라고 진단했다. 이레 동안 일곱 번 사혈하고 관장을 네 번 했다. 그런 뒤 그는 병세가 치명적이라고 알렸다. 그날 밤 잔느가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가 하는 말. 넌 죽지 않을 거야, 하지만 하나님이 너를 일부러 지극히 위험한 상태까지 데려가실 텐데, 네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회복하게 하심으로써 그분의 권능을 똑똑히 보이기 위함이지. 

 

  이틀 동안 상태가 악화되기만 하고 기력도 거의 쇠한 듯 보였기에 2월 7일 죽어가는 여인한테 병자성사를 거행했다. 그 동안에 사람을 보내 의사를 불렀다. 의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그녀가 기도를 읊조렸다. 

  “주여, 당신께서는 이 병을 고치심으로써 당신 권능의 특별한 은혜를 보이고자 하심을 내가 잘 알고 있나이다. 이것이 그런 경우라면, 의사가 볼 때 가망 없다고 판단할 만한 상태로 나를 이끄소서.” 

 

  팡통이 도착해 병자를 살펴보고 진단을 내렸다. 한두 시간 뒤에는 숨이 끊어질 겁니다. 그리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서 그때 파리에 머물고 있던 로바르데몽에게 보낼 보고서를 썼다. 

  맥박이 불규칙하고 복부가 비정상적으로 팽창돼 있으며, 관장은 물론이고 그 어떤 치료법으로도 소용없을 정도로 쇠약한 상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설로 형용키 어려운 고통’을 덜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그녀에게 작은 좌약을 하나 삽입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한낱 완화제일 뿐이기에 다른 뭔가를 기대해선 안 되지요. 병자는 임종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섯 시 반 잔느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자신의 천사를 보았다. 천사는 기다란 금발 고수머리를 휘날리는 18세 매혹적인 젊은이 형상을 하고 있었다. 수렝의 말에 따르자면, 이 천사는 앙리 4세와 가브리엘 데스트레의 손자요 세자르 방돔의 아들인 보포르 공작과 똑 닮았다. 이 왕자는 악마들을 보려고 얼마 전 루덩에 왔었는데, 어깨까지 늘어진 금발이 원장수녀한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천사에 이어 성 요셉이 나타나더니 그녀 오른편 옆구리에, 통증이 극심한 부위에, 손을 얹어 무슨 기름을 발라 문질렀다. ‘그러자 난 정신을 차리고 완전히 회복됐다.’ 

 

  (그건 또 하나의 이적이었다. ...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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