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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올더스 헉슬리 루덩의 악마들

 


 

역사의 메아리

 -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루덩의 악마들> 해설 (4)

 

 

7

 

 

   「프랑스 역사에서 아주 특이한 사건 자료를 수집하고 있지요. 한 수녀원 수녀들이 모두 악마에 들씌웠는데, 이건 협잡과 히스테리, 음모로 시작되어 끔찍한 사법살인으로 이어졌다오. 이 사건에는 또 당대 가장 경건한 성직자에 속하는 수렝 수사가 등장하여 원장수녀 잔느한테서 퇴마 작업을 합니다. 사실, 마귀 들렸다는 점 때문에 명성을 누린 이 원장수녀가 모든 재앙의 주범입니다. 

루덩 수녀원의 잔느 수녀원장과 자매들


  이 여인에게 들어앉은 악마를 물리치려고 고군분투하던 중에 수렝 수사가 외려 심리적 질환에 감염됐어요. 즉,
악마들에 사로잡혀 거의 광인 같은 세월을 이십 년 넘게 보냈는데, 그런 광기 속에서도 고결한 성품과 영적 투쟁 덕분에 결국 제 속에 들어앉은 악마를 물리치고, 평온한 노년을 보내면서 총체적 인식(지각)과 더불어 일종의 성스러움까지 얻게 됐습니다. 그리고 영성에 관해 당대 가장 의미 있는 저술을 몇 편 내놓았어요. 

 

  잔느의 경우는 ‘특별한 은혜’를 받았다고 이모저모로 과시하고 관상 경지에 이른 성녀 역할을 멋지게 해내며 찬탄과 사랑과 경배까지 받으며 살다가 종내에는 명성과 인기를 잃게 됩니다. 

 

  귀신들림과 엑소시즘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 마법사로 낙인찍힌 신부를 화형으로 몰아간 사법 살인, 이에 대한 사회의 반응, 미치광이 취급받는 수도사의 면면 등이 죄다 아주 생생하게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특히, 원장수녀와 수렝 수사의 성격이 흥미진진하답니다.」 

 

  이건 헉슬리가 1942년 7월 런던에 있는 발행인에게 보낸 편지. 우리가 보게 되듯이 이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극에서 극을 달린다. 

  마귀 들린 여인들, 그 불가사의한 현상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권력과 엑소시스트들, 그들 편에 선 재판관들, 마법사로 몰려 사법 살인을 당한 성직자. 

 

  작가가 역사의 특별한 사건을 대하면서 (오늘날에도 응당 통용되는) 다양한 질문을 상정하고 그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 연구한 각종 문헌의 방대함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 그 결과, 교리며 신앙, 신비주의, 영성, 초자연적 현상, 심리학, 정신의학, 루이 13세와 리슐리외 시대, 휴머니티 등이 담긴 역사 탐방이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재구성된다. 

 

엑소시즘을 시행하는 수사들

 

  과학적 정확성과 신뢰성이란 본질적으로 예술성 바깥에 있다. 하지만 헉슬리 같은 문필가가 구상한 세계를 그저 ‘있음직하게’ 묘사하는 게 아니라 ‘믿음직하게’ 묘사하고자 하는 경우, 어떤 사건이나 관점을 읽는 이가 수긍하게끔 보이고자 하는 경우… 예술적 실제의 과학적 이면은 미학적 구상의 토대가 된다. 

  (현상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과학적 중요성을 부여하기 위한) 과학적 구성은 1930년대 이후 명료한 예술적 투영만큼이나 그에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 

 

  영국에 거주하던 때 발표한 작품들이 미학적으로 정연한데 비해 미국 체류 시기 작품들이 문학적 완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바로 그런 배경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인생 후기에 나온 픽션이며 에세이들이 더 독특한 맛을 주는 건 아닐까? 

 

그의 텍스트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과잉 정보’와 ‘교훈적 요소’ 같은 것은 작가로서의 재능이 감소했기 때문이 아니라… 통섭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의 혈관에 과학과 문학의 유전자가 공존하고 있음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그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존재요 사회적인 존재로서 겪는 공포에서, 미래의 공포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를 평생 숙고했으며, 그 숙고의 결과를 카프카나 조이스 같은 당대 작가들과는 전혀 다르게 표현했다. 자신을 무엇보다도 지성인으로 내보였다.

  그런 측면 때문인가, 자신은 줄거리를 쉽게 궁리하고 살아 있는 형상들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진정한 작가’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톨스토이도스토옙스키처럼 타고난 작가가 아니라고. 다시 태어난다면 학자가 되고 싶어 할 것이라 했다. 그것도, 어쩌다 상황에 떠밀려 그리 되는 게 아니라 숙명적으로 말이다. 

  실제로 그는 심리학, 초심리학, 의학, 정신병학, 정신약리학 등의 전문적 심포지엄과 학술 대회들에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참여한 거의 유일한 작가였다

 

  그가 전문가들 못지않게 연구하고 중시한 심리학, 의학, 생물학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가장 해박한 지식 덕분에 귀신들림과 ‘마녀 사냥’이라는 (지금도 형태를 달리하여 본질적으로는 상존한다 할 수 있는) 문화적 현상을 다양하게 조명하면서 분석한 <루덩의 악마들> 같은 독창적 논픽션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문학과 과학의 공존을 추구했다. 

 

<루덩의 악마들>이 아이디어 면에서 1961년 미셸 푸코가 내놓은 <광기의 역사>의 개념을 앞섰다는 점이 놀랍다. 

 

  어떤 이들에겐 헉슬리의 이 텍스트가 술술 읽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식의 확장과 전환을 갈구한다면, 웬만큼 고생할 가치가 충분하다. 

  글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 않은가. 말랑말랑하여 접하기는 쉽지만 남는 게 별로 없는 글이 있는 반면에, 뭔가 묵직한 게 있어 보이는데 파고들기 쉽지 않은 글도 있다. 헉슬리가 인생 후반에 픽션보다는 에세이와 논픽션에 더 치중한 까닭은 아마도 그 중간 어디쯤을 지향했기 때문일 것이다. 

 

  “거의 모든 것에 관해 거의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 한 그에게 기존의 문학 장르 개념과 원칙은 외려 거추장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목표는 단 하나, 독자로 하여금 삶의 다양한 측면을 좀 더 깊숙이 탐구하게끔 단초를 제공하자는 것

 

  마지막 장편 <섬>에서 픽션이 철학적 에세이며 사회적 비평과 상당히 혼재한다는 인상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루덩의 악마들>에서 그가 동원한 문장들은 거의 시적 수준이다. 압축적이고 깔끔해서 군더더기가 없다는 뜻. 간명함이라는 미덕은 그 본연의 목적 달성 이외에도 미학적인 아름다움까지 선사하지 않는가. (번역문에서는 그 맛을 온전히 살리지 못하는 게 유감이다. 그것이 또 언어 차이에서 비롯되는 번역 한계이고.)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으면서 우리는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된다. 생각의 자유로운 흐름, 그 생각의 논거로 각종 고전의 든든한 인용, 거기서 나오는 설득력, 우아한 문체,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구조적 스타일, 무엇보다도, 달변이나 수사적 효과와는 상관없이 진솔하고 정직한 토로… 

  헉슬리의 <루덩의 악마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역사적 일화에 대한 논픽션을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일방의 입장과 해석에 치우치지 않고, 아니, 상호 대립적인 해석을 전부 끄집어내고 소개하면서도 역사적 진실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것. 한마디로, 역사가요 스토리텔러, 철학자, 사회비평가, 조사 연구자로서 번쩍이는 재능이 여기 다 녹아 있다. 그것도, 우아하고 알기 쉽게.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사람이며 사물의 잘 이해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새로운 빛을 던짐으로써, 자신의 지적, 물리적 유기체를 공공의 자산으로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루덩의 악마들>에는 우리 사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자 한다면 면밀하게 탐구해야 하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헉슬리의 박식과 기지와 혜안이 (우리 한국에서도) 공공 자산이 될지 여부는 독자들한테 달린 게 아닌가. 진정한 재능은 특정한 시대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법. 

 

8

 

   삼백 년이 훨씬 지나 케케묵은 사건에 작가는 왜 주목했던가? 

  사실, 헉슬리 이전에도 ‘수녀들의 집단 광란’과 이를 빙자한 마녀 재판이라는, 보기 드문 역사적 사건에 많은 이들이 눈길 돌리고 그에 관한 글을 남겼다. 

 

The History of the Devils of Loudun, Volumes 1-3

 

  알렉상드르 뒤마를 비롯한 작가들이며 줄 미슐레를 비롯한 역사가들, 샤르코 같은 정신의학자들, 그리고 유럽의 마법과 악마학에 관한 연구자들이 말이다. (‘이야기 역사’라는 틀에서 볼 때, 뒤마가 전통적 이야기체로 썼다면 헉슬리는 이 책에서 현대적 이야기체를 동원했다 하겠다.) 

  게다가 1980년 <루덩의 마귀 들림>이라는 책을 내놓은 프랑스 역사가요 문화학자 미셸 세르토처럼 우리 시대에 와서도 이 사건을 재조명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왜? 

 

  올더스 헉슬리가 이 책을 쓰고 내던 때는 2차 대전과 홀로코스트라는 잔학무도 이후 냉전이 절정으로 치닫던 시기였다. 

  소비에트연방에서는 ‘세계주의와 투쟁’이라 불린 부끄러운 캠페인이 펼쳐졌다. 즉, 강력한 징벌 기계가 잠시도 멈추지 않고, 권력은 대중의 의식을 쇼비니즘과 인종주의로 감염시키고자 기를 썼다. 

  또 아메리카합중국에서는 매카시즘이 작동하기 시작해 정점에 이르면서 모든 것이 알 만한 시나리오에 따라 진전됐다. 즉, 불온사상 소유자로 낙인찍힌 이들이 일터에서 쫓겨나고 특위에 소환되고 체포되고 숙청되고…  

 

  그런 시대 분위기가 작가로 하여금 마녀 사냥이라는 광기를, 또 그 광기의 대표적 사건을 떠올리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집단 히스테리를 유도한 엑소시즘과 잔인한 고문과 사람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인 만행을… 한데, 알고 보니, 그 본질에 악마 따위는 없고 모든 것이 성적 억압과 종교적 과대망상을 이용해 다중을 조종한 정치적 술책과 박해였던 것일 뿐. 

 

  대화와 관용과 공존 대신 음모와 조작과 선동과 탄압이 난무하는 사회는 집단 순응적 사고에 물들고 집단 광기에 빠지기 쉽다. 

  루덩에서 벌어진 맹신과 증오와 폭압의 장면들 이후 삼백여 년이 지났건만 사람들이 얼마나 달라지지 않았는지를 헉슬리는 절감한다. 미래에 대한 장밋빛 환상과 자기기만에 굴하기를 거부한 그가 볼 때… 20세기의 독재자와 독재 권력과 선동가들은 교회의 수법을 적용하면서 대중을 조종하고, 사람들은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외상을 입는다. 본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중세와 근세 기독교 세계에서는 마법사와 그 고객을 20세기 ‘공공의 적’처럼 대했다. 즉, 히틀러 치하에서 유대인들을, 스탈린 시대에 자본주의자들을, 아메리카합중국에서 코뮤니스트와 그 동조자들을 대하듯이 말이다. 그들은 외국 열강의 앞잡이 취급을 당했으니, 아무리 좋게 봐도 반애국주의자요 최악의 경우엔 매국노, 이단자, 인민의 적이었다. 

  지난 시대 이 극히 추상적인 퀴슬링 부류에게 부과된 형벌이 죽음이었듯이, 현대 세계 많은 지역에서 정치적, 세속적 악마 숭배자들을 기다리는 형벌도 죽음인데… 이들을 어떤 나라들에서는 코뮤니스트(빨갱이)라 부르고 또 어떤 나라들에서는 반동주의자라 부른다.」

  「하지만 우리 시대에서 뒤돌아보면, 종교의 모든 폐해는 초자연적 현상을 믿지 않아도 무성할 수 있음을 우리는 본다. 또, 확신에 찬 유물론자들이 값싸게 날림으로 내놓은 이상을 절대자라도 되는 양 숭배할 태세가 돼 있으며, 열렬한 휴머니스트들이 사탄 신봉자들을 몰살하는 종교재판관의 열정으로 자기네 적들을 박해할 수 있음도 우리는 본다. 

  그런 행동 패턴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있어 왔으니, 인간의 그 어떤 신앙보다도 더 오래 됐다. 우리 시대에 악마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들은 사탄의 존재를 하나님만큼이나 확실하게 믿은 선조들처럼 행동하기를 즐긴다. 그들은 자기네 가혹한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기네 이론들을 도그마로 바꾸고, 자기네 내규를 제 1원리로 격상시키고, 자기네 정치 보스들을 신으로 추앙하고, 자기네한테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모두 악의 화신이라 몰아친다.

  상대적인 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지극히 인간적인 것을 신성한 것으로 맹신적으로 바꿈으로써, 그들은 가장 추악한 작업에 탐닉할 토대를 마련한다. 그것도 맑은 양심을 간직하며 지고지순하게 일한다고 확신하면서! 

  그러다가 작금의 믿음과 신조가 낡아져 다시 터무니없어 보이게 되면 새로운 추세가 만들어질 터이고, 그리하여 태고의 광기가 적법성이네 이상주의네 진짜 종교네 하는 상습적인 가면을 계속 쓰게 될지도 모른다.」 

 

  루덩의 집단 광란 사건 이후 사백 년 가까이 지난 지금, 헉슬리 시대 이후 육십여 년 지난 지금, 사람들과 세상은 좀 달라졌을까? (앞에 언급한 닐 포스트먼은 현대인들이 중세 사람들보다 더 나이브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디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비인간적이고 비문화적이며 폭압과 광기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마녀 사냥이나 매카시즘 따위 철 지나고 위험한 유행에서, 21세기 문명사회를 지향하는 우리는 과연 자유로운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들어 있다. 그것도, 모든 근거를 가지고 아주 확실하게. 

 

  누가 귀신들린 수녀들이며, 누가 그랑디에 신부이며, 누가 리슐리외 같은 절대 권력이고 누가 그 권력의 앞잡이이고 엑소시스트들이며, 누가 몇 푼에 팔려 양심을 속이며 위증하는 자들이고, 누가 고용된 판사들이며 누가 사법살인에 연루되기를 거부하는 이들이며, 누가 엑소시즘과 화형에 희희낙락하거나 내심 분개하는 군중인지… 

  우리 사회 적지 않은 현상과 사건에도 거의 에누리 없이 대입된다. 이것이 바로 ‘역사의 메아리요 교훈’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무심하거나 게을러서 잘 모르거나 둔감할 뿐이지.)

  「우리한테, 근본악은 더 이상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 악이나 경제적 악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실증주의자로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악’이라 부르기 좋아하니까) 그 근본악이 오늘날에는 마법사나 주술사가 아니라 어떤 증오에 빠진 계급이나 민족한테서 추종자들을 찾는다. 사회적 증오의 인과 구조가 바뀌었지만, 그렇다 하여 증오와 불공정이 더 줄어들지는 않았다.」 (본문에서)

 

   헉슬리의 이 이야기를 그저 오래 전 사건들의 파노라마로 치부하고 만다면, 그건 더 큰 메시지를 놓치는 꼴이다. 이건 하나의 거대한 알레고리, 바로 모든 시대 모든 사람들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헉슬리의 이 스토리를 영국 극작가 존 화이트닝이 1961년 희곡으로 각색한 것도, 영국 영화감독 켄 러셀이 1971년 <악마들>이라는 충격적인 필름으로 선보인 것도, 함부르크 국립극장의 의뢰를 받아 폴란드 작곡가 펜데레츠키가 1972년 <루덩의 악마들>이라는 오페라로 구성했으며 유럽 극장들에서 여전히 심심찮게 무대에 올리는 것도... 다 그 메시지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기 때문이다. (영화와 오페라는 동영상으로 다 나와 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그런 배경이라든가 바탕에서 헉슬리가 호소하는 바는 아주 단순하다.

  「20세기에 사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오르마즈드처럼 맹목적으로 숭배하고 다른 동료들을 악의 원리인 아리만으로 간주함으로써, 이 시대의 악마주의에, 극악무도한 행위에 승리를 안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악에 대한 생각에 집착하다 보면 사람은 아무리 좋은 의도를 지니고 있다 해도 악이 세상에 더 횡행하게끔 조장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본문에서)

 

   그런 까닭에 우리는 원죄보다는 원덕(신테레시스)에 더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것… 

(끝)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1)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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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덩의 악마들 (1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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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42. 셀프컨트롤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성적으로 질문하고, 

주의 깊게 경청하고, 차분하게 답변하고, 

더 말할 것이 없을 때 입 다무는 법을 배우시오." 

레프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부활>)

 

톨스토이

 

이번 과제는 간단해요. 게다가 당신은 그걸 이미 부분적으로 수행했어요. 

모든 말하기에서는 셀프컨트롤이 중요합니다.

자기가 하는 말에 몰두한다는 것은 아주 좋아요. 그러나 라디오와 티브이에서 발언하는 사람이나 그저 누군가와 대화하는 사람이 자기 말에만 푹 빠지고 자기 소리만 들을 때,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겨요. 그가 (지혜롭고 흥미롭게) 무슨 말을 하더라도 다들 거기에 빈정거릴 수 있어요. 왜? 

 

왜냐하면, 자아도취에 빠져 있으니까.

그는 소통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앞에서 혼자 노는 거예요. 자기 말을 듣건 말건 중시하지 않아요. 제멋에 겨워 있어요. 그러면 청중과 단절돼요. 벽이 생겨요. 셀프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자기 말을 늘 외부에서 듣듯이 들어야 합니다.

많은 라디오 진행자들이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듣는 데 도움이 된다고 헤드폰을 씁니다.

한데 사람들 앞에서 발언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누구와 무슨 얘기를 하든지 간에, 질문에 답하기 전에 다섯까지 세세요.

우리 대화 맨 처음에 휴지를 3초까지 취하라고 당부했었지요?

이제 과제가 좀 복잡해져요.

휴지를 10초까지 늘린다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적어요. 

 

이번 #액션이 처음에는 잘 안 되고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지라도, 일주일 지나면 당신에게 큰 이득을 안길 겁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생각 짧은 언급, 우연히 튀어나온 말, 옳지 않은 반응은 거의 막을 수 있어요.

뭔가를 말하기 전에, “가치가 있나?” 반드시 생각하세요.

 

사실 이건 다들 알고 있는 듯한데, 왠지 잊어버려요. 

그리고 이상한 말들이 튀어 나오고 실언과 부정확한 표현이 심심찮게 나와요. 

그러고 나서 변명(합리화)하고 간신히 모면하고, 당신 말을 제대로 이해 못했으며 그런 뜻이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하기에 급급하게 돼요.

 

앞에서 우리가 살펴본 소통 법칙을 되새겨 볼까요? 

우리가 말하기 편한 게 아니라, 청자가 납득하기 편하게 말해야 한다. 

이걸 지키기 위해 셀프컨트롤과 충분한 휴지가 필요한 겁니다.

 

5초 동안 멈춤으로써 당신을 자극하는 말에 더 정확하게 반응하고 야기되는 예민한 상황에 현명하게 대할 수 있는 여유를 갖습니다. 외교관처럼 직설적인 대답을 피하고, 질문에 답변이 준비 안 돼 있으면 나중에 반드시 대답하겠다고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가끔 있어요. 

종잡을 수 없는 말을 핏대 올리며 우물우물하는 것보다 더 나아요. 당신은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의무가 없어요. 번개처럼 대답해야 할 의무가 없어요. 114가 아니잖아요. 

 

혹여 이상해 보이더라도 이번 #액션의 수행을 면밀하게 분석하세요.
어떤 어려움이 생겼는지, 다른 사람들과 소통의 형태가 어떻게 변했는지, 어떤 결과에 이르렀는지…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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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38. 면접, 인터뷰 준비 

 

“고깃값이 뛰는 곳 어디서나  다

사람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야.” 

스타니슬라프 레츠 (Lec. 폴란드의 철학자, 풍자가, 시인)

 

스타니슬랍 레츠, 폴란드의 풍자가, 시인

 

주의: 이른바 '면접 준비 학원'이라는 데는 절대(!)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고요? 왜냐하면,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까, 외려 역효과를 내기가 쉬우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건 또 왜냐고요?
왜냐하면, 면접이나 인터뷰에 응하는 방법은 며칠 만에 훈련되는 게 결코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는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지만, 딕션을 비롯해 목소리 조율과 언어 구사, 자세나 눈길 같은 신체언어 등은 관련 이론을 알고
평소에 꾸준히 단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왜 무슨 입학이나 취업 시즌만 되면 이른바 '면접 학원'에 사람들이 몰리냐구요? 그건 또 왜냐하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때문입니다. 절박감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지푸라기는 정말 지푸라기에 불과할 뿐입니다.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는 면접학원은 다음 둘 중의 하나임을 스스로 밝히는 셈입니다.
1) 저런 원리와 이치도 모르는 우리는 무지하다.
2) 혹은 저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주장하는 우리는 뻔뻔한 거짓말쟁이다. 

* 쓸데없이 시간과 돈만 낭비한 뒤 나중에 낙심만 더 커지는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뉴타운을 만든 것은 결국 서울 시민들이 아닌가요. 벌떼 같이 달려들어서 뉴타운 하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시민들이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 품격이 높아져야 이런 일이 안 벌어집니다!” 

허허, 참, 옳은 말씀! 이건,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을 성토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박원순 시장이 참다못해 가한 일갈이에요. 더 많은 시민들의 박수가 터졌다고 하네요. 그래요, 정치와 행정을 잘 하려면 생각 짧은 일부 시민이나 국민을 질타도 하고 때론 호소도 하면서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갈 줄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어요. 공적인 위치에서 공적인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이들의 경우 알게 모르게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바로… 영합인가 선도(先導)인가! 어떤 길을 택해야 하나!

 

예전에 러시아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19세기 엄혹한 차리즘 아래서도 푸슈킨, 고골,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같이 세계적인 문호들이 어떻게 줄줄이 나올 수 있었는지, 러시아인들조차 무척 궁금하게 여겼어요. 그래서 연구한 결과 그 배경과 원인이 몇 가지 나왔는데, 개중에 우리 이야기 맥락에 닿는 한 가지를 들겠습니다.

바로, 좋은 (현명한, 건강한, 깨어 있는) 독자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 당신도 동의하나요?

 

똑같은 이치에요. 

좋은 시청자들이 많으면, 허접한 방송 프로그램은 저절로 사라져요.

좋은 구독자들이 많으면, ‘찌라시’ 신문은 찌그러들고 말아요.

좋은 소비자들이 많으면, 비윤리적 기업은 제풀에 겁을 먹어요. 

좋은 시민들이 많으면, 사회를 좀먹는 갖가지 사이비는 고꾸라져요. 

좋은 유권자들이 많으면, 함량 미달의 정치꾼들은 알아서 도망가요.

좋은 국민들이 많으면, …

그 다음은 당신 생각을 채워 보십시오. 

“한국 정치는 4류”라고 누가 한탄했나요? 

이 말에 당신도 동의하나요? 

 

그런데 저는 눈길을 정치인들보다는 유권자들에게 돌립니다.

만약 기본 소양도 갖추지 못한 정치인들이 있다면, 그들을 누가 뽑았나요? 

바로 (우리) 유권자들 아니겠어요?

 

뽑아 놓고서 욕을 해댄다면,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 아니겠어요? 물론, 독려와 비판이 (때론 감시가) 필요하지만, 애초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좋은 유권자들이 많지 않을 때, 가장 애를 먹는 이들은 괜찮은 (참된) 정치인들입니다. 사회와 국가에 사심 없이 이바지하겠다는 일념으로 나름대로 안목을 넓히고 심성을 닦고 포부를 키우고 경륜을 쌓아 왔는데, 유권자들이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지지하지 않으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생각 짧은 유권자들은 자기네 자잘한 이익에 영합하라고 윽박지릅니다.

하지만 참된 정치인들은 그것이 바른 길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바른 길로 선도하고 견인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왜?

그것이 상생의 길이니까. 

 

하지만 좋은 유권자들이 많지 않을 때는 그런 다짐이 헛수고로 그치기 십상이에요. 그러다 보면, “에이, 정치 못 해먹겠어!” 하고 탄식하거나, ‘이거, 영합을 해야 하나?’ 하고 눈치 살피게 되지요. 생각 짧은 유권자들이 더 많을 때, 참된 정치인들은 인기 영합주의(populism)의 유혹과도 싸워야 합니다.

 

유권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지 않은 사회에서는 올바른 정치가들이 나오기 힘듭니다.

벌써 2백 년 전에 프랑스의 종교사상가요 정치가, 외교관이던 드메스트르 백작이 이렇게 설파했어요.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합당한 정부를 갖는다.”

 

다행히 언론과 교육이 제 기능을 충실히 하지 못하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젊은 세대 덕분에 우리 사회의 의식 수준도 십 년, 이십 년 전에 비하면 크게 높아졌습니다. 우리 수준에 합당한 정부가, 정치가 곧 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정치란 뭔가요? 정치의 목적이 무엇이고, 정부의 기능이 뭔가요? 

무엇보다도, 국민이 사람답게 살도록 보살피는 것 아닌가요? 집 걱정, 먹을거리 걱정, 병원비 걱정, 등록금 걱정 하지 않고,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닌가요? 은행과 고리대금업자들의 노예가 되지 않고 말이지요. 그 방편 중의 하나가 아무래도 일자리 보장이겠지요.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정치권과 정부에 맡기고, 우리 개개인은 원하는 일터에 잘 들어가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근래 들어 진학이든 취업이든 면접 비중이 상당히 커졌어요.

그 때문인지 면접을 심히 껄끄럽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아요.

뭔가 좀 까다로운 질문을 받을 때, 우리는 안절부절못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오래 입을 꾹 다물고 있게 됩니다. 

그래서 도움 될 만한 준비 요령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면접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유 하나는 낯선 사람과 소통에 대한 불안이에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불편한’ 질문을 받을까 염려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 ‘불편한’ 질문들이 정말 그렇게 무서운 건가요? 하나씩 살펴봅시다.

 

* 가장 자주 나오는 껄끄러운 질문. “왜 이전 직장에서 나왔습니까?” 

너무 솔직하게 대답하면 불리할 수 있어요. 이런 대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동료들과 지내기 힘들었고, 일은 너무 많은데 봉급은 오르지 않아요.” 이런 답변을 들은 인사 담당자들은 경계심을 갖게 됩니다. 그들은 자제할 줄 알고 참을성 있고 동료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직원을 찾아요. 따라서 답변에 아주 책임 있게 접근해야 돼요. 

☞ 이전 상사와 동료들을 폄하하고 험담하는 것은 금물. 진짜 이유를 절제되고 조리 있게 사전에 준비해 답하라.

 

* “이전 직장에서 급여 수준은?”

너무 적게 제시하면 회사 측은 당신 연봉을 낮추고 싶어 할 거예요. 고용인 측에서 제시한 급여보다 너무 높게 불러도 문제가 돼요. 

☞ 원하는 급여를 밝히면서, 이전 직장의 급여는 대외비로 하기로 약속했으며, 지금 지원하는 회사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조심스레 곁들이는 게 좋다.

 

* “자신의 단점이나 결점을 얘기해 보라.”

이런 질문에 놀라지 말아요. 당신의 부족한 점을 다 까발리라는 게 아닙니다. (행간을 읽을 줄 알아야 해요.) 직무와 관련된 것만 들면 충분해요. 게으르다, 지각을 잘 해, 시간 개념이 부족한 것 같아,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야, 따위는 입에 올리면 안 됩니다.

☞ 뭔가 중립적인 것을 약간 유머 섞어 말하는 게 최선. 예를 들어, “가끔 일 욕심이 지나쳐서 탈입니다.” 그런 답변은 면접관의 긍정적 반응을 일으키고, 직답을 피할 수 있다.

 

* “왜 이 일에 당신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까?” 

구직자들은 왠지 이런 질문을 아주 당혹스럽게 여겨요. 

☞ 당황할 것이 아니야. 답변을 미리 준비하라. 학력, 이력, 경력, 이 일에 대한 관심을 차분하게 얘기하라. 당신의 장점을 강조하라. 

 

* 때로 이런 질문도 나와요. “5년 뒤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보나요?” 

후보자의 야심을 알기 위한 거예요. 근데 이런 질문의 속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농조로 “5년 지나서 이 회사 사장이 되고 싶어요!” 하는 답변은 당연히 퇴짜. 

☞ 최상은 이런 것일 터. “5년 동안 전문 수준을 훨씬 더 키우려고 합니다, 그러면 연봉도 더 올라갈 테고.”

 

* 드물지만 가끔 ‘스트레스(압박) 인터뷰’를 거쳐야 할 때도 있어요. 

그런 ‘심문’ 과정에서는 특별한 질문뿐 아니라 거친 질문들도 퍼부어요. 예를 들어, “그렇게 큰 회사에서 일했는데, 어째 옷차림이 지나치게 수수하네요. 거기서 잘 평가받지 못했나요?” 이런 질문을 받고 놀라지 말아요. 이건 당신의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것일 뿐이니까.  만일 참지 못하고 거칠게 반응한다면, 당신의 갈등 성향과 폭발적 성격을 드러내는 꼴이에요. 면접 같은 자리에서는 이성이 감정보다 앞서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면접관은 단시간에 당신을 여러 면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 이상하거나 거친 질문을 받아도 아주 정중하고 절제 있게 답변하라. 예를 들어, 수수한 옷차림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할 수 있다. “나는 옷보다도 자녀들과 여행에 돈을 더 들입니다, 하지만 수수하게 입으면서도 내 취향을 살리지요.” 

상대방에게 당신의 자신감을 드러내고, 갈등 빌미를 조금도 찾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라. 그러나 당신에게 정말 매너 없고 거칠게 대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기억하라. 그런 경우, 내가 잘못 온 것 같다고 밝히고 일어서라. 

 

* 끝으로 하나 더. 아주 중요한 사항이에요. 

면접이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 아니다. 당신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선택하는 것임을 기억하라. 그러면 면접을 앞두고 불안감이나 긴장은 금방 사라질 것. 결단력을 충전하고 전진하라!

 

어때요, 좀 도움이 되겠어요? 

면접 대비 요령은 인터넷 검색하면 수없이 많이 나오지만, 지금 우리가 알아본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겁니다. 실습 파트너들과 짝을 이루어 실제 상황처럼 훈련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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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11 (잘못된 언어 사용)  

 

“말은 생각의 도구라오. 

말을 되는 대로 한다는 것은 생각도 되는 대로 한다는 뜻이오. 

즉, 정확하지 않고 대강 뭉뚱그려서 한다는 게지.” 

- 레프 톨스토이 (1828-1910, 러시아 작가, 사상가) 

 

내 사랑 로고스 퍼블릭 스피킹

 

“네, 지금은 백이 유리한 국면으로 보여지는데요…” 

바둑 티브이를 가끔 시청해요. 한데 ‘…인/한 것으로 보여진다’는 표현이 들릴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곤 합니다. 우리말에 그런 표현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근래에 이 “보여집니다”가 상당히 많이 들려와요. 스포츠 해설에서도, 강연에서도, 시민 인터뷰에서도, 신문 기사에서도, 심지어 뉴스앵커라는 사람의 입에서조차 이런 표현이 자꾸 퍼지고 있지 뭡니까. 오, 맙소사!~ 

“남들에게 보여지는 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실정이…” 

“일련의 후보 경선 과정에서 보여졌던 의문점…” 

“그건 무척 힘든 일로 보여졌어요.” 

 

왜 이런 그릇된 현상이 생기는 걸까요?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어 같이 수동태가 능동태 못지않게 자연스레 쓰이는 외국어의 악영향이라고 간단히 규정할 수 있을 거예요. 사대주의가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우리말 수동형은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첫째, 타동사 어간 + ‘이, 히, 리, 기’
둘째, 타동사 어간 + ‘아/어지다‘

따라서 ‘보여지다, 불리어지다, 쓰여지다, 생각되어지다’ 등은 피동 표현이 중복된 것으로서 피해야 합니다.
그냥 ‘보이다, 불리다, 쓰이다, 생각되다’로 충분하고 자연스러워요. 

 

또 우리말에는 피동형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피동형 표현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한 공중파 방송에서 들린

“바다오리는 곧 바다로 돌려보내질 방침입니다”는

‘바다오리를 곧 돌려보낼 방침’으로 바꾸고,

바둑 티브이 해설에서 잘 들리는

“강수를 두는 기사들에 의해 잘 두어지는 수법”은

‘강수를 두는 기사들이 잘 두는 (즐겨 쓰는) 수법’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 어법에 더 적절하겠지요. 

 

이런 그릇된 현상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또 우리네 말과 글에 대한 관심이 덜하고 기초가 확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외국어에, 영어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우리말에는 쏟지 않습니다.

왜?

(당장에, 현실적으로는) 그래도 되니까.

그렇다면, 그건 또 왜?

흠… 그 다음은 당신께서도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개개인 수준의 문제, 아니면 국가적 정책 차원의 문제, 어느 쪽에 더 눈길을 돌리렵니까?) 

나로서는 이 대목에서 이런 경구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모국어를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 이백여 년 전 볼테르의 언급입니다.

“웬만한 주요 외국어들을 다 6년이면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모국어 공부는 평생 해도 모자란다.”

 

어떻습니까? 고개를 끄덕였나요, 아니면 가로저었나요?

말하기를 잘 하려면 먼저 듣기를 잘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외국어를 잘 하려면 먼저 모국어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입니다. 외국어를 아무리 잘 해도 우리말이 매끄럽지 못하면, 그 재주를 빛내기 어렵다는 뜻이에요.

좋은 번역가로 이윤기, 안정효 같은 이들을 들지 않습니까?

그이들보다 외국어를 더 잘 아는 번역가들이 없단 말인가요? 

 

당신이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과 어울려 작은 동아리에서 사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어떻게 말하든 난 굳이 나서서 꼬집고 들추지 않겠어요. 간섭할 권리도, 시간도 없어요. (물론, 그런 경우에도 당신이 지금보다 더 올바르고 듣기 좋고 품위 있게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굴뚝같지요. 그래서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하지만 당신이 교사이거나 강연자, 배우, 가수, 방송 진행자, 정치인 같은 그룹에 속하고,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자주 말하는 직업인이라면, 그런데도 적절한 어휘를 쓰지 않거나 발음을 틀리거나 한다면, 난 방관만 하고 있지 못할 거예요.

안타깝게도, 당신 넥타이나 블라우스 위에서 톡톡 튀는 벼룩과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어요.

이들은 빠르게 번지고, 박멸 대상이니까요.

 

이번 #액션을 위해서 수첩을 하나 따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채우게 될 테니까요.

수첩에 이런 이름을 붙여도 괜찮겠어요. <잘못 쓰거나 어색하거나 피해야 할 사례>

그리고 이런 식으로 범주를 정하고, 티브이나 라디오, 직장, 학교, 모임… 어디서든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듣고 잘못된 것을 일일이 적어 보세요. 

 

1. 잘못 쓰는 (적절하지 않은) 단어와 어구, 표현
2. 번역 투를 쓰는 경우. 그럴 때 우리 어법에 더 어울리는 표현은?

3. 불필요한 (무분별한) 외국어 쪼가리 낱말을 사용하는 경우
4. 그런 외국어(외래어)를 대신할 우리말은?

5. 개념 정립이 필요한 낱말 무리
6. 은어, 비속어, 욕설 따위

7. 말의 품격과 관련된 단어, 어구, 표현
8. 언어를 오염시키는 표현

9. 이상한 존칭, 잘못된 호칭 사용
10. 입말과 글말의 차이

11. 표기상 주의할 단어
12. 중첩되는 말, 군더더기 단어와 음향

13. 비표준어 (사투리, 방언)
14. 틀린 발음

 

당신이 감을 더 잘 잡도록, 예를 몇 가지 들겠습니다. 

1. 공정선거를 치룰까요. → 치르다. 
대인배 → 대인. 
주구장창 → 주야장천. 
입에 개거품을 물고 → 게거품. 
행복한 하루 되세요. →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보내기 바랍니다.
어의가 없어 -> 어이가 없어.

3. 입장 표시를 한 것으로 →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6. 국가와 정부, 정권, 나라를 맥락에 적절하게 사용하는지 따위. 
진보, 보수, 수구의 개념과 올바른 적용. 
공인과 유명인의 개념, 전기세와 전기 요금의 차이.

7. 안습, 짭새, 대가리, 지랄

8. 뻥치지 마. 쫄지 마. 

9. “완전 대박이야!” “완전 멋있어.”

10. 내가 잘 아시는 분이… → 아는 분이. 
중국 어선들이 저희 쪽으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 우리 쪽으로.
마음 잡수시고요. → 마음먹고요.
부모님 전화가 오시면 → 전화가 오면, 부모님이 전화하시면.
주문하신 커피가 나오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몰라서 저지르는 실수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언어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물론 그런 오류를 피함으로써 당신이 하는 말은 격이 더 커지고 당신 이미지는 더욱 깔끔해집니다

앞에 제시한 오용 사례 범주는 제가 편한 대로 늘어놓은 것이에요.

당신께서 더 효과적으로 나눌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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