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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카를손이 내기를 걸다 



    한번은 꼬맹이가 학교에서 씩씩거리며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이마에 혹을 달고 있군요. 엄마는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다가, 잠시 뒤 꼬맹이 이마를 보고 예상한 대로 속상한 얼굴을 했습니다.

오늘은 꼬맹이가 씩씩대며 학교에서 돌아왔어요.

    - 가엾은 꼬맹이, 이마가 왜 그렇게 됐니? - 엄마가 물으면서 안아 주었어요.

    - 크리스터가 나한테 돌멩이를 던졌어. - 꼬맹이가 시무룩하게 대답했습니다. 

    - 돌멩이를? 그런 못된 애가 있나! - 엄마 목소리가 높아졌어요. - 왜 엄마한테 곧바로 말하지 않았니?

    꼬맹이가 어깨를 한번 추썩였습니다. 

    - 그래봤자 무슨 소용 있어? 엄마는 돌멩이 던질 줄 모르잖아. 창고 벽도 못 맞히는데.

    - 이런, 얘 좀 봐! 넌 내가 크리스터에게 돌멩이를 던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

    - 아니면, 그 애한테 뭘 던지고 싶은데? 다른 건 찾지 못할 거고, 어떤 경우라도 돌멩이가 가장 만만하잖아. 


    엄마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필요하다면 크리스터만 돌멩이를 던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했어요. 그녀가 사랑하는 아들도 더 나은 게 하나 없는 겁니다. 이렇게 착하고 파란 눈을 가진 작은 사내애가 싸움꾼이라니, 어찌 이럴 수가?

    - 말해 보렴,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는 없는 거니? 무엇이든 사이좋게 뜻을 맞출 수가 있단다. 꼬맹이야, 사실 제대로 상의한다면 합의하지 못할 일은 세상에 없어.

    - 아니, 그런 것들도 있어, 엄마. 예를 들어, 나도 바로 어제 크리스터와 싸웠는데…

    -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이 있니. 너희들은 주먹다짐이 아니라 말로써 싸움거리를 해결할 수 있었을 거야. 

    꼬맹이가 주방 의자에 걸터앉아서 혹이 난 머리통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습니다. 

    - 그래? 엄마는 그렇게 생각해? - 그렇게 묻고는 찬성하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엄마를 응시했습니다. - 크리스터가 “난 너를 두드려 팰 수 있어” 하고 말했단 말이야. 그렇게 말했다니까. 그래서 내가 “아니, 넌 그렇게 못해” 하고 대꾸했거든. 그런데도 우리가 엄마 말대로 주먹이 아니라 말로 싸움을 해결할 수 있었을까?

    엄마는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서 그만 우물쭈물하고 말았습니다. 싸움꾼 아들은 아주 시무룩하게 앉아 있고, 엄마는 얼른 아들 앞에 핫 초콜릿 잔과 신선한 빵을 내놓으려고 서둘렀습니다. 


    그런 걸 꼬맹이는 아주 좋아했어요. 이미 계단에 올라설 때 막 구운 빵의 달콤한 냄새를 맡았습니다. 엄마가 계피를 넣고 만든 빵 때문에 사는 게 훨씬 더 견딜 만했지요. 

    아주 감사하는 마음으로 꼬맹이가 빵을 한 입 깨물었습니다. 

    빵을 먹는 동안 엄마는 아들 이마에 난 혹에 고약을 붙여 주었어요. 아픈 상처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물었습니다. 

 

꼬맹이가 식탁에 앉아 계피빵을 맛나게 먹다.

  - 근데, 오늘 크리스터하고는 무엇 때문에 싸웠니?

    - 아, 그게 말이야, 크리스터하고 구닐라가 내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얘기를 지어냈다고 하잖아. 꾸며낸 얘기라는 거야.

    - 그게, 맞는 말 아니니? - 엄마가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꼬맹이가 초콜릿 잔에서 눈을 떼고 엄마를 쏘아봤습니다.

    - 흠, 엄마까지 내 말을 못 믿네! 내가 카를손한테 넌 허깨비가 아니냐고 물었는데…

    - 그래, 그 사람이 뭐라고 하디? - 엄마가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 자기가 허깨비라면 세상에서 제일가는 허깨비일 거라고 하더군. 그러나 중요한 건 그 사람은 허깨비가 아니라는 거야. - 꼬맹이가 빵을 또 집었습니다. - 카를손은 오히려 크리스터와 구닐라를 허깨비라고 여기는 걸. 보기 드물게 멍청한 허깨비라고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엄마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꼬맹이 상상을 깨려고 드는 게 무의미하다는 걸 안 거지요. 그러다가 결국 한마디 하고 말았습니다.

    - 네가 구닐라나 크리스터와 더 자주 놀고, 카를손 생각은 덜하면 좋을 텐데.

    - 카를손은 나한테 적어도 돌멩이를 던지지는 않아.

    꼬맹이가 웅얼거리면서 이마에 난 혹을 어루만졌어요. 그러다가 문득 뭔가를 기억하고는 엄마한테 다정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 맞아, 오늘 마침내 카를손의 작은집 보러 간다는 걸 잊을 뻔했네!

    그러나 그렇게 말한 걸 금방 후회했어요. ‘엄마한테 이런 얘기를 하다니, 참으로 바보 같은 짓이야!’

    하지만 엄마는 그 말을 평소 꼬맹이가 카를손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특히 더 위험하고 걱정스러운 일로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태평하게 대꾸했어요. 

    - 아, 그거 정말 재미있겠구나.

    만약에 꼬맹이가 한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엄마는 그렇게 태연할 수 없었을 겁니다. 카를손이 어디 살고 있는지 조금만 더 생각했어도!

    꼬맹이가 배를 채워서 기분이 좋아지고 사는 것에 아주 흡족하여 식탁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마에 난 혹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입에는 맛난 계피 빵을 물고 있고, 주방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격자무늬 앞치마를 두른 엄마가 아주 다정해 보였습니다.

    엄마한테 다가가서 통통한 손에 입을 맞추고 말했습니다. 

    - 엄마, 많이많이 사랑해요!

    - 그 말을 들으니 아주 기쁘구나.

    - 그래요… 엄마가 아주 다정하기 때문에 사랑해.


    꼬맹이가 자기 방으로 가서 카를손을 기다렸습니다. 둘은 오늘 함께 지붕에 가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만약 크리스터가 주장하는 대로 카를손이 허깨비라면, 꼬맹이가 어떻게 거기로 갈 수 있을까요.


    “세 시나 네 시쯤, 아니면 다섯 시쯤, 적어도 여섯 시 전에는 너를 데리러 올게.” - 카를손은 지난번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꼬맹이는 카를손이 도대체 언제 오겠다는 건지 이해되지 않아서 재차 물었어요.

    “늦어도 일곱 시를 넘기지는 않겠지만, 여덟 시 전은 아닐 거야… 대충 아홉 시쯤 나를 기다려라, 시계 종이 울린 뒤에.”


    꼬맹이가 거의 저녁 내내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마냥 기다리다 보니, 어쩌면 카를손이 실제로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카를손은 그저 꾸며낸 사람일 뿐이라고 믿으려는 순간, 아, 글쎄, 윙윙 귀에 익은 소리가 들리면서 명랑하고 활기 찬 카를손이 방안으로 날아들지 뭡니까!

    - 널 기다리느라고 목이 빠졌어. - 꼬맹이가 말했어요. - 몇 시에 온다고 약속했었지?

    - 난 대충 말했던 거다. 그리고 약속한 대로 됐잖아. 대충 왔으니까 말이야.

    카를손이 그렇게 대꾸하고는 울긋불긋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어항으로 가더니, 얼굴을 푹 담그고 어항 물을 꿀꺽꿀꺽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창문으로 날아든 카를손이 어항에 있는 물을 꿀꺽꿀꺽 마시다.


    - 조심해! 내 물고기들! 

    꼬맹이가 소리쳤어요. 카를손이 자칫 물고기를 집어삼키지는 않을까 놀란 겁니다. 

    - 사람에게 열이 있을 때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그러다가 실수로 물고기를 두서너 마리 삼킨다고 해도, 그건 하찮은 것이고 일상적인 일이다. 

    - 너한테 열이 있다고? - 꼬맹이가 물었습니다.

    - 그렇다니까! 만져 봐라. - 그러면서 꼬맹이 손을 자기 이마에 가져다 댔습니다. 

    그러나 꼬맹이 느낌에는 이마가 뜨겁지 않았어요.

    - 네 체온은 얼만데?

    - 30도에서 40도야, 그것보다 더 떨어지지는 않아!


    꼬맹이는 얼마 전에 홍역을 앓았기 때문에 고열이 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의심쩍다는 투로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어요.

    - 아니야, 내가 보기에 넌 아프지 않아.

    - 오호, 넌 참으로 형편없는 사람이구나! - 카를손이 소리치면서 발을 굴렀어요. - 뭐야, 난 다른 사람들처럼 병이 날 수도 없단 말이냐?

카를손이 꼬맹이 손을 잡아 제 이마에 대다.

    - 그렇다면, 아프고 싶다는 거야?! - 꼬맹이가 깜짝 놀랐습니다. 

    - 물론이다. 사람들은 다 그걸 원해! 난 열이 펄펄 끓어서 침대에 누워 있고 싶어. 네가 병문안을 오고, 난 세상에서 가장 아픈 사람이라고 말할 거다. 뭐 필요한 게 없냐고 네가 물으면, 난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대답할 거야. 커다란 케이크하고 과자 몇 상자, 산더미 같은 초콜릿, 아주 큰 사탕 봉지 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대답할 거다! 


    그렇게 말을 마친 뒤 잔뜩 기대 어린 눈으로 꼬맹이를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꼬맹이는 카를손이 원하는 걸 다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몰라서 멍하니 서 있었어요.

    - 너는 내 친엄마가 되어야 해. - 카를손이 계속 입을 놀렸어요. - 나를 달래서 쓴 약을 먹게 하고, 그러면 백 원을 주겠다고 약속하겠지. 넌 내 목을 따스한 목도리로 감싸 줄 거야. 난 목도리가 따갑다고 투덜대면서 백 원을 받고서야 목도리를 두르고 눕기로 할 거야.


    꼬맹이는 정말 카를손의 친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한데 그렇게 한다는 것은 저금통을 다 비워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저금통은 책장에 놓여 있는데, 예쁘고 묵직해요. 

    꼬맹이가 주방으로 달려가 칼을 가져와서 돼지저금통 배를 가르고 백 원짜리 동전들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카를손이 열심히 거들면서 탁자에 동전이 떨어질 때마다 환호성을 내질렀어요. 오백 원짜리 동전들도 떨어졌지만, 카를손은 백 원짜리 동전들에 가장 기뻐했습니다.

    꼬맹이가 이웃 상점으로 달려가서 동전을 다 털어 알사탕과 설탕에 절인 호두와 초콜릿을 샀어요. 있는 돈을 다 점원에게 내줄 때, 그게 강아지를 사려고 모은 돈이었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리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나 금방 생각을 바꿨습니다. ‘카를손의 친엄마가 되기로 한 사람은 강아지를 갖는 사치를 부릴 수 없는 거야.’ 


    단것들을 주머니에 가득 넣고 집으로 돌아오니 엄마와 아빠, 보쎄 형과 베탄 누나가 모두 식당에서 점심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었어요. 그러나 꼬맹이에게는 식구들과 함께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 순간 어떤 생각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그래, 식구들을 내 방으로 데리고 가서 카를손을 소개하는 거야.’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한 뒤 오늘은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카를손과 지붕으로 가려는 걸 식구들이 가로막을지도 모르니까요. 소개는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꼬맹이가 식탁에 놓인 유리 항아리에서 조개처럼 생긴 편도과자를 몇 개 집었어요. 카를손은 과자도 먹고 싶다고 했으니까요. 그리고 자기 방으로 갔습니다.


    - 정말 오래 기다리게 하는구나! 이렇게 병들고 불쌍한 사람을. - 카를손이 나무라듯이 말했어요.

    - 최대한 서두른 거야. - 꼬맹이가 변명했습니다. - 그리고 얼마나 많이 샀냐면…

    - 그렇다면 동전이 한 닢도 남지 않았단 말이냐? 난 목도리를 두르는 대가로 백 원을 받아야 하는데! - 카를손이 놀라서 말을 가로챘어요

    꼬맹이가 동전 몇 개는 남겼다고 말하면서 달랬습니다. 카를손이 눈빛을 반짝이며 좋아서 펄쩍 뛰었습니다. 

    - 오오, 난 세상에서 제일가는 병자야! 나를 얼른 침대에 눕혀라.

    그때 꼬맹이가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근데, 난 날 줄 모르는데 어떻게 지붕으로 가지?’

    그런 생각을 읽었나요? 카를손이 힘차게 말했습니다. 

    - 느긋하게, 언제나 느긋하게! 내가 너를 등에 태울 거다. 그리고 “하나, 두울, 셋!” 하면 우리는 날아서 내 집으로 가는 거야. 그러나 조심해라. 손가락이 프로펠러에 끼지 않도록 해야 돼.

    - 나를 지붕까지 실어 나를 힘은 충분한 거야?

    - 보면 알 거야. 이렇게 아프고 가엾은 내가 너를 등에 태우고 절반이나 날아갈 수 있을지 의심이 들 거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잖아. 그리고 가다가 기진맥진했다고 느끼면 널 버릴 거야…


    꼬맹이는 자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염려하는 표정을 짓자, 카를손이 위로했어요.

    - 하지만 다 잘 될 거야. 모터가 고장만 나지 않으면.

    - 갑자기 고장 나면? 그러면 우리는 떨어지잖아!

    - 당연히 떨어지지. - 카를손이 느긋하게 말하고는, 곧바로 손을 휘휘 내저으면서 덧붙였습니다. - 그러나 그건 하찮은 것이고 일상적인 일이다!

    꼬맹이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그래, 그건 하찮은 것이며 일상적인 일이야” 하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보도록 쪽지를 적어서 책상에 올려놓았습니다. 


난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집에 가 있어요.

  

    부모님이 이 쪽지를 보기 전에 돌아오는 게 물론 가장 좋을 거예요. 그러나 만약 어쩌다가 그 이전에 찾게 된다면, 꼬맹이가 어디 있는지 부모님이 아시는 게 더 낫지요. 그렇지 않으면 또 예전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즉, 꼬맹이가 시외에 있는 할머니 댁에 있다가 갑자기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는 울면서 말했어요. 

    “꼬맹이야, 정 그렇게 기차가 타고 싶었다면 왜 엄마한테 미리 말하지 않았니?”

    그때 꼬맹이는 “혼자 가고 싶어서” 하고 대답했었지요.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꼬맹이는 카를손과 함께 지붕에 가고 싶은데, 어느 부모가 그걸 허락하겠어요? 그래서 미리 말하지 않고 가는 게 더 낫고, 만에 하나 자기가 집에 없는 게 드러난다면 쪽지를 써 놓았다는 것으로 변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카를손이 비행 준비를 마쳤습니다. 배에 붙은 단추를 누르자 모터가 윙윙 소리를 냈습니다.

    - 얼른 내 어깨 위로 올라가라. - 카를손이 외쳤어요. - 이제 우리는 날아갈 거야!

    그리고 정말로 둘은 창문을 나와서 위로 올라갔습니다. 

    카를손은 먼저 모터를 시험하려고 가장 가까운 지붕 위에서 작은 원을 그렸어요. 모터는 고르게 잘 돌아가서 꼬맹이가 걱정할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카를손이 꼬맹이를 등에 태우고 지붕 위로 날아오르다


    마침내 카를손이 지붕 위에 착륙했습니다.

    - 이제 네가 내 집을 찾을 수 있는지 보자. 어떤 굴뚝 뒤에 있는지 말하지 않을 테니까, 직접 찾아 봐라.

    꼬맹이는 지붕 위에 올라와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나 어떤 어른이 굴뚝에 맨 밧줄에 몸을 묶고 지붕에서 눈을 쓸어내리는 걸 몇 번 보기는 했습니다. 그 아저씨를 늘 부러워했는데, 이제 자신이 그 행운아가 된 겁니다. 물론 밧줄로 몸을 묶지는 않았고, 이 굴뚝에서 저 굴뚝으로 이동할 때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지만 말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어떤 굴뚝 뒤편에서 정말로 작은집을 보았어요. 녹색 덧문들과 지붕이 달린 작은집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서 빨리 저 작은집으로 들어가서 기관차들이며 수탉 그림들은 물론이고 거기 있는 것들을 다 제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작은집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다들 알게끔 문패가 붙어 있었어요. 

    꼬맹이가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카를손이 문을 활짝 열고는 “환영해, 귀한 카를손, 그리고 꼬맹이도!” 하고 외치면서 먼저 집안으로 달려 들어갔습니다.

    - 난 당장 침대에 누워야 해. 세상에서 가장 아픈 병자니까! 

    그렇게 소리치고는 벽에 붙인 빨간 나무 장의자로 뛰어올랐습니다. 

    꼬맹이가 그 뒤를 따랐습니다. 호기심 때문에 심장이 터지는 것만 같았어요.


    (카를손의 작은집은 아주 아늑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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