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20 (수사 장치)
우리 훈련 과정이 끝나면 스피치 대회를 열고자 합니다.
이런 주제로 초고를 쓰고 연습과 편집을 반복해 보세요.
<채식주의의 장단점, 설탕과 소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트레이닝 중반에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이런 반문이 들리는 듯도 싶군요. 이런 의도에서 하는 말입니다.
즉, 어떤 주제로 어디서 발언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되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준비하게 됩니다.
달리 말해, 앞으로 행할 발언에 필요한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뜻이에요.
라디오에서 들은 이런저런 이야기, 신문 기사, 거리에서 우연히 들은 대화 등이 필요하고 유용한 것일 수 있어요. 그런 경우 기억력만 믿고 게으름을 피우면 안 될 노릇!
쓸만하다 싶은 정보를 다 기록하세요.
발표 날짜가 알려질 즈음이면 이미 쓸 만한 자료를 많이 확보했을 거예요.
이제 그 자료를 주무르기만 하면 됩니다. 얼개에 맞추어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르고, 좀 미흡하다 싶으면 새로운 자료를 보충하면 되겠지요. 스피치 준비와 실행이 한결 쉬워집니다.
어떤 주제로 발언이 예정돼 있다면, 노트나 메모지,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세요.
당신 생각에 언제든 유용하겠다 싶은 일화나 사례, 착상 따위를 다 기록하고 다듬으세요.
다시 말하건대, 기록하십시오!
* * *
앞에서 우리는 스피치의 초점과 명쾌함, 간결함 따위를 강화하기 위해 초고를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알아보았어요. 그런 작업 끝에 글은 명쾌하고 간결한 모습을 띠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 쉬워요.
한마디로, 스피치에 수사 장치가 빠진다면 아마도 색채 없는 그림과 비슷할 거예요.
생동감을, 충격 효과와 아름다움을 원고에 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수사 장치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어요.
고대 그리스 시대 이후 서구에서는 수사법에 관한 연구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져 왔고, 그 덕분에 스피치 원고 작성에도 숱한 수사 장치를 동원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런 장치를 이용할 때, 우리네 말하기에서는
1) 충격 효과가 더 커질 (청중의 뇌리에 더 단단히 새겨질) 뿐 아니라 또한
2) 미적 요소도 더 갖추게 (듣기에 더 유쾌하게) 될 겁니다.
수많은 수사 장치 가운데 스피치 원고를 위해 몇 가지만 알아보지요.
1) 말소리와 관련된 수사 장치, 즉 두음, 비슷한 소리, 의성어 활용
2) 단어며 어구며 생각을 반복하는 장치, 즉 (대구법을 포함해) 어구 반복
3) 단어들의 뜻을 바꾸는 장치, 즉 유추, 직유, 메타포
먼저, 말소리를 수사적으로 잘 활용하면 스피치에 가락을 실음으로써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할 수 있겠지요.
두음, 비슷한 소리, 의성어가 가장 널리 쓰이는 편입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돈은 돌고 돌아야 돈이 아니겠어?”
“오빠 나만 바라봐, 바빠, 그렇게 바빠? 아파, 마음이 아파…”
그리고 연속적인 구절이나 문장에서 단어나 어구를 반복하는 것은 어떤 뜻을 강조하기 위함인데, 여기에도 첩어나 교차 반복, 결구 반복, 대구 같이 몇 가지 형태가 있어요.
“아버지여!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나이까?”
“우리 뒤에 있고 우리 앞에 있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사소한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끝으로,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수사적 장치를 볼까요?
이건 우리 한국 수사법의 비유, 강조, 변화라는 세 가지 큰 범주 가운데서 비유법에 속하는 직유, 은유(메타포), 의인화, 풍유 같은 장치를 가리킵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인생은 고속도로야.”
“봄이 되니 햇살이 돌담과 속삭이기 시작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수사적 장치들은 상징적인 표현과 더불어 효과적인 소통 방법으로서 스토리텔링의 본질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우리 대화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수사적 질문’도 적절하게 활용하면 청중과 호흡을 함께 하게 되는 효과를 거둡니다.
이 수사적 질문은 우리 한국 수사법에서 변화법 중의 설의법과 같은 말입니다.
앞에 제시한 주제로 원고를 작성하면서 우리가 살펴본 수사 장치들을 알맞게 적용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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