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성요셉5 루덩의 악마들 10편 5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Chimin) 1648년 삼십년전쟁이 끝났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세가 꺾이고 게르마니아 주민 삼분지 일이 사라졌다. 유럽은 위대한 군주의 의지와 프랑스의 헤게모니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였다. 그러나 무정부 상태라는 간주곡이 흐르는 동안 한 프롱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면 다른 프롱드가 나타나곤 했다. 마자랭이 스스로 유배에 내몰렸다가 권좌로 복귀했고, 다시 은퇴했다가 다시 나타났다. 그 다음엔 무대에서 영원히 사라졌다.[각주:1] 그맘때쯤 로바르데몽이 죽었다. 총신 지위에서 쫓겨나고 희미해진 채로. 그의 외아들은 말 타고 출몰하며 노상강도 짓을 하다가 살해됐다. 딸은 고아가.. 2019. 7. 20. 루덩의 악마들 10편 3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Chimin) 원장수녀와 동행 수녀가 투르를 떠나 앙부아즈로 갔다. 성스러운 이름자를 보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수녀원 면회실을 밤 열한 시까지 마냥 열어두어야 했다. 다음날 블루아에서는 군중이 문을 부수고 잔느가 식사하는 숙소로 돌입했다. 오를레앙에서는 우르술라 수녀원에 머문 그녀를 보러 주교가 친히 내방했다. 그녀 손바닥을 꼼꼼히 들여다보더니 외쳤다. “하나님께서 일으키신 기적을 우리가 감춰서야 되겠나, 누구나 와서 보게끔 하시오!” 그러자 숙사 문들이 죄다 열리고 수많은 사람이 들어와서 객실 쇠창살을 통해 성스러운 이름자들을 마음껏 보게 됐다. 파리에서 원장수녀가.. 2019. 7. 20. 루덩의 악마들 9편 5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수렝이 원장수녀에게 엑소시즘을 시작하자 일이 분 뒤 발람이 나타났다. 사지를 뒤틀고 경련을 일으키고 하느님을 거세게 모욕하는 말이 나오고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잔느의 배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더니 곧 임신 막달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어서 가슴도 복부만큼이나 산더미처럼 부풀었다. 엑소시스트가 각 부위에 성유물을 대자 부풀어 오른 게 가라앉았다. 킬리그루가 한 발짝 다가서서 수녀의 손을 쥐어 보니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맥박을 짚어 보니, 느리고 희미했다. 원장수녀가 그를 밀치고는 제 두건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거의 배코 치다시피 한 머리가 금방 드러났다. 그녀가 두 눈알을 굴리며 혀.. 2019. 7. 18. 루덩의 악마들 9편 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하지만 수렝이 본 것을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못 봤다. 그들이 아는 것이라곤 그가 다른 수도사들처럼 가혹한 엑소시즘을 공공연히 벌이는 대신 피후견인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 보낸다는 것. 그녀를 가르쳐서 (그녀의 악마들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적 완성의 길로 이끌려는 시도가 동료들한테는 그저 허튼짓으로 보였을 뿐이다. 더욱이 수렝 본인도 악령에 사로잡혀서 종종 엑소시즘을 필요로 하는 마당에. (5월에 왕제인 오를레앙 공 가스통이 악마들에 대한 호기심을 풀려고 왔을 때, 잔느 수녀 몸에서 불시에 출격한 이사카론이 수렝에게 들러붙었다. 마귀 들린 여인이 정신 멀쩡하게 조용히 냉소 짓고 있는 동.. 2019. 7. 18. 루덩의 악마들 8편 6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갑자기 커다랗고 시커먼 파리 한 마리가 어디선가 날아들어 랑탕 수사 얼굴에 부딪치더니, 그가 펴놓은 엑소시즘 서적 위에 떨어졌다. 이야말로 징후야! 파리라니, 그것도 호두알만한 크기! 바알세불이 파리들의 명령자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물러가라! 성스러운 수난자들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랑탕이 넘실거리는 화염 위로 소리쳤다. 파리가 기이하게 큰 소리를 윙윙 내며 날개 쳐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아뉴스 데이의 이름으로…” 그와 동시에 비명 소리가 잦아들고, 그 대신 발작하듯 기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비열한이 숨 막혀 죽는 것처럼 우리를 속이려는 거야! 사탄의.. 2019. 7. 18.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