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말하기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특성에 관해 생각해 본 적이 아마 있을 거예요.
몇몇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특성은…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즉, 내면의 정신세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
그런데 생각과 말이 따로 존재할 수 있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어린애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옹알대기도 하고, 그 반대로 언어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분명한 생각을 품을 경우도 있어요.
성인들도 별로 머리 쓰지 않으면서 수다 떠는 때가 있잖아요? 긴장에서 벗어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은 어떤 복잡한 문제를 먼저 사유하여 정리한 뒤, 그 정리를 나중에 언어로 공식화하기도 해요.
여러 경우가 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으로서 생각을 하는 사람들 경우에 입말은 어린 시절보다 발전돼 중요해지고, 생각은 바로 이 말에 기초하기 마련입니다.
생각은… 언어의 도움으로 생겨나고, 언어 덕분에 발전하며, 언어로 표현된다.
생각과 말은 서로 떠받칩니다. 적절한 단어들이며 말로써 체계가 잡히고 굳어지는 생각은 한번 떠올랐다 하면 쉽게 없어지거나 사그러들지 않잖아요?
생각은… 입말에서도 글말에서도 언어 형태로 단단히 고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 그 생각으로 되돌아가서, 그걸 더 깊이 숙고하고 검증하고 논의 과정에서 다른 생각들과 연관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사상을 더 깊고 더 근본적으로 생각할수록, 그건 언어로, 입말과 글말로, 더 명료하고 정확하게 표현됩니다. 즉,
명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말로써 명료하게 기술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어떤 생각을 더 완벽하고 더 다듬어서 말로 드러낼수록 그 생각은 더 확실하게 이해될 겁니다.
여자들은 생각 없이 말하고, 남자들은 생각 없이 행동한다.
- 아포리즘
말은 생각의 도우미
상황이 단순하고 그 상황에 생각이 쉽게 맞아떨어질 때, 생각을 위한 말은 불필요해서 생각이 (치열한 내면의) 언어 없이 저절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쪼끔 생각하고 그냥 얘기했어.” 혹은 “얼핏 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끄집어냈어.”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말이 생각의 결과를 드러내는 것일 뿐이며, 그 생각에 언어가 수반될 필요가 거의 없어요.
더 복잡한 상황에서는 생각하는 데 뭔가 도우미가 필요해지는데, 개중 하나가 바로 말 아니겠어요?
겉으로 드러내는 말, 혹은 머릿속에서 맴도는 말.
주어진 과제가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사유 과정이 미숙하기 때문에, 말에 생각이 덧붙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생각이 덜 성숙한 때에는 생각하는 데 말이 따라붙습니다.
어린애들과 적지 않은 여성들, 지적 수준이 높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 말을 수반하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기도 해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말을 하면서, 말이 곁들여야, 생각을 더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많은 여자들의 수다는 수다가 아니라 생각, 생각하는 것이다. 이건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팩트입니다.
예를 들어, 일상에서 여성은 자신과 자기 생각을, 자신이 뭘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입을 놀리는(?) 경향이 짙어요.
남성에 비해 여성은 논제를 미리 간결하게 요약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달리 말해, 말을 다 하고 난 뒤에야 자신의 주된 생각이 무엇인지 안다는 겁니다.
여성은 말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한다. 정리하고 말하기보다는.
여성들에게 그런 측면이 도드라지긴 해도, 남자들 역시
자신의 생각과 표명을 확인하기 위해 자기 생각을 누군가에게 소리 내 말합니다.
자신의 인식과 표명한 생각을 스스로 더 잘 이해하는 데 말이 필요한 거예요.
달리 말해, 자신의 생각을 간결하게 표명함은 주로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긴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이에요.
생각을 말로써 조리 있게 끄집어내는 것은…
그 생각의 여러 측면과 대목에 눈길 쏠리게 만들어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상세하고 일관되며 체계적인 판단이 가능해지겠어요.
즉, 사유 과정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생각이 전부 명확하고 올바르게 조합될 수 있는 겁니다.
이외에도, 말은 생각을 올바로 세우고 과제를 해결하도록 돕습니다.
즉, 말하기란 (소리 내어 말하기, 중얼거리기, 내면의 말 등은) 생각을 돕기 위해, 생각을 제대로 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방법.
일부 십대들은, 심지어 성인들도, 자신의 판단이나 짐작을 소리 내어 말하지 않으면 어떤 과제를 결정하는 데 애를 먹기도 합니다. 반대로, 어떤 결정이나 방향 설정을 명확하게 말하고 표현하면, 과제를 더 쉽게 해결하게 되구요.
말은 생각을 오래 기억하도록 돕기도 합니다.
퍼뜩 떠오른 착상을 간직하고 싶을 때, 그걸 소리 내어 말하면 아주 좋아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소리 내어 말하고 자기 귀로 들을 때, 그 본질과 키워드를 기억하기가 더 쉬우니까요. (*다양한 감각 채널 동원)
요약
말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사람의 머릿속은 어지럽다.
갖가지 물건이 널려 있는 책상 위나 방구석처럼!
맥락과 무관한 얘기를 뜬금없이 늘어놓는 사람은… 생각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반증.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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