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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과. 우리의 감정 항아리, 계속)  

 

“저리 꺼져, 이 멍청이야!”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미 ‘좋은/똑똑한’ 아이나 ‘나쁜/멍청한’ 아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이것이 한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한 심리학자가 평범한 초등학교 두 학급의 수업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교사에게 아이들 행동을 관찰한다고 설명하고 맨 뒷줄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실제로 그의 관심은 교사가 이른바 ‘우등생들’과 ‘열등생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각 학급에서 각 그룹의 학생을 서너 명씩 점찍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른바 ‘우등생’으로 평가된 아이들한테는…
“잘했어”, “훌륭해”, “좋아”, “(다른 아이들에게) 이 애를 본받아라”, “넌 벌써 다 공부했지”, “늘 잘 해내는구나”
같이 긍정적인 말을 하루 평균 23번 건넸
.
그리고 부정적인 말은 하루에 한두 번만 했다. 

 

우등생을 칭찬하는 교사

한데 이른바 ‘열등생들’의 경우엔 완전히 정반대였다.
(“또 너로구나!”, “하는 짓이 어째 그 모양이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 같으니!”, “널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등) 나무라고 지적하고 혼내는 말을 하루에 평균 25번이나 하고
, 긍정적인 말이나 중립적인 말은 아예 하지 않거나 어쩌다가 한 번이었다. 

 

학교에서 이른바 '열등생'을 대하는 교사의 모습

교사의 이런 태도는 급우들에게도 전염됐다.

아이들은 휴식 시간에 이 심리학자를 둘러싸고 얘기를 나누곤 했다. 그들은 최대한 더 가까이 다가들어 이 사람의 손을 잡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등 호감을 드러내곤 했다. 그런데 둘러싼 이 아이들 틈으로 이른바 ‘열등생’이 끼어들려고 하자, 아이들은 “저리 꺼져, 이 멍청이야!” 하면서 그애를 몰아낸 것이다

그 아이의 입장이 됐다고 생각해 보자.
권위 있고 존경받는 사람들한테서 꾸중이나 지적, 비판의 소리를 하루 평균 25번이나(!) 들으면서, 그렇게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간다고 상상해 보라! 게다가 수업 중간중간 휴식 시간엔 또래의 급우들한테서 배척을 당한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될까? 견딜 수 있겠나? 버텨 내겠는가? 

 

이 연구를 소년 교정시설에서 계속한 결과 아이들이 어떻게 ‘생존하는지’ 분명해졌다.

알고 보니… 거기에 수용된 미성년자들의 98%가 이미 초등학교 1, 2학년 때부터 또래들과 교사들에게 배척된 경험을 안고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이른바 '열등생'을 따돌린다.

 

이제 우리는 감정 ‘항아리’를 이용하여 각각의 경우에서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수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앞에서 다룬 답변을 죄다 복습하고 체계화할 것이다.

 

* * *

1. 아이가 엄마한테 화를 낸다. “엄마는 나빠, 난 엄마 미워해!”

그렇게 화를 내는 이면에 아픔과 서운함 등이 숨어 있음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이런 경우 그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아이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헤아려 짚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의 태도에 대응하여 나무라고 벌주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의 부정적인 심적 체험만 더 깊어질 수 있으니까. (게다가 당신의 감정도 나빠지고.) 상황이 가라앉고 당신의 말투가 다정하게 될 때까지 훈계나 설교조의 말을 삼가는 게 더 좋아. 

 

2. “넌 (마음이) 아프구나.” 

만약 아이가 고통이나 서운함, 두려움 등에 시달리는 게 확실히 보인다면, 적극적 듣기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 방법은 우리 도표의 2층에 있는 여러 심적 체험을 위한 것이다. 

만약 부모가 같은 감정을 맛본다면, 그것을 <나-메시지> 형식으로 드러내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때 만약 아이의 ‘컵’도 가득 차 있다면 아이가 당신 얘기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기억하고, 먼저 아이의 얘기를 듣는 것도 괜찮다. 

 

3. 아이한테 무엇이 부족한가? 

아이의 불만이나 아픔이 같은 이유로 반복된다면, 만약 늘 징징대고 같이 놀자거나 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면, 혹은 그 반대로 늘 말을 안 듣고 싸우고 거칠게 군다면… 원인은 아이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도표의 3층). 아이에게 당신의 눈길이나 관심이 부족하거나, 거꾸로 자유와 독자성의 느낌이 부족할 수 있어, 아이가 학교생활이 좋지 못하거나 학습이 부진해서 고통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적극적 듣기 하나로는 충분치 못해. 사실 그것으로 시작할 수는 있지만, 그다음엔 그래도 내 아이한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애써야 한다. 만약 아이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아이의 학습이나 활동에 더 자주 관심 기울이고, 또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이상 통제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아이를 실제로 돕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앞에서 얘기 나눈 것처럼, 아주 효율적인 방법 하나는... 아이의 욕구에 거스르지 않고, 반대로 그에 화답하는 조건과 환경과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이가 많이 움직이고 싶어 할 때 안전하고 열린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될 것이고, 물웅덩이에 호기심을 보이고 철벅거리고 싶어 한다면 장화를 신기면 될 테고, 벽에 그림을 그리고 낙서하고 싶어 한다면 값싼 벽지를 발라 주면 되지 않겠는가.  

물살을 따라 노를 젓는 것이 거슬러 올라가기보다 더 쉽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 

 

아이의 바람과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라.

 

아이의 욕구를 이해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당신의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이의 얘기를 가장 폭넓게 적극적으로 듣는다는 뜻부모의 이런 능력은 적극적 듣기 기법을 더 많이 실천하면서 발달된다. 

 

4. “넌 나에게 소중하단다, 네가 하는 일은 다 잘 될 거야!”

우리 항아리 도표의 층을 따라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아이와 소통하는 스타일이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좋은, 소중한, 재능 있는, 혹은 나쁜, 쓸모없는, 실패한 사람인지를) 아이는 오로지 어른들한테서, 특히 부모한테서 알게 될 것. 

아빠가 아이에게,

만약 가장 깊은 층이 (즉, 감성적인 자아감이) 부정적인 심적 체험으로 이뤄져 있다면, 아이의 여러 생활 분야가 어지러워진다. 아이는 자기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루기 힘든’ 골칫덩이가 된다. 그런 경우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부모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가장 많고,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트레이닝이 아주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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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기 자신이며 주변 세계와 불협화음을 크게 만들지 않게 하려면, 아이의 자존감을 늘 북돋울 필요가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다시 살펴보자.

► 아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

► 아이의 심적 체험과 욕구를 적극적으로 듣기

► 함께 있기 (책 읽기, 놀기, 작업하기) 

 

► 아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에 간섭하지 않기 (독자성 존중)

► 아이가 요청할 때 도와주기 (근접발달 영역 법칙)

► 아이가 하는 일이 잘 되게끔 지지하기 

 

► 자신의 여러 감정을 나누기 (즉, 아이를 신뢰하기).

►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일상 소통에서 다정한 어구를 이용하기. 예를 들어, 

너랑 같이 있으니까 좋구나. 널 보니까 기쁘단다. 

네가 집에 오니까 좋다. 

네가 ... 하는 게 난 좋단다. 

엄마는 네가 보고 싶었단다. 

자, 함께 (해볼까, 앉자꾸나 등등.)

넌 당연히 해낼 거야. 잘 처리할 거야. 

네가 우리한테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 하루에 최소한 4번 포옹하기, 8번이면 더 좋아. 

 

아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시간 보내고 다정한 말투를 쓰고...

저런 방법 이외에도 자녀에 대한 사랑과 직관이 당신에게 알려줄 방법이 또 많이 있다.

비록 갈등과 충돌로 한숨과 탄식이 생긴다 해도, 그런 것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또 많이 있다.  

그러니 늘 희망을 품고 차분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꾸준히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 

행운과 마음의 안녕이 당신께 (모든 부모에게) 깃들기를!                    

(자녀와 소통 1부 끝)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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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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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과 <규율에 대하여> 계속)

 

법칙 4. 

(제한, 요구, 금지 등의) 규칙은 어른들 간에 합의된 것이어야 한다. 

엄마 말이 다르고 아빠 말이 다르고, 때론 할머니 말이 다른 경우가 잦은가? 이런 식이다. 

 

새로 산 예쁜 구두를 신고 유치원 가겠다는 딸과 허락하지 않는 엄마

 

순이에게 예쁜 구두를 새로 사 주었더니, 다음 날 아침 그걸 신고 유치원에 가고 싶어 한다. 
순이: 새 구두를 신을래요. 
엄마: 아니야, 그건 특별한 날이나 손님으로 갈 때 신으려고 산 거야. 
순이: 싫어, 오늘 신고 싶단 말이야! (징징대기 시작해.)
아빠: 걱정 마라, 방법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아내에게) 오늘 하루만 신게 하면 안 될까?
엄마: 아니, 안 돼요. 아이들은 값비싼 물건을 소중히 다룰 줄 알아야 돼! 
순이 (눈물을 더 흘리면서): 그럼, 유치원에 안 갈래!
(이때 나타난) 할머니: 또 뭔 일이여? 아침부터 애를 울리고 그래?! 얘야, 이리 오렴, 왜 속이 상한 거니. 아, 구두 때문에? 내가 오늘 다른 걸 사줄 테니, 신고 싶을 때마다 그걸 신어라. 

 

새 구두를 신고 유치원에 가겠다는 딸과 허락 않는 엄마, 중재하는 아빠, 손녀 역성을 드는 할머니.

이런 경우 아이가 규칙을 습득하고 규율에 적응하기 어렵다.

아이는 어른들 의견을 갈라놓으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얻는 데 익숙해진다.

그 결과 집안에서 어른들 간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게 된다.  

 

아이를 앞에 두고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다른 쪽의 요구와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순간엔 침묵했다가 나중에 아이가 없을 때 이견을 의논하고 합의에 이르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좋다

 

규칙을 일관성 있게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만약 9시에 잠자리에 드는 아이를 이틀 연달아 9시가 아니라 10시에 잠자게 했다면, 셋째 날에는 제 시각에 재우기 힘들 것이다. 아이가 "어제 그제는 10시에 자도 좋다고 허락했잖아요" 하고 이의를 제기할 게 분명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어떤 요구가 얼마나 확실한지 늘 시험하면서 정말 확고부동한 것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간과하면, 아이가 고집부리고 징징대며 떼쓰는 법을 배우게 된다. 

 

법칙 5. 요구나 금지를 전하는 말투는 명령조가 아니라

친근하고 설명하는 식이어야 한다.

 

부모가 뭔가를 하지 못하게 할 때 아이는 대체로 힘들어하기 마련이다.

한데, 그 금지가 짜증 묻어 있거나 고압적인 어조로 나온다면, 부모 요구대로 하기가 아이에겐 두 배로 어려워진다. 

우리가 앞에서 알게 된 것을 상기하자면, 

“왜 안 돼요?” 하고 묻는 아이에게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렇게 해야 되니까”,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같은 대답은 삼가야 한다. 
간략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미 늦었어”, “이건 위험해”, “깨지기 쉬우니까…" etc.

 

설명은 간략하게 한 번만 해야 한다.

아이가 또 “왜?” 하고 묻는다면, 이건 아이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금하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을 금방 떨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당신이 예를 들면 <적극적 듣기> 같은 방법을 이미 습득하고 훈련했다는 것이 도움 된다.

지시나 명령조, (부정적인) <너-메시지>는 아이의 반항을 키울 뿐이다. 

 

부모인 당신이 규칙을 얘기할 때는 무인칭 형식으로 말하는 게 더 좋다. 이를테면...  

“라이터를 갖고 놀면 안 돼” 대신 “아이들은 라이터를 갖고 놀지 않는단다.” 
“당장 초콜릿을 제 자리에 갖다 놔!” 대신 “초콜릿은 대개 식사 후에 먹는다.” 
“고양이를 못살게 굴지 마라!” 대신 “고양이 꼬리는 잡아당기라고 있는 게 아니란다.” 

 

같은 상황에서 엄마와 자녀들의 대화 형식 두 가지를 보자. 전자는 실패, 후자는 성공적인 대화가 됐다. 

 

재미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잠잘 시간이 됐다고 알리는 엄마

 

아이들이 놀이에 정신 팔려 있다. 
엄마: 됐어, 이제 그만 끝내라! (지시)
아들: 네? 왜 그만둬야지요?
엄마: 왜 그런지 잘 알잖아. 너희가 잠잘 시간이야. (<너-메시지> 형식의 지시
딸: 어, 벌써 자야 돼요?
엄마: 그래, 이미 시간 됐어! 딴 소리 하지 마라! (지시) (놀이를 중단시키고, 아이들은 기분 상하고 화가 난다.) 

 

엄마의 첫마디부터 다르게 대화한다면 훨씬 더 좋다. 

엄마: 얘들아, 이제 그만 끝낼 시간이 됐다. (무인칭 형식)
아들: 네? 왜 그만둬야지요?
엄마: 자러 갈 시간이야. (무인칭 형식)
딸: 어, 벌써 자야 돼요?
엄마: 놀이가 재미있어서 그만두기 힘든 것 같구나. (적극적 듣기)
딸: 네, 아주 재미있어! 봐요, 이제 금방… 5분이면 끝날 거야!
엄마: 좋아, 5분은 길지 않으니까, 약속한 거야. 
아이들: 네, 네. 끝내고 우리가 다 치울게요.  

 

보다시피, 여기서 엄마는 다정한 말투를 취하면서 아이들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했다. 이 때문에 규율이 흔들리지 않았다. 외려 아이들이 놀이 뒤 정리할 책임을 스스로 떠맡았다. 

 

부모의 요구를 아이가 즉각 전적으로 실행하기 힘들어할 것을 예견하여, 그 요구 사항을 아이와 미리 의논하면 아주 좋다. 예를 들어,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가 늦은 시간에 끝나는데 아이가 시작 부분이라도 꼭 봐야겠다고 한다면, 중간에 그만 보게 될 것이라고 미리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경고하면서 동시에 다른 것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잠자기 전에 재미난 놀이를 하기 혹은 책을 읽어 주기. 그래도 아이가 ‘미련 버리지 못한, 힘든’ 버전을 택하면, 합의를 실행하고 아이가 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늦은 시간 티브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할 때

 

이 합의 사항을 지정된 시간 5분 전에 아이한테 부드럽게 상기시키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조건을 지키도록 돕는 '조력자'가 된다. 시간이 다 되어 불시에 재촉하고 닦달하는 ‘경찰’이 아니라. 그러면 아이는 갈등 없는 규율의 경험을 작게나마 또 얻는 것이다.  

 

*  *  *

규율에 관한 얘기는 처벌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방법을 다 써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이 얘기로 들어가기 전에 내가 장담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 즉, 여러 규칙에 관한 법칙 5가지와 또 앞의 여덟 수업에서 알아보고 습득한 것을 전부 준수할 때, 자녀가 말을 안 듣는 경우가 (아예 없어지진 않는다 해도) 몇 배는 줄어들 것이라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명백히 나쁜 행동에 당신이 반응하게 될 순간이 닥칠 수 있다. 

 

체벌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나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반대한다.

체벌을 받은 아이들은 겁먹고 적개심을 품게 되며 수치심을 겪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그렇게 해서는 긍정적인 효과는 적고 부정적인 후과가 더 크게 마련이다.

부정적인 후과 없이 신체에 작용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황하고 흥분하여 어쩔 줄 모르는 아이를 억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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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이런 장면을 목격했다.

열세 살 된 존이 집 옆에 세워둔 자동차에서 엄마를 기다리다가 호기심에 시동을 걸었다. 드라이브 상태로 있던 자동차가 (아이는 이걸 못 봤어) 급격히 움직이면서 울타리를 부수고 나무에 충돌했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아이가 기겁하여 차에서 나와 집으로 뛰어들었다. “큰일 났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이동생이 이 광경을 창문 너머로 보고는 들어오는 오빠에게 뭐라고 쓴소리를 하자, 오빠가 그냥 밀치는 바람에 넘어졌다. 

 

십대 소년의 엄마의 자동차를 나무에 들이박다.

 

딸의 비명에 엄마가 나타났다. 아들의 상태를 보더니 손을 잡아 얼른 소파에 앉혔다. 

– 이거 놔요. - 존이 자기 손을 잡아 뺐다. 

– 아니야. - 엄마가 단호하게 말했다. - 네가 진정될 때까지 너를 꼭 붙잡고 있겠어. 

– 싫어, 놔 줘요. – 존이 버텼다. - 이럴 수 없어! 이건 폭력이에요!

– 아니야, 존 – 엄마가 아이를 계속 붙잡은 채 차분하면서도 귀에 와닿게 말했다. - 지금 널 놓아줄 수 없단다. 네가 자신을 통제하게 되면 놔주겠어. 한데 넌 지금 그럴 수 없잖니.

– 하지만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엄만 몰라! (그때 엄마는 주변에서 오가는 짤막한 얘기들을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있었다.)

안다, 얘야. 네가 자동차로 울타리를 부수고 나무에 들이박았어. 그러나 이건 중요하지 않아. 나한테 지금 중요한 것은 네가 진정하는 거야. 난 너를 벌하지 않을 거야, 네가 마음을 추스르도록 도울 거야. 네가 진정되면, 그때 자동차 얘기를 하자

 

당황하고 흥분한 십대 아들을 엄마가 소파에 앉히고 두 손을 꼭 잡고 있다.

 

그 사건을 나는 긴박한 상황에서 엄마가 지혜롭고 품위 있게 십대 아들을 대하는 교훈으로 기억해 왔다. 혹시 누군가는 "잘못했으면 벌을 줘야 하는데, 여기엔 처벌이 전혀 없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소개한 장면에서는 부모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처벌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십대 아이는 일어난 사건에 의해 이미 벌을 받은 셈이고, 엄마는 아들이 그 교훈에서 뭔가 얻도록 돕는 것을 자기 역할이라고 본 것이다. 

 

자, 우리는 아이가 저지른 부정적 결과에 관한 문제에 다시 부닥쳤다. 

그런 것을 허용해도 되나? 허용하면 안 되나? 

저 앞의 레슨에서 우리는 아이가 이런저런 실수를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게끔 허용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 이제 거기에 덧붙일 수 있어. 아이가 규율 존중하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도 뭔가 실수하고 잘못 행동할 수 있다고 우리는 보는 것이다.  

 

*  *  *

부모나 인생 선배, 선생 등말을 듣지 않아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후과 그 자체가 삶에서 나오는 징벌의 한 형태이다. 게다가 그런 경우 아이는 자신 이외에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기 때문에 그 후과가 소중한 징벌이기도 하다.  

 

고양이 발톱에 긁힌 딸, 공부 안 한 과목에서 낙제점 받은 아들

 

고양이 발톱에 심하게 긁힌 아이나 공부하지 않은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은 학생은 그 후과로 인해/덕분에 어쩌면 부모가 하는 요구의 중요성과 생생한 필요성을 처음으로 느낄지도 모른다. '아, 그 말씀이 옳았어!' 

 

그런 경험 하나가 말로 하는 열두 가지 지시나 훈계보다 더 값지다.

게다가 우리는 아이가 갈 수 있는 곳 어디나 다 쫓아다니면서 자리를 깔아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 대신 나중에 아이가 실패할 때 적극 도울 수 있다. 

 

여기서 <적극적 듣기>가 꼭 필요하다

다시 강조하건대, 이 방법은 아이가 어떤 결론을 스스로 내리게 돕는다. 

아이가 뭔가 실수하거나 잘못 했을 때 부모로서

"내가 진작 너한테 경고했지…", "엄마 말을 안 들으니까 그런 거야, 다 네 탓이다"

같이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 죽을 지경인 경우가 더러 있다 하더라도, 그런 말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까닭은...

1) 아이는 부모의 경고를 잘 기억하며 

2) 아이는 지금 속상하고 풀이 죽어서 어떤 합리적인 지적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 

3) 자기 실수를 인정하기 힘들고, 당신의 (올바른) 지적이나 핀잔에 덤벼들 준비가 돼 있으니까. 

 

(인생 자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징벌보다) 두 번째 처벌 유형이 더 익숙한데, 이건 부모한테서 나온다.

“네가 만약 …하면/이면, … 될 거야”

같은 경고에서 시작되어 경고 약속의 집행으로 끝난다. 예를 들어...

“계속 그렇게 버릇없이 굴면, 너를 방구석에 세워 놓겠어.” 

"네 방을 청소하지 않으면, 놀러 나갈 생각도 하지 마라."

 

이런 처벌은 불복종의 조건부 후과라고 불린다.

왜냐하면, 이건 아이 행동에서 자연스레 비롯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재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니까.  

 

* * *

불복종의 조건부 후과 같은 것에 어떻게 대해야 하나? 어쨌든 그런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처벌을 적용할 때 아주 중요한 법칙 하나를 견지하는 게 좋다. 

 

법칙 6.  아이를 나쁘게 만들면서 벌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으면서 벌하는 게 더 낫다. 

달리 말해,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가기보다 플러스에서 제로로 향하면서 벌하는 게 더 낫다. 여기서 제로는 모와 자녀 두 사람의 중립적이고 평탄한 관계를 뜻한다. 

그럼, 플러스는 무슨 뜻?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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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법칙 14가지 (1. 오디오) - 호메로스, 소크라테스, 파스칼

17-1. 동일시가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정서적으로 성숙한 사람의 징표 11가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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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과. 자녀와 갈등, 건설적 해결 방법 계속)

부모들의 질문 

 

문: 우리 가정에서는 자녀와 갈등을 해소하는 데 비생산적인 방법 2가지만 주로 이용해 왔다. 건설적인 방법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답: 가족이 차분한 환경에서 다 함께 모여 대화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서로의 생각과 요구와 주장을 조율하고 ‘합의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하, 이 방법대로 같이 해보자고 이끌라. 어른들은 아이가 하는 말을 정말 잘 들어보겠다고 마음가짐을 분명히 갖춰야 한다.

다시 강조하건대, 당신의 주된 도구요 조력자는 바로 <적극적 듣기>이다.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염소 두 마리가 서로 자기 길을 고집하다.

문: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답: 권위권위주의라는 두 개념의 차이를 이야기해 보자.

파워를 지향하고 힘을 이용하여 다른 이들을 종속시키려는 사람을 권위주의자 혹은 독재적인 사람이라고 부른다. 권위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능력이나 공정성 등 개인적 자질을 인정함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친다.

 

어린애한테 부모란... 아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존재이다. 

어린애 눈에 아빠는... 가장 강하고 가장 현명하고 가장 공정한 사람이며, 엄마는 가장 예쁘고 가장 다정하고 가장 멋진 사람이다. 부모들이 아이한테 이런 권위를 지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어른인데, 아이는 아직 작고 어리고 능력 없고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권위가 생후 처음 몇 해 아이에게 아주 많은 것을 준다. 아이는 행동거지, 말투, 입맛, 관점, 가치관, 도덕규범 등 모든 것을 부모한테서 무의식적으로 흡수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힘의 균형이 달라진다. 아이들과 부모들의 가능성이나 능력이 필연적으로 균등해진다. 아들이 처리하는 과제를 어떻게 하는지 이젠 아빠가 모를 수 있고, 엄마가 딸만큼 책을 많이 읽지 못할 수가 있다. 

먼저 인생을 살고 여러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형성된, 부모의 권위가 토대를 잃게 될 때 위기 순간이 찾아든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나나?

 

부모들은 합당한 권위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극적인 선택에 직면한다. 

권위주의의 길은 완전히 막다른 길이다. 무조건적인 복종과 처벌 위협으로 꾸려 오던 파워가 작동하기를 멈춘다. 아이가 조만간 자신의 독자성을, 자신의 욕구와 목적 실현 권리를 위한 투쟁에 나서면서 젊은 에너지를 다 동원하여 싸운다. 부모 자식 간에 간혹 노골적인 전쟁에 이르기도 한다. 이 길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되돌아가기가 불가능하다는 느낌.   

 

우리가 보기에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어떤 선택이냐고? 

아이를 윽박지르고 억누르는 방법은 희망이 없고 조만간 관계 결렬로 이어진다. 만약 금지와 압박, 지시에 의존하기 시작한다면, 그렇게 하는 어른은 (아이가 어렸을 때 누리던) 권위를 잃는다. 만약 힘과 연륜의 모델로 남는다면... 그러나 지시하는 힘이 아니라 정신적인 힘, 또 기계적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지혜로운 행동으로 이뤄지는 연륜의 모델로 남는다면... 그 어른은 권위를 계속 유지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본 방법은 당신과 자녀가 힘겨운 상황에 처했을 때 지혜를 드러내게 돕는 동시에, 당신을 권위주의라는 위험한 굴레에 빠지지 않게 한다. 

 

문: 갈등의 건설적 해결 과정에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드는 것은 아닌가? 

 

답: 사실 여기서는 ‘군대식으로’, 명령 하나로 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10분이든 때론 30분이든 시간을 들여야 된다. 그러나... 

1) 이 시간이 공연히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얻는 시간임을 알도록 하라. 아이들과 온 가족이 이 시간에 소중한 소통의 경험을 얻는다. 

2)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건 언제고 (다시) 불거질 것이다. 그때 결실 없는 입씨름과 언쟁에 들어가는 시간은 그 합리적 해결에 필요한 시간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3) 많은 부모들이 주목하는 사실이 있다. 즉, 올바른 방법을 적용하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갈수록 줄어들고 더 빨리 해결되기 시작한다

낫이 돌에 부닥치다.

문: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답: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할까 하는 우려는 대체로 확인된 바 없다. 이런 우려가 생기는 것은 사실 자연스럽다. ‘낫이 돌에 부닥치는’ 것을 외부에서 관찰한다면 걱정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 방법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관심사를 전제하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려고 서로 자극 받으며 창의성을 발휘하려 든다.  

 

문: 아이가 위험에 처해 있는데도 자기주장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하나? 그래도 끝까지 함께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나? 

 

답: 아이의 생명이 당신 행동의 긴급성에 달려 있다면, 당연히 반박을 허용하지 말고 강력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이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위험을 예방하는 주요 수단으로서 지시와 금지는 적합하지 않다. 

 

다음과 같은 물음을 두고 종종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다. 즉, "안 돼" 하고 금지해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뜨거운 촛불로 자꾸 손을 뻗는다면, 어떡해야 하나? 어떤 부모들은 억지로라도 손을 못 뻗게 해야 한다고 여기고, 또 어떤 부모들은 정 그렇다면 아이가 뜨거운 맛을 좀 보도록 놔둬야 한다고 여긴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지 않나? 그런데 아이가 더 커갈수록, 어떤 (특히 쓰라린) 경험을 얻는 데 드는 대가가 더 비싸게 먹힌다는 점은 분명한 듯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가? 

 

여기에 보편적인 답은 물론 없다. 그러나 아이를 당장의 위험에서 든든히 보호하는 바람에 우리는 어쩌면 아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무슨 소리냐고? 바로...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아이가 자기 행동에 책임질 기회를 빼앗는 셈이니까 말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갈등의 해결책을 아이와 함께 건설적으로 이끌어내서 잘 실천한다면, 그 자체로 아이한테는 경계심과 조심성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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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아이들 사이에서 갈등이 달아오르면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답: 아이들이 서로 고함 지르면서 다툴 때 부모가 덩달아 “당장 그만두지 못해?!”, “둘 다 이제 따끔하게 혼내야겠어!” 하고 목소리 높이는 것이 가장 나쁘다. 또 대개는 더 어린 아이를 역성들기 쉬운데, 이건 더 나쁠 것이다. 왜냐하면 자꾸 그렇게 하다 보면 동생은 버릇이 나빠지고 형이나 언니는 질투와 원망을 품을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싸우는 경우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알고 상황을 파악하게끔 놔두는 게 나쁘지 않다. 이런 식으로 <나-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집안에서 그런 고함이 터지는 것을 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이 자기네 일을 스스로 다루고 해결하는 걸 좋아해."

 

하지만 아이들 갈등 해결에 부모가 중재자로 끼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때 건설적인 방법이 아주 유용하게 작동한다. 물론 먼저 양측의 얘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즉, 그 순간 당신이 한 아이의 얘기를 듣고 그 아이의 문제를 당신이 잘 알게 됐음을 그 아이가 감지하게 했다면, 다른 아이한테도 곧 그의 얘기 역시 주의 깊게 들을 것임을 어떤 식으로든 알게 하라

다른 아이는 당신 대화의 톤을 아주 예민하게 살피면서 당신 목소리에 나무라는 기색이 없고 음색이 다정하다면 당신이 자기의 ‘적수’에게 공감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음에 조심하라. 따라서 한 아이의 심적 체험을 경청하면서, 다른 아이에게는 눈길이나 고갯짓, 터치 등으로 “네가 있는 것도 알아, 곧 네 얘기를 주의 깊게 들을 거야” 하는 비언어적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좋다.  

 

오누이가 욕실을 더럽혔다고 서로 다투는 걸 아빠가 듣는다.

아이들과 그런 대화 사례를 살펴보자. 

아빠: 얘들아, 내가 지금 욕실을 쓰려고 보니까 정말 어수선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수건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바닥에 물이 흥건하고 욕조도 닦지 않고… (<나-메시지>).

영애: 그건 다 철수가 그런 거야. 얘는 치우고 정리하는 법이 없어요!

철수 (화가 나서): 아니야, 니가 거기다 다 늘어놨잖아!

영애: 아니, 니가 그랬다!

철수: 아니, 너야!

다투는 오누이한테 엄마가 다가온다.

 

엄마: 이런 장면은 내 마음에 안 든다. (<나-메시지>). 영애야, 네가 쓰고 난 뒤에는 욕실이 깨끗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구나. (적극적 듣기

영애: 아,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철수가 쓰고 난 뒤 같지는 않았어. 

철수: 바로 그거야,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다’는 거야!

 

엄마: 철수야, 이제 네 얘기를 들어보자꾸나. 그러니까 너도 뭔가를 치우지 않았다는 뜻이구나. (계속 적극적 듣기

영애: 응, 뭔가를 안 치웠을 거야. 

엄마 (철수에게): 철수야, 너한테 모든 걸 다 떠넘기면 화가 나겠지. (철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즉, 각자 조금씩 어지럽혔다고 인정한 것으로 난 이해했다. (들은 얘기를 엄마가 요약한다.) 이제 아빠가 욕실 들어가시기에 기분이 안 좋아 (아빠 이야기의 적극적 듣기), 나도 그렇고 (<나-메시지>). 자, 그럼 이제 어떡하지? (서로의 이야기를 다 듣고 열기가 좀 가라앉을 때 핵심 질문). 

철수: 각자가 자기 것을 치우게 해요. (엄마는 아이들 중 누군가가 뭔가를 제시하기를 기다렸다.) 

엄마: 그러면 널린 양말과 철벅이는 물에 ‘철수’와 ‘영애’ 이름을 붙일까? (유머감각은 상황을 푸는 데 흔히 크게 도움 돼.) 

철수 (웃으면서): 아, 그 정도는 아니고.

영애: 내가 바닥과 욕조를 닦겠어, 철수가 나머지를 다 치우라고 하지. (또 하나의 제시).

철수: 좋아, 난 동의해.

엄마: 흠, 이 결정에 다들 만족하는 것 같구나. 그럼, 언제 할래, 지금? 아니면 저녁 먹고 나서? (해결책/결정의 구체화

철수: 뭐, 지금 당장 하자. (영애가 고개 끄덕인다.) 근데 ‘나머지를 다 치운다’는 게 무슨 뜻이야?

엄마: 가서 보자꾸나. (다 함께 간다.) 네가 보기에 여기서 뭘 해야겠니? 

철수: 수건, 양말들… 또 비누와 목욕 타월… (해결책의 구체화.)

 

오누이가 서로 이해하고 함께 청소한다.

아이들이 욕실 청소를 금방 마치고 사이좋게 저녁을 먹는다.

자칫 소란을 일으킬 뻔한 사건은 잊히고, 아이들은 갈등을 윈윈으로 해결하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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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갈등, 해소 방법 5단계) 

 

* * *

 

갈등을 잘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알고 보니, 그 어느 쪽도 졌다는 느낌에 시달릴 필요 없이 양측이 다 승리하는 길이 있다. 

 

이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자. 

자녀와 갈등 - 부모와 자녀가 다 이기는 방법
자녀와 갈등을 생산적으로 해소하는 방법 - 부모와 아이, 양측이 다 이기는 것.

 

이 방법은 두 가지 소통 기법을 기반으로 한다. 적극적 듣기와 <나-메시지>.

그런 만큼 앞의 레슨에서 우리가 다룬 것을 전부 확실히 습득하는 게 중요하다. 

갈등이 없고 덜 복잡한 상황에서... 아이의 얘기를 잘 들을 수 있는지, 당신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부터 한 뒤에 좀 더 복잡한 상황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방법에는 몇 가지 연속적인 단계가 전제된다.

이 단계를 먼저 열거한 뒤, 각 단계를 하나씩 자세히 알아본다. 

1. 갈등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2. 여러 제안을 취합하기
3. 취합한 제안들을 평가하여 채택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을 선택
4. 해결책이나 결정을 세부적으로 구체화
5. 결정 사항을 실행하고 확인.

 

1단계: 갈등 상황 규명 

 

먼저 부모가 아이의 얘기를 듣는다. 아이의 문제가 무엇인지, 즉,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원치 않는지,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중요한지, 아이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등을 알아본다. 

부모는 이걸 적극적 듣기 스타일로 수행한다. 즉, 아이의 바람이나 요구, 어려움에 반드시 공명(鳴)한다. 그 뒤 부모가 (엄마나 아빠가) 자신의 바람이나 요구, 문제를 밝히는데, <나-메시지> 형식을 이용한다. 

 

앞의 사례 가운데 딸에게 식빵 사다 달라는 상황을 다시 보자. 

 

엄마: 영희야, 가게에 가서 식빵 좀 사다 주렴. 손님들이 곧 오는데 내가 할 일이 많구나!

딸: 아, 엄마, 난 지금 동아리에 나가야 돼!

엄마: 모임이 있는데, 늦고 싶지 않구나. (적극적 듣기)

딸: 응, 이제 워밍업이 시작되는데, 그걸 놓치면 안 돼.

엄마: 넌 늦으면 안 되는구나… (적극적 듣기). 한데 나도 지금 힘든 상황이니… 손님들은 이제 막 도착할 텐데, 빵이 없네! (<나-메시지>) 어떡하지? (2단계로 전환.) 

 

다시 강조하건대, 아이의 얘기를 경청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당신이 아이가 처한 상황과 문제를 잘 듣고 있음을 아이가 확인하게 되면, 아이는 당신 얘기를 훨씬 더 잘 받아들일 마음을 가지며 또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들게 될 것이다. 

 

어른이 아이의 얘기를 적극적으로 듣기 시작하는 순간, 그렇지 않은 경우 자칫 커질 수 있는 충돌의 예리함이 곧 무뎌지는 경우가 많다. 적극적으로 듣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아망'으로 치부하던 것을 부모가 이젠 눈길 돌릴 만한 (아이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며, 이때 비로소 아이와 접촉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새해 전날 아빠와 열네 살 된 아들이 언쟁을 벌였다. 섣달그뭄 저녁이며 겨울방학 일부가 망쳤다. 발단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아빠가 샤워를 하라고 하는데 아들이 거부한 것. 

  

아들에게 샤워하라고 하는데 아들이 거부하다.

 

샤워하라는 말을 안 듣는 아들을 아빠가 억지로 욕실에 밀어넣다.

  

이 충돌을 나중에 얘기하면서 아빠는 당혹스러워했다. 

그런 일이 우리집에서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뭔가가 매끄럽지 못했지요. 글쎄, 내가 지나치게 엄하게 지시를 했나? 아니면 적절하지 못한 순간에 그렇게 했나?
어떻든 그 다음엔 아이가 안 하겠다고 버티면서 성질도 부렸는데, 내가 보기엔 그게 다 괜한 오기인 듯해서 나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이를 억지로 욕실에 집어넣고 한 시간 동안 문을 잠갔어요. 아이가 물론 씻긴 했지만, 그 뒤 며칠 동안 우린 서로 소 닭 보듯이 했어요. 

 

자신의 독자성을 지키고자 하는 아들의 갈망을 아빠는 (나중에!) 정확히 짚었다. 그리고 아들의 독자성을 간과하여 불거진 갈등을 (일단은 부모가 이기는) 비생산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말았다. 

– 그 순간 아들 얘기를 적극적으로 들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 아, 그러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겠지요. 아이가 그렇게 고집 부리지 않았을 테고, 나도 아이를 그다지 심하게 윽박지르지 않았을 거예요. 

 

여러분이 기억하다시피, 아이 얘기를 적극적으로 듣고 나서 부모의 바람이나 요구, 문제를 아이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부모가 처한 상황과 겪고 있는 심적 체험을 아이가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아는 것은... 당신이 아이의 그것을 그렇게 하는 것 못지않게 아주 중요하다. 

 

당신의 언급이 <너-메시지>가 아니라 <나-메시지> 형식을 띠었는지 확인해 보라. 예를 들어,

– 집안일을 나 혼자 꾸리기가 힘들고 속상해요. (“남편과 아이들은 모든 걸 나한테 떠넘겼어” 대신) 

– 난 그렇게 빨리 걷기 힘들어. (“넌 왜 나보다 한참 앞서 가니, 넌 왜 그렇게 빨리 걷니” 대신).

– 이 프로그램을 난 목이 빠지게 기다렸단다. (“이걸 내가 매일 본다는 걸 넌 모르냐?” 대신).

 

갈등 상황에서 정확한 <나-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도 중요하다. 즉, 어른은 자신의 어떤 욕구가 아이의 행동이나 갈망 실현 때문에 침해당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용돈을 모아 캔디를 사려는 아들에게 부모가 다른 물건을 사라고 강요하다.

예를 들어, 철수는 부모가 준 용돈을 착실히 모았고, 이제 그 돈으로 캔디와 우표를 사기로 했다. 하지만 부모는 캔디 대신에 배드민턴 채 같이 다른 물건을 사라고 한다. 아이와 부모가 각각 제 주장을 고집한다. 결국 서로 질책하고 상처 주고 말다툼으로 끝났다. 

 

부모가 옳았을까? 아니다!

물어보자, 철수가 캔디와 우표를 산다고 해서 부모의 어떤 욕구가 침해되나? 아니다!

즉, 갈등의 근거가 전혀 없는데 불필요하게 갈등을 일으킨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이가 뭔가를 하려 할 때, 하고 싶어 할 때,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하는 생각에 빠져서 일방적으로 금하거나 반대하는 부모가 상당히 많다. 안 되는 이유를 아이가 묻거나 궁금하게 여기면,

“너한테 일일이 설명할 의무는 없어!”

하고 마무리 짓는다

 

한데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 설명해 본다면? 그러면...

이 “안 돼” 하는 말 이면에는 부모의 파워를 과시하거나 부모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려는 욕망 이외엔 아무 것도 없음이 드러날 것이다. 파워와 권위에 대해서는 잠시 뒤 질의응답에서 얘기 나누고 지금은 이 방법의 여러 단계를 계속 분석하자. 

 

2단계: 여러 제안을 취합하기 

 

이번 단계는 이런 물음으로 시작된다.  

"그럼, 우린 어떡하지?"

"우리가 무엇을 궁리해야 하나?"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런 물음이 나온 뒤 반드시 기다리면서 아이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하고, 그다음에 비로소 당신의 버전을 내놓아야 한다. 이때 아이가 내놓은 해결책이 당신에겐 아주 터무니없어 보이는 것이라 해도 그 자리에서 부정하거나 반박하거나 거부해서는 안 된다. 일단은 갖가지 제안을 모아 ‘바구니’에 담아 둔다. 제안이 많다면, 기록해도 좋겠다.  

 

우리 세미나에서 한 부인이 들려준 사례.

엄마가 아들이며 아들 친구와 상의하다.

퇴근하여 집에 와 보니 12세 아들 철수가 친구 영호와 같이 공부하고 있었다. 두 아이가 엄마에게 밤 11시에 시작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재미있으니까 보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영호의 부모는 아이가 친구 집에서 자는 걸 허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아주 피곤해서 10시에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마침 티브이가 엄마 방에 있었다. 게다가 아이들은 아침에 학교에 가야 하고, 밤 늦은 시간에 티브이를 보느라 생활 리듬을 깨뜨리면 안 될 듯싶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엄마는 갈등 상황을 건설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 얘기를 주의 깊게 듣고... 자신의 우려를 얘기하고 나서... “그럼, 어떻게 하지?” 하고 물었다.  

 

두 아이가 해결책을 몇 가지 내놓았다. 

1. 영호 집에서 티브이 보게 허락해 달라고 영호 부모에게 부탁하기

2. 함께 티브이를 본 뒤 영호가 집에 가기

3. 엄마와 철수가 방을 바꾸면 아이들이 엄마 방해 안 되게 티브이를 볼 수 있다. 

4. 11시까지 같이 놀다가 잠자리에 들기. 영호도 자기 집으로 안 가고 남는다. 

 

엄마의 제안은 이랬다. 

5. 아이들이 10시까지 놀다가 함께 잠자리에 든다. 

6. 아이들이 영호네 집에 가서 묵는다. 

7. 각자 자기 집에서 잔다. 

8. 아이들이 10시에 잠자리에 들지만, 엄마가 아이들이 책을 읽게 허락한다. 

 

아이들의 제안 가운데 어떤 것은 (예를 들어, 2번은) 처음부터 엄마가 보기엔 적절하지 않은데, 그럼에도 엄마가 그걸 지적하고 싶은 유혹을 꾹 참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제안을 다 모은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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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취합한 제안들을 평가하여 채택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을 선택

 

이번 단계에서는 여러 제안을 함께 의논한다. 이때 양측은 상대의 이해관계를 이미 알고 있으며, 앞의 두 단계를 거치는 동안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우리가 살펴보는 사례에서 이 3단계는 이렇게 진행됐다. 

 

1번 제안은... 영호 부모가 반대했기에 저절로 무효가 됐다. 

2번 제안은 엄마가 일방적으로 물러서야 하니까 바람직하지 못해. 

3번 제안대로 하면 엄마가 아주 불편해진다. 자기 침대에서 자는 데 익숙해졌으니까. 게다가 엄마는 잠들기 전에 책을 읽는 편인데 철수 방에는 스탠드가 없어. 불이 환하게 켜진 전체 조명에서는 엄마한테 두통이 생겨. 곁들여서 철수가 영호에게 말하길, "밤늦게 티브이 앞에 있다 보면 난 잠들 거야." 

4번 제안에 엄마가 반대하지 않는다. 철수가 티브이를 자기 방으로 가져오자고 자기 생각을 키운다. 영호가 "그래, 그리고 우린 이어폰을 끼는 거야" 하고 맞장구를 친다. 

 

5번 제안대로 하면, 아이들 뜻이 다 꺾인다. 

6번 제안은... 영호가 자기 부모에게 전화해서 물었더니, 엄마가 밤늦게 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7번 제안에는 아이들이 불만이다. “우린 함께 있고 싶어요.” 

8번 제안에 아이들의 반응. "그렇게 할 수야 있지만, 책을 읽는 대신 철수 방에서 노는 게 더 좋겠어요." 

 

세 사람이 이리저리 의논 끝에 결국 4번 제안이 선택된다. 

만약 (이 경우처럼) 최선책 선택 과정에 여러 사람이 참여한다면 만장일치 채택이 가장 좋다. 

이 사례는 이 엄마가 건설적인 갈등 해결 방법을 처음 적용해 본 것인데, 상당히 잘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하자. 

 

이 세 사람이 합의한 결정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건 아이들이 늦게 잠자리에 든다는 뜻이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는 이 해결책이 좋은지 여부를 따지지는 말자. 그보다는 이 결정에 이른 과정을 주목하고, 여기서 몇 가지 긍정적인 면을 도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1) 참여자들이 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했음이 보인다. 
2) 다들 다른 사람의 제안을 잘 이해했다. 
3) 당사자들 간에 짜증이나 서운함이 생기지 않았어. 그 반대로,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됐다. 
4) 아이들이 자기네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새삼 인식하게 될 기회가 주어졌다. 예를 들어, 알고 보니 둘에게는 티브이 보는 것보다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끝으로 5) ‘자칫 충돌하고 어느 한쪽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는, 까다로운’ 문제를 어떻게 함께 해결하는지, 아이들이 아주 잘 배웠다. 

 

이런 상황을 반복하면...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아이들이 익숙해진다는 것을 여러 부모의 실전이 잘 보여주고 있다.  

 

4단계: 해결책이나 결정을 세부적으로 구체화

  

이렇게 가정해 보자. 아들이 혼자 일어나고 아침 먹고 학교에 갈 만큼 이미 컸다고 가족이 결정했다. 그러면 엄마가 이른 아침부터 허둥대지 않고 느긋하게 좀 더 잠을 잘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결정했다고 해서 나머지 다른 일이 다 저절로 이뤄지거나 해결되는 건 아니다. 아이에게 자명종 사용법을 가르치고, 음식이 어디에 놓여 있으며 어떻게 데워야 하는지 등을 알려줘야 한다

 

5단계: 결정 사항을 실행하고 확인

 

이런 예를 들자. 엄마의 가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식구들이 집안일을 조금씩 더 많이 나누어 하기로 결정했다. 앞에서 알아본 단계를 다 거쳐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 사항을 종이에 적어 벽에 붙여 두면 좋을 것이다. (4단계 참조)

큰아들은 쓰레기통 비우기, 저녁마다 설거지하기, 자기 방 청소하기, 동생을 유치원에서 데려오기 같은 일을 맡았다고 가정하자. 만약 큰아들이 이런 일을 예전에 해본 적이 많지 않다면 처음엔 잘 안 될 수도 있다. 

 

의논 끝에 내린 결정 사항을 아이가 실행하도록 지켜보고 격려한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잘 안 될 때마다 아이를 탓하지는 말라. 며칠 기다리는 게 더 좋다. 그리고 아이와 당신에게 시간이 있고 서로 마음 편한 순간에 물어보라. “일이 어때? 잘 되고 있니?” 

잘 되지 않는 것을 아이가 스스로 말한다면, (부모 입에서 나오는 지적보다) 훨씬 더 좋아. 

어쩌면 잘 안 된 일이 아주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아이 생각에 무엇 때문에 그런지 원인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또 어쩌면 뭔가를 아직 익히지 않았거나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혹은 아이가 다른, ‘더 책임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할 수도 있겠다.  

 

결론적으로 다시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방법은 부모와 자녀 그 누구에게도 일방적으로 물러서거나 진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외려 맨 처음부터 구성원들이 서로 협조하게 되어 결국엔 다 승리자가 된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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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과. 부모들도 자기감정을 자녀에게 표현할 줄 알아야. <계속>) 

 

* * *

<나-메시지>에는 <너-메시지>에 비해 장점이 몇 가지 있다.

 

1. 아이를 섭섭하게 하지 않으면서 부모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여움이나 짜증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그렇게 해봤자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는커녕 외려 뜻하지 않은 불만을 사기 쉽다. 왜냐하면... 

앞에서 얘기한 대로, 자기감정을 완전히 억누르거나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며, 아이들은 부모가 화났는지 아닌지 늘 알고 있다. 만약 부모가 화나 있다면 아이는 그걸 금방 알아채고 이제 자기가 불쾌감이나 두려움을 느껴 부모를 피하거나 노골적인 언쟁으로 나설 수 있다. 그 결과 충돌하지 않으려는 부모의 처음 의도와는 정반대로 평화 대신에 전쟁이 벌어진다. 

 

엄마의 표정으로 불만을 알아챈 딸이 엄마에게 항의하다

 

12세 소녀가 엄마와 대화중에 울면서 자신이 ‘서운하게 여긴 점’을 다 털어놓았다. 

엄마가 나한테 언제 어떻게 대하는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난 다 본다구요! 예를 들어, 오늘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우리가 공부하는 대신 음악 틀어놓은 것을 봤을 때, 엄마가 말은 안 했지만 나한테 화가 났잖아요. 난 다 보고 아니까 부정하지 않아도 돼. 나를 쳐다보는 눈빛과 고개 돌리는 것만으로도 알았어요!

 

엄마가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에서) 불만을 숨기지만, 결국 딸은 그걸 알아차리고 엄마가 예기치 않은 반응을 또 보였다. 이 대목에서 기펜레이터 여사는 ‘우리네 애들이 얼마나 섬세하고 관찰력 뛰어난지, 심리학자와 다를 바 없다’고 놀라움을 표한다. 이 소녀는 부모들이 왜 불필요한 침묵을 깨고 자기감정의 출구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2. <나-메시지>는 아이들이 부모를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를 준다

부모들은 대체로 '권위'라는 갑옷으로 무장한 채 아이들한테 닫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부모로서 책임감 같은 것도 작용한다. 어디 그뿐이랴. 아이를 가르치고 이끄는 ‘교육자’의 마스크도 써야 하며, 그걸 쓰고 난 뒤로는 잠시라도 들어 올리거나 벗을 엄두를 못 낸다. 

 

그렇게 '닫혀 있고, 위에 있고, 완전한 듯싶던' 엄마와 아빠도 (아이와 마찬가지로) 뭔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서 아이들이 때론 놀란다. 이건 아이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안긴다.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 있던 어른이 아이에게 더 친근하고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는 점

엄마가 열 살 아들에게 전화하여 어려운 일을 잘 마쳤다고 전하면서 서로 기뻐하다.

얼마 전 들은 대화 한 토막.

한 엄마가 열 살 된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참이었다. 교사인 엄마는 아주 힘든 수업이 끝났다고 아들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얘야, 오늘 아침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너도 알 거야. 그러나 다 잘 끝났고, 난 아주 기쁘단다. 너도 기쁘지? 고마워!!" 

엄마와 아들 간에 그런 감성적 친밀함을 관찰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었다. 

 

3. 부모가 마음을 열고 자기감정 표현에 진실할 때, 아이들도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부모가 그렇게 할 때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기네를 믿는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한 엄마가 아들에게 자신이 제대로 행동했는지 묻는 편지를 보내 왔다. 

 

난 아들이 여섯 살일 때 남편과 헤어졌습니다. 이제 아들은 열한 살이 됐어요. 아이는 속이 더 깊어지고 철도 많이 들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아빠를 그리워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어쩌다가 이런 말이 튀어나왔어요. “아빠랑은 영화관에 갈 텐데, 엄마하고는 싫어.” 

그리고 며칠 뒤에는 아들이 심심하고 외롭다고 대놓고 말하기에, 내가 이렇게 대응했습니다. 

“그래, 아들, 넌 요 근래 계속 울적하구나, 아마 아빠가 없어서 그럴 거야. 나도 그리 즐겁지 못하단다. 너에게 아빠가 있고 나에게 남편이 있다면, 우리 사는 게 훨씬 더 재미있을 텐데...” 

아들이 좀 움찔하는 듯했어요. 그러고는 내 어깨에 기대더니 말없이 눈물을 흘리더군요. 

나도 아이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둘 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난 그날 일을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래, 아이한테 내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건 잘 한 일이야'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이혼한 엄마가 아빠 없다고 불평하는 아들에게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고 더 이해하게 되다.

이 엄마는 올바른 말을 직관적으로 찾아냈다.

아이가 겪고 있으며 털어놓는 심적 체험을 들어 알고는 아이에게 말했으며 (적극적 듣기) 또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얘기하기도 했다 (<나-메시지>). 

두 사람 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는 사실이 이 방법의 효험을 잘 증명한다. 

아이들은 부모한테서 소통 매너를 아주 빨리 습득한다. 부모가 <나-메시지>를 이용하면 자녀도 그렇게 되기 마련인데, 아이가 <나-메시지>를 이용해 말할 때 부모는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더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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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끝으로, 지시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자기감정을 표현하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남겨둔다.

그때, 놀랍게도, 아이들은 부모의 갈망과 마음 상태를 (심적 체험을) 헤아리기 시작한다

4세 소년의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 

약국에서 네 살 된 아들이 떼를 쓰는 바람에 엄마가 당황하다.

아들과 같이 약국에 갔다. 아이가 비타민을 원해서 사주었다. 그러더니 다른 것을 보고는 그걸 또 사 달라고 했다.

난 “얘야, 이 비타민을 다 먹고 나면 그때 다른 걸 또 사줄게" 하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는 징징대더니 나를 떠밀고 마구 소리치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 난 아주 불쾌하고 부끄러웠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큰 소리로 말했다. 

– 지금 이런 장면 때문에 난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란다. 

내 말에 아이가 갑자기 몸을 돌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내 다리를 껴안고 말했다. 

– 엄마, 가자. 엄마 마음대로 해요. 엄마가 먹으라는 대로 비타민을 먹을게. 한 가지든 두 가지든 엄마 말대로 할게. 

그리고 우리는 집으로 왔다. 아이는 계속 내 눈을 보면서 비타민을 엄마가 먹으라는 대로 먹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가르칠 때는 단번에, 단호하게  

- 이 스토리는 아들에게 크게 화가 난 엄마의 사연

 

오래 전 일이다. 그때 아들이 여섯 살. 아이가 나가 놀자고 청하는데, 난 몸이 안 좋아 누워 있었기에 아이 혼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우리 마당은 그리 위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겠다 싶었던 것이다. 게다가 아이는 놀이터에서만 놀기로 단단히 약속하고 나갔다. (놀이터는 건물 양편에 두 군데가 있었다.)  

아이가 지나가는 어른에게 시간을 물어서 몇 시에는 돌아오기로 했는데... 그 시각이 지났다. 그리고 30분이 지나고 또 한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아이를 찾으러 나섰다. 놀이터를 다 뒤지고 갈 만한 곳을 다 찾아 다녔지만 아이는 아무 데도 없었다. 혹시 집에 돌아왔나 싶어 집으로 달려갔다가 또 찾으러 뛰어나가기를 몇 번이나 했다. 

 

그런 일은 처음이어서 더 걱정되고 더 불안했다. 아이는 엄마 말을 잘 따르는 편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수선을 피운 끝에 아이를 찾았는데, 난 이미 ‘극단적인’ 상태에 이르렀기에 단단히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과 불안으로 시작하여 노여움에 휩싸인 난 진정하지 못하고 마구 떨리는 상태였다.) 

밖에 나가 놀다가 약속 시간에 돌아오지 않아 엄마를 애태운 아들을 혼내다.

“네가 한 짓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으니, 벌을 줘야겠다. 선택하렴. 허리띠로 맞을래, 아니면 일주일 동안 내가 책을 읽어 주지 않기를 택할래?!" 

아들이 잠깐 생각하더니 물었다. "허리띠로 맞으면, 책은 읽어 줄 거예요?" 

"그래." 내가 우울하게 말했다. 

"그러면 허리띠로 맞을래요!" 아들이 말했다. 

난 아이에게 바지를 벗으라 지시하고 장롱에서 허리띠를 찾았다. 

"어떻게 서야 돼요?" 아이가 묻는다. 

 

그러자 난 왠지 불편해졌다. (아이가 진지하게 생각하여 책을 택했을 때부터 불편한 느낌은 시작됐다.) 하지만 끝까지 벌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를 허리띠로 몇 차례 때렸다. 그러고 나서 난 아주 부끄러워졌다

‘화가 잔뜩 난’ 나보다도 더 '품위를 지킨' 어린애한테 내가 마음의 상처를 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 것이다. 그때 내가 무척 화가 났었나? 처음엔 죽을 만큼 걱정하고 동요하다가 아이를 찾자 그런 건 다 사라지고 벌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생겼다. 

만약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금방 얘기했다면 아이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상황을 이해했을 테고, 그러면 의연하게 서 있는 아들에게 벌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면서 동시에 내 불편한 느낌을 야기하는 멍청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뒤로 다시는 아이를 때리지 않았다.

<나-메시지>라는 방법을 알고 나서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면 좋은지를 깨달았다.

 

* * *

<나-메시지> 전하는 법을 익히기란 아이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는 것만큼이나 간단치 않다. 처음에는 실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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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스피킹(60) 소통 원칙 몇 가지

(47) 동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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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과 최종) 

 

아이의 얘기를 다른 식으로 듣기

 

아이들이 상상하기를 즐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동화를 듣거나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상상의 세계에 푹 빠지며, 현실 세계 못지않게 그 세계에서도 충만하게 산다. 

아이의 꿈과 판타지 속에서 함께 놀면서 아이가 품는 이 상상의 세계에 합류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아이가 정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다. 

 

두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잠자리에서 투정을 부리는 아이와 달래는 엄마

엄마가 철수를 침대에 눕히자 아이가 떼를 쓴다.

철수: 싫어, 안 잘래. (침묵) 아빠는 언제 와? 기다리다가 지쳤어. (아빠는 장기 출장을 떠나 금방 돌아오지 않는다.) 

엄마: 넌 아빠가 무척 보고 싶구나. 

철수: 응, 많이.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엄마: 나도 그렇단다. 그럼, 아빠가 오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어떻게 오실까? 

철수 (생기가 돌면서): 기차역에서 내린 뒤 전화를 걸어 “벌써 역에 내렸어, 곧 집에 도착할 거야!” 하고 알리지. 

엄마: 그래, 우린 아주 기뻐서 집 청소를 시작하고…

철수: 아니야, 우리는 청소를 벌써 끝냈는걸, 엄마가 특별히 갈비찜도 만들어 놓고. 

엄마: 아, 그렇지. 우린 식탁을 차리는 거야, 밥을 소복이 담고 국과 반찬도 내놓지. 

철수: 난 내 ‘차고’에서 새 장난감 자동차를 꺼내고, 탱크를 그린 앨범도 꺼내 놓아요. 

엄마: 아, 문 앞에서 벌써 발소리가 들리고, 벨이 울리네…

철수: 내가 달려가서 문을 열고 “아빠!” 하고 안기면, 아빠가 웃으면서 나를 안아서 들어 올리고…

 

대화가 몇 분 더 이어진다, 그다음에 아이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잠이 든다. 

 

***

다른 예는 많은 이들이 흔히 접하는 경우이다.  

초콜릿을 사달라고 하는 딸과 상상의 나래를 펴는 아빠

영희: 아빠, 초콜릿 먹고 싶어, 사 줘요.

아빠: 엄마가 어제 사준 거 같은데.

영희: 한 개만, 작은 걸로.

아빠: 근데 넌 많이 원하는구나. 

영희: 응, 많이 많이. 

아빠: 열 개, 아니, 스무 개가 더 좋겠다. 

영희 (게임을 가로채서): 아니, 백 개, 천 개야!!!

아빠: 그래, 우린 초콜릿을 천 개 사서 꽃마차에 싣고 집으로 옮기는 거야.

영희 (웃으면서): 사람들이 놀라서 “이 많은 초콜릿이 어디서 생겼어요?” 하고 물어봐요.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나눠주지요. 

 

아이와 부모가 함께 꿈을 품을 때, 아이는 자기의 감정을 어른이 듣고 함께 나눔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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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번 레슨의 결론으로 실제 대화를 하나 더 인용하고 싶다.

이건 부모들이 <적극적 듣기> 방법을 얼마나 충분히 습득하는지 보여준다. 이것도 한 엄마의 기록이다. 

딸이 유치원에서 찍은 사진을 엄마와 함께 보면서...

우리는 딸이 유치원에서 단체로 찍은 사진을 본다. 딸이 여교사를 가리킨다. (사진의 교사 얼굴이 긁혀 있다.)

딸: 저 선생님 꼴도 보기 싫어!

나: 넌 이 선생님을 보는 게 싫구나.

딸: 응, 아주 못됐어.

나: 네 마음을 아프게 했구나. 

딸: 응, 나를 사냥개라고 욕하고 또 내가 훔치면 그때는…

나: 그러면 선생님이 뭔가를 하겠다고…

딸: 응.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어. 

나: 넌 이 얘기를 예전에 하고 싶지 않았구나. 

딸: 응, 난 무서웠거든. (울먹거린다.) 

내가 아이의 손을 쥔다.

 

이 대화에서 이 엄마는 이미 첫 번째 말에서 자동적으로 나올 수 있는 오류를 피했다.

즉, ‘교육적’ 지적이나 촌평을 범하지 않았다.

흔히 하는 실수대로 하자면, 선생님을 두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하고 대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대신에 이 엄마는 아이의 감정에 ‘공명/화답하고’, 아이의 감정을 함께 나누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그리하여 딸은 그동안 숨겨두었던 두려움과 속상함에서 벗어나기가 한결 쉬워졌다. 여기서 아이가 글썽인 눈물은 안도의 눈물이다.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과제 1

다음 대화에서 부모의 응답이 어떤 유형의 잘못된 말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라. (열쇠는 이 수업 끝에 있다.) 

치과에 안 가겠다고 하는 딸에게 엄마가 훈계

딸: 치과에 다시는 안 갈래!

엄마: 그런 소리 마라, 내일 예약돼 있으니까 다른 치아를 마저 다 손봐야지. (1)

딸: 더 못 참겠어. 얼마나 아픈지 알아요?!

엄마: 그렇다고 죽지는 않았잖니. 살다 보면 참아야 할 때가 종종 있단다. 그리고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이가 다 빠질 거야. (2)

딸: 말이야 쉽지, 엄마한테 드릴을 대지 않았으니까! 엄마는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아!

 

* * *

축구부에서 후보자로 빠졌다고 불평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조언

아들: 내가 마지막 훈련을 두 번 빼먹었더니, 코치가 오늘 나를 후보지 명단에 넣었어요. 

엄마: 아, 괜찮다. 네가 아니라면 누군가가 어차피 후보자 명단에 있어야 하잖아. 그리고 이번엔 네가 잘못했네. (3)

아들: 벤치에는 다른 애한테 앉아 있으라고 하면 돼, 난 싫어. 이건 불공평해. 철수는 나보다 실력이 약한데 경기에 내보냈어요. 

엄마: 그애 실력이 너보다 못하다는 걸 넌 어떻게 아니? (4)

아들: 당연히 알지! 우리 팀에서 내가 최고에 드는걸.

엄마: 내가 너라면 자리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을 거야, 좀 더 겸손할 필요가 있다. (5)

아들 (짜증을 내며): 엄마랑은 무슨 얘길 못하겠어,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 * *

남동생이 인형을 망가뜨렸다고 하소연하는 여섯 살 딸과 아빠

여섯 살 된 소녀가 아버지에게 (울면서): 저 애가 (3살 남동생이) 내 인형을 어떻게 했는지 봐요! 이제 다리가 덜렁거려. 

아빠: 그래, 어쩌다 그랬니? (6)

딸: 내가 어떻게 알아! 내 인형, 아-앙!

아빠: 진정해라, 뭔가 생각해 보자꾸나. (7)

딸: 진정할 수 없어, 난 몰라, 내 인형이…

아빠 (기쁜 표정으로): 아, 묘안이 떠올랐다! 인형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리를 다쳤다고 상상하는 거야, 이렇게 멋지게 말이야. (미소 짓는다.) (8)

딸 (더 크게 운다): 그런 상상은 싫어… 웃지 마. 저 애를 다음에 죽일 거야!

아빠: 무슨 말을 하는 거니?! 그런 말을 다시는 하지 마라! (9)

딸: 아빠는 나빠, 엄마한테 갈래. 엄마, 이것 좀 봐…

 

과제 2

그림 6.1, 6.2를 보고 과제 1처럼 어른들의 응답이 어떤 유형의 오류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라. 

뛰어놀다가 물웅덩이에 빠져 홈빡 젖은 아이와 부모, 조부모의 대화

그림 6.1 

수업시간에 쫓겨났다고 하는 아들에게 부모와 조부모가 한마디씩 건넨다.

그림 6.2 

 

과제 3 

아이와 대화하면서 잘 관찰해 보라. 특히 아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순간에 아이의 상태며 당신의 반응과 응답을 정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대화와 당신의 반응에 12가지 유형의 오류 가운데 어떤 것이 들어 있나?

<적극적 듣기>를 계속 훈련하라. 

이걸 습득하지 않고서는 우리 레슨을 더 이어가기가 힘들 것이다. 

 

과제 4

자녀에게 어떤 지적도 꾸지람도 하지 말고 하루를 보내 보라. 

지적이나 꾸지람 대신 적절한 계기가 생기면 (혹은 그런 계기가 없다 해도) 아이를 인정하고 장려하고 응원하는 말을 건네 보라. 

그리고 아이의 반응을 관찰해 보라. 

 

부모들의 질문 

 

문: 아이한테 질문도 하지 않고 조언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답: 다시 강조하건대, <적극적 듣기>에 장애가 되고, 그래서 피해야 한다고 정리해 놓은 12가지 자동적인 응답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 만약 아이가 차분한 상태에 있거나 아이와 이미 교감이 있다고 느낀다면, 더 자유로이 대화할 수 있다.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열 가지 말 가운데 질문 하나 넣는다고 해서 일이 잘못될 리는 거의 없다. 

어떤 부모들은 <적극적 듣기> 방법을 곧이곧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이 더 유용할 때가 있음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이와 소통의 새로운 스타일이 옛것과 그리 다르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낡은, 습관적인' 말을, 어구를, 표현을 알아두고, 그것이 자동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 아이가 불가능한 것을 계속 조르면서 울거나 심하게 보챈다면 어떻게 하나? 이럴 때는 듣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답: 그래도 아이가 하는 말을 적극적으로 듣도록 하라. 아이가 자기 마음을 알아준다고 느낄 만한, 당신의 처음 몇 마디가 예리한 상황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다음에 그 불가능한 것을 두고 아이와 함께 꿈을 품도록 하라. (<다른 식으로 듣기 두 번째 사례 참조) 

 


 

과제 1의 열쇠 

(1) 지시 (2) 논거, 위협 (3) 충고, 훈계, 지적 (4) 질문 (5) 조언, 비판 (6) 캐묻기 (7) 조언, 충고  (8) 조언, 농담 (9) 교화, 도덕적 훈계, 위협.

 

과제 2의 열쇠 

그림 6.1. (1) 지시 (2) 지레짐작, 추측 (3) 지적 (4) 겁주기 

그림 6.2. (5) 조언 (6) 빈정거림, 놀리기 (7) 설교, 훈계 (8) 캐묻기.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6과. 아이의 얘기에 귀기울이지 못하는 이유 (18)

<적극적 듣기> 기법의 실제 적용 (17)

5과. 아이의 얘기를 귀기울여 듣는 방법 (14)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외적 수단으로 아이의 일을 돕기 (10)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2과. 부모의... 도움인가, 간섭인가 (4)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사람과 물건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관계에 고요와 평정의 공간 들이기 위해 경청을. 50

소통에서 말투의 중요성

참을성 테스트

순한 사람조차 화나게 하는 말

소통 법칙 (2)

소통 법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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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자동적인 반응 12가지, 계속) 

 

4. 조언, 진부한 해결책   

"왜 한번 해보지도 않는 거야…" 

"내가 보기엔, 우리가 가서 사과해야겠다." 

"내가 너라면 반격을 했을 거야."

 

통상 우리는 이렇게 조언하기에 인색하지 않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조언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라고 여긴다. 그리고 종종 자신을 본보기로 든다. 

"내가 네 나이 때는…"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는 편이다. 때로는 노골적으로 반항한다.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요.” “그렇게 말하기는 쉽지요.” “그런 말 안 해도 알아요!” 

 

아이의 그런 부정적인 반응 이면에는 무엇이 있나? 바로... 독자적인 사람이 되어 스스로 결정 내리고 싶은 갈망이 있다. 성인들도 다른 누군가가 조언을 해댈 때 늘 기분 좋게 여기지는 않지 않는가. (이와 관련해 소중한 아포리즘 하나 - "청하지 않은 조언을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한데 아이들은 성인들보다 훨씬 더 예민하다. 우리는 아이에게 뭔가를 조언할 때마다 이런 뉘앙스를 풍기기 쉽다. 즉, 아이는 아직 어리고 경험이 없으며 우리가 아이보다 더 현명해서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그리고 부모들의 그런 '위에 있는' 자세가 아이들의 반발심을 자극하고, 그래서 자기네 문제를 더 이상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다음 대화에서 아빠는 그런 실수를 피하지 못했다. 

우울한 아들에게 진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아빠

토요일 저녁 아들이 눈에 띄게 우울한 표정으로 집안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아빠: 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은 거니?

아들: 아,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아빠: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와라. 날도 참 좋은데. 

아들: 아니요, 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아요. 

아빠: 그럼, 철수한테 전화해서 게임을 하자고 하렴. 

아들: 게임도 질렸어요, 그리고 철수가 오늘은 바빠요. 

아빠: 그러면 책이라도 읽어!

아들: 아, 아빠, 왜 그렇게 채근하세요. 아빠는 내 기분을 몰라요. (자기 방으로 가서 문을 잠근다.) 

적극적 듣기 방법으로 아들과 대화하는 아빠

아빠가 <적극적 듣기> 방법을 떠올린 뒤 대화는 다르게 이어졌다. 잠시 뒤 아빠가 아들 방으로 들어가서 곁에 앉는다. 

아빠 (아들 어깨에 손을 얹고): 아직도 기분이 우울하구나. 

아들: 네, 안 좋아요. 

아빠 (잠시 침묵한 뒤):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은 모양이네. 

아들: 그래요, 근데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는데. 

아빠: 리포트를 써야 하는구나. 

아들: 네, 월요일까지, 고대 그리스 신화에 관한 건데, 참고 서적이 없어요. 어떻게 준비하겠어요? 

아빠: 자료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렴. 

아들: 그게 문젠데, 아무 데서도… (잠시 말을 끊는다.) 아, 그래, 영철이 집에 백과사전이 있어요. 

아빠: 그래, 거기엔 다 나와 있을 거야. 

아들 (이제 활기를 띠면서): 당장 전화할래요. 

(전화해서 백과사전 얘기를 끝낸 뒤 영철이한테 말한다.) 그 다음에 나가 놀자.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가 조언하려 한 것에 아이들 스스로 이르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사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훈련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자립성을 키우는 길이다. 부모로서는 그런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비록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조언을 건네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한 것이긴 해도...  

 

5. 입증, 논리적 결론, 가르치기 

"식사하기 전에 손 씻어야 한다는 것쯤은 알 때가 됐잖니."  

"자꾸 딴 데 정신 팔면 실수하게 된다."

"내가 몇 번이나 말했니. 엄마 말에 콧방귀만 뀌더니 이젠 다 네가 해결해라."

 

이런 말에 아이들은 흔히 “그만해요”, “내버려 둬”, “됐어!” 하고 응답한다. 그렇게 단적인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해도, 아이들에겐 심리학에서 <의미 장벽>이나 <심리적 청각장애>라 부르는 현상이 생겨 어른의 말을 듣지 않는다. 

물웅덩이에서 철벅이는 딸아이에게 아빠가 그만하라고 하지만...

다섯 살 된 영희와 아빠가 봄날 거리를 걷고 있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인도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영희는 채 녹지 않은 눈과 여기저기 물 웅덩이를 보고 좀 신이 났다. 

 

아빠: 영희야, 웅덩이에 들어가면 신발이 젖는다. 신발이 젖으면 발과 몸이 차가워지고, 몸이 차가워지면 감기 걸리기 쉬워. 봄철 도시에는 병균이 많다는 걸 알아두렴. 

영희 (아빠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인 물을 또 철벅이면서): 아빠, 근데 저기 지나가는 아저씨는 왜 코가 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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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적, 질책, 꾸지람, 타박하기 

"이게 무슨 짓이냐!"

"또 엉망으로 만들었구나!"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너한테 쓸데없이 기대를 걸었구나."

"넌 어째 늘 그 모양이냐!"

 

이런 말이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에 당신은 이미 동의할 것이다. 이런 말들은 아이한테... 적극적 방어나 대응 공격, 거부, 화를 내거나 울적해짐, 억압감, 자신에게 실망, 부모와 관계에 대한 낙담 등을 야기할 뿐이다. 이런 경우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지며, 실제로 자신이 좋은 사람이 못 되며 의지 약하고 기대에 부응도 못하며, 결국 실패자나 낙오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데 자존감이 낮으면 새로운 문제들이 또 나타난다.  

 

어떤 부모들은 비판이 교육적으로 아주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 아이와 소통하는 주요 형식이 때때로 명령 섞인 지적이 되는 것이다. 

아이를 나무라고 지적하는 아빠

 

아이가 온종일 듣는 말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일어날 시간이다."  

"얼마나 더 뒹굴고 있을래?"

"봐라, 네 셔츠가 여기 처박혀 있잖아."

 

"저녁에 미리 가방을 챙겨 두라고 했지?!"

"문을 조용히 닫아라 아기가 자고 있어."

"왜 또 강아지를 산책시키지 않았니? 고양이 밥을 안 줬니? 네가 원해서 데려왔으니까 네가 챙겨야지!"

 

"네 방 꼴이 또 이게 뭐냐!"

"물론 숙제를 아직 안 했겠지."

"네가 먹은 밥그릇은 네가 씻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니."

 

"밥 먹으라는 얘기도 이제 지쳤다."

"…을 하지 않으면 나가 놀 생각도 마라."

 

"전화기에 얼마나 오래 매달려 있을 거야?"

"잠잘 시간인데 아직도 뭘 하고 있는 거니?!"

네 강아지는 네가 산보시켜야지.

이런 말들을 아이가 계속 들을 날이 며칠이나, 몇 주간이나, 몇 해나 될지 계산해 보라. 아이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이나 느낌을 얼마나 많이 받는가!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 입을 통해서! 

이 부정적인 압박감에서 다소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아이는 자신이 뭔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자신과 부모에게 내보여야 한다. 그리고 그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은 부모의 지적과 요구를 비판하며 저항하고 나서는 것. (한데, 이건 또 주로 부모의 소통 스타일 때문에 생긴다.) 

 

이런 상황이 가정에서 일어나면,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첫 번째 중요한 방법은... 아이의 부정적 측면만이 아니라 긍정적 측면에도 눈길 돌리려고 애쓴다. 아이를 용인하고 너무 받자하면 혹시 아이 버릇을 나쁘게 만든 건 아닐지 걱정하지 말라. 그런 생각은 자녀와 관계에서 아주 해롭다. 먼저 하루 동안 아이에게 좋은 말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를 찾아보라. 예를 들면, 

"동생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와서 고맙구나."

"약속 시간에 맞춰 집에 오니 잘 했어."

"너랑 같이 식사 준비하는 게 난 좋단다."

 

부모가 사랑한다는 것을 아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한테 긍정적인 감정을 꼭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부모들이 간혹 있다. 이건 전혀 그렇지 않다. 

 

11세 소녀의 쓰라린 고백.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아, 난 분명히 알아. 몇 번이나 확인해 봤거든. 예를 들어, 며칠 전 오빠가 엄마한테 꽃을 선사했을 때 엄마는 미소를 지었어. 어제 나도 엄마한테 꽃을 사다 드렸어, 그리고 엄마 표정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나한테는 미소를 짓지 않았어. 이제 난 분명히 알게 됐어. 엄마가 오빠는 사랑하면서 난 사랑하지 않아.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과 말과 표정을 그렇게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크다. 아이들은 세상을 흑백 톤으로, 무조건 예스 아니면 무조건 노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런 점들을 우리가/어른들이 늘 헤아리기는 하는 걸까? 

질문 하나 더: 우리(어른들) 자신은 가장 가까운 사람한테서 늘 비판과 지적을 받으면서 잘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에게서 좋은 말을 기대하고 그런 말이 나오기를 그리워하지는 않았나? 

 

7. 칭찬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5과. 아이의 얘기를 귀기울여 듣는 방법 (14)

부정적 경험 맛보게 하기 (13)

4과. 아이가 원치 않을 때는? (9)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3과. "우리, 함께 해 볼까?" (6)

2과. 부모의... 도움인가, 간섭인가 (4)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5. 카를손의 장난 (2-1)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루덩의 악마들 10편 5

도웰 교수의 머리 9장

수다쟁이 어린 딸

달과 아빠

돌아가신 할아버지

삶의 법칙 30 가지 (2-2)

소통에서 침묵하는 이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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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과. 아이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이유  

 

어른들의 자동적인 반응과 그 12가지 타입
부모들의 어려움
세발자전거와 이륜자전거
우리의 듣기를 훈련하자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부모들의 질문

아이와 소통에서 적극적 듣기 방법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적극적 듣기> 방법을 배우려는 부모들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어려움은...

정말 필요한 응답이 아니라 썩 적절하지 못한, 지금까지 익숙하게 쓰던, 대답들만 머릿속에서 뱅뱅 맴돈다는 것.

한 수업에서, 딸의 이런 불평에 어떻게 응답할지 적어 보라고 했다. 

영희는 나랑 더 이상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지 않아요.
오늘 그 애가 다른 여자애하고 정답게 웃고 놀면서 나한테는 눈길 한 번 안 주었어요.

 

이런 대답들이 나왔다. 

– 네가 먼저 그 애들한테 다가가 보렴. 너를 받아줄지도 모르잖아. 

– 어쩌면 네가 뭔가 잘못했겠지.

– 물론 기분이 많이 나쁘겠구나. 그러나 그 애하고 노는 게 영희는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지. 그 애한테 네 우정을 강요하지 않는 게 좋겠다. 다른 친구를 찾으렴. 

– 그러면 영희한테 네 새 인형을 갖고 놀자고 해보렴.

– 글쎄,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그 둘에게 뭔가를 선물하렴.

– 사는 게 다 그런 거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라.  

– 너희 둘이 다투진 않았어?

– 걱정 마. 나랑 같이 놀면 되잖아. 

 

그리고... 이런 응답이 죄다 그리 적절치 못하다는 점을 알고 부모들이 깜짝 놀랐다. 

 

최근 20년 동안 심리학자들이 아주 중요한 작업을 해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상대하면서 주로 입에 올리는 말을 유형별로 구분한 것인데, 이런 어구가 아이의 얘기를 적극적으로 듣는 데 큰 장애가 된다. 그런 게 전부 12가 타입이나 되더라! 

부모들이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내놓는 이 응답 유형을 하나하나 알아보자. 또 아이는 부모의 그런 말에서 무엇을 듣는지도 살펴본다. 


 

1. 명령, 지시 

“당장 그만해!” 

“저리 치워라!” 

“휴지통을 비워라!” 

“얼른 침대로 들어간다!”

“그런 얘긴 내가 더 이상 안 듣게 해라!” 

“입 다물어라!”

 

이런 극단적인 말을 들을 때 아이는 부모가 자기 문제를 이해하려 들지 않으며 아이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런 말은 다 아이에게 (부모가 일방적이기에) 불공정하다는 느낌을, 나아가서 (아이의 문제를 그 누구한테도 호소할 수 없기에) 홀로 버려진 느낌을 유발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아이들은 대개 서운함이나 모멸감을 느끼고, 그래서 엇나가거나 대들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혼잣말로 꿍얼대고, (어른들 표현으로) 아망을 떤다. 

 

아이에게 옷을 입으라고 재촉하는데 아이가 거부한다.

 

엄마: 진영아, 얼른 옷 입어라 (명령), 유치원에 늦겠다!

진영: 혼자 못 입겠어, 도와줘.

엄마: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라! (지시) 벌써 몇 번이나 혼자 입었는데!

진영: 셔츠가 맘에 안 들어, 입기 싫어.

엄마: 또 새로운 핑계를 대는구나! 자, 얼른 입어라! (다시 명령)

진영: 지퍼가 안 올라가요. 

엄마: 지퍼 올리지 말고 그냥 가 봐라, 그러면 다른 애들이 다 네가 칠칠맞지 못하다고 흉볼 거야

진영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 나빠…

 

저 대화를 이런 식으로 아주 다르게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엄마: 진영아, 얼른 옷 입어야겠다. 안 그러면 유치원에 늦을 거야.

진영: 혼자 못 입겠어, 도와줘.

엄마 (잠깐 휴지): 혼자서 입을 수가 없구나. 

진영: 셔츠가 맘에 안 들어, 입기 싫어.

엄마: 셔츠가 맘에 안 드는구나.

진영: 응, 애들이 어제 계집애 같다면서 웃었어. (뜻하지 않은 정보)

엄마: 기분이 아주 안 좋았겠네. 알겠다. 그럼, 이걸 입으렴!

진영 (기분이 좋아져서): 줘요! (얼른 입는다.) 

 

이 두 번째 대화에서 ("자서 입을 수가 없구나. 셔츠가 맘에 안 드는구나"  같은) 엄마의 응답이 나오려면, 자신의 할 말(지시)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아이가 하는 얘기에 귀기울이고 아이가 내보이는 반응에 진심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어린 아들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기꺼이 끄집어내며, 그걸 엄마는 뜻밖의 정보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 

만약 대화가 첫 번째처럼 오간다면... 다음 유형의 말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2. 경고, 주의, 위협 

"울음 그치지 않으면, 널 두고 갈 거야." 

"한 번만 더 그러면, 회초리를 들겠다!"

"약속 시간에 집에 안 들어오면, 어떻게 될지 두고봐라!" 

 

울음 그치지 않으면 너를 두고 갈 거야!

아이가 지금 (화나 있거나 속상하거나 두렵거나 슬프거나 토라지거나... 등등) 불쾌한 심적 상태를 겪고 있다면, 그런 아이에게 경고를 날리고 주의를 주고 위협을 가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외려 아이를 한층 더 힘겨운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일 뿐이다. 

첫 번째 대화 끝에서 엄마가 “그러면 다른 애들이 다 네가 칠칠맞지 못하다고 흉볼 거야” 하고 은근히 위협을 가한다. 그러자 아이가 눈물 모드로 전환되어 엄마를 공격한다

이런 장면들이 익숙한가? 그 결과 당신은 한층 더 닦달하면서 또 다른 위협을 가하고 소리침으로써 반응하는 경우가 있나? 

 

위협과 경고는 그게 자주 반복되면 아이들이 거기에 익숙해져 별로 반응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더 안 좋다. 그때 어떤 부모들은 말에서 행동으로 넘어가고, 벌도 가벼운 것에서 더 강하거나 가혹한 것으로 강도가 세진다. 그 결과 떼쓰는 어린애를 거리에 혼자 ‘남겨두거나’ 방문을 잠그거나 어른 손이 회초리나 허리띠로 간다. 

 

3. 훈계, 설교 

"넌 올바르게 행동해야 돼."

"사람은 다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법이다."  

"넌 어른들한테 공손하게 대해야 돼." 

 

훈계나 설교 같은 것에 아이들은 귀를 막는다.

이런 식의 훈계에서 아이들이 새로운 뭔가를 받아들일 일은 거의 없다. 저런 말을 골백번 들어도 아이들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외적 권위의 압력을, 때론 자책감을, 때론 따분함을 느낀다. 이런 걸 다 동시에 느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사실, 도덕적 지침이나 올바른 행동은 어른의 말보다는 집안 분위기로써 아이들에게 심어진다. 무엇보다도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그렇게 된다. 만약 가족 구성원들이 다 성실하고 거친 말을 삼가고 거짓말하지 않고 집안일을 나눠 한다면... 아이는 올바르게 행동하는 법을 알지 못할 수가 없다.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1) 가족 중 누군가가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게 아니라면 필경 다른 원인이 작동할 것인데, 2) 아이가 자신의 고민이나 내적인 혼란, 정서적 고통 때문에 ‘행동 규범을 벗어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경우에서 올바른 행동과 도덕을 들먹이며 훈계나 설교처럼 말로 하는 가르침은은 외려 반발심을 키울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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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토리

 

아홉 살 영희와 열세 살 철수, 두 아이의 부모가 2주일 동안 출장을 떠난다. 이때 엄마 여동생이, 그러니까 아이들 이모가, 열한 살 된 자기 딸 순이를 데리고 이 집에 와서 아이들을 돌본다. '예민한' 나이의 아이 셋이 한데 있다 보니 언제든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철수와 영희가 출장 간 부모를 그리워하는 마당에, 사촌이 자기 엄마와 함께 나타난 것이 아이들 관계를 더 힘들게 만들게 된다. '지금 저 애한테는 엄마가 있는데 우리한텐 없어' 하는 생각에 두 아이가 사촌에게 부러움과 질투를 품고, 그래서 그 아이를 괜히 놀리고 집적거리고 싶어진다. 

셋이 자주 함께 놀면서도 툭하면 말다툼을 벌이고, 그럴 때 두 오누이가 한편이 되기에 사촌 순이가 자주 눈물을 흘린다. 순이의 엄마이자 두 아이의 이모는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면서 아이들한테 공정하게 대하려 애쓴다.  

 

이모의 이런 태도도 조카들에겐 (그래도 엄마는 없기에) 그리 도움 되지 못하고, 순이가 보기엔 자기 엄마가 늘 다른 두 아이 편만 드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티브이 채널 선택을 두고 세 아이가 또 한바탕 충돌한다. 이번에 철수가 사촌 여동생 얼굴을 세게 밀면서 순이가 넘어져 울음을 터뜨린다. 순이 엄마가 옆방에서 달려와 보니, 철수와 영희 오누이가 놀란 얼굴이지만 ‘싸울 태세를 갖춘 채’ 바라보고 있고, 순이가 바닥에 엎어져서 큰 소리로 울고 있다. 

철수가 사촌 누이와 티브치 채널을 두고 다투어 이모가 와서 보다.

 

이모: 왜들 그러니? 무슨 일이야?

순이: 철수 오빠가 내 얼굴을 때렸어어엉!

이모: (철수에게 화난 눈길을 돌린다) !!!

영희: 순이가 티브이를 켰는데 오빠가 다른 채널로 넘기니까 순이가 또 넘기고, 그러자 오빠가 순이를 밀었어요… 이렇게… (장면을 재연한다.)

이모 (화가 나서 철수에게): 얼굴을 세게 밀쳤다고?!

철수: 네.

이모: 사람 얼굴을 어떤 경우에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건 알아?!

철수: 알아요!

이모: 얼굴을 때리는 건 사람에게 가할 수 있는 최대의 모욕이란 걸 알아?!

철수: 알아요!

이모: 알면서도 그렇게 했구나. 일부러 그런 거야. 

철수: (도전적인 말투로) 네, 일부러 그랬어요! (그러고는 달아난다.) 

철수가 순이의 인형들을 망가뜨리다.

15분쯤 지나 순이의 울음소리가 또 새롭게 들린다.

"오빠가 나를 방에 못 들어오게 하고는 내 인형들로 뭔가를 하고 있어.“

이모가 방에 들어가 보니, 철수가 이미 없어졌다. 인형들 옷이 찢겨져 나뒹굴고 순이가 가장 아끼는 인형이 사라졌다. 순이가 울면서 ”내 인형 어디 있어? 돌려줘!“ 하고 요구하자 철수는 ”몰라, 난 건드리지 않았어“ 하고 대꾸한다.  

이모는 철수의 지나친 행동을 알리기 위해 애들 부모가 얼른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이모는 철수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다들 있는 자리에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보았다.  

엄마가 철수와 적극적 듣기 방법을 이용하여 단 둘이 대화하다.

 

하지만 엄마는 철수와 따로 얘기하는 방법을 택했다. 대화가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철수가 사실대로 솔직하게 얘기했다. (인형은 순이 침대 밑에서 금방 발견됐다.) 한데 얘기를 들어 보니, 철수는 자기가 버림받은 것 같아 불행하며 ‘다들 자기를 공격한다고’ 느낀 것이었다. (알고 보니, 학교에서도 그맘때 불쾌한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틀 뒤 철수가 뜻밖에 이모한테 사과하면서 덧붙였다. "나를 못된 애라고 여기지 말아 주세요. 그냥 최근에 내 상태가 안 좋아서 그랬을 뿐이에요." 이모와 순이는 일주일을 더 묵었는데, 아이들 관계가 그 이전보다 훨씬 더 평온해졌다.

엄마와 대화 이후 철수가 이모에게 사과하고 사촌 누이와 친하게 지내다.사촌

 

이 스토리는 규칙, 허용 한계, 처벌 등에 관한 물음을 많이 제기한다.

하지만 이것을 지금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주제는 구두 권고와 훈계의 영향이니까. 비록 이모가 십대 아이에게 다른 사람 얼굴 건드리면 안 된다는 지적을 옳게 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그 아이를 ‘바로잡거나’ ‘가르치지’ 못했고, 이어지는 적대감과 보복 행위만 야기했을 뿐이다.  

이와 반대로, 아들의 얘기를 제대로 들을 줄 알았던 엄마의 노련한 대화는 신기하게도 아들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행동 규범이나 도덕에 관해 아이들하고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일까? 그건 전혀 아니다. 하지만 이걸 아이들이 흥분한 상황이 아니라 차분한 상태에 있을 때만 해야 한다

다음 경우에서 어른들의 전형적인 표현은 불에 기름만 붓는 격이다. 

 

4. 조언, 해결책 제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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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트:

5과. 아이의 얘기를 귀기울여 듣는 방법 (14)

부정적 경험 맛보게 하기 (13)

4과. 아이가 원치 않을 때는? (9)

3과. "우리, 함께 해 볼까?" (6)

2과. 부모의... 도움인가, 간섭인가 (4)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말의 비언어적 요소

엄마 말 안 듣는 아이

(47) 동어 반복

(46) 정중한 말씨

소통에서 말투의 중요성

피해야 하는 You-negative 구조

순한 사람조차 화나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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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on 5 계속) 

 

좀 더 긴 이야기를 사례로 든다. 여기서 엄마는 울고 있는 아이와 얘기 나누면서 자기가 듣고 본 것을 몇 번 말했다. 

 

엄마가 사업 얘기로 바쁘다. 옆방에서 다섯 살 된 딸과 열 살 된 아들이 놀고 있다. 갑자기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터진다. 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엄마가 있는 방문의 손잡이가 돌아간다. 엄마가 문을 여니, 눈물범벅이 된 딸과 그 뒤로 얼굴 찌푸린 아들이 서 있다. 

다섯 살 딸과 열 살 아들이 놀다가 동생이 울면서 엄마한테 달려오다.

딸: 아-아-아-앙!

엄마: 철수 오빠가 널 화나게 했구나… (휴지)

딸 (계속 울면서): 오빠가 날 밀었어어어!

엄마: 오빠가 널 밀어서 넘어져 다쳤구나… (휴지)

딸 (우는 건 멈추지만 여전히 화난 말투로): 아니, 나를 붙잡지 못했어. 

엄마: 네가 어디선가 뛰어내렸는데, 오빠가 너를 붙잡지 못해 네가 넘어졌구나… (휴지)

뒤에서 잘못했다는 표정으로 서 있던 철수가 그렇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딸 (이미 차분해져서): 응… 난 엄마가 필요해. (엄마 무릎에 안긴다.)

엄마가 어린 딸을 무릎에 앉히고 대화하다.

 

엄마 (잠시 뒤에): 넌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은데, 엄마가 없으니까 오빠한테 화를 내며 같이 놀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딸: 아니. 오빠가 방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테이프만 듣잖아. 난 재미가 없어.

철수: 좋아, 이제 가자, 네가 좋아하는 걸 틀어줄게, 가자.  

 

* * *

이 대화에는 <적극적 듣기>의 몇 가지 중요한 특성과 추가적인 대화 규칙들이 있어 살펴볼 만하다. 

 

1) 

아이 말을 경청하고 싶다면, 반드시 얼굴을 그 쪽으로 돌리라.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아주 중요해. 아이가 어리면, 곁에 무릎 굽혀 앉아서 아이의 손을 잡거나 혹은 무릎 쪽으로 아이를 가볍게 끌어들일 수 있다, 혹은 당신이 앉은 의자를 아이 쪽으로 가까이 옮길 수 있다. 

아이 얘기에 귀기울이려면 얼굴을 반드시 그쪽으로 돌리라.

 

다른 방에 있으면서, 얼굴을 전자레인지나 개수대로 돌리고, 티브이를 보면서, 신문을 읽으면서, 또는 안락의자에 등을 깊게 파묻고 앉거나 소파에 누워서... 아이와 소통하기를 피하라. 

아이에 대한 당신의 위치와 당신 자세는 당신이 아이 말을 얼마나 귀기울여 들을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첫 번째이자 가장 강한 신호. 모든 연령의 아이들이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잘 ‘읽어 내는’ 이 신호에 아주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얘기할 때 아이에게 눈길 돌리고 자세도 제대로 갖추라.

2) 

풀이 죽거나 화가 나 있거나 괴로워하는 아이와 대화한다면, 아이한테 질문을 던져서는 안 돼당신은 그저 확인하는 형식으로 대응하여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아들 (우울한 얼굴로): 앞으로는 철수하고 안 놀겠어.

엄마 (아빠): 그 애한테 화가 났구나. 

 

바람직하지 못한 대응:

– 무슨 일이야? 왜 그래?

– 왜, 그 애한테 화났니?

 

부모의 첫 번째 대응 어구가 왜 더 바람직한가? 왜냐하면, 이런 식의 대응으로 부모는 아들의 ‘감정적 파도’에 함께 실려서 아들의 속상하고 화난 심정을 듣고 이해한다는 것을 금방 내보이니까 그렇다.  

 

후자의 경우... 아들은 부모가 자신과 동떨어져 있으며, 그저 외부인으로서 오로지 ‘사실’에만 관심 보이며 그것을 묻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으며 엄마나 아빠는 물음을 던지면서 아들의 상태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데도, 아들이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럼, 왜 그런 문제가 생기나? 질문 형식의 말은 공감을 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확언하는 어구와 묻는 어구 간의 (긍정문과 의문문의) 차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때로 이건 그저 미묘한 억양에 불과할 뿐인 듯싶겠지만, 그 둘에 대한 반응은 흔히 아주 다르다. 

화난 아이는 “무슨 일이야?” 하는 물음에 종종 “아무 것도 아니야!” 하고 대답하기 일쑤다. 한데 당신이 “무슨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하고 말한다면, 아이는 그 일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가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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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화에서 ‘휴지/止/pause를 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 

당신의 말이 끝날 때마다 잠시 침묵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시간은 아이의 것임을 기억하라, 이 시간을 당신의 의견이나 촌평, 지적 등으로 채우지 말라. 

 

휴지를 취함으로써, 아이가 자신의 마음 상태를 규명하면서 동시에 당신이 곁에 있음을 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이의 대답 이후에도 잠시 침묵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또 뭔가를 덧붙일 수도 있으니까. 

 

당신의 말을 아이가 들을 준비가 아직 안 돼 있음을 아이의 외양으로 알 수 있다. 아이가 당신을 바라보지 않고, 다른 데를, ‘자기 내면’이나 먼데를 본다면, 당신은 계속 침묵하라. 지금 아이 내면에서는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4) 

당신의 대답에서, 아이한테 일어난 일을 반복하고 다음에 아이의 감정을 표시하는 것도 유익할 때가 더러 있다. 앞의 사례에서 아빠의 대답을 두 어구로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들 (우울한 표정으로): 앞으론 철수하고 어울리지 않을래요. 

아빠: 그 애하고 더 이상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지 않는구나. (들은 말의 반복)  

아들: 네, 원치 않아요. 

아빠 (휴지 뒤에): 넌 그 애한테 화가 났구나. (아들의 감정 상태를 표현).

 

우울한 아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방법

아이한테 들은 말을 반복하면 아이가 자기를 놀리는 것으로 여길지 모른다고 부모들이 우려할 수 있다. 그런 우려는 같은 뜻의 다른 단어들을 써서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의 사례에서 ‘어울리다’를 아빠는 ‘친하게 지내다’로 바꾸었다. 실제로는, 만약 당신이 같은 어구를 쓴다 해도 그러면서 아이의 마음 상태를 정확이 짐작한다면, 아이는 이상한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대화가 원만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응답하면서 당신이 아이한테 일어난 일이나 아이의 감정을 전혀 정확하게 짐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물론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당황하거나 주저하지 말라. 다음 얘기에서 아이가 당신 말을 바로잡아 줄 것이다. 그러면 아이가 바로잡는 것에 주목하고, 그걸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면 된다. 

 

두 아이와 사례에서 엄마는 세 번째에 가서야 딸과 아들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했다. (“네가 어디선가 뛰어내렸는데 오빠가 붙잡아주지 않았구나.”) 그다음에 딸이 금방 진정됐다. 

 

* * *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 – 적극적 듣기 방법에 따른 대화는 우리 문화에 상당히 낯설고, 그걸 습득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당신의 공감을 얻기만 하면 그 성과가 곧 드러날 것이다. 방법은 최소한 3가지가 있다. 이것들도 당신이 아이의 얘기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지 징표가 될 수 있다. 이런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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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트:

4과. 아이가 원치 않을 때는? (9)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아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 (5)

'무조건 수용'을 가로막는 원인 (3)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바람의 방향을...

사람과 물건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침묵의 힘 (The Power of Silence)

(47) 동어 반복

침묵의 힘, 묵언 수행 (오디오)

퍼블릭 스피킹(10) 휴지 (pause) 취하기

소통 법칙 14가지 (1. 오디오) - 호메로스, 소크라테스, 파스칼

대화에서 피해야 할 표현들

군더더기 말이 드러내는 당신 특성

기억하고 음미할 만한 경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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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sson 5. 아이가 하는 얘기를 잘 듣는 방법  

 

‘적극적 듣기’란 무엇이고 언제 아이의 말을 경청해야 하나? 
여러 사례
적극적 듣기의 보충 원칙들
올바른지를 아는 방법. (적극적 듣기의 결과 셋)
또 두 가지 놀라운 결과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부모들의 질문

 

아이의 얘기를 잘 듣기

 

아이가 힘들어하는 원인이 아이의 감정 영역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그 감정 측면을 도외시한 채 뭔가를 가르치고 방법을 일러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등의 행동으로는 아이를 제대로 돕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경우 가장 좋은 것은…

아이 말을 주의 깊게 듣기

사실 우리는/부모들은 그것과 다른 쪽에 익숙해 있다. 아이가 하는 말을 건성으로 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리학자들이 '도와주는 듣기'라는 방법을 알아내고 그 이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는 달리 <적극적 듣기>라고 부른다. 아이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는다는 건 무슨 뜻? 

상황을 몇 가지 접해 보자. 

 

엄마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데, 세 살 된 아들이 눈물 흘리며 달려온다. 

“저 애가 내 장난감을 빼앗았어!” 

세 살 된 아들이 장난감을 빼앗기고 울면서 엄마한테 오다.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화가 나서 가방을 내던지고,

그 이유를 묻는 아빠에게 “학교 안 다닐래요!” 하고 쏘아붙인다.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화를 내며 책가방을 내팽개친다.

 

딸이 나가 놀려고 한다. 바깥이 추우니까 보온을 잘 해야 한다고 엄마가 털모자를 건네지만,

딸은 “그 모자는 보기 흉해” 하면서 쓰기를 거부한다. 

 

추운 날 바깥에 나가는 딸에게 모자를 주지만 보기 흉하다고 거부한다.

 

아이가 화가 나 있거나 풀 죽어 있을 때, 시험을 망쳤거나 뭔가를 실패했을 때,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부끄러워하거나 무서워할 때, 아이한테 누군가가 거칠거나 부당하게 대했을 때, 나아가서 아이가 그냥 아주 피곤할 때도...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아이의 마음 상태를 (혹은 심적 경험을) 이해하고 있으며 아이가 하는 얘기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가 느끼고 알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당신이 보기에 아이가 지금 무엇을 느끼며 어떤 마음 상태에 있는지를 일컫는 것이 가장 좋다고 기펜레이터 여사는 권장한다. 즉, 아이의 느낌이나 심적 체험을 ‘적절하게 이름 붙여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간단히 말해서, 
아이에게 어떤 감정적인 문제가 있다면, 아이가 하는 얘기를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아이의 얘기를 적극적으로 듣는다는 것은...
아이가 당신에게 전하고 알린 상태나 상황을 대화 중에 아이한테 ‘되돌려 주면서’
아이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뜻. 달리 말해, 아이의 느낌과 감정 상태를 최대한 알아주며, 알아주고 있다고 아이한테 표시하는 것. 

  

앞의 사례들로 돌아가서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어떻게 부르는지 보자. 

 

아들: 저 애가 내 장난감을 빼앗았어!

엄마: 그래서 네가 아주 속상하고 저 애한테 화가 났구나.

 

아들: 난 이제 학교에 안 갈래!

아빠: 넌 학교 다니기를 더 이상 원치 않는구나

 

딸: 이 흉한 모자를 안 쓸래!

엄마: 넌 그 모자를 아주 싫어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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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곧장 토를 달자면, 저런 식의 응답이 당신에게는 십중팔구 이상하고 심지어 부자연스럽게 보이리라. 그보다는 이렇게 대답하는 게 훨씬 더 쉽고 익숙했을 것이다. 

 

– 괜찮아, 저 애가 좀 가지고 놀다가 돌려줄 거야…

– 학교를 안 다니겠다니, 무슨 소리야?!

– 변덕 좀 그만 부려라, 이 모자가 뭐가 어때서 그래?!

 

이런 식의 (지금까지 익숙하게 써 오던) 대응 방식이 다 괜찮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엔 공통된 결함이 한 가지 들어 있다. 바로, 아이를 아이가 겪은 심적 체험과 (마음 상태와) 따로 떼어 놓는 것

이 상태를 도외시한 채 조언이나 충고나 지적을 한다면, 그걸 아무리 우호적인 말투로 건넨다 해도 결국 아이의 심적 경험은 중시하지 않고 고려하지 않는다고 아이한테 알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충분한 '역지사지'가 어렵고, 그 결과 아이한테 자기를 잘 이해한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 그러면... 관계가 소원해지기 쉽다. 

 

이와 달리 <적극적 듣기> 방법에 따라 응답하는 경우, 아이의 내면 상태를 이해하며 더 자세히 들은 뒤 그 상태를 더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음을 아이가 알게 하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 상태에 부모가 액면 고대로 공감하고 그렇다는 점을 내보일 때, 아이는 아주 특별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이 공감은 부모 자신에게도 큰 인상을 일으킨다. 이에 관해서는 잠시 뒤에 소개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느낌에 차분하게 ‘공명하려고’ 처음 시도하면서 뜻밖의 결과를, 때론 놀라운 결과를 접한다고 얘기한다. 두 가지 실제 경우를 보자. 

방안이 어수선한 딸의 마음을 엄마가 알아주다

엄마가 딸아이 방에 들어와 보니 방이 아주 어수선하다.
엄마: 은총아, 아직 방을 치우지 않았니?
딸: 아, 조금 있다가 할게요, 엄마.
엄마: 지금은 치울 마음이 크지 않구나. 
딸 (갑자기 엄마 목을 껴안으며): 엄마, 내 마음을 어찌 그리 잘 알아요?!

 

일곱 살 된 소년의 아빠가 들려준 또 다른 케이스는 이렇다. 

일곱 살 소년이 아빠 손을 잡고 발길을 재촉하다.

아들과 둘이 버스를 타려고 서둘렀다. 막차여서 늦으면 절대 안 돼. 가는 길에 아들이 초콜릿을 사 달라고 했지만, 아빠가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자 마음 상한 아들이 아빠의 바쁜 길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느릿느릿 걷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하고 심지어 무슨 핑계를 대면서 발길을 멈추기도 하더라. 아빠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차 시간에 늦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어린 아들을 억지로 끌고 가고 싶지도 않았어.

이때 그가 (지금 이 대목에서 다루는) 우리의 조언을 떠올렸다. 
민영아, 초콜릿을 사주지 않아서 기분이 상했구나, 그리고 기분이 상해서 아빠한테 화도 났구.” 
그 결과 아빠가 전혀 예상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아이가 문득 아빠 손을 다정하게 잡았고
, 둘은 정류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물론 갈등이 언제나 그렇게 빨리 해소되지는 않는다. 때론, 엄마나 아빠가 얘기를 잘 듣고 이해할 준비가 돼 있음을 느끼고 아이가 자기한테 일어난 일을 기꺼이 계속 얘기할 때도 있다. 어른은 그저 적극적으로 듣기만 하면 된다. 

 

좀 더 긴 이야기를 사례로 든다. 여기서 엄마는 울고 있는 아이와 얘기 나누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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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트: 

4과. 아이가 원치 않을 때는? (9)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3과. "우리, 함께 해 볼까?" (6)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아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 (5)

'무조건 수용'을 가로막는 원인 (3)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4. 카를손이 내기를 걸다 (2-1)

사람과 물건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관계에 고요와 평정의 공간 들이기 위해 경청을. 50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68) Self-control

(67) 자기 기분 조율하기

목소리와 여성 이미지

소통에서 말투의 중요성

퍼블릭 스피킹(20) 경청 기법

들을 줄 안다는 것 1

당신의 경청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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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언어 1주일 완성 (1)  

 

 

Geoff Ribbens & Richard Thompson, 

<Body Language for Management in a Week: Teach Yourself>, 2000, 2002, 2012 

 

신체언어 1주일 완성

 

 

차례 

 

1. 머리말

 

2. 일요일. 비언어적 시그널 인식 

3. 신체언어 

4. 무의식적 모방 

5. 낮은 사회적 위치, 높은 이점

6. 직관, 본능

7. 보는 것은 믿는다는 뜻

8. 신체의 단어들

9 목소리 

10. 내 눈을 봐

11. 생각 담긴 눈길 

12. 몸의 생각 

13. 다 한데 묶어서 

14. 확인 질문 

 

15. 월요일. 포즈 의미 알기 

16. 포즈와 제스처 

17. 포즈

18. 제스처

19. 확인 질문

 

20. 화요일. 영향력 있는 제스처와 포즈 기억하기 

21. 파워와 신체언어 

22. 파워 소스 5가지 

23. 확인 질문 

-

24. 수요일.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에 필요한 ‘신체 법칙’ 10가지

25.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 법칙 10가지

26. 참여 독려 

27. 확인 질문 

 

28. 목요일. ‘셀프 세일’ 테크닉 5가지 

29. 세일즈 기본 원칙 

30. 협상 스킬 

31. TM에서 신체언어 

32. 고객의 영역 

33. 확인 질문

 

34. 금요일. 거짓말 알아차리기 

35. 거짓말 탐지

36. 안전과 컨트롤 분야에서 신체언어 

37. 모호한 제스처 

38. 충돌 예견 

39. 대결 회피 솜씨 

40. 확인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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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토요일. 적극적 듣기 실습

42. 인터뷰, 대담

43. 확인 질문

 

44. 신체언어 용어 사전

45. 확인 질문에 답변

 

머리말 

 

여러 몸짓이 말(단어들)보다 더 분명하게 말한다.

생각에 잠긴 끄덕임, 주의 깊은 눈길, 이해하겠다는 미소, 가슴에서 두 팔 걸기(팔짱), 심지어 의미심장하게 한숨 쉬기나 코 만지기조차 – 그 사람의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자기 신체언어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몸짓말로 우리는 깊은 뜻이 가득한 시그널들을 세상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낸다. 바로 이것으로 사람들은 자기 입말을 강조하기도 하고, 입말에 담지 않은 정보를 밝히기도 하고, 상대에게 암시도 하고, 경쟁을 도발하고, 때론 트릭도 쓰고 조종도 할 것이다.

 

신체언어를 의식 수준에서 마스터하면 사람들을 아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나에게 필요한 인상을 주변 사람들이 갖게 할 뿐 아니라, 입말로 구구하게 늘어놓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를 우리는 ‘무언의 컨트롤’이라 부른다.

몸짓말 시그널을 이해할 때 대인관계와 소통이 매끄러워지며 갈등을 줄이게 된다. 상대가 하는 말의 참뜻이 무언지 알게 되니까. 

 

지난 수십 년 동안 낯선 명칭의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수행돼 왔다.

paralinguistic(준언어학),

cognitive science(인지과학),

proxemics(근접공간학),

chronemics(소통에서 시간 역할),

kinesics(동작학),

neuro-linguistic programming(NLP, 신경언어프로그램), haptics(촉각학) 등.

 

이런 연구 덕분에 비언어적 소통의 본질과 중요성이 획기적으로 알려지고 퍼지게 됐다. 그 이전엔 망원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던 별들을 이제 육안으로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여러 분야에서 이런 탐구 결과, 예전에는 막연히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던 것이 더 확실해지고 나름대로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만약 당신이 사람을 다루고 상대하는 일을 한다면,

신체언어 시그널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상대방 얘기를 적극적으로 듣게 될 뿐 아니라, 더 효과적인 관리자가 될 것이다.

본질적으로 신체언어란 이른바 긍정적 리더십의 바탕을 이루는 것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부하들이 흔쾌하게 따르게 된다.

신체언어 능력은 상대의 부정적 반응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신뢰를 굳히는 탁월한 수단. 

 

직장에서 성공은 일처리 솜씨뿐 아니라 경영진에 주는 인상에도 좌우된다. 중간 매니저들이 능력과 열정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승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지, 적절한 비언어적 시그널들을 발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고 경영진이 보낸 시그널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해독할 줄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은 신체언어를 완벽히 습득하게 돕는다. 상대를 읽고 부하와 상사들의 기분을 포착하고 모호한 디테일을 알아차리고, 동시에 자신의 제스처와 무의식적인 움직임을 (의식 차원에서) 컨트롤할 수 있게 만든다.

 

제프 리벤스 & 리처드 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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