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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과. 자녀와 갈등, 건설적 해결 방법 계속)

부모들의 질문 

 

문: 우리 가정에서는 자녀와 갈등을 해소하는 데 비생산적인 방법 2가지만 주로 이용해 왔다. 건설적인 방법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답: 가족이 차분한 환경에서 다 함께 모여 대화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서로의 생각과 요구와 주장을 조율하고 ‘합의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하, 이 방법대로 같이 해보자고 이끌라. 어른들은 아이가 하는 말을 정말 잘 들어보겠다고 마음가짐을 분명히 갖춰야 한다.

다시 강조하건대, 당신의 주된 도구요 조력자는 바로 <적극적 듣기>이다.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염소 두 마리가 서로 자기 길을 고집하다.

문: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답: 권위권위주의라는 두 개념의 차이를 이야기해 보자.

파워를 지향하고 힘을 이용하여 다른 이들을 종속시키려는 사람을 권위주의자 혹은 독재적인 사람이라고 부른다. 권위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능력이나 공정성 등 개인적 자질을 인정함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친다.

 

어린애한테 부모란... 아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존재이다. 

어린애 눈에 아빠는... 가장 강하고 가장 현명하고 가장 공정한 사람이며, 엄마는 가장 예쁘고 가장 다정하고 가장 멋진 사람이다. 부모들이 아이한테 이런 권위를 지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어른인데, 아이는 아직 작고 어리고 능력 없고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권위가 생후 처음 몇 해 아이에게 아주 많은 것을 준다. 아이는 행동거지, 말투, 입맛, 관점, 가치관, 도덕규범 등 모든 것을 부모한테서 무의식적으로 흡수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힘의 균형이 달라진다. 아이들과 부모들의 가능성이나 능력이 필연적으로 균등해진다. 아들이 처리하는 과제를 어떻게 하는지 이젠 아빠가 모를 수 있고, 엄마가 딸만큼 책을 많이 읽지 못할 수가 있다. 

먼저 인생을 살고 여러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형성된, 부모의 권위가 토대를 잃게 될 때 위기 순간이 찾아든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나나?

 

부모들은 합당한 권위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극적인 선택에 직면한다. 

권위주의의 길은 완전히 막다른 길이다. 무조건적인 복종과 처벌 위협으로 꾸려 오던 파워가 작동하기를 멈춘다. 아이가 조만간 자신의 독자성을, 자신의 욕구와 목적 실현 권리를 위한 투쟁에 나서면서 젊은 에너지를 다 동원하여 싸운다. 부모 자식 간에 간혹 노골적인 전쟁에 이르기도 한다. 이 길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되돌아가기가 불가능하다는 느낌.   

 

우리가 보기에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어떤 선택이냐고? 

아이를 윽박지르고 억누르는 방법은 희망이 없고 조만간 관계 결렬로 이어진다. 만약 금지와 압박, 지시에 의존하기 시작한다면, 그렇게 하는 어른은 (아이가 어렸을 때 누리던) 권위를 잃는다. 만약 힘과 연륜의 모델로 남는다면... 그러나 지시하는 힘이 아니라 정신적인 힘, 또 기계적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지혜로운 행동으로 이뤄지는 연륜의 모델로 남는다면... 그 어른은 권위를 계속 유지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본 방법은 당신과 자녀가 힘겨운 상황에 처했을 때 지혜를 드러내게 돕는 동시에, 당신을 권위주의라는 위험한 굴레에 빠지지 않게 한다. 

 

문: 갈등의 건설적 해결 과정에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드는 것은 아닌가? 

 

답: 사실 여기서는 ‘군대식으로’, 명령 하나로 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10분이든 때론 30분이든 시간을 들여야 된다. 그러나... 

1) 이 시간이 공연히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얻는 시간임을 알도록 하라. 아이들과 온 가족이 이 시간에 소중한 소통의 경험을 얻는다. 

2)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건 언제고 (다시) 불거질 것이다. 그때 결실 없는 입씨름과 언쟁에 들어가는 시간은 그 합리적 해결에 필요한 시간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3) 많은 부모들이 주목하는 사실이 있다. 즉, 올바른 방법을 적용하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갈수록 줄어들고 더 빨리 해결되기 시작한다

낫이 돌에 부닥치다.

문: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답: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할까 하는 우려는 대체로 확인된 바 없다. 이런 우려가 생기는 것은 사실 자연스럽다. ‘낫이 돌에 부닥치는’ 것을 외부에서 관찰한다면 걱정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 방법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관심사를 전제하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려고 서로 자극 받으며 창의성을 발휘하려 든다.  

 

문: 아이가 위험에 처해 있는데도 자기주장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하나? 그래도 끝까지 함께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나? 

 

답: 아이의 생명이 당신 행동의 긴급성에 달려 있다면, 당연히 반박을 허용하지 말고 강력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이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위험을 예방하는 주요 수단으로서 지시와 금지는 적합하지 않다. 

 

다음과 같은 물음을 두고 종종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다. 즉, "안 돼" 하고 금지해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뜨거운 촛불로 자꾸 손을 뻗는다면, 어떡해야 하나? 어떤 부모들은 억지로라도 손을 못 뻗게 해야 한다고 여기고, 또 어떤 부모들은 정 그렇다면 아이가 뜨거운 맛을 좀 보도록 놔둬야 한다고 여긴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지 않나? 그런데 아이가 더 커갈수록, 어떤 (특히 쓰라린) 경험을 얻는 데 드는 대가가 더 비싸게 먹힌다는 점은 분명한 듯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가? 

 

여기에 보편적인 답은 물론 없다. 그러나 아이를 당장의 위험에서 든든히 보호하는 바람에 우리는 어쩌면 아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무슨 소리냐고? 바로...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아이가 자기 행동에 책임질 기회를 빼앗는 셈이니까 말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갈등의 해결책을 아이와 함께 건설적으로 이끌어내서 잘 실천한다면, 그 자체로 아이한테는 경계심과 조심성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 아이들 사이에서 갈등이 달아오르면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답: 아이들이 서로 고함 지르면서 다툴 때 부모가 덩달아 “당장 그만두지 못해?!”, “둘 다 이제 따끔하게 혼내야겠어!” 하고 목소리 높이는 것이 가장 나쁘다. 또 대개는 더 어린 아이를 역성들기 쉬운데, 이건 더 나쁠 것이다. 왜냐하면 자꾸 그렇게 하다 보면 동생은 버릇이 나빠지고 형이나 언니는 질투와 원망을 품을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싸우는 경우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알고 상황을 파악하게끔 놔두는 게 나쁘지 않다. 이런 식으로 <나-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집안에서 그런 고함이 터지는 것을 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이 자기네 일을 스스로 다루고 해결하는 걸 좋아해."

 

하지만 아이들 갈등 해결에 부모가 중재자로 끼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때 건설적인 방법이 아주 유용하게 작동한다. 물론 먼저 양측의 얘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즉, 그 순간 당신이 한 아이의 얘기를 듣고 그 아이의 문제를 당신이 잘 알게 됐음을 그 아이가 감지하게 했다면, 다른 아이한테도 곧 그의 얘기 역시 주의 깊게 들을 것임을 어떤 식으로든 알게 하라

다른 아이는 당신 대화의 톤을 아주 예민하게 살피면서 당신 목소리에 나무라는 기색이 없고 음색이 다정하다면 당신이 자기의 ‘적수’에게 공감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음에 조심하라. 따라서 한 아이의 심적 체험을 경청하면서, 다른 아이에게는 눈길이나 고갯짓, 터치 등으로 “네가 있는 것도 알아, 곧 네 얘기를 주의 깊게 들을 거야” 하는 비언어적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좋다.  

 

오누이가 욕실을 더럽혔다고 서로 다투는 걸 아빠가 듣는다.

아이들과 그런 대화 사례를 살펴보자. 

아빠: 얘들아, 내가 지금 욕실을 쓰려고 보니까 정말 어수선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수건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바닥에 물이 흥건하고 욕조도 닦지 않고… (<나-메시지>).

영애: 그건 다 철수가 그런 거야. 얘는 치우고 정리하는 법이 없어요!

철수 (화가 나서): 아니야, 니가 거기다 다 늘어놨잖아!

영애: 아니, 니가 그랬다!

철수: 아니, 너야!

다투는 오누이한테 엄마가 다가온다.

 

엄마: 이런 장면은 내 마음에 안 든다. (<나-메시지>). 영애야, 네가 쓰고 난 뒤에는 욕실이 깨끗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구나. (적극적 듣기

영애: 아,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철수가 쓰고 난 뒤 같지는 않았어. 

철수: 바로 그거야,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다’는 거야!

 

엄마: 철수야, 이제 네 얘기를 들어보자꾸나. 그러니까 너도 뭔가를 치우지 않았다는 뜻이구나. (계속 적극적 듣기

영애: 응, 뭔가를 안 치웠을 거야. 

엄마 (철수에게): 철수야, 너한테 모든 걸 다 떠넘기면 화가 나겠지. (철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즉, 각자 조금씩 어지럽혔다고 인정한 것으로 난 이해했다. (들은 얘기를 엄마가 요약한다.) 이제 아빠가 욕실 들어가시기에 기분이 안 좋아 (아빠 이야기의 적극적 듣기), 나도 그렇고 (<나-메시지>). 자, 그럼 이제 어떡하지? (서로의 이야기를 다 듣고 열기가 좀 가라앉을 때 핵심 질문). 

철수: 각자가 자기 것을 치우게 해요. (엄마는 아이들 중 누군가가 뭔가를 제시하기를 기다렸다.) 

엄마: 그러면 널린 양말과 철벅이는 물에 ‘철수’와 ‘영애’ 이름을 붙일까? (유머감각은 상황을 푸는 데 흔히 크게 도움 돼.) 

철수 (웃으면서): 아, 그 정도는 아니고.

영애: 내가 바닥과 욕조를 닦겠어, 철수가 나머지를 다 치우라고 하지. (또 하나의 제시).

철수: 좋아, 난 동의해.

엄마: 흠, 이 결정에 다들 만족하는 것 같구나. 그럼, 언제 할래, 지금? 아니면 저녁 먹고 나서? (해결책/결정의 구체화

철수: 뭐, 지금 당장 하자. (영애가 고개 끄덕인다.) 근데 ‘나머지를 다 치운다’는 게 무슨 뜻이야?

엄마: 가서 보자꾸나. (다 함께 간다.) 네가 보기에 여기서 뭘 해야겠니? 

철수: 수건, 양말들… 또 비누와 목욕 타월… (해결책의 구체화.)

 

오누이가 서로 이해하고 함께 청소한다.

아이들이 욕실 청소를 금방 마치고 사이좋게 저녁을 먹는다.

자칫 소란을 일으킬 뻔한 사건은 잊히고, 아이들은 갈등을 윈윈으로 해결하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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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과. 부모의 감정 문제는 어떡하나? <최종>)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과제 1

다음 여러 상황에서 부모들의 응답 가운데 <나-메시지>로 더 잘 반응하는 경우를 고르라. (가장 적절한 응답 버전은 이 레슨 끝에 제시한다.)

 

상황 1. 당신이 딸에게 책상 앞에 앉아 공부 시작하라고 몇 번 부른다.

딸이 “알았어, 이제 할게” 하고 대답하면서도 제 하던 일만 계속한다.

당신은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하고, 그예 결정적인 한마디를 던진다.  

딸에게 이제 책상에 앉으라고 하는데 딸은 '알았다'고 하면서 계속 제 하던 일만 한다.

1.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니?

2. 같은 말을 자꾸 반복하면 난 화나기 시작한다. 

3. 나는 네가 말을 안 들을 때 화가 난다. 

 

상황 2. 당신이 친구하고 중요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이가 자꾸 방해한다. 이때 당신의 말.

엄마가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데 아이가 자꾸 방해한다.

1. 방해 받으면 대화하기가 힘들단다. 

2. 대화하는 데 방해하지 마라. 

3. 내가 대화하는 동안 다른 뭔가를 할 수는 없겠니? 

 

상황 3. 당신이 피곤하여 집에 온다. 십대 아들 방에 친구들이 있고 음악 소리가 요란하다. 탁자에는 먹고 마신 흔적이 낭자해. 당신은 짜증도 나고 화도 난다. (‘엄마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이 하는 말. 

엄마가 피곤한 상태로 귀가하니 아들과 친구들이 집안을 엉망으로 해놓았다.

 

1. 엄마가 피곤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안 하니?!

2. 설거지 좀 해라.

3. 피곤하여 왔는데 집안이 엉망진창이면 기분 상하고 화가 난다. 

 

과제 2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나-메시지>를 쓰면서 당신이 지금 겪는 감정의 강도를 느끼는 만큼 강하게 일컫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알고 보면 이건 그리 간단치 않다.

부모들은 대개 자기감정은 속에 꾹꾹 눌러담으면서 아이한테 해야 할 말을 생각하는 데 익숙해 있으니까. 즉, 자기감정도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는 뜻. 

 

이번 레슨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더 귀기울이기를 제시한다.

먼저 아이에게 대답할 것을 생각하지 말고, 아래 각각의 경우에서 당신이 어떤 심적 체험을 겪을지 정확히 알도록 하라. 

우선 2번 난만 채우라. 처음 사례는 예로 든 것. 

 

1. 상황  

2. 당신의 감정  

3. <나-메시지> 

1. 아이가 식탁에서 장난을 친다. 그만두라는 엄마의 경고에도 계속하다가 우유를 엎질렀다.

 

당황했다.

화가 났다.

 

 

 2. 대학 신입생 아들이 구멍 난 바지를 입고 학교에 다닌다. 다른 바지를 입으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

 

 

 

 3. 당신의 성숙한 딸이 불량한 남자와 이른바 사랑에 빠졌다’.

 

 

 

 4. 당신은 아파트 9층에 사는데 방에 들어가 보니 어린 아들이 창턱에 앉아 있다.

 

 

 

 5. 당신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손님들과 함께 자르려고 준비한 케이크를 딸이 한 조각 잘라 먹었다.

 

 

 

 6. 당신이 금방 마루를 닦았는데, 아들이 지나가자 지저분해졌다.

 

 

 

 7. 남편 돌아올 시각에 맞춰 저녁을 차리는데, 야채가 부족하다. 딸에게 마트에 다녀오라고 하자 거부한다.

 

 

 

 

과제 3

이제, 각 상황에 적은 감정을 염두에 두고, 3번 난에 당신의 <나-메시지>를 적으라. 

예를 들어, 첫 번 상황에서 당신은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겠다.

애들이 부모 말을 안 들을 때 나는 화가 난다!"

여기서 ‘애들’이란 (일반적, 보편적) 표현을 씀으로써 ‘너’에 대한 공격을 피할 수 있음에 주목하자

 

과제 4

이번엔 어떤 과제를 수행하라고 할지 당신은 아마 짐작했을 것이다.

즉, 자녀와 대화에서 <나-메시지>를 최대한 자주 이용해 보기!

여러 경우에 두루 적용해 봐야 익숙해지지 않을까

먼저, 지금 (자녀와 당신 둘 가운데) 누구한테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라. 즉, 누가 더 (부정적) 감정에 들끓고 있는지!

자녀보다는 당신이 정말 더 화나거나 속상하거나 끌탕을 하는 상태인가

그런 느낌과 감정에 압도돼 있나? 

그렇다면 그 상태를 먼저 자기 자신에게 알리라. 

이제 그것을 아이한테 말하라. (가능한 한 '에누리'하지 말고.) 

 

부모들의 질문 

 

문: <나-메시지>가 먹혀들지 않으면 어떡하나? 예를 들어, 어제 아들이 저녁 늦게 나가 놀려고 하기에 내가 "시간이 너무 늦어서 난 걱정된다" 하고 말했다. 그 말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나가고 말았다. 

 

저녁 늦게 외출하려는 딸에게 걱정된다고 말해도 그냥 나가고 말았다.

답: 이 질문은 앞의 한 레슨에서 알아본 것과 비슷하다. (5과의 질문 마지막 항목 참조).

여기서도 이 물음에 답변은 비슷하다. 즉, <나-메시지>와 우리가 습득하는 다른 방법들을 적용한다 해서 아이가 당장 책상 앞에 앉거나 싫어하는 스카프를 두른다거나 저녁 늦게 외출하는 일이 없어지는 등 무슨 획기적인 변화나 성과가 금방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지는 말라. 

이 몇몇 방법의 목적이나 용도는 그런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드럽게 접촉하기,

아이와 상호이해 향상하기,

아이가 자립성과 책임감 갖추도록 돕기 등이다.

보다시피, 목적이 더 장기적이고 훨씬 더 일반적이다. 

 

당신의 어떤 말을 듣고 아이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경우도 물론 있겠다. 하지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하겠다고 아이가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개는 자녀와 관계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당신의 소통 스타일이 개선되고 있음을 아이가 믿어야 한다.

당장에는 당신의 적절하고 올바른 말과 표현 등이 새 건물을 쌓은 작은 벽돌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작은 벽돌을 많이 쌓지 않고서 어떻게 건물을 올리겠나?  

 

문: 딸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뒤 눈물을 흘리며 집에 왔다. 난 아주 걱정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딸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 울면서 집에 와 엄마한테 하소연한다.

 

답: 그 순간 누구의 심적 체험이 더 강한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아이의 실패나 트러블은 전부 당신의 대응하는 감정을 일으킨다. 아이 일 때문에 당신이 크게 속상하고 화가 난다면, <나-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그런 감정을 딸에게 전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면 가뜩이나 마음 상한 딸의 문제가 더 깊어질 수 있다. 그게 아니라, 자기감정을 자신에게, 또 다른 성인에게 털어놓거나 혹은 노트에 적을 수도 있겠다. 

당신의 감정은 그렇게 처리하되, 괴롭힘을 당한 딸의 감정과 문제를 적극적으로 들어줄 필요가 있다. 여기서 당신의 공감 드러난다. 

 

문: 내가 아이한테 아주 화가 났다면 <나-메시지>를 어떻게 보내나? 

 

답: 분노는 대개 2차 감정이라고 심리학자들은 여긴다. 그건 다른 어떤 1차적 심적 체험을 기반으로 생긴다. 따라서 만약 아이한테 분노의 말을 던지고 싶어진다면, 잠시 멈춰서 본래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애쓰라

예를 들어, 

1) 아이가 당신에게 아주 거칠게 굴었다. 당신의 첫 반응은 분노 같은 것일 수 있다. 

2) 부모들 모임에서 당신 아이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많이 듣고 괴로움과 실망, 수치심을 느꼈다. 

3) 아이가 세 시간이나 늦게 집에 돌아오는 바람에 당신이 심하게 걱정했다. 하지만 아이가 들어오는 순간 첫 감정은 반가움과 안도! 이 처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다. 

 

– (너의 행동에) 난 마음이 아프고 상처를 받았다.

– (너에 관해) 그런 얘기를 듣고 난 아주 화나/당황해/불쾌해.

– 다행이야! 무사하구나! 얼마나 걱정했는지!

그런 여러 경우에서 ‘천둥과 번개’가 들어설 자리는 이미 없게 됨을 당신은 곧 알게 될 것이다. 

 

문: 우리한테는 이런 경우가 잦다. 그러니까, “난 걱정돼” 하는 내 말에 아들이 “엄마, 걱정 말아, 난 아무렇지도 않아” 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들 입에서 “엄마 걱정은 엄마 문제야!” 하는 말까지 나왔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엄마가 걱정된다고 말하자 아들은 상관 말라고 한다.

 

답: 아들이 그렇게 대꾸한다면, 이건 당신이 아이의 영역에 들어섰고 아이 스스로 해결하려는 문제에 간섭했다는 징표이다. 그런 경우 이렇게 자문하는 게 가장 좋다. 

“아이가 하는 일이 나와 개인적으로 직접적으로 관련되나?” 

당신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다면, 자신에 대해 염려할 권리를 아이 본인에게 넘겨 주시라.

그런 경우에는 당신이 아무리 걱정하고 안달한다 해도 아이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외려 방해가 될 수 있다!  

 

 

과제 1의 답변 

상황 1. 

2번 어구가 <나-메시지>일 것. 1번은 전형적인 <너-메시지>, 3번은 <나>로 시작해서 <너-메시지>로 넘어간다. 

상황 2. 

1번이 <나-메시지>, 나머지 둘은 <너-메시지>. 2번 어구에 <너>가 없지만, 그런 암시가 행간에 들어 있다.

상황 3. 

<나-메시지>는 3번 어구.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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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순간의 힘 52가지 실습

부정적인 감정 해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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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예방 표현법과 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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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예방하는 말씨와 표현법 - <나-서술 I-statement> 형태의 활용 이른바 <나-서술> 방법은 주변 사람을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화나게 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자신의 의도나 생각, 상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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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과. 부모들도 자기감정을 자녀에게 표현할 줄 알아야. <계속>) 

 

* * *

<나-메시지>에는 <너-메시지>에 비해 장점이 몇 가지 있다.

 

1. 아이를 섭섭하게 하지 않으면서 부모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여움이나 짜증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그렇게 해봤자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는커녕 외려 뜻하지 않은 불만을 사기 쉽다. 왜냐하면... 

앞에서 얘기한 대로, 자기감정을 완전히 억누르거나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며, 아이들은 부모가 화났는지 아닌지 늘 알고 있다. 만약 부모가 화나 있다면 아이는 그걸 금방 알아채고 이제 자기가 불쾌감이나 두려움을 느껴 부모를 피하거나 노골적인 언쟁으로 나설 수 있다. 그 결과 충돌하지 않으려는 부모의 처음 의도와는 정반대로 평화 대신에 전쟁이 벌어진다. 

 

엄마의 표정으로 불만을 알아챈 딸이 엄마에게 항의하다

 

12세 소녀가 엄마와 대화중에 울면서 자신이 ‘서운하게 여긴 점’을 다 털어놓았다. 

엄마가 나한테 언제 어떻게 대하는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난 다 본다구요! 예를 들어, 오늘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우리가 공부하는 대신 음악 틀어놓은 것을 봤을 때, 엄마가 말은 안 했지만 나한테 화가 났잖아요. 난 다 보고 아니까 부정하지 않아도 돼. 나를 쳐다보는 눈빛과 고개 돌리는 것만으로도 알았어요!

 

엄마가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에서) 불만을 숨기지만, 결국 딸은 그걸 알아차리고 엄마가 예기치 않은 반응을 또 보였다. 이 대목에서 기펜레이터 여사는 ‘우리네 애들이 얼마나 섬세하고 관찰력 뛰어난지, 심리학자와 다를 바 없다’고 놀라움을 표한다. 이 소녀는 부모들이 왜 불필요한 침묵을 깨고 자기감정의 출구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2. <나-메시지>는 아이들이 부모를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를 준다

부모들은 대체로 '권위'라는 갑옷으로 무장한 채 아이들한테 닫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부모로서 책임감 같은 것도 작용한다. 어디 그뿐이랴. 아이를 가르치고 이끄는 ‘교육자’의 마스크도 써야 하며, 그걸 쓰고 난 뒤로는 잠시라도 들어 올리거나 벗을 엄두를 못 낸다. 

 

그렇게 '닫혀 있고, 위에 있고, 완전한 듯싶던' 엄마와 아빠도 (아이와 마찬가지로) 뭔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서 아이들이 때론 놀란다. 이건 아이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안긴다.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 있던 어른이 아이에게 더 친근하고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는 점

엄마가 열 살 아들에게 전화하여 어려운 일을 잘 마쳤다고 전하면서 서로 기뻐하다.

얼마 전 들은 대화 한 토막.

한 엄마가 열 살 된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참이었다. 교사인 엄마는 아주 힘든 수업이 끝났다고 아들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얘야, 오늘 아침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너도 알 거야. 그러나 다 잘 끝났고, 난 아주 기쁘단다. 너도 기쁘지? 고마워!!" 

엄마와 아들 간에 그런 감성적 친밀함을 관찰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었다. 

 

3. 부모가 마음을 열고 자기감정 표현에 진실할 때, 아이들도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부모가 그렇게 할 때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기네를 믿는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한 엄마가 아들에게 자신이 제대로 행동했는지 묻는 편지를 보내 왔다. 

 

난 아들이 여섯 살일 때 남편과 헤어졌습니다. 이제 아들은 열한 살이 됐어요. 아이는 속이 더 깊어지고 철도 많이 들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아빠를 그리워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어쩌다가 이런 말이 튀어나왔어요. “아빠랑은 영화관에 갈 텐데, 엄마하고는 싫어.” 

그리고 며칠 뒤에는 아들이 심심하고 외롭다고 대놓고 말하기에, 내가 이렇게 대응했습니다. 

“그래, 아들, 넌 요 근래 계속 울적하구나, 아마 아빠가 없어서 그럴 거야. 나도 그리 즐겁지 못하단다. 너에게 아빠가 있고 나에게 남편이 있다면, 우리 사는 게 훨씬 더 재미있을 텐데...” 

아들이 좀 움찔하는 듯했어요. 그러고는 내 어깨에 기대더니 말없이 눈물을 흘리더군요. 

나도 아이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둘 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난 그날 일을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래, 아이한테 내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건 잘 한 일이야'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이혼한 엄마가 아빠 없다고 불평하는 아들에게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고 더 이해하게 되다.

이 엄마는 올바른 말을 직관적으로 찾아냈다.

아이가 겪고 있으며 털어놓는 심적 체험을 들어 알고는 아이에게 말했으며 (적극적 듣기) 또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얘기하기도 했다 (<나-메시지>). 

두 사람 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는 사실이 이 방법의 효험을 잘 증명한다. 

아이들은 부모한테서 소통 매너를 아주 빨리 습득한다. 부모가 <나-메시지>를 이용하면 자녀도 그렇게 되기 마련인데, 아이가 <나-메시지>를 이용해 말할 때 부모는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더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

 

4. 끝으로, 지시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자기감정을 표현하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남겨둔다.

그때, 놀랍게도, 아이들은 부모의 갈망과 마음 상태를 (심적 체험을) 헤아리기 시작한다

4세 소년의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 

약국에서 네 살 된 아들이 떼를 쓰는 바람에 엄마가 당황하다.

아들과 같이 약국에 갔다. 아이가 비타민을 원해서 사주었다. 그러더니 다른 것을 보고는 그걸 또 사 달라고 했다.

난 “얘야, 이 비타민을 다 먹고 나면 그때 다른 걸 또 사줄게" 하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는 징징대더니 나를 떠밀고 마구 소리치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 난 아주 불쾌하고 부끄러웠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큰 소리로 말했다. 

– 지금 이런 장면 때문에 난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란다. 

내 말에 아이가 갑자기 몸을 돌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내 다리를 껴안고 말했다. 

– 엄마, 가자. 엄마 마음대로 해요. 엄마가 먹으라는 대로 비타민을 먹을게. 한 가지든 두 가지든 엄마 말대로 할게. 

그리고 우리는 집으로 왔다. 아이는 계속 내 눈을 보면서 비타민을 엄마가 먹으라는 대로 먹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가르칠 때는 단번에, 단호하게  

- 이 스토리는 아들에게 크게 화가 난 엄마의 사연

 

오래 전 일이다. 그때 아들이 여섯 살. 아이가 나가 놀자고 청하는데, 난 몸이 안 좋아 누워 있었기에 아이 혼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우리 마당은 그리 위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겠다 싶었던 것이다. 게다가 아이는 놀이터에서만 놀기로 단단히 약속하고 나갔다. (놀이터는 건물 양편에 두 군데가 있었다.)  

아이가 지나가는 어른에게 시간을 물어서 몇 시에는 돌아오기로 했는데... 그 시각이 지났다. 그리고 30분이 지나고 또 한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아이를 찾으러 나섰다. 놀이터를 다 뒤지고 갈 만한 곳을 다 찾아 다녔지만 아이는 아무 데도 없었다. 혹시 집에 돌아왔나 싶어 집으로 달려갔다가 또 찾으러 뛰어나가기를 몇 번이나 했다. 

 

그런 일은 처음이어서 더 걱정되고 더 불안했다. 아이는 엄마 말을 잘 따르는 편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수선을 피운 끝에 아이를 찾았는데, 난 이미 ‘극단적인’ 상태에 이르렀기에 단단히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과 불안으로 시작하여 노여움에 휩싸인 난 진정하지 못하고 마구 떨리는 상태였다.) 

밖에 나가 놀다가 약속 시간에 돌아오지 않아 엄마를 애태운 아들을 혼내다.

“네가 한 짓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으니, 벌을 줘야겠다. 선택하렴. 허리띠로 맞을래, 아니면 일주일 동안 내가 책을 읽어 주지 않기를 택할래?!" 

아들이 잠깐 생각하더니 물었다. "허리띠로 맞으면, 책은 읽어 줄 거예요?" 

"그래." 내가 우울하게 말했다. 

"그러면 허리띠로 맞을래요!" 아들이 말했다. 

난 아이에게 바지를 벗으라 지시하고 장롱에서 허리띠를 찾았다. 

"어떻게 서야 돼요?" 아이가 묻는다. 

 

그러자 난 왠지 불편해졌다. (아이가 진지하게 생각하여 책을 택했을 때부터 불편한 느낌은 시작됐다.) 하지만 끝까지 벌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를 허리띠로 몇 차례 때렸다. 그러고 나서 난 아주 부끄러워졌다

‘화가 잔뜩 난’ 나보다도 더 '품위를 지킨' 어린애한테 내가 마음의 상처를 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 것이다. 그때 내가 무척 화가 났었나? 처음엔 죽을 만큼 걱정하고 동요하다가 아이를 찾자 그런 건 다 사라지고 벌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생겼다. 

만약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금방 얘기했다면 아이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상황을 이해했을 테고, 그러면 의연하게 서 있는 아들에게 벌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면서 동시에 내 불편한 느낌을 야기하는 멍청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뒤로 다시는 아이를 때리지 않았다.

<나-메시지>라는 방법을 알고 나서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면 좋은지를 깨달았다.

 

* * *

<나-메시지> 전하는 법을 익히기란 아이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는 것만큼이나 간단치 않다. 처음에는 실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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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과. 부모들의 감정... 이건 어떻게 하나?  

 

누구의 문제인가? 
두 가지 상황 – 두 가지 ‘컵'

규칙 5: 자신의 심적 체험을 아이한테 말하기 
규칙 6: <나–메시지>보다 <너–메시지>로 
규칙 7: 조건이나 환경을 바꾸기 규
8: 기대를 바꾸기  
규칙 9: 누가 더 걱정해야 하나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부모들의 질문 

 

내 생각에, 지금까지 레슨을 거치면서 당신은 이런 의문을 여러 번 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부모들의) 감정은 어떻게 처리하지?
부모들 역시 동요하고 화내고 지치고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는가. 아이를 상대하고 돌보고 인도하면서 키우느라 우리도 힘들어, 때론 고통스럽기도 하고… 우리의 힘겨운 얘기는 도대체 누가 들어줄 것인가? 우리가 겪는 심적 체험과 마음 상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관해 이번 레슨에서 생각해 보자. 

 

* * *

우선 어떤 상황에 관한 얘기인지 더 분명하게 알아보자.

심적 동요, 염려, 마음 상함, 화가 남, 불쾌함 따위에 부모가 훨씬 더 크게 휘둘리는 경우를 말한다. 아이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인데, 정작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고 태연하기만 한 경우를 말한다. 달리 말해, 이 상황은 아이의 정서적 문제를 다룰 때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것에 반대되는 것이다.

 

부모와 아이의 감정을 두 개의 ‘컵’으로 묘사하자.

아이가 더 많이 애를 태울 때, 여러 감정 상태에서 들끓을 때, 아이의 ‘컵’은 가득 차고, 부모는 상대적으로 차분하며 ‘컵’ 수준이 낮다. 

 

부모보다 아이가 어떤 감정에 들끓는 상태

 

그리고 다른 상황은...

아이는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안달하지도 않는데, 부모가 어떤 감정으로 가득 차 있을 때. 두 번째 유형의 예는 이렇다. 

 

부모가 아이보다 감정에 더 시달릴 때

 

1. 

귀가하는 길에 집에 거의 다 와서 당신이 아들과 마주쳤는데, 아이의 얼굴이 지저분하고 상의 단추가 뜯겨 나가고 셔츠가 바지에서 튀어나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이를 쳐다보며 씩 웃는데, 그런 아들 모습에 당신은 불쾌하고 이웃들 보기에 좀 창피하다. 하지만 아들은 그런 주변 정황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신나게 놀다가 이제 퇴근하는 아빠와 우연히 마주쳐서 좋아한다. 

 

퇴근길에 아이가 지저분한 상태로 노는 것을 본 아빠

 

2. 

어린애가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열심히 마루를 달린다.

당신은 출근 준비하느라 서두르는데, 어린 아들이 자꾸 발에 걸리적거리면서 출근 준비에 방해가 된다. 은근히 짜증이 난다. 

 

아빠가 출근 준비하는 데 아이가 마루에서 놀며 자꾸 방해된다.

 

3. 

십대 아들이 또 오디오를 아주 크게 틀었다. 당신 신경을 날카롭게 건드린다. 

 

십대 아들이 또 오디오를 아주 크게 틀어서 엄마가 힘들어한다.

 

* * *

이런 경우에, 그러니까 부모가 어떤 (부정적인) 감정에 가득 찰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규칙 5>는 다소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다.

만약 아이의 행동 때문에 당신 마음이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생긴다면, 
그렇다는 걸 아이한테 알리라. 

 

이 규칙은 감정을, 특히 부정적이고 거센 감정을, 어떤 경우에도 눌러 담고 있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분노를 말없이 참거나 화를 억누르거나 마음의 동요가 큰데 차분한 표정을 지으려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애써 봤자 자기 자신도 아이도 속일 수 없을 것이다. 아이는 당신의 포즈와 제스처, 억양, 표정, 눈빛 등을 보고 어렵지 않게 뭔가 잘못 되고 있음을 ‘읽는다’

 

사실 바로 이 ‘비언어적’ 시그널들을 통해서 우리 내면 상태에 관한 정보의 90% 이상이 전해지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런 시그널을 임의로 통제하기란 아주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 얼마 지나면 감정은 통상 날카로운 말이나 행동으로 ‘돌출하고’ 흘러나온다

※ <신체언어 개관>

 

그런데... 그런 감정을 아이도 당신 자신도 기분 상하지 않게 표현해야 하지 않나?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하나? 

 

<규칙 6>

자기감정을 아이한테 말할 때, 1인칭을 이용하라. 
자신과 자신의 심적 체험을전하라, 아이와 아이 행동에 관한 것이 아니라. 

 

* * *

저 앞에 소개한 세 가지 사례로 돌아가서, 규칙 5와 규칙 6을 적용하여 부모의 반응과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말을 만들어 보자. 이런 식이 될 것이다. 

 

1. 난 애들이 지저분하게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웃들 보기에도 창피하고

2. 출근하려고 서두르는데 누군가가 발밑에서 기어 다니고 계속 걸리적거리면 난 출근 준비가 힘들어. 

3. 요란한 음악 소리에 나는 아주 지친다, 얘야. 

 

여기에 다 1인칭 대명사가 쓰였음에 주목하라. 따라서 이런 종류의 언급을 심리학에서는 <나–메시지>라 불렀다. 

 

부모 중에 혹자는 달리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1. 넌 왜 그 모양으로 다니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2. 다른 데서 놀 수 없니? 발밑에서 자꾸 걸리적거리니까 출근 준비가 안 된다.  

3. 소리를 좀 줄일 수 없겠니? 

이런 언급에서는 2인칭 대명사가 쓰인다. 이것을 <너–메시지>라 부를 수 있다. 

 

얼핏 보기에 <나-메시지>와 <너-메시지>의 차이가 크지 않은 듯싶을 수 있다. 게다가 후자가 더 익숙하고 ‘더 편하다.' 하지만 그런 말에 아이는 불쾌감을 느끼고 자기방어에 나서면서 불퉁거리게 된. 그런 만큼... 후자 같은 표현은 피하는 게 좋다. 

 

넌 도대체 언제나 돼야 방을 치울 거니?!

결국 <너–메시지>에는 본질적으로 아이에 대한 공격이나 비난, 비판이 담길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대화가 이렇다. 

넌 도대체 언제나 돼야 방을 치울 거니?! (질책, 꾸중)

– 그만해요, 아빠. 어차피 내 방이잖아!

넌 아빠한테 말하는 투가 왜 그래?! (비난, 위협)

– 내가 어떻게 말했는데?

 

* * *

<나-메시지>에는 <너-메시지>보다 장점이 몇 가지 있다.

1. 아이에게 서운하지 않은 형식으로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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