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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숨통)의 공명막
숨통에 있는 공명막 — 말하고 노래하는 소리의 주요 원천
(이 포스트는 목소리 연구자인 В. 부첼의 저서 <공명 노래하기의 기본>(민스크, 2005)에서 발췌.
목소리 생산에 관한 양대 이론 가운데 <신경 크로낙시 이론>을 옹호하는 것인데, 전통적 관념 하나에 묶여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안긴다.)
초보 가수에겐 궁금한 게 많을 수밖에 없다.
무엇을 어떻게 작동하고 조절해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면 지식과 기량을 서서히 갖추게 될 것.
호흡을 조절하고,
횡격막을 내리고,
공기를 필요한 만큼 들이쉬고,
복부 근육을 움직이고,
소리 어택 이전에 이완하고,
그러면서도 필요한 근육은 작동하고,
공명 부위를 뒤흔들고,
목구멍에서 모음 만들어 내기 따위를 익히며,
말하기와 노래하기에서 모음들이 어떻게 다른지,
노래에는 어떤 근육과 기관들이 관여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달리 말해, 소리를 만들고 보내는 데 직접 관여하는, 필수적인 기관들과 근육시스템의 작동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여기서 소리의 본질을 좀 알아보고 (성대주름 이외에) 소리의 중요한 ‘원천’ 가운데 하나를 지적해야 한다.
베다 경전은 소리를 우주의 근본적 피조물이라고 했다.
베다를 보면, 소리는 에테르의 (공간의) 정교한 형태임을 알게 된다.
소리의 도움으로 우리는 물질적 대상을 어떤 것이든 묘사하고 생각과 감정과 느낌을 죄다 표현할 수 있다.
물질적 우주 세계는 전부 소리에서 시작됐고, 그렇기 때문에 소리가 그런 위력을 지니는 것.
소리에서 에테르며 공기며 불이며 물이며 흙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베다 경전에 상세히 기술돼 있다. (*에테르 - 예전에, 빛을 파동으로 보는 견해에서 그 파동을 전파하는 매질로 간주되던 가상 물질. 19세기 말, 마이켈슨과 몰리의 실험으로 그 물질성이 부정되었다. 하늘의 정기.)
청각 기관은 (귀는) 인식하는 감각 기관들 중 첫 번째. (눈, 귀, 코, 혀, 살갗. & 지력).
어떤 대상을 인식하려면 우리는 그걸 청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귀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기관들 중 하나, 소리는 우리가 모르는 대상과 현상을 접하는 데 중요한 원천. 귀로 수용한 단어와 소리에는 다 일정한 의미가 담겨 있다.
소리는 공간과 연관된다, 대상이 관찰자와 연관되듯이.
소리는 실질적 객체의 형상.
그런즉슨 소리는 객체의 정교한 형태이기도 하다.
소리는 공간에 (에테르에), 공기에, 불에, 물에, 흙에 존재한다.
소리는 모든 물질적 요소에 스며들어 있고, 이 요소들이 우리 몸에 존재한다.
인간의 목소리는 크나큰 기적
소리가 태초부터 우리 몸에 존재하는 만큼, 누구나 말하고 노래하는 목소리를 더 잘 가꿀 수 있다.
소리는 원인이고 목소리는 그 결과.
세상에는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좋은 보컬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여러 이유로 드물다.
그 중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은,
오늘날도 보컬 연구자들과 트레이너들 가운데 목소리의 본질을 잘 알고 제대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
이전처럼 지금도, 소리의 주요 구성 원천은 후두에 있는 성대주름뿐이라고 여기는 것.
바로 그런 생각이 깊은 호흡이며 횡격막 서포트 등과 함께 보컬 교습 시스템에 굳게 뿌리 내리고 있다.
한데, 실제로 노래하고 말하는 목소리는 숨통(기관)과 기관지들에서 나온다.
이것을 러시아 생리학자 그루지노프가 1812년에 처음으로 발견해 냈다. 안타깝게도, 이 아주 중요한 세계적 발견을 아직도 보컬 연구 분야와 실제 응용에서 대다수가 외면하고 있는 실정.
인간 목소리의 원천이 되는, 이 진귀한 현상을 분석하면서, 러시아의 위대한 오페라 가수 샬랴핀의 노래가 절로 떠오른다. 베이스와 바리톤, 테너 전 영역을 넘나든 그는 그 어디서 누구한테도 (기존 시스템의) 보컬 교육을 받지 않았다.
"나는 발뒤꿈치로 노래한다"
하고 말하던 그의 고유한 노래 기법은, 전통적이고 지배적인 보컬 교수법이 우리에게 권하는 것과 많은 면에서 아주 상충되는 것이었다.
다시 그루지노프의 발견으로 돌아가자.
1812년 나폴레옹 대군의 침공에 맞선 보로지노 전투에서 죽은 병사들의 시신을 현장에서 해부하면서, 그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숨통에 붙어 있는 공명 부위를 찾아냈다. 후두가 없는 (그러니까 성대가 없는) 시신의 숨통에 공기를 불어넣자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그가 남긴 기록.
시신들을 상대로 실험하면서, 숨통에 공기를 불어넣고 공명 부위를 잡아당기면서 나는 완전한 목소리를 몇 번 만들어 냈다. 성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데도... 사람 목소리는 가슴에서, 숨통 아래 끝에서 나온다. 숨통의 뒷면 공명막이 울려서...
그루지노프가 찾아낸, 목소리 형성(생산)의 원천이라는 비밀은 지금도 대다수 사람들한테 비밀로 남아 있을 뿐. 그 비밀을 혹자는 경험으로 알아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여전히 모른다.
한데, 목소리의 본질은 언제든 변함이 없다.
폐도 없고 횡격막도 없는 새들은 놀라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신생아들은 벽과 천장을 ‘꿰뚫는’ 강한 소리를 낸다.
샬랴핀은 이 목소리 비밀을 본능적으로 통찰한 것. 생리학자 그루지노프가 연구한 그 비밀을, 샬랴핀은 기관 공명 메커니즘으로 인식했어.
즉, 물리적 수고를 요하지 않는, 동물세계의 보편적인 목소리 분출 방법.
연구 결과, 목소리 힘은 호흡의 힘과 무관하다는 점을 상당히 설득력 있게 입증했다.
이는 30년대 러시아 생리학자 라보트노프가 수행한 실험의 과학적 결론으로 확인된다.
그가 제기한 가설들, 노래 목소리 형성에서 기관지 시스템의 역할, 노래할 때 호흡과 모든 물리적 힘의 최소화, 특히 심호흡의 폐해.
이 과학자들의 발견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목소리 본질과 발달을 다른 관점으로 대할 때가 됐다.
학자들과 교육자들은 이 현상을 연구하고, 목소리 본질이며 공명 법칙에 걸맞은 교수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 완전히 다른 접근만이 고도의 성과를 낼 것. 소리 분출의 기관 박막 메커니즘은 전혀 다른 정신물리학적 메커니즘에 의거한다. 세대에서 세대로 주문처럼 이론적으로 울리던, 익숙하게 이용하던 것과 다른, 메커니즘.
만약 현대 교수법이 강한 호흡과 소리 서포트에 의거한다면, 기관 박막으로 노래하기는 거꾸로 적은 (짧은) 호흡과 노래 기관의 최소한의 근육 긴장을 요한다. 이를 근간으로 보컬 교수법을 발달시킬 필요가 있다. 이 시스템은 질적 요소를 보장한다.
정리하자면,
목소리의 성공적 개발과 가수의 형성은, 분명한 예술적 재능에도 좌우되지만 생리적 구성요소들에도 좌우된다.
즉, 소리 산출과 관련된 모든 물리적 수고를 최소화하기.
노래 목소리 개발의 이 방법은 적은 호흡으로 하는 노래를 장려한, 옛 이탈리아 보컬 유파의 시스템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제 공명 막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에 대해 자세한 것은 포스트 403 <기관의 구조와 기능> 참조)
러시아 생리학자 그루지노프의 발견을 알고 나서, 저자는 해부실에 다니면서 숨통 몇 개를 연구한 결과, 그 각각에 공명 막이 있음을 발견했다. 즉, 숨통과 주기관지들, 세기관지들의 뒷벽. 6번과 7번 경추 경계에서 후두는 숨통으로 연결돼, 그 아래서 숨통은 양쪽 기관지로 갈라진다. 숨통 길이는 9-15센티. 너비는 1.5-2.7센티. 주기관지들은 대칭적으로 갈라져.
우측 기관지 길이는 3-4, 좌측은 4-6센티. 숨통과 주기관지들의 골조는 활 모양의 (숨통의 2/3가 넘는 원주) 연골 반지, 그 뒤 벽은 공명 막, 1.3-2.5 넓이. (식도 쪽의) 기관 박막 벽은 탄력적인 민무늬근섬유로 이뤄진다.
숨통과 기관지의 내부 표면은 연골과 상당히 약하게 결합되는 점막으로 덮여 있어. 기관지와 숨통의 (후두도 마찬가지) 점막은 숱한 선(腺)으로 덮였다. 이 선들은 연골들 사이에 있고 공명 막이 진동하고 소리 내는 걸 가로막지 않아. 이후 주기관지는 세기관지로 가지를 친다.
그리하여, 우리는 ‘살아 있는 파이프 오르간’과 (낭랑하게 공명된 소리를 낼 수 있는 상당히 단단한 근육인) 탄력적인 공명막을 갖고 있는 셈이다. 공명막은 숨통 상부에서 시작해 주기관지들까지 두텁게 붙어 있다는 점을 덧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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