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양으로 우리는 상대방의 말이 서술인지 질문인지, 소망인지 감탄인지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영어 억양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본다.
“오늘은 따뜻해”라는 어구는 그 억양에 따라 진술이나 물음, 감탄이 될 수 있다.
억양은 또 놀라움이나 분노, 즐거움, 불만 등 우리의 감정을 표현한다.
모든 언어에는 고유하고 특징적인 억양이 있어서, 다른 언어의 억양과 분명히 차이가 난다.
영어에서는 언어의 두드러진 분석적 성격 때문에 억양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석적 언어에서는 단어 연결이 어미로써 표현되는 게 아니라 전치사나 관사, 조동사 같은 기능어와 억양에 의해 표현된다.)
참고 *분석적 언어 - 문법 관계가 굴절에 의하기보다는 전치사와 같은 기능어에 의하거나, 어순과 어조 따위에 의하여 표현되는 언어. 중국어, 영어 등. *종합적 언어 - 단어의 내부에 문법적 의미를 표현하는 수법으로 굴절, 접사, 반복, 합성, 역접, 보충법을 가진 언어. 라틴어, 고대 슬라브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 *기능어 – 말과 말 또는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말. 조사, 전치사, 접속사 등.
억양의 구성요소에는 이런 것이 있다.
- 말의 선율: 어구에서 목소리의 오르내림으로 나타나 (서술문과 의문문을 비교해 보라) - 말의 리듬: 강세가 있고 없는 단어가 서로 교차 (한국어에서는 장단음이 교차) - 속도: 말의 빠르고 느림, 또 말 덩어리 사이의 휴지 (느려진 말과 빠른 말을 비교) - 음색: 말에 어떤 감정이나 심리의 뉘앙스를 주는 목소리 색채 (명랑한, 희룽대는, 음울한 음색 등) - 어구 강세, 논리적 강세: 어구에서 개별 단어를 강조하는 수단
긴 문장은 문장의 전체 의미와 문법 구조, 말투 등에 따라 달라지는 몇 개의 의미 그룹으로 나뉜다.
각 의미 그룹에는 그 대목에서 생각이 완결됐는지 미완인지를 가리키는 특정 억양이 있다. 흔히 마지막 의미 그룹만이 그 문장이나 어구에서 생각이 완료됐음을 가리킨다. 따라서 그 이전 의미 그룹들에서는 생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억양이 쓰인다.
예를 들어,
“7월과 8월에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라는 말에서,
첫 의미 그룹인 “7월과 8월에는”에서 이 말의 생각이 다 나오지 않았고, 그렇기에 그런 점을 가리키는 억양이 적용된다.
어구에서 의미 덩어리의 수효는 말 속도에 달려 있다.
즉, 그 말을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는지에 좌우된다.
예를 들어, 문장 받아쓰기에서는 말 속도가 일상 대화 때보다 훨씬 더 느려질 것이다. 그런 식으로, 받아쓰기 때는 의미 덩어리가 더 늘어나면서 덩어리 길이는 더 짧아질 것이다.
영어는 선율과 어구 강세가 모두 한국어와 크게 다르다. 문장/어구의 마지막 단어에서 목소리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이 영어 억양의 두 가지 주요 어조이다. 하강 어조와 상승 어조. (이건 한국어에서도 그렇다).
하강 어조
영어에서 하강 어조는 강세가 있는 음절에서 목소리 톤이 점차 낮아지는 것인데 (강세 있는 음절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것처럼), 마지막 강조하는 단어에서 목소리가 제법 급격히 떨어진다.
하강 어조는 (the Falling Tone) 단적인 긍정이나 완료, 확신의 어조.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경우에 흔히 나타난다.
1. 감탄문 끝에서
2. 종속절 끝에서: 문장 처음의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3. 짧은 서술문 끝에서 (긍정이든 부정이든).
4. 누군가와 만나서 인사할 때.
5. 지시나 금지를 표현하는 명령문 끝에서.
6. 의문대명사로 시작하는 특별한 질문 끝에서.
7. 종속절 끝에서. “날씨가 추워서 못 나가겠다.”
8.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제안하는 질문의 두 번째 부분에서. 대안 질문이나 선택 질문은 접속사 ‘or’로 연결된 두 개 질문으로 이뤄진다.
9. 마지막 문장이 상승 어조로 소리 나는 경우, 주절 앞에 있는 종속절 끝에서.
상승 어조
영어에서 상승 어조는 첫 번째 강조 음절이 상당히 낮게 소리 나고, 목소리가 마지막 강조 음절에서 점차 올라간다.
비교:
Is he at home? (그는 집에 있나요?)
Do you hear me? (내 말이 들려요?)
Is there anybody here? (여기 누구 있어요? *더 한국식으로는, 여기 누구 없어요?)
Can you help me?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Are you sure he will come? (그 사람이 정말 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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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어조는 약간 놀라거나 의외로 여기면서 되묻는 톤에도 쓰인다. 예를 들어,
“예본이는 런던에 있어.”
“런던에요?”
상승 어조는 불확실, 불확정, 불완전, 미완, 불특정, 의혹, 의심 등의 어조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 흔히 나온다.
- 작별이나 감사의 말, 또 all right 같은 표현
- 문장 시작의 상황
- 서술문의 마지막에 오는 성분을 제외하고, 열거하는 같은 문장 성분.
- 조동사나 법조동사(modal verb)로 시작하며 “Yes”나 “No”를 요구하는 일반적 질문.
- (선택 질문에서) 질문의 첫 부분. 이 부분이 본질상 공통 질문이니까.
- 정중한 요청을 나타내는 명령문.
- 주절 앞에 있는 종속절.
하강-상승 어조
내려가다가 올라가는 어조는 영어에서 의혹부터 우호적인 반박까지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자주 쓰인다. 이런 경우에 어조가 내려갔다가 올라간다.
- 한 단어에서: No. Yes.
- 인접한 두 음절 안에서: That’s right.
- 강세가 없는 하나 이상의 음절로 나뉜 두 개 단어에서: Difficult. Necessary.
하강-상승 어조로 말할 때 목소리가 처음엔 음절 안에서 가장 낮은 성역까지 낮아지다가 점점 높아진다. 하지만 아주 높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영어에서 하강-상승 어조를 쓰는 경우
이 어조는 특정한 사실의 주장 외에도 여러 속뜻을 담고 있다.
수정, 정정
* I believe his name is Philip. (그의 이름이 필립일 거야.) - David. (데이빗이야.)
* The children are at school, aren't they? (아이들이 학교에 있지 않나?) - In the yard. (마당에 있는걸.)
부드럽고 우호적인 반박
* That question is difficult, isn't it? (그 문제는 어렵지 않니? ) - Not very. (별로.)
* The bag is heavy, isn't it? (이 가방은 무겁지 않아?) - Not very. (별로.)
불확실, 짐작
* What color is her dress? (그녀 드레스 색깔이 뭐야?) It may be grey. (회색일 거야.)
* Where is my hat? (내 모자가 어디 있지?) - It may be on the armchair. (의자 위에 있겠지.)
대조, 병치
* I want to go to the park, but not in the afternoon. (공원에 가고 싶지만, 오후엔 안 돼.)
* I'd like to play tennis, but not right now. (테니스를 치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냐.)
영어의 여러 억양 기능을 확실히 알아둠으로써, 의사소통에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카드를 다 뒤집어 놓고, 아이가 아무거나 하나를 선택하여 카드에 묘사된 감정 상태를 표정으로 드러낸다.
다른 아이들은 그게 어떤 감정인지 추측하게 한다.
<마스크, 가면>
재료: 여러 감정이 묘사된 마스크
이 게임도 여럿이 하면 더 좋다.
한 아이한테 표정 마스크를 쓰게 하는데, 당사자는 그게 어떤 표정인지 모르게 한다.
다른 아이들이 입과 눈썹 등의 모양이나 위치가 달라지는 걸 보면서, 마스크 쓰고 있는 아이가 어떤 감정인지 추측한다.
☞ 아이가 자기감정 상태를 표정으로 전달하는 법을 익히게 한 뒤, 억양 표현력 발달로 넘어갈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표현력의 여러 구성요소를 접하고 친숙해지게 한다.
목소리 선율
— 목소리를 높이에 따라 달리 내기.
즉, 기본 톤에서 위아래로 매끄럽게 미끄러지기.
말소리에 있는 모음 덕분에말에서 선율과 부드러움, 유연함을 나타낼 수 있다.
<듣고 받아적기>
재료: 마침표와 느낌표, 물음표가 그려진 카드.
부모나 교사가 텍스트를 읽으면, 아이가 적절한 구두점이 그려진 카드를 내놓는다.
<마침표>
재료: 종이, 연필
부모나 교사가 어떤 텍스트를 읽으면, 아이가 종이에 마침표를 찍는다.
평서문이 많을수록 마침표가 더 많아진다.
<필요한 물건은?>
재료: (가위, 책, 노트, 실뭉치 등) 모든 물건.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한테 내놓은 물건들 가운데서 예를 들어 1) 읽을 수 있는 것 2) 자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라고 이른다.
아이는 필요한 물건을 집어 들고 완전한 문장으로 대답한다.
“가위로는 종이를 자를 수 있어요” 등등.
말 속도 (Pace)
— 말하는 속도:
어구들 사이에서 (말을 잠시 멈추는) 휴지를 고려하면서 언급 내용에 따라 말을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기.
<회전목마>
아이들이 둥글게 서서 회전목마의 끈을 쥐고 둥글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속도는 느린 걸음부터 뜀박질까지 계속 달라진다.
<속도를 짐작해 보렴>
재료: (빨강, 파랑, 녹색) 3가지 색깔의 머그
부모나 교사가 말 속도를 계속 바꾸면서 어떤 시를 낭송한다.
그 말 속도에 따라 아이가 머그를 내놓는다.
빨리 말할 때는 빨강, 적절한 속도일 때 녹색, 느리게 말할 때는 파란색 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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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 음절의 장단에 따라 음절을 고르게 교체하기.
즉, 길고 짧음, 목소리의 오르내림을 달리하기.
<무늬>
재료: 칼라 모자이크나 칼라 스틱
부모나 교사가 세기를 달리하면서 손으로 탁자를 두드린다.
그 세기에 따라 아이가 색깔 있는 물건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세게 치면 노란색, 약하게 치면 빨간색.
그러고 나서 아이가 리듬을 스스로 재연해 본다.
(여러 움직임과 말과 음악을 결합한 운동인) 로고 리듬과 손가락 놀림은 리듬감 형성과 발달에 아주 좋은 수단. 아이들은 음악과 함께 움직이기를 아주 좋아한다.
어구 강세, 논리적 강세
— 말의 뜻에 따라,
단어 그룹이나 개개 단어를 잠시 멈추거나 (휴지),
목소리 높이거나,
더 강하게 말하거나
길게 소리 냄으로써 강조하기.
*요즘 아이들 대다수가 일찍부터 공부하기 시작하는 영어에는 어구 강세 외에 논리적 강세도 있다.
논리적 강세란 다른 단어들보다 강세를 더 줌으로써 어떤 단어를 강조하는 것.
<중요한 단어>
부모나 교사가 길지 않은 문장을 말하면서 어떤 단어를 강조하면 (논리적 강세 전달), 아이가 그 단어를 구별해낸다.
예를 들어, “나희가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하고 말하면서 ‘그리고’에 논리적 강세를 둔다.
거꾸로, 아이가 어구를 말하면서 필요한 단어를 목소리로 강조할 수도 있다.
음색
– 미묘한 느낌을 반영하는 감정 채색 (우울한, 명랑한, 슬픈 음색 등).
<짐작해 보렴>
부모나 교사가 (기쁜, 우울한, 사나운, 놀란, 겁먹은) 여러 목소리로 어구를 말하면, 아이가 어떤 음색인지 말한다.
다음에 역할을 바꾸어서 놀아볼 수도 있다.
휴지 (Pause)
적절하게 휴지를 둠으로써,
- 말하는 중에 숨을 들이쉬어 호흡이 편해지고 (생리적 휴지),
-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숙고의 휴지).
- 휴지를 두면 청자들이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좋다 (논리적 휴지).
<어지러운 텍스트>
부모나 교사가 텍스트를 읽는다.
『새들이 다 남쪽으로 날아가고 풀잎들이 이미 오래전에 시들고 나무가 다 옷을 벗은 때였어요 고슴도치가 아기곰에게 말했지요 곧 겨울이 될 거야 올해 마지막 낚시를 하러 가자 넌 물고기를 아주 좋아하잖아 그리고 둘은 낚싯대를 들고 강으로 갔습니다 강은 정말 조용하고 평온했어요 그래서인가요 나무마다 슬픈 고개를 강물 위로 기울이고 강 한가운데는 구름이 몇 점 떠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구름이 짙은 잿빛에 털이 북슬북슬 나 있는 걸 보고 아기곰이 좀 무서워졌어요 우리가 만약 저 구름을 잡아 올린다면 그러면 저걸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잠시 한 뒤 고슴도치에게 말했어요 고슴도치야 우리가 저 구름을 잡으면 어떻게 할까 우린 못 잡아 구름은 마른 콩 미끼로 잡히지 않거든 혹시 민들레로 잡으면 모를까 뭐야, 민들레로 구름을 잡을 수 있다고 아기곰이 놀라서 묻자 고슴도치가 대답했어요 물론이야 구름은 민들레를 미끼로 써야만 잡을 수 있거든』
그렇게 풀어주고 나면, 목소리가 다시 나타나고 울림이 더 선명하고 표현력 풍부해지며 말하기가 더 쉬워졌음을 즉각 느낄 것이다.
#실습 [이~~~] 소리내기
서거나 앉는다.
고개를 아래로 떨궈서 아래턱이 가슴 쪽으로 내려가게 한 뒤 가장 낮은 [이~~~] 소리를 낸다.
그다음에 고개를 천천히 최대한 들면서 소리의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해 보라.
처음엔 [이] 소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고, 그 높이는 고개가 위로 올라가면서 점차 높아질 것이다. 이건 성대가 긴장됐고 후두가 짧아진다는 표시이다.
고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소리 높이가 일정해질 때까지 하루에 몇 번씩 실습하라. 그렇게 된다면, 성대 경련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정도 실습으로도 목소리를 더 낮추는 데 충분하겠지만, 중요한 조언을 몇 가지 더 건넨다.
1) 가능한 한 말하는 속도를 조절하려고 애쓰라.
말이 더 빠를수록 성대가 더 심하게 긴장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달리 말해, 목소리가 더 높아진다는 점을!
목소리를 (예전에 축음기에 쓰던) 레코드판에 비교할 수 있다. 즉, 판을 손으로 천천히 돌리면 거기서 나오는 소리가 더 낮아진다.
또, 목소리 톤을 의도적으로 낮춘다면, 당신의 말 속도가 최소한 10% 더 느려질 것이다.
2) 코로 숨을 들이쉬면 목소리를 낮추기가 좋다.
이런 사실은 과학자들이 입증했는데, 코를 통과하는 공기 흐름이 반사적인 긴장과 감정적 긴장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두의 올바른 방향과 낮은 위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니 코로 숨을 들이쉬라.
3) 낮은 목소리는 올바른 자세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저음 목소리를 갖추고 싶다면, 척추를 제대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즉, 자세가 반듯해야 하되, 긴장은 금물이다. 게다가 뇌 활동 역시 올바른 척추 모양에 좌우된다. 이건 뇌파(EEG)로 확인됐다. 올바른 자세와 중저음 목소리를 지닌 사람들한테서는 자족하고 확신에 찬 이미지가 만들어질 뿐 아니라, 실제로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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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주 뻔한 얘기지만, 잠을 충분히 자라!
이상하게도 잠을 충분히 잔 사람의 목소리는 더 낮게 울린다. 여기서 핵심은, 숙면 덕분에 목소리 기구가 이완되고, 이를 통해 중저음 목소리에 필요한 요소가 다 촉진된다는 점. 바로 그렇다!
하지만 목소리 톤이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뭔가 더 못하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실제에서는 여러 경우가 가능한 법이니, 중저음 목소리의 소유자가 자신감 잃어 흔들릴 수 있고, 목소리가 높은 사람이 자신감과 힘으로 깊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우선순위나 중요도로 따지자면 목소리보다 사람의 본질이 한참 더 위에 있지 않은가? 하지만 사람들은 많은 것을 여전히 잠재의식에서 지각하고 인식한다.
우리 자신을 총체적으로 키워 나아갈 필요가 있음을 기억하자. 달리 말해, 하나의 개성으로서 성장하고, 새로운 걸 배우고, 유용한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감을 강화하고 또 성대주름을 포함하여 자신의 몸 다스리는 법을 익히는 것.
당신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 어떤 연상을 떠올렸나? 즉, 비슷한 주제의 일화를 당신에게 말하고 싶어 했나?
이런 점들을 살피면서 그들이 당신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분석해 보세요.
당신 얘기를 듣는 이들이 그 내용과 관련된 생각을 이어가고 자기 의견을 끄집어내 당신과 토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다는 점이 아주 중요합니다.
일화를 끄집어내려 하면서 “이제 재미나고 우스운 얘기를 하나 들려 드리겠어요” 하는 식으로 운을 떼지는 말아요. 그건 미리 김 빼고 초 치는 짓.
우스운지 아닌지는 청자들한테 맡기는 겁니다. 게다가 당신이 미리 우스꽝스러운 것이라고 매김을 했다면, 청자들은 더 큰 것을 기대할 테고, 그러면 성공 확률이 떨어집니다.
일화를 얘기하면서 절대 먼저 웃지 말아요.
다들 웃기 시작하면, 그때 비로소 함께 웃으면 됩니다.
일화는 대화나 발언 중에 자연스럽게 슬그머니 꺼내는 것이 가장 좋고, 이때 일화의 극작술과 연출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즉, 일화 말하기에는 언제나 시작과 절정, 효과적인 결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마지막 결정적인 어구를 말하기 전에 적절한 휴지를 두는 것이 핵심이에요. 하지만 너무 뜸을 들여도 효과가 반감됩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는...
발표든 보고든 연설이든 변론이든 모두 역시 일종의 연출입니다.
이건 당신의 자세, 태도, 제스처, 발성, 딕션, 발음, 휴지, 눈길, 청중 반응에 조율, 목소리 운용 솜씨 따위를 말합니다.
이번 #액션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여러 일화를 구연해 본다면, 그런 솜씨를 다 익힐 수 있어요. 일화 말하기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상의 트레이닝입니다.
이야기하는 중에도 청자들을 관찰해야 합니다.
여러 주제로 일화와 재미난 사연들을 골라 모으세요. 발표회나 보고, 설명, 토론, 답변, 티브이 출연, 축하 모임, 친구 동아리 등 어디서 무슨 내용을 말하든 늘 기억해 둘 점이 있습니다. 즉, 흥미로운 사실, 재미난 인생 이야기 등을 꺼내면 짧은 시간에 분위기가 좋아지고 청자들의 호감을 사기 쉬우며 접촉이 잘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일화를 몇 편 소개하겠어요. 내가 모아둔 것들 중의 일부이며, 주제는 각각 다릅니다.
난 이 일화들이 마음에 들어요. 당신도 좋아할 거예요.
이 일화들을 여러 억양으로 읽으세요.
천천히, 빠르게 얘기해 보세요. 녹음을 하세요.
빠르게 할 때와 느리게 할 때, 언제 더 사람들이 잘 듣나요?
당신은 단어들을 명료하게 발음하나요? 휴지를 잘 취하나요?
친구나 지인, 동료들에게 해줄 이야기로 어떤 것들을 선택하겠어요?
그러면 일화를 몇 가지 소개하지요.
* * *
한 백인 탐험가가 식인종족에게 붙잡혔어요.
식인종들이 그에게 죽음 아니면 루뭄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제시합니다.
붙잡힌 사람이 루뭄바가 뭐냐고 물었어요.
그건 포로가 부족 전체와 성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추장이 설명하는군요.
가엾은 포로는 더 생각도 않고 죽음을 택했습니다.
그러자 추장이 선고했어요. (pause)
“루뭄바를 한 뒤에 사형이다!“
* * *
“김철수 하사, 앞으로 나와! 어제 또 곤드레가 됐더군! 그렇게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벌써 원사가 됐을 텐데 말이야.”
“원사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지 말입니다! 술 마실 때면 나는 장군이 된 기분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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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년 사내가 은행에 들어와서 창구 직원에게 말합니다.
“어이, 얼간이, 수표책을 하나 내주게.”
창구 직원이 화가 나서 매니저에게 달려가 고객이 자기를 모욕한다고 하소했어요.
매니저가 그 고객의 잔고가 얼마냐고 묻자 창구 직원이 대답해요.
“이십억 원입니다.” (pause. 휴지)
“이런, 얼간이! 그 손님한테 얼른 수표책을 발행해 드려!”
* * *
“부인, 피고로서 진술해 보세요. 왜 남편 머리를 다리미로 때렸지요?”
“내 성격이 부드럽고 온유하고 순종적이라고 백 번쯤은 분명히(!) 말했는데도, 그 사람이 전혀 동의하지 않잖아요!!”
* * *
“의사 양반, 벌써 5년째 아내와 잠자리를 안 하고 있는데…”
“연세가 몇입니까?”
“예순다섯 됐수다.”
“연세 때문에 그런 겁니다, 노인장. 연세 때문에.”
“한데 옆집 늙은이는 일흔인데, 자기 말로는 매일…”
“그러면 노인장도 그렇게 말하십시오."
* * *
한 남자가 유부녀 방에서 밀회를 나누는 중에 여인의 남편이 문을 두드렸어요. 여인이 다급하여 정부에게 가스관을 타고 내려가라고 재촉했어요. 남자가 십층에서 가스관을 타고 내려오다가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허공을 가르며 떨어지는 중에 남자가 일순간 다짐했어요.
‘아아, 천행으로 목숨을 건진다면 정말 새롭게 살 테야! 술과 담배를 끊고 여자들 꽁무니 쫓아다니는 짓도 그만둘래! 인생을 다시 시작하겠어.’
그런데 기적이 벌어졌어요! 높이 쌓인 눈더미 위에 떨어진 겁니다. 남자가 정신을 차리고서 내뱉는 말.
“오, 이런! 그 짧은 순간에 멍청한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한 거야?!”
* * *
“당신 노이로제의 원인을 알아볼까요?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물었어요.
“오렌지 분류하는 일을 합니다.”
“음,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세요.”
“오렌지가 하루 종일 홈통을 따라 내려오는데, 나는 밑에 서서 그놈들을 나누는 거예요. 한쪽 상자에는 큰 것을, 다른 상자에는 중간치를, 또 다른 상자에는 가장 작은 것을 골라 담아요.”
“그렇게 차분한 일을 하는데 신경과민에 시달릴 이유가 있을까요?”
“차분한 일이라고요? 아, 온종일 결정을 내리고 또 내리고 내려야 하는 고충을 이해 못하겠단 말입니까!?”
* * *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군요.
벼룩 두 마리가 길에서 마주쳤어요. 둘 다 추워서 바들바들 떨어요.
한 녀석이 걱정을 늘어놓습니다.
“정말 지독하게 춥군! 앞으로 어떻게 살지?”
다른 하나가 위로합니다.
“걱정 마. 돈 벌어서 개를 사자!”
* * *
공고.
잃어버린 개를 찾습니다. 연락 주시는 분에게는 사례합니다.
특징은 이렇습니다.
눈이 아주 어둡고, 귀 한 쪽이 찢겼으며, 이빨이 다 빠졌음.
오른쪽 뒷다리를 절뚝거리고, 왼쪽 앞다리는 없으며, 꼬리는 잘렸음.
“복덩어리!” 하고 이름을 부르면 아주 반갑다는 반응을 보임.
어떻습니까, 일화들이 재미있나요? 각각에 담긴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나요?
마음에 드는 것들을 기억해 두세요.
그리고 당신도 일화 모음집을 하나 만드세요. 언제든 유용할 거예요.
아아 참, 노파심에서 한마디 꼭 덧붙여야겠네요.
음담패설을 '재미난 이야기'나 '유머' 등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그건 분명히 아닙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것을 재미있다고 전달까지 해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건 제 얼굴에 제 손으로 먹칠을 하는 겁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 '여자 나이 몇에 뭐가 어떻구' 하는 파일을 누가 보내 왔는데, 듣기에 좀 거북하더군요. 반복하건대, 음담패설은 유머가 아니에요. 천박하고 저급한 얘깃거리를 입에 올리면, 그 당사자도 그렇게 되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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