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rc="https://cdn.subscribers.com/assets/subscribers.js"> 손과 눈과 마음만 제대로 썼더라면...

Variety/우화 동화2019. 9. 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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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과 눈과 가슴만 제대로...>  

 

한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그에겐 꿈이 세 가지 있었답니다. 

고액 연봉, 미녀 아내 그리고 세상에 이름 날리기... 

 

빈센트 반 고흐 Stary Night
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 Stary Night

 

이 사람이 언젠가 엄동설한에 한 대기업에 면접을 보러 서둘러 가던 중이었어요. 

갑자기 조 앞에서 한 노인이 넘어졌어요.

이 사람은 길바닥에 쓰러진 노인을 보고는, 술 취한 모양이라 여기고 손도 내밀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면접 시간에 늦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면접 결과는 신통치 못했어요. 

그렇게나 바라던 일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 사람이 한번은 여름날 저녁 시내를 거닐었어요. 

거리 공연단을 보고는 눈을 즐겁게 하자 싶어 발길을 멈추었어요. 구경꾼은 많지 않지만 공연은 흥겹고 볼 만했어요. 거리 연극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터지고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했어요.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도 몸을 돌려 발을 옮기려 할 때, 그의 어깨를 누군가가 수줍게 건드렸습니다. 

 

극단의 거리 공연

 

돌아보니, 연극의 여주인공인 늙은 어릿광대였어요.

그녀는 연극이 좋았는지, 배우들이 마음에 들었는지 따위를 물었어요. 

하지만 이 사람은 늙은 광대를 보고 대꾸할 마음이 별로 들지 않아서 쌀쌀맞게 등을 돌려 집으로 왔습니다.

 

또 언젠가는 비 내리는 저녁에 이 사람이 친구 생일잔치가 파한 뒤 서둘러 귀가하는 참이었어요. 

떠들며 마시고 놀다 보니까 제법 피곤했어요. 얼른 샤워를 하고 따스한 침대에 누워야겠어. 

그런 생각에 잠겨 집에 거의 다 왔는데,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한 여인이 울고 있는 겁니다. 여인은 이 사람 집 가까이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우산도 없이. 혼자서. 이 사람을 보더니 좀 도와 달라고 했어요. 집안에 사고가 생겼답니다. 그저 마음의 위로만 필요하다고 했어요. 

이 사람이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욕실과 침대가 눈앞에 어른거리자 그냥 서둘러 현관으로 들어서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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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썩 편치 못하고 잘 풀리지도 않은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서 자신의 친구인 수호천사를 만나 푸념을 늘어놓게 됐어요. 

 

“당신이 알다시피,난 아주 불행하고 하잘것없이 살았어요. 꿈이 세 가지 있었지만 하나도 이루지 못했어. 애석하기 짝이 없어…”

“흠, 이보게 친구, 그 세 가지 꿈이 실현될 수 있게끔 난 모든 조치를 다 취했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네 도움이 필요했거든. 그게 뭐냐고? 별것도 아니야. 자네의 손과 눈과 가슴일 뿐이었어.” 

“뭐라고? 알아듣게 얘기 좀 해줘!”   

 

“겨울날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진 사람을 기억하나? 그 장면이 어떤 뜻이었냐 하면… 그 사람은 자네가 들어가기를 꿈꾸던 대기업의 CEO였다네. 고속 승진과 출세가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자네가 해야 할 일이라야 그저 손만 내밀면 되는 것이었고

 

쓰러진 사람에게 내미는 손길

 

또 거리 공연이 끝난 뒤 다가와서 수줍게 물어보던, 늙은 여자 광대를 기억하나? 그 광대는 사실 젊고 아리따운 여배우였어, 너를 보고 첫눈에 반했던 거야. 행복한 가정과 자녀들과 식지 않는 사랑이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네. 자네가 해야 할 일이라야 그저 눈만 제대로 뜨면 되는 것이었지

 

그리고... 자네 집 현관 가까이 벤치에서 흐느끼던 여인을 기억하나?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저녁, 여인은 눈물로도 흠뻑 젖어 있었는데… 유명한 작가였어. 사고로 아들을 잃고 비탄에 잠겨서 마음의 위로가 아주 필요했다네. 

만약 네가 우산을 씌워주고 위안과 격려가 담긴 말로써 도와주었더라면, 그녀는 그 장면에 얽힌 스토리를 썼을 거야.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너는 유명해졌겠지. 그 작품에 영감을 준 사람을 그녀가 서두에서 밝혔을 테니까 말이야. 

자네가 해야 할 일이라야 그저 마음 하나만 쓰면 됐다네. 이보게 친구, 자네는 사려 깊지 못했던 것일세.“  

 

이 사람의 탄식이 깊고 길게 흘렀습니다.  

그리고 수호천사와 함께 달빛 길을 따라 멀리멀리 별나라로 향했습니다. 

나직하고 차분하게 자성의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할 거리: 

이 세상은 지금 우리한테 무엇을 하도록 권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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