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엑소시스트12 루덩의 악마들 11편 1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Chimin) 11 비극에 우리는 참여하고, 코미디는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비극의 저자는 자신을 등장인물들 속에 있다고 느낀다. 독자나 청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코미디에서는 창작자와 문학적 피조물 간에, 구경꾼과 구경거리 간에, 일체화가 전혀 없다. 작자는 자신을 등장인물들에 투사하지 않으며 관객도 그들과 거리를 둔다. 작자는 바깥에서 보고 판단하고 묘사한다. 관객 역시 바깥에 머물면서 작자가 묘사한 것을 관찰하고 작자가 판단하는 대로 판단하고 코미디가 꽤 괜찮다면 웃음을 터뜨린다. 순수 코미디는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 뛰어난 코미디 작가들이 혼합된 코.. 2019. 7. 20. 루덩의 악마들 9편 6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그건 또 하나의 이적이었다. 자신을 지배한 것을 자신이 적어도 웬만큼은 지배했다는 점을 다시금 과시한 셈. 저번에는 의지를 발휘하여 레비아탄의 추방을 넌지시 암시하더니, 이번에는 분명 치명적인 급성 심신증 질환의 증세를 다 떨치겠다고 의지를 보이고는 그렇게 한 것이다.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갖춰 입고 채플로 내려가서 다른 자매들과 함께 찬송가를 불렀다. 의사 팡통을 부르러 다시 사람을 보냈고, 달려온 위그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했다. 하나님 권능은 지상의 치료법들을 단연 능가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톨릭으로 개종하지 않으며, 앞으로는 우리 치료도 거부하겠지.. 2019. 7. 20. 루덩의 악마들 7-2편 3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몇 해 동안 마귀 들림 소동이 벌어지는 중에 루덩을 방문한 저명한 영국 여행객들 가운데 젊은 존 메이틀랜드[각주:1]가 있었다. (나중에 로더데일 공작이 됐다.) 부친한테서 장로교 목사의 라틴어를 악마가 스코틀랜드 시골 아낙네의 입을 통해 바로잡아 주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 젊은이는 그 후 마귀 들림이라는 현상이 확실히 있다고 믿으면서 성장했다. 그런 그가 마귀에 들씌운 자들을 직접 봄으로써 그 믿음을 확고히 하려는 희망으로 대륙 여행을 두 차례 나섰다. 한 번은 앤트워프로, 또 한 번은 루덩으로. 그런데 그 두 번 다, 오호라, 실망하고 말았구나. 앤트워프에서 「나는 그저 라틴어 엑소.. 2019. 7. 19. 루덩의 악마들 9편 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하지만 수렝이 본 것을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못 봤다. 그들이 아는 것이라곤 그가 다른 수도사들처럼 가혹한 엑소시즘을 공공연히 벌이는 대신 피후견인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 보낸다는 것. 그녀를 가르쳐서 (그녀의 악마들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적 완성의 길로 이끌려는 시도가 동료들한테는 그저 허튼짓으로 보였을 뿐이다. 더욱이 수렝 본인도 악령에 사로잡혀서 종종 엑소시즘을 필요로 하는 마당에. (5월에 왕제인 오를레앙 공 가스통이 악마들에 대한 호기심을 풀려고 왔을 때, 잔느 수녀 몸에서 불시에 출격한 이사카론이 수렝에게 들러붙었다. 마귀 들린 여인이 정신 멀쩡하게 조용히 냉소 짓고 있는 동.. 2019. 7. 18. 루덩의 악마들 9편 3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5월 초 친구이자 예수회 동료인 다티시 수사에게 그 동안 벌어진 일을 상세하게 적어 보냈다. 「지난번 보낸 편지 이후 나는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상태에 빠졌다네. 하지만 그건 내 영혼에 관해서는 신의 섭리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상태이기도 해… 난 지옥의 가장 사나운 악마 넷과 싸움을 벌이고 있어. 그 적들이 밤이고 낮이고 무수한 방법으로 암약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엑소시즘일세. 지난 석 달 반 동안 책임상 늘 악마를 상대하고 있네. 일이 어떤 지경까지 이르렀느냐 하면, 악마들이 저희가 사로잡은 사람 몸에서 나와 내 몸으로 들어와서 나를 거칠게 공격하고 무너뜨리고 괴롭히는 바.. 2019. 7. 18. 루덩의 악마들 9편 1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9 마법사 그랑디에가 사라졌는데도 에아자즈와 자불론 같은 악마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이 사실을 많은 이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놀랍지도 않은 것이, 근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그 결과가 늘 따르는 법이니까. 수녀들의 히스테리를 악마라는 형상으로 구체화한 것은 바로 미뇽과 엑소시스트들이었고, 이제 악마들을 여전히 붙잡아 두고 있는 것 또한 그들이었다. 주일을 제외하고 날마다 하루 두 번씩, 마귀 들린 수녀들이 익숙한 공연을 펼쳤다. 예상한 대로 그들 상태는 그랑디에가 살아 있을 때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외려 좀 더 악화됐다. 9월 말경 로바르데몽이 예수회에 도움을 요청했노라고.. 2019. 7. 18. 이전 1 2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