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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초고 쓰고 다듬기  

 

 

스피치 텍스트 작성을 상당히 부담스럽게 여기는 바람에

훌륭한 화자 대열에 끼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듯싶습니다. 그런 문제 역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에요! 

 

초고 쓰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 봅시다. 

 

생텍쥐페리. 덧붙일 게 없을 때가 아니라 삭제할 게 없을 때, 완벽함이 나온다.

 

아, 물론 먼저 스피치 얼개를 잡아야겠지요. 

거의 모든 스피치는 도입, 본론, 결론이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청자들도 그런 구성에 익숙하고, 그런 형식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26단원 3의 법칙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도입부에서 주제와 핵심 메시지를 알리고,

본론에서 메시지를 떠받치는 주안점과 스토리를 들고,

결론에 메시지 요약과 행동 촉구를 담습니다.

이때 각 부분에 시간을 안배하고, 부분들 간 전환을 표시할 수도 있어요. 

 

이제 펜을 쥐거나 자판에 손을 올려놓았어요. 몇 자 끼적이고는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죄 없는 머리만 쥐어짜며 시간을 보내요. 그러다가 “에이, 좀 더 생각하고 나중에 쓰지!”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래요, 정말 고통스러운 순간이에요.

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요?

 

무엇보다도, 우리가 처음부터 너무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좋은 문장들에 욕심을 냅니다.

머릿속에서 다 편집하여 끄집어내려고 들어요.

그러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시간만 흘러가고…

우리의 에고를 적어도 초고 쓰는 시간에는 작게 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 대다수는 아마도 자기 초고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미워할지도 몰라요. 이건 좋은 현상입니다. 왜? 그러면 더 적극적으로 편집하게 될 테니까. (물론, 이건 그 다음 과정입니다.) 

 

초고 쓰기에서는 중요한 개념과 주장을 담는 것으로 충분해요.

깔끔한 전달 형식까지 다 갖추는 것은 그 다음에 할 작업입니다. 편집 과정에서!

이렇게 단계마다 할 작업이 따로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거칠게나마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알게 되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어쩌면 앞에 언급한 것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일 거예요. 

 

바로, 방향을 잡는 것!

방향을 잡지 못하거나 방향이 뚜렷하지 않을 때, 즉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명쾌함이 부족할 때, 초고 쓰기에서 흔히 진도가 잘 안 나가게 됩니다.

앞에서 우리는 청중을 분석함으로써 토픽과 핵심 메시지를 선택하는 방법에 관해 알아봤어요.

초고에서는 그것들에 윤곽을 입히는 겁니다. 

 

스피치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 전반에서 초고 쓰기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대목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통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이런 몇 가지 사항만 적용해도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마감 시한을 정하라. 
핵심 메시지가 있고 거기에 윤곽을 어떻게 입혀야 할지 안다면, 거칠게나마 단번에 초고를 쓰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불릿(bullet) 형태로 나열하라. 
가능하면 문장들로 하되, 문장이 안 나오면 키워드나 핵심 어구들을 일단 늘어놓기만 하세요. 

*반드시 차례대로 쓸 이유가 없다. 
마음에 드는 오프닝 하나에 매달려 며칠을 보내는 화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거기서 막히는 바람에 그 다음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그건 비효율적인 작업이에요.
오프닝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냥 놔두고 본론으로 넘어가세요.

*전환을 염려하지 말라. 
초고 작성 때 한 대목에서 다음으로 매끄럽게 전환되지 않는다 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나중에 편집 과정에서 그렇게 만들면 됩니다. 그저 이런 식의 주석을 달아두는 것으로 족하겠지요. [오오, 이 생각들을 연결해야 돼!]

*어휘를 염려하지 말라.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이용해서 그냥 생각을 끄집어내세요.
더 정확하고 더 적절한 단어들을 나중에 대체하면 됩니다. 

*길이에 신경 쓰지 말라. 
초고가 너무 길어도 좋아요. 혹은 너무 짧아도 괜찮아요. (대개는 길게 쓰기 마련이지만.)
이것도 편집 단계에서 다룰 문제입니다. 
  

 

여기까지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까?

-아아, 그래, 초고 쓰기에 애를 먹은 까닭은 초고를 처음부터 완성품으로 만들려는 욕심 때문이었어! 실제로는 그게 아닌데! 편집 과정이 또 있는데 말이야!!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에 관한 일화입니다. 그이가 희곡 초고를 써서 보일 때마다 아내가 질타했어요. 
“이것도 글이라고 썼어요? 엉망이네!”
그때마다 쇼는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는군요.
“걱정 말아요. 일곱 번만 퇴고하면 주옥같은 글이 될 테니까!”

 

안타깝게도, (나름으로는 고심하여 썼겠지만, 주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초벌 원고를 들고 나가는 화자들이 제법 있어요.

초점, 명쾌함, 간결함, 연속성, 다양성, 임팩트를 위해 편집 시간을 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나온 퍼포먼스를 접한 청중은 감탄을 감추지 못하겠지요.

  

스피치 편집은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과정.

초고를 한 번 다듬어서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아무 죄도 없는 자신을 달달 볶지 말라는 뜻이에요. 스피치를 연습하면서 초고도 조금씩 나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초고 편집 방법에 관해 함께 알아볼까요? 

 

대체로 거시적 접근과 미시적 접근, 두 가지 차원이 필요합니다.

전자를 매크로 편집, 후자를 마이크로 편집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거예요.

앞엣것에는 망원경, 뒤엣것에는 확대경을 써야겠지요?

 

망원경으로는 스피치 구성을 살피지요.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단락이며 스토리들이 매끄럽게 전환되는지 조감합니다. 청중에게 메시지를 전할 기회는 한 번뿐이에요. 스피치 내내 청중의 눈길을 확실하게 잡아둬야 합니다. 

 

확대경으로는 청중한테서 어떤 정서를 일으키고 이미지가 기억에 남도록 어휘를 꼼꼼히 조합했는지 찾아봅니다.

그래서 미진하다 싶은 단어들과 어구, 문장들을 다듬습니다. 청중이 핵심 메시지를 기억하게 하려면, 그것과 밀접한 어휘와 이미지를 기억하게 해야겠지요. 망원경과 확대경을 동시에 쓰기는 쉽지 않아서, 대개는 먼저 매크로 편집을 끝낸 뒤 마이크로 편집에 들어갑니다. 

 

이제 스피치 초고 편집을 위한 여섯 가지 강력한 원칙을 소개합니다. 

 

하나, 초점 유지

이게 부족할 때 흔히 나오는 청중 반응. “발표자는 혼란스러웠어!” 

핵심 메시지와 크게 상관이 없거나 벗어나는 요소는 초고에서 무자비하게 잘라낸다.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삭제할 것이 더 이상 없도록’ 만드는 것. 주안점이며 통계, 일화, 스토리, 조크, 영상물 같은 모든 요소는 오로지 핵심 메시지를 강화할 때라야 의미를 지닌다.

 

둘, 명쾌함 

토크가 재미는 있었는데 남는 게 없네!” -이런 반응은 피해야 한다. 

스피치의 명쾌함을 키우려면 스피치 요소들을 논리적으로 정돈한다. 하나의 주안점 위에 다른 주안점을 벽돌 쌓듯이 올려야 하고, 이때 로고스라는 시멘트가 필요하다. 이런 편집이 매크로 수준이라면, 마이크로 수준에서도 명쾌함을 위한 편집은 중요하다. 즉, 

*문장들을 더 명료하게 다듬을 수 있나? 

*혀를 꼬이게 하는 어구들을 피했나?

*전문 용어나 변말들을 제거했나? (청중 분석에 따라서)

 

셋, 간결함 

피해야 할 청중 반응 -“영양가 없는 얘기까지 줄곧 늘어놓기만 했어!”  

버리기 아깝다고 붙잡아둔 것이 나중에 되레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어떤 주안점과 스토리를 삭제해도 핵심 메시지 전달에 지장이 없다면, 그것들을 제거.

*그 문장이 없어도 그 단락이 잘 읽히고 뜻이 통하면 그 문장을 제거.

*특별한 의미를 보태지 않는 단어들을 제거하여 문장을 짧게.

 

넷, 연속성

피해야 할 청중 반응 -“네 번째 슬라이드 다음에 흐름을 놓쳤어!” 

단어와 어구, 문장들의 매끄러운 전환이나 연결은 유창한 스피치에 필수 요소. 비약이 심하다면 청중의 관심을 잃을 수 있다. 한 대목에서 다른 대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다섯, 다양성

이게 부족할 때 흔히 나오는 청중 반응 -“아아, 정말 지루했어!” 

사람들은 다양하게 듣고 보기를 좋아한다. 다양한 요소들이 담긴 스피치는 더 즐거운 퍼포먼스가 되고, 견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쉽게 먹힐 수 있다. 스피치에 다양성을 넣으려면? 이렇게 해 보라. (이 중에서 어떤 것은 글쓰기 기법이 아니라 전달 기법.)

*한 군데 머물지 말고 연단 주변으로 움직이라.

*소도구, 슬라이드, 기타 영상 보조물 이용

*길고 진지한 스피치에 유머를 섞으라.

*수사적 질문으로 청중을 끌어들이라. 

*이론과 실제 자료의, 스토리와 논증의 균형을 맞추라.

 

여섯, 임팩트

피해야 할 청중 반응 -“두드러진 게 하나도 없었어!” 

스피치를 기억에 남게 만들려면? 

*청중의 입이 딱 벌어지게 하라.

*생생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라.

*청중의 감각에 호소

*직유, 메타포 같은 수사 장치를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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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19 (원고 읽는 스피치)  

 

 

훌륭한 스피치 몇 편을 골라서 편하게 감상하세요.

예를 들어, 이런 것을 추천합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명연설 <I have a dream>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정치 스피치
*스티브 잡스의 (통칭) <Stay hungry, stay foolish!> 
*노무현 대통령의 (통칭)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빅토르 위고

 

이건 다 인터넷에서 금방 찾을 수 있어요. (아래 관련 포스트에도 있어요.)

그 하나하나가 다 나름대로 감동을 줄 겁니다.

감상하면서, 화자가 원고에 눈길을 얼마나 돌리는지 주목해 보세요.

이번 #액션을 열심히 수행했다면, 성실한 당신은 저 네 편의 스피치 중에서 뭔가 차이 나는 것이 있음을 분명히 알아차렸을 거예요.

 

-어라, 가능하면 원고를 읽지 말라고 했는데, 어떤 이는 아예 대놓고 읽잖아! 이게 도대체 무슨 영문이람? 저이가 스피치 기법 하나 모를 리 만무한데!!

 

그래요. 적절한 의문이에요.

스피치 중에 원고 읽기를 최대한 줄이라고 강력히 권고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어요.

화자의 애드리브와 자연스러움보다는 텍스트에 충실함이 더 요구되거나 시간이 엄격히 제한된 상황 등에서 그렇습니다. 

 

*아주 격식을 갖춘 행사의 일환으로 발언할 때 (예, 졸업식 축사)
*파토스가 특히 강조된 전달에서. (예, 혼인 축사, 송덕문, 조사)

*어휘나 표현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하는 발언에서. (예, 기업 활동 보고, 민감한 정치 연설, 외교적 발언)
*자신의 원고 안에서 다른 이들의 글을 정확하게 인용해야 할 때. (예, 시나 어떤 책의 구절)

*스피치를 철저하게 연습할 시간이 없는 경우.
*원고를 작가 등 다른 사람이 쓴 경우. (직접 작성한 것보다 소화하기가 어려우니까.)
*스피치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원고에 의존하지 않으면 불안한 경우.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이라 불리는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스피치에서는 왜 원고를 읽어 내려갔는지, 이제 수긍이 가지요?

그러나 텍스트를 읽어야 하는 경우에도, 그저 밋밋한 낭독에 머물지 않고 말맛이 생기게끔 하려면?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원고를 읽기 편하게 준비한다는 것은 기본.
그러려면, 손으로 쓰기보다는 타이핑하여 인쇄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좋은 필체로 썼더라도 일그러진 글자 하나가 단상에서 읽을 때는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 수 있으니까.

*활자 크기를 눈에 잘 들어오게끔 정해야 한다. 

*줄 간격을 너무 크게 잡으면 읽기에 더 불편하다.

*중간 중간에 소제목을 적절히 배치.
물론 이건 읽는 게 아니지만, 스피치의 이정표가 된다. 또 큰 휴지를 취하라는 신호 역할도 된다.

*하나의 문장이라도 휴지를 표시하기 위해 줄을 바꿀 수 있다.
문장을 작은 덩어리들로 나누고 각 덩어리 사이에 빗금(⁄)으로 표시하여 가벼운 휴지를 넣는다.
(chunking)

*특별히 강조를 요하는 단어나 어구를 이탤릭체나 굵은 글자로 표시하면 읽을 때 편할 것.
이런 목적으로 밑줄을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종이 여백에 참고나 주의 사항을 적어 넣는다.
예를 들어, 빨간 펜으로 ‘숨 들이쉬기’, ‘천천히’, ‘청중을 한 번 둘러보기’ 따위.   

 

어때요, 이런 식으로 원고를 준비하면 읽기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 다음에, 실제 읽을 때는 또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원고 의존도가 클수록, 화자는 무슨 족쇄나 수갑을 찬 것처럼 신체의 속박을 받기 마련입니다. 연단 뒤에서 두 발을 바닥에 붙박은 채 두 손으로 원고를 쥐고 내내 고개를 꺾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좀 끔찍하지요?

 

그게 바로 원고 읽기의 폐해입니다.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가로막고 몸을 부자연스러운 상태로 잡아두니까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의 길을 찾아야겠지요?

 

*될 수 있는 한, 원고를 높은 위치에 놓는다
연단을 이용할 때는 원고를 너무 낮게 세팅하지 말고, 손에 들고 있을 때도 높이 올리도록 하라.
왜?
왜냐면 설령 눈길이 청자들을 향하지 않더라도 그 비슷하게 보이게 되고, 목소리 내기에도 편하니까.
제임스 흄스(Humes)는 <처칠처럼 말하라, 링컨처럼 서라>에서 스피치 대가들의 비결 중 하나가
원고에서 눈길을 들어 올릴 때만 청중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만큼 시선 접촉이 중요하다는 뜻.

*제스처를 다 죽이지 말라. 
원고 읽는 스피치에서는 손을 쓰고 몸을 놀리기가 상당히 어렵지만, 그래도 당신이 산송장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중의 눈길에서 맥이 빠질 것. 

*읽으면서도 얼굴 표정을 다양하게 짓는다
청중이 아니라 원고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표정을 다양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글쎄,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효과가 부수적으로 따른다. 즉, 표정을 좇아 목소리도 다양하게 구사되는 것. 이건 상당히 중요한 점이다. 
왜냐면, 원고 읽기에서 필연적인 시선 접촉 부족을 벌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양한 목소리 구사니까. 이때 청자들은 당신이 들여다보는 원고에 주목하는 대신 당신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테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나눈 얘기는 원고나 스크립트를 꼭 읽어야 하는, 드문 경우를 염두에 둔 겁니다. 더 많은 경우에는 가능한 한 피해야 해요. 

 

사람들은 밋밋한 읽기가 아니라 생생한 말을 듣기 원합니다.

그렇게 하기가 그리 어렵지도 않아요. 몇 문장만 외우면 돼요. 

특히, 오프닝과 결어! 그리고 키워드 몇 개만 기억하면 됩니다. 

당신에게 맞는 기억술을 동원하세요. 

☞ 기억술 - 이야기 만들기

 

기억술 - 이야기 만들기

‘이야기 만들기’ 방법  이건 가장 간단한 단어 암기법. 기억해야 할 단어들을 토대로 흥미롭고 독특한 이야기를 궁리하는 게 본질이다. 이야기가 더 다채롭고 생생할수록,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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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를 충분히 연습할 시간이 없었어!

자꾸 핑계를 대다 보면, 결국 자기 자신과 청자들에게 빚을 지는 셈입니다.  

생각을 바꾸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어 습관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어 운명을 바꾸는 겁니다!

 

관련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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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스피치는 읽는 거야, 말하는 거야?  

 

 

음… 마크 트웨인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

당신에겐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드는지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어린 시절에 읽은 <톰 소여의 모험>이 떠오르나요? 

 

미국과 세계의 문학에 큰 기여를 한 작품으로 흔히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꼽습니다.

자전적 이야기 모음인 <미시시피 생활>, 또 만년에 들어 인간 기질을 섬세한 아이러니로 관찰한 기록 <사람이란 무엇인가> 같은 글도 읽어 볼 필요가 있어요. 

 

 

트웨인은 과학과 기술 문제에 관심이 커서,

자신이 ‘번개에게 명령하는 사람’이라 부른 발명가 테슬라의 실험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당대 과학적 성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아더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라는 소설에서 잘 드러납니다.

 

“마크 트웨인!” 하면 우리한테는 무엇보다도 신선하게 번뜩이는 유머와 풍자, 해학이 떠올라요.

글뿐 아니라 말에서도 그렇습니다. 그이는 사실 아주 매력적이고 잘 나가는 연설가요 강연자이기도 해서, 여기저기서 초빙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까닭에 소통과 스피치를 연구하는 이들의 눈길을 끕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인간 탐구를 비롯해 사회와 정치 문제, 문명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동시에 만년 들어 대단히 비관적인) 고찰 등이 그의 내면세계를 지배한 주제들이었어요. 

 

미국의 제국주의적 팽창을 비판하면서 행한 반전 연설들은 폭넓은 반향을 일으켰지요.

미국의 필리핀 병합에 저항한 반제국주의 연맹에서 선두 역할을 했으며,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미명 하에 침략적인 대외정책을 신랄하게 파헤쳤고, 그런 정책을 고수하려면 성조기를 바꿔야 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비꼬았어요. 

 

“지금 깃발을 그대로 둬도 되겠으나,

단지 흰 띠들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별들 대신에 해골과 뼈다귀들을 그려 넣도록 합시다!” 

 

그이의 공개 연설과 강연 자료 중 많은 것이 안타깝게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떤 글에서 트웨인은 이렇게 썼더군요. 

 

언젠가 스피치를 끝내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한 지인이 의아한 얼굴로 다가와서 물었다. 
“당신 손톱에 무슨 문제라도 있소? 발언하는 중에 왜 손톱을 하나씩 들여다본 게요?”
그에게 내 비밀을 털어놓지 않을 수 없었다.
“아, 그건… 당신한테만 귀띔하는데, 스피치 개요를 잊지 않기 위해 손톱마다 키워드 머리글자를 하나씩 적어 두었기 때문이라오.”
그리고 둘이서 은밀한 웃음을 날렸다.

하지만 그런 방법이 잘 먹히지 않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했다. 말하기에 몰두하다 보면 어떤 손톱까지 봤는지, 그러니까 다음 차례가 어떤 것인지 헷갈릴 때가 생기는 것이었다. 나는 또 고민했다. 써먹은 손톱의 글자를 지워야 하나? 그렇다면 어떻게? 침을 발라서? 

그래, 그것도 방법이야. 하지만 손톱에 침을 바를 때마다 청자들은 무슨 일인지 궁금하게 여기겠지. 내가 스피치보다는 손톱 단장에 더 신경을 쓴다고 여길지도 몰라.

 

그이의 이런 고백이 실은 상상의 소산이요, 웃자는 얘기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렇게 고심할 정도로 ‘원고 읽어 내리는 스피치’를 꺼렸다는 점입니다.

왜?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각종 형태의 말하기에서 (시종일관 혹은 부분적으로) 원고 읽기에 치중하다 보면, 이런 부정적 현상이 발생하게 되니까요. 

 

*눈길이 원고에 쏠리기 때문에 청중과 시선 연결이 끊길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청중의 피드백을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

*고개를 숙이고 있기 때문에 목청을 제대로 터뜨리지 못한다. 
*단어들에 묶이기 때문에 대화체를 구사하기가 어렵게 된다.

*단어나 줄을 건너뛰거나 빠뜨릴 위험이 있고, 그러면 당신 얘기가 멍청하게 들릴 수 있다.
*단어들의 울림에 신경 쓰는 대신 단어들을 끄집어내기에 급급한 만큼, 목소리를 다양하게 구사하기가 (즉, 감정이입이) 어렵다. 

 

부연 설명이 필요할까요?

토가를 걸치고 작은 광장에서 일방적으로 사자후를 토하던 옛날과 달리, 오늘날에는 연설이든 강연이든 발표든 쌍방향의 대화 형식을 중시합니다. 그래서 질의응답 기술이 필요하고, 그래서 수사적 질문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됩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대화를 어떻게 하지요?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상대의 반응을 살피면서, 매 순간 감정에 잘 어울리도록 어조를 자연스레 바꿔 가며 하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점을 마크 트웨인은 (대다수 노련한 화자들은) 사람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말할 때도 유지하려고 애쓴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원고라는 족쇄에서 최대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준비된 원고를 그저 읽어 내려가는 것은 스피치에서 권장하지 않는 형식입니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원고에 코를 처박고 읽기만 하는 (거친 표현을 용서하시길!) 화자의 말은
단조롭고 따분하고 지루하며, 그 당사자는 비전문적이고 불성실하고 자칫 어수룩해 보이기 십상입니다

최소한의 핵심 단어들만 커닝(?)하면서, 마음에서 우러나는 호소와 주장을 기억하여 말할 때…

스피치에 더 큰 생기가 넘치게 됩니다.
에토스와 파토스가 커집니다.
청자들에게 더 확실히 파고들게 됩니다.

 

언젠가 티브이 뉴스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서울을 방문한, 일본의 외상 일행과 마주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장관이 인사말을 하는데, 고개를 떨어뜨리고 탁자에 놓인 종이쪽에만 계속 눈길을 던진 채 말을 하지 뭡니까. 

 

좀 의아했어요. 왜 그랬을까? 무슨 사정이 있었을까? 예민한 외교적 발언이야 그럴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 해도, 인사말조차 원고에 의존해서 할 수밖에 없는 건가? 아니야, 혹시 보도하는 이가 어쩌다 그렇게 편집한 건지 몰라. (티브이 뉴스 제작에서는 먼저 ‘오디오’를 깔고 그 위에 ‘비디오’를 입힙니다.) 아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말과 입놀림이 일치한 것으로 보면, 인사말 위에 다른 화면을 덮은 것이 아닌데…

 

좀 속상했어요. 우리나라의 큰 위치에 있는 이가 다른 나라의 큰 손님 일행을 환영하여 인사를 하는데, 저렇게 할 수밖에 없나?! 

좀 답답했어요. 누군가와 만나 악수하고 인사 나눌 때 우리는 한눈을 팔지 않잖아요? 그렇게 한다면, 그건 결례일 뿐 아니라, 상대방이 이쪽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만들어요. 

  

말을 해야 하는 자리와 상황에서 말은 하지 않고 글을 읽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심심찮게 목도합니다.

국회 국정감사 현장을 티브이 중계로 보면서 답답하게 여기는 국민들이 많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각 기관의, 특히 정당의 대변인들 중에도 직책의 본래 소명에 어울리지 않게 말을 하는 이들이 제법 있어요.

이런 경우 앞에서 열거한 부정적 현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어로서 길지 않은 질문들을 던지면서도 매번 종이에 적은 것을 읽어야 한다면, 보고 듣는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습니다. 

어떤 행사의 진행자로서 대본에만 자꾸 눈길을 돌린다면, 전체 분위기를 솜씨 좋게 이끌기란 기대 난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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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뭐야, 스피치 원고는 절대 읽어서는 안 된다는 거야? 

 

그런 의문이나, 혹은 반박마저 들리는 듯싶군요.

이 세상에 ‘절대’라는 단어로 못 박을 만한 일은 많지 않아요.

즉, 원고를 읽기만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법은 없어요. 오히려 원고에 더 충실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관해서는 잠시 뒤에 얘기 나누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고 호소력 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발언 텍스트를 머리와 가슴에 담아두는 것이 좋아요. 물론 이때도 원고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다 외운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스피치에서 암기하여 좋은 부분은

오프닝과 도입부, 본론 중에 인용구, 결어 정도로 족합니다.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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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18 (기억력)  

 

 

다른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려면, 

자신 안에 태양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로망 롤랑

 

로망 롤랑

 

많은 이들이 원고나 메모 없이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겁냅니다.

앞에 원고가 있어야 마음을 놓아요.

원고를 손수 쓰고, 모든 것을 충분히 생각하고 검토하고, 문장 부호까지 포함해 내용을 다 숙지한 경우에도, 커닝페이퍼(?) 없이 나서기를 저어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의 기억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혹시 중간에 발언 줄거리를 잊지는 않을까, 당황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거야, 그러면 어떡하지…

염려와 조바심이 들끓는 바람에 종이쪽을 손안에 쥐지 않으면 뇌에 갈무리해둔 것도 까맣게 잊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 난 본래 기억력이 안 좋아서 아무리 공부해도 소용없어!

-나이를 먹으니까 기억력도 자꾸 떨어지네!

-너무 많은 걸 기억하면 내 뇌가 터져 버리지는 않을까?

 

그래요, 아주 중요한 인지 기능인 기억에 대해 우리는 관심이 많고 얘기를 자주 나눕니다.

그러면서 잘못된 개념도 많이 지니고 있어요.

바로 앞에 나온 언급들이 다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기억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며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것은 단지 뇌의 연결 기능을 활성화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말하고 쓰는 것처럼 누구나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근력을 키우듯이 기억력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즉, 방법을 알고 기술을 익히기만 하면 누구나 많은 것을 더 빨리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기억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사실, 누구나 인정하다시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좋은 기억력은 아주 필요해요. 

어떤 고유명사나 이름, 숫자, 인용구를 적절한 순간에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본격적인 기억술 훈련에 들어서지 않고도 우리가 일상에서 간단히 적용할 수 있는 기억력 강화 방법은 없을까?

있어요. 바로 이런 겁니다. 

 

“난 기억력이 안 좋아” 같은 말을 절대 입에 올리지 말아요.
아니, 그런 생각조차 절대 하지 말아요. 
“아, 나는 전화번호나 숫자를 기억하는 데는 영 젬병이야!”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됩니다.
어째서?
그 이유는 바로 뒤에서 말씀 드리지요.
그런 말을 하는 대신에 거꾸로 자랑을 하세요. 

“난 기억력이 좋아!” 
“난 용량 큰 정보도 쉽게 외울 수 있어!” 

그렇게 두세 주 지나면 당신 기억력은 정말 그렇게 됩니다.
직접 실험해 보세요. 

 

아이들을 봅시다. 아이들이 제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이렇게 말하는 걸 우리는 종종 듣습니다.  

“난 아주 힘이 세! 난 아주 용감해! 난 이런저런 것을 다 할 수 있다!” 

 

그런 말을 옆에서 들으면서 어른들은 은근히 놀랍니다.

‘아니, 우리 아들이, 딸이 왜 저렇게 ‘뻥‘을 치지? 뭘 믿고 저렇게 큰소리치는 거야?’

대여섯 살 먹은 아이의 부모라면 누구나 그런 경우를 접했을 겁니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입찬소리를 해대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나요?

 

아이들은 정말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겁니다.

될 수 있다고 믿으려 하면서 우쭐거리는 거예요.

세파에 시달리면서 일정한 틀에 많이 사로잡힌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그 유아적인 특성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더 키우게 됩니다. 

뒤집어 보자면,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될 말도 있습니다.

“넌 재주가 없어. 아무 것도 못할 거야. 어째 그렇게 지지리도 못 났냐.” 

그런 말을 자주 듣는 아이들의 앞날이 어떠리라는 것은 부연할 필요가 없겠지요.

 

지금까지 우리 이야기를 다른 말로 정리하면,

무의식을 이용한 기억력 강화’가 됩니다.

프로이트(1856-1939)가 수행한 연구 덕분에 우리는 무의식의 놀라운 가능성을 알게 됐습니다. 무의식이 사람의 자기계발과 성장에서 지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자기 암시로써 무의식을 자극하여 기억력을 좋게 하는 방법, 지나치게 간단한가요? 너무 쉬워요? 

사실 우리에게 유용한 법칙들은 늘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안다 해도 그 가치를 경시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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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17 (스피치 비평)  

 

토론이나 특강, 보도, 교양 등 여러 장르의 티브이 프로그램을 시청하세요.

가능한 한 앞에 소개한 항목대로 출연자들의 언어 행위를 분석하고,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평가해 보세요

 

특히, 우리가 #액션 11에서 알아본 오류들을 (역병처럼 피해야 할 것들을!) 범하지는 않는지..즉,

-어휘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장단음을 비롯해 발음은 제대로 하는지,

-태도와 자세는 어떤지,

-진행자가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지

따위를 유심히 보세요. 

 

 

여러 진행자와 사회자, 리포터, 해설자들의 매너를 비교도 해 보세요.  

마음에 든 출연자들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생각하세요. 

어색하고 이상하고 잘못된 점들이 있다면, 그게 왜 나왔으며 어떻게 바꾸는 게 좋을지 궁리하세요. 

 

티브이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앵커들은 프롬프터를 이용합니다.

곁들여 말하자면, 프롬프터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법도 배울 필요가 있어요. 

-헤헤, 별 말씀을 다 하네요. 내가 언제 프롬프터 써볼 일이 있을라구!

설마 당신께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겠지요? 세상일은 몰라요. 당신도 어떤 자리에서 프롬프터를 사용하게 될 순간이 올 겁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미리 연습을 좀 해둘 필요가 있어요. 어떻게? 여기로 가세요. 

 

https://cueprompter.com/ 

 

글상자 안에 원고를 적어 넣고 원하는 속도에 맞춰서 읽어보세요.

프롬프터 맛을 웬만큼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티브이 출연자들의 말하기를 통해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물리치면서 당신의 스피치 안목을 키우세요.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     *     *

연초에 KBS 2채널에서 박승 선생의 경제 특강을 몇 차례에 걸쳐 방영했어요.

대학 때 부전공으로 경제학 서적들을 좀 들춰본 이후 따로 공부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흥미가 돋았어요. 그런데 그 흥미라는 것이 잘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좀 채운다는 알량한 욕심에서만 발동한 것은 아니에요.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어 웬만한 지식과 정보야 발부리에 차이는 돌멩이들만큼 어디에나 흔하게 널려 있지 않습니까? (단지, 허튼 것들을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식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 해요!)

 

그보다도 더 큰 것은 사람의 목소리를, 말소리를 듣고 싶었던 거예요. 사람을 느끼고 알고 싶었던 겁니다. 더욱이 평소 막연하게나마 호감이 가고 공감이 들고 심정적으로 지지하지만 일면식도 없던 인물이 등장하는 마당에야!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기회 아니겠어요?

 

-그래서?!

하하, 그래서 좋았다는 얘깁니다. (좀 싱겁나요?) 

-뭐가 좋았어?!

다 좋았어요. 말하기의 중요한 요소인 내용에 관해서야 내가 더 덧붙일 것은 없어요.

한미 FTA에 대한 언급 중 어떤 대목에서 나로서는 약간의 이견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금방 접었어요.

‘흠, 내가 혹시 선생의 말씀을 잘못 알아들었는지도 모르지.’ 

 

이건 화자의 에토스가 높다는 뜻입니다. 
에토스가 높을 때, 즉 정통한 권위와 좋은 평판을 지녀 신뢰도가 높을 때 설득력도 덩달아 커집니다.
파토스도 좋은 편이었어요. 열정이야 말할 것도 없고!
딱딱할 수도 있는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사용하는 어휘가 적절하고 발음에서도 딱히 꼬집을 게 없어요.
자세와 태도, 자신감, 침착성에서도 별 문제가 없어요.
목소리도 듣기 좋은 편이고, 연단에서 움직임과 제스처, 시선 처리도 괜찮고.

 

옥에 티라고 한다면…

열정이 큰 탓인지 어조가 전반적으로 약간 높은 편이었어요.

이건 고저, 강약, 완급의 조절 같은 목소리 운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화자의 호흡과 목에도 부담을 안깁니다. 그래서 간간이 숨을 고르고 목과 목소리를 다듬어야 하는 순간들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면은 청자들의 주의를 흩트리는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열정을 다스려야 합니다.

높고 강한 톤으로 일관한다면 듣는 이들이 부담을 느끼기 쉽습니다.

목소리도 더 빨리 피로에 젖습니다.

 

길고 짧은 휴지를 적절하게 안배하면, 호흡 조절이며 주목 끌기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효과가 몇 배 더 커집니다. 이런 기술은 물론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습득됩니다. 

 

주제가 아무리 진지하다 해도, 아니. 진지한 것일수록, 적절한 유머나 일화를 찾거나 궁리해서 섞을 필요가 있겠지요. 객석에서 간간이 웃음을 터뜨리거나 눈시울을 적시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능한 한 청자들과 더 많이 어울리는 게 좋습니다.

청자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소극적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우리 이야기’라는 느낌을 지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질문과 대답과 그에 대한 반응 같은 것에도 시간을 할당할 필요가 있습니다. 

 

  *    *    *

 

어조며 톤 얘기가 나온 이상 우리가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인물이 있어요.

바로 도올 선생에 관한 얘기인데, 그이가 실행한 많은 티브이 특강을 두고 스피치 비평 작업에 나서 봅시다. 그이의 견식과 내공과 혜안을 두고 우리가 이러니저러니 할 것은 없어요. 다시 말하지만, 소통과 스피치의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겁니다. 

 

도올 김용옥

 

일반적으로 그이는 스피치 내용 전개에서 초점을 잘 유지합니다.

개인적인 스토리나 조크 같은 것도 더러 동원해요.

청중과의 시선 접촉이 아주 훌륭해요.

제스처며 신체언어가 활발하고 스피치 내용을 보완해요.

철학이라는, 자칫 어렵게만 생각할 수 있는 대상을 편한 어휘를 동원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요.

한마디로,

그이의 스피치에는 로고스와 에토스, 파토스가 필요한 만큼 다 담겨 있어요. 열정이야 하늘을 찌를 듯 하고! 이건 곧 전달 효과가 좋고, 설득력이 크고, call-to-action이 잘 된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개인 스토리와 조크 비슷한 것을 동원했다고 해서, 내가 아는 한, 청중이 편하게 웃음을 터뜨린 적은 많지 않은 듯싶습니다. 간혹 시선을 어떤 청자에게 너무 오래 고정하는 바람에 그 눈길을 받는 당사자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도 보입니다. 눈길을 잘 맞추는데도 청중과 밀접하게 연결됐다는 느낌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왜?

일방적이고 좀 고압적으로 보이는 태도와 분위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릅니다. 

 

신체언어와 제스처, 표정 등이 활발한 상태를 넘어서 과하다 싶습니다.

셀프컨트롤이 필요합니다.

편하고 용이한 어휘는 바람직하지만, 속어나 비어는 역효과를 냅니다. 욕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 화자의 스피치에서 요주의 대목은 바로 목소리 운용입니다.

(목소리의 4P에 대해서는 14단원을 보십시오.) 목소리 자체로야 아주 듣기 좋은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듣기 거북한 것도 아니에요. 듣기에 밋밋하고 단조롭지 않다는 것은 그이의 최대 강점이에요. 

그런데 4P 중에서도 특히 피치(Pitch, 음성의 높이)에 주의가 쏠리지 않을 수 없어요. 열정과 의욕 때문이라 싶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소리가 너무 높아요. 어디 그뿐인가요? 절정으로 치달을 때면, 뭐랄까요, 가성 같은 소리를 내면서 정상적인 목소리를 깨는 ‘초 절정 신공’마저 발휘합니다.  

궁금증이 일어요.
왜 저런 식으로 말을 하는 거지?
어떤 의도가 있는 걸까?
뭔가 노리는 효과가 있는 건가?
아니면, 한낱 악습관에 불과한 건가?

궁금증이 의아심으로 바뀝니다.
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뜻이에요. 그렇게 하여 무슨 큰 득을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청자들한테서 거부감을 유발하기 십상이며, 그런 점을 지혜 많은 화자가 모를 리 만무할 텐데, 왜 그러는 건지 알지 못하겠다는 소리지요. 

 

지금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께서 언젠가 ‘나꼼수’에 출연해 걸걸하고 걸쭉한 진행자들과 말씀 나누시는 것을 또 듣게 됐어요. 잠시 듣다가 요즘 젊은이들 표현처럼 ‘빵, 터지고’ 말았어요. 왜? 두세 평 됨직한 라디오 스튜디오 안에서 두세 명 상대와 대화를 하는데도 목소리의 높이와 크기며 어조는 이삼백 명 청중을 앞에 두고 말할 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내 속에서 탄성이 절로 터졌어요. ‘야아, 정말 독보적인 존재로군…’ (물론, 늘 그렇지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대화중에 제스처를 썼다면, 제스처 사용도 그런 식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정을 합니다. 왜냐하면, 제스처의 폭과 크기는 목소리의 세기며 높이와 대개 비례하니까.

청중 규모에 맞게 목소리와 제스처를 조절한다는 것은 굳이 스피치 기법을 들출 필요도 없이 누구나 알고 수긍하는 상식이 아니겠어요?  

<I have a dream>이라는 감동적 연설의 주인공인 마틴 루터 킹이

잠자리에 든 어린 아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도 같은 식으로 목소리를 연출했을까요?

 

마틴 루터 킹. I have a dream.

 

사방 툭 트이고 온갖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오가고 뒤섞여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장터에서는, 손님들의 주목을 끌려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한껏 목청을 높일 필요가 있겠지요.

침을 튀기고 발을 구르며 요란한 신체언어를 동원할 필요도 있을 거예요.

 

히틀러에게서 신념과 열정을 빼면 남는 게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신념이 담긴 목소리와 그 열정이 깃든 표정과 제스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습니까?

그가 대중에게 어떻게 하여 그렇게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지를 규명하려 시도한 끝에 에리히 프롬(1900-1980)은 예닐곱 가지 요인을 듭니다. 개중 하나가 바로

목소리와 감정적 뉘앙스를 완벽하게 조절하기.” 

 

그렇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점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즉, 강연 같은 스피치는, 적지 않은 경우 대중 조작을 노리는 정치 스피치나 시장 장사꾼의 호객 행위와는 목표와 대상과 방식에서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을! 

 

게다가 우리에겐 이런 생각도 있어요.

즉, 일반적으로, 학식을 쌓는 것은 수양이며 일종의 수도 행위 같은 것이어서, 학식이 깊고 뛰어난 이들은 성품이 어질어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며, 생각이 깊어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행동과 말투에서 훈기가 돌아 사람들을 편안케 하며, 눈길과 목소리가 그윽하고 부드러워 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귀를 기울이게끔 만들기 마련이라는 생각도!! (모스크바에서 공부할 때 그런 학자들을 제법 보고 접했습니다.)

 

말하기의 3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에토스 키우기’에 비하면 훨씬 더 간단한 작업인 목소리 설비와 운용을 무시하거나 역행함으로써 청자들한테서 거부감이나 냉소를 유발한다면, 아아,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     *     *

 

부처님 일생과 경전에 관한, 또 희망 세상 만들기라는 구호 아래 특히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법륜 스님의 동영상을 봅니다. 가만가만한 목소리로 부드럽고 듣기 좋게 얘기하면서도 심심찮게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게 하는 화법에 관해서...

그 후보자들을 상대로 앞으로는 언어 검증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헌법기관인 대통령 직책을 수행중인 이의 스피치 전반에 관해...

토론을 비롯해 몇몇 티브이 프로그램 진행자들과 뉴스앵커들의 말하기 양태며 장단점에 관해...

또 몇몇 연극배우와 영화배우, 탤런트, 개그맨의 말하기에 관해서도 두루 이야기 나누고 싶지만 너무 길어질까 염려하여 줄이렵니다. 나중에 어디서 어떻게든 적절하다 싶은 기회가 오겠지요.

 

티브이를 볼 때 이런 우스갯소리가 떠오르지는 않나요?
「“전국의 아나운서들이 내 아내를 잘 알아.”
“무슨 소리야??”
“아내가 티브이를 하도 자주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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