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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28 여름 끝물과 매미 2
Variety/우주정거장2020. 8. 2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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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전령 매미와 여름 끝물 풍경 

 

 

계절에도 그 나름의 소리가 있는 듯싶습니다. 

이를테면, 봄에는 졸졸졸, 여름에는 후드득후드득, 가을에는 부스럭부스럭, 겨울엔 사각사각… 

 

겨울잠에서 깨어난 시냇물이, 맑은 하늘에 갑자기 몰려온 먹장구름이, 숲이나 가로수길에 쌓인 낙엽이 또 밤새 소복이 쌓인 눈이 그런 소리를 내는 게 아니냐 말이죠. 일반적으로. 

 

하지만 제가 정작 말하고 싶은 건 한여름 우리 귀에 익숙한 소리, 바로 이겁니다. 

 

 

 

그 소리가 기세 등등해서 신경까지 건드릴 적엔 그들을 향해 혼자 악담마저 퍼붓는 경우도 가끔은 있었는데, 올 여름엔 그럴 기회가 쏙 들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매미들 소리가 예전만큼 왕성하지 않고 기운차지도 못한 것 같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긴 장마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요? 

 

정원 벤치

 

 

그래도 열흘, 보름 전쯤부터는 제법 요란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어요. 여느 해처럼. 

사무실 앞에 있는 작은 정원, 나무 아래 서서 사방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를 들으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아, 아직은 지구가 죽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일까요. ^^

 

매미 우는 소리를 따라 여기저기 눈길을 돌리다가, 저로서는 지금까지 못 보던 걸 발견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저게 뭔가?' 했지요. 

 

나무에 붙은 매미 허물

 

나뭇잎에 붙은 매미 허물

 

아, 이건 바로 '매미의 허물'이었어요! 

우화한 뒤에 남겨진, 버림받은 껍질. the cast-off shell (of a cicada). 

이런 녀석들이 여기저기 많이도 매달려 있더군요!

이 속에서 얼마나 머물렀던가요? 남겨진 껍질의 등짝에는 갈라진 자국이 확연하여, 날개 마르자 드넓은 세상으로 휑 날아갔을 모습이 선하게 그려집니다. 

 

매미 허물

 

매미 허물 가지고 노는 아이들

 

자연 친화적인 아이들은 매미 허물을 가지고도 재미나게 노는군요. 
그러는 사이 마당 텃밭에서도 여름이 저물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베란다 아래 벌집 규모가 좀 더 불어났고, 개구리마저 폴짝거립니다.  아, 참외도 제 모양을 찾아 가네요. 

 

 

 

 

 

덜 익은 참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기에, 스트레스 받는 이들이 많을 겁니다. 

소나기는 피해 가라는 말이 있듯이, 조심해야 할 때는 조심해야겠지요. 

 

이곳 고원 지대의 한적한 골짜기에는 그래도 그 소나기가 그리 거세지는 않은 듯 보입니다. 그래서 그나마 물장구도 치고 다슬기도 잡으면서 한가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계곡 물에 담근 세 사람

 

 

운무

 

다슬기

 

 

 

물가에서 바둑 두기

 

연못
낙동강 발원지로 알려진 '황지 연못'

 

여름이 가고 있습니다. 

오면 가고 가면 또 오는 게 우주의 법칙인가요? 

부디, 우리 모두 부질없는 끌탕일랑 내던지고 평온한 시간 보낼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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