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나-메시지>의 장점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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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과. 부모들도 자기감정을 자녀에게 표현할 줄 알아야. <계속>) 

 

* * *

<나-메시지>에는 <너-메시지>에 비해 장점이 몇 가지 있다.

 

1. 아이를 섭섭하게 하지 않으면서 부모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여움이나 짜증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그렇게 해봤자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는커녕 외려 뜻하지 않은 불만을 사기 쉽다. 왜냐하면... 

앞에서 얘기한 대로, 자기감정을 완전히 억누르거나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며, 아이들은 부모가 화났는지 아닌지 늘 알고 있다. 만약 부모가 화나 있다면 아이는 그걸 금방 알아채고 이제 자기가 불쾌감이나 두려움을 느껴 부모를 피하거나 노골적인 언쟁으로 나설 수 있다. 그 결과 충돌하지 않으려는 부모의 처음 의도와는 정반대로 평화 대신에 전쟁이 벌어진다. 

 

엄마의 표정으로 불만을 알아챈 딸이 엄마에게 항의하다

 

12세 소녀가 엄마와 대화중에 울면서 자신이 ‘서운하게 여긴 점’을 다 털어놓았다. 

엄마가 나한테 언제 어떻게 대하는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난 다 본다구요! 예를 들어, 오늘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우리가 공부하는 대신 음악 틀어놓은 것을 봤을 때, 엄마가 말은 안 했지만 나한테 화가 났잖아요. 난 다 보고 아니까 부정하지 않아도 돼. 나를 쳐다보는 눈빛과 고개 돌리는 것만으로도 알았어요!

 

엄마가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에서) 불만을 숨기지만, 결국 딸은 그걸 알아차리고 엄마가 예기치 않은 반응을 또 보였다. 이 대목에서 기펜레이터 여사는 ‘우리네 애들이 얼마나 섬세하고 관찰력 뛰어난지, 심리학자와 다를 바 없다’고 놀라움을 표한다. 이 소녀는 부모들이 왜 불필요한 침묵을 깨고 자기감정의 출구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2. <나-메시지>는 아이들이 부모를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를 준다

부모들은 대체로 '권위'라는 갑옷으로 무장한 채 아이들한테 닫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부모로서 책임감 같은 것도 작용한다. 어디 그뿐이랴. 아이를 가르치고 이끄는 ‘교육자’의 마스크도 써야 하며, 그걸 쓰고 난 뒤로는 잠시라도 들어 올리거나 벗을 엄두를 못 낸다. 

 

그렇게 '닫혀 있고, 위에 있고, 완전한 듯싶던' 엄마와 아빠도 (아이와 마찬가지로) 뭔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서 아이들이 때론 놀란다. 이건 아이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안긴다.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 있던 어른이 아이에게 더 친근하고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는 점

엄마가 열 살 아들에게 전화하여 어려운 일을 잘 마쳤다고 전하면서 서로 기뻐하다.

얼마 전 들은 대화 한 토막.

한 엄마가 열 살 된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참이었다. 교사인 엄마는 아주 힘든 수업이 끝났다고 아들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얘야, 오늘 아침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너도 알 거야. 그러나 다 잘 끝났고, 난 아주 기쁘단다. 너도 기쁘지? 고마워!!" 

엄마와 아들 간에 그런 감성적 친밀함을 관찰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었다. 

 

3. 부모가 마음을 열고 자기감정 표현에 진실할 때, 아이들도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부모가 그렇게 할 때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기네를 믿는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한 엄마가 아들에게 자신이 제대로 행동했는지 묻는 편지를 보내 왔다. 

 

난 아들이 여섯 살일 때 남편과 헤어졌습니다. 이제 아들은 열한 살이 됐어요. 아이는 속이 더 깊어지고 철도 많이 들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아빠를 그리워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어쩌다가 이런 말이 튀어나왔어요. “아빠랑은 영화관에 갈 텐데, 엄마하고는 싫어.” 

그리고 며칠 뒤에는 아들이 심심하고 외롭다고 대놓고 말하기에, 내가 이렇게 대응했습니다. 

“그래, 아들, 넌 요 근래 계속 울적하구나, 아마 아빠가 없어서 그럴 거야. 나도 그리 즐겁지 못하단다. 너에게 아빠가 있고 나에게 남편이 있다면, 우리 사는 게 훨씬 더 재미있을 텐데...” 

아들이 좀 움찔하는 듯했어요. 그러고는 내 어깨에 기대더니 말없이 눈물을 흘리더군요. 

나도 아이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둘 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난 그날 일을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래, 아이한테 내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건 잘 한 일이야'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이혼한 엄마가 아빠 없다고 불평하는 아들에게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고 더 이해하게 되다.

이 엄마는 올바른 말을 직관적으로 찾아냈다.

아이가 겪고 있으며 털어놓는 심적 체험을 들어 알고는 아이에게 말했으며 (적극적 듣기) 또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얘기하기도 했다 (<나-메시지>). 

두 사람 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는 사실이 이 방법의 효험을 잘 증명한다. 

아이들은 부모한테서 소통 매너를 아주 빨리 습득한다. 부모가 <나-메시지>를 이용하면 자녀도 그렇게 되기 마련인데, 아이가 <나-메시지>를 이용해 말할 때 부모는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더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

 

4. 끝으로, 지시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자기감정을 표현하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남겨둔다.

그때, 놀랍게도, 아이들은 부모의 갈망과 마음 상태를 (심적 체험을) 헤아리기 시작한다

4세 소년의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 

약국에서 네 살 된 아들이 떼를 쓰는 바람에 엄마가 당황하다.

아들과 같이 약국에 갔다. 아이가 비타민을 원해서 사주었다. 그러더니 다른 것을 보고는 그걸 또 사 달라고 했다.

난 “얘야, 이 비타민을 다 먹고 나면 그때 다른 걸 또 사줄게" 하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는 징징대더니 나를 떠밀고 마구 소리치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 난 아주 불쾌하고 부끄러웠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큰 소리로 말했다. 

– 지금 이런 장면 때문에 난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란다. 

내 말에 아이가 갑자기 몸을 돌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내 다리를 껴안고 말했다. 

– 엄마, 가자. 엄마 마음대로 해요. 엄마가 먹으라는 대로 비타민을 먹을게. 한 가지든 두 가지든 엄마 말대로 할게. 

그리고 우리는 집으로 왔다. 아이는 계속 내 눈을 보면서 비타민을 엄마가 먹으라는 대로 먹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가르칠 때는 단번에, 단호하게  

- 이 스토리는 아들에게 크게 화가 난 엄마의 사연

 

오래 전 일이다. 그때 아들이 여섯 살. 아이가 나가 놀자고 청하는데, 난 몸이 안 좋아 누워 있었기에 아이 혼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우리 마당은 그리 위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겠다 싶었던 것이다. 게다가 아이는 놀이터에서만 놀기로 단단히 약속하고 나갔다. (놀이터는 건물 양편에 두 군데가 있었다.)  

아이가 지나가는 어른에게 시간을 물어서 몇 시에는 돌아오기로 했는데... 그 시각이 지났다. 그리고 30분이 지나고 또 한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아이를 찾으러 나섰다. 놀이터를 다 뒤지고 갈 만한 곳을 다 찾아 다녔지만 아이는 아무 데도 없었다. 혹시 집에 돌아왔나 싶어 집으로 달려갔다가 또 찾으러 뛰어나가기를 몇 번이나 했다. 

 

그런 일은 처음이어서 더 걱정되고 더 불안했다. 아이는 엄마 말을 잘 따르는 편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수선을 피운 끝에 아이를 찾았는데, 난 이미 ‘극단적인’ 상태에 이르렀기에 단단히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과 불안으로 시작하여 노여움에 휩싸인 난 진정하지 못하고 마구 떨리는 상태였다.) 

밖에 나가 놀다가 약속 시간에 돌아오지 않아 엄마를 애태운 아들을 혼내다.

“네가 한 짓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으니, 벌을 줘야겠다. 선택하렴. 허리띠로 맞을래, 아니면 일주일 동안 내가 책을 읽어 주지 않기를 택할래?!" 

아들이 잠깐 생각하더니 물었다. "허리띠로 맞으면, 책은 읽어 줄 거예요?" 

"그래." 내가 우울하게 말했다. 

"그러면 허리띠로 맞을래요!" 아들이 말했다. 

난 아이에게 바지를 벗으라 지시하고 장롱에서 허리띠를 찾았다. 

"어떻게 서야 돼요?" 아이가 묻는다. 

 

그러자 난 왠지 불편해졌다. (아이가 진지하게 생각하여 책을 택했을 때부터 불편한 느낌은 시작됐다.) 하지만 끝까지 벌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를 허리띠로 몇 차례 때렸다. 그러고 나서 난 아주 부끄러워졌다

‘화가 잔뜩 난’ 나보다도 더 '품위를 지킨' 어린애한테 내가 마음의 상처를 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 것이다. 그때 내가 무척 화가 났었나? 처음엔 죽을 만큼 걱정하고 동요하다가 아이를 찾자 그런 건 다 사라지고 벌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생겼다. 

만약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금방 얘기했다면 아이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상황을 이해했을 테고, 그러면 의연하게 서 있는 아들에게 벌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면서 동시에 내 불편한 느낌을 야기하는 멍청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뒤로 다시는 아이를 때리지 않았다.

<나-메시지>라는 방법을 알고 나서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면 좋은지를 깨달았다.

 

* * *

<나-메시지> 전하는 법을 익히기란 아이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는 것만큼이나 간단치 않다. 처음에는 실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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