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퍼블릭 스피킹(64) 간결하고 명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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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간결하고 명료하게  

 

언급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려운 것일수록, 

서술과 기술은 더 단순하고 편해야 한다. 

스탕달 (1783-1842. 프랑스 작가)

 

스탕달

 

짧은 시간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한데, 꼭 그렇지도 않아요. 본질과 요점을 꺼내기에는 사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발언 시간이 제한돼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말을 줄일 수밖에 없어요.

골갱이만 남기는 거예요.

다음에 또 발언하는 게 더 낫습니다.

한 차례 발언에서 당신 생각과 주장을 다 얘기하려고 들지 마세요.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건너뛰는 건 좋지 않아요.

 

물론 이런 점을 기억하십시오.

준비를 잘 했을 때라야(!) 짧은 시간에도 깊은 인상과 감명을 일으켜서 발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

 

말은 짧을수록 더 좋아요.

 장황한 발언보다 짤막한 발언이 언제나 더 박수를 받습니다.

다다익선은 말하기에서는 통하지 않아요. 

 

노련한 화자들의 말하기는 소박해요.

그들은 언제나 주어진 시간 몇 초 전에 발언을 마무리합니다.

노련한 화자들은 알고 있어요.

발언이 잘 되고 청자들의 관심을 건드렸다면, 반드시 질문이 나올 테고 거기에 답변하면서 처음에 다 못한 말을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간결하고 명료하고 함축적으로 말하는 솜씨는 경험에서 나옵니다.

론 당신의 해박한 식견과 설득력, 정확한 스피치 구성에도 좌우되고요.

그런 사유 방식과 말솜씨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표도르 플레바코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제정러시아 말엽 변호사로 활동했어요. 세상이 바뀌던 무렵이니까 얼마나 어수선했겠어요? 굵직굵직한 사건을 수없이 맡았어요. 

그이의 놀라운 발상과 뛰어난 법정 스피치에 무너지지 않은 배심원들이 없었고, 그이는 자기가 맡은 소송에서 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답니다. 이 인물이 초년 변호사들에게 주는 조언을 귀담아들어 보세요. 

청자들은 힘들이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화자는 청자들의 상상력을 감안할 수 있지만,
청자들의 지력과 통찰력을 기대할 수는 없어요.
그런 까닭에, 배심원들이 당신 말을 이해할 수 있게끔 말하지 말고, 이해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말하십시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사례를 들면 금방 이해될 겁니다.

늙은 성직자가 재판정에 섰어요.
이 성직자는 수사 단계에서 자신의 죄를 다 인정했습니다.
플레바코가 변호를 맡았어요. 동료 변호사들은 제 아무리 날고뛰는 변호인이라 해도 간통과 절도 혐의로 기소됐고 이미 죄를 다 인정한 의뢰인을 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여겼어요. 

심리가 시작됐습니다. 검사가 아주 설득력 있게 논고를 펼쳤어요.
플레바코가 서둘지는 않지만 다소 마음 졸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리고 불과 몇 마디만 꺼냈습니다. 

“배심원 여러분! 이 사건은 명백합니다. 검찰 측 논고는 모든 면에서 전적으로 옳습니다. 피고는 그런 죄를 다 범했고, 스스로 자백까지 했습니다. 그런 마당에 무슨 논쟁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여러분이 이런 점에 주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앞에 앉아 있는 이 피고는 지난 삼십 년 동안 여러분의 고해성사를 다 들어주고 여러분의 죄를 다 사해 주었습니다. 
이제 그가 여러분한테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이 피고의 죄를 사해 주시렵니까?” 

배심원들은 큰 동요 없이 피고가 무죄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의 법정스피치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합니다. 

한 가난한 노파가 철제 차관을 훔쳤어요. 그건 값이 몇 푼도 안 되는 물건입니다. 
검사는 플레바코가 변호에 나설 것임을 알고서, 유명한 변호사의 변론을 앞질러 차단하기로 작정하고는 피고를 옹호하여 나올 수 있는 말을 직접 다 언급했어요. (*이것도 토론과 논쟁의 중요한 기법)

이 불쌍한 노파는 처절한 궁핍 때문에, 사소한 절도를 저질렀으며, 피고인은 분노가 아니라 연민을 일으킬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유재산은 성스러운 것이며, 시민 질서는 모두 사유재산에 기초하고 있다. 그런데 사유재산을 위해하도록 묵과한다면, 국가 기반이 무너질 것… 

검사의 논고가 끝나자, 레바코가 일어나서 몇 마디만 말했어요.

“우리 러시아는 일천 년 넘는 역사에서 많은 재앙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페체네기 족속이, 폴로베츠 족이, 몽골-타타르가, 폴란드가, 러시아에 호된 아픔을 주었습니다. 이십 개 언어가 뒤섞인 나폴레옹 대군이 침범하여 모스크바를 점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 모든 시련을 다 이겨내고 강대하게 성장 일로를 달려왔습니다.
한데 이제… 한 노파가 겨우 50전 짜리 낡은 차관을 훔쳤습니다. 이걸 러시아는 도저히 이겨내지 못할 것이고, 이 때문에 러시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질 겁니다.” 
법정은 노파에게 무죄를 선고했어요.

 

어떻습니까? 간명한 언사에서도 감동이 솟구치지 않습니까? 

플레바코의 법정 스피치는 ‘reframing’에서도 많이 인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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