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규칙 2를 지키지 않을 때 어떤 현상이?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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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모의 이른바 (잘못된) '교육적인 고려'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하는 영역에 아이를 혼자 놔두는 것이 왜 큰 실수인지 이제 분명히 이해됐으리라.

이건 아이의 발달에서 중요한 심리적 법칙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지금 자기한테 필요한 것을 잘 느끼며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이 이런 말을 꺼내면서 얼마나 자주 부모에게 요청하는가. 

“같이 놀아요”, 

“놀러 나가요”, 

“함께 만들어요”, 

“나도 데리고 가”, 

“나도 있어도 돼요?” 등등. 

 

만약 당신에게 정말 거부하거나 미뤄야 할 심각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대답은 언제나 “그래, 그러자꾸나!”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그런 요청을 부모가 잘 들어주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나?

한 심리 상담에서 오간 대화를 예로 들자. 

 

엄마가 집안일로 분주한데 아이가 놀아 달라고 청한다.

엄마: 우리 애는 좀 이상해요, 정상이 아닌가 봐요. 얼마 전 남편과 식탁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데, 막대기를 들고 나한테 다가오더니 대뜸 찌르지 뭐에요

상담사: 당신은 아이와 시간을 주로 어떻게 보내나요?

엄마: 아이하고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구요? 같이 보낼 시간이 어디 있어요?! 집에서 난 집안일로 늘 바쁜걸요. 한데 아이가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나랑 놀아 줘” 하고 조르지요. 그러면 난 “그만해라, 혼자 놀아, 장난감이 다 있잖아?” 하고 응답하구요.

 

상담사: 그럼, 남편은 아이하고 놀아주나요?

엄마: 무슨 말씀을! 퇴근해서 돌아오면 소파에 누워 티브이에 목을 빼는데…

상담사: 아이가 아빠한테 잘 다가가나요?

엄마: 물론, 다가가지요, 하지만 남편이 아이를 내밀어요. "봐라, 난 피곤하다, 엄마한테 가 보렴!”  

 

아빠가 퇴근해서 티브이 앞에 앉아 있고 아이가 놀아 달라고 청했지만 거부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애정 욕구가 충족되기는커녕 마음 상한 아이가 ‘물리적인 행동 방법’으로 돌아선 것이 과연 놀라운 일일까?

아이의 공격성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비정상적 소통 스타일에 대한 반응, 정확히 말해 불통에 대한 반응이다.

그런 소통 스타일은 아이의 발달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때로는 정서상의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하기도 한다.

 

*     *     *

이제 <규칙 2>를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인 사례에서 살펴보자.

 

알려지다시피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들은 당연히 속이 상해서 아이가 책과 친해지게 하려고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지만, 그래도 여의치 않다.

 

내가 아는 어떤 부모 역시 아들이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부모는 아이가 교양 있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 크기를 원했다. 부모는 무척 바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야 ‘가장 흥미로운’ 책들을 사다가 아들 책상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물론 아이한테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고 당부도 하고 요구하기도 했어. 하지만 사내애는 흥미진진한 모험이나 판타지 소설들은 무심하게 잔뜩 쌓아둔 채, 아이들과 공놀이나 하려고 밖으로 나가곤 했다.

 

부모가 재미난 책들을 사다가 책상에 놓아두지만 아이는 밖으로 나돌기만 한다.

이런 상황의 타개책으로 부모들이 예전부터 알아냈고 또 늘 새로이 알아차리는 더 미더운 방법이 있다.

바로, 아이와 함께 책 읽기

많은 가정에서 아직 글자를 모르는, 취학 전 아이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 준다.

그러나 어떤 부모들은 아들이나 딸이 이미 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계속 그렇게 한다.

“이미 글자를 깨친 아이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책을 읽어야 하나요?”

하는 질문에는 일관되게 대답하기가 불가함을 먼저 밝힌다. 

독서의 자율화 속도가 아이들마다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건 아이들 대뇌의 개별적 특성과 관련된다). 그렇기 때문에 책 읽기 습관이 굳어지지 않은 시기에는 아이가 책 내용에 흠뻑 빠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이 참석하는 한 세미나에서 어떤 엄마가 아홉 살 된 아들에게 책 읽기에 어떻게 흥미를 일으킬 수 있었는지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철수는 책을 썩 좋아하지 않고 읽어도 게으름 피우면서 느릿느릿 뜨문뜨문 읽었어요. 읽어 내는 분량이 적기 때문에 빨리 읽기도 배울 수 없었구요. 악순환 같은 것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갖게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재미난 책들을 골라서 밤에 아이에게 읽어 주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잠잘 시간쯤 되면 아이가 침대에 들어가서 내가 집안일을 마저 끝낼 때까지 기다렸어요. 

우린 책을 읽으면서 줄거리에 흠뻑 빠졌습니다. 다음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이미 불을 끌 시간이 됐는데도 아이는 “엄마, 한 쪽 더 읽어 주세요!” 하고 청합니다.
그리고 나한테도 궁금한 건 마찬가지이고…
그러면 “5분만 더 읽자”고 확실하게 약속한 뒤에 마무리를 짓습니다. 

엄마가 저녁마다 아이가 잠자리에 들 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자 아이는 다음 날 저녁이 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곤 했어요.
때론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이야기를 끝까지 다 읽더군요. 특히 남은 대목이 얼마 안 될 때 말이지요.
지금은 외려 아이가 나한테
“오늘 저녁에도 책을 꼭 읽어 주세요!”
하고 먼저 당부를 합니다. 나 역시 새로운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책을 다 읽으려고 애쓰곤 했지요. 그렇게 아이가 점차 책을 손에 쥐더니, 이제는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게 됐어요.

 

이 스토리는 엄마가 아이에게 근접 발달 영역을 어떻게 만들고 습득하도록 도왔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엄마의 도움과 가이드 덕분에 아이가 이미 그 나이에 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의 수준에 오르게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기술한 규칙에 맞게 부모가 행동할 때 아이와 좋은 관계를 얼마나 쉽게 맺고 유지할 수 있는지를 이 사연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제 <규칙 2>를 더 구체적으로 적어 보자. 

만일 아이가 힘들어하고 당신 도움받을 준비가 돼 있다면, 반드시 도우라.
이때...
►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없는 것만 당신이 하고, 나머지는 아이 스스로 하도록 맡긴다. 
► 아이가 새로운 행동을 습득함에 따라 그것을 점차 아이한테 넘긴다. 

 

보다시피, <규칙 2>는 아이가 어렵게 여기는 일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설명한다.

다음 사례는 이 규칙의 보충 사항들이 뜻하는 바를 더 세세하게 알려준다. 

<계속> 

(알림)  Voice Training에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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