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심원한 의미
현존 상태는 어떤 의미에서 기다림에 비교할 수 있다.
예수는 기다림의 비유를 자주 이용했다.
이 기다림은…
앞에서 얘기한 대로 현재를 부정하는, 지루하거나 불안한 종류의 기다림이 아니야.
이 기다림은…
주의가 온통 어떤 미래 시점에 가 있으며 현재를 어떤 성취의 장애 같은 것으로 인식하는, 그런 기다림이 아니야.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종류의 기다림이 있으니, 여기엔 총체적으로 예리한 (깨어 있는) 의식이 필수다.
뭔가가 어떤 순간에든 일어날 수 있는데, 완전히 깨어 있지 않고 완전히 고요하지 않다면 그 뭔가를 놓치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가 설파하는 종류의 기다림이다.
이 상태에서는 모든 주의가 (눈길이, 관심이) <지금> 순간에 집중돼 있다.
몽상이나 생각, 기억, 기대 따위에 주의 돌릴 여지가 하나도 없다.
이 기다림에는 긴장도 두려움도 없고 오로지 생생하고 예리한 현존만 있을 뿐이다. 자신의 온 <존재>와 함께, 신체의 모든 세포와 함께 실재한다.
이 상태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지니는 나’나 인격은 더 이상 거의 없다.
하지만 가치 있는 것은 하나도 잃지 않는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여전히 우리 자신이다.
아니, 실제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된다.
아니, 우리가 진정한 본연의 자신이 되는 것은 오로지 이 순간뿐이라고 하는 게 더 옳겠다.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하인처럼 되어라”
하고 예수는 말한다. 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하인은 몰라. 그래서 주인이 도착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줄곧 깨어서 경계하며 침착하게 만전을 기한다.
예수는 또 이런 비유를 든다.
열 명의 처녀가 신랑감을 맞이하러 나갔다.
저마다 등잔불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가운데 다섯은 우둔하여 기름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는데,
슬기로운 처녀 다섯은 등잔과 함께 기름도 따로 그릇에 담아 왔다.
신랑감이 오는 길에 지체되는 바람에 처녀들이 기다리면서 졸다가 잠이 들었다.
이미 한밤중이 되어서 누군가가
“저기 신랑이 온다. 어서들 마중 나가라!”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처녀들이 부스스 일어나 제각기 등불을 챙기는데, 등잔불이 이미 꺼져 가고 있었다.
슬기로운 처녀들이 준비한 기름을 붓고 다시 불을 붙이자, 우둔한 처녀들은 그제야
“우리 등불이 꺼져 가니 기름을 좀 나눠 다오”
하고 부탁했다. 슬기로운 처녀들이
“우리와 너희 등불에 기름이 떨어지지 않도록, 너희가 기름을 사러 갔다 오는 게 차라리 더 낫겠어”
하고 대답했다.
우둔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도착했다.
준비하고 기다리던 처녀들이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 방으로 들어간 뒤 문이 쾅 닫혔다.
그 순간 우둔한 처녀들이 달려와서
“나리, 나리, 문 좀 열어 주세요”
하고 간청하였으나 신랑은
“아니, 못 열어 주겠어. 난 너희가 누구인지 모른다”
하며 외면하였다.
이건 부주의한 (무자각적인) 여인 다섯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에겐
자기 등불을 (현존을)
계속 켜 놓을 기름이 (의식이) 부족해서
결국 신랑을 (<지금> 순간을) 놓치고
혼인잔치에 (깨달음에) 들어가지 못한다.
이 다섯과 대조적으로 다른 다섯의 슬기로운 여인들 등잔에는
기름이 (깨어 있는 의식이) 충분했다.
이 복음서의 작자들조차 이 비유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걸 기록할 때 오해와 왜곡이 처음 스며들었다.
그 뒤 잘못된 해석 때문에 진정한 의미가 완전히 상실됐다.
이건 세상 종말에 관한 비유가 아니라 심리적 시간의 종말에 관한 비유인 것이다.
이런 비유들은 에고 마인드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의식 상태에서 삶이 가능함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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