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신묘장구대다라니
아름다움에 세 가지가 있으니,
마음과 몸과 목소리의 아름다움이다.
마음의 아름다움은 정신으로 포착되고,
몸의 아름다움은 눈으로 납득되고,
목소리의 아름다움은 오직 청각으로만 수용된다.
- 마르실리오 피치노 (이탈리아의 철학자, 인문주의자)
“우리 인생은 우리 손에 달렸다”고 말들 하지요?
하지만 손만이 아니라 목소리에도 크게 좌우됩니다. 당신이 지금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상관없이 좋은 목소리를 습득하여 잘 쓴다면 지금보다 두세 배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목소리란, 흔히 말하는 것처럼, 그저 ‘명함’이거나 이미지의 일부 정도가 아닙니다.
목소리는 바로 우리 내면의 ‘나’, 자아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 관한 정보의 80%를 목소리와 억양을 통해 받아들입니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화려한 입신의 길에 들어서던 즈음 자신의 목소리와 스피치에 불만이 컸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에요. 밋밋한 목소리와 언변으로는 자기를 지지하는 대중은 물론이요 쟁쟁한 장군들과 충실한 병사들에게 희망과 용기와 신뢰를 불어넣기가 쉽지 않았어요. 결국,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공사다망한 가운데서도 당대 저명한 배우 탈마(1763-1826)를 초빙해 목소리 설비와 운용, 낭독과 낭송 같은 작업에 적잖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 이후 오랜 세월을 살고 일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이가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우리는 훤히 알고 있습니다. 큰 승리란 전부 작지만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되기 마련 아닙니까?
‘철의 여인’ 대처 같은 인물조차 영국 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뒤 전문가들과 함께 목소리를 가꾸고 다듬는 작업에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정치 지도자로서의 형상이 타이틀과 개인 자질로써 인식되지만, 또한 자신의 목소리와 스피치로 뭇 사람들에게 신뢰와 존중을 얻는 것이 중요함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거대한 재능을 지닌 두 인물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조금만 채우면 다른 많은 재능이 한층 더 활활 타오르게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뭔가 말할 것이 있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숙고할 필요가 있어요.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못 받고 이해되지 않는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시원하게 드러낼 줄을 모릅니다. 그들은 청중 앞에서, 협상에서, 일상 소통에서 자신을 연출할 줄 몰라요.
그 결과 많은 잠재적 재능들을 세상이 듣고 알 수 없다면, 당사자들은 물론이요 인류에게도 얼마나 손실이 크겠습니까?!
- 나는 본래 목소리가 안 좋은 걸!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입니다. 그건 “기억력은 타고나는 거 아니야?” 하는 말처럼 잘못된 생각이에요.
사람의 주요 신체 기관인 목소리를 자연은 누구한테나 태어날 때 완전히 준비된 상태로 부여합니다. 신생아의 목소리는 통상 부모 목소리보다 더 강하게 울려요. 누구한테나 있는 본연의 목소리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열 명에 아홉 이상은 이 본연의 목소리를 세 살 때부터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잃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런 아포리즘까지 나왔어요.
“사람들은 다 언젠가는 순결과 목소리를 잃는다.”
목소리 가꾸기를 거론할 때 우리는 흔히 그걸 (새로) 만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보다는 자연이 부여한 본연의 (잃어버린) 내추럴 보이스를 찾아 조율한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겁니다.
목소리 조율과 강화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목소리에 관해 몇 가지 중요한 측면을 생각해 봅시다.
1. 본연의 목소리란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목소리로서 사람의 내면세계를 최대한 반영한다.
누구나 태어날 때 강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자연에 의해 부여받는다. (갓난애들을 생각하면 충분해요.) 그럼에도 대다수는 자기 본연의 목소리를 5-10%만 활용할 뿐이다.
2. 듣기 좋은 목소리란?
어떤 목소리를 전문가들은 그렇게 부르나?
유쾌한 목소리는 그 음색에 낮은 것에서 높은 것까지 모든 진동수가 있다. 자연이 준 목소리는 대개 듣기에 좋다.
이 본연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유쾌한 개성이다.
사실 목소리란 본질상 개성의 지표가 아닌가.
3. 누구에게는 좋은 목소리가 있고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은 원인은 대체로 두 가지.
1) 지나친 긴장과 위축 때문에 목소리가 자유로이 울리지 못한다. 따라서 낮고 울림 좋은 색채와 높고 낭랑한 색채가 사라져 음색이 빈약해진다.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다.
2) 만일 그 바탕이 저급하고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점들이 목소리에 다 반영되어 목소리는 당연히 썩 듣기 좋지 않다.
4. 목소리를 듣고 사람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나?
아주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성격, 건강 상태, 성향 등을 가늠할 수 있다.
또 목소리를 듣고 그 사람과 함께 일할 만한지 아닌지도 판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진정한 의도와 발달 수준이 목소리에서 드러난다.
5. 전문가들은 ‘입으로 말하고’ ‘목구멍으로 말하고’ ‘가슴으로 말하고’ 심지어 ‘복부로 말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이건 신체가 발성 과정에 관여하는 정도를 뜻한다.
자연이 부여한 본연의 목소리를 낼 때는, 정수리부터 발뒤꿈치까지 온 몸이 다 울린다. (공명한다. 갓난애들의 울음소리가 바로 그렇다.)
그러나 긴장과 위축이 클 때 목소리에서 나오는 진동들이 온 몸을 가로질러 내달리기를 멈추고 목구멍 수준에서만 머물게 된다. (‘목구멍으로 말하기‘) 이때 당연히 음색은 아주 빈약하다.
‘가슴으로 말하기’는 목소리 진동들로 가슴을 채우고, ‘복부로 말하기’는 배를 채운다는 뜻.
6. 왜 많은 남녀들이 목소리를 더 낮게 만들기에 관심을 보이나?
왜냐면 바로 낮은 음역이 목소리에 부드러움을 주기 때문이다.
낮은 진동수는 목소리를 비로드 같고 촉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물론 목소리에 중간 배음과 높은 배음들이 있어서 받쳐주는 경우에 그렇다. 이건 (음의 증폭 정도를 대역별로 비슷하게 하여 좋은 음색을 내게 하는) equalizer가 잘 조율된 오디오 시스템과 비슷한 것.
누구나 자기 목소리가 천연적으로 조화롭게 울릴 수 있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이것이 목소리 훈련의 목표.
7. 목소리의 음색과 아름다움은 성대와 호흡뿐 아니라 자세와 숙면 정도, 말 속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자세는 당연히 목소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좋은 자세는 좋은 호흡의 담보이며, 좋은 호흡은 좋은 목소리의 담보니까.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들을 강화하려면 규칙적으로 수영하는 것이 좋다. 목소리 훈련에서 아주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충분한 수면도 목소리를 크게 좌우한다. 많은 오페라 가수들이 자정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10시까지 충분히 자는 날 목소리가 훨씬 더 잘 나온다고 증명한다.
말하는 속도와 풍부한 목소리는 사람의 내적 평온과 느긋한 상태의 결과일 터.
차분하고 여유 있는 상태에서는 목소리가 더 정취 있고 표현력 크게 울릴 것.
하지만 일부러 말을 느리게 한다고 하여 목소리가 더 풍부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지니면서 원기 있고 민감한 상태로 들어서기를 익히는 것이 더 낫다.
그때 목소리가 가장 듣기 좋게 울리고, 말 속도가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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