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남자의 관능과 감정 영역에 불을 지피면서, 남자의 일반적인 흥분 (격앙) 상태를 가장 강렬한 성적 몰입과 애정으로 전환시키는 것. (이런 전략에 안 넘어갈 남자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또... 이런 전략에 익숙하지 못한 여자는... 그냥 남자처럼 사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애정이 들끓고 성적으로 몰입하는 시기에 남자 몸에서는
마약 비슷한 물질이 분출되며,
이것 때문에 남자는 건강하게 사고하기 힘들고 (‘사랑에 눈먼...’, ‘여자에 미친...’ 같은 표현이 그래서 나온다),
본능 수준에서 <지배 전도>에 특징적인 행동을 보이게 된다.
그런 전환 이후 (그 다음엔 대개 격렬한 섹스가 이어지는데),
(마약류 같은 물질에) 취한 남자는 이전에 지니던 당당함을 상당히 잃고 여자한테 한층 더 들붙게 되며,
그 다음부터 가능한 것은 죄다 더 쉽게 양보하게 된다.
아주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현상.
그런 상황에서 여자한테 맞서려면(?) 남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여자 행동의 주요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어떤 경우에도 (여자의 도발과 선동에 넘어가지 말고!) 자기감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
매사에 그렇듯이, 셀프컨트롤이 중요하다.
또한,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장기판이나 체스 게임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한다면, 남자는 평정심과 건강한 판단력을 유지하고 상대방 ‘말’들이 어디로 튈지 미리 감안하면서, 외려 여자로 하여금 양 극단에서 균형을 잡게 만들면서, 그 반응을 살펴 가며 여자한테 어떻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사람 행동이라는 것이 어떤 법칙에 따를 때 여러 상황에서 웬만큼 확실하게 예견되니까 말이다.
한데 여자들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면 남자들에게 늘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기 때문에,
게임 법칙을 그때그때 자신한테 편하게 바꾼다.
여자는 남자와 이미 합의하거나 정해 놓았다 싶은 관례적인 법칙들을 아주 쉽게 뒤집는다.
이런 경우 남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가공적 신비주의> 수법을 동시에 발휘함으로써 이점을 더 얻는다.
예기치 않고 이해되지 않는 여자 행동에 어리둥절한 남자는,
‘여자들이란 도무지 알 수 없는 존재야’ 가벼운 탄식을 내뱉고 만다.
사실 실제로는 '여자가 제 뜻을 관철하기 위해 심리 조종이라는 트릭을 쓰는구나' 알면서도 그렇다.
심지어 뭔가 약속한 경우에도 여자는 말을 쉽게 바꾼다.
"그런 뜻이 아니었어",
"전혀 다른 얘기였어",
"그런 게 아니었어"
하고 주장하면서.
남녀 간의 모든 룰을 <여성 논리>가 어떻게 대하는지를 이른바 이런 식의 <여성 대법전>이 생생히 증명한다.
1. 법(룰)은 언제나 여자가 정한다. 2. 모든 룰을 여자는 사전 예고 없이 언제든 바꿀 수 있다. 3. 여자가 만든 이 '법률 대전'을 그 어떤 남자도 알 수 없고 알려 해서도 안 된다.
4. 이 법칙들을 남자가 아는 듯 보이는 경우, 여자는 일부나 전부를 즉각 바꿔야 한다. 5. 여자들은 언제나 옳다. 6. 혹여 여자가 옳지 않다 해도, 그건 남자가 잘못 말하거나 행동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따라서 남자는 여자가 오해하게 만든 것을 즉각 사과해야 한다.
7. 여자는 자기 의견을 어떤 순간에도 바꿀 수 있다. 8. 남자는 여자의 특별한 서면 동의 없이는 자기 의견을 바꾸지 못한다. 9. 여자에겐 어떤 순간이든 심리적 균형 상태에서 벗어날 (변덕 부릴) 권리가 있다.
10. 남자는 여자가 바라는 경우 외에는 언제나 감정이나 욕망을 자제해야 한다. 11. 여자는 자신이 준비됐다고 해야 준비된 것이다. 12. 남자는 언제든 준비 태세에 있어야 한다. 13. 이런 법칙에 남자가 이의를 제기한다면 반듯이 행정적, 물적 책임은 물론이고 체벌까지 감수해야 한다.
남자로서 최상의 해결책은 —
여자가 내보인 갑작스럽고 변덕스런 행동에 화내거나 이의 달지 않고 전적으로 동의하되, 자기 식으로 행동하는 것.
그리하여 남자는...
1) 무의미한 충돌을 피하고
2) 필요하다 싶은 대로 행동한다.
(즉, 여성 논리로 여성 논리에 맞서기 – 비논리적이고, 알쏭달쏭하게, 예측하기 어렵게 행동하기).
남녀 간 유무형의 법칙을 여자가 제멋대로 바꿀 때,
남자가 기껏 할 수 있는 것은
기왕의 합의나 논리, 체면(예의), 상식 등에 호소하는 것인데, 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남자 논리는 여자 논리와 부닥치면 백전백패이기 때문이다.
여자 마음은 왜 저렇게 오묘한지, 여자는 왜 저렇게 일관성 없고 비논리적으로 혹은 부당하게 행동하는지…
자꾸 생각하고 따져 보려 해선 안 된다.
그 문제를 더 적극 규명하려 들수록, 남자는
논의의 실마리를 놓치고 여러 가지 여성 논리 수법에 현혹되어 결국 갈팡질팡하게 될 테니까.
비생산적인 언쟁에 나서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행동할 의지가 충분한 남자에겐 한 가지 보너스가 따른다.
즉, 여자한테 사나이답게 보인다는 것!
공처가가 된 남자는 집안일에서 (부딪치지 않으니까) 편할지 모르나 여자 눈에는 성적 매력을 잃는다. 사람은 좋을지 몰라도, "오호통재라, 독수리가 아니잖아!"
이 모순은 여성 논리에서 드러나며 남자들과 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
여자들에겐 본능적 욕구에서 대개 인식되지 않는 모순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무슨 말이냐면...
여자는
‘진짜 마초/터프가이’를, 과감하고 육체적으로 매력적이며 여자의 관능을 자극하는 수컷을 갈망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여자를 물질로 보장하고 여러 욕구를 채워주며 앞날을 책임질 줄 알면서도 다른 여자들에게 눈길 돌리지 않는
남자를 원한다는 것!
바로 이런 이중적 욕구 때문에, 여자는 '독수리'를 침대에서 품기를 꿈꾸지만 그 ‘독수리’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나면 즉각 ‘날개를 꺾으려’ 든다. 다른 둥지로 못 날아가게!
이런 작업을 여자가 잘 끝내고 나면...
왕년의 ‘독수리’는 털 빠진 수탉이 되어 성적인 측면에서 여자를 더 이상 사로잡지 못하며, 이제 여자는 침대에서 다른 ‘독수리’를 꿈꾸기 시작한다.
"여성은 남성에게 수수께끼 같은 존재여야 해." "여자에겐 남자들이 보기에 불가사의한 면이 있어야 돼."
여성 논리에 따르면…
남자들 눈길을 끌고 그들을 지배하기 위해 여자는 바로 저런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여자는 신비로워야 한다’는 틀을 여러 세대에 걸쳐 수많은 매혹적인 숙녀들이 반복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 실제로 그게 무슨 뜻인지 제대로 생각도 않고 말이다.
한데 실제에서는 이 매력적인 숙녀들이 이른바 ‘신비로움을 발산하려’ 하다가 거의 이런 우스갯소리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레스토랑에서 술 취해 앉아 있던 까마귀가 갑자기 수프 접시에 고개를 처박으면서 하는 말.
“아아, 오늘 난 얼마나 신비롭게 보이는가?!”
‘신비롭게 보이려는’ 본능적 욕구는 사실 남자들 눈길을 끌려는 욕구에 다름 아니다.
여자에게 눈길을 돌려야 남자한테 성적 관심도 생기고 <지배 전도> 현상도 나오지 않겠는가.
즉, 신비롭게 보이기란 눈길 끄는 수법이며,
그런 전략을 쓰는 여성은 자신의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에 남자가 흥미를 느끼는지, 그 수수께끼를 남자가 풀고 싶어 하는지,
스스로가 알고 싶어서 무척 애태운다.
여성들의 이른바 ‘신비한 분위기’ 이면에는 중요하거나 흥미로운 것이 전혀 숨어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순진한 사내들 경우, ‘묘한 분위기’라는 미끼에 낚여서 그 수수께끼를 풀다가 진이 다 빠질 수 있다.
왜 진이 다 빠지냐고?
검은 고양이를 컴컴한 방안에서 붙잡을 수는 없잖아. 그 녀석이 없다면야 더더욱 그렇고!
대부분 경우, 남자들이 실제로 ‘해독하는’ 불가사의는, 갖가지 로맨틱한 측면과 장면들을 제외한다면, 신비한 분위기로 눈길 사로잡는 여성을 어떻게 침대로 데려가느냐, 하는 단계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가공적인 신비주의 전략을 쓰는 여자들에게 대응하는 최선의 전략 중 하나는 (특히 세상 물정 잘 모르는 남자들 경우에!) 그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를 무시하는 것이다. 무시당했다고 여긴 여성이 스스로 행동에 나서면서, ‘미스터리’가 저절로 풀릴 것이다. 즉, 남자가 먼저 건몸달아 할 일이 없다는 뜻.
여자와 그 후손을 필요한 자원으로 보장해야 하는 남자들을 지배하게끔 디자인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적 사고방식의 결정적인 측면을 이런 데서 접하게 됩니다. 즉, 옷장에 별의별 옷이 가득한데도 “입을 만한 게 하나 없어!” 하고 내뱉는 말. 이는 여성의 본능적 필요와 요구를 드러내는 푸념입니다.
자신을 물질적으로 보장하고 사랑해 주는 남편이 있음에도… 만약 남편과 헤어지는 경우 (물적) 자원으로 보장해줄 다른 남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음을 자기도 모르게 암암리에 내보이는 것.
최대한 많은 남자를 거느리고 다스리려는 본능적 요구를 여자들이 의식 수준에서는 대체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많은 여자들은 교육 받은 덕분에 그런 셈속을 ‘부도덕’하거나 ‘추잡한’ 것이라 여기지요.
여자는 오로지 ‘다른 여자들보다 나쁘지 않게’ 보이려 애쓰는 것일 뿐이며, 남편만을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한다고 주장할 거예요. 그래서 이런 아포리즘도 나왔습니다.
여자는 많은 것을 한 남자한테 바라는 반면에, 남자는 한 가지를 많은 여자한테서 바란다.
최신 유행하는 옷을 차려 입고 남자들의 흥미로운 눈길과 다른 여자들의 부러운 눈길을 끄는 여자는 아주 짜릿한 맛을 느낍니다. 이 달콤하게 도취되는 느낌은 본능적 행동을 장려하며 여성 신체에 마약처럼 작용하는 특정 호르몬이나 물질을 분출하게 합니다.
여자는 자신의 매력에 남자가 푹 빠졌으며 그에게서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다고 느끼는 순간에 특별한 흥분 상태를 맛봅니다. 이런 흥분 또한 여자에게 내재된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것.
남자가 성적 몰입을 분명히 드러낸다고 느낄 때 (여성) 신체에서 벌어지는 호르몬 분비 또한 특수한 본능적 행동의 원인이 된다. 이를 '비교 행동학'에서는 <지배 전도 inversion of domination>라 부릅니다.
지배 전도는 짝짓기 시기에 접어든 동물들한테서 흔히 발생해요. 흔히 짝짓기 얼마 전에 수컷이 (그동안의 지배적 위치에서) 종속적 위치로 이동하여 자신이 아주 다정하며 순종적임을 암컷에게 여러모로 내보입니다.
이런 행위의 목적은 암컷을 놀래지 않고 암컷의 저항과 공격을 피하여 결합할 기회를 갖기 위한 겁니다. 수컷이 나중에 새끼들을 돌보지 않는 동물 종에서는… 지배 전도가 짝짓기 시기에만 관찰되고, 수컷이 새끼들을 돌보는 종에서는… 지배 전도가 짝짓기 이후에도 새끼들을 키우는 동안에는 계속됩니다.
인간에게서 볼 수 있는 지배 전도 행위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남자가 무릎 꿇기, 온순하게 보이기, 창밖에서 세레나데 부르기, 하늘에서 별을 따다 주겠다고 약속하기, 선택한 여성에게 흩날리는 갖가지 친절 따위…
여자보다 성격이 덜 단호하고 자신감 부족한 남자들 경우엔 관계 맺는 기간 내내 <지배 전도> 현상이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이 <지배 전도>라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들은…
들끓는 호르몬 때문에 남자가 한 약속을, ‘별 따다 주겠다’는 약속을, 액면 그대로 믿지요.
그리고 짝짓기를 몇 번 하고 난 뒤 별은커녕 별 부스러기도 못 보고 ‘백마 탄 왕자’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극도로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속았음에 분개한 여자가 투쟁에 나섭니다.
아직도 어른거리는 백마 탄 왕자며 하늘의 별, 그렇게나 다정하던 <지배 전도> 현상을 어떡하든 안 놓치려 듭니다.
여기서 여성의 사고방식이, 여성적 논리가 나오게 됩니다.
이 여성적 사고방식을 적시에 적절히 쓰기만 하면 남자를 컨트롤하는 싸움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가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여성 사고방식을 적시에 적절히 적용할 줄 아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본능적인 것이든 다른 여성들 경험에서 차용한 것이든 여성 논리의 특정한 수법을 쓰면서, 여자들은 대개 지엽적이고 전술적인 승리를 거둬요.
하지만 남자한테서 어떤 양보를, 때론 상당히 큰 것을 얻어냄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으로는 결국 패하게 됩니다. 여자의 ‘변덕’에 염증이 생긴 남자가 조만간 자신에게 더 걸맞은 여자 친구를 찾아 나설 테니까.
공정을 기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여자들이 모두 여성적 사고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모든 여자가 남자 덕으로 제 인생을 꾸리려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충동보다 이성에 더 많이 의존하며 지적 수준 높은 여자들의 사고방식은
순전히 여성적인 논리보다는 외려 남성 논리에 더 가깝습니다.
여성 해방이 그나마 결실을 맺은 것이에요.
‘사업적인’ 여성들의 행동은 남자들 행동과 더 비슷하며, 일부 남성들, 특히 비전통적인 성적 취향을 지닌 남자들 행동은 외려 전형적인 여성 행동을 더 많이 떠올리게 하지요. 그런 남자들의 논리는 부분적으로 여성 사고방식과 비슷할 수 있겠습니다.
여성 사고방식의 많은 기법을 남자들이, 특히 정치인들이,
여성적 사고방식에 대항할 줄 모르는 논적들을 물리치는 데 적극 활용합니다.
그러니 여성적 사고방식은 여성에게만, 남자 논리는 남자한테만 고유한 것이라 여긴다면 그건 잘못이겠지요.
남성적 논리를 '일정한 법칙에 따라 진행되는' 논전의 무기로 다듬을 수 있고, 여성적 사고방식을 '법칙 없는 싸움'에서 활용해야 할 겁니다.
여성적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그 주된 수법을 알면, 남녀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남자들로서는 여자 쪽의 조종을 더 잘 피할 수 있을 테고, 여자들로서는 널리 퍼진 많은 오류를, 그래서 결국 남자가 다른 데서 ‘행복을 찾게’ 만드는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될 것이다. (23-2)
"아, 물론이지. 그러니까...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지저분하고 다른 사람은 말쑥하다고 상상해 보게. 둘 중에 누가 목욕탕에 갈까?"
"거야 당연히 지저분한 사람이지. 씻어야 할 테니까, 목욕탕에 가야 하지 않겠나."
"허허, 그게 바로 논리일세. 그럼, 이젠 좀 다른 식으로 생각해 보게. 지저분한 사람은 잘 씻지 않으니까 지저분한 것이고, 말쑥한 사람은 목욕탕에 자주 다니니까 말쑥한 거야. 그렇다면, 둘 중에 누가 목욕탕에 가겠나?"
"그렇다면 말쑥한 사람이지!"
"허허, 그게 바로 변증법일세."
"아, 그렇군. 그럼, 철학은 뭔가?"
"음, 같은 질문을 다시 하겠네. 여기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지저분하고 다른 사람은 말쑥해. 둘 중에 누가 목욕탕에 갈까?"
"빌어먹을, 그걸 누가 알겠어!"
"허허, 그게 바로 철학이란 것이야."
이 일화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버전이 대체로 남성의 사고방식이며 논리와 흡사해요. 반면에여자 사고방식으로는 “흥, 그걸 누가 알겠어!” 하고는 어떤 명확한 근거 없이 자기한테 더 편한 쪽을 택하지요.
남자들은 미흡하나마 나름대로 논리 사슬을 만들어 자기네 생각과 말에 근거를 부여하려고 애써요. 그러면서 바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사실을 과감하게 동원하거나 다소 빈약한 주장이라도 들이밀어요. 남자들에게는 객관적 접근보다는 남성적인 이성으로 수용할 수 있는 논리 사슬이 더 중요합니다.
여자들은 대체로 논리보다 감정에 훨씬 더 크게 의거하면서 자기한테 필요하고 유리한 결론을 (나름대로! 자기 식으로!) 미리 다 내립니다. 논리적 구성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아요. ‘반드시 일일이 따져 보고 조목조목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에게 여자는 자신의 결정이나 결론을 관철하기 위해 머릿속에 있는 것을 무작위로 마구 끄집어낼 거예요.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남성적 논리에도 흠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에요. 사실을 속이고 말뜻을 비트는 등 트릭을 쓴다고 해서 남자의 논리가 늘 객관성을 띠며 행위에 올바른 근거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에요. 남자의 논리가 여자의 사고방식보다 훨씬 더 객관적이거나 ‘더 맞다’고 단언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요는 어느 한 쪽의 사고방식이 더 좋고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그보다는 다른 젠더의 반응과 생각 흐름, 행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결국에는 불쾌함과 상호 비난, 충돌이 발생하기 쉽다는 데 문제가 있어요.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것인데도 말이죠.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두고, 남자는 그게 잘못된 경우에도 정당화하려 애쓰는 반면에 여자는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밀어붙입니다.이런 경우 그 선택이나 결정이 옳을 개연성은 남자와 여자의 경우 둘 다 똑같아요. 논리적으로 답을 찾는 것이 효율 면에서는 본능적으로 내놓은 답변과 비슷하니까 말입니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니라서, 경우에 따라 남자의 논리가 더 적절한 때도 있고 여자의 본능이 더 옳은 때도 있습니다.
남성들의 논리와 여성들의 사고방식이 부딪치면 남성 논리가 지게 마련입니다.
남성의 논리라는 것이 사실을 비틀거나 하면서도 결국엔 ‘법칙을 따르는’ 것인데 반해, 여성적 사고방식은… 법칙이란 것을 아예 인식하지 않으며, 설령 인식한다 해도 그 법칙을 자기 기분과 대화 흐름에 따라 예측하기 어렵게 마음대로 바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측면을 감안할 때, 늘 지고 싶지 않은 남자들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여자들처럼 ‘법칙 없이 싸우는’ 기법을 연구하고, 필요하면 상대에게 상대의 주된 무기로 응대하는 겁니다. (*한데, 이렇게까지 하려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 ^^) (23-1)
실제로 여자와 언쟁하고 논쟁하기를 웬만한 남자들은 힘들어해요. 그러고는 분풀이라도 하듯이 저희끼리 여자의 사고방식을 흉보면서 우스갯소리를 지어내기도 합니다.
여성의 사고방식이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카멜레온의 보호색 못지않게 생활 전선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별로 생각도 않고 말이죠.
여성들은 비교적 근래에 들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얻었어요. 유사 이전부터 선사 시대를 거쳐 중세에도 여성들은 남자에게 상당히 의존했잖아요?
남녀 간 사고방식의 차이는, 젠더 차이에서 자연스레 비롯된 결과입니다.
남성들이 사회에서 제 위치를 차지하고 필요한 물적 자원을 얻기 위한 싸움에 남성 논리를 동원한다면, 여성들은 남자를 다루고 남자가 얻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거둬들이기 위해 여성 논리를 키워 왔다고 하겠습니다.
남자들을 대하는 여성의 사고방식, 또 남자와 관계에서 여자들이 본능적이거나 의식적으로 설치한 덫에 관해 앞으로 20여 차례에 걸쳐 알아보겠습니다. 어때요, 흥미로운 테마 아닌가요?
여자들의 논리나 사고방식에 대한 우스갯소리는 남자들이 만들어낸 것이겠지요. 예를 들면,
“여자들은 머리채는 긴데 생각은 짧아.”
"닭이 새가 아니듯이 노파는 사람이 아니야."
한데, 여자들의 말과 행동 대부분이 근시안적인 남자에겐 논리도 없고 일관성도 없으며 심지어 어리석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목표를 확실히 따르고 있다는 점을, 특히 남자들이 기억해 둘 필요가 있겠어요.
마야꼽스끼라는 시인은 "별들이 반짝인다면, 그건 누군가에겐 필요하다는 뜻이야" 하고 읊었습니다. 그래요, 자연에 무의미한 것은 전혀 없어요. 카멜레온의 보호색이나 장미의 가시가 외적을 막기 위함인 것처럼, 남자와 여자의 사고방식은 아주 구체적인 목표를 따르고 있어요.
남자가 생존하고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남성적인 사고방식을 키워 온 것처럼, 여자도 똑같은 이유로 여성적인 사고방식을 (논리를) 키워 온 겁니다.
단지 남자와 여자의 목표가 조금은 다르며 자신의 웰빙을 위해 싸우고 상황에 적응하는 방식이 제법 다르다는 점이 차이일 뿐이죠.
인류 역사로 볼 때 여성 해방이 그리 오래 된 일은 아니에요. 오늘날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여자들이 평등권을 얻고 남자들 못지않게 기회를 보장 받고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권력과 (돈을 포함해) 자원이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에게 상당히 편중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최근 2백 년 어간을 예외로 한다면, 인류 사회에서는 선사시대 사회나 영장류 무리에서 그렇듯이 수컷들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않았습니까? 수컷들의 주된 과제는 파워와 자원을 차지하고 계급 사다리에서 이왕이면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었어요. 수컷은 무리에서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할수록 가장 좋은 먹을거리뿐 아니라 더 매력적인 암컷들을 얻으면서 더 많은 자원을 소유했지요.
(영장류) 암컷들은 수컷들에게 종속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이왕이면 더 높은 랭킹의 수컷을 ‘얻어’ 최대한 오래 곁에 두려고 본능적으로 몸부림쳤어요. 랭킹 높은 수컷은 자손에게 우수한 유전 인자를 대물림할 뿐 아니라 암컷과 그 새끼들을 최상의 자원으로 보장해 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서열 높은 수컷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암컷들과 처절하게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암컷으로서는 다른 수컷들의 눈길을 끌어야만 했습니다. 만에 하나 1순위로 찍어 둔 후원자가 걸려들지 않는 경우 랭킹이 좀 낮더라도 암컷과 새끼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보장할 능력의 다른 수컷들을 찾기 위해서도 그래야 했습니다.
원숭이 무리와 아주 흡사한 상황을 현대 사회의 일부 계층에서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수컷들의 자원 보장이 신통치 못한) 시골의 미녀들이 부유한 졸부들을 만나기 위해 대도시로 가지요. 이들은 부유한 남편이나 애인을 찾고 자원을 최대한 빼내기 위해 갖은 책략을 다 씁니다. 때론 '보험 삼아' 수컷을 동시에 둘 이상 유혹하기도 하구요.
지금까지 한 얘기를 달리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남자의 사고방식이 주변 세계를 적절히 평가하고 이 평가에 기초하여 올바른 해결책을 얻도록 설계돼 있다면, 여자의 사고방식은 남자를 은근히 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남자는 구체적인 사실과 정보가 있으면 일을 더 잘 해요. 이에 반해 여자는 확실해 보이는 사실을 쉽게 무시하고 자기한테 맞지 않는 정보는 아무 미련 없이 쳐내 버립니다. 여성은 거의 매 순간 남자의 기분과 감정 상태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립니다. 이 본능 덕분에 남자의 기분과 감정 상태를 남자 모르게 통제하고 조종합니다.
많은 남자들이 이런 상황을 겪어 봤을 거예요. 즉, 여자가 어떤 이유로 처음엔 남자를 잔뜩 열 받게 하다가, 더 이상 넘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느낄 때 갑자기 아주 온순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바뀌는 것 말이에요. 그러면 남자는 1분 전에 있었던 일도 까맣게 잊을 만큼 마음이 다 풀어지고, 나아가서는 왠지 미안한 마음까지 들게 되지요.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여성 사고방식의 (논리의) 강점은 무너지는 법이 절대 없다는 것이에요. 여성적 사고방식을 제대로 구사하고 활용한다면 어떤 언쟁에서도 이기고 어떤 상황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요. (물론 거친 폭력 사태에 이르지 않는다면 말이죠.) 논쟁이나 기자회견, 선거 연설 등에 여성 논리의 요소나 기법이 많이 이용되는 것을 우리는 쉽게 봅니다.
예를 들어, 국정 혼란에 관한 기자들 질문에 본질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딴 소리를 하는 정치인과 고위 행정 관료들이 그래요. "왜 청년 실업자가 급증하고 도시의 자영업자들이 다 죽어가는가?" 하는 질문에 노회한 정치인은 여성적 논리 수법을 동원하여 "그래도 경상수지는 흑자이고, 외환 보유고는 4천 억 달러를 넘겨 사상 최대"라 하면서 말을 쉽게 돌리지요.
정치인들이 애용하는 모호한 언급이나 "난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에요",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나요?" 따위는 다 여성적 사고방식과 (논리와) 흡사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