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과학
꿈과 그 이미지의 성격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나
꿈은 인간의 삶에서 언제나 신비성과 초월성의 아우라에 뒤덮인 특별한 현상이었다.
성인의 꿈은 아이의 꿈과 어떻게 다른가?
꿈은 여러 수면 단계와 어떻게 연관되나?
사람들 꿈에서 어떤 형상들이 주를 이루나?
신경학 관점에서 꿈 현상을 연구하는 현대 과학자들이 이런 의문에 답하려고 애쓴다. 패트릭 맥나마라의 글을 통해 꿈의 역동성과 형상성의 몇몇 측면을 알아본다.
사람의 나이에 따른 꿈
내용과 느낌에서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꿈 상태의 범주는 깨어 있는 상태만큼이나 복잡하다. 한 사람의 일생을 보면, 유년기 꿈이 성년기 꿈과 매우 다르다는 점이 드러난다.
아이들은 가족이나 동무들, 무서운 짐승들과 감성적으로 접하는 꿈을 꾸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성인들은 꿈에서 다른 성인들을 본다. 십대 청소년들은 지금 친구며 또 자기네한테 중요한 사람들과 접하고 소통하는 꿈을 많이 꾼다. 남성의 꿈은 대개 여성의 꿈과 좀 다르니, 남성들이 꿈에서 다른 남자들을 더 자주 보는 데 비해, 여성들은 남자와 여자를 골고루 본다.
노인들은 창의적인 작업과 유산/계승, 지속적인 관심사에 관한 꿈을 더 많이 꾸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꿈은 초자연적인 행위자나 저승의 환경, 먼저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유년기에 돌봐주던 사람들의 세계로 어린애를 데려가는 꿈은 꿈꾼 사람을 인생이 끝나갈 무렵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으로 평온하게 안내한다.
꿈은 문자 그대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와 붙어 있다.
한밤중 꿈의 역동성
우리가 평생에 걸친 꿈에서 눈을 돌려 하룻밤에 꾸는 꿈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 꿈들 사이에도 이질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알게 된다. (rapid eye movement, REM 단계 같은) 깊은 수면 단계가 (이른바 NREM 단계 같은) 얕은 수면 단계와 번갈아 나타나는데, 밤새 몇 번 교체되다가 아침에 가까워지면 얕은 단계의 지속 시간이 줄고 REM 단계가 길어진다. 아침에 잠을 깨기 직전 깊은 수면 단계는 45분까지 지속될 수 있다.
렘(REM) 각성에서 생긴 꿈은 비렘(NREM)수면에서 생긴 꿈과 아주 다르다. 전자는 공격성과 잔혹함으로 가득한 데 비해, 후자는 그렇지 않다. 잠든 직후에 생기는 (주로 NREM 수면으로 구성되는) 꿈에서는 대개 낮에 겪은 사건이나 갈등의 감정적 측면이 재현되는데, 이것들이 밤새 여러 꿈에서 처리된다.
감정적인 기억들은 밤새 REM에서 NREM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엔 대뇌피질의 장기 기억 영역에 자리 잡는다. 꿈꾸는 뇌는 밤이 깊어지면서 그 기억 영역에 있는 더 오래된 기억에 서서히 접근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른 아침 깊은 수면 단계에서 꾸는 꿈에는 잠든 직후에 꾸는 꿈보다 유년기 기억에 대한 것이 훨씬 더 많다.
꿈은 일생이나 하룻밤에서만 다른 게 아니라, 역사 시대마다 현저하게 다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아니, 고대 사람들 대다수는, 꿈을 그들의 조상과 신들이 거주하는 영계와 왕국으로 들어가는 포털로 여겼다. 고대인들은 (현대인들 가운데 일부도) 꿈을 그들과 어떤 혼백을 연결하는 장소로 여긴다. 이 혼백은 일상에서 사람을 돕거나 방해할 수 있다.
꿈의 상태는 강도에서 크게 달라지니, 렘 단계에서 생리적 각성이나 흥분이 더 강할수록 꿈의 내용이 더 기괴하다. 예를 들어, 평범한 꿈은 줄거리가 있고 긴 꿈보다 훨씬 덜 생생하다. 이 긴 꿈에는 꿈꾸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찾아가는 어떤 환상적 세계를 그리는 일련의 장면들이 종종 담겨 있다. 이와 달리, 평범한 꿈에서는 (대중없이 어수선하게 꾸는 꿈, 개꿈이라고 흔히 말하나?) 꿈꾸는 사람이 어떤 일반적이고 진부한 배경에서 아는 캐릭터 한둘과 접촉하는 정도이다.
평범하지만 감정적으로 좀 더 채색돼 강렬한 꿈에서는 아는 얼굴과 함께 새로운 얼굴들도 나타난다. 이 새로운 캐릭터는 대개 모르는 남성으로서 뭔가 희미한 위협을 가하는데, 꿈의 강도가 커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층 더 선명한 단계에서는 꿈꾸는 사람과 다른 인물들이 줄거리가 연결된 사건에 관여하게 된다. 등장인물들은 극적인 사건이며 날카로운 줄거리 전환 또 욕구 작렬 등으로 가득하여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의 참여자가 된다. 자극이나 흥분이 커지면서 더욱 기괴한 시각적 특징들이 꿈에 나타나게 되니, 비현실적인 환경, 초자연적인 존재들, 등장인물들의 은유적인 변형 같은 것이다.
꿈의 생생함 수준이 꿈에 나타나는 형상들의 다양함을 설명할 수 있지만, 꿈의 가장 흥미로운 상태를 밝혀주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신체 일부가 절단된 사람들이 꿈에서는 온전한 자신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절단 후 몇 년이 지나서도 꿈에서는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못 느낄 수 있다. 이 결함이 선천적인 경우에도 그렇다.
청력을 잃거나 신체가 마비된 사람들 경우에도 비슷하다. 마비 수준이 다른 환자들이 날거나 걷거나 뛰거나 수영한 꿈 얘기를 들려주었다.
누가 누구를 꿈꾸는 것인가?
꿈속의 주인공은 꿈꾸는 사람의 평소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다. 꿈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꿈꾸는 사람의 깨어 있는 의식과 다를 뿐 아니라, 그 의식을 자기네가 통제할 수 있다. 해리성 정체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꿈에는 대체되는 인격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인격이 꿈에 처음 나타나고 그다음에 그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면서 한낮의 인격이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잠자는 사람이 꿈에서 종종 자신의 주된 정체성에서 대체 인격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겪는다. 그런 경우, 누가 누구를 꿈꾸는 것인가?
(사람이 잠에서 깬 뒤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도 낼 수 없는 상태인) 고립된 수면 마비(ISP)는 꿈꾸는 사람의 마인드 일부가 잠을 깼지만 다른 일부가 아직 렘수면 단계에 있을 때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아주 무서운 꿈을 꿀 수 있다. 잠을 거의 깬 사람이 위협적이며 무서운 환영을 보고, 환영은 꿈꾸는 사람과 어떻게든 상호 작용하려 든다. 대개 악마의 의도는 꿈꾸는 사람을 홀리거나 파괴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거짓으로 잠을 깨는 꿈은 꿈꾸는 상태에 있으면서도 깨어 있는 듯한 주관적 느낌을 준다. 그는 잠을 깬 것처럼 느끼고 옷 입기나 양치질 따위 일상적인 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런 일상적인 일을 하는 동안 그가 정말로 깨어난다! 이 <꿈속의 꿈>은 깨어나는 경험보다는 이전 꿈의 장면과 인물들에 대한 언급을 종종 포함한다. 이 사람은 거짓으로 잠 깨기 전에 꾼 꿈과 같은 환경에서 눈을 뜰 수 있다. 정말로 깨어날 수 있기 전에 거짓 잠 깨기를 몇 번 거칠 수 있다.
우리가 꿈에서만 마주칠 수 있는 캐릭터들이 또 있다. 예를 들어, 죽은 사람들은 우리네 일상생활의 일부가 아닌데, 꿈꾸는 사람한테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그런 꿈은 대체로 생생하고 선명하며 아주 현실적이다.
이런 게 왜 다 중요한가?
꿈의 상태가 지극히 다양하다는 것은… 우리 몸에 꿈이 깨어 있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며 유용한 메커니즘과 기능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무서운 위협에 대한 꿈은 우리가 낮에 그런 위협을 피하는 데 도움 되며, 이전에 접했던 꿈의 캐릭터나 환경을 반복해서 꿈꾸는 것은 꿈 자체의 인지 구조를 조정하거나 유지하거나 대체하도록 도울 것이다.
꿈 상태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에 좌우되지 않으며, 수면 중에 아주 많은 현상이 관찰되는데, 이걸 과학이 막 연구하기 시작했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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