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편향 (1-3): 기본적 귀인 오류
- 성급한 판단
우리는 왜 그리 성급하게 판단하나?
앞에 자동차가 시속 40킬로 정도로 가고 있다.
‘산보라도 나온 거야? 도대체 왜 저리 꾸물대는 거지? 분명 운전대 너머도 제대로 못 보는 노인이겠지.’
그렇게 여기고는 속도를 내서 그 자동차 옆으로 붙어 호기심을 풀려고 차창을 통해 흘낏 살펴본다.
‘어? 노인이 아니네.’
젊은 여자가 휴대전화로 통화하느라 꾸물댄 것이다.
이런 오류의 작동 메커니즘은 이런 식이다.
'철수가 오늘 늦었어, 그러니까 그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약하며 늘 늦는 거야.'
작은 관찰 하나를 (그것이 아주 부정확하다 해도), 넓게 일반화하는 것.
이후의 판단에 다 그 딱지가 붙어 다닌다. (첫인상의 중요성도 여기서 나온다.)
조금 별난 (튀는) 일에서 생긴 모습이나 특성을 여기저기 갖다 붙이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단순하게 보느라 이용하는 자동적인 과정.
세상은 복잡다단한 곳이며,
우리 뇌가 처리해야 하는 감각적 자극과 사회적 자극의 총량은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힘을 훨씬 더 능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뇌가 복잡한 것들을 분류하는데,
그 작업은 아주 빠르면서도 또 정확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지금 이런 이야기에 혹자가
‘에이, 이건 아니야, 온당하지 않아’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전하고 통제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네 본질적인 요구에 직면할 때 온당함은 별 이슈가 못 된다.
사람들은 갖가지 문제를 이해할 수 있고 안전한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난하기가 더 쉬우며,
그러다 보니, 어떤 실수나 실패를 상황보다는 개인적인 요인으로 돌리게 된다.
사실, 어떤 일이 생기게끔 만든 또 다른 일을 일부라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대개는 그저 짐작만 하는 것일 뿐.
어떤 것들이 깔끔하게 정돈됐다고 믿음으로써,
세상을 공정한 것으로 보려는 우리 욕구가 충족되며 우리가 컨트롤하고 있다는 환상이 커진다.
<기본적 귀인 오류>는 어떤 책을 표지로 판단하는 것 이상이다.
이는 세상을 간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려는 근본적 욕구에서 나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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