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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웰 교수의 머리21

도웰 교수의 머리 15, 16장 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김성호 옮김 15. 파리로 가다! 점심을 후닥닥 먹고 아르망이 테니스 코트로 달려갔다. 조금 늦게 온 브리케는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아주 좋아했다. 이 사람이 자기에게 심어준 모든 공포에도 불구하고 브리케는 여전히 그를 아주 흥미로운 남자로 보았다.빈손으로 온 아르망을 보고 실망하여 물었다. “라켓은 어디 있어요? 오늘은 가르쳐 주지 않을 건가요?” 아르망은 벌써 며칠 동안 브리케에게 테니스를 가르쳤다. 알고 보니 그녀는 아주 재능 있는 학생이었다. 그러나 아르망은 이 재능의 비밀을 브리케 본인보다 더 많이 알았다. 즉, 브리케는 테니스에 능숙한 안젤리카의 훈련된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언젠가 그녀가 직접 아르망에게 스트로크를.. 2019. 7. 12.
도웰 교수의 머리 13, 14장 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김성호 옮김 13. 수수께끼 여인 지중해의 파도가 넘실거리며 백사장으로 몰려들었다. 가벼운 해풍에 흰색 요트들과 어선들이 저마다 돛을 살짝살짝 흔들었다. 머리 위 짙푸른 창공에서는 니스와 망통을 오가며 흥겨운 레이스를 펼치는 수상비행기들이 보기 좋게 흔들렸다. (*망통/Menton - 니스에서 북동쪽으로 30킬로미터에 위치한 프랑스 휴양지이자 항구)흰색 테니스 복 차림의 젊은이가 대나무로 엮은 안락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 의자 곁에는 테니스 라켓과 영국의 과학 저널 몇 부가 든 가방이 놓였다. 그 젊은이 옆, 커다란 흰색 파라솔 밑에 놓인 캔버스 앞에서는 그의 친구인 아르망이 부지런히 붓을 놀렸다. 고인이 된 도웰 교수의 아들, 아.. 2019. 7. 12.
도웰 교수의 머리 11장 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 김성호 옮김 11. 달아난 전시품 브리케의 삶에서 마침내 위대한 날이 도래했다. 마지막 깁스붕대를 제거한 뒤 코른 교수가 그녀에게 일어나 보라고 했다. 그녀가 일어나서 로랑의 손에 의지하여 방안에서 걸었다. 동작이 확실치 않고 다소 위태로웠다. 가끔 그녀는 손으로 이상한 제스처를 썼다. 즉, 손이 어느 범위까지는 고르게 움직였는데 그 다음에는 멈칫하는 것이었다. 마치 다시 고르게 움직이기 위해 강요된 동작처럼. 그걸 보면서 코른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다 괜찮아질 거야.” 그는 브리케의 발바닥에 난 크지 않은 상처에 다소 안도했다. 상처는 서서히 아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브리케가 아픈 발로 짚을 때조차 통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물었.. 2019. 7. 12.
도웰 교수의 머리 10장 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 김성호 옮김 10. 죽은 다이애나 브리케의 머리가 보기에는 적당한 새 몸을 골라서 사람 머리에 접합하는 것이 새 원피스의 치수를 재고 바느질하는 것처럼 쉬운 일 같았다. 목둘레를 재고, 그 사이즈에 맞는 목을 가지고 있는 시신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냐 싶었다. 하지만 머리는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님을 곧 확신하게 됐다. 아침에 코른 교수와 로랑, 존이 흰 가운 차림으로 브리케의 머리에게 나타났다. 코른은 브리케의 머리를 유리판에서 조심스레 떼어내 목의 절단면이 자세히 보이게끔 얼굴을 위로 돌려놓으라고 지시했다. 산소를 가득 담고 있는 혈액이 여전히 머리에 공급됐다. 코른이 꼼꼼히 살피고는 목의 굵기를 쟀다. “인간 구조가 기본.. 2019. 7. 12.
도웰 교수의 머리 9장 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김성호 옮김 9. 선과 악마 코른이 서류에서 고개를 들며 물었다. “무슨 일이오? 머리통들한테 문제라도 생겼소?”“그건 아니고… 교수님과 할 얘기가 있어 왔습니다.”코른이 안락의자 등받이로 상체를 젖혔다. “말해 봐요, 마드무아젤 로랑.” “브리케 머리에 몸을 붙여주시겠다는 게 진지한 생각인가요, 아니면 그저 그녀를 위로하려고 하시는 건지요?”“아주 진지한 생각이오.”“그 수술이 성공할 거라고 보십니까?”“물론이지. 당신도 개를 봤잖소?”“한데 톰에게는 제의하시지 않나요? 다리를 붙여준다고…” 로랑이 에둘러서 말하기 시작했다.“못할 게 뭐 있소? 그도 벌써 나한테 간청했지만, 차례를 기다려야지.”로랑의 말이 갑자기 빨라지고 고르지 않게 나왔.. 2019. 7. 12.
도웰 교수의 머리 8장 러시아 공상과학(SF)소설의 효시 도웰 교수의 머리 벨랴예프 지음 김성호 옮김 8. 하늘과 땅 톰의 논거는 브리케를 설득하지 못했다. 브리케는 분방하다 못해 난잡할 정도로 생활하면서도 열렬한 가톨릭 신자였다. 상당히 요란하게 사는 바람에 무덤 저편의 존재를 생각할 시간도 없었을 뿐 아니라 성당에 다닐 시간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주입된 종교성이 그녀 안에 단단히 똬리를 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종교성의 씨앗이 움을 틔우기에 가장 적당한 순간이 다가온 듯싶었다. 그녀의 지금 생활은 끔찍한 것이지만, 죽음은 (두 번째 죽을 가능성은) 그녀를 한층 더 놀라게 했다. 밤마다 저승의 악몽에 시달렸다. 지옥불의 넘실거리는 화염이 어른거렸다. 그녀는 자신의 죄 많은 육체가 거대한 불판 위에서 튀김.. 201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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