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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힘 

 

말을 잘 하려면 우선 상대가 하는 말을 잘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경청 기술 익히기의 전제 조건으로 이런 과제를 수행해 보세요. 즉, 이틀 동안 함구하는 거예요. 이틀 동안 입을 꾹 다물고 지내는 겁니다. 

 

침묵의 힘 묵언 수행
(이 느긋함과 침묵 속에 힘이 있다.)

 

- 아니, 어떻게 이틀씩이나 말을 안 하고 지내나? 갑자기 입을 다물라니?! 별 시답잖은 짓을 다 하라고 시키는군. 

- 난 말 잘 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데, 침묵하라고 하네. 이게 뭐야? 

 

흠, 불평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한데, 이건 시답잖은 짓이 아니라 아주 진지한 작업입니다. 제 얘기가 ‘새 까먹은 소리’가 아니라는 근거를 대겠습니다. 이틀 동안 말하지 않고 지내기는 물론 힘들어요. 그것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러나 그렇게 해 보면… 

심하게 수줍음 타는 사람은 이틀 동안 침묵한 뒤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흠,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더 흉하게 말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태연하게 살고 있네. 근데 내가 왜 소심하게 굴어야 하지? 이런저런 경우에 그들보다 내가 말을 더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이와 반대로, 끊임없이 주절대지 않으면 뭔가 불안한 것만 같아서 ‘언어 스팸’을 쏟아내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쓸데없이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자제하는 능력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런 사람들은 모임에서 무의미한 다변으로 눈길 끄는 짓을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만두게 되겠지요. 

 

아무 때나 낄 데 안 낄 데 가리지 않고 토를 달고 반응을 보임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불편과 짜증을 안기는 사람들을 누구나 기억할 거예요. 그런 사람들은 그럴 기회가 없을 때는 옆 사람들에게 의미 없이 말을 걸고, 그래서 그들이 화자의 얘기를 경청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그런 사람과 유쾌한 소통을 기대하기란 꽤나 힘들어요. 그런 사람들은 10초라도 함구하기를 어려워해요. 또, 그걸 지적하면 섭섭하게 여기고...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만에 하나 당신이 그런 타입에 해당된다면, 닷새 동안 침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묵언 수행을 두 달 간격으로 반복하는 게 더 좋아요. 두 번째는 나흘 침묵, 세 번째는 사흘, 네 번째는 이틀, 다섯 번째는 하루 동안 침묵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묵언 과제를 수행하면서, 

    * 누가 어떻게 말하는지, 

    * 주변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가 무엇에 좌우되는지, 

    * 사람들에게 어떤 언어 매너가 있는지, 

    * 어떤 사람은 대화 상대들을 어떻게 사로잡는지, 

    * 또 다른 사람은 입을 열기만 하면 듣는 이들에게 왜 은근한 짜증이나 모욕감, 따분함, 피로 따위를 안기게 되는지… 

이런 면들을 분석하는 겁니다. 

어때요, 제 말에 일리가 있나요? 그렇다면 묵언을 위해 적당한 날을 잡으세요. 당신이 (이런 표현을 서운하게 여기지 않기 바랍니다) '수다꾼'이라고 생각되면 이틀이 아니라 나흘 동안 침묵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구, 지인, 직장 동료들에게 의사가 이틀 동안 말하기를 금했다고 알리세요. 그리고 침묵하십시오. 급하게 말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메모지와 볼펜을 휴대하세요. 들을 수는 있지만, 말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침묵하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는 혼자 속으로 말한다. 

이건 우리 소통과 스피치 훈련에서 중요한 단계입니다. 

처음엔 혼자 속으로 말하고, 필요한 단어들을 고르고, 그런 뒤에야 선택한 단어들을 입에 올리기. 

 

내 뜻이 잘 전달됐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번 과제를 수행한 뒤에야 다음 과제로 넘어가십시오. 건너뛸 필요가 없습니다. 체계적으로 접근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으니까요. 

이번 과제를 수행한 뒤 당신은 자기감정을 더 잘 다스릴 수 있고, 당신 말은 더 신중하고 더 깔끔해질 겁니다. 

 

하면 싸우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도 잦은 싸움에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아내가 지혜로운 수도사를 찾아가 부탁했습니다. 

“부부싸움하지 않는 방법을 좀 알려 주셔요.” 

부인의 간절한 청을 듣고 수도사가 물을 한 병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병에 든 것은 우리 수도원 우물에서 길어 올린 특별한 물로서, 효능이 신통하답니다. 집에 두었다가 남편이 싸우려고 덤빌 때면 이 물을 한 모금 입에 머금으세요. 뱉어도 안 되고 삼켜도 안 됩니다. 그냥 머금고만 계세요. 남편 말이 끝날 때까지 계속 그러고 있어야 합니다. 다툼이 있을 때마다 그렇게 하세요. 큰 효능이 있을 겁니다.”

 

부인이 그대로 했습니다. 남편이 무슨 시비를 걸기 시작하면, 물을 입에 머금었어요. 그리고 남편 말이 끝날 때까지 물 머금은 채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계속 그렇게 했더니, 집안이 조용해졌습니다. 남편의 거친 말도 조금 나오다가 그치고 말게 됐습니다. 부인은 신비로운 물에 감탄했습니다.

 

어느 날 다시 수도사를 찾아갔습니다.

"수도사님! 이건 정말 성스러운 물이군요. 이 물을 입에 머금은 뒤 부부싸움이 사라졌습니다."

수도사가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부인에게 드린 물은 신비로운 게 아닙니다. 그냥 보통 물이지요. 부인이 물을 입에 머금으면서 지킨 침묵이 신비로운 능력을 발휘한 것일 뿐이죠.”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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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구 없는 방> 

 

 

장-폴 사르트르 지음 

김성호 옮김

 

19 세기 많은 철학자들이 실존주의의 개념을 발전시켰지만, 이 개념을 널리 알린 이는 프랑스 작가 사르트르였다. 1944년 5월 파리에서 초연된 연극 <출구 없는 방/ Huis Clos/ No Exit>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니까. 
이 작품에는 안내인, 가르생, 에스텔, 이네스 등 네 캐릭터만 등장하며, 무대는 벽난로 위에 커다란 청동 장식품이 놓이고 앙피르 풍 가구가 배치된 객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다른 사람들이 바로 지옥”이라는 식의 실존주의적 사고가 배어 있다.

이 희곡을 읽으면서,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두 사람과 함께 객실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사르트르 희곡 출구 없는 방 No Exit

 

1장

 

     가르생, 안내인. 

     (앙피르 풍의 가구가 갖춰진 객실. 벽난로 위에 청동 흉상이 놓여 있다.)

 

     가르생: (안내인을 따라 방에 들어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니까, 여긴가요?

     안내인: 예, 미스터 가르생. 

     가르생: 그러니까, 이건, 보이는 그대로군요. 

     안내인: 그렇습니다.

     가르생: 앙피르 풍의 가구 같은데… 아, 그래, 여기에 서서히 익숙해지겠지요?

     안내인: 사람마다 하기 나름이지요.

     가르생: 그러면 여기 방들은 다 이런 모습인가요? 

     안내인: 어찌 그렇겠습니까? 우리는 이를테면 중국인이나 인도 사람을 위한 방도 다 제공합니다. 그들한테 앙피르 양식의 안락의자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가르생: 그럼, 나한테는 어떤 양식이 맞겠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시오? 이런! 그게 무슨 상관이람.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견딜 수 없는 가구들 사이에서, 거짓된 상황에서 살면서 그런 삶을 마음껏 즐겼지요. 루이 필립 양식의 식당처럼 거짓된 상황…, 그 양식을 알아요? 요는, 말하자면, 가짜 속에 또 가짜가 있다는 것이오. 

     안내인: 앙피르 풍으로 꾸민 객실도 전혀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가르생: 그래요? 아, 좋아요, 좋아. 그렇다고... (사방을 둘러보면서) 하지만 이건 예상치 못했는데... 저 아래에서 우리한테 하는 얘기를 당신은 알고 있나요?

 

     안내인: 무슨 얘기 말인가요?

     가르생: 흠... (방안을 휘둘러보면서) 이곳에 관해 하는 말들 말이오.

     안내인: 사실, 그런 건 다 허튼소리에 불과해요. 누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그 사람들은 여기 와 본 적이 없는데. 왜냐하면, 아시다시피, 그들이 여기 오려면...

     가르생: 아, 맞아요. (둘이 웃는다.) (가르송이 정색하면서) 한데 고문대는 어디 있소?

     안내인: 뭐라구요?

     가르생: 흠, 고문대며 불에 달군 인두, 에스파냐 부츠 따위 기구들 말이오. 

     안내인: 아, 지금 농담하시는 거지요?

     가르생: (그를 주시하면서) 농담이냐구요? 아니요, 여기서 웃을 일이 뭐 있겠소. (침묵. 가르생이 앞뒤로 바장인다.) 여긴 거울이 없군요. 창문도 하나 없네. 깨질 물건은 하나도 없어. (문득 어조를 높여서) 한데, 내 칫솔은 왜 압수한 거요?

     안내인: 아, 좋아요! 그러니까 당신은 아직 이른바 인간적 품위를 떨치지 못한 건가요? 이런 표현, 미안합니다.

     가르생: (화가 나서 안락의자 팔걸이를 내려치며) 빈정대지 마시오. 내 처지를 분명히 알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건 못 참아...

     안내인: 아, 알겠습니다! 기분 상하게 할 뜻은 없습니다. 댁은 뭘 원하시나요? 고객들은 다 똑같은 질문들을 던져요. 이렇게 말해도 된다면… 정말 멍청한 질문들이지요. 다들 “고문실은 어디 있어요?” 하는 물음으로 시작합니다. 그 다음에 좀 진정되면 칫솔을 요구하는데, 그래봤자 개인위생을 염려해서 그러는 건 전혀 아니에요. 한데 정말이지, 당신들은 생각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단 말인가요? 대답해 보세요, 당신이 왜 이를 닦아야 하는 겁니까? 

 

     가르생: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래, 그럴 필요가 없군. (다시 사방을 둘러보면서) 그리고 거울은 왜 들여다보고 싶어 하나? 하지만 벽난로 위에 있는 저 청동 흉상으로 말하자면… 내가 저기서 눈을 떼지 못할 순간이 올 것 같아요. 눈을 떼지 못하겠지요? 

좋아요, 우리 툭 털어놓고 얘기해 봅시다. 난 내 처지를 아주 잘 알고 있다오. 이게 어떤 느낌인지 말해 볼까요? 한 남자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데, 두 눈은 아직 물 위에 내놓고 있는 꼴이오. 그리고 무엇을 볼까요? 그 사람 이름이… 아, 바르베디앙, 그가 만든 청동 흉상을 보겠지요. (*Barbedienne, 1810-1892, 프랑스 금속세공인). 이건 악몽이오! 이게 저들의 의도 아닌가요? 

아, 아니야, 당신은 질문에 응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겠지. 그래서 더 묻지 않을 게요. 하지만 나한테 함부로 대하지는 마시오, 나를 놀라게 하면서 즐길 생각일랑 접어요,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까. (다시 앞뒤로 바장인다.) 자, 칫솔은 필요 없게 됐어. 침대도 그렇고. 여기서는 다들 잠도 안 자는 모양이구려? 

     안내인: 그렇습니다. 

 

출구는 없다
사르트르 희곡 <출구는 없다>

 

     가르생: 그럴 줄 알았소. 잠을 왜 자야 하지? 졸음이 당신 뒤편에서 조용히 다가들고 눈이 저절로 감기는 것을 느끼지만, 침대로 갈 필요가 없지. 소파에 눕는데, 이런, 잠이 달아나고 마네. 두 눈을 부비고 일어나면, 모든 게 다시 시작되는 것이고.

     안내인: 당신은 정말 낭만적이군요!

     가르생: 그런 소리 마시오. 난 눈물 흘리지 않고 불평도 하지 않을 게요. 금방 말한 대로 상황을 직면할 거요. 공정하고 당당하게 마주할 것이오. 내가 짐작도 하기 전에 상황이 뒤통수치기를 바라지 않아요. 이걸 당신은 낭만적이라고 부르는군요. 여기선 휴식이 필요 없다는 뜻이오? 휴식이 필요 없다면 잠을 왜 자나? 안 그렇소? 잠깐만. 이봐요, 여기선 징벌을 어떻게 받지요? 어디서? 아, 알겠어, 휴식도 없이 내닫는 삶이로군.

     안내인: 휴식도 없다니요?

     가르생: (그를 흉내 내면서) 휴식도 없다니요? (수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시오. 내 그럴 줄 알았어! 당신 눈길이 왜 이다지도 뻔뻔스러운지 이제 알겠소. 근육 위축증에 걸렸군!

     안내인: 무슨 뜻이지요?

 

     가르생: 당신 눈꺼풀 말이오. 우리네 눈꺼풀은 위아래로 움직여요. 이걸 가리켜서 깜빡거림이라고 하지. 이건 찰칵 하고 내려가면서 휴식을 취하는 작고 검은 셔터 같은 것이라오. 모든 것이 검게 변하고 두 눈은 축축해지지요. 그러면 얼마나 휴식이 되고 상쾌해지는지 당신은 모를 게요. 한 시간마다 4천 번의 짧은 휴식이 있다오. 4천 번의 짧은 멈춤을 생각해 봐요! 뭐라구요? 내 눈꺼풀도 닫히지 않게 될 것이라고? 어리석게 굴지 마시오. 눈꺼풀 없는 것이나 잠을 못 자는 것이나 매한가지야. 난 절대 다시 잠자지 않을 거요. 

하지만 어떻게 견디냐고? 이해하려고 해 봐요. 보다시피, 난 놀리기를 좋아해요, 이건 나의 제 2의 천성이고, 난 자기 자신을 놀리는 데 익숙하다오. 자신을 괴롭히는 데 익숙하다고 해도 되겠지. 난 멋지게 괴롭히지 못해. 그러나 휴식도 없이 계속 그렇게 할 수는 없어요. 저 아래에서 나한테는 밤이 있었다오. 난 잠을 잤어요. 늘 곤히 자곤 했어. 일종의 보상 같은 거지요. 그리고 행복한 꿈도 살짝 꾸었지. 거기엔 푸른 들판이 있었다오. 그냥 평범한 들판인데, 거기서 한가롭게 거닐곤 했지… 여긴 지금 낮이오?

 

     안내인: 램프 켜져 있는 게 안 보입니까? 

     가르생: 아, 그래요, 알겠어. 그러니까 이게 당신네 낮이로군. 바깥은 어떻소?

     안내인: (놀라서) 바깥이라니요?

     가르생: 이런 젠장, 무슨 뜻인지 알잖소. 저 벽 너머 말이오!

     안내인: 거긴 통로가 있습니다. 

     가르생: 그러면 통로 끝에는?

     안내인: 객실들이 더 있고 통로도 더 있고 또 여러 계단이 있지요.

     가르생: 그 다음엔 뭐가 있나요?

     안내인: 그게 전붑니다. 

     가르생: 당신도 쉬는 날이 있을 텐데, 그때는 어디로 가시오?

     안내인: 숙부한테 갑니다. 3층에서 선임 안내원으로 일하지요. 

     가르생: 흠, 그렇군. 전등 스위치는 어디 있지요?

     안내인: 여기에 스위치 같은 건 없습니다.

     가르생: 뭐라구요? 그렇다면 불을 못 끈다는 뜻이오?

     안내인: 아, 관리실에서 전기를 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층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여기엔 전기가 넘치니까요.

     가르생: 거 참 좋군. 그러니까 늘 눈을 뜨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오?

     안내인: (빈정대듯이) ‘산다’는 표현을 쓰셨나요? 

     가르생: 말꼬리 잡지 마시오. 눈을 감지 않는다. 영원히. 눈앞엔 늘 대낮이야. 또 머릿속에도. (휴지.) 벽난로 위에 있는 저 청동상을 전등 위에 떨어뜨리면 불이 나가지 않을까? 

     안내인: 그건 아주 무겁습니다.

     (가르생이 청동상을 들어 올리려 한다.)

     가르생: 맞네. 정말 무겁군. (침묵.)

     안내인: 그럼, 더 하실 말씀 없다면, 물러가겠습니다.

     가르생: (흠칫 놀라면서) 뭐, 간다구요? 잘 가시오. (급사가 문에 이른다.) 잠깐. (급사가 몸을 돌린다.) 이게 벨 맞소? (급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원할 때 벨을 누르면 당신이 나타나나요?

     안내인: 원칙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가끔 말을 안 들어요. 배선에 문제가 좀 있지요.

     (가르생이 벨 쪽으로 다가가서 누른다. 벨이 울린다.)

     가르생: 잘 작동하는군!

     안내인: (놀라서) 정말 작동하네요. (역시 벨을 누른다.) 하지만 좋아하진 마세요, 변덕이 심하니까요. 이제 정말 가야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가르생: (손짓으로 그를 세우면서) 저기…

     안내인: 네?

     가르생: 아니, 아무 것도 아니요. (그가 벽난로 쪽으로 가서 페이퍼 나이프를 집어 든다.) 이건 또 뭐지요?

     안내인: 보시다시피, 책갈피를 자르는 칼입니다. 

     가르생: 여기 책이 있다는 말이오? 

     안내인: 아니요. 

     가르생: 그러면 이걸 뭐에 써먹나? (안내인이 어깨를 추썩인다.) 됐어, 가 봐요.

     (안내인이 퇴장한다.)

 

1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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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출구 없는 방> 소개

사르트르의 <출구 없는 방> (2)

사르트르 <출구 없는 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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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구 없는 방> 소개와 분석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의 <출구 없는 방>은 독일의 프랑스 점령을 상징하는 작품. 

그 자신이 2차 대전 동안 프랑스군 군인으로서 패배와 전쟁의 고통을 생생히 겪었다. 

사건은 지옥의 일부로 간주되는 방에서 벌어지는데, 이 방에 들어선 세 사람은 서로가 제 주변에 있는 다른 존재를 견디지 못한다. 이것은 전쟁 동안 뒤섞여 살고 있는 프랑스인들과 독일인들 간의 관계를 암시한다는 해석도 있다. 이 희곡에서 사르트르는 자유, 타인에게 의존, 속임수, ‘잘못된 믿음’ 같은 이슈를 다룬다. 


사르트르 출구는 없다<출구는 없다> 공연 장면


죽음을 보는 방식이며 현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사르트르의 메시지를 이해하려면 이 희곡에 담긴 여러 관념이며 상징화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각자 처했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캐릭터들도 깊이 있게 살펴봐야겠다. 

사르트르는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통제하게 하는 존재인 ‘존재 안의 존재(being-in-itself)’나 아니면 스스로 선택하는 존재인 ‘존재 위한 존재(being-for-itself)’를 확고하게 믿었다.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그의 경구는 인간 의식이 ‘존재 위한 존재’나 ‘존재 안의 존재’에 집중됐다는 그의 믿음을 드러내는 주제였다. 

인간에겐 자신의 생각, 특유함, 가치, 어떤 특징을 선택할 힘이 있다. 이런 힘과 더불어 선택에 대한 책임도 따라붙는다. 이 책임이 두려워서 사람들은 한 발 물러선 채 자기가 생각하고 행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선택하고 통제하게 하는 것. 이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는 방법. 그럼으로써 ‘존재 위한 존재’ 대신 ‘존재 안의 존재’가 생긴다. 


이 희곡에서 사르트르가 묘사한 캐릭터는 안내인과 이네스, 에스텔, 가르생. 가르생은 리오 출신의 저널리스트로서 가장 먼저 방에 들어온다. 그는 전쟁 중에 탈영하려 했다는 이유로 총살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탈영이 평화주의자로서 신념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변한다. 대화가 펼쳐지면서 가르생은 자기네 세 사람이 어쩌다 우연히 한데 있게 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로써 서로를 고문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같이 있게 됐음을 깨닫는다. 또 이 곤경을 수습하는 최선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각자 따로 지내면서 다른 사람을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밝힌다. 

이야기 전반에 걸쳐 가르생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지구의 현재를 내려다보면서 자신이 지구에서 사랑한 사람들에게 저지른 못된 짓을 두고 자신을 달래려고 한다. 자신이 왜 지옥에 떨어졌는지 충분히 깨닫고 더 이상 아무 의문도 품지 않는다.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두 번째로 객실에 들어온 이네스는 가장 파괴적인 캐릭터. 그녀는 다른 두 사람에게 적대감과 문제를 불러일으키려고 든다. 과거에 그녀는 우체국 사무원이었다. 자신이 사촌의 아내를 유혹하고 간통을 저질렀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것이라고 믿는다. 그녀는 자는 동안 자기 사촌의 아내이자 자신의 애인이 스토브를 켜 두어 가스가 새 나오는 바람에 함께 죽었다. 남자들을 싫어하는 게 분명한 이네스는 가르생을 미워하여 툭하면 아옹다옹한다. 하지만 에스텔이 아주 매력적인 여성임을 금방 알아차리고는 계속 치근댄다. 에스텔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애쓰면서도 실제로는 그녀를 두려워한다.  


마지막으로 방에 들어온 사람은 에스텔. 셋 중에서 가장 크게 겁에 질려 있다. 자신의 실제 존재를 스스로 상기하기 위해 거울을 보는데, 그 방에는 거울이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가르생과 이네스에게 의존하기로 한다. 또한 자신은 지옥에 있는 게 아니라고 굳게 믿으면서 폐렴으로 죽었다는 것만 인정한다. 그녀는 ‘죽은’이란 단어 대신 ‘부재중’이란 단어를 쓰자고 다른 두 사람에게 부탁한다. 

이네스가 계속 집적대지만 에스텔은 오로지 남자하고만 함께 할 수 있으며 가르생을 좋아한다고 밝힌다. 가르생은 한순간 에스텔에게 흥미를 보이다가 곧 이네스와 그녀의 행동에 집중하게 된다. 결국 에스텔은 자신이 불륜을 저질렀으며 사생아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사르트르 출구 없는 방

가장 베일에 싸인 캐릭터는 안내인. 그는 세 사람을 방으로 안내하면서 질문에는 거의 대답하지 않으며 수수께끼 같은 말만 짧게 남기곤 한다. 자기를 호출할 수 있는 벨을 가르생에게 알려주지만, 그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안내인은 악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가르생에게 탈출할 기회를 주지만, 그러면서도 가르생이 이네스의 비판을 겁내 떠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 세 사람은 안내인이 자기들을 은근히 우롱하며 방의 가구 배치 같은 문제로 아주 성가시게 한다고 여긴다. 


사르트르는 각 등장인물의
존재와 본질의 차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각자는 지구에서 이미 죽었고 남은 영혼으로만 생존할 수 있다. 그들은 폐쇄되고 고립된 상황으로 인해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 스스로 볼 수 있다. 실존주의는 인간 행위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전통적 접근 방식을 거부하는 것. 실존주의자들은 그 어떤 공동체나 전통, 법과도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개개인을 연구하고 들여다보기를 택한다. <출구는 없다>에서 우리는 실존주의를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다. 출구도 거울도 없기 때문에 캐릭터들은 자기네가 실제로 거기 있고 본질을 지니고 있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처음에 이네스는 가르생의 표정을 두고 가르생과 갈등을 겪는다. 입매가 마음에 안 드니 그만 씰룩거리라고 요구한다. 그가 그녀의 지적을 받아들여 씰룩거림을 멈추려 애쓴다. 이것은 등장인물들이 자기네 존재를 정의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 의견에 의존하는 여러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가르생은 이네스가 그의 본질을 정의하도록 허용한 것. 


이 작품의 또 다른 흥밋거리는 사르트르가 지옥을 최종 장소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 마인드 상태가 지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독자가 알게 한다. 독일군의 파리 점령 기간에 이 희곡을 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내인의 눈꺼풀 없는 응시로써 사르트르가 나치의 프랑스인 감시를 비유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가르생은 안내인의 주시를 몹시 곤혹스럽게 여기는데, 다른 사람들의 의문의 눈길 받는 것을 겁내기 때문이다. 


에스텔은 가르생을 처음 볼 때 그를 지상의 연인과 결부시킨다. 이건 스토리 후반에 둘의 관계를 예고하는 것. 에스텔이 거울에 의존하여 실제로 거기 있다고 믿음을 통해 존재와 본질이 또 거론된다. 에스텔은 물질적인 것들에 의존해 자기 존재를 정의한다. 반면에 이네스는 자신의 존재나 본질을 다른 사람들이 정의하게 놔두지 않는다. “그녀는 항상 자신을 처절하게 의식한다고 주장한다.” 에스텔은 이네스에게 거울이 돼 달라고 하지만, 그녀가 에스텔을 제대로 돕기란 불가능하다. 외모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르니까. 

에스텔과 가르생 둘 다 자기네 과거를 떠나보내고 이미 저지른 것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지옥을 만들어 내는데, 그건 끝없는 개인적 고문처럼 보인다. 둘은 여전히 과거에 있는 듯이 행동하며, 이네스와는 달리 지금 여기를 보려 들지 않는다. 이네스는 자신의 현재를 분명히 보며 과거가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거기에 더 연연하지 않기로 한다. 


이네스와 마찬가지로 가르생은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판단을 극히 염려하며 통제력이 부족할까 겁낸다. 그는 이제 자신이 사라졌고 자신의 기억과 유산을 남들에게 남겨 두어 기쁘게 했다고 믿는다. 그는 자신을 정의할 자유를 다른 이들에게 넘긴다. 그는 이제 ‘존재 안의 존재’가 되었다. 이건 안내인이 그를 위해 문을 열 때 떠나지 않기로 한 이유이다. 그는 과거에 자신이 행한 선택을 두고 사람들이 그를 판단할 것이라 믿으며, 자신을 영원히 이 방에 맡기기로 결정한다. 

사르트르는 가르생과 에스텔, 이네스를 한데 모아둠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서로에게 지옥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지옥은 그냥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우리네 마음가짐일 수 있다. 각자가 서로 응시하는 파워가 대체로 각 개인의 개성을 앗아간다. 타인의 존재만으로 충분히 고통을 야기할 때 신체적 고문은 필요가 없다. 각 캐릭터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책임을 잃고 무시한다. 


<출구 없는 방>은 삶의 여러 중요한 주제를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접할 만하다. 

자기 행동에 책임,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기, 자신을 스스로 정의하기, 실존, 현재에 집중 등이 삶을 꾸리는 중요한 방법이다. 

여기 각 캐릭터는 많은 사람에게 있을 수 있는 나약함이나 결점을 상징한다. 


* 공연 녹화물이 유튜브에 상당히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개중에 하나를 여기 옮깁니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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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12 (말하기 전에 셋을 세기)  

 

“사람들이 언젠가 내게 보인 가장 큰 경의는 

내 의견을 언급하라고 청한 뒤 내 말을 주의 깊게 들어준 것이었다.” 

-헨리 소로 (1817-1862)

 

헨리 소로
(Henry Thoreau, 1817-1862, 미국의 작가, 사상가, 사회활동가, 자연주의자, 녹색 아나키즘의 선각자)

 

우리는 어려서부터 말하기를 배웁니다.

이미 세 살쯤 되면 주변 사람들의 말을 흉내 내서 마음껏 재잘거려요.

한데 우리는 그저 듣기는 듣는데 경청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어요. 가르치지 않았으니까. 

 

경청하기를 배우지 못한 채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뭔가를 배우려고 하는데…

귀담아듣지를 못해요. 그런 상황에서 아이는 많이 배울 수가 없어요.

왜냐면 많은 정보를 귓전으로 흘리기 일쑤니까. 

 

경청하기를 익힌 사람들은 삶이 더 흥미진진하고 풍요롭게 바뀐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듣는 기술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해요.

상대방 질문에 답하거나 상대의 말을 자르기 전에 늘 셋까지 세도록 하세요.

인내심이 부족하고, 그런 결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다섯까지 세고.

만약 지금 제시하는 #액션을 잘 수행한다면,

효과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거예요. (2주 동안 이렇게 해 보세요.)

 

다시 말합니다.

대화에 들어서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물음에 답하고,

대화를 가로채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물어보기 전에,

꼭 셋까지 세세요. 

 

이번 과제에 짜증이 날지도 몰라요.

자신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고, 셋까지 세는 걸 잊고 누군가의 말에 끼어들었다가 자책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2주 동안 훈련하여 남의 말을 가로채지 않는 습관을 들인다면… 

다른 이들과 소통이 훨씬 더 용이해지고, 
그들 질문에 대답하기가 더 수월해지고, 
답변들도 더 정확하고 간결해질 겁니다. 

3초 기다림으로써 몇 시간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에요.

 

대체로 우리는 어떤 말을 듣고는 즉각 대응하고 맞서고 까발리려고 덤벼들어요.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냉철한 태도가 필요해요.

피가 뜨거워진 상태에서는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말을 잔뜩 늘어놓을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뼈아프게 각인될 어구를 생각 없이 지껄일 수 있어요. (이럴 때는, 말하는 게 아니라 지껄이는 거지요.)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말을 하자.” 

이런 원칙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합니다.

말하기 전에 셋까지 세라고 다시금 당부합니다.

생각이 잘 안 되면 차라리 즉답을 피하는 게 더 낫습니다.

만일 뭔가를 말하기 전에 3초만 멈추었다면…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예요?” 

“찍지 마, xx!”

같은 식의 부적절하거나 흉측한 말들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 분명해요.

 

말하기 전에 3초 멈추는 연습을 2주 동안 하라는 것은 다음 #액션과 상관없이 계속할 수 있어요.

당신은 의지를 단련하고 주의력을 키우고 자제하기를 배웁니다.

3초 동안 침묵하는 훈련을 계속하세요.

뭔가 잘 되지 않는다 해도 걱정하지 말아요. 과제를 다시 수행하면 되지요.

패배를 겁내지 말고 절대 굴하지 마세요.

실패 자체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실패할까 두려워함을 부끄럽게 여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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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경청에도 기술이 필요해요 

 

“만일 사람들이 당신을 피하고 등 뒤에서 당신을 비웃고 

심지어 경멸하게 하고 싶다면, 좋은 방법을 하나 알려 드리지요. 

상대방 말을 절대 지며리 듣지 말고, 

늘 제 얘기만 열심히 늘어놓으세요.” 

데일 카네기 (1888-1955, 소통과 스피치 교육자)

 

경청하는 법
(적극적 듣기, 소극적 듣기)

 

경청의 중요성은 지극히 당연하기에 굳이 강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경청에도 일정한 기술이 있어서, 그게 무엇인지 알고 익힐 필요가 있을 뿐입니다. 

그냥 듣기 위해서는 건강한 청력과 들으려는 마음만 있으면 되지만, 경청 기술을 익히려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제법 있어요.

 

경청 기법을 익히지 못한 사람이 감수해야 하는 손실은 자못 큽니다

소통 과정에서 소중한 정보를 아주 많이 잃어요. 제스처와 표정, 억양에서 나오는 정보까지 포함하여 그렇습니다. 그래서 듣기는 하지만 일부에 그치고, 이해는 하지만 일부에 불과하고, 그렇기 때문에 들은 것에 반응은 하지만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해요. 사오정이 되기 쉬워요.

정보 상실뿐 아니라, 상대방한테서 호감과 믿음까지 잃으면서 대인관계를 치명적으로 일그러뜨리게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습니다. 어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쪽에서 접근하도록 합시다. 

 

상대방 말을 귀담아듣고 제대로 이해하는 청자들이 누리는 혜택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1. 불쾌한 일들을 예방한다.
당신에게 눈길 돌리고 귀 기울이는 이들하고는 오해 따위로 인해 다툴 일이 거의 생기지 않잖아요? 

2. 더 통달하게 된다.
주의 깊게 듣고 들은 것을 숙고하면서, 당신은 지식과 인식의 세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넓히게 되어요.
정보를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3. 다른 이들의 존중을 받게 된다.
당신도 자기 말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사람을 존중하게 되지 않습니까?

4. 필요한 것을 얻게 된다.
당신에게 긴요한 것을 다른 이들한테서 얻는 방법이 있는데, 그걸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청 또 경청입니다.  

5. 상대의 격한 감정을 수습할 수 있다.
분노에 차거나 비탄에 빠진 사람이 하는 말을 공감과 이해를 표하면서 끝까지 지멸있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크나큰 만족을 얻게 돼요. 모든
카운슬링의 기본이 이것 아니겠어요?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십시오.

당신 인생이 송두리째 장밋빛으로 바뀌게 됩니다!

적극적으로 듣고 이해하는 청자들에게는 이런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필요한 반응을 억제하고 집중하여 듣기

이건 입을 다문 채 주의를 기울이는 솜씨.

상대방 말에 대한 반향과 평가를 최소화함으로써, 상대방의 생각을 흩트리지 않고 말하기를 방해하지 않는 것

이 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어떤 이들은 자신의 끼어들기가 맞장구를 치는 것이라고 강변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그 둘의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기 생각은 잠시 떠나고 자잘한 반향 없이 상대방 말을 귀담아들을 때, 우리는 상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또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편한 상태에서 더 많이 말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이끄는 것이 훌륭한 판매자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필요로 하는 것인지, 구매 계획은 어떤지, 감을 잡고 판매 설계를 세우는 겁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판매원들은 고객의 생각과 말을 충분히 듣지 않은 채 상품의 장점과 구입 시 이점 따위 설명에만 열을 올립니다. 물론 제 딴에는 고객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겠지만, 그 결과 고객들 중 열에 아홉은 질겁하여 달아날 게 분명해요. 

 

집중하여 듣는다는 것이 눈길을 딱딱하게 고정하고 있으란 뜻은 아니에요.

경청하는 내용에 반응을 보일 필요가 있어요. 그건,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표정에 가벼운 변화를 주거나, “네”, “그래요” 같이 짤막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규명하기

어떤 내용이나 사안을 확인하기 위해 화자에게 짧게 말을 거는 것. 

“그 대목을 다시 말해줄 수 있어요?”   

“그 부분을 설명 좀 해줘.” 

“지금 그 말을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고 싶어.” 

이런 식으로 가볍게 끼어 넣는 질문은 상대의 말을 방해하기보다는 상대가 자기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표명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기

“달리 말해, 당신은 …이라고 여기는 건가요?” 

“당신 말을 내가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그건 …”

이런 행위 역시 상대방 말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

이때는 상대의 감정이 아니라 전달하는 의미에 초점을 맞춥니다. 들은 것에서 중요한 것을 간추려 청자 위치에서 다시 표현합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려 하면서 상대의 말을 가로채서는 안 되겠지요. 상대가 휴지를 취할 때가 적절한 순간일 거예요.

 

*요약하기

이건 상대가 한 말을 정리하는 것.

앞의 두 항목이 부분적으로 필요하다면, 이건 어떤 단락에서, 혹은 전체적 맥락에서, 상대방 말의 압축된 형태요 상대방 생각의 골자를 확인하는 셈이 됩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마음 가는 대로 살 필요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즉, 우리는 남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이렇게 요약하면서,

상대방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인지 간간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요약이 틀리지 않다면 상대는 당신의 경청 자세와 이해력에 기쁨과 고마움을 품을 것이고, 혹여 정리가 좀 잘못 됐다 해도 자신의 주된 생각을 흔쾌히 되풀이할 거예요. 

 

*정서 반영

상대의 감정 상태에 중점을 두고 그것을 반영하면서 그의 정서를 이해하고 있음을 내보이는 것.

이건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보기에 너는 …을 느끼는 것 같아.” 

“당신 심정이 이해가 돼요. (당신과 같은 것을 느껴요.)” 

 

상대방 감정의 크기를 고려할 필요도 있습니다.   

“당신은 (많이, 혹은 좀) 힘들어 보이는군요.” 

상대의 감정을 얼굴 표정과 제스처, 억양, 사용하는 어휘, 분위기를 통해 이해하도록 애쓰면서, 같은 입장에서 당신이 느끼는 것을 최대한 생생하게 흉중에서 그리는 겁니다. 

경청이란 사실 품이 상당히 많이 드는 과정이에요. 심신의 피로도가 높아요. 
필요하고 적절한 정보를 선택하면서 우리 뇌에 부하가 많이 걸립니다.  
그런 걸 감안하면, 허튼소리나 영양가 없는 얘기는 경청하기를 거부할 권리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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