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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과. 우리의 감정 항아리, 계속)

 

<참고 도표> 

감정 항아리. 고통스러운 감정, 욕구, 기본 갈망,

*  *  *

자아감의 운명은 역동적이며 때론 극적인 성격을 띤다.

어린애가 태어난 직후부터 자신의 ‘태양’을 위해 투쟁한다 해도, 아기의 힘은 제한돼 있고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파워에 더 의존한다. 

 

한 번 더 강조하자. 

아이한테 보내는 말과 몸짓, 억양, 제스처, 찌푸린 눈썹, 심지어 침묵까지...
그것으로써 어른은/부모는 아이에게
자기 자신의 상태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아이에 대한 태도 같은 것도 늘 전달하는 셈이다.

 

격려와 인정, 애정, 용인 등의 신호나 징표를 반복해서 보낼 때

아이에겐 “난 다 괜찮아”, “난 좋은 애야” 같은 느낌이 쌓이는 반면에, 

꾸지람과 비난, 불만, 지적 등의 신호를 자꾸 보낼 때

아이에겐 “나한테 문제가 있나 봐”, “난 나쁜 사람이야” 같은 느낌이 쌓여 간다. 

 

일상에서 어린애의 움직임에 우리 관심을 확대해 보자. 이를 위해 한 아동 심리학자의 상담 사례를 소개한다. 

 

돌 지난 아들의 아빠가 심리 상담하러 오다.

 

돌 지난 아이의 아빠가 상담하러 와서 이런 경우를 털어놓았다. 

"11개월 된 아들이 아기 침대에 혼자 있게 됐어요. 침대 곁에는 탁자가 있는데, 아기가 침대 난간을 타고 어찌어찌 그 탁자에 올라가게 됐습니다. 그 순간 방에 들어선 내가 그 장면을 보았습니다. 아기는 두 팔과 두 다리로 기우뚱거리며 환하게 웃었는데, 그 불안한 모습에 난 질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아기에게 달려가서 얼른 끌어안아 침대에 다시 앉히고는 집게손가락을 치켜들어 엄하게 주의를 주었지요. 아빠의 엄한 얼굴에 아기가 슬프게 울더니 오랫동안 진정하지 못하더군요.」"

 

나는 그 아빠한테 이렇게 제시했다. 

"이제 당신이 그 11개월 된 아들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아기인 당신이 영웅적인 노력을 다해서 인생에서 처음으로(!) 싫증난 침대를 벗어나 새로운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겁니다. 그때 느낌이 어떨까요?

그 아빠는 “기쁘고 자랑스럽고 통쾌하겠지요” 하고 대답했다. 

"그럼 이젠 이런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인 아빠가 나타나서 당신은 기쁨을 전하려고 그를 부릅니다. 손짓이든 몸짓이든 표정으로든 말입니다. 한데 그 사람은 함께 기뻐하는 대신 화를 내며 당신을 나무라는군요. 당신이 왜 부르는지 전혀 이해도 못하고!"

젊은 아빠가 머리를 감싸 쥐고 탄식했다. “맙소사,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가엾은 아기!” 

 

돌이 채 안 된 아기가 침대 곁에 있는 탁자로 기어오르다.
탁자에 올라간 아이를 보고 아빠가 깜짝 놀라다.

 

이 사례가 아기가 탁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보호하고 양육하면서, 아이에 관해 어떤 메시지를 지금 아이한테 보내고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대개 징벌을 “넌 나쁜 애야!”로, 실수 비판을 “넌 할 줄 몰라!”로, 무시를 “난 너에게 신경 쓸 틈이 없어” 혹은 “넌 사랑받지 못해” 같은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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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정신적 저금통은 끊임없이 작동하는데, 더 어릴수록 부모가 거기에 집어넣는 것의 영향이 더 크게 새겨진다. 다행히도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들이 더 다정하고 주의 깊게 대한다. 비록 바로 앞의 경우처럼 사소한 부주의와 실수가 나오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러나 아이가 더 자라면서 키우고 가르치는 강도가 더 커지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면 아이의 자존감이라는 ‘보물창고’에 무엇이 쌓이는지 헤아리기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즉, 아이의 정신적 저금통에 부모따스함과 용인과 격려 같은 선물이 쌓이는지, 아니면 책망과 지적과 처벌의 무거운 돌들이 쌓이는지 많이 생각하지 않는 경우 말이다. 

 

아이의 정신적 저금통에 부모가 무엇을 집어넣는가.
"난 기쁘구나." "고맙다, 얘야." "네 그림이 마음에 든다." "넌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란다." etc.

 

어릴 적에 부모에게 인정받는 경우와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그 아이의 삶이 (또 나중에 어른이 된 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다음 두 가지 사례가 잘 보여준다. 

 

첫 번째 사례는 한 놀라운 여인과 접촉한 내 경험이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녀와 나는 운 좋게도 몇 달을 함께 보내게 됐다. 정말 선하고 친절하고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자기한테 있는 것을 다 기꺼이 나누고, 선물할 계기를 세심하게 찾아냈으며, 사람들을 물질로든 일로든 적극 돕곤 했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아주 특별한 관대함이었다. 

다른 누군가가 우울해하거나 비탄에 잠겨 있는 순간에 그녀는 늘 친절한 말이나 미소를 건네고, 긴장이나 대립의 순간에는 지혜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곤 했다. 그녀가 있으면, 어떤 문제든 더 단순해지고 분위기가 더 인간적인 면을 띠곤 했다. 그런 재능 덕분에 그녀와 접촉한 사람은 다 그녀에게 매료됐다.  

 

엄마 품에 안긴 어린 딸, 곁에 아빠가 있다.
"엄마와 아빠가 나를 아주 사랑한다는 걸 난 늘 잘 알고 있었어요."

 

한번은 내가 대놓고 물었다. 

"당신의 그런 선함과 너그러움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아주 간단해요. 엄마가 나를 아주 사랑하며 내가 건강하게 나오기만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걸 엄마 뱃속에서부터 난 확실하게 알았거든요. 그리고 태어나서 며칠 지난 이후 엄마와 아빠가 나를 아주 사랑하며 내가 그분들께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늘 알고 있었고요. 그렇게 부모한테서 받은 것을 이제 난 세상에 돌려주고 있을 뿐이에요."

당시 이미 할머니가 된, 그녀 모친에게 배어 있는 배려심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와 다른 사례 역시 안타깝지만 실생활에서 나온 것이다. 

15세 된 소녀는 엄마와 관계가 거의 끊겼다. 많은 날을 거의 바깥에서 보내는데,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른다. 

이 소녀가 네댓 살 때 벽에 다가가서 자기 머리를 세게 부딪는 경우가 자주 반복됐다. “왜 그러니? 그만해!” 하고 엄마가 말려도 “아니, 할 거야! 난 나를 벌하고 있어, 왜냐면 난 나쁜 애니까” 하는 답변만 돌아오기 일쑤였다. 

 

네댓 살 때부터 스스로 벽에 머리를 찧는 소녀

 

이 사연은 정말 충격적이다.

다섯 살 될 무렵에 이 소녀는 자신이 좋은 애가 아니라고 여겼다. 부모가 따스하게 대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좋은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가족의 상황이 아주 나빴다. 아빠는 술주정뱅이에 가계는 쪼들리고 둘째 아이도 태어나고… 삶에 지친 엄마가 힘들고 괴로운 상태를 딸한테 폭발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소녀는 ‘좋은’ 아이가 되고픈 마음에서 스스로 ‘교정’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자기 징벌이라는 방법만 알고 있었을 뿐이며, 그 방법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점은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처벌은, 그것도 아이의 자기 징벌은, 자신이 불행하고 평온치 못하다는 느낌을 심화시키기만 한다. 결국 아이는 “내가 못된 애라고? 그래, 그러면 그렇게 되지, 뭐!” 하는 결론에 이른다. 이건 괴로운 절망감을 은닉한 도전이다. 

이 절망과 자포자기 상태를 우리는 늘 듣는가?

사실상 결코 그렇지 못하다. 일이 잘 안 풀려서 애태우는 아이를 계속 벌하고 나무라고, 그러다가 나중에 집에서는 내놓은 자식으로, 학교에선 포기한 학생으로 만든다. 

 

“저리 꺼져, 이 멍청한 놈아!”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미 ‘좋은/똑똑한’ 아이나 ‘나쁜/멍청한’ 아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이것이 한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심리학자가 모스크바의 평범한 초등학교 한두 학급의 수업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기쁨과 슬픔 - 칼릴 지브란

아이 넷을 키우는 엄마의 카툰

9과. 규율은 어떻게 유지하나? (30)

8과. 자녀와 갈등 해소 방법 (27)

아이를 칭찬하지 말라(?) (20)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카를손의 유령 놀이 (2-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사람과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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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형태들 세계에서는 행복과 불행이 같은 것 43

<지금> 순간의 힘 52가지 실습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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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살이 지침?

자장가 (a lullaby)

목소리와 여성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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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과. 규율과 기강은 어떻게?  

 

규율에 관한 얘기를 왜 이제야 꺼내나? 
아이들에겐 규칙이 필요해

규칙들에 관한 법칙
법칙 1, 2  

<중용의 미>와 4개의 색깔 지대.  
법칙 3, 4, 5 

처벌에 관한 물음 
불복종의 자연적인 후과와 조건적인 후과 

법칙 6. <기쁨의 영역>  
다루기 힘든 아이들  

한사코 말을 듣지 않는 원인 가지
그 이유를 알려면? 
네 가지 전략

 

여자애의 머리끄덩이 당기는 소년

 

앞의 여러 레슨에서 우리는 아이들의 감정과 심적 체험에 대해, 또 아이들 말을 듣고 경청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 

이쯤에서 부모들에게 이런 답답함이나 조급함이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규율과 순종에 관해서는 언제 얘기하지? 사실, 아이들이 따라야 하는 규칙들이 있고, 부모의 요구 가운데 어떤 것은 군소리 없이 무조건 실행해야 하는 것도 있는데 말이야!” 

 

기펜레이터 여사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런 규칙들과 요구가 당연히 있고 이제 그걸 거론할 시간이 됐다고 말한다. 

“근데 왜 하필 지금에 와서야 거론하나?” 

여기엔 확실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

즉, 아이의 감정과 심적 체험, 관심사와 요구를, 또 자기 자신의 그런 면들을 고려할 줄 모른다면 부모가 규율을 세우기는 어렵다. 앞에서 여러 수업을 거치면서 우리에겐 소통에 관해 새로운 지식과 솜씨라는 중요한 토대가 생겼다.

그것을 우리는 이번 단원에서 여러 차례 이용할 것이다. 

 

일부 부모들에겐 예상치 못한 것일 수 있는 하나의 ‘비밀’로 시작하겠다. 

아이들에겐 질서와 행동 규칙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들 자신도 그것을 원하고 기다린다는 점! 

이것이 아이들 생활을 이해되고 예견되게 만들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만든다.

 

집을 떠나 어딘가 낯선 곳에 몇 시간 있게 된 젖먹이가 불안하여 보채고 예민하게 굴다가 집으로 돌아와 익숙한 상황에 들어서면 차분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안다. 아이들은 때로 어른들보다도 더 질서에 충실히 따를 자세가 돼 있다.

 

어린애가 엄마 손 잡고 현관을 나서다.

기펜레이터 여사가 언젠가 목격한 장면이 감동적이었다면서 소개한다. 

한 엄마가 두 돌이 채 안 된 아이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갔다. 현관을 나선 뒤 엄마가 열린 문을 닫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몇 발짝 걷다가 어린애가 뭔가 염려스럽다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고는 엄마 손에서 제 손을 뺀 뒤 앙기작거리며 현관문으로 다가가더니 제 딴엔 힘을 들여 문을 닫았다. 

아이의 얼굴에 안도의 빛 같은 것이 서렸다. 질서가 복구된 것이다. 그 순간 내가 보니까, 엄마 얼굴엔 당혹스러운 미소가 나타났다.

 

아이가 열린 현관을 보고 돌아가서 닫는다.

아이들의 건강한 ‘보수주의’를 엿볼 수 있는 다른 사례나 익숙한 것을 되풀이하려는 아이들의 갈망을 물론 다들 접했을 것이다. 이를테면, 엄마가 취학 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동화를 들려주는 것이 그렇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어떤 책이나 동화에 아이가 전혀 싫증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는 그것을 다 외울 정도로 알고 있다 해도 듣고 또 들을 준비가 돼 있다. 그리고 텍스트에서 뭔가를 바꾸려고 해 보라. 곧장 항의나 반박이 튀어나올 것이다. 

“아니야, 엄마, 여길 빼먹었어. 건너뛰었어.”

“아니, 그 사람은 그게 아니라 이렇게 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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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펜레이터 여사는 자신이 직접 겪은 경우를 소개하면서, 기존의 질서가 무너질 때 아이가 얼마나 흔들리고 심지어 놀라기까지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인다. 

 

친구 부부의 아이를 돌봐주기로 하다.

 

언젠가 세 살 된 여자애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아이 부모는 나와 가까운 친구인데, 정말 오랜만에 둘이 연극을 보러 가기로 한 것이다. 그 이전에 난 그 아이를 자주 보진 않았지만, 아이가 상대하기 아주 까다로운 성격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는 나의 ‘심리학적 능력’을 고려했고, 나도 사실은 그랬다. 

“자, 뭔가 놀이를 하자꾸나. 예를 들어 집짓기를 해볼까!”
하고 내가 제안했다. 내 어린 시절 기억과 다른 아이들 노는 걸 관찰할 결과 나는 그 놀이를 아이가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걸 어떻게 해요?” 아이가 수줍게 물었다. 

그래서 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열심히 시범 보였다. 의자 몇 개를 옮겨 한데 모으고 위에 이불을 씌웠다. 그 ‘집’ 안에 책상 램프를 또 놓으려고 했다. 

친구 부부의 어린 딸과 집짓기 놀이를 하다.

이때 아이의 울음 섞인 고함이 날카롭게 들렸다. 
“물건들을 다 당장 제자리에 둬!” 
소리치는 아이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 부모는 집에서 그런 무질서를 결코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모가 “안 돼” 하면서 뭔가를 금지할 때 그 이면에 자녀를 염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직관적으로 느낀다. 한 소년은 부모가 자기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왜냐하면 다른 집에서 다른 애들한테는 흔히 금지되는 것까지 포함하여 자기한테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허용하니까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부모는 나한테 신경 쓸 여력이 없는 모양이에요.” 소년은 우울하게 결론을 내렸다.

 

이런 의문이 생긴다.

만약 주어진 질서와 일정한 행동 규칙 속에서 더 안전하게 보호받는다고 느낀다면, 그럼에도 왜 아이들은 이 질서와 규칙을 깨려고 드는 건가?

이런 모습을 부모들과 양육자들, 교사들은 어째서 늘 발견하며 불평을 하는 건가?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언뜻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

그 많은 이유를 우리는 이 레슨의 끝에 가서 얘기 나누고, 지금은 이것 하나만 알아두자. 즉...

아이들이 저항하는 것은 사실상 규칙 자체가 아니라 규칙을 '주입하는’ 방법이라는 점! (귀에 익숙한 이 단어가 이미 강제성을 가리키지 않는가).

 

그런 까닭에 우리의 의문을 달리 요약해 보자. 

저항과 충돌 없이 아이가 따르고 지킬 수 있는 규율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그런 규율을 모든 부모가 꿈꾸고 있을 것이다. 이건 물론 아이들 키우는 데 가장 어렵고 섬세한 과제이다. 이 과제를 얼마나 잘 해내느냐에 따라, 아이가 내적으로 차분하게 집중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자랄지 여부가 결정된다.

 

*  *  *

가정에서 충돌 없는 규율을 세우고 유지하게 돕는 법칙이 몇 가지 있다. 이건 규칙들에 관한 법칙 같은 것이라 하겠다.

 

법칙 1 - (제한, 요구, 금지 등의) 규정은 모든 아이의 생활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건 아이들을 가장 덜 화나게 하고 아이들과 충돌을 피하려고 부심하는 부모들이 기억하면 특히 유용하다. 그 결과 그들은 자기 아이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게 된다. 이건 허용되는 양육 스타일. 그 후과를 우리는 앞 단원에서 논의했다. 

(*참조: 자녀와 갈등 해소의 두 번째 비생산적인 방법 - 아이가 늘 이기는 것)

 

법칙 2 - (제한, 요구, 금지 등의) 규정은 지나치게 많으면 안 되고 유연해야 한다.

당신이 이해하다시피, 이 법칙은 아이를 마구 몰아세우는, 다른 극단적 경우에 대한 경고이다. 즉, 권위주의적 소통 스타일을 피하라는 뜻. 

(*참조: 자녀와 갈등 해소의 첫 번째 비생산적 방법 - 부모가 이기는 것)

 

이 두 법칙은... 아이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등의 문제를 결정할 때 부모에게 각별한 균형 감각과 지혜가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  *  *

지나치게 허용하는 스타일과 권위주의적 스타일 사이에서 최적의 포인트를 찾기 위해 아이 행동의 4가지 색깔 영역을 알아본다. 녹색 영역, 노란색 영역, 주황색 영역, 적색 영역 (미국 심리학자의 이 아이디어를 우린 좀 다듬고 보충하여 이용하자.)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7과. 부모의 감정은 어떻게 하나? (23)

아이를 칭찬하지 말라(?) (20)

<적극적 듣기> 특성과 대화 규칙 (15)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2과. 부모의... 도움인가, 간섭인가 (4)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6. 카를손이 유령 놀이를 하다 (2-1)

루덩의 악마들 (1편 1)

루덩의 악마들 9편 5

도웰 교수의 머리 1장

삶의 법칙 30가지 (2-1)

목소리 오프 통신 6탄

부정적 경험 맛보게 하기 (13)

우정

수다쟁이 어린 딸

자장가 (a lullaby)

산중 메아리 (echo)

아이들의 스피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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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과. 갈등 해소 방법  

 

 

무엇이 중요한가
갈등/충돌의 원인 
갈등 해소의 비생산적인 방법 2가지: 일방의 승리  
건설적인 갈등 해소 방법: 양쪽이 다 승리
단계 1–5 
부모들의 질문

 

기펜레이터 여사는 언젠가 한 심리학 서적에서 이런 대목을 읽고 놀랐다고 전한다.

가정에서 갈등과 충돌은 아무리 좋은 관계일 때도 피할 수 없고, 갈등을 피하거나 외면하려 들 게 아니라 제대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나와 주변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서 나는 정말 그렇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티브이 채널을 두고 엄마와 아들이 대립하다.

 

우리는 거의 모든 단계와 국면에서 갈등 상황에 부닥친다.

어떤 경우에는 노골적인 언쟁으로 끝나고, 어떤 경우에는 무언의 숨겨진 분노로 끝나며, 또 때론 진짜 ‘전투’로 끝날 때도 있다. 오늘날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왔다.

이제 우리도 이 방법을 알아볼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갈등은 어떻게 왜 생기는지 먼저 살펴보자.

전형적인 사례. 가족이 저녁에 티브이 앞에 둘러앉았지만 채널 선택을 두고 다툰다. (당신에게도 익숙한가?) 예를 들어, 아들은 열렬한 팬이어서 축구 중계를 보려 하고 엄마는 외화 시리즈에 ‘필’이 꽂혀 있다. 언쟁이 벌어진다. 엄마는 온종일 기다렸다면서 드라마를 고집한다. 한데 아들 역시 어제부터 기다렸다면서 양보하지 않는다. 

엄마의 심부름 부탁을 딸이 거부하다.

다른 사례. 

엄마가 손님 맞이할 준비를 마치려고 서두른다. 뜻밖에도 집안에 식빵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딸한테 빵집에 좀 다녀오라고 한다. 그러나 딸은 클럽의 운동 시간이 곧 시작되는데 늦지 않기를 원한다. 엄마가 “내 입장이 되어 보라”고 부탁하는데, 딸도 마찬가지이다. 한 사람은 강청하고 다른 쪽 역시  한사코 자기 입장을 고수한다. 서로의 감정이 달아오른다. 

 

이 사연에서 공통점은? 

무엇 때문에 갈등 상황이 벌어지고 서로의 감정이 달아오르게 됐나? 

문제는 엄마와 딸의 관심사가 서로 맞서고 충돌한다는 데 있다.

이런 경우 한쪽의 바람이나 욕구의 만족은 다른 쪽의 이해관계가 축소된다는 뜻이며, 그러면서 짜증이나 마음의 상처, 분개같이 강한 부정적 체험을 야기한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용어를 이용하여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즉각 쌍방에, 자녀와 부모에게, 문제가 생긴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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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부모들이 해결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어떤 부모들은 “그런 걸 갖고 충돌까지 갈 필요는 없지!” 하고 말한다. 원칙적으로 의도야 좋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의 바람과 욕구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충돌까지 안 간다는 보장은 아쉽게도 확실치 않다. 부모와 자녀들의 (심지어 부부간에도) 이해관계가 늘 일치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복잡하지 않은가.

부모와 아이의 감정 수준이 다 격한 상태

자녀와 대립이 시작될 때... 

1) 어떤 부모들은 각자 자기 길을 고집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를 전혀 알지 못한다. 

2) 또 어떤 부모들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차라리 내가 양보하고 말겠어’ 하는 자세를 취한다. 

갈등 해소의 두 가지 비건설적 방법이 그렇게 나타난다.

이 두 가지 방법은 통칭 ‘일방의 승리’라 불린다.

이것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자.

 

* * *

갈등 해소의 첫 번째 비건설적인 방법은... 부모가 이기는 것. 

 

예를 들어, 티브이 채널을 두고 충돌하는 경우 엄마가 화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축구가 밥 먹여 주냐, 잠시 뒤에 보면 되잖아. 채널을 또 돌리면 혼날 줄 알아!

식빵의 경우 엄마의 ‘일방적 승리’는 이런 말로 휘갑칠 수 있겠다. 

그래도 가서 식빵을 사 와라! 스포츠 동아리가 어디로 사라지겠냐. 엄마가 부탁하는데!“ 

 

여기에 자녀들은 어떻게 대답하나? (엄마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감정적으로 충전돼 있는데 엄마의 말에는 지시와 비난, 위협이 담겨 있음을 떠올리자. 이 때문에 자녀의 ‘감정 컵’의 수준은 분명히 더 올라갈 것이다.

– 엄마 드라마가 허접한 거지!

– 아니, 안 갈래! 그만! 엄마가 나한테 해주는 게 뭐가 있어!

부모가 늘 자녀한테 이기는 것

첫 번째 방법을 주로 이용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이기고 아이의 저항을 부수는 것이 아주 필요하다고 여긴다. '아이가 자기 의지대로 하도록 허용하면 나중엔 수염까지 잡아당길 거야.'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즉, 그런 부모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의식하지도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필요나 갈망은 고려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것을 늘 얻으라‘는 식의 행동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

한데 아이들은 부모의 언행에 아주 민감하고 일찍부터 부모를 흉내 내지 않는가. 그래서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방법을 애용하는 가정의 아이들은 그렇게 하기를 빨리 배운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들한테서 받고 배운 모습과 교훈을 고대로 어른들에게 돌려주는 게 아닌가 싶다. 이때 의견이나 이해관계, 갈망, 욕구 등이 팽팽하게 대립하여 충돌하는 것이다.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두 마리 염소처럼.

 

이 첫 번째 방법의 다른 버전이 있다. 부모가 자신의 뜻이나 갈망을 아이가 수행하도록 부드럽지만 끈질기게 요구하는 것. 여기엔 설명이나 해명이 종종 수반되며, 그런 얘기를 듣고 아이는 결국 동의하게 된다.  

하지만 부모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늘 이런 심적 압박 전략을 구사한다면, 아이에겐 이런 생각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즉, '내 부모에게 나의 개인적인 소망이나 욕구의 실현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어떡하든 자신들이 원하거나 필요한 것을 하게 될 거야.‘ 

 

어떤 가정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몇 해씩 계속되면서 자녀들이 늘 물러서거나 양보하거나 진다. 그런 아이들은 대체로 공격적이거나 지나치게 수동적인 성향을 띠기 쉽다. 그러나 전자이든 후자이든 두 경우 다 그들에게는 적대감과 분노가 쌓이고, 부모와 관계가 친근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 * *

갈등 해소의 두 번째 비건설적 방법은... 아이가 늘 이기는 것.

자녀가 늘 이기는 것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이와 충돌을 겁내거나 혹은 이른바 ‘아이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늘 희생할 준비가 돼 있거나 혹은 이 두 가지에 다 해당하는 부모들이 이 두 번째 길을 간다. 

 

이런 경우 이 아이는 조직이나 사회의 질서에 익숙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모르는 에고이스트로 자랄 것이다.

그런 성향이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대체로 너그러이 양보하면서 그리 눈에 띄지 않을지 모르지만, 집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이 아이는 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도 일터에서도 그 어느 모임에서도 누가 그의 부모처럼 양보하고 너그러이 대하겠는가. 그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에고이스트는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가 크며 다른 사람들을 상대할 줄 모르기 때문에 외톨이가 되고 종종 비웃음을 사거나 심지어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 가정의 부모들에겐 자기 아이와 자기 운명에 대한 불만이 희미하기 쌓여 간다. 
그렇게 ‘자녀한테 늘 양보하는’ 어른들이 노년에는 종종 고독해지고 버림받게 된다
그때 가서 비로소 무엇이 잘못 됐는지 깨닫지만, 이미 늦었다. 
아이를 지나치게 받자하고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헌신해 온 자신을 스스로 용서하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 자녀와의 갈등이나 충돌을 잘못 해결하는 경우 그 여파나 후과는 크든 작든 반드시 축적되기 마련이다. 또 이에 따라 아이의 성격이 형성되며, 이 특성이 나중에 아이와 부모의 운명을 좌우한다. 따라서 당신과 자녀 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마다 매번 주의 깊게 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 * *

갈등에서 좋게 벗어나는 길은 무엇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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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트:

7과. 부모의 감정은 어떻게 하나? (23)

아이를 칭찬하지 말라(?) (20)

<적극적 듣기>의 주요 성과 세 가지 (16)

부정적 경험 맛보게 하기 (13)

자녀에게 강요하는 상황과 충돌을 피하기 (12)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잉 보호 (11)

아동의 근접발달 영역 확장과 자전거 타기 (8)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소중한 일은 절대 미루지 말아요. 야쉰

창의적인 마인드 활용 방법 46

달과 아빠

인생살이 지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말로써 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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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과. “아이가 원치 않으면?”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아
말투와 고압적인 지시
동등하게. 외적 수단들. 누가 기차에 탈까? 
물살 거스르는 보트. 충돌 피하려면? 
규칙 3: 아이들에게 책임을 전달하기. 부모들의 우려
규칙 4: 아이들이 실수를 경험하게 한다
가정에서 수행할 과제 
부모들의 질문.

 

부모와 자녀가 같이 하는 작업은 한 단원에서 따로 다룰 만큼 중요한 주제이다. 

상호 접촉의 어려움과 갈등, 또 그것을 피하는 방법에 관해 먼저 얘기하자. 

 

어른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전형적인 문제들로 시작하자. 

스스로 해야 할 많은 일을 아이가 완전히 습득했다. 그래서 흩어진 장난감들을 상자에 모아 넣거나 자기 잠자리를 정리하거나 전날 저녁에 교과서 등속을 가방에 챙기기 등을 아이는 이미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런 걸 한사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장난감을 정리하거나 책가방 챙기기를 스스로 할 수 있는데도 아이가 한사코 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 경우에 어떻게 하지? 그런 것도 부모가 거들어줘야 하나?” 하고 부모들이 묻는다.

아닐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 

 

아이가 ‘부모 말을 듣지 않는’ 원인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어쩌면 당신은 아이와 함께 해야 할 길을 아직 다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당신 혼자서만 아이가 장난감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가. 만약 그런 일을 아이가 “함께 하자”고 청한다면, 그건 괜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아이는 아직 자신을 조직하기가 어려울지도 몰라, 혹은 어쩌면 아이가 그저 당신의 참여와 심리적 지지를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아이를 심리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심리적 지지는 아이의 일에 관여할 때처럼 말로 전달된다.

 

자전거 타기 학습 때 이런 어구가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핸들과 안장에서 이미 손을 다 떼고 난 뒤에도 어느 기간 동안 당신은 자전거를 타는 아이 곁에서 함께 뛰어간다.’

바로 이것이 아이에게 힘을 주는 것!

당신이 곁에 있음을 아이는 든든하게 여기는 것!

그리고 이 심리적 지지 역시 말로써 전달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고집과 거부의 뿌리는 부정적인 심적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건 아이 자신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당신과 아이 사이에서, 아이와 당신의 상호관계에서 생기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한 소녀가 심리학자와 상담하는 중에 이런 심정을 털어놓았다.

“난 내가 먹은 그릇과 접시를 군말없이 닦을 준비가 돼 있어요. 근데 그렇게 하면 부모는 자기네 말이 나한테 먹혀들었다고 여겨요. 그래서 그냥 하고 싶지 않게 되지요.”

이건... 마당 쓸려고 빗자루 들었는데 누가 "마당 좀 쓸어라" 하면 들었던 빗자루 내던지는 것과 같은 심리이다. 

설거지할 준비가 돼 있는데 설거지하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그만두게 된다.
난 내가 먹은 그릇과 접시를 닦을 준비가 돼 있어요. 근데 그렇게 하면 부모는 자기네가 이겼다고 여겨요

만에 하나 자녀와 관계가 이미 오래 전에 망가졌다면, 어떤 방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모든 게 한순간에 잘 될 것이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말라. 이른바 ‘방법’이라는 것들을 물론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말투가 다정하고 따스하지 못하다면 그런 방법들을 아무리 동원해도 관계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하려 할 때는 말투가, 어조가, 억양이, 말의 톤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하는 일에 당신이 관여하여 아이한테 도움 되지 않는다면, 심지어 당신 도움을 아이가 거부한다면, 그런 걸 다 그만두고 먼저 당신이 아이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세심하게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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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된 소녀의 엄마가 하는 이야기. 

딸이 피아노를 잘 치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피아노를 사고 레슨 교사를 고용했어요. 나도 어렸을 때 배우다가 그만뒀는데, 지금은 후회가 돼요. 딸이라도 피아노를 잘 치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레슨 시간 외에도 딸과 함께 매일 두 시간씩 피아노 앞에 앉아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와의 관계며 학습 상황이 자꾸 나빠지지 뭐에요! 아이가 건반 두드리는 것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마디 하면, 아이는 금방 입이 댓발로 나와서 변덕을 부려요. 나와 딸의 생각과 주장이 매번 달라서 결국엔 “나가요, 엄마가 없는 게 더 좋아!” 하는 말로 끝나곤 하지요. 

피아노 연습을 두고 엄마와 딸아이가 매번 마찰을 빚는다.

한데 내가 자리를 비우면 딸애가 손 모양이나 손가락 놀림을 제대로 할 리가 없다는 건 분명해요. 그것뿐 아니라 연습도 후루룩 끝내고는 "오늘 할 건 다 했어요" 하기 일쑤거든요. 

 

이 엄마의 염려를 알 만하고 엄마의 의도도 참 좋다.

더욱이 엄마는 어려운 일에서 딸을 도우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 엄마는 아이의 일을 도울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하나 간과했다. 이

게 없이는 도움마저도 아이한테는 외려 방해나 간섭으로 바뀌게 되는 중요한 조건을 하나 놓쳤다. 바로...

소통의 우호적인 톤, 부드러운 말투, 따스한 어조... 

피아노 연습하는 딸에게 엄마가 다정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한다.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자. 친구가 당신과 함께 뭔가를 하러 왔다.

예를 들어 티브이가 고장나서 고치러 왔다고 치자. 그가 앉아서 당신에게 이른다.

"자, 매뉴얼을 꺼내라. 이제 드라이버로 뒷면을 뜯어내. 넌 나사를 어떻게 그렇게 돌리나? 그렇게 억지로 누르지 말란 말이야!" 등등. 

이런 상황이라면 일은 당연히 중동무이되기 마련이다. 

 

그런 ‘공동 작업’을 영국 작가 제롬(Jerome Klapka Jerome)이 1인칭으로 유머 섞어 묘사했다. 

난 누군가가 끙끙대며 고생하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다오.
그가 하는 일에 끼어들고 싶어지지. 대개는 일어나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방안을 오가게 된다오.
그러면서 작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적하기 시작하는 거야
.
나에겐 그런 활달
한 기질이 있다오.

 

* * *

고압적이거나 훈계조의 지시’도 어디선가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자녀와 함께 하는 일에서는 결코 아니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관련 포스트: 

3과. "우리, 함께 해 볼까?" (6)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아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 (5)

부모의... 도움인가, 간섭인가 (4)

'무조건 수용'을 가로막는 원인 (3)

1과. 조건 없는 수용이란? (2)

자녀와 소통, 어떻게? (1)

1부. 지붕 위에 사는 카를손 1. 카를손과 만나다

질책과 비난 섞지 않고 자기감정 드러내기 51

자신과 타인을 판단과 평가 없이 대하기 49

퍼블릭 스피킹(9) 다양한 말투

남자 심리 3 (청하지 않은 조언)

소통 장벽의 유형과 극복 (1)

루덩의 악마들 8편 3

도웰 교수의 머리 4장

엄마 말 안 듣는 아이

말의 비언어적 요소

(75) 목소리 높여 말하기

(47) 동어 반복

소통에서 말투의 중요성

피해야 하는 You-negative 구조

순한 사람조차 화나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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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와 소통, 어떻게 하나?  

 

 

소통이라는 크고 중요한 영역 안에서도 '자녀와 부모 간의 소통'은 또 각별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심리학자인 율랴 기펜레이터 교수가 이미 이십여 년 전부터 수많은 부모들과 (또 때때로 아이들과) 대화하며 이 주제를 폭넓고 깊게, 무엇보다도 새로운 인본적 시각으로 다뤄 오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책 시리즈로 펴내 왔다. 

 

자녀와 소통, 어떻게?

 

소통을 공부하는 나에게도 기펜레이터 교수의 시리즈는 자못 흥미로웠다.

몇 년 전부터 보고 다듬은 일부를 우리 블로그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여기에 싣는 포스트들은 기펜레이터 교수의 글을 근간으로 하되 토마스 고든의 <효율적인 부모 트레이닝 P.E.T. 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칼 로저스의 <인격 형성>, 버지니아 사티어의 <당신과 당신 가족: 개인 성장 지침>, 안톤 마카렌코의 '양육 관련 여러 저술' 등을 참고하여 필요한 경우 보충했다. 

 

한데 '부모 자녀 간의 소통'에서도 아이들 내면세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중요하게 제시되는 것이...

바로 경청 기법이다.

또한 (부모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런 분야에 관한 정보는 우리 블로그에 그리 부족하지 않게 실려 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던가? 

혹은, 이와 좀 상반되는 입장인 듯싶은데... 

“자식에게 매질을 아끼는 자는 제 자식을 미워함이라”고 했던가?[각주:1] 

 

아쉽게도 두 가지 입장 다 (적어도 이제는, 지금 시대에 와서는!) 옳지 못하다.

칼 로저스나 안톤 마카렌코, 기펜레이터 같이, 권위주의적이거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부모자식의 소통'을 바라보는 이들한테는 둘 다 옳지 않다.

그리고 양쪽이 다 '이기는' 길을 제시한다. 

 

앞으로 소개하는 포스트 시리즈를 접하면서 독자들께서는, 

1) 미처 생각도 못하던 생각이나 대목을 접하며 신선한 충격을 맛볼 수 있고 

2) 참인줄로만 여기던 것이 기실은 잘못된 지식임을 알게 되어 자신을 좀 더 다잡는 계기를 얻고 

3) 아이들한테 보내는, 기펜레이터 할머니의 따스하고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눈길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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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을 이런 '실화'로 맺는다. 놀라지 마시라. 

 

잘 먹어 영양을 고르게 섭취하고 위생과 의료 도움이 좋지만
어른과 (부모와) 소통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심리며 정신의 건강이 튼실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잘 발달되지 못한다는 것. 
잘 먹이고 먹는 데도 불구하고 발육이 좋지 못하며 삶에 흥미를 잃는다는 것! 

 

이것은 1차 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유아 사망 사례를 분석해 나온 결과이다. 

 

이른바 '문제아'나 '골칫덩이', '말 안 듣는 아이', '구제 불능 아이'들은 다 가정에서 부모와의 관계가 잘못 엮이고 쌓인 결과이다.

이 매듭을 누가 (먼저) 풀어야 하나.

아이가? 

 

아이와의 관계며 소통에서 평정심을 잃는다 싶을 때마다,

앞으로 소개하는 포스트를 읽고 또 읽으시라.

어디서 무엇이 잘못 됐는지 알게 될 것이다.  

 

차  례

 

1부.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 배우기  

 

  1과.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  

  2과. 아이를 도울 때, 정말 조심해야 돼! 

 

  3과. “함께 해볼까?!” 

  4과. 만약 아이가 원치 않으면? 

 

  5과. 아이가 하는 말을 경청하는 방법   

  6과. 아이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이유

 

  7과. 부모들의 감정은 어떻게 처리해야? 

  8과. 갈등 해소 방법  

 

  9과. 규율과 기강은 어떻게 되나? 

  10과. 우리네 감정의 ‘항아리’    

 

관련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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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서 눈길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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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서 1장 19절

 

  1. “He that spareth the rod, hateth his son." "초달(楚撻)을 차마 못하는 자, 그 자식을 미워함이니라.” (잠언 13:2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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