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올더스 헉슬리26 루덩의 악마들 5편 4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루덩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검토하면서 우리는 수녀들이 집단으로 악령에 사로잡혔다는 주장과 마귀 들림의 단초가 그랑디에의 마법이라는 주장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다음에서 나는 그의 죄목을 주로 다루고, 마귀 들림 문제를 그 다음 장에서 검토하려고 한다. 초기 엑소시스트 팀의 멤버였던 트랑킬 신부는 1634년 라는 제목으로 책자를 냈다. 제목 자체가 거짓이다. 왜냐하면 이 책자에 진실한 얘기는 전혀 없고, 재판을 의심쩍게 여기며 인정하지 않으려는 여론을 상대로 엑소시스트들과 판사들을 그럴 듯하지만 서툴게 옹호할 뿐이기에 그렇다. 1634년 대다수 교양인들은 수녀들이 마귀 들렸다는 얘기를.. 2019. 7. 15. 루덩의 악마들 5편 3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이 이론적 귀결은 실제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즉, 마녀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악의적인 이단자로 간주해야 하나, 아니면 이단적 관점을 지닌 요주의 인물로 봐야 하나? 여러 모로 판단컨대 전자인 듯싶다. 그러나 ‘그런 사악한 견해의 신봉자들’이 모두 갖가지 지상의 형벌을 받으며 교회에서 파문당해 마땅하다 할지라도 「무지 때문에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으리라는 점도 우리는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오류가 대단히 널리 퍼져 있는 만큼 법으로 규정된 엄중한 형벌을 관대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지를 핑계로 .. 2019. 7. 15. 루덩의 악마들 5편 1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5 그렇게 우르술라회 수녀들은 악마들에 들씌웠고 그랑디에는 마법을 부린다고 기소됐다. 그 먼 시대의 기록을 읽으면서 우리는 미소를 억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실소를 날리거나 홍소를 터뜨리기 전에 17세기 전반에 그런 기소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그 시대에 마법은 어디서나 형사 범죄로 간주된 만큼 이 문제의 법적 측면부터 시작한다. 엘리자베스 여왕 치세 말기에서 제임스 1세 치세 어간에 가장 위대한 잉글랜드 법률가인 에드워드 코크[각주:1] 경은 마법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조언을 얻거나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 악마와 협의하는 자.’ 1563년 법령에 따르면 마.. 2019. 7. 15. 루덩의 악마들 3-3편 3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그러나 다시 말하건대, 라퐁텐은 드문 예외일 뿐이다. 라퐁텐의 동시대인들은 글에서 인간 외적 본질인 자연 세계에 눈길을 전혀 돌리지 않았다. 코르네유의 비극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은 면밀하게 조직된 계층적 집단의 세계에 살고 있다. 옥타브 나달이 ‘코르네유의 세계는 바로 도시’라고 쓴다. 라신의 여주인공들과 그들을 고민케 하고 특색 없는 남자들의 더 엄격히 제한된 세계는 코르네유의 도시처럼 창문이 없다. 이 세네카 풍 비극의 극치는 숨 막히고 좁아서 공기도 없고 편히 움직일 공간도 없고 배경도 없는 파토스이다. 그것들이 , , , 등과 얼마나 다른가 말이냐. 셰익스피어의 코미디나 비극은 어떤 것이라도 .. 2019. 7. 13. 루덩의 악마들 3-1편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 (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3편 3-1 우르뱅 그랑디에가 승리와 패배와 또 위태로운 승리를 반복하면서 끝없이 싸움을 벌이는 동안 그보다 더 젊은 동시대인도 나름대로 투쟁을 벌였는데, 그건 비교할 수 없이 더 높은 상을 얻기 위한 싸움이었다. 보르도 칼리지에서 공부하면서 장 조셉 수렝[각주:1]은 신학생이나 예수회 수련수사들 가운데서 용모 준수한 젊은 성직자를 자주 보고, 그의 근면과 재능을 예로 드는 교사들의 말을 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1617년 그랑디에가 보르도를 떠난 뒤 수렝은 그를 더 이상 못 봤다. 1634년 늦가을 그가 루덩에 왔을 때 주임신부는 이미 죽고 그의 유해는 사방으로 흩뿌려진 뒤였다. 나이가 엇비슷한.. 2019. 7. 13. 루덩의 악마들 2편 1 루덩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올더스 헉슬리 저(번역, 주석, 해설 – 김성호) 2편 몇 주일이 흘렀다. 필리프의 외출이 갈수록 줄더니 그예 교회마저 나가지 않게 됐다. 식구들한테는 몸이 아파 방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친구 마르타 펠티에가, 좋은 집안 출신이지만 일찍 부모 여위어 아주 가난한 그녀가, 간병인 겸 말동무로 집에 들어와 함께 지내게 됐다. 트렌캉 씨는 여전히 아무 것도 의심하지 않았으며, 누군가가 진실을 암시하거나 주임신부를 나쁘게 말할라치면 화를 벌컥 냈다. 그러면서 주변 못된 농담에 끌끌 혀를 차고 딸의 폐결핵 증세를 걱정했다. 가정 주치의 팡통이 신중하게 처신하여 누구한테든 말을 아꼈다. 루덩 주민들이 서로 눈을 끔뻑거리고 킥킥대거나 아니면 .. 2019. 7. 11. 이전 1 2 3 4 5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