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도웰 교수의 머리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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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

김성호 옮김

 

도웰 교수의 머리 책자

 


 

5. 대도시의 희생자들 

 

머리의 비밀을 알고 난 뒤 로랑이 코른을 증오하게 됐다. 그런 감정은 날이 갈수록 더 커졌다. 증오심을 품고 잠이 들었다가 증오심을 안고 눈을 뜨곤 했다. 끔찍한 악몽을 꾸면서 코른을 보곤 했다. 그녀는 증오감으로 앓았다. 근래 들어 코른과 마주칠 때마다 그 낯짝에 “살인자!”라는 말을 내뱉고 싶은 것을 간신히 억눌러야 했다.

그에 대한 태도가 딱딱하고 차가워졌다.

 

도웰 교수의 머리와 둘만 있을 때 마리 로랑이 언성을 높였다. 

“코른은 짐승 같은 범죄자예요! 그의 죄상을 당국에 고발하겠어요… 그의 범죄를 널리 알릴 겁니다. 도둑질로 이룬 명성이 무너지고 그의 악행이 다 폭로되기 전까지 나는 다리 뻗고 잠을 못 자요.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겠어요.”

도웰의 머리가 달래야 했다. 

“조용히!.. 진정해요. 나는 복수할 마음이 없다고 이미 말했다오. 그러나 아가씨의 도덕심이 분개하고 보복을 갈망한다면 더 이상 말리지는 않을 거요… 단, 서둘지는 말아요. 부탁하건대, 우리 실험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요. 코른이 나를 필요로 하듯이 나한테도 지금은 그가 필요하니까. 그는 나 없이 연구를 끝낼 수 없어,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요. 이게 나한테 남은 전부란 말이오. 이제 더 큰 것을 만들어낼 수 없지만, 시작한 연구는 매듭을 지어야 하오.”

 

서재에서 발소리가 들려 왔다. 

로랑이 재빨리 밸브를 닫은 뒤 책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여전히 분노한 상태였다. 도웰의 머리가 잠에 빠진 사람처럼 눈꺼풀을 내려뜨렸다.

코른 교수가 들어왔다. 

그가 로랑을 의심쩍은 눈초리로 쳐다봤다. 

“무슨 일이 있소? 당신 기분이 안 좋은 것 같군. 괜찮아요?”

“아니요… 아무 일도… 괜찮아요… 집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맥박을 재 봐야겠어…”

로랑이 마지못해 손을 내뻗었다. 

“맥박이 빠르군… 신경이 곤두서 있어… 하기야 여기 일이 신경에는 힘들 거야. 하지만 난 당신에게 만족해요. 보너스를 두 배로 주겠소.”

“고맙지만,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니. 돈이 필요 없는 사람도 있나? 당신한텐 가족이 있잖소.”

로랑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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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뭔가 준비를 해야겠소. 도웰 교수의 머리를 실험실 뒤에 있는 방으로 옮길 거니까…”

그러고는 머리를 향해 말했다.

“잠깐 동안이오, 동료, 잠깐 동안. 잠을 자는 거요? 내일 여기로 두 구의 신선한 시신을 들여오면, 우리는 그 시신들에서 말하는 머리 한 쌍을 준비하여 학술대회에서 선보일 것이오. 우리 업적을 세상에 알릴 때가 됐소.”

코른이 뭔가 파헤치려는 눈길로 다시 로랑을 쳐다봤다. 

혐오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로랑이 무심한 표정을 지으면서 퍼뜩 머리에 떠오르는 질문을 서둘러 던졌다. 

“어떤 사람들의 시신이 들어올 겁니까?”

“모르겠소. 아무도 모르지. 왜냐하면 아직 그건 시체들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 있는 사람들이니까. 우리보다도 더 건강한 사람들이오. 그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나한테는 아주 건강한 사람들의 머리가 필요해요. 그러나 내일 그들은 죽을 거야. 그리고 한 시간 이내에 여기 해부용 탁자에 놓이겠지. 내가 잘 다뤄줄 거요.”

코른 교수가 연구를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마다하지 않을 사람임을 이미 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로랑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라보았다. 그러자 코른이 일순간 당황했지만 곧 짐짓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아주 간단한 일이오. 시체 안치소에 신선한 시신 두 구를 주문해 두었지. 중요한 것은, 당신도 알다시피, 현대판 몰록(*페니키아의 신, 사람을 제물로 요구함의 상징)인 도시는 날마다 인명을 제물로 요구한다는 거요. 도시에서는 날마다 자연 법칙을 조금도 어기지 않고 교통사고로 몇 명씩 죽지 않소? 공장과 공사장 같은 데서 불행한 사고를 제하고서도. 

바로 그 파멸에 처할 운명이면서도 당장에는 ‘인생, 뭐 있어!’ 하고 부르짖으며 힘과 건강이 충만한 사람들이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면서 오늘 조용히 잠드는 거요. 내일 아침 그들은 일어나서 자기네 생각대로 일터로 가려고 흥겹게 콧노래 부르며 옷을 갖춰 입을 거야. 근데 실제로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만나러 가는 거지. 그 시간에 도시의 다른 끝에서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그들의 형리가 될 운전수나 기관사가 역시 태연하게 노래 부르면서 옷을 갖춰 입을 거야. 

그렇게 희생자들은 자기네 아파트에서 나오고, 형리들은 도시 맞은편 끝에 있는 자기네 차고나 전차 데포에서 차를 몰고 나올 거요. 혼잡한 교통 흐름을 뚫고 그들은 서로 알지도 못하면서 한사코 자기네 길의 운명적 접점까지 가까이 접근하지. 그 뒤 짧은 한순간에 개중 누군가가 멍하게 있다가 당하게 되는 거야. 교통사고 희생자 통계에 숫자 하나가 보태지지. 그들을 이 숙명적 접점으로 이끄는 경우는 수천 가지나 되오. 그럼에도 이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시계바늘 두 개가 순간적으로 겹치는 것처럼 정확하고 변함없이 일어날 거야.”

 

코른 교수가 로랑과 그렇게 말을 많이 나눈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왜 그는 갑자기 보너스를 두 배로 주겠다면서 너그러운 빛을 띠는 걸까? 

로랑의 머릿속에 퍼뜩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는 농락하기 원해, 나를 매수하려고 드는 거야. 내가 많은 것을 짐작하거나 알고 있다고 의심하는 것 같아. 하지만 나를 매수할 수는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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