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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7.11 루덩의 악마들 2편 1 2
  3. 2019.03.25 목소리 프리마 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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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올더스 헉슬리 젊은 시절

 


 

  근세 과학 문헌을 읽다 보면 가장 거친 초자연주의[각주:1]와 가장 거칠고 나이브한 유물주의[각주:2] 같은 것이 이상하게 뒤섞여 있음에 놀라게 된다. 한데 이 덜 다듬어진 유물주의는 현대의 유물주의와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옛 이론이 다루는 ‘물질’[각주:3]은 정확하게 계량되는 무엇이 아니다. 거기서는 그저 따스함과 차가움, 건조함과 축축함, 가벼움과 무거움 따위 얘기만 나온다. 이런 질적 표현을 양적 규모로 밝히려는 시도가 전혀 없다. 우리네 선조들의 관념에서 ‘물질’은 측정되지 않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뭔가를 할 수 없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주 적다

 

  두 번째 차이점이 첫 번째 못잖게 중요하다. 우리 관점에서 ‘물질’은 늘 움직이는 무엇이며, 실제로 그 본질은 바로 움직임에 있다. 모든 물질은 늘 뭔가를 하고 있고, 모든 형태의 물질 중 생체를 구성하는 콜로이드[각주:4]가 가장 미친 듯이 바쁘다. 하지만 콜로이드의 움직임은 놀랍게도 서로 조화를 이루니, 유기체의 한 부위에서 벌어지는 과정이 다른 부위들의 과정을 조절하고 또 그것에 의해 조절되면서 에너지 균형을 만든다. 

 

  고대와 중세 사상가들에게 물질이란 본질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한 물건일 뿐이었다. 살아있는 신체를 얘기할 때조차 그랬다. 그 생체에서 어떤 움직임이 벌어졌다 하면, 식물에서는 오로지 식물적 영혼이, 짐승들에서는 식물적 영혼과 감각적 영혼이, 또 인간한테서는 그 두 영혼과 더불어 이성적 영혼이 작용한 것이었을 뿐. 

 

  생리 과정은… 과학으로서의 화학이 아직 없었기에 화학 용어로 설명되지 못했고, 전기라는 것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에 전기 자극으로 설명되지 못했고, 현미경이 없는데다 아무도 세포를 본 적이 없기에 세포 활동으로도 설명되지 못했다. 신체 조직을 구성하는 물질들의 활동 형태는 전부 (전혀 어려움 없이) 그저 영혼의 특별한 기능으로 설명됐다. 

  영혼에는 예를 들어 성장 기능, 영양 공급 기능, 분비 기능이, 한마디로 생리 과정에 관련된 기능이 다 있었다. 이런 가설이 철학자들에겐 참으로 편리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추상적 개념에서 자연 현상으로 옮겨가려 했을 때, ‘영혼의 특별한 기능’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주 적다는 점을 알았다. 

 

  중세 유물주의의 투박한 성격은 당대 문학에서 사용된 여러 메타포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생리적 요소들은 부엌과 변소에서 벌어지는 것에 은유됐다. 당시 문학에는 끓는 것과 끓어서 터지기 직전의 것과 압력으로 일그러지는 것, 오수 구덩이와 대저택 이동 변기의 응고물에서 나오는 부패물과 악취에 관한 얘기가 늘 나왔다. 그런 개념들에 의거하여 신체 기관의 작업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극히 어렵다. 

 

  좋은 의사는 치료자 본능을 타고난 사람으로, 지식이 재능과 직관적 진단을 너무 간섭하도록 놓아두지 않는다. 자연은 간섭받지 않으면 스스로 치유 기적을 행할 수 있다

 

  버튼의 방대한 편찬물에는 갖가지 헛소리며 위험한 난센스와 더불어 번뜩이는 센스가 적잖이 들어 있다. 난센스는 주로 당대에 횡행하던 과학적 이론들과 연관되고, 지혜로운 센스는 주로 통찰력 있고 선량한 숙련가들이 열린 마음으로 얻은 경험에서 나온 것. 그들은 또 동료를 사랑하고 환자 다루는 비결을 터득하고 자연의 치유력을 믿은 이들이었다

  자연적 원인이든 초자연적 원인이든 멜랑콜리라는 질병을 의사들이 어떻게 치료했는지 관심 있는 이들은 버튼의 황당하면서도 매력적인 이 책을 참고하면 좋겠다. 

 

  우리 이야기를 위해서는 잔느와 다른 동료 수녀들이 재판 기간 내내 의료진의 관리를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면 충분하다. 아쉽게도, 버튼이 묘사한 현명한 치료법 어떤 것도 그 수녀들한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들을 신선한 대기로 내보내지 않았고, 식이요법을 처방하지 않았고, 몸을 좀 고되게 할 만한 일도 시키지 않았다. 그들은 사혈과 관장에 시달리고 별의별 환약과 탕제를 끝없이 삼키고 들이켜야 했을 뿐이다

  그런 치료가 어찌나 괴물 같았던지, 양심적인 의사 몇몇은 수녀들을 검사한 뒤 치료 열성이 지나쳐서 병세가 외려 악화됐다는 의견을 내놓기까지 했다. 수녀들한테 늘 다량의 안티몬이 투여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바로 그것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고생했는지도 모른다. 

 

  [저자 주 → 이런 진단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려면 우리가 묘사하는 사건들이 벌어진 시대에 이르기까지 세 세대에 걸쳐 의사들이 안티몬을 두고 대립해 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갈레노스의 관점에 반대하는 의사들은 이 금속과 그 화합물을 그 어떤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탁월한 약제라고 간주했다. 하지만 대다수 보수적인 의사들이 압력을 넣자 파리 고등법원은 프랑스 전역에서 안티몬 사용 금지 포고령을 발동했다. 그러나 법령은 준수되지 않았다. 

 

  법안 통과 후 반세기가 지나 그랑디에의 친구이자 루덩에서 가장 저명한 의사인 테오프라스트 르노도[각주:5]가 안티몬의 효능을 열렬히 찬양하고 있었다. 그의 후배뻘이며 유명한 <서신>의 작자인 귀 파탱[각주:6]은 또 그에 상충되는 관점을 맹렬히 옹호했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는 르노도며 다른 갈레노스 반대자들이 아니라 파탱이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안티몬 화합물은 칼라아자르라고 알려진 열대병 치료에 실제로 효과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경우 이 금속과 그 화합물은 굳이 위험을 무릅쓰며 이용할 가치가 거의 없다. 어찌 됐건, 16세기와 17세기에 안티몬의 무차별 남용은 의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그렇긴 해도 경제적 관점에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차고 넘쳤다. 아담과 동료 약제사들은 금속 안티몬으로 ‘영구 환약’을 팔아 돈을 짭짤하게 벌었다. 이 환약은 삼키면 창자를 지나면서 점막을 자극하여 하제처럼 작용했고, 변기통에서 꺼내 씻어서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무한정 쓸 수 있기 때문에 한번 구비하면 그 다음에는 배변 촉진제에 돈 들일 일이 더 없었다. 의사 파탱이 격렬하게 비난하고, 파리 고등법원이 금지했다. 하지만 변비까지 일으킬 정도로 인색한 프랑스 부르주아에게 안티몬의 매력은 물리치기 힘들었다. 이 영구 환약을 가보처럼 취급하면서 대물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초기 갈레노스 반대자들 중에서 가장 위대하고 명성 높은 파라셀수스[각주:7]가 잘못된 유추 하나로 안티몬에 열정을 품게 됐다는 점을 여담 삼아 언급할 만하다. 이렇게 말했다. “안티몬은 금을 정제하면서 슬래그를 남기지 않는 것처럼 인체도 깨끗하게 해준다.” 

 

  금속 세공사와 연금술사의 작업을 의사와 영양사의 작업과 비교함으로써 생긴 또 다른 잘못된 유추는 식료품을 더 많이 가공할수록 유용성이 더 커진다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흰 빵이 갈색 빵보다 더 좋고, 부글부글 끓인 부용(bouillon)이 그 안에 든 본래의 고기며 야채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믿음. ‘거친’ 식품을 먹는 사람들은 거칠어진다고 짐작들 했다. 파라셀수스가 이렇게 말한다. “치즈와 우유, 오트밀 비스킷을 먹는 사람은 섬세한 기질을 지닐 수 없다.” 

  우리네 식생활 이론을 연금술에 잘못 유추하면서 벌어지던 혼란은 불과 한 세대 전 비타민이 등장한 뒤에야 멈추게 됐다.] 

 

  하지만 ‘멜랑콜리’ 치료법이 아무리 잘 개발돼 있었다 한들 마귀 들림과 악마의 틈입 때문이라는 믿음이 훨씬 더 널리 퍼진 당시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의사들 가운데서도 그랬다. 버튼의 글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귀신이며 악마 얘기에 코웃음을 친다. 하지만 법률가며 성직자, 의사, 철학자 대다수가 그 반대편에 있다.’ 

 

  벤 존슨[각주:8]은 <악마는 당나귀처럼 투미해>에서 17세기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우리한테 선명하게 남겼는데, 거기에는 맹신과 의심, (특히 도저히 믿을 게 못 되는)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의존과 응용과학의 새로운 발견에 대한 순진한 자만이 공존한다. 극중 인물인 피츠도트럴은 마술 딜레탕트로서, 악마와 만나기를 갈망한다. 악마들은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알고 있으니까. 

 

The Devil is an Ass. by Ben Johnson

 

  그러나 마법과 사탄의 힘을 믿는 마음과 함께 우리 아버지들이 ‘기획자’라 부르던 회사 프로모터며 뭔가 발견했다고 큰소리치는 사기꾼들, 의심쩍은 발명품들에 대한 믿음 역시 아주 강하다. 자기한테 천팔백만 파운드를 확실히 만들어주고 공작 신분까지 얻어주는 계획을 기획자가 세우고 있다고 피츠도트럴이 말하자, 아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 거짓된 혼령들’을 너무 믿지 말라고 말한다. “혼령이라니!” 피츠도트럴이 소리친다.

 

혼령이라니! 그런 건 없어, 여보, 멀쩡한 이성만 있는 거야. 

이 사람은 악마와 악마의 작업을 다 거부하지. 

이 사람은 엔진과 기계장치로만 일을 해, 이 사람은 그래! 

이 사람은 날개 달린 쟁기를 발명했어, 기적 같지, 

그게 있으면 40에이커 밭도 한순간에 다 갈아엎어! 

그 넓은 밭에 물을 대는 기계도 다 있어

 

  피츠도트럴은 물론 코믹하면서도 그 시대에 아주 전형적인 형상이다. 그가 상징하는 바는 자연적인 세계와 초자연적인 세계, 이 두 세계에 지적인 생활이 불안하게 양다리 걸친 시대. 그가 두 세계의 최선 대신 최악을 취하려고 애쓴 것도 역시 슬프지만 전형적이다. 

  우둔한 자들은 순수한 과학보다 과학적 협잡에, 성령에 대한 믿음보다 밀교와 비술에 훨씬 더 매료를 느낀다

 

  루덩의 수녀들 스토리에서 그렇듯이 버튼의 책에서 이 두 세계는 공존하고 용인된다. 한편에는 공인된 의술로 치료해야 하는 멜랑콜리가 있다. 한데 마법과 귀신들림 또한 잘 알려져서, 그것들이 몸과 마음에 질병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해서 놀랄 건 전혀 없다! 왜냐하면, 「하늘이나 땅이나 물에, 땅 아래에, 빈 곳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으며, 파라셀수스가 한사코 주장하듯이 대기 중에는 보이지 않는 악령들이 여름날 파리보다 훨씬 더 가득하여 늘 저마다 갖은 혼란을 획책하니 말이다.」 

 

  버튼에 의하면, 혼령의 수효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왜냐하면, 만약 우리네 어떤 수학자들 말이 옳다면, 즉 돌멩이가 별들이 빛나는 하늘이나 여덟 번째 천구에서 떨어져 시속 100마일로 날아간다면, 그건 어떤 이들 말대로 1억7천만803마일이라는 엄청난 거리를 지나 지구에 닿기까지 65년이나 그 이상이 걸릴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 광활한 공간에 혼령이 얼마나 많이 거처할 수 있겠는가?」 

 

  우주관이 그럴진대, 악마들이 우연히 어떤 사람한테 들어앉는다는 것이 놀라운 게 아니라, 그 반대로 대다수 사람들이 귀신들리지 않고 인생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정녕 놀라웠다

(7-1편 끝)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루덩의 악마들 11편 6 (최종)

루덩의 악마들 10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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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덩의 악마들 1편 8

루덩의 악마들 1편 3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4. 끝)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3)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2)

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1)

 

 

  1. 초자연주의 - 감각적 인식으로 파악되는 자연적 존재를 초월한 정신적 존재가 있다고 단정하고, 그에 관한 인식은 신앙, 계시, 직관 등으로 얻을 수 있다고 하는 주장. [본문으로]
  2. 유물주의 - 세계는 물질로 이루어졌으며, 정신이나 의식 따위는 물질의 산물이라는 이론. [본문으로]
  3. 물리에서, 자연계를 구성하는 요소의 하나로,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고 질량을 가지는 것. [본문으로]
  4. 원자나 보통 분자보다는 크지만 맨눈으로 보기에는 매우 작은 입자로 이루어진 물질. 또는 그 물질이 기체, 액체, 고체 속에서 분산되어 있는 상태. 입자 크기는 1~10나노미터, 거름종이는 통과하지만 반투막은 통과하지 못한다. [본문으로]
  5. Théophraste Renaudot (1586-1653) - 프랑스의 의사, 저널리스트. 프랑스 저널리즘의 창시자. 빈민 구제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본문으로]
  6. Gui Patin (1602-1672) - 프랑스의 유명한 의사, 저술가. "늙음과 탐욕은 늘 한 패거리". [본문으로]
  7. Paracelsus (1493-1541) - 스위스계 독일의 의사, 식물학자, 연금술사, 자연철학자, 점성가, 밀교 신봉자. 치료화학 창시자들 중 한 사람. 자신이 지은 라틴어 이름은 '셀수스를 능가하는 사람'이라는 뜻. *셀수스 - 고대 로마의 철학자, 의사. 다방면에 박학다식하여 철학, 수사학, 법률, 농업, 군사, 의료에 관한 책을 20권 가량 남겼다. 의학 전문어의 토대를 마련했다. 명료하고 우아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의사들 중의 키케로'라 불린다. [본문으로]
  8. Benjamin Jonson (1572-1637) - 잉글랜드의 시인, 극작가. 연극배우, 드라마 이론가. 는 제임스 1세 국왕 시대의 코미디. 1616년 초연. 무대는 사탄과 그보다 하급 악마인 퍼그가 있는 지옥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피츠도트럴은 어딘가 땅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겠다는 욕심으로 마법사며 요술쟁이들과 교류하면서 악마를 만나겠다는 생각에 푹 빠져 있는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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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영화 악마들, 켄 러셀, 올리버 리드,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2편 

 

  몇 주일이 흘렀다. 필리프의 외출이 갈수록 줄더니 그예 교회마저 나가지 않게 됐다. 식구들한테는 몸이 아파 방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친구 마르타 펠티에가, 좋은 집안 출신이지만 일찍 부모 여위어 아주 가난한 그녀가, 간병인 겸 말동무로 집에 들어와 함께 지내게 됐다. 

 

  트렌캉 씨는 여전히 아무 것도 의심하지 않았으며, 누군가가 진실을 암시하거나 주임신부를 나쁘게 말할라치면 화를 벌컥 냈다. 그러면서 주변 못된 농담에 끌끌 혀를 차고 딸의 폐결핵 증세를 걱정했다. 가정 주치의 팡통이 신중하게 처신하여 누구한테든 말을 아꼈다. 루덩 주민들이 서로 눈을 끔뻑거리고 킥킥대거나 아니면 의분 표출이라는 쾌감에 빠졌다. 

  적대자들은 주임신부와 마주칠 때면 가시 돋친 암시를 흩뿌리고, 친구들은 나무라는 투로 고개를 흔들고, 라블레 성향의 익살꾼들은 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야비한 축하를 던졌다. 

 

  그랑디에는 그 모든 사람들한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그에게 아직 반감을 품지 않은 이들은 그 솔직하면서도 당당한 매너와 신실해 보이는 말이 결백의 증명이라고 여겼다. 그가 무슨 못된 짓을 저질렀다고 헐뜯는 자들이 있는데, 저렇게 흠 없는 사람이 그런 짓을 하기란 도덕적으로 불가능하지! 

 

  세리제 지방장관이나 마담 드브루 같은 저명인사들 저택에서 그는 여전히 환대받는 손님이었다. 그들 저택 문은 검찰관 저택 문이 닫힌 뒤에도 여전히 그에게 열려 있었다. 검찰관이 제 집 문을 닫은 까닭은 결국 딸이 왜 시름시름 앓게 됐는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집요한 추궁을 견디지 못하고 딸이 다 털어놓은 것.

  트렌캉이 주임신부의 가장 충실한 친구에서 하룻밤 새에 가장 완강하고 위험한 적으로 돌변했다. 그랑디에는 자신을 파멸로 끌어간 사슬에 또 하나의 고리를 만들고 말았다.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다. 닫힌 덧문들과 두툼한 가리개와 커튼에도 불구하고 앳된 엄마의 비명이, 이를 윽물고 참았음에도 아주 날카롭게 새나온 비명이, 뭔가를 열심히 예상한 이웃들에게 ‘경사’를 알렸다. 그 소식이 한 시간도 안 돼 소도시 전역에 퍼졌고, 다음날 아침 재판소 현관에는 <검찰관의 사생아 손녀를 기리는 송시>라는 점잖지 못한 글이 나붙었다. 

  프로테스탄트 몇몇이 의심을 샀는데, 그건 트렌캉이 정통 가톨릭교회에 지나치게 충실하여 이단적인 시민들을 억누르고 괴롭히는 데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마르타 펠티에가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자신이 아기 엄마라고 공개적으로 자처하고 나섰다. (그건 이 사연의 추악함 때문에 더욱 돋보이는 행위였다.) 죄를 범한 사람은 나에요, 수치를 감추려 한 사람도 나에요. 필리프는 나한테 피난처를 제공한 은인일 뿐이지요. 

  그 말을 믿는 사람은 물론 아무도 없었지만 그 가상한 마음씨는 합당한 평가를 받았다. 마르타가 일주일 된 아기를 유모 노릇 하겠다고 나선 젊은 시골 여인한테 넘겼다. 그 장면은 사람들이 다 볼 수 있게끔 과시적으로 연출됐다. 그러나 그런 제스처에 넘어가지 않은 프로테스탄트들이 계속 입을 놀렸다. 

 

  그들의 점잖지 못한 의혹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심정으로 검찰관이 그럴 듯한 법률적 책략을 썼다. 마르타를 백주 대로에서 체포하여 치안판사한테 데려가라고 지시했다. 그녀가 법정에서 서약한 뒤 증인들 배석 하에 갓난애가 제 소생이라고 공식 인정하며 아이 부양을 책임지겠다는 문서에 서명해야 했다. 친구를 사랑한 까닭에 마르타가 서명했다. 문서 사본 한 부는 기록보관소에 보관되고 다른 한 부를 트렌캉이 의기양양하게 제 주머니에 넣었다. 

 

  거짓이 공식 인증되어 이제 법률적 진실이 됐다. 법률 자구만을 지각하기에 익숙해진 머리들한테 법적 진실은 무조건적 진실과 같은 법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다 그렇지는 않았으니,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했음을 검찰관이 분한 마음으로 곧 알게 됐다. 공식 문서를 그가 큰 소리로 낭독하고, 다들 제 눈으로 서명을 보고, 공식 봉인을 직접 만져 본 뒤에도… 친구들은 정중하게 미소 지으며 말머리를 돌릴 뿐이며, 적대자들은 크게 웃으면서 공격적인 언사를 내뱉었다. 

  프로테스탄트들의 원한이 어찌나 깊은지, 한 목사는 위증이 간음보다 더 무서운 죄악이며 스캔들을 덮기 위해 거짓 증언한 자는 음란함으로 원인을 제공한 자보다 지옥 불에 더 시달려야 한다고 공공연히 떠들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청년기에서 새뮤얼 가스 경의 중년기 사이에는 숱한 사건들로 점철된 세월이 오래 흘렀다. 통치 체계와 사회 조직, 경제 기구, 물리학과 수학, 철학과 예술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많았다. 그러나 그 백년 어간에 전혀 변하지 않은 게 하나 있으니, 바로 약방이었다. 로미오는 약제사의 점방을 이렇게 묘사한다.[각주:1]

 

약방에는 별의별 게 다 있어서, 

거북이와 악어와 갖가지 바다 생물 박제들. 

선반마다 남루한 것들이 얹혀 있어서, 

먼지 낀 도토 항아리며 빈 상자들, 

노끈 토막이며 약초며 씨앗들 

그리고 축축한 장밋빛 알약들. 

어렵사리 상품 모양을 낸 

가련한 잡동사니가 다 있구나.

 

  새뮤얼 가스 경이 장시 <조제실>에서 거의 같은 장면을 묘사한다.[각주:2]

 

거기엔 수지 먹인 미라 유해와 

바다거북 껍데기들이 놓여 있었어. 

이빨 무성한 상어 아가리가 엷은 미소로 

창밖 지나는 이들을 놀라게 했지. 

천장으로는 말린 양귀비가 

대롱대롱 줄에 걸려 있고, 

그 아래엔 거대한 악어가 비늘 덮인 채 

음침한 모습으로 불쑥. 

한 쪽 구석엔 안티몬과 암모니아수, 

다른 구석엔 바짝 말린 오줌보. 

 

  이 과학의 신전은 마법사의 실험실이자 시골 장터 간이무대이기도 한데, 연결되지 않는 사물들과 개념들의 기묘한 결합이라는 17세기 특징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상징이다.

 

  데카르트와 뉴턴의 시대는 또한 플러드[각주:3]와 케넬름 딕비 경[각주:4]의 시대이기도 했고, 대수와 해석기하학의 시대는 또한 ‘무기 연고’[각주:5]며 ‘연민 파우더’며 ‘특징 이론’[각주:6] 따위가 판치던 시대이기도 했다. 

  <회의적인 화학자>의 저자요 왕립협회 설립자들 중 한 사람인 로버트 보일[각주:7]은 가정에서 쓰기에 좋은 처방전을 한 권 남겼다. 예를 들어, 보름날 참나무에서 따낸 미슬토를 말리고 갈아서 블랙체리 물에 타 마시면 간질병이 낫는다. 뇌졸중 발작에는 (키오스 섬의 렌티스크 관목에서 추출한 수지인) 유향을 구리 용기에서 증류하여 정유를 뽑아낸 뒤 깃털에 묻혀 병자의 한쪽 콧구멍에 두세 방울, ‘잠시 뒤 다른 쪽’에 두세 방울 떨어뜨려야 한다. 

  과학 정신이 이미 활발하게 살아 있었다. 그러나 주술사와 마녀의 정신 또한 그 못지않게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마르샹 거리에 있는 아담의 약방은 중간 규모로 초라하지도 않고 웅장하지도 않은데 지방 소도시 약방치곤 훌륭했다. 미라들과 코뿔소 뿔을 갖추기에는 많이 수수하지만 그 대신 서인도제도 거북이들과 고래 태아, 8 피트 되는 박제 악어 따위를 뽐냈다. 

 

  쌓아둔 품목도 아주 많고 다양했다. 선반마다 갈레노스[각주:8] 유파에서 즐겨 쓰는 약초 일습과, 발렌티누스[각주:9]와 파라셀수스[각주:10]의 후계자들이 권하는 최신 약물을 다 구비했다. 대황과 알로에가 그득하고 감홍도 떨어지는 법이 없었다. 감홍을 아담은 '온순한 용'이라는 뜻으로 Draco mitigatus라 즐겨 불렀다. 

 

  만약 당신이 식물성 간장약을 좋아한다면, 거기엔 콜로신스가 있었다. 그러나 당신이 더 현대적인 치료를 시도해 보자 한다면, 거기엔 토주석과 금속성 안티몬도 있었다. 만약 당신이 재수가 없어 마음에 안 드는 님프나 멋쟁이를 사랑하게 됐다면, 서양측백과 수은-초크 중에서, 혹은 사르사파릴라와 블루 연고제[각주:11] 중에서 뭔가를 선택하면 됐다. 

  어디 그뿐인가, 말린 독사며 말발굽이며 사람 뼈까지 꼽는다면 아담이 동종업자들 앞에서 주뼛거릴 일이 없었으리라는 점을 당신도 쉽게 이해하리라. 더 값비싼 것은 (예를 들어, 사파이어나 진주 가루 등은) 선금을 치르고 특별히 주문해야 했다. 

 

  그런 약방이 이제부터 음모자들의 정기 회합 장소요 본거지가 됐다.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그랑디에의 파멸. 이 음모의 리더들은 검찰관과 그의 조카, 참사회 위원 미뇽, 경찰 수뇌, 그의 장인 메스멩 실리, 외과의 만누리 등이었으며, 아담도 응당 포함됐다. 환약을 짓고 이빨을 뽑고 관장을 하는 직업 성격상, 아담은 정보 수집의 막강한 원천이었다.

  그런 만큼 그가 공증인의 아내 쇼뱅 부인한테서 (어린 아들의 기생충을 뽑아내면서 절대 비밀로) 알아낸 정보는 요긴했다. 주임신부가 1순위 담보 대출에 800 리브르를 투자했다는군. 그 악당이 부를 쌓기 시작한다는 뜻이에요. 

  안 좋은 소식이 또 있었다. 다르마냑의 둘째 심복의 처형이 부인병을 치료하느라 말린 쑥을 정기적으로 사 가잖아요. 근데 하는 말이, 그랑디에가 내일 지방장관 아성에서 열리는 만찬에 참석한다지 뭡니까. 

 

아담의 약방에서 음모자들이 회동

 

  그 말에 검찰관이 미간을 찌푸리고 경찰 수뇌가 투덜대며 고개를 저었다. 다르마냑은 그냥 지방장관이 아니라 국왕의 총신이다. 그런 인물이 그랑디에의 친구요 보호자라는 사실은 실로 끔찍한 것이었다. 

 

  우울한 침묵이 오래 이어지다가 참사회 위원 미뇽이 입을 열었다. 

  (한 가지 희망이 있어, 그럴 듯한 스캔들을 만드는 거지...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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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덩의 악마들 3-3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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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매트릭스에 묶어두는 환상 6가지

인생의 (가혹한) 진실 15가지

관계에 고요와 평정의 공간 들이기 위해 경청을. 50

 

  1. 셰익스피어 (1564-1616) - 5막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1597년에 발표. [본문으로]</로미오와>
  2. 새뮤얼 가스 경 (Sir Samuel Garth, 1661-1719) - 잉글랜드의 물리학자, 시인. 1699년 여섯 편으로 된 장시 을 발표, 약제사들이며 그들과 결탁한 물리학자들을 비웃었다. [본문으로]
  3. 플러드(Robert Fludd, 1574-1637) - 잉글랜드의 의사, 신비주의 철학자. 장미십자회에 헌신하면서 과학적 경향과는 동떨어진 신비주의 경향을 저술에서 두루 설파. 생전에 마법사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19세기 영국 평론가 드퀸시는 플러드의 저술을 프리메이슨의 상징적 이념의 주된 뿌리로 보았다. [본문으로]
  4. 딕비(Sir Kenelm Digby, 1603-1665) - 브리튼의 철학자, 외교관, 저술가. 모반으로 기소되고 ‘화약 음모’에 가담하여 처형된 에버라드 딕비 경의 아들. [본문으로]
  5. 무기 연고(weapon salve) - 상처를 낸 무기에 바르면 호의적인 힘에 의해 상처가 낫는다고 미신처럼 믿었던 연고. 연민 파우더(the Sympathetic Powder)도 비슷하게 쓰였다. [본문으로]
  6. 특징 이론(Theory of Signatures 혹은 Doctrine of Signatures) - 인체 부위를 닮은 식물들이 그 부위에 생긴 질환 치료에 쓰일 수 있다는 개념. 고대 그리스 의학자 갈레노스와 디오스쿠리드 시대 이후 약초 채집자들이 공유한 생각. 16세기에 파라셀수스가 개념을 발전시켰으며, 유럽의 형이상학은 이 개념을 신학에서 확대했다. “전능자께서는 치료 방법들도 사물에 표시하거나 ‘서명’해 두셨다고 보는 것이 온당하다.” 과학자들은 이 이론을 미신으로 간주한다. [본문으로]
  7. 보일(Robert Boyle, 1627-1691) - 아일랜드의 화학자, 자연철학자. ‘보일의 법칙’. <의심쩍은 화학자 the sceptical chemist>는 현대 화학의 효시가 된 저술. 이 책 덕분에 연금술이 화학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본문으로]</의심쩍은>
  8. 갈레노스(130-200) - 로마의 의사, 철학자. 히포크라테스와 함께 서양 의학의 시조. [본문으로]
  9. 발렌티누스(Basilius Valentinus) - 14-15세기 독일의 연금술사. 그의 저술이 17세기에 널리 퍼졌다. ‘현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한다. [본문으로]
  10. 파라셀수스(1493-1541) - 스위스의 철학자, 자연과학자, 의사, 연금술사. “모든 약물은 작용과 부작용을 동시에 지니며, 부작용은 약물 용량으로 정해진다. [본문으로]
  11. Blue ointment - 수은연고와 광유나 돼지비계 정제 기름으로 만든 피부 치료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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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프리마톤 다듬기 

 

"목소리 톤이 더 높은 사람일수록 지력이 더 떨어지는 편이다."
- Ernest Newman (1868-1959)

 

일반 지침

목소리의 프리마 톤은 당신의 천연 목소리, 내추럴 보이스

물리적 힘과 긴장을 전혀 요하지 않는, 가장 편안한 소리

이 소리와 비슷한 것으로는…  

1) 몸이 안 좋거나 아플 때 자기도 모르게 내는 나직한 신음 (우리 장기에는 본연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이 목소리는 ‘섬세한’ 진동으로 내부 장기를 섬세하게 마사지함으로써 질환을 예방하는 소리 시스템) 
2) 가장 가볍게 내는, 안도의 한숨 같은  "하아~" 소리. 처음에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나직한 목소리로 넘어간다. 

 

이 편안한 소리를 이용하여 발성기관의 주된 요소인 숨통(windpipe, 氣管)을 조율하는 것. 

숨통은 저음을 낸다. 

숨통을  조율한다는 것은 나머지 시스템을 다 가동한다는 의미.

즉, 기관은 억양의 도움으로 나머지 소리인 중간 음과 높은 음을 낼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습득해야 하는 새로운 목소리 모델이기도 하다.

나직하고, 차분하고, 전혀 긴장되지 않은 소리, 신체 내부 어딘가 깊은 곳에서 나오는 소리, 바로 당신의 내추럴 보이스, 혹은 프리마 톤이다.

 

프리마 톤을 ‘소리 내는’ 실습은 언뜻 아주 단순한 작업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제대로 수행하려면 처음에는 아주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이 실습을 통해

(지양해야 할) 기계적 목소리 모델에서 (지향해야 할) 음향심리학적 모델로 전환하며,

그럼으로써 올바른 울림을 얻으며,

그리하여 힘 들이지 않고 긴장 없이 목소리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이 대목의 면밀한 습득 여부에 (목소리를 조율하는) 우리 작업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소리 프리마 톤 내기

 

이제 실전에 돌입할 준비가 됐나? 

좋은 목소리를 보장하는 두 가지 요소는 

1) 좋은 자세 

2) 편하고 자연스러운 호흡. 

 

그러니 당장 똑바로 앉으시라! 

다리 꼬지 말고, 두 발을 바닥에 붙여요! 

가슴을 펴고 살짝 들어! 

어깨를 고르게 내려. 아랫배 살짝 당겨! 군인처럼! 

(이외에 다른 복부 근육은 다 편안히 풀어주고!) 

가슴 살짝 올리면 아랫배가 저절로 당겨진다. 

 

복부 근육 이완은 횡격막을 자유롭게 해, 이는 올바른 호흡의 토대. 횡격막이 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경우 최대한 편하고 올바른 호흡이 나온다. 

 

이제 우리 과제는 날숨에 소리를 싣는 것.

즉, 평소처럼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과 코로) 내쉬는데, 이때 어떤 것이든 편한 소리를 내는 것. 힘과 긴장이 전혀 안 들어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턱이 살짝 벌어진다.

목소리가 가슴에서, 태양신경총 부위에서 생긴다는 점에 주목하자. (태양신경총이 어디 있나?) 바로 거기에 우리 목소리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있다. 

이 지휘자는 대개 잠자거나 게으름을 피우고, 그래서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밋밋하고 맛없이 들리는 것. 바로 이 연습으로 그를 깨울 수 있다!

 

당신한테서 나오는 소리는 앓는 소리와 비슷할 것.

아주 좋아! 바로 신음이 치유와 이완의 자연스러운 수단.

사람이 아플 때, 아픔을 참을 수 없을 때, 어떻게 하나? 신음을 낸다!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천연의 치유 수단을 작동하는 것.

목소리 울림에서 나오는 진동으로 왕년에 피타고라스파라셀수스가 사람들을 치료했다.  

 

목소리 초성 내기

(입과 턱의 위치와 모양 세 가지)


이제 아주 좋은 순간을 떠올리자! 

예를 들어 일터에서 하루 일과를 무사히 마치고 집에 돌아와 고단한 몸을 소파에 앉힐 때, 어떤 소리가 나오나? 안도의 한숨 같은 것? 저도 모르게 나오는? 바로 그것이다! 

무슨 소리를 내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닌 소리. 바로 그 순간, 목소리가 무의식과 곧장 연결되며 그런 소리는...  

1) 이완과 만족 상태를 한층 더 촉진하고 
2) 동시에 목소리 울림을 더 좋게 만든다.  

 

이를 내추럴 보이스 복원하는 자연적인 방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게 간단하고 유익한 실습 <천연 톤>.

날숨에서 아무 것이든 소리를 내라. 반듯한 자세와 태양신경총 부위에 걸터앉은 ‘지휘자’를 기억하면서!

 

하루 3-4 분 실습 수행. 예방 위해, 동시에 후두 위축 제거 위해. 

수행하면서 소리의 지속성, 높이, 음색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경쾌하게, 힘 안 들이고, 최대한 자연스레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해

매일 목소리가 더 좋아질 것!

혹시 스트레스나 피로가 생기면, 15-20분 과감하게 프리마 톤을  내라. 원기가 되살아남을 금방 느낄 것. 

(다음 포스트에서 실습에 들어갑니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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