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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24 내 생각과 관점을 바꾸기 Reframing 31
  2. 2019.07.16 루덩의 악마들 6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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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계 

  부정적인 감정과 아픔과 고통에서 벗어나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내 생각을 바꾸는 방법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지 않게 하는 좋은 방법이 더 있습니다. 

감정이 생각과 판단에서 나온다는 것을 우린 이미 알고 있잖아요? 

 

우리는 살면서 ‘아, 뭔가가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있어’,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겼어’ 하고 먼저 판단을 해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때만 그 생각에 해당되는 감정이 뒤따릅니다.

불만이나 모욕감, 좌절, 분노 같은 것 말이에요. 

우리는 ‘내가 언제 그런 생각을 했었나?’ 할 정도로 생각 자체는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떤 감정이 생긴다는 것은 그 감정에 해당하는 생각을 했다는 뜻이에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내 생각을 바꾸는 방법

 

하지만 우리가 정말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판단하는) 것일까요? 

에크하르트 톨레가 한 저서에서 셰익스피어의 경구를 인용합니다. 

“세상에는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 단지 생각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지." 

 

실제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창밖을 내다보니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어요.

그걸 보면서 우리는 십중팔구

“오늘 날씨가 사납네, 끔찍해!”

하고 말할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판단한 결과, 기분 잡치고 움츠러들어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게 되지요. 

 

그런데 그런 날씨가 정말 그렇게 끔찍한 걸까요? 

만약,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거짓된 나>의 눈이 아니라 <참된 나>의 눈으로 창밖 날씨를 보았다면, 우리는 이 하루를 있는 그대로 볼 것이며 자신의 판단이 아니라 당면한 현실에서 시작했겠지요. 

 

그래서, 예를 들면, 옷을 더 따뜻하고 든든하게 차려입고 우산 쓰고 빗속을 거닐며 자신과 건강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지 않았겠어요? 아니면, 외출하는 대신 집에서 방안 온도를 좀 높이고 창문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들으며 따스함과 아늑함을 누릴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면 이날이 끔찍할 리가 없어요. 오히려 “오늘은 참 멋진 하루였어!” 하고 말할 수 있었을 거예요.

 

에크하르트 톨레

우리가 뭔가를 두고 “나빠! 싫어!” 하고 말할 때 우리 내면이 전부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 감정적인 위축이 우리를 자기 삶의 힘에서 떼어내고 차단합니다

 

주변 모든 것을 ‘좋거나 나쁘다는’ 관점에서 판단하지 않게 될 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있게 할 때…

우리는 위축되는 게 아니라 당당해지고, 우주 에너지가 거침없이 자유롭게 우리를 거쳐 흐르면서 거대한 힘을 우리한테 안깁니다.  

 

한마디로, 우리네 생각과 판단은 객관적이지 못하며,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에요.

왜냐하면, 어떤 상황에서든 그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관점이 최소한 몇 가지는 있으니까요

그러나 우리 <에고>한테는 늘 불만의 관점을 택하는 습성이 있어요. 

그렇게 해서 우리가 현재 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요

 

쩍하면

“아아, 일이 잘 안 풀려. 사는 게 참 고되고 힘들어. 끔찍해, 악몽이야!”

하고 푸념하거나 한탄하는 이들이 많아요.

이건 그들의 에고가, <거짓된 나>가 내는 목소리입니다.

<에고>는 많은 사람들이 ‘좋은 게 하나 없어. 죄다 나쁘다’는 생각에 빠지게 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립니다

 

아주 하찮은 걸 두고도 계기만 있다면 습관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며 끝없이 볼 부은 사람들이 줄어들면 좋겠어요. <에고>의 그런 거짓된 판단과 잘못된 자세를 그때마다 바로바로 적발해 내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어요. 

 

내면에서 어떤 목소리가 ‘좋은 게 하나도 없어, 최악이야’ 하고 불평할 때,

어떤 일이나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그 즉시 그건 <거짓된 나>의 목소리라는 점을 떠올리세요.

자신에게 상기시키세요. 

“이건 내가 불평하는 게 아니야. 에고가 불만을 품는 거지. 나에겐 불만이 없어!”

 

그런 다음에 판단과 해석을 멈추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쓰세요. 

즉, ‘이건 나쁘거나 좋은 게 아니야. 그냥 현실이야’ 하고 여기세요. 

그렇게 하다 보면, 뭔가 이로움을 반드시 얻게 될 거예요. 

왜냐하면, 아주 나빠 보이는 것에도 그 반대되는 밝은 측면이 언제나 있기 마련이니까

 

안타깝게도 우리네 <에고>는 이 밝은 면을 보지 못해요. 

왜냐하면 “정말 온통 다 나빠”에 묶여 있으니까요. 

하지만 <참된 나>는 객관적이고 건전하고 현실적인 눈으로 들여다봄으로써 우리한테 복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뭔가를 꼭 찾아낼 겁니다. 

 

  실습 31  

 

불만스러운 느낌을 비롯해 부정적인 감정을 어떤 경우에 가장 자주 느끼게 되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런 불평불만의 밑바닥에 어떤 생각과 판단이 놓여 있는지 간단히 적으세요. 

 

예를 들어,

– 날씨가 고약하네.

– 집안 허드렛일에 지쳤어.

– 그자가 나한테 어찌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나.

– 이 물건들을 사야 하는데 돈이 모자라 걱정이야.

 

이제 <내면의 증인> 상태로 들어서서 이 상황을 직시해 보세요. 

즉, 아무 것도 판단하지 말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자는 얘기에요.

 

이 여러 상황이 객관적 관점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적으세요. 예를 들어, 

– 비가 제법 많이 내리는군.

– 집안일이 정말 많아.

– 그자가 나한테 무례하게 말했어.

– 이 물건들을 사야 하는데 돈이 요만큼밖에 없어.

 

(그렇게 달리 보고 나니까) 이 상황들이 더 이상 ‘나쁘고 자시고 할’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차렸나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상황이 됐네요.  

 

내 판단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 말해 내 감정을 집어넣지 않은 상태에서,

이 여러 상황이 (그 안에 들어 있는) 긍정적인 측면을 어떻게 드러내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각 상황을 어떤 결론이나 결정, 변화, 행동을 취하기 위한 원인이나 동기로 간주해 보세요.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적어 보세요. 예를 들어, 

 

– 비가 내리네. 우산을 갖고 나가야지.

– 집안일이 정말 많아. 먼저 해야 할 일과 천천히 해도 될 일을 정해야 되겠군.

– 그자가 나한테 무례하게 말했어. 그런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 줘야겠다.

– 이 물건들을 사야 하는데 돈이 요만큼밖에 없어. 예산을 잘 짜서 당장 급하지 않은 건 놔두고 필요한 것만 사야겠어.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고민할 일이 없어진다는 점을 알게 될 거예요. 

자신이 불행하다거나 불만스럽게 느끼지 않게 돼요.

짜증이나 화를 낼 필요도 없지요. 

 

뭔가 속이 뻥 뚫린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 (하지 않아도 될, 방향을 잘못 잡은) 자신의 판단으로 더 이상 고민거리를 자초하지 않으며, <에고>의 판단과 해석으로 왜곡된 현실이 아니라 진짜 현실을 대하여 살고 행동하니까 그렇습니다. 

<에고>며 마인드며 감정들과 분리되는 법을 익힐 때, 우리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쓸데없이 자꾸 만들어 내지 않게 될 거예요. 

 

고통이며 고민거리를 우리가 스스로 자신에게 안긴다는 점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  

 

고통은...

주변 모든 것을 우리네 마인드가 해석하기 때문에 생겨납니다. 

마인드의 판단과 그 판단에서 빚어지는 감정 때문에 생겨나요. 

고통과 고민거리는 우리네 <에고>가 모든 것을 좋고 나쁨으로 나누는 습성에서 생겨나요

 

실제와 <존재>한테는 좋고 나쁜 게 없어요. 오로지 있는 것만 있을 뿐이에요

만약 <내면의 증인> 상태에 들어선다면…

우리는 오로지 있는 것만 볼 뿐이지 그 이상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생각도 안 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있는 것에 즐거워하며 만족을 느낄 수 있어요.

왜냐하면, <증인>의 눈이… 바로 이 세상을 보는 <존재>의 눈이니까. 

<존재>는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인식합니다. 그리고 그게 어떤 것이든 새로운 경험을 즐깁니다. 

 

판단과 감정을 배제하고 현실과 실제를 있는 그대로 자각하기

 

이 때문에 <지금> 순간에 머무름으로써 (이건 또, 증인 상태에 있다는 뜻인데) 우리는 늘 기본적으로 행복할 수 있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비롯해 마인드가 ‘나쁘다’고 여기는 것을 우리가 증인으로서 확인하고 나설 때…

그 ‘나쁜 것’은 우리와 무관해집니다

 

“이건 그냥 있는 이거야” 하고 말할 때,

우리는 이 현실을 (실제를) 자각하고 (즉, 과거와 미래에 연연하지 않고 생각과 감정의 혼란 속에서 헤매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의 체험에 초점을 맞추어 의식하고),

그럼으로써 이 현실에 초연해져서 <내면의 증인/목격자> 눈으로 바깥에서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 현실을 지켜보지만, 이 현실에 있는 그 무엇도 우리 상태를 이미 바꾸지 못하며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고 고통으로 끌어들일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부정적인 뭔가를 보면서도 행복하게 느낄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즉, 언제 어디서 그 무엇에든 행복하게 느끼며, 우리 주변과 우리 삶에서 부정적인 생각이며 감정이 줄어든다는 것! 

이런 법칙이 효력을 발휘합니다. 

“먼저 행복하다고 느끼라… 그러면 당신 인생에서 행복한 일들이 시작될 거야.” 

  

이 법칙은 작동해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걸 몰라요. 

그들은 자기네 인생에서 뭔가 좋은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면서… 그 이전에는 행복하다고 느끼려 하지 않아요. 그런 좋은 일이 오려면 당연히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할 거예요. 

또 어쩌다 좋은 일이 찾아오면, 그들은 거기에 집착하면서 그걸 잃을까봐 전전긍긍합니다. 

그러다 보면 또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이건 악순환이에요.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우리의 행복한 상태가 외부 조건에 좌우되지 않을 때라야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돼요

 

사실, 행복이란… 우리 안에 있는 것 아니겠어요? 

존재하는 순간순간 우리는 행복을 재현할 수 있어요. 

마인드가 기승부리게 놔두지 말고 <내면의 증인> 되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확실히 깨달아 받아들이면…

그러면 그 부정적인 에너지가 사라져서 더 이상 우리를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그 무엇도 우리의 행복을 가로막지 못할 거예요.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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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올더스 헉슬리, 전쟁이 터무니없고 끔찍한 까닭은...

 


 

  1633년 가을이 되어서야 희망이 살아났다. 루덩 성의 아성 문제에서 국왕이 결국 추기경한테 양보했고, 로바르데몽이 ‘백조와 십자가’ 객사에 다시 묵게 됐다. 메스멩을 비롯해 추기경 지지자들이 기뻐 날뛰었다. 

  다르마냑이 권력 다툼에서 패한 거야, 아성은 파괴되고 말겠군. 이제 저 지긋지긋한 주임신부만 제거하면 되겠어! 

 

  국왕 전권대행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메스멩이 마귀 들린 수녀들 얘기를 짐짓 입에 올렸다. 로바르데몽이 주의 깊게 들었다. 왕년에 마녀 십여 명을 재판하고 불살라 죽인 경력이 있는 만큼, 스스로 초자연적인 문제에서 전문가라고 여길 권리가 충분했다

  다음날 그가 파켕 거리에 있는 수녀원에 잠깐 들렀다. 메스멩한테 들은 얘기를 참사회 위원 미뇽이 확인해 주었다. 수녀원장도 그랬고, 추기경의 인척인 클레어 수녀도 그랬고, 로바르데몽의 처제 둘도 그랬다. 

 

  모든 수녀들 육신에 악령이 들끓었었지요. 악령은 마법 때문에 들어앉았는데, 마법사가 바로 그랑디에랍니다. 이런 사실은 악마들이 수녀들 입을 통해 스스로 인정한 거니까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그런데도 대주교 예하께서 마귀 들림 따위는 전혀 없다고 결정 내리신 바람에 수녀원이 수치와 몰락에 빠지게 됐어요. 말도 안 되게 불공정한 일이지요! 

  그러면서 수녀들은 로바르데몽이 추기경 예하와 국왕 폐하께 간언하여 일을 바로잡아 달라고 애원했다. 

 

  남작이 공감하는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약속하지는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녀재판을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추기경께서는 어떻게 반응하실 터인가? 오오, 그걸 먼저 정확히 파악해야 돼.  

 때로 리슐리외는 마녀재판을 아주 진지하게 대하는 듯 보였다. 그러다가도 어떤 때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몽테뉴나 샤롱[각주:1]의 제자들한테서나 나올 법하다 싶은 코웃음을 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흠, 위대한 인물은 지존과 변덕스러운 아이와 야수의 혼합물처럼 모셔야 해. 그러면서 지존에게는 순종하고, 어린애는 어르면서 등골 빼먹고, 야수는 잘 달래다가 흥분한다 싶으면 피하는 거지. 초인간적인 군림과 표준 이하의 포악함과 어린애 변덕이라는 이 비상식적인 삼위일체를 부주의한 발언으로 심기 건드려 심각한 불상사에 봉착한 궁정 신하가 어디 한둘이란 말인가. 

  수녀들이야 저들 편한 대로 울부짖고 애걸할 수 있지만,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는지 알아내기 전에는 그들을 돕고 나설 의향이 로바르데몽에겐 전혀 없었다. 

 

  며칠 지나 루덩 시가 존귀한 인사를 맞이하는 영광을 누렸다. 앙리 콩데 공.[각주:2] 왕실의 이 존재는 악명 높은 남색자인데, 게다가 모범적인 (위선적인) 신앙심에다 가장 야비한 탐욕까지 겸비했다. 정치적으로 그는 한때 추기경의 반대자였지만, 리슐리외가 부동의 입지를 굳힌 이제는 예하의 가장 알랑거리는 신봉자들 중 하나가 됐다. 

  대공은 마귀 들린 수녀들 얘기를 듣자마자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 미뇽과 수녀들이 대공을 즐겁게 해 드린다는 생각에 몹시 행복했다. 로바르데몽과 숱한 수행원을 거느리고 대공이 수녀원에 도착하자 미뇽이 영접하여 채플로 모시고, 거기서 성대한 미사가 열렸다. 

 

  처음에 수녀들은 아주 경건하고 단정하게 처신했다. 그러나 성찬례가 시작되자 원장수녀와 클레어 수녀, 아그네스 수녀가 발작을 일으켜 마룻바닥에서 대굴대굴 구르며 음란한 말을 신음 섞어 내뱉고 신을 모독하는 소리를 내며 으르렁댔다. 그러자 다른 수녀들도 똑같이 따라하니, 두어 시간 동안 예배당 전체가 곰 사육장과 유곽이 뒤섞인 곳처럼 보였다. 

  그 광경이 대공 전하께는 엄청난 인상을 일으켰다. 콩데 공은 수녀들한테 마귀가 들었음을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이 사건을 당장 예하께 보고하라고 로바르데몽을 다그쳤다

 

고관이 참석한 엑소시즘

 

  한 목격자가 이렇게 얘기한다. 

  「그러나 전권대행은 이 기묘한 장면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객사로 돌아와서는 수녀들의 비참한 상태에 측은함을 한가득 느꼈다. 그런 감정을 감추기 위해 그랑디에의 친구들을 만찬에 초대하면서 그랑디에도 불렀다.」 

  그것은 유쾌하고 달콤한 파티였을 것이다. 

 

  로바르데몽이 하도 조심스럽게 굴며 몸을 사리자 주임신부의 적대자들이 박차를 가하기 위해 새롭고 더 심상치 않은 비난거리를 들고 나섰다. 

  그랑디에는 신앙을 저버리고 하느님께 반역하고 수녀원 모든 수녀들에게 마법을 건 것만이 아닙니다. 추기경 예하를 두고 추잡한 비방의 글을 쓴 작자이기도 해요. <루덩 구두장이 여자의 서신>이라는 제목의 팸플릿이 있는데, 여섯 해 전인 1627년에 인쇄된 게 바로 그겁니다. 

 

  그랑디에가 이 글의 작자일 리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이 서신에 나오는 여인과 실제로 친하게 지내고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한때 그녀의 정인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그가 그걸 썼을지 모른다는 짐작이 전혀 허튼소리로만 들리지는 않았다

  캐서린 암몽은 똑똑하고 예쁜 프롤레타리아인데 1616년 왕비 마리 메디치[각주:3]가 루덩에 머물 때 눈길을 끌어 시중들다가 곧 공식적으로는 왕실 제화공, 비공식적으로는 왕실의 절친한 친구요 막일꾼이 되었다. 블루아에 유배중인 왕비를 모시면서 캐서린이 간간이 루덩 고향집을 찾아오던 때 그랑디에가 그녀를 알았다. 아주 내밀한 사이였다고 말들 했다. 

  나중에 다시 파리에 돌아가서, 글을 쓸 줄 아는 캐서린이 그랑디에한테 편지를 계속 보내 궁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세하게 전했다. 편지마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그랑디에가 짜릿한 대목을 친구들한테 읽어주곤 했다. 그 친구들 중에 당시 검찰관이요 미녀 필리프의 부친인 트렌캉도 있었다. 바로 그 트렌캉이 친구에서 철천지원수로 바뀌어 이제 캐서린 암몽의 편지 수신인을 <구두장이>의 작자라고 고발한 것이다. 이번에는 로바르데몽이 굳이 속내를 감추려 들지 않았다

 

  리슐리외 추기경이 마녀며 악마들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생각했는지 확실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행정 처리 방식이며 그의 가족과 그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리슐리외의 정치적 견해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삭탈관직과 유배를 자초함이었다. 그를 모욕한다는 것은 교수대에서, 혹은 (1626년 칙령에 따라 최고 권력의 명예를 괴문서로 훼손하는 짓은 대역죄로 선포된 만큼) 심지어 장작더미 위 기둥에 묶이거나 마차바퀴 위에서 죽음을 무릅쓴다는 뜻이었다. <구두장이>를 인쇄했다는 이유 하나로 불쌍한 인쇄공은 이미 갤리선으로 쫓겨났다. 그런 마당에 주역인 작자가 붙잡힌다면,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이번에는 자신의 열정을 예하께서 확실히 알아주리라 확신한 로바르데몽이 트렌캉이 늘어놓는 말을 열심히 귀담아들었다. 메스멩도 빈둥거리고 있지만은 않았다

 

  우리가 앞에서 보았듯이, 그랑디에는 수도사와 탁발수사들의 공인된 적이고 루덩의 수도사와 탁발수사들은 극소수를 제하고는 그랑디에의 공공연한 적이었다. 카르멜회 수사들이 그랑디에를 증오할 가장 중요한 이유를 제법 지니고 있었지만 이 수도회는 공세를 퍼부을 만한 위치에 있지 못했다. 

  한데 카푸친회는 주임신부의 수완에 덜 시달렸지만 그에게 타격을 가할 힘은 카르멜회보다 훨씬 더 컸다. 왜냐하면 카푸친회 수사들은 조셉 수사의 동료로서 그와 늘 연락을 주고받는데, 바로 이 막후 인물이 추기경의 막역지우요 주된 조언자요 오른팔이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랑디에를 겨냥한 새로운 비난과 고발을 메스멩이 믿고 털어놓은 상대는 흰옷의 카르멜회 수사들이 아니라 회색 수도복을 입은 카푸친회 탁발수사들이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 즉시 조셉 수사한테 보내는 서신이 작성됐고, 때마침 파리로 돌아가려는 로바르데몽에게 사적으로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남작이 위임을 수락했다. 

  그날 저녁 로바르데몽이 그랑디에와 그의 친구들을 작별 만찬에 초대했다. 남작이 주임신부의 건강 위해 축배를 들고, 그와 영원한 우정을 다짐하고, 그가 사악한 적들의 음모에 맞서 벌이는 투쟁을 힘닿는 한 돕겠다고 약속했다. 얼마나 따스한 마음씨를 얼마나 적시에 너그럽게 보여주었던가! 그랑디에가 눈물 핑 돌 정도로 감동했다

 

  다음날 로바르데몽이 시농으로 떠났고, 거기서 루덩의 주임신부가 유죄라고 광적으로 믿는 사람과 함께 하룻밤을 보냈다. 바레가 국왕 전권대행을 극진히 환대하고, 그의 요청에 따라 엑소시즘 기록을 전부 건넸다. 엑소시즘 중에 수녀들이 그랑디에를 마법사라 비난한 대목들도 빼놓지 않았다. 다음날 조반을 먹고 난 뒤 로바르데몽이 지역의 귀신들린 여인들 몇몇이 하는 괴상한 짓거리를 보며 즐거워했다. 그러고는 엑소시스트와 작별하고 파리로 출발했다. 

 

잿빛 추기경 조셉 수사
Joseph Leclerc Tremblay (1577-1638)

 

  수도에 도착하자마자 조셉 수사와 면담했다. 그리고 며칠 지나 진홍빛 추기경과 잿빛 추기경[각주:4] 두 분 예하를 모시고 더 결정적인 협의를 했다. 로바르데몽이 바레가 작성한 엑소시즘 기록을 낭독하고, 조셉 수사는 카푸친회 형제단이 보내온 서신을 읽었다. 서신에서 수사들은 주임신부를 오랫동안 수색해온 <구두장이>의 작자라고 고발했다

 

  리슐리외는 이 사건이 다음 국무회의에서 숙의하기에 충분히 중대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지정된 일자에 (1633년 11월 30일) 국왕과 추기경, 조셉 수사, 국무비서, 대법관, 로바르데몽이 모였다. 루덩 수녀들의 마귀 들림이 첫 번째 의제

  로바르데몽이 간결하지만 많이 윤색하여 제 얘기를 했다. 악마들의 존재를 확실하게 믿으며 두려워하는 루이 13세가 뭔가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대뜸 결정했다. 그 자리에서 즉각 문서가 작성돼 국왕이 서명하고 국무비서가 부서한 뒤 노란 밀랍으로 봉인하여 국새를 찍었다. 이 문서에 의거하여 로바르데몽이 루덩으로 가서 마귀 들림 사실을 조사하고 그랑디에를 겨냥해 악마들이 내뱉은 비난이 온당한지 검증하여 만약 비난이 근거가 있다면 마법사를 재판에 회부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천육백 이십년 대와 삼십년 대에 마녀 재판은 여전히 흔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어간에 악마와 내통했다 하여 기소된 수십 명 가운데서 리슐리외가 시종일관 민감하게 관심 보인 사람은 그랑디에가 유일했다

  카푸친회 엑소시스트인 트랑킬 신부는 1634년 로바르데몽과 악마들을 대신하여 쓴 책자에서 이렇게 밝힌다. 「이 사건을 재판에 회부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추기경 예하께서 보여주신 열성 덕분이며, 그래서 우리는 감사한다. 이런 사실은 예하께서 로바르데몽 남작에게 보낸 서신들이 아주 잘 확인해 준다.」 

  국왕 전권대행으로 말하자면, 「그는 국왕 폐하와 추기경 예하께 상세하게 보고하기 전까지는 마귀 들림을 입증하는 조치를 아무 것도 취하지 않았다.」 트랑킬의 증언은 다른 동시대인들에 의해서도 확인되는데, 그들은 리슐리외와 그가 루덩에 파견한 에이전트가 거의 매일 서신을 주고받았다고 기록한다. 

  (그런 거대한 인물이 소소하기 짝이 없는 사건에 그렇게 비상한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6편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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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3)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2)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1)

 

 

 

  1. Pierre Charron (1541-1603) - 프랑스의 가톨릭 성직자, 신학자, 철학자, 설교가. 윤리학을 종교에서 분리해 독립된 철학 분야로 다루면서 17세기 새로운 사상 정립에 큰 역할. 몽테뉴의 제자이자 친구. <세 가지 진리>, 특히 <지혜론 de la sagesse>(1601)에서는 몽테뉴의 회의론에 가까운 사상을 발전시켰고, 몽테뉴의 관점에 가까운 새로운 세속 윤리 체계를 설파하여 앙리 4세의 지지를 받았다. [본문으로]
  2. Henri II de Bourbon, 3e prince de Condé (1588-1646) 프랑스의 왕족, 장군. 국왕 앙리 4세는 사이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촌아우 콩데 공을 루이 13세가 태어나기 전까지 잠정적인 왕위 계승자로 인정했다. 루이 13세 치하의 프랑스 정치 상황을 그가 묘사한 것으로 알려진 역사적 일화가 유명하다. [콩데 공이 한때 자기 얼굴이 새겨졌던 메달에 관해 이렇게 얘기했다. 이제 그 메달 앞면에는 ‘프랑스와 나바르의 왕’이라는 문구와 함께 루이 13세 프로필이 새겨진 게요. 그리고 뒷면에는 리슐리외 추기경의 프로필이 새겨져 있는데, 거기엔 이런 글귀가 둘러싸여 있지. “나에게 묻지 않고는 행동하지 말라”] [본문으로]
  3. Marie de Medicis (1575-1642) -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 출신으로 프랑스 국왕 앙리 4세와 사이에 루이 13세를 보았음. 1610년 루이가 아홉 살 나이로 왕위에 오르자 섭정에 나서면서 측근인 콘치니를 중용하여 프랑스가 이탈리아 사람들에 의해 지배되기에 이르렀음. 권력욕 때문에 아들에 의해 블루아에 유폐됐다가 고문인 리슐리외의 중재로 1620년 화해, 리슐리외는 1620년 추기경이 되고 루이 13세의 신임을 얻어 이태 뒤 재상이 된다. 마리 메디치는 자기를 배신한 리슐리외를 제거하려다가 1630년 ‘속은 자들의 날’ 이후 리슐리외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브뤼셀로 달아났다. 나중에 쾰른에서 고독하고 궁핍하게 죽었다. [본문으로]
  4. Joseph Leclerc Tremblay (1577-1638) - 프랑스의 카푸친회 탁발수사, 늘 길고 낙낙한 잿빛 수도복을 입고 다니며 추기경은 아니지만 막후에서 리슐리외 추기경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 헉슬리는 <잿빛 추기경>이란 제목으로 그의 전기를 썼고, 화가 장 레옹 제롬(1824-1904)은 그의 전신화를 그렸다. 라 로셸 사태를 배경으로 하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에도 조셉 신부로 등장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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