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신, 우주, 인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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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과 우주와 인간과 목소리  

 

아주 아주 까마득한 옛날 천지간에 인간이 없었을 때, 우주는 수많은 별과 행성들로 이뤄진 거대한 오케스트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 비범한 오케스트라를 '우주의 위대한 지휘자'가 주재했다

오로지 그이만이 수십억 개로 갈라진 소리를 천구들의 하모니로 한데 묶을 수 있었다

매혹적인 음악이 천체에 울려 퍼졌으며, 거기엔 진리와 선함과 아름다움이 듬뿍 담겨 있었다.

 

우주, 은하계

 

그러나 진정한 예술가가 그러하듯이, '위대한 지휘자'는 당신 작업에 크게 흡족하지 못했다. 그이는 별과 행성들의 톤을 좌우하는 악기의 크기와 밀도를 바꾸면서 여러 악기를 꾸준히 개량하고 향상시켰다.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좋지 않은 소리 내는 것은 빼고 새로운 것을 만들면서… 

 

그러던 중 한 번은 그이가 보기에 우주의 음악이 지나치게 차갑게 울리고, 그래서 따스한 음색이 부족한 듯했다. '위대한 지휘자'는 새 악기를 만들고자 오랫동안 부심했다. 있는 재료들로 별의별 형태도 만들어 보고 숱한 소리 분출 방법을 시도하기도 하면서… 악기들이 참으로 절묘하게 나왔지만, 이전 것들처럼 여전히 차가웠다. 

그러자 위대한 지휘자는 아직 우주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개체를 만들고, 그것을 당신의 숨결로 덥히게 됐다. 마에스트로가 창조한 새로운, 살아 있는 도구는 놀라운 것이었다. 그건 북채로 두드리지 않아도 되고, 흔들고 뜯거나 공기를 불어넣지 않아도 됐다. 그건 제 스스로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냥 그 영혼을 건드리기만 하면 그만이었다.아하, 사람을 말하는구나.’ 독자 제위께서는 응당 짐작하셨으리라

 

그 이전에는 '우주의 위대한 지휘자'가 당신 작업에 그렇게 만족한 적이 없었으며, 당신의 피조물에 그렇게 열심히 시간과 공을 들인 적도 없었다. 그이가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한껏 기뻐했다. 그러고는 별과 행성들의 합창에 새로이 살아 있는 악기가 파묻히지 않게끔 (전자에 비해 후자는 아주 작은 소리가 아닌가) 지휘자께서는 당신 오케스트라에 가수 한 무리를 집어넣었다. 이제 천구들의 하모니가 한층 더 매혹적인 것이 됐다. 왜냐면 이전엔 갖추지 못했던 따스함이 깃들었으니.

그렇게 조화롭고 아름다운 상태가 오늘날에도 지속될 수 있었을 텐데, 만약 인간들이 지휘자의 컨트롤을 벗어나지만 않았다면
 
번갯불 내리치는 공간

인간들은 저희한테 담긴 소리를 낼 줄 알게 된 뒤, 싫증을 내게 됐다. 생물이란 그 무엇이든 삶에 다양함이 없을 때 따분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들 가운데 누군가가 알아냈으니, 목소리 기구가 하나의 소리만이 아니라 아주 많은, 그것도 음색과 크기가 완전히 다른 소리를 수없이 낼 수 있다는 점을. 여기서 모든 게 발단이 됐다. 살아 있는 악기들이 저희 안에 담긴 음부 대신 다른 뭔가를 능숙하게 노래하게 됐으며, 그럼으로써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도 깬 것.

 

'위대한 지휘자'가 그들을 참된 길로 인도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살아 있는 악기들은 지휘자에게 자기네도 지휘할 수 있다고 항변하면서 바짝 들고일어났다.

'위대한 지휘자'가 당신 오케스트라를 보전하기 위해 거기서 인간들을 다 내몰아야 했다. 그이가 인간들을 가장 제멋대로 소리 내는 행성에 모아서, 우주의 머나먼 변방에 내던졌으니…

 

행성의 도열, 태양계

그 직후 인간들이 지구에 살게 됐다.

그들은 노래하는 법을 잊었는데, 우주의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으며 그들 영혼을 건드리는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 언젠가 악기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입이라 부르던 구멍이 예전에 노래하는 데 쓰였다는 사실을 점차 잊었다

인간들은 손에 닿는 것을 죄다 음식이라 부르며 입으로 밀어 넣게 됐고, 가벼운 연기를 삼킬 줄 알게 됐으며, 그걸 흡연이라 칭했다. 또 누군가는 목구멍소리를 간헐적으로 내게 됐으며, 그걸 말이라 일컬었다

 

인간들은 지구에서 갖가지 일도 저질렀으니, 혹자들이 다른 자들을 죽였고, (죽임 당하지 않은) 다른 자들이 또 다른 자들을 죽이곤 했다. 다른 자들을 죽이지 않으면서도 살아남은 자들은 든든한 성채를 쌓고 주변에 해자를 설치했으며, 난공불락의 성벽 안에서 무기를 만들어 이쪽저쪽에도 다 팔았으니… 

대체로, 인간들이 지구에 등장하고 노래하기를 멈춘 뒤, 그들은 모두 저희가 할 일이 아닌 일에 분주했으며, 그들이 행한 것은 그게 무엇이든 다 신통치 못하게 됐다.

 

그러나 수백 년이 흐르고 언젠가 우주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우연히 지구까지 날아왔다. 글쎄, 우주의 오케스트라가 평소보다 좀 더 크게 울렸든지, 아니면 우주의 바람이 지구 쪽으로 불었는지도 모르지. 어찌 됐든, 많은 사람들이 오래전에 잊었던 익숙한 뭔가를 들었다. 인간들은 버려진 행성에서 향수에 젖어 몸부림치며, 마치 늑대 무리처럼 하늘을 향해 고개 쳐들며 울부짖게 됐다

 

음악이 인간들 심금을 건드렸지만, 그들은 노래 부르기를 잊은 지 오래였다. 금방 우주의 바람이 잦아들고 천구들의 하모니가 지구까지 날아드는 일도 멈추자, 인간들이 입 다물고 잠잠해졌다. 사실 몇몇 사람은 이유도 모른 채 여전히 나직이 울부짖으며 의지가지없는 상태에서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그들 중 하나가 조금 전까지 울리던 음악을 되찾으려는 듯이, 하늘을 향해 두 손을 쳐들고 필사적으로 소리쳤다그 갈망이 어찌나 간절했든지, 비명 대신 노래가 나왔다. 싱어의 노래를 듣고 '위대한 지휘자'가 전율했으며, 인간들한테서 목소리를 빼앗으려 했다

 

태양과 행성

 

하지만 그이의 분노가 다소 가라앉았다싱어가 조화를 더 이상 깨지 않았던 것. 그리고 '위대한 지휘자'의 심장에서 살아 있는 악기에 대한 애정이 새로운 힘으로 타올랐다. 그이는 이 사람이 우주의 음악을 이해하고 따라 부르게 했으며, 당신 자신은 나직하고 고독한 목소리를 알아들으려고 종종 별과 행성들의 울림을 조금 희미하게 만들곤 했다. 

 

그 이후 지구 상에서 많은 세월이 흘렀고, 사람들이 태어나 죽어 가고 다시 태어나고...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여전히 '우주의 위대한 지휘자'의 악기로 남은 사람이 늘 하나라도 있었으니, 바로 그의 목소리를 사람들은 간간이 경청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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