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 20장
- 이 사진 촬영 이후 사진작가는 영구 입국 금지됐다
Eric Lafforgue는 전 세계를 두루 여행하는 사진작가, 2008년부터 2012년 어간에 북한을 여섯 차례 방문했다. 여행 중에 이 나라의 삶을 생생하게 촬영하고 메모리카드에 담아 은밀하게 내올 수 있었다. 하지만 6번째 방문이 마지막이 됐다. 그건 북한 주민들의 힘겨운 생활을 드러내는 사진을 인터넷에서 삭제하기를 거부한 끝에 북한 정권이 그의 입국을 영구 금지했기 때문이다.
에릭 라포그가 찍은 수천 장 사진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그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
1.
데이트하는 연인들, 평양, 2008.
이런 장면은 북한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것. 왜냐하면,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는 감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터부시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인들 눈에 평범한 이 사진은 촬영 금지 대상이다. 휴가 나온 군인 촬영을 허용하지 않는다.
2.
평양 주체사상 기념탑 인근의 여군들, 2012.
군 복무 연령의 남성들이 부족해지자 2015년 여자들도 군대에 징집하기 시작했다. 북한 여성들은 7년 동안 군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17세에 징병 장소에 도착해야 한다. 복무 조건은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매우 고되다. 병사들은 추운 막사에서 생활하며 충분히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성들은 또 기본적인 위생 수단 부족으로 고생한다.
3.
북한 소년단이 이른바 ‘위대한 영도자들’에게 경의 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평양, 2012.
이런 사진도 촬영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1) 한 소년의 타이가 단정하지 못하며 2) 사진 속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해 지나치게 허약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을 기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지금 북한 주민들은 20년 전처럼 굶어 죽지는 않는다. 2013년 이후 전국에서 곡물 수확이 해마다 증가하여 최소한의 식량은 배급된다.
4.
평양 내 한 지하철역의 통로, 2012.
평양의 지하철은 전략적 대상이므로, 안내인의 허락을 받아야 촬영할 수 있다. 게다가 외국인에게는 지하철역 세 곳만 개방된다.
5.
남한과 인접한 개성의 주거용 건물, 2012.
주거용 건물 역시 촬영 금지 대상에 드는 편이다. 특히 시범 건물에 들지 않는 것은 당연히 그렇다. 한데, 이 사진에서는 창문에 커튼이 안 보인다. 이는 흔히 생각하듯이 무슨 금지 때문이 아니라, 주민 대다수에게 커튼을 장만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6.
거리 노점에서 먹을 것을 파는 여인들, 함흥, 2012.
노점이 있긴 하되, 음식 종류는 적다. 주로 김치를 많이 판다. 맛은 좋은데, 아주 맵다는 것이 구매자들의 후기.
7.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 평양, 2012.
이 사진도 측면에서 찍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사진에서 머리나 다리를 잘라서는 안 된다. 또 어쩌다가 무슨 그림자에 덮인 동상을 찍는 것도 금지돼 있다.
8.
붉은 전차, 평양, 2012.
이 전차를 자세히 보시라. 북한 대중교통수단의 상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평양이 이럴진대, 지방의 상태야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9.
개성 시내 오래된 집들, 2011.
겉보기에 정감 있는 이 집들은 사실 거주하기에 아주 불편하다. 난방에 아궁이를 이용하는데, 이건 동시에 음식 요리에도 쓰인다.
10.
대중교통 정류장에 늘어선 행렬, 평양, 2011.
대중교통 상태와 정전, 연료 부족 등을 감안할 때, 버스나 전차 정거장의 긴 줄은 일상적인 모습이다.
11.
아기 업은 여성이 촬영을 막으려고 한다. 함흥, 2011.
지방 주민들은 사진 촬영을 좋아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에 대한 두려움이 어려서부터 주입된다. 이 초라한 모습의 사진도 당국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12.
방직공장, 함흥, 2011.
북한의 여느 공장과 마찬가지로 화학 공장은 기밀 대상.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는 하지만 금방 끝낸다.
13.
평양의 한 시범 병원에서 시력 검사, 2011.
이 사진에는 얼핏 알아차리지 못할 희귀한 장면이 들어있다. 검진 대상인 소녀가 한쪽 눈을 숟가락으로 덮고 있는데, 그러면서 다른 눈도 감고 있다. 하지만 의사는 시력을 검사한다. (*하지만 우연히 눈을 깜빡인 장면일 수도 있다.)
14.
집단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아이들이 모인다. 평양, 2010.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의 의무 가운데 하나이며, 학생들이 무임금 노동력으로서 자주 동원된다. 한데, 대부분의 빈곤한 나라들과 달리 북한에는 훌륭한 교육이 있다. 인구 99%가 읽고 쓸 줄 안다.
15.
병사들이 잔디밭 풀을 뽑고 있다. 평양, 2009.
평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런 장면의 촬영을 북한 안내인들은 한사코 금한다. 이 장면을 굶주리는 주민들이 풀뿌리라도 찾는 것으로 서구에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사실 잔디밭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누렇게 시든 풀을 군인들이 일일이 손으로 뽑는 것이다.
16.
농장 일을 돕는 여군들, 2008.
북한에서 군 복무는 대체로 노동자와 농민들을 돕는 일과 연관된다. 토지 대부분이 농경지로 적합하지 않은 만큼 일손이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당국의 지시대로 일하지 않는 농민들을 누군가는 감시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군인들이 농민들을 돕는 것일 뿐이다.
17.
길에서 엔진이 과열된 화물차, 2011.
연료가 부족한 까닭에 평양 외곽에서는 많은 차량이 가스로 운행되는데, 이 가스를 만들기 위해 목탄을 태운다. 평소에도 썩 미덥지 못한 차량이 2차 대전 때 유럽에서 사용하던 연료 때문에 고장 난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18.
함경북도 칠보산 인근의 마을, 2010.
에릭 라포그의 말로는, 이 사진을 찍은 뒤 안내인이 카메라를 압수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알만하다. 이곳의 빈곤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 아닐까. (*함경북도의 금강산이라 일컫는 칠보산은 송이버섯으로 유명하다.)
19.
한 시범 아파트의 컴퓨터 앞에 있는 여성, 함흥, 2011.
얼핏 보면 현대적인 생활상인 듯하다. 하지만... 컴퓨터가 꺼져 있다. 이유는 분명하니, 발전소가 턱없이 부족해 정전이 잦기 때문이다.
20.
동해안을 따라 설치된 철조망, 2008.
이 울타리는 공식적으로 외적으로부터 북한을 지키는 것. 하지만 탈출하려는 주민들을 붙잡아두는 데도 한몫을 할 것이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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