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사르트르 <출구 없는 방> (3)

 

  4장  

 

이네스, 가르생, 에스텔, 안내인

 

     (에스텔이 두 손으로 여전히 얼굴 감싸 쥐고 있는 가르생을 바라본다.)

     에스텔: (가르생에게) 아니, 고개 들지 말아요! 당신이 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지 알아요, 얼굴이 없으니까 그러겠지. (가르생이 얼굴에서 두 손을 뗀다.) 어머, 이게 뭐야! (휴지. 놀라서.)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군요.

     가르생: 난 고문 기술자가 아닙니다, 마담.

     에스텔: 당신을 고문자라고 여긴 적이 없어요. 난… 어떤 사람이 나를 놀리는 줄 알았지요. (안내인에게) 누가 또 오나요?

     안내인: 아니요, 마담. 더 이상 오지 않을 겁니다.

     에스텔: (안도하면서) 잘 됐네요! 그러면 이 신사분과 저 부인과 나, 이렇게 셋이 함께 지내게 되나요? (웃음을 터뜨린다.)

     가르생: (무뚝뚝한 표정으로) 웃을 일이 전혀 없는데. 

     에스텔: (여전히 웃으면서) 여기 소파들은 아주 볼썽사납군요. 게다가 배치해둔 꼴이라니! 그 따분한 마리 숙모 집을 방문했던 새해가 떠오르는군요. 그 집엔 어떤 공포가 가득하고… 근데 소파는 각자 하나씩 쓰는 모양이죠? 저게 내 자린가요? (안내인에게) 하지만 내가 저기 앉을 거라고 기대하진 말아요. 난 하늘색 차림인데 소파는 진녹색이라니, 흥, 정말 잘 어울리겠네요. 

     이네스: 그럼, 내 소파에 앉을래요?

     에스텔: 그 적포도주 색깔의 소파 말이에요? 고맙지만, 그것도 형편없기는 마찬가지에요. 어쩌겠어요, 이 진녹색 소파에 내가 맞추는 수밖에. (휴지) 바꿀 수 있다면, 저 신사의 소파가 더 좋겠네요.

     (침묵)

     이네스: 들으셨나요, 미스터 가르생? 

     가르송: (흠칫 떨면서) 아, 소파. 그렇군, 미안합니다. (일어선다.) 이걸 쓰시지요, 마담.

     에스텔: 고마워요. (외투를 벗어 소파에 던진다. 휴지.) 우리가 이왕 함께 있게 됐으니, 서로 인사 나누지요. 내 이름은 리갈이에요, 에스텔 리갈. 

     (가르생이 고개를 까딱이고 제 소개를 하려 하는데, 이네스가 끼어든다.)

     이네스: 난 이네스 세라노에요. 알게 돼서 반가워요.

     (가르생이 다시 고개를 까딱인다.)

     가르생: 조셉 가르생입니다. 

     안내인: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도 되겠습니까?

     에스텔: 네, 그러세요. 필요하면 벨을 누르지요.

     (안내인이 고개 숙이고 퇴장한다.) 

 

사르트르 <출구 없는 방>

 

5장  

 

     이네스, 가르생, 에스텔

 

     이네스: (에스텔에게) 당신은 정말 예쁘군요. 제대로 환영하려면 꽃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에스텔: 꽃이요? 맞아, 난 꽃을 아주 좋아했지요. 한데, 여기서는 꽃이 금방 시들겠어요, 안 그런가요? 공기가 후텁지근하잖아요. 아, 그래요, 우리가 최대한 쾌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당신도 분명...

     이네스: 그래요, 지난주에. 그럼, 당신은?

     에스텔: 아주 최근이에요, 바로 어제지요. 사실 세리모니가 아직 다 끝나지도 않은 걸요. (에스텔이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마치 눈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처럼 생생하게 묘사한다.) 여동생 얼굴을 가린 망사가 바람에 가볍게 흔들려요. 그 애는 눈물을 짜내려고 무진 애를 쓰네요. 자, 해 봐, 그래, 좀 더! 그러자 조금 나와요. 눈물 두 방울, 병아리 오줌 같은 두 방울이 검은 망사 뒤편에서 반짝여요. 오, 저런, 올가는 오늘 아침에 어떤 장면을 볼까! 그녀가 내 여동생 팔을 잡고 있는데, 울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그 애를 탓할 생각은 없어요, 눈물은 늘 얼굴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니까요, 안 그래요? 올가는 나한테 가장 좋은 친구였어요.

     이네스: 당신은 아주 고통스러웠나요? 

     에스텔: 아뇨. 난 의식이 절반밖에 없었어요.

     이네스: 뭐였지요? 

     에스텔: 폐렴이에요. (앞에서 한 것처럼, 세세하게 묘사하듯이) 아, 이제 다 끝나고 사람들이 묘지를 떠나네요. 안녕! 잘들 가요! 꽤 많이 모였었지요. 남편은 장례식에 오지 않았어요. 비탄이 하도 컸기 때문이에요, 가엾은 사람. (이네스에게) 근데, 당신은 어떻게? 

     이네스: 가스스토브가 문제였어요.

     에스텔: 그럼, 미스터 가르생, 당신은요?

     가르생: 가슴에 총탄을 열두 발 맞았다오. (에스텔이 움찔한다.) 미안해요! 죽은 이들한테 좋은 일행이 못 될까 걱정입니다. 썩 품위 있는 시체가 못 되니까요. 

     에스텔: 오! 제발, 그런 단어는 제발 입에 올리지 말아요. 너무 거칠고, 안 좋은 톤이에요. 어쨌든, 그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는 어쩌면 지금이 가장 활기 넘치는 것일지도 몰라요. 이런… 이런 상황에 적절한 명칭을 고른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부재자’라 부르는 게 어떻겠어요? 그게 더 온당할 거예요. 당신은… 오래 전에 부재자가 됐나요?

     가르생: 한 달쯤 됐다오.

     에스텔: 어디서 오셨나요?

     가르생: 리오에요.

     에스텔: 나는 파리에서 왔어요. 저 아래에 누군가 남겨둔 사람이 있나요?

     가르생: 네, 아내가 있소. (에스텔이 앞서 쓰던 말투처럼,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녀가 막사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군요. 매일 저기로 오지요. 하지만 그들이 들여보내지 않을 겁니다. 지금 그녀는 빗장 사이로라도 들여다보려고 애쓰네.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지만,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게요. 흠, 이제 떠나는군.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그게 더 낫지, 갈아입을 필요가 없으니.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요, 살면서 울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오. 날이 아주 밝고 화창하군요. 텅 빈 거리를 검은 그림자처럼 비척이며 걸어가고 있어요. 커다란 두 눈엔 슬픔이 가득하고 순교자 같은 표정으로… 나를 참 안타깝게 하는구려!

 

    (침묵. 가르생이 중간 소파에 앉아서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싼다.)

    이네스: 에스텔!

    에스텔: 이보세요, 미스터 가르생!

    가르생: 왜 그러오?

    에스텔: 내 소파에 앉으셨잖아요!

    가르생: 아, 미안해요. (일어난다.)

    에스텔: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하시나요? 

    가르생: 내 인생을 정리하고 있었지요. (이네스가 웃음을 터뜨린다.) 뭐, 그렇게 웃을 수도 있겠지만, 당신도 나처럼 하는 게 더 좋을 겁니다. 

    이네스: 그럴 필요 없어요. 내 인생은 완벽하게 정리돼 있거든요. 저기, 아래 세상에서 모든 게 다 잘 마무리됐으니, 신경 쓸 일이 전혀 없다구요. 

    가르생: 정말이오? 그렇게 쉬운 일로 여기는구려! (손으로 이마를 훔친다.) 어휴, 여긴 정말 숨이 막힐 것 같아! 실례 좀 해도 되겠습니까? 

     (그가 재킷을 벗으려고 한다.)

 

     에스텔: 아, 안 돼요! (좀 부드러운 말투로) 남자들이 셔츠 차림으로 있는 건 딱 질색이에요.

     가르생: (재킷을 다시 입으면서) 알겠소. (휴지) 난 신문사 사무실에서 밤을 새곤 했다오, 거긴 증기탕처럼 더워서 겉옷을 늘 벗어놓곤 했지.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다시 앞의 말투로.) 그렇게 후텁지근할 수가 없어요. 숨이 턱턱 막히는 거요. 거긴 지금 밤이로군.

     에스텔: 그러네요. 올가가 옷을 벗고 있어요. 자정이 넘었나 보네. 저기, 지상에서는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이네스: 그래요, 자정이 넘었어요. 내 방문을 꽁꽁 잠가 두었네. 방안이 칠흑처럼 어둡고, 텅 비어 있어요.

     가르생: 저 사람들은 의자 등받이에 코트를 걸고, 셔츠 소매도 팔꿈치 위로 걷었어. 땀 냄새가 풍기고 담배 연기가 자욱하네. (침묵.) 아아, 셔츠 차림의 남자들 사이에서 지내는 게 정말 좋았는데.

     에스텔: (무뚝뚝하게) 그렇다면 우리 취향은 서로 다르군요. (이네스한테 몸을 돌리면서) 당신은 재킷 벗은 남자를 좋아하나요?

     이네스: 재킷을 걸치든 아니든, 난 남자한테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에스텔: (두 사람을 놀란 눈으로 훑어본다.) 근데, 우리 세 사람을 왜 여기 같이 있게 한 건지 알 수가 없네요. 상식에 어긋나잖아요. 

     이네스: (웃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무슨 소리에요?

     에스텔: 보아하니, 앞으로 당신네 두 사람과 함께 지내야 할 것 같은데, 이건 말도 안 돼요. 난 옛 친구나 친지들을 만나리라 기대했는데…

     이네스: 그렇군, 얼굴 한가운데 구멍 뻥 뚫린, 멋진 친구를 기대했겠지요.

     에스텔: 맞아요, 그 사람도 있으리라고 기대했어요. 그는 탱고를 아주 멋지게 추었지요, 진짜 프로처럼! 근데,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 우리를 함께 있게 한 거죠? 

     가르생: 이건, 아마도 우연일 게요. 저들은 사람들을 들어오는 순서대로 방에 넣으니까. (이네스에게) 근데, 당신은 왜 웃는 겁니까?

     이네스: ‘우연’이라는 말이 웃기잖아요. 그렇게라도 위안을 받고 싶은가요? 저들이 그냥 아무렇게나 하는 일은 없어요. 

 

     에스텔: (조심스레) 갑자기 궁금해서 그러는데, 혹시 우리가 예전에 만난 적은 없나요?

     이네스: 그렇진 않아요. 그랬다면 내가 당신을 기억하겠지요.

     에스텔: 아니면, 우리한테 공통의 지인들이 있던가요? 듀부아 부부를 혹시 아시나요?

     이네스: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요. 

     에스텔: 하지만 누구나 그 부부가 베푸는 파티에 다닌걸요. 

     이네스: 그들 직업이 뭔데요?

     에스텔: 아아, 아무 일도 안 해요. 하지만 시골에 멋진 별장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거기를 방문하지요. 

     이네스: 아니, 난 간 적이 없어요. 난 우체국 사무원이었어요. 

     에스텔: (슬며시 뒷걸음치면서) 아, 네, 그렇다면야. (휴지) 그럼, 가르생 씨는? 

     가르생: 난 평생을 리오에서 살았다오. 

     에스텔: 그렇다면 당신 말이 맞겠군요.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게 된 건 우연일 거예요.

     이네스: 우연일 뿐이라구요? 그러니까, 여기 가구도 그냥 어쩌다가 이렇게 놓인 것이고, 오른쪽 소파가 진녹색이고 왼쪽이 적갈색인 것도 그냥 우연이라… 이게 다 당신 보기에는 우연이라는 것이죠? 음, 이 소파들을 옮겨 놓아 봐요, 그러면 차이를 금방 알 거예요. 그리고 벽난로 선반에 있는 저 청동 조각상도 우연히 저기 놓인 것이라 생각하나요? 이 후텁지근한 열기는? 이건 어때요? (침묵.) 아니, 안 그래요, 이건 다 사전에 구상된 거라구요. 아주 세세한 데까지. 우연이란 전혀 없어요. 이 방은 다 우리를 위해 미리 준비된 것이에요. 

     에스텔: 말도 안 돼! 여기 있는 건 죄다 볼품없고, 다 모서리가 있어서 불편해. 난 뾰족한 모서리라면 늘 질색인걸요. 

     이네스: (어깨 추썩이면서) 그럼, 난 뭐 앙피르 양식으로 꾸민 방에서 살기라도 했다는 거예요? 

     (휴지.)

     에스텔: 그러니까 당신 생각에는 이게 전부 예정된 것이란 말이지요?

     이네스: 맞아요. 저들은 우리를 일부러 한데 집어넣었어요.

     에스텔: 당신이 내 맞은편에 앉아 있는 것도 예정됐다는 뜻인가요? (휴지.) 도대체 무슨 의도가 있는 걸까요?

     이네스: 거야 나도 모르죠. 하지만 저들이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알아요. 

     에스텔: 누군가가 나한테서 뭔가 기대한다는 것을 난 도저히 견디지 못했어요. 그럴 때면 즉각 반대로 행동하고 싶어지거든요. 

     이네스: 흠, 그렇게 해요! 할 수 있으면 해 봐요! 저들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잖아요. 

 

     에스텔: (발을 구르면서) 이건 정말 못 견디겠어. 그러니까, 당신들 두 사람 때문에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는 거예요? (그녀가 가르생과 이네스를 쳐다본다.) 뭔가 불쾌한 일일 거야. 난 어떤 얼굴들은 한번 보기만 하면 다 알지요. 한데, 당신네 얼굴에서는 아무 것도 드러나지 않는군요.

     가르생: (이네스한테 사납게) 그렇다면 우리는 왜 함께 있게 된 거요? 당신은 계속 에둘러 말하는데, 그러지 말고 속 시원하게 털어놔 봐요. 

     이네스: (놀라면서) 하지만 난 아무 것도 몰라요. 나도 당신들만큼이나 모른다구요. 

     가르생: 흠, 그걸 알아야 하는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네스: 우리가 각자 시원스레 털어놓기만 한다면…

     가르생: 뭘 털어놓는다구요? 

     이네스: 에스텔!

     에스텔: 네?

     이네스: 지금까지 당신이 행한 일은 뭔가요? 내 말은, 저들이 당신을 왜 여기로 보냈느냐, 이거지요.

 

     에스텔: (활기차게) 바로 그게 중요한데… 몰라요, 전혀 모르겠어! 사실, 뭔가 착오가 있는 건 아닌가, 의아하게 여기는 참이에요! (이네스에게) 웃지 마세요. 생각 좀 해 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날마다 부재자가 되는지 말이에요. 수천, 수만 명이 여기로 오는데, 그들을 분류하는 것은 하급 작업자들이에요, 이게 무슨 뜻인지 알 거예요. 제 일도 처리할 줄 모르는 멍청한 직원들이에요. 한데 당신 얘기로는 착오 따위가 전혀 없었다는… 아, 그만 웃어요. (가르생에게) 당신이 무슨 말씀 좀 해 보세요. 만약 그들이 착오로 나를 여기 데려왔다고 한다면, 당신 경우에도 그들 실수가 있었을 거예요. (이네스한데) 당신도 마찬가지구요. 우리가 여기 있게 된 것이 착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이네스: 당신이 할 수 있는 얘기는 그게 전부인가요?

     에스텔: 뭘 더 알고 싶은 거지요? 난 감출 거 하나 없어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어린 남동생을 떠맡게 됐어요. 우리는 지독하게 가난했는데, 우리 가족의 오랜 친구가 혼인을 제안했어요. 그이는 부유한데다가 좋은 사람이었기에 나도 동의했어요. 여기 있는 두 사람이 내 처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내 남동생은 아주 골골해서 늘 돌봐줘야 했지요. 남편은 아버지뻘 되는 나이였지만, 우린 여섯 해 동안 행복하고 평온하게 살았어요. 그러다가 이태 전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된 사람을 만났지 뭐예요. 우린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그 사실을 깨닫고 서로 알아봤어요. 그 사람은 함께 달아나기를 바랐지만, 내가 거부했어요. 그 뒤 난 폐렴에 걸렸어요. 이게 전부에요. 어떤 기준으로 본다면, 나이가 세 배나 더 많은 노인에게 내 청춘을 바쳤다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요. (가르생에게) 당신은 이걸 죄악이라 보시나요?

     가르생: 아니요, 전혀 아닙니다. (휴지) 그렇다면, 당신은… 사람이 자기 원칙을 따르는 게 죄악이라고 생각하나요?

     에스텔: 물론 아니에요. 그것 때문에 누군가를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가르생: 잠깐만이요! 나는 평화를 주창하며 전쟁에 반대하는 신문을 발행했다오. 전쟁이 터졌어요. 어떡해야 하나? 사람들 눈길이 죄다 나한테 쏠렸다오. ‘저 사람이 제 주장대로 나아갈까 아닐까?’ 흠, 나는 내 길을 과감하게 택해서 전투에 나가기를 거부했소, 그리고 총살당한 게요. 이게 무슨 죄란 말이오, 내가 뭘 잘못 한 게 있었나요?

     에스텔: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잘못이요? 외려 그 반대에요. 당신은…

     이네스: (비꼬듯이 말을 이으면서) 영웅이었지. 그럼, 아내는요, 미스터 가르생?

     가르생: 그건 간단해. 내가 그녀를 구했다오, 시궁창에서…

     에스텔: (이네스에게) 봐요! 봐!

     이네스: 보고 있어요. (휴지) 우리, 생각 좀 해 봐요. 지금 이런 짓을 왜 하고 있는 거죠? 우리는 다 똑같은 흠을 지니고 있어요. 

     에스텔: (도전적으로) 어떻게 그런 말을!

     이네스: 맞아요, 우리 셋은 다 범죄자에요, 살인자이지요. 우리는 지옥에 있는 거야. 착오 따위는 없어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지옥에 떨어지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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