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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9.07 진자 (pendulum) - 에너지 정보 구조
  2. 2023.06.20 선택의 공간: 선택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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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트랜서핑 

 

 

1권. 선택의 공간

1장. 선택의 모델 

 


2장. 진자 (흔들이)

 

생각의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모이면 에너지-정보 구조가 형성된다.

에너지-정보 구조를 우리는 진자라고 부른다.

이런 구조는 독자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자기 법칙에 종속시킨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진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진자의 집요한 유혹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파괴적인 진자들

"자신을 잠깐 임대하시라 "

 

우리는 어려서부터 타인의 의지에 복종하고, 의무를 수행하며, 국가나 가족, 정당, 회사, 이념, 사상 등에 봉사하고 헌신하도록 배웠다. 누구한테든 무엇에든 그렇게 하는데, 정작 자신은 맨 마지막이다.

누구한테나 책임감이나 의무감, 필연성, 죄책감 등이 웬만큼 있다. 우리 각자가 다 가족이나 클럽, 교육 시설, 기업, 정당, 국가 등 다양한 사회 집단이나 조직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를테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그룹의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시작할 때, 그런 구조들이 발생하고 커진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합류하면서, 구조는 성장하고 힘을 얻고, 구성원들에게 정해진 규범을 따르게 하고, 결국에는 사회의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물질적으로 구체화한 수준에서 보자면, 구조는 공통의 목표로 뭉친 사람들과 물체들로 이뤄진. 이 물체에는 건물이나 설비, 가구, 장비, 기계 등이 들어간다.

 

하지만 에너지 수준에서 볼 때, 그 모든 것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구조는 사람들 집단의 생각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따라서 생각 에너지의 매개 변수가 같을 때 생겨난다. 개개인의 생각 에너지가 에너지장에서 간섭 패턴을 만든다. , 같은 종류의 파동이 서로 겹쳐 강화된다.

(*간섭 - 소리나  따위의  이상 동종의 파동이 서로 겹쳐 파동을 강화하거 약화하는 .)

이런 경우 에너지 바다 한가운데는 별개의 독자적인 에너지-정보 구조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에너지 진자이다. 이 구조는 독자적인 삶을 살기 시작하며, 그걸 세운 사람들한테 자기의 규범이나 법칙을 따르라고 강요한다.

 

독자적인 에너지 정보 구조를 왜 진자라고 부르는가? 왜냐하면, 이 구조는 더 많은 지지자나 추종자들한테서 에너지를 더 많이 받을수록 더 강하게 흔들거리기 때문이다.

각각의 진자에는 고유한 진동수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즐겨 타는 그네를 일정하게 흔들려면, 정한 진동수의 힘을 들여야 한다. 이런 진동수나 주파수에서 공명이 발생한다.

진자가 같은 진동수의 힘을 주기적으로 받을 때 진폭이 커지는 것처럼, 어떤 생각이나 이념에 깊이 동감하여 공명할 때 그것도 역시 강화된다.

거꾸로 진자의 공명이 줄어들면, , 지지자들이 줄어들면, 진동은 약해진다. 지지자들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 진자는 멈추고 그 본질이나 실체가 죽는다.

 

소멸한 진자의 예로는 이런 것을 들 수 있다.

-고대의 여러 신앙,

-돌로 만든 도구, 석기

-고대의 무기들

-오래된 유행, 패션 트렌드

-비닐 레코드, 축음기판...

달리 말하자면, 예전에 한때 있었으나 현재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다.

 

아니, 이런 게 다 정말 진자란 말이야? 여러분은 놀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사람들의 생각 에너지로 만들어지고 나름의 속성을 지니는 구조는 전부자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생명체는 모두 이르든 늦든 에너지 진자를 만들어 낸다. 생에서 진자의 예를 들면, 박테리아 집단, 생물들의 군집, 물고기 떼, 동물의 무리, 울창한 삼림, 대초원, 개미집 등이 모두 살아 있는 유기체들의 다소 정연하고 균일한 에너지 정보 구조이다.

 

개개의 생명체는 에너지 단위인 만큼, 그 자체가 다 이미 기본적인 진자이다. 그런 개개의 진자 그룹이 일치하여 진동하기 시작할 때, 그룹 진자가 형성된다. 이건 상부 구조로서 지지자들 위에 서고, 별개의 독자적인 구조로 존재하며, 규범을 정하여 지지자들을 유지하고 확충한다.

이 구조는 자체 법칙에 따라 독자적으로 발전한다는 면에서 독립적이다.

하지만, 추종자들은 자기네 뜻이 아니라 진자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예를 들어, 관료 조직은 소속 공무원 각각의 의지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구조로 커간다. 물론, 영향력 있는 공직자가 독자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시스템의 법칙에 어긋나면 구성원들이 반발할 것이다. 심지어 진자 노릇을 하는 일개인조차 자기 동인을, 행동 동기를 항상 인식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에너지 뱀파이어가 그렇다

 

모든 진자는 본질적으로 파괴적이다. 왜냐하면, 추종자나 지지자들한테서 에너지를 알겨내고 그들 위에 군림하기 때문이다. 그 파괴적인 성질은 구성원의 운명에 무관심하다는 데서 드러난다. 진자의 목표는 단 하나, 추종자의 에너지를 얻어내는 것이며, 이것이 추종자에게 이득이 되는지 아닌지는 중시하지 않는다.

시스템 혹은 조직의 영향력에 얽매인 사람은 그 규칙에 따라 살아야 한다. 안 그러면 조직이 그를 잘근잘근 씹어 뱉을 테니까. 파괴적인 진자의 세력에 끌려들어 자기 운명을 망치기는 아주 쉽다. 거기서 벗어나려면 대개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어쩌다 운이 좋으면, 시스템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고 물 만난 고기처럼 느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은 추종자로서 진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며, 자는 그에게 생존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다가 이 추종자가 구조의 규칙을 깨게 되면, 그가 방출하는 주파수가 진자의 공주파수와 어긋난다. 그러면 진자는 에너지를 얻을 수 없으므로, 이 고집 센 추종자를 내쫓거나 파멸로 몰아간다.

 

사람이 자기한테 유리한 생명선에서 멀리 떨어지면, 이질적인 진자의 구조 속에서 삶이 고역으로 바뀌거나 그 자신이 우울한 존재가 되고 만다. 그런 진자는 그 추종자에게 정말 파괴적인 것이다. 괴적인 진자의 손아귀에 든 사람은 자유를 잃는다. 진자의 규범에 따라 살며, 큰 기계의 톱니바퀴가 되어야 한다. 좋든 싫든.

 

람이 진자의 후견을 받아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나폴레옹이나 히틀러, 스탈린 등은 다 파괴적인 진자들의 총였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진자는 자기 추종자의 안녕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자기 목적을 위해 이용하기만 할 뿐이다. 나폴레옹에게 ‘정말로 행복한 적이 있었는지’ 물었을 때, 그런 날들이 자기 인생에서는 손꼽을 정도라고 대답했다.

 

자는 새로운 추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교한 방법을 동원하며, 그들은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나방처럼 날아든다. 자의 선전에 현혹되고 낚시에 걸려 사람들은 종종 행복에서 멀어진다. 그 행복이 사실은 바로 자기 곁에 있었는데 말이다.

용병으로 입대하여 죽어간다. 학교에 들어가고 자기한테 맞지 않는 것을 습득한다. 썩 내키지 않지만 화려해 보이는 직장을 찾고는 숱한 문제에 시달린다. 자기 삶을 낯선 사람과 맺고 나서, 그다음에는 고통을 겪는다.

 

자는 그 행동 동기를 갖가지 선하고 정당한 가면으로 숨기려고 들지만, 결국 진자의 작용은 추종자들의 운명을 파괴하는 쪽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아주 많다. 괴적인 진자의 손아귀에 놓인 사람에게 가장 큰 위험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여러 생명선으로부터 이 사람을 진자가 자꾸 멀어지게 한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파괴적인 진자의 특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 진자는 추종자들의 에너지를 빨아들여 자체 진동을 키운다.

· 진자는 에너지를 더 많이 알겨내기 위해 추종자를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려고 기를 쓴다.

· 진자는 자기 추종자 집단을 나머지 다른 집단과 대립하게 한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고, 그들은 우리와 다르며 나쁘다는 식으로.)

· 진자는 추종하려 하지 않는 사람을 맹렬하게 공격하면서, 제 편으로 끌어들이든지 아니면 무기력하게 만들거나 제거하려고 든다.

· 진자는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고 추종자를 최대한 얻기 위해 매력적인 가면을 쓰고 고상한 목표로 포장하면서 사람들의 감정을 이용한다.

 

자는 본질적으로 에그레고르이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공통의 관심사나 열정, 생각으로 뭉친 사람들의 에너지로 형성되는 에너지-정보 공간) 에그레고르라는 개념은 사람과 에너지-정보 실체가 상호작용하는 복잡하고 미묘한 점을 다 반영하지 못한다. 진자들은 인간의 삶에서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나게 더 큰 역할을 한다.

 

 

진자가 추종자들의 에너지를 어떻게 빨아들이는지, 이런 사례에서 생생히 엿볼 수 있다.

관객이 꽉 들어찬 스타디움에서 팽팽한 경기가 펼쳐지면서 열기가 들끓고 팬들이 극성을 부린다. 한 선수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러서 팀이 패했다. 팬들이 그 선수에게 죽일 것처럼 분노를 퍼붓는다. 얼마나 많은 부정적 에너지가 이 불행한 선수에게 쏠리는지 상상할 수 있겠나? 그런 끔찍한 일을 겪으면 그는 그 자리에서 죽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그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는 해도 멀쩡하게 살아 있다.

그 선수에게 쏟아진 부정적 에너지는 다 어디로 갔을까? 진자가 거둬들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군중의 분노 대상은 죽었을 터이고, 우상은 사라지고 말았으리라.

 

자가 살아 있는 에너지 실체인지 아니면 단순한 에너지 형태인지, 나는 판단하지 않겠다.이건 트랜서핑 기술에 전혀 중요하지 않다. 자를 알아보고, 그 게임에 무익하게 말려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파괴적인 진는 한 가지 특징으로 아주 간단히 알 수 있다. 그건 사람들을 포섭하는 싸움에서 항상 자신과 비슷한 것들과 경쟁한다. 진자의 목표는 오직 하나, 가능한 한 더 많은 추종자를 포획하여 더 많은 에너지를 얻어내는 것이다. 추종자를 포섭하기 위한 싸움에서 진자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수록, 그건 더 파괴적이다. , 개인의 운명에 위험을 초래한다.

 

이런 반박이 나올 수 있다. , 그렇다면, 자선 단체 혹은 자연이나 동물 보호 단체도 있는데, 이게 왜 파괴적인 거야? 얼핏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당신의 에너지를 먹고 살면서 당신 개인의 행복과 안녕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요구하면서도 정작 당신에게는 무심하다.

만약, ‘거야 다 아는 사실인데, , 그래도 괜찮아이렇게 여기고, 그런 말을 하면서 정말로 행복하게 느낀다면, 그건 당신의 소명이고 자신의 진자를 찾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자신에게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당신은 혹시 자선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건 아닌가? 당신은 진정으로, 사심 없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기의 에너지와 돈을 내주는 건가, 아니면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자선 활동을 하는 건가?

 

괴적인 진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택하지 못하게 한다. 사실, 사람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그건 곧 자주성을 얻는 것이 아니런가. 그런 사람을 진자는 자기 추종자로 끌어들이지 못한다. 그런데, 운명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기기에 익숙해지다 보니, 사람은 더 좋은 운명을 그냥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믿기가 힘들게 됐다.

진자는 추종자를 제 손아귀에 잡아두는 것이 이익이므로, 갖가지 조종 방법을 궁리해 낸다. 그들의 조종 수법은 앞으로 자세히 설명하겠다.

 

만약, 트랜서핑이 어떤 컬트나 활동 단체나 유파를 만든다면, 이것 역시 진자일 수 있다. 물론, 진자마다 파괴성의 정도가 다 다른데, 에 하나, 트랜서핑이 진자라면 가장 덜 파괴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뭔가 일반적인 바깥의 목표가 아니라 각 개인에게 도움을 주는 데 주력하니까. 그러므로, 이건 오로지 자신의 운명에만 몰두하는 개인들의 공동체 같은 것으로서, 아주 특이한 진자가 될 것이다.

 

여기서, 여러분에게 숙제를 하나 내드린다. 어떤 진자를 건설적인 진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런데, 나는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기 운명을 선택한다는 게 무엇이며, 그걸 어떻게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이. 친애하는 독자들이여, 조금만 더 인내하시라. 모든 게 그리 간단치는 않지만, 그림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계속) 자들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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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선택의 모델

 

선택의 모델은 세상의 구조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시각. 이것이 트랜서핑의 개념적 기반. 원하는 것을 힘들여 성취하는 게 아니라 그냥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그럼, 이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새벽 별들 바스락거리는 소리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웃집 개 짖는 소리에 잠이 깼다. 이 가증스러운 짐승이 항상 나를 깨운다. 정말 지긋지긋해! 이 고약한 녀석이 내는 소리에 내가 왜 잠을 깨야 하는 건가? 산책이나 나가서 마음을 달래야겠다. 그래야 옆집에 불이라도 지르고 싶은 충동을 가라앉힐 수 있으려나. 개를 보면, 그 주인도 알 수 있다.

내 인생에는 항상 추잡한 것들이 기어들어 정말 짜증 나게 한다. 옷을 입는데도 신경이 곤두선다. 슬리퍼는 또 왜 안 보이나.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찾으면 내다 버리고 말아야지, !

 

바깥에는 안개가 끼고 공기가 축축하다. 어두운 숲을 지나 미끄러운 길을 걷는다. 잎사귀들이 거의 다 떨어져서 반쯤 죽은 나무들 잿빛 줄기가 드러났다. 나는 왜 이 음울한 습지에 살고 있나? 담배를 꺼낸다. 피울 마음은 별로 없는데, 습관이/ 피워야 한다고 부추긴다. 피워야 한다고? 언제부터 내가 담배에 얽매이게 됐지? 그래, 아침부터 빈속에 담배는 정말 역겹다. 예전에는 흥겨운 모임에서 담배가 만족을 안겼고, 유행이나 자유, 스타일의 상징 같은 것이었지. 하지만 그 축제의 날들은 지나가고 비 내리는 잿빛 일상이 끈적끈적한 문제들과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몇 번씩이고 담배를 꺼내 문다. 이제 이걸 태우면서 숨 좀 돌리고, 다시 차가운 일상으로 뛰어들어야겠다.

 

담배 연기가 눈에 들어오는 바람에 화난 아이처럼 잠깐 눈을 찡그렸다. 다 지겨워졌다. 그때 내 생각을 확인이라도 하듯이/ 교활하게 굽은 자작나무 가지가 얼굴을 따끔하게 때렸다. 빌어먹을! 화가 나서 그걸 부러뜨려 한옆으로 내던졌다. 그건 나무에 걸려서 광대처럼 까불며 흔들거렸다. 이 세상 무엇 하나 바꿀 수 없는 나의 무력함을 놀려대는 것만 같다. 무거운 발걸음을 우울하게 옮긴다.

 

세상과 싸우려 들 때마다, 세상이 처음에는 한발 물러서서 희망을 주다가도 그다음엔 곧 내 콧잔등을 보기 좋게 갈기곤 했지. 자기 앞에 있는 장애물을 다 쓸어내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건 영화에서만 나오는 얘기야. 인생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아. 인생은 룰렛 게임과 비슷해. 처음에 한두 번, 두세 번은 이긴다. 그러면 의기양양해져서 세상이 다 내 주머니에 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에는 다 털리고 말지. 파티에 내놓은 거위와 같은 꼴이야. 처음엔 통통하게 살찌우고 그다음에 흥겨운 음악과 웃음소리를 날리면서 구워 먹거든. 네가 실수했어. 이건 너의 파티가 아니야. 네가 실수한 거야

 

그렇게 즐겁지 못한 생각에 잠겨 바다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작은 파도들이 모래 해안을 사납게 물어뜯었다. 바다는 나한테 축축한 냉기를 불친절하게 불어넣었다. 살이 오른 갈매기들이 바닷가를 느릿느릿 걸으면서 뭔가를 쪼아댄다. 그 녀석들 눈에는 감정이나 이성이 눈곱만치도 없다. 그저 차갑고 검은 공허뿐이다. 그 눈들에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온 세상이 되비치는 듯했다. 그 세상 역시 차갑고 적대적이다.

 

웬 노숙자 하나가 해변에서 빈 병을 줍고 있었다. 저 얼간이가 꺼지면 좋을 텐데. 난 혼자 있고 싶다. 아니, 나한테 오는 것 같은데, 구걸하려는 모양이야.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어. 어디에고 평온이란 없구나. 정말 피곤하다. 이 피로감은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쉴 때도 그렇다. 내 삶이란 게 감옥에 갇혀 사는 것과 다를 바가 뭔가. 곧 모든 게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처럼 보여. 그러면 다른 사람이 되어 인생을 즐길 수 있겠지. 하지만 이건 다 미래의 일이다. 당장은 여전히 우울한 고역이야. 계속 기다리지만, 그 미래가 잘 오지를 않는구나. 이제는 여느 때처럼 맛없는 조반을 때우고 따분한 일을 하러 가서, 또 누군가에게 필요한 결과를 짜내겠지, 하지만 그건 나한테 필요한 게 아니다. 부담스럽고 무의미한 삶의 하루를 또 보내야 한다.

 

새벽 별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금방 보았던 우울한 꿈은 무엇일까? 마치 전생의 한 자락이 돌아온 것 같은데. 그냥 꿈이었다니,  다행이다. 고양이가 하는 것처럼 안도하면서 한껏 기지개를 켰다. 이 태평한 녀석은 사지를 쭉 뻗고 누운 채, 나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걸 귀로만 보여준다. 이 수염 달린 녀석아, 일어나라. 같이 산책하러 나갈래?

날이 화창하기를 바라면서 바다로 갔다.

 

오솔길은 숲을 가로질러 뻗어 있고, 새벽 별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갖가지 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조금씩 녹아들었다. 뭔가가 관목 속에서 먹이야! 먹이!” 유별나게 짹짹거리고 있었다. , 저 녀석이군. 작은 털북숭이, 어찌 그렇게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거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들 목소리가 이렇게나 다채로운데도, 그 어떤 것 하나도 전체 합창에 불협화음이 없구나, 여기서 나오는 조화로운 교향곡은 그 어떤 정교한 오케스트라도 흉내 내지 못할 거야.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흘러들었다. 이 마법 같은 조명이 여러 색상의 깊이와 풍부함을 살리면서// 숲이 멋진 홀로그램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걷다 보니 바다가 나왔다. 에메랄드빛 파도가 따스한 바람과 나직하게 속삭이고 있었다. 해변은 무한히 넓고 텅 빈 듯 보였지만, 나는 아늑함과 평온함을 느꼈다. 사람들 북적거리는 세상이 나에게 이 한적한 공간을 특별히 마련해 준 건 아닌가. 누군가는 이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 낸 환상이라고 여긴다. , 아니야, 이런 아름다움이 그저 나의 감각기관과 뇌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지.

 

새벽녘 우울한 꿈의 흔적을 더듬다가 나의 이전 삶의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건 실제로 상당히 우울했으며 밝은 게 아니었다. 이 세상이 나에게 마치 빚을 지고 있는 듯했고, 그걸 요구하려고 든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다. 하지만 그런 요구에 세상은 쌀쌀맞게 등을 돌리곤 했지.

 

그럴 때, 경험 많은 조언자들이 들려주던 말. “세상이 그리 쉽게 굴복되는 건 아니야, 세상은 정복해야 하는 것이야.”

그래서 나는 이 세상과 싸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얻어낸 것 하나 없이 녹초가 됐을 뿐이다. 그때에도 조언자들은 준비된 대답을 읊었다. “너한테 문제가 있어, 먼저 자신을 바꿔야 해, 그러고 나서 세상에 뭔가를 요구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나 자신과 싸우려고 해 봤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건 한층 더 힘겨운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꿈을 꾸었는데, 어딘가 자연보호구역에 있는 것 같았다. 형용키 어려운 아름다움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 장관에 연신 감탄하면서 계속 걸었다.

그때 허연 수염을 한 노인이 화난 듯한 표정으로 불쑥 나타났다. 보호구역의 관리인이었다. 그는 말없이 나를 훑어보았다. 내가 다가가면서 입을 열려고 하자, 노인이 재빨리 손을 젓고는 차갑게 말했다.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소, 제멋대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방문자들한테 지쳤어, 그들은 항상 불만에 차 있고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하고 소음을 일으키면서 나중에는 쓰레기 더미만 남기고 떠난다오.”

나는 알아들었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걸었다.

 

자연보호구역의 예사롭지 않은 풍광이 그저 놀:랍기만 했다. 여기를 왜 이제야 온 거지? 넋이 나간 듯 목적도 없이 걸으면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주변 자연의 완벽한 아름다움은 그 어떤 생각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웠다. 말로 나타내는 건 더욱더 그렇다. 내 머릿속에는 황홀한 공허만이 자리 잡았다.

 

잠시 뒤 그 관리인이 다시 나타났다. 얼굴에 새겨진 엄격한 표정이 다소 누그러져 있었다. 그가 자기를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푸른 언덕 꼭대기로 올라가자,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계곡이 눈앞에 펼쳐졌다. 계곡 아래에 마을 같은 게 있었다. 장난감 같은 집들이 녹음방초에 묻혀 있는 것이, 무슨 마법의 동화에 나오는 삽화처럼 보였다.

이게 뭔가 비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정말 가슴 뭉클하게 바라볼 수 있을 텐데. 이런 건 다 그저 꿈에서나 가능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의아한 눈길을 관리인에게 돌렸지만, 그는 수염을 움찔거리기만 했다. 그건 마치 더 놀랍고 예상치 못:한 일이 앞으로도 일어날 거요!” 하고 말하는 듯했다.

 

계곡으로 내려가면서 나는 어떻게 이 보:호구역에 들어섰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노인한테서 어떤 설명이라도 듣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말을 어색하게 꺼낸 듯했다. “이런 아름다움 속에서 살 수 있는 행운아들은 정말 좋겠네요그 말에 노인이 딱하다는 얼굴로 대꾸했다. “자네가 저들 속에 들어가지 못하게 누가 막기라도 한단 말인가?”

 

내가 닳아빠진 레코드를 돌렸다.

누구나 호화롭게 태어나는 건 아니지요. 자기 운명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관리인이 나를 웬 멍청이가 다 있나 하는 표정으로 쏘아보면서 말했다.

요는, 누구나 자기 운명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오. 우리한테 딱 하나 주어진 자유란 바로 선택의 자유지. 다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네.”

 

삶에 대한 그런 견해가 나에겐 지극히 생소한 것이기에, 반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관리인은 코웃음을 쳤다.

멍청한 소리! 자네한테는 선택권이 있네, 다만 그걸 이용하지 않는 것이지. 선택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도 못하고 말일세.”

이게 무슨 말이야, 막걸리야? 내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고? 이 세상에서 모든 게 허용된단 말인가.

그때 문득 이게 다 한낱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혹스러움이 어찌나 큰지, 이 이상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몰랐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노인한테 이렇게 넌지시 말한 것 같다.

꿈속에서야 무슨 소리를 못하겠습니까, 아니, 현실에서도 그렇구요. 그게 노인장께서 누리는 자유의 전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나의 빈정거림에도 노인은 태연하게 쓴웃음만 날렸다.

꿈속의 인물과 논쟁에 엮이다니... 이 터무니없는 상황을 깨닫자 나는 얼른 잠을 깨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졌다.

노인이 내 생각을 읽은 듯했다.

됐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그들이 자네 같은 멍청이를 나한테 보낼 줄은 몰랐네. 그래도 내 임무는 다해야겠지.”

 

그 말에 나는 임무란 무엇이며 또 그들이란 누구인지 물었다. 노인은 내 질문을 무시했다. 그리고 그때 내가 보기에는 어리석은 수수께끼를 건넸다.

사람은 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를 얻을 수 있다네. 자네한테 이런 수수께끼를 하나 주지. 자유를 어떻게 얻어야 하겠나? 이걸 알아맞힌다면, 자네의 사과는 하늘로 떨어질 것이네.”

 

여기서 사과는 또 왜 나온담? 나는 그만 자제심을 잃고 그런 수수께끼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고 내뱉었다.

이건 그저 꿈일 뿐이고, 동화에서야 별의별 기적이 다 일어나지만, 현실에서 사과는 결국 땅으로 떨어지는 법이지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인이 나직하게 소리쳤다.

이제 그만하게! 가자구, 내가 보여줄 게 있네.”

 

 

잠을 깬 뒤, 아쉽게도 그 꿈의 뒷부분이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정보를 그 관리인이 나한테 불어넣었다는 느낌은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무슨 뜻인지 모를 단어가 하나 기억에 남았다. 트랜서퍼링.

그리고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은 이런 것뿐이었다.

나의 세계를 더 잘 가꾸려고 스스로 애쓸 필요가 없고, 모든 건 내가 관여하지 않아도 나의 안녕을 위해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졌다는 것. 또한 지구상에서 내 자리를 위하여 세상과 싸워서는 안 되며, 이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세상을 선택하는데, 이걸 가로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그런 생각들이 처음에는 터무니없어 보여서 그 꿈도 금방 잊어버리고 말 것 같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 자신이 놀랍게도 알아낸 것이 있었다. 그 관리자-노인의 선택하다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명료한 그림이 기억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관리인이 내준 수수께끼는 어디서나 나오는 지식처럼 저절로 풀렸다. 하루하루 새로운 뭔가를 알아냈고, 그때마다 엄청난 놀라움에 떨었다. 그건 두려움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 모든 지식이 어디서 나왔는지, 이성적으로는 설명하지 못하겠다. ,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그런 것이 내 머리에서는 생겨날 수 없었다는 것.

 

트랜서퍼링을 알게 된 뒤 내 삶은 새로운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창작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자기 손으로 만든 작품이 얼마나 큰 기쁨과 만족을 안기는지 실감한다. 하지만 그것조차 자기 운명의 창조 과정에 비하면 하찮을 정도이다. 다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운명의 창조라는 용:어가 여기서는 썩 적절하지 않다.

 

트랜서퍼링은 자기 운명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과 똑같다. 이게 다 무슨 뜻인지, 이제 얘기하려고 한다.

왜 사과가 하늘로 떨어질수 있는지’, ‘새벽 별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무엇인지, 또 아주 범상치 않은 여러 가지를 여러분은 이제 알게 될 것이다.

 

관리인의 수수께끼 (계속)

 

*관련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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