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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8 퍼블릭 스피킹 모델 - 미스터 G가 되기
  2. 2019.04.05 신언서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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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블릭 스피킹 모델 

 - <미스터 G가 되기>​  

 

(화자가 양복 입고 맨발에 샌들 신은 채 무대에 등장. 

기차 승차를 알리는 휘슬을 분다.)

 

퍼블릭 스피킹 모델 - Being Mr.G

 

다들 승차하십시오! 

이제 상상해 보시지요. 화창한 날, 여러분이 기차에 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샌들을 신고 의젓한 모습입니다. 객차에 오르는데, 샌들 한 짝이 벗겨져 철로 위에 떨어집니다. (스피커가 샌들 한 짝을 벗어 연단 아래로 떨어뜨린다.) 여러분은 그걸 주우려 하지요. 한데, 너무 늦었어요. 기차가 이미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라면, 재수 없다고 툴툴거리고 떨어뜨린 샌들 때문에 뚜껑이 열릴 겁니다.​

 

심사위원장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제가 미스터 G라고 부르기를 좋아하는 한 인물의 전기를 언젠가 읽었는데, 그이에게 바로 그런 상황이 벌어졌더군요. 미스터 G는 떨어뜨린 샌들을 되찾기 어렵다고 깨닫자마자, 재빨리 다른 짝을 벗어서 철로 위로 내던졌지요. (스피커가 다른 짝을 벗어 연단 아래로 던진다.) 왜 그랬냐고 주변에서 묻자 미스터 G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내 첫 번째 샌들을 발견한 가난한 이가 두 번째 짝을 발견하면 얼마나 고마워하겠소…"

 

​"아아, 참으로 멋져!" 

여러분은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까?

 

이 스토리를 처음 읽었을 때, 그 너그러움에 난 감동을 받았습니다. 미스터 G가, 미스터 간디가, 그렇게 위대한 리더가 된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간디는 어려운 이들한테 마음 쓰는 용기를 낸 겁니다.

 

"에그, 겨우 샌들 한 켤레 가지고 뭘 그래?" 하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그런가요? 그렇다면, 다음에 출근할 때 한번 시도해 보십시오. 신발을 신지 않고 성큼 성큼 사무실로 들어가 봐요. (스피커가 맨발을 들어서 청중에게 보인다.)​

 

"어이, 신발은 어디 있어?" 하고 누군가가 묻습니다.

"아, 오다가 노숙자한테 건네줬지."

"아아, 참으로 멋져!" 그들이 그렇게 말할까요?

천만에! 당신을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볼 겁니다.​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마음 쓰자고 용기를 내는 일이 때론 모험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마음 쓸 때, 여러분은 미스터 G와 같은 사람인 겁니다. 제가 한번은 미스터 G가 되어 보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한 그룹을 위해 디제이 노릇을 한 것인데, 그들은 다 청각 장애를 겪는 이들이었어요. 청각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음악을 틀어 주다니, 먹혀들 리가 없었지요! 

아주 요란한 음악으로, 그들이 움직여 춤을 추게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제 자리에 선 채… 그저 수다만 떨었어요. (스피커가 대화를 묘사하려고 수화를 몇 가지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지요. 그들 세계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하나 번뜩였는데, 그게 실패한다면 나는 백 명 앞에서 멍청이로 보였을 거예요.

 

어떤 사람한테 수화를 몇 가지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요란하게 울리는 스피커 위로 뛰어 올랐어요. 아니, 사실은 기어올라서… 고함을 질렀습니다. (스피커가 두 팔을 허공에서 흔든다.) 자, 이게 수화로 고함을 치는 거예요! 누군가가 마주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이 손을 흔든 겁니다! 백 명의 미소가 손을 흔들어 답례한 것이지요.​

 

나는 그들이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볼륨을 마구 높였어요. (화자가 볼륨 스위치 돌리는 흉내를 내고, 리듬을 표시하기 위해 오른쪽 발을 굴러 소리를 낸다.) 그러고는 "나하고 춤을 춥시다!" 하는 사인을 보냈어요. 그리고 우리는 춤을 추었습니다. (허공에서 팔을 저으며 한 바퀴를 빙 돈다.) 우리는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겁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침묵을 지키지도 않았어요. 우리의 기쁨은 천 개의 목소리보다 더 크게 울렸습니다. 내 안에서 단어들이 마구 튀어나왔습니다. 더 이상 가슴에 품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난 크게 소리 쳤고… (발 구르기를 멈춘다.) 그들도 다 함께 응대하여 외쳤습니다. "우리도 당신을 사랑해요." ​

 

그래요, 난 알아요. "아아, 참으로 멋져!" 가슴의 소리를 들을 때, 여러분께서는 누군가에게 마음 쓸 용기를 냅니다. 미스터 G 한 분이 12년 전 내 가슴의 소리를 들었어요. 그때 나는 토스트 마스터즈의 새내기였구요. 그건 내 두 번째 스피치였어요.

 

아아, 얼마나 마음 조렸는지! 심장이 쿵쿵 뛰었지요. 많은 분들 앞에서 한껏 흥분됐어요.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몇 마디 꺼내자마자, 내 뇌가 폭염 속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땀이 얼굴에서 흘러 뱃구레를 거치고는 구두에 가득 고였습니다. 당황한 상태에서 떠듬떠듬 몇 마디를 이어갔어요. 

 

"죄송합니다. 스피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사과를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고는 비척대며 자리로 돌아온 거예요.​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이 그룹에 다시는 안 나오겠다고 마음먹었지요. 'TM'은 Toastmasters가 아니에요, 이건 끔찍한 마조히스트들인 거예요! (*토스트마스터즈는 세계적인 스피치 클럽. 해마다 각국에서 2만여 명이 참여하는 스피치 경연을 벌임. 여기서, Terrible Masochists를 넣어, 일종의 언어유희. 청중 웃음을 자아낸다.)

 

그때 따스한 손길이 어깨에 와 닿는 것을 느꼈습니다. 돌아봤어요. 미세스 G가 미소 띤 얼굴로 나직이 말하더군요. 

"용기 내신 걸 축하해요. 당신이 금방 실행한 일을 대다수는 엄두도 못 낼 거예요."

그때 다른 쪽에서 미스터 G가 내 손을 덥썩 잡더군요.

"좋은 스피치요. 다음엔 더 좋아질 거라오."

 

그 순간, 내가 그 가난한 사람임을 알게 됐습니다. 기차역에서 샌들 두 짝을 발견한 사람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당신이 고맙고 (몇 사람을 응시한다.) 당신도… 또 당신도…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나처럼 여러분 너그러움에 감동 받은 이들을 두루 대신하여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샌들을 떨어뜨릴 때, 여러분은 바로 미스터 G가 된다는 것을 다들 잘 알고 계십니다. 여러분께서 손을 뻗을 때… 그건 희망의 샌들이고, 여러분께서 가슴의 소리를 들을 때… 그건 기쁨의 샌들, 누군가에게 마음 쓰려 들 때… 그건 격려의 샌들입니다.

 

인생의 열차에서, 세상은 바로 여러분 같은, 미스터 G와 미세스 G가 더 많아지기를 갈구합니다. (화자가 호각을 분다.) 

 

다들 승차하십시오!

 


 

* 이 스피치에는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연구하고 본받을 요소들이 제법 많습니다. 텍스트 구성과 수사 장치, 기발한 오프닝과 마무리, 소도구 활용, (무엇보다도) 제스처와 신체언어, 무대 동작 등등. 그런 점을 내일 함께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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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언서판 (身言書判)과 수사학 

 

무릇 사람을 가리는 방법에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신(身)으로, 튼튼하고 균형 잡힌 풍모와 몸가짐, 

둘째는 언(言)으로, 명료하고 정확하며 간결한 언변, 

 

신언서판 = 수사학
(수사학이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기술이라면, 신언서판은 사람을 고르는 기준이라 하겠다.)

 

셋째는 서(書)로서, 힘 있고 아름다운 필치와 문장,

넷째는 판(判)으로, 사람의 문리(文理), 곧,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판단력. 

사람이 아무리 풍모가 뛰어나고, 언변이 좋고, 글씨에 능하다 해도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능력이 없으면, 그 인물됨이 출중할 수 없다. 판단력(判斷力)이란, 사물을 인식하여 논리나 기준 등에 따라 판정할 수 있는 능력.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자 볼 때는 미모에 치중하고 남자 판단할 때는 ‘신언서판’을 기준으로 삼는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서양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수사학(rhetoric)이 2500여 년 역사를 자랑한다면, 동양의 (중국의) 신언서판 개념이 본격 등장한 것은 그보다 1천여 년 늦은 당나라 때였다. 서양의 수사학은 중세 암흑 시대에 거의 연구되지 못하다가, 봉건제도가 붕괴하고 민주주의 개념이 싹트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근대에 들어 수사학에 가장 일찍 왕성하게 눈길 돌린 지역은 북아메리카 (미국). 이는 대중민주주의며 토론, 선거 유세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말본새 가닥이 잡힌 달변가들 중에는 대체로 의로운 사람이 많다. 

하지만 궤변(詭辯)을 잘 늘어놓는 사람을 가리켜 달변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역사에 남은 위인들 가운데는 달변가가 많았는데, 오늘날 미국인들이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링컨이 상원의원 입후보 때 반대파의 더글러스와 유세전을 벌이던 중… 

더글러스는 링컨의 약점을 잡아 비방하였다. 

“링컨은 자신이 전에 경영하던 상점에서 금주령을 어기고 술을 팔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상원의원이 되겠습니까?” 

이에 링컨이, 

“더글러스 후보가 한 말은 물론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저의 최대 고객은 더글러스 후보였습니다. 저는 이미 그 가게를  떠났지만, 더글러스 후보는 지금도 그 가게의 단골로 남아 있습니다.” 

당황한 더글러스가 덧붙이기를, 

“링컨은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 두 얼굴의 이중 인격자입니다.” 

이에 링컨은 천연스레 응수했다. 

“더글러스의 말대로 제가 두 얼굴의 소유자라면 오늘 같이 중요한 날에 왜 이 못 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이 한마디로 유세전의 승패는 단번에 결정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링컨은 달변가는 아니었다고 한다. 글에 더 능했다. 단지, 생각의 정연함, 임기응변, 촌철살인, 적절한 조크 덕분에 그의 말하기가 돋보인 것.)

 

수사학
"수사학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기술" -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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