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히스테리' 태그의 글 목록
728x90

'히스테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7.17 루덩의 악마들 7-2편 4
  2.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7-1편 2
728x90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올더스 헉슬리

 


 

  이야말로 얼마나 가련한 순진함이란 말인가! 오호라, 인간 두뇌가 무엇이든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 

  오필리아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인지 알아, 그러나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는 몰라.”[각주:1] 그래, 우리는 누구나 거의 모든 짓을 다 할 수 있다. 아무리 엄한 규율 아래서 성장한 사람이라 해도 그렇다. 

 

  이른바 ‘감응 (혹은, 유도) 법칙’은 뇌와 신경계의 하위 수준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대뇌피질에서도 발생하며, 모든 강렬한 감정은 그 반대되는 것을 동반한다.[각주:2] 모든 긍정적인 것은 그에 상응하는 부정적인 것을 낳는다. 뭔가 빨간 것을 볼 때, 주변에 녹색 잔상이 따라 붙는다. 어떤 근육 그룹이 작동할 때, 반대 그룹도 자동으로 반응한다. 또 최고 수준의 두뇌 활동에서 애정이 종종 증오를 수반하고 존중과 경외에서 초래된 비웃음 같은 것이 있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 한마디로, 감응 과정은 어디서나 작동한다

 

  잔느 수녀와 그녀의 동료 수녀들은 어려서부터 신앙과 순결을 귀에 못이 박혀라 들으며 자랐다. 바로 이 때문에, 감응 이론에 의하면, 그들 심리에 신성 모독과 외설스러움이 자리 잡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종교문학에는 신앙과 순결에 거스르는 괴물 같은 유혹, 영적 완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특히 부닥치는 유혹에 대한 언급이 많다. 지혜로운 지도자들은 그런 유혹이 정상적이고 영적 생활에 거의 불가피한 특징이라 하며, 그런 만큼 절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각주:3] 

 

   이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이 평상시에는 억눌리거나, 혹여 의식 수준에 들어선다 해도 언행으로 배출되지 않게끔 의지력이 단단히 단속했다. 그러나 정신질환으로 쇠약해지고 금지되며 실현될 수 없는 환상에 몰입함으로써 광적이 된 원장수녀는 이 감응 후과를 통제할 수 없게 됐다. 히스테리 행위는 전염성이 있어서 그녀 사례를 다른 수녀들이 따랐다. 수녀원 전체가 금방 신성을 모독하고 음란한 소리를 지껄이며 지독한 발작 상태에 빠져든 것이다

 

마귀에 들씌웠다는 수녀들

 

  저들 수도회와 나아가 교회 전체를 광고하며 동시에 그랑디에를 파멸시키기 위해, 엑소시스트들은 스캔들을 조장하고 키우면서 수녀들의 병적 상태를 철저히 이용했다. 수녀들이 괴상한 묘기와 신성 모독과 추잡한 행위를 과시하도록 장려했다. 그러면 늘 구경꾼들이 흥분했으니까. 

 

  원장수녀가 질환 초기에 자신이 귀신들리지 않았다고 고백했음을 우리는 이미 보았다. 단지 그녀의 고해사제와 엑소시스트들이 그녀한테 악마들이 가득 찼다고 끊임없이 주입한 뒤에야 자신이 마귀에 들렸으며 이후 자신의 비즈니스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임을 확신하게 됐다.     

 

  몇몇 다른 수녀들도 마찬가지였다. 1634년에 발간된 책자를 보면 아그네스 수녀는 엑소시즘 중에 자신은 악귀 들리지 않았다고 자주 말했지만 탁발수사들이 고집하여 엑소시즘을 받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6월 26일 엑소시스트가 클레어 수녀 입술에 불붙은 유황을 실수로 떨어뜨렸다. 그러자 가엾은 처녀가 눈물을 터뜨리며 소리 쳤다. “내가 악귀 들렸다고 자꾸 말들 하기에 난 그렇게 믿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할 수는 없잖아요!”」 

 

  단순한 히스테리에서 시작된 작업이 미뇽과 바레, 트랑킬 등의 공조 하에 거대한 쇼로 바뀌었다. 동시대인들 중 많은 이들이 그걸 알아차렸다. 앞에 인용한 소책자의 익명 저자가 이렇게 쓴다. 

  「여기에 협잡이 없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서 수녀들이 정말 마귀에 사로잡혔다고 해야 하나? 혹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어리석음과 상상의 장난에 눌려서 그렇게 믿는 것은 아닌가?」 

 

  후자 같은 추정의 형태로 작자는 세 가지를 든다. 첫째, 수녀들이 재계와 밤샘 기도를 지나치게 하고 지옥과 사탄을 너무 많이 숙고했기 때문에. 둘째, 그들을 악마가 유혹하고 있다고 단언하는 고해사제가 그들 상상에 안기는 자극. 끝으로, 그들이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며 고해사제가 무지의 소치로 그들이 마귀에 들렸거나 마법에 걸렸다고 상상하고,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즉각 영적 딸들한테도 사실처럼 믿게 했을 수 있다. 

 

  우리 스토리는 세 번째 원인 때문이었음이 분명하다. 예전에 수은과 안티몬 치료로 인한 중독이나 오늘날 잦은 현상인 설파제 중독과 혈청 질환처럼, 루덩 수녀원을 휩쓴 유행병은 일종의 ‘의원성 질환’으로, 환자들 건강 회복에 지나치게 몰두한 치료자들 스스로 일으키고 촉진한 것이었다

  또 엑소시스트들이 취한 조치가 가톨릭교회 종규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임을 기억하면, 그들의 책임은 훨씬 더 크다. 이 종규에 따르면, 엑소시즘은 3자들 없이 은밀하게 진행해야 하며, 더욱이 악마들이 저희 소견을 지껄이도록 허용하지 않아야 했다. 악마들이 무슨 소리를 떠든다 해도 절대 믿어서는 안 되며, 악마들 말은 철저히 무시해야 했다. 

 

  한데 루덩에서는 어떻게 했는가. 수녀들을 수많은 구경꾼들 앞에 흥밋거리로 내놓고, 그들의 악마들한테는 섹스에서부터 성변화(聖變化)에 이르기까지 어떤 얘기든 다 늘어놓도록 조장했으며, 악마들의 진술이 죄다 절대적 진실로 수용되고 악마들 자체를 저승에서 온 귀빈처럼 대접하며 그들 언급이 거의 성서와 같은 권위를 지녔던 것이다

  악마들이 신을 모독하는 말을 하고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다 해도 구경꾼들은 그럴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게 바로 악령들이 흔히 하는 짓이니까! 그런 신성 모독과 음담패설이 또한 관중을 끌어들였다. 그런 얘기를 독실한 사람들이 열심히 들었으며, 다음날에는 구경꾼이 수천 명으로 늘었다.  

 

 공연은 실제로 인기 좋았다. 끔찍한 신성 모독과 가장 추잡한 음담패설 따위가 만에 하나 마귀에 사로잡힘의 충분한 증거가 아니라면, 발작 상태에서 기기묘묘하게 몸을 비틀고 꼬는 것은 어떠하며 곡예사처럼 움직이는 묘기는 또 얼마나 멋진가 말이야! 

 

  공중부양은 레퍼토리에서 금방 제외됐다. 수녀들이 실제로 떠오를 수 없었으니까. 그 대신 그들은 마룻바닥에서 가장 놀랍고 아슬아슬한 재주를 여럿 선보였다. 

  니옹의 기록을 보면, 간간이 「그들은 왼쪽 발을 어깨 너머로 돌려서 볼에 닿게 했다. 또 발을 머리 위로 넘겨 엄지발가락으로 코를 건드리기도 했다. 다른 수녀들은 몸과 마루 사이에 틈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두 다리를 한껏 벌렸다. 원장수녀의 경우 120센티미터가 조금 더 되는 키에도 불구하고 양쪽 발가락 사이가 2미터를 넘길 정도로 가랑이를 쫙 찢었다.」 

 

  수녀들의 퍼포먼스 기록을 읽다 보면… 여성 영혼에는 타고난 종교적 성향 못지않게 타고난 자기과시욕이 느긋하게 공존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영원한 여성성에 관한 한 자기과시 취향이 고유한 듯 보인다. 그저 재주넘기와 공중제비에서 자신을 내보일 호기만 기다리는 것일 뿐. 

  수녀원에 틀어박혀 명상에 잠기는 사람들 경우 그런 욕망이 특히 발달했다고 짐작할 수 있겠다. 일곱 악마와 참사회 위원 미뇽 덕분에 잔느 수녀가 두 다리를 벌려 바닥에 앉는 연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여러 모로 판단컨대, 수녀들은 아크로바트를 공연하면서 크게 만족했다. 니옹의 기록을 보면, 여러 달 동안 ‘최소한 하루 두 번씩 악마들에게 고문당하면서도’ 그들 건강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다소 골골하던 여인들도 악마에 들씌우기 전보다 더 건강해 보였다.’ 내재해 있던 자기과시 성벽과 숨어 있던 카바레 무용수와 스트리퍼 기질이 표면으로 돌출할 기회를 얻었고, 처음 한동안 이 가엾은 처녀들은 늘 기도해야 하는 임무도 없이 정말 행복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 행복이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중간 중간 정신이 또렷하게 돌아오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저들한테 어떤 폭압이 가해지고 있으며 또 저들 애정 판타지의 대상이었던 불행한 사람에게 얼마나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문득 문득 알아차리곤 했다. 

 

마귀 들렸다는 수녀들을 상대로 엑소시즘 시행

 

  우리가 앞에서 봤듯이, 6월 26일 클레어 수녀는 엑소시스트들이 대하는 투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녀가 7월 3일에는 성안 채플에서 갑자기 통곡하면서 지난 몇 주일 동안 자기가 그랑디에에 관해 한 말은 새빨간 거짓이요 중상비방이며, 죄다 랑탕 수사와 미뇽, 카르멜회 수사들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눈물 섞어 털어놓았다. 나흘 뒤 양심의 가책과 반항심이 더 커져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교회 정문에서 붙잡혀 발버둥치고 훌쩍거리는 상태로 다시 수도사들에게 넘겨졌다. 

 

  그런 장면을 보고 대담해진 아그네스 수녀는 (킬리그루가 한 해 지나서도 여전히 카푸친회 수사들 발밑에서 설설 기는 것을 본 그 미녀는) 그녀의 잘 빠진 두 다리를 훔쳐보러 온 구경꾼들에게 무서운 엑소시스트들 손아귀에서 구해 달라고 눈물 흘리며 호소했다. 

  그러나 마지막 말휘갑은 언제나 엑소시스트들의 권리였다. 아그네스 수녀의 애원이나 클레어 수녀의 탈출 시도며 양심선언, 도덕적 불안 등은 모두 그랑디에의 주인이자 수호자인 악마의 간계로 치부되고 말았다

 

  만약 수녀가 주임신부에게 불리한 발언을 모두 취소했다면, 이야말로 사탄이 그녀 입을 통해 말하는 것이며 처음 확언이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이런 논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동원된 것은 바로 원장수녀의 경우였다. 한 치안판사가 그랑디에의 범죄 행위 목록을 간결하게 작성했다. 이 문건 여섯 번째 항목은 이렇다. 

 

  「수녀들이 겪은 고통 중에서 원장수녀의 경우가 가장 괴이했다. 그녀는 진술을 마친 다음날 로바르데몽이 다른 수녀를 심문하는 동안 슈미즈 하나만 걸친 채 수녀원 뜰에 나타나서 목에 밧줄을 두르고 손에 양초를 든 채 퍼붓는 빗속에서 맨머리로 두 시간이나 서 있었다. 

  그러다가 숙사 객실 문이 열리자 달려 들어가 로바르데몽 앞에 무릎 꿇더니 무고한 그랑디에한테 저지른 악의적 비난을 바로잡으러 왔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다시 달려 나가서 뜰에 있는 나무에 밧줄을 걸고 잡아당겼다. 다른 수녀들이 구하러 달려들지 않았다면 목을 매달았을 것이다.」   

 

  원장수녀가 거짓 비난 행위를 참회하고 양심의 가책에 시달렸다는 점을 정상인이라면 충분히 짐작했을 터. 그러나 로바르데몽은 안 그랬다! 그에겐 이 통회의 연극이 발람이나 레비아탄이 꾸민 짓이며 마법사의 주문으로 강요된 것임이 명백했다. 

 

원장수녀가 나무에 목을 매달려고 하다

 

  흠, 잔느 수녀의 고백과 자살 시도는 주임신부의 죄를 면케 하기는커녕 오히려 유죄라는 점을 더 굳혀주는 게야! 

 

  그런 몸부림은 다 쓸모없는 짓이었다. 그들 스스로 감옥을 만든 꼴이 됐다. 이제 사실처럼 구체화된 음탕한 몽상의 감옥, 이제 드러난 진실처럼 취급된 의도적 거짓말의 감옥 말이다. 거기서 수녀들이 달아날 길은 전혀 없었다. 리슐리외 추기경은 이제 그들의 참회를 받아들일 수도 없을 만큼 멀리 나아갔다. 그리고 진술을 부인한다는 자체가 그들에게 위험한 짓이었다. 그랑디에를 두고 한 말을 철회함으로써 그들은 현세에서만이 아니라 내세에서도 징벌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망설임과 주저 끝에 다시 엑소시스트들 편에 서기를 택했다. 수도사들도 계속 강조했다. 

  가책의 고통이란 그저 악마적인 환상일 뿐이야. 돌이켜보니 거짓말인 듯싶은 것이 실제로는 아주 건강한 진실이지. 그 정통성이며 사실과 부합한다는 점을 교회가 다 보증할 테니 아무 걱정들 말어. 

 

  그런 말을 그들이 귀담아들으면서 그렇게 믿으려고 또 고생했다. 그리고 이 가증스러운 허튼소리를 믿는 체만 하고 지나치기 어렵게 됐을 때, 그들은 섬망 상태에서 피난처를 찾았다

 

  수평적으로, 일상적 현실 수준에서는, 이 감옥에서 달아날 길이 없었다. 상향적 자기초월로 말하자면, 온통 악귀들에 붙들린 와중에서도 하나님께 영혼을 끌어 올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훨씬 더 넓게 열려 있었다. 바로 거기로 그들은 자꾸만 내려갔다. 때로는 죄의식과 자기비하에서 탈출하려고 발버둥 치면서 자발적으로, 또 때로 그들의 광기와 엑소시스트들의 암시가 너무 강할 때는 의지에 반하여, 자꾸만 밑으로 내려갔다. 

  발작을 향해 밑으로, 돼지처럼 지저분함을 향해 밑으로, 미친 듯 격렬한 행위를 향해 밑으로… 내려갔다. 본연의 인격 수준 아래로 한참 내려가서 여인들은 어두운 비인간적 세계로 가라앉았는데, 거기서는 귀족 출신 여인이 관중을 즐겁게 하려고 묘기 부리는 것이, 수녀가 신성을 모독하고 품위 없는 자세를 취하며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내뱉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였다

 

  그리고 한참이나 더 아래로, 지각 마비 상태로, 강경증 상태로, 완전한 무의식이며 완벽한 망각 상태라는 궁극적 행복을 향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7-2편 끝)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루덩의 악마들 7-2편 1

루덩의 악마들 7-1편 3

루덩의 악마들 7-1편 1

루덩의 악마들 6편 4

루덩의 악마들 6편 1

루덩의 악마들 5편 4

루덩의 악마들 5편 1

루덩의 악마들 4편 5

루덩의 악마들 4편 1

루덩의 악마들 3-3편 3

루덩의 악마들 3-1편

루덩의 악마들 2편 7

루덩의 악마들 2편 1

루덩의 악마들 1편 8

루덩의 악마들 (1편 1)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4. 끝)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3)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2)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1)

 

  1. "Lord, we know what we are, but know not what we may be." - <햄릿> 4막 5장. [본문으로]
  2. Ischlondsky의 (런던, 1949) 참고 - 저자 주. [본문으로]
  3. 1923년 1월 26일 자 편지에서, 돔 존 채프먼은 이렇게 적는다. 「17-18세기에 많은 독실한 이들은 하느님께 버림받은 것 같을 때 의심의 시기를 거쳤습니다. 오늘날은 그런 일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우리 현대인들은 다른 종류의 시험을 견뎌야 하지요. 갑자기 믿음을 상실한 것 같은 느낌을 갖는 되는 겁니다. 즉, 신앙의 어떤 부분이 아니라 종교 자체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이때 유일한 치유는 그런 의혹을 경멸하고, 거기에 주목하지 않으며, 하느님을 위해 원하시는 대로 고통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그분께 단언하는 것뿐. 믿지 않는 이에게는 그런 말을 할 수가 없겠지요.」 - 저자 주. *Dom John Chapman (1865-1933) - 로마가톨릭 성직자, 영국 베네딕트회 대수도원장 [본문으로]
728x90

'루덩의 악마들 (헉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덩의 악마들 8편 2  (0) 2019.07.17
루덩의 악마들 8편 1  (0) 2019.07.17
루덩의 악마들 7-2편 2  (0)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7-2편 1  (0)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7-1편 3  (0) 2019.07.16
728x90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악마의 기운

 


 

  우리의 두 번째 사례는 최면에 걸린 사람으로, 최면에 의해 강경증(强勁症) 상태로 들어선 경우이다. 최면의 본질이며 그 암시가 자율신경계에 어떻게 영향 끼치는지를 우리는 아직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다. 그러나 최면에 쉽게 빠지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 상태에서 그들 잠재의식의 어떤 부분이 최면술사가 건넨 암시에 몸이 따르게 한다는 것쯤은 우리가 알고 있다. 

  피험자가 최면에 잘 걸리는 타입이라면 노련한 최면술사는 그를 언제든 강경증 같은 경직 상태로 유도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런 경직 상태를 루덩의 독실한 신자들은 사탄의 소행으로 여긴 것이다. 정말 그랬다. 왜냐하면 그 당시 개념으로 보아 그런 희귀한 현상은 수녀들이 속임수를 썼거나, 아니면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 것이 분명하니까. 

 

  만약 당신이 아리스토텔레스며 성 아우구스티누스, 갈레노스[각주:1], 아랍 학자들의 저술을 다 읽는다 해도, 오늘날 우리가 무의식이라 부르는 것에 대한 언급은 눈곱만치도 없다는 점을 발견하리라. 우리네 선조들에겐 한 쪽에 영혼이나 의식적인 자아가, 또 다른 쪽엔 하나님과 성인들, 일단의 선하고 악한 스피릿들만 있었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는 의식적 자아의 활동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며 어떤 면에서는 더 효율적인 무의식의 활동이라는 광대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개념을 그 시대에는 도저히 갖출 수 없었다. 인간 본성에 대한 당대 이론에는 무의식을 위한 자리가 없었다. 따라서 우리 선조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지금 우리가 무의식의 활동으로 설명하는 희귀한 현상을 그때는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 인간 외적인, 외계 혼령들의 행위로 치부해야 했다. 그러니까 발작을 일으키면서 나타난 강경증은 속임수 아니면 악마들이 들끓는다는 징후였다

 

  토마스 킬리그루[각주:2]가 젊은 시절인 1635년 가을 루덩에서 시행된 한 엑소시즘을 참관했다. 진행을 맡은 탁발수사가 이 영국인에게 수녀의 돌덩이 같은 팔다리를 만져 보라고 했다. 사탄의 파워와 그보다 더 큰 전투 교회[각주:3] 파워를 느끼고 인정하고서, 하나님 뜻이라면, 이단적 종교를 버리고 로마가톨릭으로 개종하라는 의미였다. 친구 월터 몬테규는 그 이전 해에 그렇게 했다. 이 사건을 묘사하는 편지에서 킬리그루가 이렇게 썼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돌덩이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단단한 근육과 강한 팔과 뻣뻣한 다리만 느꼈을 뿐.」 

  (수녀들이 프라이버시와 존중 받을 권리를 얼마나 철저히 박탈당했는지에 주목하자. 엑소시즘을 시행한 수도사는 장터에서 여흥 돋우는 쇼의 여리꾼처럼 행동한다. “여러분, 이쪽으로 오시오! 주저 말고! 눈으로 못 믿겠다면 만져 볼 수 있어요. 이 뚱뚱한 여인의 허벅지를 꼬집어 봐요, 그러면 우리가 하는 말이 백 프로 사실이라는 걸 확인할 겁니다!” 그렇게 그리스도의 반려자들이 카바레 사회자나 서커스 열광자로 바뀌곤 했다.) 

 

  킬리그루의 편지가 이어진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수녀 몸뚱이가 아주 딱딱하고 쇳덩이보다도 무거웠다고 긍정한다. 필경 그들은 나보다 믿음이 더 컸고, 그래서 기적이 나보다 그들한테 더 잘 보였나 보다.」 

  여기서 ‘기적’이라는 단어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만약 수녀들이 속임수를 쓰지 않는 것이라면 시체처럼 경직된 사지는 초자연적인 원인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다른 설명이 불가능하다

 

  데카르트가 등장하고 인간 본성에 관해 더 ‘과학적인’ 이론이 웬만큼 퍼졌다 해도 본질적으로 변한 것은 적었다. 외려 몇몇 측면에서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비현실적인 관점을 견지하게 됐다. 악마를 그 누구도 더 이상 입에 올리지 않지만, 그와 동시에 한때 악마의 힘으로 치부하던 현상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더 이상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 적어도 이전의 엑소시스트들은 트랜스나 강경증, 다중인격, 초감각적 지각 같은 사실을 반박하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 기이한 현상을 데카르트 이후에 등장한 심리학자들은 난센스며 허구로 여기거나, 그게 아니라면 ‘상상의 작업’ 결과로 설명하는 경향을 보였다. 과학자들에게 ‘상상’이란 ‘환상’과 거의 같은 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에 기인한 것으로 간주된 현상들은 (메스머[각주:4]가 자기장 최면으로 효과를 본 치료 같은 것은) 무시하는 게 더 안전하고 적절했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관념을 데카르트가 기하학적 범주에 집어넣고자 강력히 시도한 끝에 뭔가 경탄할 정도로 ‘명료한 생각들’이 형성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명료한 생각들은 거대한 의미를 지니는 어떤 사실들을 무시하게 만든다. 이 사실들에 데카르트 이전 철학자들은 진지하게 대했지만, 당시 지배적인 몇몇 심리 이론의 영향으로 그 사실들을 그저 초자연적인 원인 탓으로 돌려야 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이해되지 않는 사실들을 수용할 수 있으며 악마를 들먹이지 않고도 이 사실들을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스피릿’이나 ‘순수 에고’나 ‘아트만’과 반대되는 것으로서) 인간 마인드를 데카르트 철학의 영혼이며 데카르트 이전 시대의 영혼과는 완연히 다른 뭔가로 납득할 수 있다. 

  예전 철학자들은 영혼이 단일하며 나뉘지 않고 불멸이라는 도그마를 굳게 믿었다. 한데 우리가 보기에 영혼은 명백히 복합적 요소들의 혼합이며, 요소들 덩어리인 영혼은 분해되고, 육신이 죽은 뒤에도 뭔가 다른 형태를 띠면서 살아남을 수 있다. 

 

  불멸은 사이키[각주:5]가 아니라 스피릿에 속하며, 이때 사이키가 선택한다면 스피릿과 합치될 수도 있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이성의 근간에는 의식이 있다. 이성과 의식은 제 육체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존재의 육체나 다른 이성이며 의식과는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 

  데카르트는 인간 육신을 자율 규제하는 오토마톤으로 간주했고, 그래서 다른 부차적 영혼들이 존재할 필요성을 못 봤다. 한데 이제 우리는 의식적인 ‘나’와 ‘생리적 무의식’이라 부를 수 있는 것 사이에 잠재의식의 폭넓은 활동 범주가 있다고 짐작한다. 

 

  게다가 만약 초감각적 작용과 사이코키네시스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무의식 수준에서 사람은 다른 사람들 의식이며 물적 대상들에 직접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데카르트와 그 후계자들이 무시하기로 하고 또 그의 전배들은 사실로 받아들이지만 악마의 틈입으로만 설명할 수 있었던, 그 기괴한 해프닝들을 오늘날 우리는 인간 심리의 자연스러운 가능성으로 돌린다. 또 이 심리의 영역이며 힘과 약점은 오늘날 과학적 관념을 한참 뛰어넘는다. 

 

  그 당시 사람들은 루덩에서 발생한 일들을 협잡이라 여기지 않았다면 순전히 심리적 측면에서는 마법과 악마의 간계로 설명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러나 수녀들 행동을 순전히 심리적 측면이 아니라 생리적 원인으로 돌리려 한 사람도 많았다. 그들은 잔느 수녀가 내보인 것 같은 현상을 생리 기능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보며, 물리적 대응 수단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 이론을 굳게 믿는 이들은 회초리라는, 오래 된 수단을 써 보라고 제시했다

 

  탈망[각주:6]의 기록을 보면, 쿠드레-몽팡시에 후작은 귀신들렸다 하여 엑소시스트들 손에 맡겼던 딸 둘을 집으로 데려간 뒤 ‘잘 먹이고 호되게 회초리질을 했다. 그러자 악마가 즉각 달아났다.’ 루덩에서도 마귀 들림의 나중 단계에서는 채찍질이 아주 많이 처방됐다. 수렝의 기록을 보면, 교회 의식을 비웃기만 하던 악마들이 회초리를 보자 부리나케 달아난 경우가 왕왕 생겼다. 

 

  많은 경우 예전 회초리질은 아마도 현대의 충격 요법 같은 역할을 했으리라. 즉, 무의식이 육체적 고통을 아주 겁내어, 그런 고통을 또 겪느니 차라리 미친 듯 행동하기를 그만 두는 식.[각주:7] 19세기 초까지도 광기가 확실하다 싶은 경우에는 채찍질을 동원한 충격 요법이 어김없이 적용됐다. 

 

베들람의 아늑한 방에서 

스물 하나 될 때까지 나는 

단단한 수갑 차고 달콤한 채찍 맞으며 

기도와 절식도 원 없이 했구나. 

이제 난 노래하니, “아무 음식이든, 

먹을거리든 마시고 입을 거리가 좀 있어요? 

아주머니, 혹은 하녀여, 날 겁내지 말아요. 

불쌍한 톰은 그 누구도 해치지 않아요.”[각주:8]

 

  불쌍한 톰은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 신민이었다. 그러나 2백 년이 지나 광기 어린 조지 3세 치하에서도 잉글랜드 의회 양원은 궁정 의사들한테 미친 왕을 채찍질하도록 위임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평범한 노이로제나 히스테리에 회초리질이 효과를 본다고 간주됐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었다. 이런 질환은 당시 의학 이론에 따르면 흑담즙이 잘못된 부위에 지나치게 누적돼 생겼다. 로버트 버튼은 이렇게 말한다. 

  「갈레노스는 이런 질환을 모두 검은 냉기 탓으로 돌리면서, 이 질병 탓에 스피릿이 검어지며 뇌 물질이 흐리고 어두워진다고 생각한다. 또 그 결과 주변 대상이 다 끔찍하게 보이며, 마인드 자체는 검은 체액에서 나오는 이 어둡고 칙칙하고 짙은 기운 때문에 늘 어둠과 공포와 비탄에 잠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갈레노스의 이런 판단을 두고 아베로에스[각주:9]가 비웃고 작센의 헤라클레스도 빈정댄다. 그러나 엘레니우스 몬탈투스, 로도비쿠스 메르카투스, 알토마루스, 기네리우스, 브라이트, 라우렌티우스 발레시우스 등은 갈레노스의 관점에 적극 동조했다. 

 

  정신이 흐트러지면 흑담즙이 생성되고, 침울함은 스피릿을 흐리게 하고, 흐려진 스피릿이 공포와 비탄을 야기한다는 게 그들이 내린 결론이다. 라우렌티우스는 검은 기운이 특히 횡격막을 공격하고 이어서 정신을 공격한다고 추정하는데, 그건 태양이 구름에 가려 흐려지는 것과 같다. 

  갈레노스의 견해에 그리스와 아라비아의 거의 모든 저자를 비롯해 라틴계 저자들도 다 동의한다. 아이들이 어둠 속에서 겁을 내듯이, 흑담즙질 성향인 사람들은 내면에 늘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 그 검은 기운이 (예수회 신부 토마스 라이트가 애착에 관한 소론에서 주장하듯이) 심장 부근의 검은 피에서 나오든지 혹은 위장이나 비장, 횡격막, 혹은 뭔가 잘못된 부위들 전부에서 나오든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검은 기운이 정신을 집요한 감옥에 잡아두고 끝없는 공포와 불안, 슬픔 따위 힘든 감정으로 괴롭힌다는 점.」 

 

  그런 식으로, 생리적 관점에서 정신질환은 건강하지 못한 혈액이나 병든 내장에서 발생하는 연기나 안개 같은 것으로 여겼으며, 이 ‘검은 기운’이 뇌나 정신을 직접 흐리거나 아니면 자연스럽고 활기차고 생명력 있는 스피릿들이 흘러야 하는 여러 튜브를 막는 것이라 했다. (당시에는 신경 조직을 속이 빈 관처럼 여겼으니까) 

 

  (근세 과학 문헌을 읽다 보면 가장 거친 초자연주의와 가장 거칠고 나이브한 유물주의 같은 것이 이상하게 뒤섞여 있음에 놀라게 된다. 한데 이 덜 다듬어진 유물주의는...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루덩의 악마들 7-1편 1

루덩의 악마들 6편 4

루덩의 악마들 6편 1

루덩의 악마들 5편 4

루덩의 악마들 5편 1

루덩의 악마들 4편 5

루덩의 악마들 4편 1

루덩의 악마들 3-3편 3

루덩의 악마들 3-3편 1

루덩의 악마들 3-1편

루덩의 악마들 2편 7

루덩의 악마들 2편 4

루덩의 악마들 2편 1

루덩의 악마들 1편 8

루덩의 악마들 1편 4

루덩의 악마들 (1편 1)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4. 끝)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3)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2)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1)

 

 

 

  1. Claudius Galenus (129-201경) - 고대 로마의 의사, 자연과학자. 고대 의술의 대가. [본문으로]
  2. Killigrew (1612–1683) - 잉글랜드의 극작가, 연출가, 극장 운영. 국왕 찰스 1세의 시동으로 출발해 찰스 2세의 침실 시종관. 위트에 능한 대화 상대, 자유분방한 인물. [본문으로]
  3. Church Militant - 싸우는 교회, 현세에서 악과 싸우는 교회. *기독교 신학에서, 그리스도교회는 전통적으로 이렇게 나뉜다. 1) 전투 교회 - 지상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을 포함 (에베소서 6:12 -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2) 승리의 교회 - 현세에서 악과 싸워 이겨 승천한 천국의 영혼들을 포함 3) 참회의 교회 - 지금 연옥에 있는 이들을 포함. [본문으로]
  4. Friedrich Mesmer (1734-1815) - 유대계 오스트리아 의사. 1775년 ‘동물 자기론(磁氣論)’ 발표. 뉴턴 역학 초기의 가설인 '에테르'란 개념을 환자 치료에 이용했다. [본문으로]
  5. psyche - 전통적으로, 영혼은 살아있는 것에만 고유한 것으로 인식돼 왔고,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이 영혼을 사이키라 불렀다. [본문으로]
  6. Gédéon Tallemant (1619-1692) - 프랑스의 시인. 여러 인물에 관해 간결한 이야기 모음집 덕분에 후세에 기억된다. 루이 14세 시대 파리의 유명한 문학 살롱 주인인 마담 랑부이에가 앙리 4세와 루이 13세 치세의 상세한 자료를 많이 제공. 당대 문학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인 이 저술에 파스칼과 라퐁텐도 들어 있다. [본문으로]
  7. 정신병 치료 방법과 결과가 자세하고 정확하게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후반부터였다. 한 유명한 정신과 의사가 그 문건들을 연구하고 나한테 들려준 바로는, 아주 중요한 결론을 내릴 수 있으니, 정신질환 치유 비율은 2백 년에 걸쳐 거의 비슷했다고 한다. 비록 지금은 전혀 다른 방법들을 쓰고 있음에도 그렇다고 한다. 현대 정신 분석가들의 치료율은 1800년도 정신병 의사들의 치료율보다 더 높지 않다. 1600년도 정신병 의사들도 비슷했을까? 정확한 답을 우린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17세기에는 정신질환자들을 아주 가혹하게 다룸으로써 많은 경우 병을 악화시켰을 텐데, 이 주제를 우리는 저 뒷장에 가서 다시 다룰 것이다. - 저자 주. [본문으로]
  8. - 1600년도쯤 잉글랜드에서 널리 퍼진 발라드. 작자 미상. 베들람은 정신병원. '베들람의 톰'은 미치광이라는 뜻으로, 근세 이후 영국에서 미쳤거나 미친 체한 거지와 부랑자를 일컬을 때 쓴다. 그들은 베들람의 환자였다고 주장하거나 그렇게 추정된다. 이 장시는 이후 현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서, 수많은 시와 글과 소설과 노래 앨범 등에 영감을 주거나 인용됐다. 예,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에서 존 캔티가 에드워드 왕자에게 “베들람의 톰처럼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하고 말한다. [본문으로]
  9. Averroes (1126-1198) - 아랍의 종교철학자. 본명은 이븐 루슈드. 코르도바에서 이슬람 종법학자의 아들로 태어나 모로코에서 죽다. 자연과학, 의학, 수학, 신학, 철학 등 당대 모든 학문을 섭렵. 독자적 저술도 적잖이 있으나 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석자로 명성을 떨쳤다. "자연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 해석했고, 아리스토텔레스를 아베로에스가 처음 해석했다." 라파엘의 <아테네 학당>에 나오는 유일한 이슬람 학자. 단테는 <신곡>에서 그를 비기독교 세계의 현자 대열에 두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 유대 세계의 최고 철학자인 마이모니드에게 영향을 끼쳤다. [본문으로]
728x90

'루덩의 악마들 (헉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덩의 악마들 7-2편 1  (0)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7-1편 3  (0)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7-1편 1  (0)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6편 2  (0)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6편 1  (0) 2019.07.15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