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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2.04 도웰 교수의 머리 7장
  2. 2019.07.11 도웰 교수의 머리 2장
  3. 2019.03.23 도웰 교수의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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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상과학(SF) 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

 

김성호 옮김

 

 

 


 

7. 머리들이 기분을 전환하다 

 

 

톰과 브리케의 머리들은 새로운 존재에 적응하기가 도웰의 머리보다 더 힘들었다. 

도웰 교수의 뇌는 이전에 흥미를 보였던 과학 연구에 지금도 전념하고 있었다. 

톰과 브리케는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몸통 없이 산다는 건 그들에게 의미가 없었다. 그들이 아주 금세 우울해진 것은 당연했다. 


톰이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걸 사는 거라고 할 수 있겠어? 나무 등걸처럼 웅크리고서 구멍 날 정도로 벽만 쳐다봐야 하니…”

 

코른은 그들을 농담 삼아 ‘과학의 포로들’이라고 불렀는데, 이 포로들이 시무룩한 모습만 보이자 그도 역시 몹시 안달했다. 대중에 공개할 날이 오기도 전에 머리들이 우울증으로 쇠약해질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떡하든 그들이 재미나게 지내게 하려고 애썼다. 

그래서 영사기를 들여놓고, 로랑과 존이 저녁마다 필름을 틀었다. 실험실 흰 벽이 스크린 구실을 했다.

 

톰의 머리는 찰리 채플린과 몬티 뱅크스(Monty Banks)가 출연하는 코미디 필름들을 특히 좋아했다.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보면서 톰은 한동안이라도 자신의 구차한 존재를 잊었다. 그의 목구멍에서 웃음소리 같은 것이 터지기도 하고 두 눈에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그러다가 방안 흰 벽에 영사된 한 필름에서 뱅크스가 까불거리는 뒤편으로 시골 농장 전경이 나타났다. 

작은 계집애가 닭들에게 먹이를 준다. 볏을 꼿꼿이 세운 암탉이 병아리들을 열심히 거둬 먹인다. 

뒤편에 있는 외양간에서는 젊고 튼튼한 여인이 어미 젖통으로 파고드는 송아지를 팔꿈치로 밀면서 암소의 젖을 짜고 있다. 

털북숭이 개가 좋다고 꼬리를 흔들면서 마당을 달려갔고, 그 뒤로 농부가 나타났다. 그가 말고삐를 잡아끌었다. 

 

그때 톰이 가성 같이 아주 높은 소리를 쉭쉭 내더니 고함을 쳤다. 
“그만! 그만둬요!..”

영사기 곁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존이 무슨 뜻인지 언뜻 알아차리지 못했다. 

 

“상연을 멈춰요!” 

로랑이 소리치면서 서둘러 불을 켰다. 

희끄무레해진 장면이 여전히 얼마 동안 어른거리다가 마침내 사라졌다. 존이 영사기 작동을 멈췄다.
로랑이 톰을 쳐다봤다. 

그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는데, 그건 이미 웃음의 눈물이 아니었다. 

그의 얼굴은 모욕당한 아이처럼 온통 찌그러들고 입매가 일그러졌다. 

 

톰의 머리가 흐느꼈다. 
“꼭 우리… 시골 같아… 암소… 암탉… 그것들이 사라졌어, 이젠 다 사라졌어…”

 

영사기 곁에서 로랑이 필름을 바꾸느라고 부산을 떨었다. 

곧 다시 불이 꺼지고 흰 벽에 그림자들이 어른거렸다. 해롤드 로이드(Harold Lloyd)가 추적하는 경찰들을 피해 황급히 달아나고 있었다. 

하지만 톰의 상한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제 움직이는 사람들 모습이 그에게 더 큰 우울증을 안기게 됐다. 

 

톰의 머리가 투덜댔다. 
“저런, 탄내 맡은 놈처럼 정신없이 다니는군. 저자를 나처럼 주저앉히면, 저렇게 팔딱거리며 뛰지 못할 텐데.”

로랑이 프로그램을 다시 바꿔야 했다. 

 

사교계 무도회 장면에 브리케의 기분이 완전히 잡쳤다. 

어여쁜 여인들과 그들의 호사한 성장에 짜증스러운 반응을 예민하게 보였다. 
“필요 없어… 난 다른 이들이 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영사기를 내갔다.   

 

라디오가 그들을 조금 더 오래 즐겁게 해주었다. 
음악이 흐르자 둘 다 흥분했다. 특히 댄스곡이 나오자 더 달아올랐다. 

 

“아아, 내가 이 춤을 얼마나 많이 추었는데!”
브리케의 머리가 왈칵 눈물을 쏟으면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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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려면 다른 수단이 필요했다. 

 

브리케는 변덕이 심했다. 

짬만 나면 거울을 비춰 달라고 하지 않나, 툭하면 가르마를 바꾸어라, 아이라인을 그리고 파운데이션과 연지를 발라라, 요구가 많았다. 

화장에 크게 관심이 없는 로랑이 무슨 짓인가 싶어 불쾌해졌다. 
그러자 브리케의 머리가 짜증을 냈다. 
“정말 모르겠단 말이에요? 오른쪽 눈이 왼쪽보다 더 어둡게 됐잖아요. 거울을 더 올려요.” 

 

브리케는 패션잡지들과 옷감을 가져다 달라고 청하고 자기 머리가 놓인 탁자를 천 같은 것으로 가리라고 했다. 

나이가 다 들어 수줍음을 타면서, 한 방에서 남자와 잠을 잘 수 없다고 하는 등 괴벽을 보이기까지 했다. 


“밤에는 병풍으로, 아니면 책으로라도 나를 가려 줘요.”
로랑이 하는 수 없이 큰 책으로 ‘병풍’을 만들어 브리케의 머리 곁 유리판 위에 세워 두었다.

 

 

톰도 브리케 못지않게 사람들을 귀찮게 했다. 
한 번은 포도주를 요구했다. 

코른 교수가 영양분을 공급하는 용액에 알코올을 조금 집어넣어서 그가 술 취한 기분을 맛보도록 했다.

 

가끔 톰과 브리케는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다. 

빈약한 성대가 받쳐주지 못했다. 그건 듣기에 딱한 이중창이었다. 

 

“내 가련한 목소리… 예전에 내가 어떻게 노래를 불렀는지 당신이 들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게 말하면서 브리케가 괴롭다는 듯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저녁마다 그들은 상념에 잠겼다. 

이상한 존재 방식 때문에 이 평범한 존재들조차 삶과 죽음에 관한 문제들을 숙고하게 됐다. 
브리케는 불멸을 믿었다. 톰은 유물론자였다. 

 

“물론 우리는 영원히 죽지 않아요. 영혼이 육체와 함께 죽는다면, 머리로 돌아오지 않았을 거예요.” 
브리케의 머리가 종알거리자, 톰이 신랄하게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영혼은 머리와 몸 중 어디에 깃들었나요?”
“물론, 몸에 있었지요… 아니, 어디에나 있었어…” 
상대가 자기를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면서 브리케의 머리가 자신 없게 대꾸했다.

 

“그렇다면 당신 몸통의 영혼은 지금 저승에서 머리가 없이 다니고 있나요?”
“당신한테도 머리가 없는걸요, 뭐.” 
브리케가 퉁명스레 대꾸했지만, 톰이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나야 머리하고 있지요. 그것 하나만 남은 걸요. 한데 당신 머리의 영혼은 저 세상에 남지 않았어요? 이 고무 창자를 따라서 지상으로 돌아왔나요? 아니, 그렇지 않아요.” 
그의 말투가 이제 심각하게 바뀌었다. 
“우리는 기계와 같아서, 증기를 넣으면 다시 작동했지요. 한데 지금은 산산조각이 나서 아무리 증기를 넣어도 소용이 없는 거고…”

그러고 나서 그들은 또 각자 상념에 잠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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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

김성호 옮김

 

로랑이 머리를 보고 깜짝 놀라다.

 


 

2. 금지된 밸브의 비밀 

 

마리 로랑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열일곱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병든 어머니를 돌봐야 했다. 아버지가 남긴 작은 재산은 오래 가지 못했는데, 공부도 하고 가족 부양도 해야 했다. 몇 해 동안 신문사에서 야간 교정원으로 일했다. 의사 자격을 얻고 일자리를 찾기는 했는데, 헛수고만 한 셈이 됐다. 

황열병이 기승을 부리는 뉴기니의 재난 장소로 가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병든 엄마와 함께 거기로 가는 것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도 다 원치 않았던 것이다. 코른 교수의 제의가 그녀에겐 탈출구였다. 

괴상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거의 주저하지 않고 동의했다. 코른 교수가 사전에 그녀에 관해 면밀하게 뒷조사했다는 사실을 로랑은 알지 못했다. 

 

코른의 연구실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벌써 두 주가 됐다. 그녀가 하는 일이라야 그리 어렵지 않았다. 머리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기구들을 낮 동안에 관리해야 했다. 밤에는 존이 교대했다. 

코른 교수가 용기들 곁에 있는 밸브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설명했다. 머리의 목구멍으로 이어지는 굵은 관이 나오는 큰 실린더를 가리키면서, 코른은 그 실린더 밸브를 열어서는 안 된다고 아주 엄하게 당조짐했다. 

“밸브를 건드리면 머리는 즉사할 거요. 머리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체계와 이 실린더의 중요성을 조만간 설명해 주겠소. 일단 기구들을 다루는 법만 알아 두시오.”

하지만 코른은 설명하기를 서둘지 않았다. 

 

머리의 콧구멍에 작은 체온계가 깊숙이 꽂혀 있었다. 정해진 시각에 그걸 빼서 온도를 기록해야 했다. 용기들에도 온도계와 기압계가 많이 달렸다. 로랑이 액체 온도와 용기들의 압력을 검사하고 확인했다. 잘 조정된 기구들이 제 시각마다 정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특별히 바쁠 일은 없었다. 머리의 관자놀이에 부착된 기구가 특히 예민하게 맥박을 표시했다. 하루 밤낮이 지나면 기록 용지를 갈았다. 용기들의 내용물은 로랑이 없을 때, 일터에 도착하기 전에 채워지곤 했다. 

 

로랑은 점차 머리에 익숙해지고 친숙해지기까지 했다.

신선한 대기 속에서 걸어오느라고 아침에 두 볼이 발갛게 된 채 로랑이 들어서자, 그녀를 보고 머리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으며 인사하는 표시로 눈꺼풀을 가볍게 떨었다. 

 

마리 로랑의 출근

 

머리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머리와 로랑 사이에는 아주 제한적이긴 해도 일정한 언어가 곧 설정됐다. 눈꺼풀을 내려뜨리는 것은 ‘예스’, 치켜 올리는 것은 ‘노’라는 뜻이었다. 소리 없이 달싹이는 입도 조금 도움이 됐다. 

 

“오늘은 기분이 어때요?” 

로랑이 말을 걸자 머리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눈꺼풀을 내려뜨렸다. ‘좋아요. 고마워요.’ 하는 뜻이었다.

“간밤엔 어떻게 보냈어요?”

역시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말을 걸면서 로랑은 오전에 할 일들을 민첩하게 처리했다. 기구들과 온도, 맥박을 확인하고 일지를 꼬박꼬박 적었다. 그 다음에는 알코올 섞은 물을 부드러운 스펀지에 묻혀서 머리의 얼굴을 아주 조심스레 씻고 탈지면으로 귓바퀴를 닦아냈다. 속눈썹에 걸린 솜뭉치를 떼어냈다. 눈과 귀, 코, 입도 닦았다. 그렇게 하기 위해 입과 코에는 특별한 관들을 집어넣었다. 머리도 빗어 주었다. 

그녀의 손길이 민첩하고 능숙하게 머리를 건드렸다. 머리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로랑도 상쾌한 기분으로 입을 열었다.

“오늘은 정말 날이 좋아요. 하늘이 그렇게 푸를 수가 없어요. 차가운 공기는 또 얼마나 상큼한지! 온 가슴으로 들이마시고 싶어지지요. 이제 봄기운을 물씬 머금은 태양이 얼마나 환하게 비치는지 보세요.”

도웰 교수의 입매가 서글프게 일그러졌다. 두 눈이 우울하게 창밖을 내다보다가 로랑에게 돌아와 멈췄다.

 

그녀가 뺨을 붉게 물들이면서 속으로 자신을 가볍게 책망했다. 

감수성 예민한 여성의 본능으로 그녀는 머리에게 불가능한 것이나 신체적 존재의 괴이함을 연상시키는 말은 일체 피하려고 했다. 자연에 의해 모욕된, 고립무원의 아이를 대하듯이 로랑은 머리에게 엄마로서의 연민 같은 감정을 맛보았다.

자신의 부주의한 발언을 덮으려고 로랑이 서둘러 말을 이었다. 

“아, 이제 일을 시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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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코른 교수가 들어오기 전까지 머리는 독서에 몰두했다. 로랑이 최신 의학 잡지와 서적들을 산더미처럼 들고 와서 보여주면, 머리는 그것들을 다 읽었다. 필요한 논문에서는 두 눈썹을 꿈틀거렸다. 로랑이 저널을 퓨피트르(pupitre)에 올려놓으면 머리는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로랑은 머리의 눈길을 보면서 머리가 어떤 줄을 읽는지 알아차리고 적절한 순간에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

페이지에 표시할 필요가 있을 때면 머리가 신호를 보내고 로랑이 머리의 눈길을 따라 손가락으로 줄을 짚어가며 종이 위에 연필로 밑줄을 그었다. 

머리가 어떤 대목을 왜 표시하는 건지 궁금했지만, 머리의 빈약한 표정 언어로는 마땅한 설명을 듣기 힘들다고 여겼기 때문에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전 코른 교수가 없을 때 그의 서재를 지나치다가 책상 위에 놓인 저널들을 보았는데, 그건 머리의 지시에 따라 그녀가 밑줄을 그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다른 종이에는 그 표시된 대목들을 코른 교수가 직접 옮겨 적은 것이 있었다. 그걸 보고서 로랑이 많은 생각에 잠겼었다. 

 

그때 일을 기억하고서 로랑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쩌면 머리가 어떤 식으로든 대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이다. 

“말 좀 해 보세요, 우리가 왜 학술 논문들의 어떤 대목을 표시하는 거지요?”

도웰 교수의 얼굴에 답답하여 불만스럽다는 표정이 나타났다. 머리가 뭔가를 말하는 눈빛으로 로랑을 쳐다봤다. 그러더니 목구멍으로 굵은 관이 이어지는 밸브에 눈길을 돌리고는 눈썹을 두 번 추켜올렸다. 그건 부탁한다는 표시였다. 금지된 밸브를 열어 달라고 하는 것임을 로랑이 깨달았다. 

 

머리가 그런 부탁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로랑은 머리의 바람을 나름대로 해석하곤 했다. ‘머리가 사는 게 낙이 없어 스스로 명줄을 끊고 싶어 하나 봐.’ 그래서 금지된 밸브를 열지 않으려고 했다. 머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장본인이 되고 싶지 않았으며, 책임이 돌아오고 일자리를 잃을까 겁을 냈던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질겁하여 대답했다. 

“아니, 안 돼요. 이 밸브를 열면 당신은 죽어요. 난 당신이 죽는 걸 원치 않아요. 죽게 할 수 없어요.” 

무기력감과 답답함 때문에 머리의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머리가 눈꺼풀과 눈을 세 번이나 위로 치켜 올렸다. 

그건 ‘아니, 아니야, 난 죽지 않아요!’ 하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로랑이 망설였다. 

 

로랑이 도웰 교수의 머리와 친해지다.

 

머리가 소리 없이 입을 달싹였다. 그건 마치 ‘열어요. 제발 열어 줘요!’ 하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로랑의 호기심이 바짝 달아올랐다. 여기에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머리의 두 눈에 끝없는 우수가 반짝였다. 두 눈은 부탁하고 간청하고 요구했다. 인간 사유의 모든 힘이, 긴장된 의지가 바로 그 눈길에 다 집중된 것만 같았다. 

로랑이 마음을 고쳐먹었다. 

밸브를 조심스레 열 때 심장이 강하게 고동치고 손이 떨렸다. 

그 즉시 머리의 목구멍에서 스스스 하는 소리가 새나왔다. 가녀리고 희미하고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망가진 축음기처럼 덜컥대며 쉭쉭 하는 소리였다.

 

“고-맙-구려... 아-가-씨...”

 

금지된 밸브가 열리면서 실린더 안에 응축돼 있던 공기가 빠져나갔다. 그리고 공기가 머리의 목구멍을 통과하며 성대를 움직이자 머리가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데 목구멍과 성대의 근육들이 이미 정상으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에 머리가 말을 하지 않을 때도 공기는 스스스 소리를 내면서 계속 목구멍에서 새나왔다. 목 부위의 신경 줄기들이 끊어져서 성대 근육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목소리는 희미하고 덜그럭거리는 음색을 띠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의 얼굴에 모처럼 만족스러운 기색이 피어났다. 

 

그 순간 서재 쪽에서 발소리와 자물쇠 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실험실의 문은 늘 서재 쪽에서 잠겨 있었다.) 로랑이 황급히 밸브를 닫았다. 목구멍에서 스스스 하는 소리가 멈췄다. 

 

코른 교수가 들어섰다. 

(2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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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웰 교수의 머리> 

 

100년 전 러시아 소설가의 상상력이 집약된 공상과학소설. 소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 김성호 번역


러시아 소설가 벨랴예프가 1937년에 발표.

죽은 사람의 몸에서 머리를 떼어 소생시키고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한다.

이식하는 과정에서 신경과 신경, 혈관과 혈관을 잇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신빙성과 박진감을 더한다. 

해박한 의학 지식에 덧붙여 죽음에서 소생한 사람의 모험과 동료를 구하는 무용담 등이 재미를 배가시키며 직접 제시되지는 않지만 살인과 시신 거래 등의 엽기적인 행동을 삽입하여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물음도 제기한다.

1984년 러시아에서 영화로 제작되었다.

 

역자 김성호는 mbc 아나운서, sbs 러시아 특파원 출신으로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대학 문헌학부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으며, 2002년 이후에는 스피치와 커뮤니케이션, nlp, 인문학, 심리학 분야에 대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성호 저 /a6(문고판) 377p /2011년 7월 /전자책

 

공상과학소설 도웰 교수의 머리 소개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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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메아리 (올더스 헉슬리 소개와 작품 해설 4. 끝)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lesson 1. 조건 없는 수용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을 시작하면서 기펜레이터 교수는 일반적인 원칙을 하나 제시한다. 이걸 준수하지 않으면 아이와 관계가 아무리 애써도 허사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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