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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 마인드의 작업 > 실재를 지각하는 여러 수준 > ... ) 

  추론의 수준  

 

단어들이 나타난 덕분에, 거기에 담긴 의미를 잘 다룰 수 있게 됐다. 

문장이나 문구가 그렇게 생겨났다. 

예를 들어, “엄마가 창틀을 닦았어” 같은 문구는 서로 연결된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엄마’, ‘창틀’, ‘닦다’란 단어 각각에 나름의 의미가 있고, 이 의미가 각 개인에게 적절한 이미지 형태로 제시된다

게다가 전체 문구도 당신 마인드에서 어떤 (정적이거나 동적인) 장면으로 역시 반영될 것이다. 

 

문구를 이용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실재(현실, 세계)를 지각하는 다음 단계인 추론 수준으로 이동한다. 

이 수준에서 우리는 단어들로 이뤄진 복잡한 의미 구조를 만든다. 문구의 각 단어는 나름의 독특한 뜻을 지닌다. 이 단어들이 일정한 순서로 배열돼 만들어진 문구는 각 단어의 의미를 결합하는 새로운 의미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창밖에 비가 내린다”는 문구를 보면 당신 의식에서 창밖에 내리는 비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이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 다를 텐데, 특정 단어들에서 나오는 이미지가 사람마다 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창밖에 비가 내린다”는 문구를 접할 때 당신 마인드에서 무엇이 생기는지 주의를 기울이라. 그리고 이 사진과 비교해 보라. 

 

비가 내리는 거리를 자동차 창문 너머로 내다보다

 

당신 마인드에는 아마 다른 그림이 나타났을 텐데... 왜냐하면, 어떤 문구를 접할 때 어떤 사람에게 생기는 이미지와 의미는 그 사람이 그 문구의 단어들에 집어넣는 의미와 자기 경험을 토대로 생기니까 그렇다. 

 

여러 문구 덕분에 우리는 마인드에서 아주 복잡한 의미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이 텍스트를 읽을 때, 당신 마인드에 어떤 이미지들이 떠오르고 문구와 전체 텍스트의 의미가 한꺼번에 형성될 것이다. 즉, 당신 눈은 지금 이 철자들을 보고 있고, 이때 당신 마인드의 내부화면에서는 이 텍스트의 의미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 과정에 주목하라. 

 

이런 텍스트가 있다고 치자. 

Bueno, no es una maravilla de casa, pero se puede vivir bien. Tiene dos habitaciones y una sala espaciosa que usamos como un dormitorio más. Qué vamos a hacer? Somos cuatro personas en mi familia. Tiene también una cocina bastante grande, lo que está muy bien. Y por último un cuarto de baño y un balcón. Como ven ustedes, es una casa normal y corriente. 

놀랐나? 이건 에스파냐어이다. 이 텍스트를 읽으면서 당신에게 어떤 이미지들이 생겼나? 에스파냐어를 모른다면, 생길 수 없다. 왜냐하면, 저 문구에 등장하는 단어들이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도 띠지 않으니까. (<07-2 구체적인 대상들을 지각하는 수준>에서 소개한 동영상과 같은 이치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관한 여러 댓글 가운데 “오랜만에 진짜 악마를 봤다”는 댓글에 수많은 사람이 찬성을 눌렀다. 

이 문장을 접하면서 당신 마인드에서 (마음속에서, 머릿속에서) 어떤 이미지가 형성되고 당신의 세계 그림이 바뀌지 않았나? 더 정확히 말하자면, 거의 바뀌지 않았나? 이 문장을 신뢰도 높은 인쇄매체나 방송매체를 통해 읽거나 듣는다면, 이 정보를 (더 확실하게) 믿을 것이다. 

 

추론 수준에서 우리는 당면한 실재(현실, 세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지며, 실재를 이제 자기 마인드에서 구축하기 시작한다. 이 텍스트를 (몰입하여) 읽는 동안 당신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거의 듣지 못하고 신체 감각을 거의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대신 당신 마인드에 생성된 그림과 이미지에 빠져 있다. 게다가 마인드에 있는 이 그림들을 지금 실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 

 

예를 들어, 이웃집 여자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상상해 보자. 

“내일 우리 아파트 동의 보일러를 다 수리할 예정이래요. 오늘 503호에서 물이 새서 아래층 몇 가구가 피해를 봤어요. 관리인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배관을 긴급히 손봐야 한다고 했지요.” 

이것이 당신에게 닥친 당신의 실재(현실)이다. 이제 당신의 실재는 자기 마인드에서 방금 상상한 것이다. 그 뒤 30분 동안 당신은 이모저모 생각할 것이다. ‘내일 배관을 손보는 시간에 집에 있어야 하는데, 직장에서 어떻게 일찍 나오지?’ 

 

이건 다 당신 마인드에서 일어난다. 그런 걸 생각하는 동안, 당신은 자신만의 실재를 (현실을), 단어들로 이뤄진 실재를 만든다. 이 실재는 당신 마인드에서 (머릿속에서) 일어난다. 그렇게 생각에 골몰하다 보면, 바로 코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 코앞에 이 텍스트가 흰 종이에 검은 철자들로 있고, 엉덩이 아래 의자를 느끼고, 동시에 창밖 거리에서 어떤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이 텍스트에 내가 담은 의미가 아니라 이 단어들로써 내가 가리키는 것에 주의를 돌린다면, 당신은 목전의 구체적인 실재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런 얘기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왜냐하면,
우리는 마인드의 형상들 수준에서, 추론의 수준에서 사는 데 하도 익숙해지다 보니, 구체적으로 지금 일어나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인드가 우리한테 말하는 것을 실재라 (현실이라) 여기게 됐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지구가 둥글다는 말을 들었다. 그걸 믿었나? 확인해 봤나? 우리는 권위 있는 사람이나 정보 소스의 말을 (처음엔 부모, 다음엔 교사나 서적 등을) 믿는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사실 당신 마인드에 있는 이미지일 뿐이다. 자기 눈으로 보지 못한 이상, 이것은 당신 마인드에 있는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 이미지들로 지금 우리의 (주관적) 세계가 이뤄져 있다. 바로 그런 세계에서, 마인드의 이미지들 세계에서, 우리는 대부분 시간을 살고 있다. 

 

자, 단어들과 의미들의 세계가 우리한테는 (우리처럼) 합리적인 사람들이 사는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인드 작업의 중요성과 지식을 통한 세상 인식의 이점을 축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 우리의 감각기관이 바로 지금 지각하는 목전의 실재와 (현실과) 우리 마인드가 만들어 낸 추상적 실재 (현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걸 구분하는 게 중요한 것이, 여기서 아주 중요한 결론이 나오기에 그렇다. 

이제 마인드가 만든 추상적 실재(현실)에서 사는 이점에 눈길을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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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앞의 당면한 현실에서만 계속 산다면 (어린애들은 그렇게 한다), 우리의 세계가 크게 제한될 것이다. 당신의 세계가 당신이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만 들어있다고 상상해 보라. 상당히 따분하다. 눈앞의 현실이라는 범주에 국한되어 우리 세계가 아주 작아질 것이다. 

언어가 나타날 때, 우리의 주관적 세계는 세상에 대한 지식의 성장과 함께 아주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우리 세계는 우리가 그것에 대한 지식만큼 점차 커질 것이다. 여러 국가와 행성, 우주, 원자, 분자, 경제, 정치, 그 외에 아주 많은 것이 우리 세계 안에 나타난다. 이제 당신의 세계는 온 우주이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주다. 

 

단어들과 언어를 활용할 때 또 다른 이점은, 그것들이 추상적이긴 해도 객관적 실재를 (현실을) 웬만큼은 반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대중매체를 통해 미국이란 나라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건 아직 당신에게 정보일 뿐이다. 그러나 이제 당신은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날아갈 수 있다. (한데, 비행기에 대해서도 똑똑한 사람들한테 들었기 때문에 이 이동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예전엔 읽기만 하던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단어들 덕분에, 우리는 언젠가 다른 사람이 획득한 정보를 간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턴이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이 지식을 그가 언어로써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았다면, 이건 그의 머릿속에만 남아 있었을 것이다. 인류 존재 내내 수많은 사람이 거둔 성취와 달성을 언어 형태로 간직하면서, 우리는 1천 년 전 사람들이 살던 세상과 아주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1천 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우리는 역사 지식 덕분에 안다. 이 지식을 우리는 그것이 정말 사실인 것처럼 이용한다. 사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나?! 어쩌면 우리 모두 프리메이슨에게 세뇌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주관적 세계의 일반 모델  

 

그렇게, 우리에겐 실재를 (현실을) 지각하는 여러 수준의 형태로 주관적 세계의 모델이 나타났다. 전체적인 개관을 한 번 더 제시한다. 

주관적 세계의 일반 모델. 추론 수준, 단어와 명칭 수준, 구체적 대상 수준, 감각 정보의 수준, 추상적 실재, 당면한 실재

유의할 점 – 언어를 쓰는 성인의 경우 이 수준이 전부 동시에 존재하며, 더 높은 수준은 더 낮은 수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 예를 들어, 추론 수준은 사람의 주관적 세계에서 단어들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 또, 물질과 마찬가지로, 마인드로 하여금 구체적인 대상을 만들게 하는 감각 정보가 있어야만 의식에 구체적인 대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실재를 지각하는 더 높은 수준들은 사람이 점차 발달하면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갓난애한테 추론 수준이란 있을 수 없다. 이를 위해 갓난애는 학습과 마인드 발달의 단계를 많이 거쳐야 한다. 

1. 처음에 갓난애한테는 세상에 태어나면서 시각, 청각, 운동감각 인상 등의 흐름으로 감각 정보만 나타난다. 
2. 다음에 객관적 세계에 머무는 경험을 쌓으면서, 아이의 마인드가 이 모든 감각적 어수선함 속에서 구체적인 대상들을 식별하기 시작한다. 
3. 그 이후 부모한테서 이런저런 단어를 들으면서 아이는 그 단어들을 자신의 주관적 세계의 특정 대상들과 연결하는 법을 배운다. 단어와 명칭의 수준이 그렇게 나타난다. 
4. 단어들을 문구에 배열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아이는 자기 마인드에서 이미지와 의미의 형태로 가상현실을 만든다. 이것이 추론의 수준이다. 

 

현시점에서 당신은 자신의 주관적 경험에서 이 수준들 가운데 어떤 것이든 떼어낼 수 있다. 아, 물론, 객관적 실재의 수준은 제외하고 그렇다. 즉, 이 텍스트를 당신 마인드에 나타나는, 의미 정보의 집합으로 지금 당장 인식한다. 그러면서 이건 다 그저 단어들일 뿐이며, 당신이 읽은 각 단어 속에는 거기에 당신이 집어넣는 형상과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다. 이 모든 이미지가 마인드에서, 내면세계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 이미지들을 당신 이외에는 아무도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이미지들은 실제로 지금 당신 앞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즉, 이 종이쪽과 이 철자들, 당신이 바로 지금 듣는 이 소리, 당신 손의 느낌 같은 것이 아니다. 당신은 이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잊은 채,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즐기기만 할 수 있다. 이 여러 느낌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느낌들이 그냥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당연히 어려울 테지만… 당신 의식에 있는 이 구체적인 대상들 이면에서, 시각 채널의 색깔 있는 점들과 청각 채널의 갖가지 소리와 운동감각 채널의 감촉 등의 형태로 감각 정보의 흐름을 보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

(나는 누구인가 > 2부 마인드의 작업 > 7장 실재를 지각하는 여러 수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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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마인드의 작업

7장. 실재를 지각하는 여러 수준 <계속>)

 

  구체적인 대상들의 수준  

 

 

갓난애와 달리 우리는 성숙하고 경험 있는 사람으로서 시각과 청각 채널에서 어수선함이나 잡음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상과 물체를 보고 듣는다. 

대체로 모든 채널에서 그렇다. 

우리의 감각 정보는 체계적이고 구조화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어떤 표상으로 본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보자. 

 

사람이 태어난 직후 처음 접하는 대상은 (산파를 제외하고) 엄마이다. 엄마는 갓난애가 처음 보고 듣고 느끼는 대상. 이 대상은 아기의 모든 지각 채널에 나타난다. 이 대상을 아기가 처음에는 자기의식에 들어오는 다른 감각 신호들과 당연히 구별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대상이 (엄마가) 아기의 시야와 모든 채널에 아주 자주 들어온다. 아기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엄마 체온을 느끼고 엄마한테서 풍기는 냄새를 맡는다. 다른 신호들 속에서 엄마를 별개의 대상으로 서서히 식별하기 시작한다. 

 

이후 더 자라고 외부세계와 더 많이 접촉하면서 아기 의식에 다양한 정보가 더 많이 들어간다. 또 외부세계는 여전히 정돈된 공간이며 어떤 대상들로 이뤄져 있는 까닭에, 예를 들어 장난감이나 주변 다른 사람들, 자기 울음소리 같은 대상들이 아기의 의식에서 점차 개개의 대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대상들을 아기의 마인드가 다양하게 들어오는 감각 정보와 구별하게 된다. 

이것은… 아기가 주변 사람들 움직임을 눈으로 좇아가고 소리 나는 쪽으로 몸을 뒤척이고 장난감을 갖고 놀기 시작하는 것 등을 보면 분명해진다. 

 

모든 감각 정보의 흐름에서 어떤 안정되거나 고정적인 대상을 구별하는 능력은 아마도 뇌 기능에 내재돼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세계 자체도 상당히 구조화되어 있고 안정적이며 예측 가능하다. 그래서 세계에 있는 여러 대상과 그것들의 형태와 움직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마음속에서 그려 보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자. 그런데 바깥세상에서 대상을 분별하고 선택하는 알고리듬은 누구한테든 끊임없이 작동한다. 이런 점을 이제 분명히 알아보자. 

 

이런 그림이 있다. 

색깔 있는 얼룩점들의 집합

 

 이것은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세계를 감각 수준에서 지각할 때 나타나는 감각적 어수선함과 비슷하다. 여기에 어떤 시각 정보와 어떤 점들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어떤 대상을 식별해 내기는 상당히 어렵다. 여기서 우리가 얼룩이나 점 이외에 다른 것을 왜 못 보느냐 하면, 이 점들이 우리가 살면서 익숙하게 관찰해 온 형상을 이루지 않거나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음 그림들에서는 어떤 대상을 분별하거나 선택할 수 있다.

색깔 있는 점들이 배열되어 여러 꽃 모양을 이룬다.
흰 구름이 끼어 있는 푸른 하늘
산비탈에 튀어나온 나무 그루터기

 

이 그림이나 사진도 본질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점들이 일정하게 배열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 뇌가 이 점들에서 익숙한 이미지를 자동으로 찾아낸다. 꽃, 구름, 하늘, 그루터기

한데, 우리가 꽃과 구름, 그루터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 저 그림과 사진에서 그런 대상과 물체를 볼 수 있을까? 아니, 안 그럴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바다, 갈매기, 나무, 파도, 구름, 하늘, 바위 위에 여인 형상

 

여기에도 역시 색깔 띤 점들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하지만 살면서 우리가 여러 얼굴을 자주 접한 덕분에 이 그림에서 사람 얼굴을 쉽게 구별한다. 원한다면, 얼굴로 사람의 성별을 가릴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자세히 들여다봐도 저 그림에 실제로는 얼굴이 없다. 새들과 나무, 물 위의 파도, 서 있는 여인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얼굴을 보고, 우리에겐 얼굴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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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질문: 그렇다면, 이 그림에 얼굴이 있는 건가, 없는 건가? 

대답: 이 그림에 있는 것이라곤 색깔 띤 점들뿐이다. 그림에서 우리가 찾아내는 형상은 모두 우리 뇌가 (혹은, 마인드가) 만든 것이다. (실제로는 얼굴이 없다!) 바로 우리 뇌가 외부세계에서 그런 형상을 종종 관찰해 온 까닭에 이제 그것을 어떤 그림에서든 어떤 순간에든 식별할 수 있다. 

 

시각 채널에서 여러 대상이나 물체를 순간적으로 식별하는, 마인드의 이 능력을 우리는 외부세계에서 방향 잡고 적응하는 데 이용한다. 만약 (아래 그림 같은) 형태가 시야에 들어올 때 마인드가 침대를 금방 식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몇 발짝 안 가서 거기에 부딪칠 것이다. 

침대와 소파 등이 놓인 침실

 

우리는 시각 채널을 살펴봤다.

청각 채널에서는 구체적인 대상들 수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우리가 이미 앞에서 다룬 사례가 있다. 

 

여기 어떤 외국어로 하는 얘기가 있다. 

 

우리 한국인에게 이건 (시각 채널에서 색깔 띤 점들의 집합처럼) 단지 소리의 집합일 뿐이다.

이건 우리한테 왜 한낱 잡소리 모음에 불과할까? 왜냐하면, 이 소리에서 우리가 청각 채널에 익숙한 대상을 식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여기서 아는 단어들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데, 이 언어에 어려서부터 익숙한 러시아인은 이 잡음(?)에서 특정한 단어들을 찾을 뿐 아니라 거기에 구체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청각 신호가 우리 한국인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건 한국인들에게 소음이나 잡음이 아니라 구체적인 단어들이다. 앞의 동영상에 있는 (한국어를 모르는) 러시아인이 이 동영상을 어떻게 인식할지 상상해 보라. 

 

그런 식이다. 모든 것이 바로 그렇게 작동한다. 우리 주변에는 감각적인 소음과 혼란과 어수선함의 연속이요 일색이다. 그러나 그 소음과 어수선함 속에서 우리 뇌가 (마인드가) 아는 대상들을 즉각 식별해 낸다. 

구체적인 대상들 수준에서 주관적인 실재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목소리 훈련 안내

지금 살펴본 수준은 구체적인 대상들의 수준이라 불린다. 왜냐고? 왜냐하면, 이 대상을, 혹은 물체를, 우리가 바로 지금 보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대상이다. 예를 들어, 이 사과가 그렇다. 

사과

 

이것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사과이지 그냥 일반적인 ‘사과’가 아니다. 게다가 이 구체적인 대상에는 이 지각 수준에서 아직 이름이 없다. 이 수준에서 일어나는 일은… 특정 순간에 나머지 모든 정보 속에서 특정 대상을 식별하는 것뿐이다.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이런 예를 들자. 태어난 뒤 다른 여러 정보 속에서 엄마를 구별하는 갓난애는 이게 자기 엄마인지 아직 모른다. 갓난애 마인드에는 아직 아무 이름도 없다. 아기는 세상을 어떤 특정 순간에 어떤 대상들의 집합으로 보는 것일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지각 수준에서 (세계를 구체적인 대상들로 지각하는 수준에서) 세상이 어떻게 지각되는지 우리는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냥 주변을 둘러보기만 하면 된다. 

이 순간에 당신은 무엇을 보나? 

당신이 눈길 돌리는 곳에서 무엇을 보나? 

포착하지 못한 세계의 디테일을 마인드에서 끝까지 그리지 말라. 

그냥 앞에 보이는 것을 보기만 하라. 

예를 들어, 지금 이 글을 쓸 때, 나는 내 손과 자판, 모니터, 마우스를 본다. 내 등 뒤에 의자 등받이가 있지만, 지금 내 눈으로 그걸 보지는 않는다. 따라서 기억에 따라 세계의 그림을 마저 그린 것은 내 마인드이다. 

 

만약 마인드의 이 작업 순간을 인식하며 마인드가 마저 그리는 것을 죄다 내던진 채, 지금 벌어지는 것에 이름 붙이지 않고 관찰만 한다면, 실재를 지각하는 이 수준에서 - 구체적인 대상들의 수준에서 - 세계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게 될 것이다. 

아직 말문이 트이지 않은 아이들이 이 수준에서 실재를 지각한다. 
어린애들은 특정 순간에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지각한다. 
선()의 대가들이 ‘지금 여기’의 삶에 관해 설파할 때 바로 이걸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보라, 얼마나 간단한가. 
아이들도 이걸 할 줄 안다. 한데 성인들은 다 잊은 것 같다. 

 

이런 일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실재를 지각하는 다음 수준을 살펴볼 때 알게 될 것이다. 이제 그 수준으로 넘어가자. 

(실재를 지각하는 여러 수준 가운데 <단어와 명칭의 수준>으로 계속됨)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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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지각의 물리적 현상  

 

지각하는 과정이 어떤지 이해하기 위해 물리학과 생물학의 과학적 자료를 몇 가지 살펴본다.

 

먼저 시각 채널

시각은 정보가 가장 많은 정보 채널이다. 

이걸 통해 외부세계에서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다. 

시각은 주변 환경에서 빛을 지각하는 것임을 우리는 물리학을 통해 안다. 지구에서 빛의 가장 큰 원천은 태양. 빛은 본질상 특정한 주파수를 지니는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이다. 넓은 뜻으로는, 가시광선(可視光線)뿐 아니라 자외선과 적외선도 포함된다.

 

이 파동을 우리는 주관적으로 특정한 색깔로 지각한다. 예를 들어, 400-480 테라헤르츠 주파수의 빛을 빨간색으로, 620-680 테라헤르츠 주파수의 빛을 파란색으로 지각한다. 이런 빛의 주파수를 우리가 왜 그렇게 받아들이는지는, 뒤에서 논의할 것이다. 사실 전자기파 복사(輻射)의 전체 주파수 범위를 취한다면, 우리가 색깔로 인식하는 것은 아주 짧은 주파수 범위에 불과하다. 나머지 주파수 범위를 우리는 보지 못한다. 예를 들어, 티브이가 받는 전파가 물리적으로 공간에 존재하는데도 우리는 못 본다. 

 

태양에서 나오는 빛의 광선에는 다양한 주파수의 전자기파가 다 포함돼 있다. 사실, 이 빛의 광선에는 거의 모든 주파수의 파동이 다 들어있다. 이 빛 광선을 백색광이라 부른다. (*백색광 - 태양빛처럼 각 파장의 빛이 적당한 비율로 혼합된 빛.) 백색광에 모든 주파수의 파동이 다 있음을 보려면, 이 빛을 프리즘을 통과시키면 된다. 

 

백색광이 프리즘을 거쳐 여러 색깔로 분화되다

 

백색이 모든 색상의 무지개로 분리됐다. 프리즘이 여러 주파수의 파동을 여러 방향으로 나눈 것처럼 됐다. 

 

이제 우리 주변의 사물들이 어떻게 여러 색상을 지니게 되는지 살펴본다. 

백색광이 물체에 와 닿으면 물체 표면이 여러 주파수의 파동을 거의 다 흡수하고는 일정한 좁은 주파수 범위의 파동을 되쏜다. 예를 들어, 백색광이 붉은색 물체의 표면에 닿으면 물체는 붉은색 주파수와 다른 주파수들의 파동을 죄다 흡수한 뒤 붉은색 주파수의 파동을 표면에서 되비치는 것이다. 

여기서 ‘빨간색 주파수’라고 말한다 해서 파동이 실제로 빨간색을 지닌다는 뜻이 아님에 유념하라. 이 파동의 주파수가 400-480 테라헤르츠 범위에 있다는 뜻일 뿐이다. 광파 자체에는 그 어떤 색깔도 없다. (*光波 -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진동하며 진행하는 전자기 파동 중 가시광선에 해당하는 빛) 

 

따라서 빨간색 주파수의 광파는 물체에서 여러 방면으로 반사된다. 물체에서 반사된 이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온다. 여러 물체가 우리에게 여러 색깔로 보이는 까닭은... 그 물체들의 표면이 거기 닿는 백색광을 서로 다르게 반사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들은 적색 범위 파동을 주로 반사하고 어떤 것들은 녹색 범위 파동을 반사한다. 또 어떤 것들은 거의 모든 파동을 흡수하는데, 이때 물체는 우리한테 검은색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주파수의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 

안구 망막에는 빛 수용체인 원추세포와 간상세포가 있다. 또 원추세포에는 3가지 유형이 있어서, 어떤 것은 청색-보라 영역의 빛을 가장 잘 받아들이고, 어떤 것들은 황록색 영역을, 또 어떤 것들은 적색 영역을 가장 잘 받아들인다. 즉, 서로 다른 원추세포들이 일정한 주파수 범위의 광파에 반응한다. 

(*간상세포 – 척추동물의 눈의 망막에서 빛을 감지하는 세포. 막대 모양으로 명암을 느낀다. 

*원추세포 – 척추동물의 망막에 있는 시세포의 하나. 비교적 밝은 곳에서 물체를 보는 일과 색의 구별을 담당한다.)

 

물체 표면이 빛을 반사하고 이것이 우리 눈에 들어오고 눈이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다음에 망막의 원추세포들이 신경 임펄스를 만든다.

이 임펄스가 안구 망막에서 신경 섬유를 (뉴런을) 따라 뇌로 간다. 인간 뇌에는 눈에서 오는 신호를 처리하는 영역, 뇌의 시각 영역이 있다. 뇌 자체는 거대한 뉴런 다발이다. 이것은 신경세포체와 하나의 축색돌기와 수천 개의 가지돌기로 이뤄지는 세포들이다. 

 

신경세포체, 가지돌기, 축색돌기

 

가지돌기들은 뉴런(신경세포)에서 나뭇가지처럼 뻗은 것으로서 다른 뉴런의 축색돌기에서 나오는 흥분 신호를 받아들인다. 축색돌기는 뉴런에서 나온 긴 돌기로서, 그 뉴런에서 다른 뉴런들로 흥분 신호를 전달한다. 그런데 축색돌기는 말단이 갈라져 있기 때문에 그 뉴런에서 몇 개의 뉴런으로 동시에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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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뉴런은 전부 축색돌기와 가지돌기들을 거쳐 서로 연결된다. 수천 개의 가지돌기를 거쳐서 한 뉴런에 수천 개의 뉴런이 연결되고, 자체 축색돌기를 거쳐 자체 신호를 그 뉴런에 전달한다. 이후 이 뉴런은 모든 신호를 하나로 모아서, 이것을 자체 축색돌기를 거쳐 다른 연결된 뉴런들에게 전달한다. 그 결과 수십억 개의 뇌세포를 연결하는 일종의 뉴런 망이 나온다. 

 

뉴런 망

 

뉴런 이외에 뇌에는 또 중추 신경계 조직을 떠받치는 세포인 신경 교세포들이 있다. 이것은 뉴런의 물질대사를 수행하며, 뉴런의 시그널 전달을 촉진한다. 이것들 외에 다른 것이 뇌에는 사실상 전혀 없다. 

그렇게, 눈에서 나온 신호가 뒤통수 쪽에 있는 뇌의 시각 영역으로 들어간다. 이 신호가 다음에 시각 영역에서 분리되어 대뇌피질도 포함하는 뇌의 다른 영역들로 들어가는데, 여기서 신호들이 가시적인 이미지로 변환된다. 이것을 우리가 지각하는 것이다.

뇌에는 그 어떤 그림이나 장면이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거기 있는 것은 전부 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전달되고 이동하는 신경 임펄스뿐이다. 

뇌는 서로 다른 원추세포들이 서로 다른 주파수의 광파에 반응한다는 이유 하나로 서로 다른 범위의 광파들을 구별한다. 다음에 이 원추세포들에서 보통의 전기 신호가 나온다. 뇌의 시각 영역은 신호가 어떤 원추세포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색상을 구별한다. 신호 자체에는 그 어떤 색상도 없다. 

 

시각이 작동하는 도식은 대략 이런 식이다. 

주파수가 다른 전자기파로서의 빛이 물체들에서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온다. 물체들 표면이 파동의 일부를 흡수하고 일부를 반사한다. (이건 표면 특성에 좌우된다.) 반사된 파동이 우리 눈에 들어오고, 여기서 망막의 원추세포와 간상세포의 도움으로 신경 임펄스로 바뀐다. 이 신경 임펄스들이 뉴런 망을 따라 뇌로 간다, 더 엄밀히 말해 뇌의 시각 영역으로 간다. 신호가 시각 영역에서 뇌의 다른 영역들로 퍼진다. 뇌에는 뉴런 망과 보완하는 신경 교세포들, 뉴런 신호들 이외에 다른 것은 전혀 없다. 

 

이제 다른 지각 채널들의 작동 방식을 간략히 보자. 

감각 기관들의 이 작업 도식은 사실상 시각 채널의 도식과 다르지 않다. 

 

소리는 본질상 공기의 진동이다. (*음파 - 발음체의 진동으로 공기 등에 생기는 소리의 파동. 소릿결.) 즉, 물체는 진동함으로써 주변에 공기 진동을 만든다. 이 진동이 공기를 따라 여러 방향으로 퍼지고, 결국 우리 귀에 들어온다. 공기가 없다면, 물체는 진동을 전달하지 못하며 소리도 없을 것이다. 

음파는 광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주파수를 지닌다. 소리의 진동 주파수가 낮을수록, 소리가 더 낮은 것처럼 우리는 주관적으로 여긴다. 이건 베이스에 관련된다. 음파의 주파수가 더 높을수록, 우리에겐 주관적으로 소리가 더 높고 날카롭게 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소리의 높이는 음파와 아무 관련이 없다. 음파는 공기를 따라 전달되는, 서로 다른 주파수의 파동일 뿐이다. 이 파동 자체에는 아무 소리도 없다. 

 

다음에 물체에서 나온 음파가 우리 귀에 들어온다. 귀에 고막이 있어서 귀로 들어오는 공기 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고막은 귀에 들어온 음파와 같은 주파수에서 떤다. 

다음에 귀에서 진동의 복잡한 변환 체계의 도움으로 음파가 신경 임펄스로 바뀌고, 이 임펄스가 청신경을 따라 뇌로, 청각 정보 처리를 맡는 영역들로, 들어간다. 

 

공기 진동이 우리 귀에 들어와 고막을 움직이다.

 

그런 식으로 소리도 빛처럼 뇌가 처리하는 신경 임펄스로 바뀐다.

눈에서 나오는 신경 임펄스는 귀에서 나오는 신경 임펄스와 전혀 다르지 않다. 이 신호들의 차이와 신경 임펄스들이 어떤 종류의 신호를 지니는지는 전부 뇌에서 결정한다. 이 작업을 뇌는 신호가 어떤 신경 경로를 따라 왔는지에 따라 결정한다. 

신경 임펄스가 (즉, 신호가) 빛의 지각을 맡는 뉴런에서 나왔다면, 뇌는 이 신호를 시각적인 것으로 해석할 것이다. 신호가 소리 지각을 담당하는 뉴런에서 나왔다면 뇌는 이 신호를 청각 (소리) 신호로 해석할 것이다. 

 

촉각과 후각, 미각에 관해서는 간략히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피부에는 특별한 수용체들이 있어서, 이것이 접촉과 공기 온도에 반응한다. 그 다음 도식은 역시 마찬가지다. 이 수용체들에서 나온 신경 신호가 뇌로 들어간다. 

코에도 수용체들이 있어서, 이것이 특정한 분자들에 반응한다. 예를 들어, 장미꽃이 분자들을 분비한다. 이 분자들이 코에 들어오고, 후각 수용체들이 특정한 분자들에 반응한다. 다음에 후각 수용체들이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맛에 관해 보자면, 혀에는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물질의 분자들에 적절히 반응하는 수용체들이 있다. 앞의 여러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수용체들에서 뇌로 신경 시그널들이 간다. 

외부세계에는 장면이나 소리, 맛, 감각 같은 게 전혀 없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하기 바란다.
외부세계에 있는 것은 전부 여러 종류의 파동과 분자 물질들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전부 우리 뇌의 작업 결과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물음을 던질 때가 됐다. 

그렇다면 뇌의 시각 영역에서 나오는 신호들이... 어째서 우리가 그것들을 지각하는 것과 똑같이 지각되는 것인가? 달리 말해, 3차원 형태의 이미지로 지각되는 것인가? 

또 뇌의 소리 담당 영역에서 나오는 신호들은... 왜 바로 소리처럼 지각되는 건가? 

광파에도 음파에도 색깔과 소리 같은 속성이 없는데 말이다. 

(계속. '객관적 세계와 주관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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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정보 지각 채널  

 

알아본 것처럼, 사람의 감각 경험은 잠정적으로 두 세계로 나눌 수 있다. 

바깥 세계와 내면세계. 

 

이제 이 세계에서 어떤 종류의 정보가 우리한테 들어오는지 알아보자. 

 

정보 지각 채널, 듣기, 냄새, 피부, 보기, 혀로 맛 느끼기

 

바깥 세계부터 본다. 우리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오감을 통해 바깥 세계를 인지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즉, 뭔가를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피부를 통해 감지한다. 이건 다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정보 형태이다. 달리 말해, 시각을 통해 접하는 것은 청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될 수 없다. 맛으로 느끼는 것은 냄새로 감지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바깥 세계에서 얻는 여러 정보 유형을 정보 지각 채널이라 부른다. 

 

우리한테 왜 하필 오감이 있는지 궁금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을까? 어떤 이들은 육감도 있다고 여겨서, 그걸 직관이나 초감각이라 부른다. 하지만 초감각이 인지하는 것이 어떤 미지의 원천에서 나오는 정보라 해도, 이 정보 역시 결국은 다섯 채널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즉, 초감각이 뭔가를 보거나 듣거나 느끼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물론, 그게 아닐 수도 있기는 하겠다. 어쩌면 거기에는 보통사람의 기본적인 오감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어떤 정보 채널이 실제로 있을지도 모른다. 

 

앞의 물음으로 다시 돌아가자. 보통사람에겐 정보 채널이 왜 하필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다섯 개인가? 대답은 질문처럼 명확하다. 왜냐하면, 우리 인체에 자연이 눈과 귀, 피부, 코, 혀 같은 지각 기관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피부와 코, 혀에는 특수한 수용체가 있어서, 그것이 필요한 정보를 실제로 얻는다. 

 

박쥐가 이용하는 반향 정위 (음파 탐지, echolocation) 같은 감각 기관을 자연은 우리에게 부여하지 않았다. 철새들이 비행 목적지를 정확히 결정하기 위해 이용하는, 지구 전자기장의 감지는 또 어떤가?

 

박쥐의 반향 정위, echolocation

 

박쥐는 음파 탐지로 들어오는 정보를 어떻게 지각하는 것일까? 반향 정위는 소리에 따라 공간에서 방향 잡는 것으로서, 초음파를 계속 발사하고 반사되는 신호에 따라 장애물이나 먹이까지의 거리를 결정한다. 박쥐의 이런 정보 채널이 청각이나 촉각과 비슷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건 우리의 다섯 지각 기관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상 새로운 정보 유형일 수도 있을까? 

새들이 지구의 전자기장을 지각하는 것은 또 어떤가? 이것도 인간에겐 알려지지 않은 아주 새로운 정보 형태임이 틀림없다. 

 

그런 식으로 동물들에겐 별난 지각 채널이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도 오감이라는, 다양한 지각 정보 형태가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 아닌가? 만약 자연이 우리에게 후각을 주지 않았다면, 세상에 냄새라는 게 있음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나아가 냄새 같은 정보는 자연에 없다고 확신했으리라. 그리고 냄새 수용체가 있는 어떤 외계인이 우리한테 냄새가 무엇인지 설명해도, 그걸 거의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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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면세계로 넘어가서, 거기엔 어떤 정보 채널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그러려면 뭔가를 기억하거나 상상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구름이 발치에 걸린 태백산 정상, 혹은 연인의 다정한 손길, 혹은 엄마가 끓인 김치찌개의 냄새와 맛 같은 것을 상상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보나? 내면세계에도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다섯 가지 정보 채널이 다 있다. 바깥 세계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은 내면세계에서도 결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외부든 내부든 세상에서 얻는 모든 감각 경험을 우리는 전부 이미 여러 번 얘기한 다섯 가지 채널을 통해 지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6번째 채널도 있긴 하다. 그건 균형 감각이다. 이것을 학자들은 별개의 정보 채널로 구분한다. 하지만 이것은 촉각의 특별한 형태라 말할 수 있다. 5감에 비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우리 이야기에서는 편의상 채널들을 이렇게 부르겠다. 즉, 보는 것은 시각 채널. 듣는 것은 청각 채널. 촉각과 후각과 미각을 한데 묶어서 운동감각 채널이라 부를 것이다. 

이 세 채널을 운동감각 채널로 묶은 것은 오로지 편리하다는 이유밖에 없다. 운동감각 채널은 느끼거나 감지할 수 있는 정보 형태를 나타낸다. 

 

바깥 세계, 시각, 청각, 운동감각 채널, 의식, 내면세계

  

우리가 세상을 보는 것은…
세상에 색깔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우리에게 눈이 있기 때문
이라는 사실에 다시 주목하기 바란다.
우리가 소리를 듣는 것은 우리에게 귀가 있기 때문이지, 세상에 소리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에게 세상이 어떤 것이든 간에, 우리한테 눈과 귀가 없고 그 대신 음파 탐지 기능이나 지구 전자기장에 대한 감각이 있다면... 어떻게 됐을까? 세상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일까? 

우리 감각 기관에 의해 지각되는 세계는 우리가 그것을 지각하는 것과 같은 세계일까, 아니면 단지 우리 감각 기관들의 작업 결과에 불과한 것일까?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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