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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쩝쩝대거나 짝짝거리는 소리를 참기 힘들다면… 

- 당신은 비상한 머리를 지닌 사람일 수 있다. 

 

꿀꺽꿀꺽 삼키고, 쩝쩝거리고, 후루룩 들이키고, 짝짝 씹어대고, 홀짝홀짝 마시고, 신발을 찍찍 끌고, 우두둑 손가락 관절 꺾고, 숨을 시근거리고, 코를 훌쩍이고, 탁자 두드리고, 손톱으로 칠판 긁고… 

(그 외에도 숱하게 있겠으나) 이런 소리를 들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있나? 한두 번이 아니라 늘 그렇다고? 

 

소음에 괴로워하는 여인, Misophonia.

 

이 포스트를 읽는 어떤 이들에게는 저런 소리 한두 가지로도 짜증이 밀려들어 폭발하기에 충분하다. 만약, 이게 정말이고, 당신이 (나도 그런 편인데) 이런 불행한 사람 축에 든다면… 여기 새로운 소식이 있으니, 당신이 겪는 건 미소포니아(misophonia)라 불리는 정신장애이다. 

‘misophonia’라는 용어를 문자 그대로 정의하자면, 소리에 대한 혐오나 증오라 할 수 있겠다. 타임지는 

“씹거나 먹고 거칠게 호흡하고 심지어 볼펜 딸깍거리는 등의 소리에 증오를” 유발하는 뇌 이상이라고 전한다.    

하지만 실제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미소포니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귀에 들어오는 소리를 다 못 견디는 건 아니며, 자기도 모르게 증오가 일어나는 소리가 따로 있다. 

이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지금 우리의 얘기를 이해하고 실감할 것이다. 즉, 신경 건드리는 소리를 듣게 되면, 예를 들어 뭔가에 집중하면서 그 소리를 무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소리에 집착하게 되면서, 그 소리를 내는 누군가에게 냅다 소리치고 싶어진다. “당장 그만둬!” 

 

혹시 당신도 그런가? 만에 하나 그렇다면, 나쁜 소식 외에 또 good news가 있으니… 이건 

당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가 훨씬 더 좋음을 증명하는 별난 습관 중 하나일 뿐이다.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팀이 다양한 소리를 내면서 미소포니아가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의 MRI 뇌 스캔을 조사했다. 소리는 (빗소리나 물 끓는 소리처럼) 중립적이거나 (아기 울음이나 사람이 비명 지르는 등) 불쾌한 것 혹은 (숨소리나 쩝쩝대며 먹는 등) ‘트리거 사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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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vukipro.com에서 인용. 


그 결과, 연구자들은 미소포니아 환자들이 ‘트리거 사운드’를 듣자 뇌 활동이 크게 달라졌음을 지적했다.
알고 보니, 미소포니아가 있는 사람들은 뇌 전두엽 발달에 차이가 있어서, 이로 인해 뇌가 트리거에 거칠게 반응하더라.
그런 사람들은 또 땀을 흘리고 심박수가 높아지기도 한다. 
그런 만큼, 미소포니아 증세에 시달린다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연구 결론이다.

 

단, 지금 우리의 얘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즉, 사실상 모든 교양 있는 사람들이 특정한 소리에서 겪는 작은 짜증에 관한 게 아니다. 우리의 얘기는…

몇몇 소리가 어떤 사람들에게 지독히 강한 감정을 일으키고, 사회생활에 극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정신장애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식탁에서 누군가가 음식을 입에 넣고 심하게 쩝쩝거리면 나 같은 경우 신경이 극도로 곤두서는 편이다.

그래서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과 담소에 끼어들지 못하고 음식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가 된다. 그건 왜냐면…

“거, 입 좀 다물고 소리 없이 씹으면 안 되나!”

내 목구멍에서 막 기어 나오려는 소리를 억누르는 데 에너지가 거의 다 쏠리기 때문이다. 

 

쩝쩝거리며 스파게티 먹는 남자애 곁에서 인상 찌푸리는 소녀

 

이런 장애는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느닷없이 다툼이 일어날 수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가 밥과 반찬을 입에 넣고 쩝쩝거리는 소리 하나 때문에… 서로 얼굴 찌푸리며 소리 지르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그런 정신장애가 있을 때, 거의 모든 일터에서 얼마나 힘들지도 상상해 보자.

직장 환경이 당신에게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불안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당신을 한없이 자극하는 소리를 내는 누군가의 곁에 매일 앉아 있기란 지독한 고문과 다를 바 없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당신의 집중력이 떨어질 건 거의 분명하고, 심지어 작업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신장애를 위한 치료제 같은 게 있을까? (망망대해 무인도로 옮겨가는 것 말고!)

미소포니아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침묵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사람들을 무안하게 만들지 않고 자신도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그러다가 용기 내어 그런 얘기를 꺼내면, 지나치게 예민한 게 아니냐고 비난받는다. “그런 자잘한 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참아야 해. 뭐, 그리 어린애처럼 구나.”

 

그들도 정말 그렇게 예민하게 굴지 않으면 좋을 텐데, 그게 과히 쉽지는 않다.

만약 당신이 미소포니아에 시달리는지 확실히 모르겠다면, 이렇게 자문해 보라. 

다른 사람들이 내는 어떤 소리를 듣는 것이 하도 고통스러워서, 욕을 퍼붓거나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그 소리를 멈추게 하고 싶은 적이 있었나?’ 

이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한다면...

미소포니아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자신에게 무슨 이상이 있는 게 아닌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건 사실 당신 머리가 비상하게 좋다는 신호이니까!

 

noise,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

 

찰스 다윈이나 안톤 체호프, 심지어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천재들이 바깥 소음에 하도 예민해서 생산적으로 작업하기 위해 귀마개를 해야 했으며, 프루스트 경우엔 서재 벽에 방음 장치를 할 정도였다. 

노스웨스턴대학의 연구자들이 실행하고 1백 명 넘게 참여한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감각 기관을 통해 몸으로 들어오는 특정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의 부재가 이른바 창의성과 아주 자주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지긋지긋하게 짜증 나는 상태에서 벗어날 치료제가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런 알약은 없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다면 더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다.

친지나 친구, 동료들에게 어떤 소리만 들으면 견딜 수 없노라고 설명하고, 가능한 한 그런 소리를 내지 말아 달라고 청하라.

그들이 당신 얘기를 못 믿는다면, 이 포스트를 내보여도 좋겠다. 

만약 작업 환경에 당신을 자극하는 소리로 가득하다면, 다른 부서로 옮기는 방안을 책임자와 상의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최면을 이용하여 이런 증상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에크하르트 톨레는 내적 에너지 몸체를 순수하고 투명하게 만듦으로써 외부의 소음이나 잡음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방법을 이용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 순수하고 투명한 내적 에너지 몸체 29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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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메아리  

 

 

 -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루덩의 악마들> 해설 (2) 

 

 

악마들&#44; 올리버 리드&#44; 켄 러셀&#44;

 

 

3

 

 

대학 졸업하던 해부터 네 해에 걸쳐 시집을 네 권 냈다. 그 배경에 깔린 비탄이며 신랄함, 냉소주의, 또 거기서 벗어나려는 역설적 품위는 나중에 그가 몰입하게 되는 신비주의며 영적 삶에 대한 전조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청소년기에 겪은 세 가지 사건의 정신적 외상은 (모친이 암으로 사망, 자신의 실명 상태, 작은형의 자살 같은 육체적 고통에 노출된 경험은) 그의 많은 소설에서 종종 인간 정신과 육신의 갈등으로 표출된다. 

 

단편집 <림보>도 발표했지만, 작가로서 이름을 알린 것은 1921년 첫 번째 장편 <크롬 옐로우>. 이건 바로 오톨라인 모렐 부인의 저택과 거기 드나드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눈부신 대화와 기지 넘치는 세태 비평과 냉소주의가 결합된 문체로 인해 그는 10년 어간에 가장 인기 있는 문학 활동가 축에 든다는 평판을 얻었다. 

 

20년대는 그에게 가장 생산적인 기간일 뿐 아니라 평생 창작과 사상의 정초가 형성된 시기이기도 했다. 시력 때문에 1차 대전 전선에 나가지 못했지만, 많은 동시대인들처럼 전쟁이 야기한 분위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분위기의 주된 정서는 일정하게 흐르던 시간이 단절된 느낌, 불과 얼마 전까지도 확고하고 영원한 듯 보이던 가치며 토대가 붕괴된 느낌. 전쟁은 경제와 정치, 학문, 문화 등에서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 시대와 지나간 시대 사이에 경계가 뚜렷하게 설정되고, 인간과 문명에 대해 지난 시대에 다듬어진 관념들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됐음을 많은 이들이 분명히 알게 됐다.

 

그 결과, 다른 세계의 장면을 만들고, 철학이며 미학의 측면에서 새로운 현실에 적절한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들을 찾고자 하는 갈망이 나온다. 바로 이 때문에 유럽 문화에서 1920년대는 실험 시대가 된 것. 

M. 프루스트J. 조이스의 소설, T. S. 엘리엇과 마야코프스키의 시, 피카소와 K. 말레비치의 그림, 이젠슈테인의 필름 등이 저마다 가장 중요한 존재 특성이라 본 것을 새로운 예술 언어로 이야기했다. 

 

당대 많은 영국인들처럼 헉슬리에게 새로운 역사 시대의 도래는 무엇보다도 산업 발달과 물질적 번영, 정치적 자유를 이룩한 빅토리아 시대의 종말과 연관됐다. 

 

그렇다면 새 시대는 어떤 것이며, 새 시대의 가능성과 전망은?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이 바로 그의 작품들. 헉슬리는 세태 묘사와 풍자라는 전통에서 머물지 않고, 사회 근간이 무너질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함께 내보였다. 

그것은 그가 20년대 사상과 관념의 미학적 전투에서 상당히 빨리 제 자리를 찾은 결과이기도 하다. 그의 생각에… 문필은 사회생활의 일부여야 하고, 예술가의 과제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가능한 한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그는 어떤 정치적이나 미학적 운동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그가 평생 접한 동아리의 스펙트럼은 아주 넓었다. 예를 들어, 문인 친구들 중에는 앙리 바르뷔스가 세운 <클라르테 그룹>의 멤버들, T. S. 엘리엇과 버지니아 울프 같은 모더니즘의 기둥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의 니타 루스 등이 있고, 또 런던 인근 블룸스버리 지역에 살던 당대 지성인, 작가, 화가들의 엘리트 그룹에도 들었다. 여기서 예술비평가 클라이브 벨, 역사가요 전기 작가인 스트레이치 리튼, 소설가 에드워드 포스터, 경제학자 케인즈 등과 교류했다. 

 

1928년 출간된 <연애 대위법>은 헉슬리의 가장 복잡한 소설들 중 하나. 전형적 관념 소설인 이 작품으로 헉슬리는 독일식 철학소설과는 또 다르며 토마스 만의 표현을 빌자면 이른바 ‘지성 소설’이라는 장르의 개척자가 됐다. 

 

20년대 후반 이탈리아에 살면서 친구 같은 선배 D. H. 로렌스와 자주 만났다. 삶에 대한 로렌스의 관점을 아주 높이 샀고, <연애 대위법>에서 가장 이상적인 인물로 묘사한 램피언의 모델이 로렌스였다. 1930년 로렌스가 죽자 그의 편지들을 모아 책으로 내고 나중에 전기를 쓰기도 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기계문명이 판치는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로렌스가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통찰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면, 헉슬리는 그런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비판을 작품의 주제로 삼으면서 인간의 본능보다는 지성으로 접근했다. 

 

즉, 현대의 과학기술 문명을 비판하면서도 19세기 전통적 세계관에 대한 맹신으로 퇴행한다거나 안이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섣부른 낙관주의로 전락하지만은 않는 균형감각을 보여 주었다. 

  

4

 

30년대 초 지중해 연안 툴롱 인근으로 거처를 옮겨서 쓰고 1932년에 출간돼 헉슬리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굳혔으며 20세기 최고의 미래 소설이 된 <멋진 신세계>는 그의 다섯 번째 장편이요 첫 번째 디스토피아 소설. H. G. 웰스가 <현대 유토피아>, <사람들은 신들을 좋아해> 같은 유토피아 소설에서 과학적 낙관론을 희망차게 제시함에 대한 패러디… 

당시 널리 인기 끄는 낙관적 유토피아 소설들과 달리 헉슬리는 소름끼치는 미래상을 제시하려 했다. 여기 등장하는 미개인 청년의 원형은 마거릿 미드의 <사아의 성>서 힌트를 얻었다. 

 

과학과 의학과 기술을 현대인들이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그 발전에 의존하다 보면 어떤 끔찍한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이고자 했다. 

인공 수정으로 동일한 인간을 시험관에서 대량 생산하는 미래 사회를 그림으로써 현대 사회가 암묵적으로 지향하는 관리 사회, 통제국가의 무시무시한 비극적 종말을 예언했는데… 

시험관 아기나 유전자 복제를 비롯해 오늘날 의학과 생명공학의 경이적인 성취를 우리가 목격할 때, 그의 예언이 결코 근거 없는 환상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올더스 헉슬리는, 과연 예언자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우리는 십년 전 타계한 미국의 미디어 이론가요 문화비평가 닐 포스트먼이 1985년에 내놓은, 우리 시대 미디어 생태 환경에 관해 가장 중요한 텍스트들 중 하나인 <죽는 줄 모르고 즐기는 사람들 Amusing ourselves to death>에서 보게 된다. 

 

죽는 줄 모르고 즐기는 사람들&#44; 닐 포스트먼

 

「우리는 1984에 주목해 왔다. 그 해가 닥쳤지만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고 생각 있는 미국인들은 나직이 흥얼대며 안도했다. 
봐, 자유민주주의의 뿌리가 뽑히지 않았네! 테러 같은 것이 있기는 해도 오웰의 악몽이 찾아들지는 않았어! 

그러나 오웰의 어두운 예언과 더불어 또 다른 예언이, 똑같이 으스스한 전망이, 있음을 우리는 잊고 있었다. 바로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교양인들도 자칫 간과하기 쉬운데, 헉슬리와 오웰의 어두운 미래 전망은 같은 게 아니었다. 오웰은 우리가 외부 폭압에 억눌릴 것이라 경고한다. 그러나 헉슬리가 예견하기에는… 독재자 때문에 사람들이 자율과 성숙과 역사를 박탈당하지 않는다. 그가 내다본 것처럼… 사람들은 외려 통제받기 좋아하고 테크놀로지를 떠받들며, 그 결과 사유 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 

 

오웰과 헉슬리의 예언을 포스트먼이 조목조목 비교하여 결론을 낸다.

 

「오웰은 서적을 금지할까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서적을 금할 까닭이 없게 될 것을 우려했다. 왜? 왜냐하면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될 테니. 

오웰은 우리한테서 정보를 박탈할까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우리가 아예 무감각하게 허투루 대할 만큼 정보가 차고 넘칠 것을 우려했다. 

오웰은 (독재자가) 진실을 우리한테 숨길까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무의미한 정보의 바다에 진실이 파묻힐 것을 우려했다. 

오웰은 우리 문화가 선택의 자유를 빼앗을까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우리 문화가 허접한 필름과 난잡한 파티, 관능적 유희 따위로 채워져 지질해질 것을 우려했다.  

<멋진 신세계>에서 지적하듯이, 시민적 자유를 옹호하는 이들과 합리주의자들은 늘 긴장하여 독재와 폭정에 맞서면서도... “인간에게 재미와 오락에 거의 죽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속성이 있다는 점은 감안하지 못했다.” 

헉슬리가 또 말하길, 사람들이 <1984>에서는 가해지는 고통에 의해 통제되지만 <멋진 신세계>에서는 제공되는 즐거움에 지배된다. 
간단히 말해… 오웰은 우리가 싫어하는 것이 우리를 멸망시킬까 두려워했고, 헉슬리는 우리가 탐닉하는 것이 우리를 멸망시킬까 우려했다.」   

 

닐 포스트먼은 티브이가 자잘한 즐거움인 연예오락을 주지만 교육이나 주요 이슈에 관해 의미 있는 토론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가 미국 사회의 미래라는 토론의 틀을 잡기 위해 오웰과 헉슬리의 소설을 동원한 까닭은... 현대 사회가 헉슬리의 끔찍한 예언대로 얼마나 충실하게 좇아가고 있는지에 사람들 눈길을 돌리기 위함이었다

 

티브이는 1906년 이래 사람들이 생각 없이 사는 데 크게 이바지해 왔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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